기본정보

제목
세종대왕의 암행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정상박, 김현수, 정원효, 김동환
조사장소
경상남도 울주군 청량면
조사일시
1984.07.21
제보자
손영수
조사지역
경상남도

구연상황

앞 설화에 이어서 계속에서 구술했다. 제보자는 한시가 있는 이 설화를 자랑스러운 듯이 이야기했다,

채록내용

경상남도/울주군/청량면
[청량면 설화 18]
청량 2 뒤
율리 청송
세종대왕의 암행
앞 설화에 이어서 계속에서 구술했다. 제보자는 한시가 있는 이 설화를 자랑스러운 듯이 이야기했다, 
 
 그 임금질을 할 때에 세종대왕이 그 힘도 장사고 그 순행을 어행을 많이 했는데, 어행을 어행을 많이 했는데, 그 인자 그때 서울 경기도 어데 근방에 사는 사람이지. 그래 인자 그 이야기를 가만 들어 보몬, 그 인자 
 성도 모르고 우리는 이야기만 그리 듣고 이렇는데. 어떤 사람이 한 삼십이 넘어 돼가 장개를 떡 갔는데, 장개를 가가지고, 갔다 와가 예전에 재행(再行)을 가거만. 장개를 갔다 오몬. 재행을 한 뭐 제 달에도 가고 달 너머도 이리 재행을 가고. 재행가가지고 마 처가집에 있어 보니까네 저거 집에 가기 싫다 말이지요. 그래도 사람이 너무 오래 있으몬 미안해서 갈라 카고 장인 장모인데 인자 인사를 하고 나오다가 자기 집을 갈라 쿠니까네 얼매쯤 가니까 가기가 싫고 또 처가집을 다부(다시) 갈라고 인자 발길을 돌리가 그래 왔다 갔다 하는 기 날이 저물었다 말이라. 
 그래가 그 때 마침 날이 저문데, 세종대왕이 그 어행을 어행을 나왔어, 어행을 나와 보이 사람이, 무슨 사람이 한 길로 갔다가 다부 돌아오고, 세종대왕이 보이 뭔강 이상시럽거든. 그래 인자 그 사람한테 가가지고, 
 “보이 당신이 가다가 오고 가다가 다부 오고 가다가 다부 돌아오고 하는데 무슨 일로 그러노?” 
 이런께, 
 “질 가는 사람 질로 가지 남이 왔다 갔다 하거나 말기나 묻기는 와 묻노?” 
 “그게 아이라, 연유로 한 번 물어 보몬 싶어가지고 그렇다고. 아매 무슨 필히 곡절이 안 있겠나?” 
 그래, 
 “내가 내가 장개로 내가 나이가 얼매 돼가지고 장개를 와가 재행을 왔는데, 처가집에서 집으로 가기 싫어가지고 마 하루종일 왔다 갔다 하는 기 요밖에 못 왔다.” 
 이기라. 그 세종대왕이 하는 말이, 그래 인자 세종대왕인지 모르지. 내가 오는 서울 장안에서 나와 보니까네 아무 날 별과(別擧) 뷔인다 쿠는데, 아, 아니다. 이야기가 앞섰다. 
 “[다시 이야기를 앞으로 돌려서] 그라모 형은 글 좀 읽었나?” 
 카이꺼네, 
 “부모 덕택으로 글짜 좀 읽었다.” 
 “응구척담이나 하겠느냐?” 
 이래. 
 “아, 글자 한번 불러 보라고.” 
 그래 인자 그리 세종대왕이 글을 어찌 불렀는고 하이 쉴 휴짜(休字)를 불렀는데, 쉴 휴, 그래 인자 그 양반이 응구척담을 하는데, 포아사창 농미휴(抱兒沙窓 弄未休). 사창에 계집 아이를 안고 있으이 희롱이 쉬지 않애. 포아사창 농미휴. 그래 인자 쉴 휴짜를 다이(1)[韻을 맞추기 위하여 休字를 마지막에 붙여 詩句를 지었다는 말이다.]부끄러울 수(羞) 카는데, 반함교태 반함수(半含嬌態 半含羞)라. 반튼 아름다운 태도를 머금고 반튼 부끄러운 태도를 뵈더라. 그래 척대로 하이 그 밑에 절귀로 마지막 글자는 머리 두(頭), 저성암문 상사부(低聲暗聞 相思否)아. 소리를 나작히 해서 서로 생각하거나 말거나. 수정금차 소점두(手正金? 小點頭)라. 손으로 금비녀를 바루고 점두를 하더라. 
 이래 인자 그래 인자 저 세종대왕이 가만이 보이 그 참 선비거든. 그래가 하는 말이, 
 “내가 오늘 서울 장안을 돌아 나오니까네 방이 붙었는데, 보이 별과를 본다 카는데 선비 그 들었나?” 
 “못 들었다이.” 
 “선비 그 별과 한번 보고 가라. 집 거게 갈라 카몬 멀고 마 별과 한번 보고 가라.” 
 그래 마 그 이야기 들었다고 마 처가 집으로 갔다. 가니까네 장인어른이 아침에 간 사람이 저녁 어둡어가 들어오거든. 깜짝 놀래가지고, 
 “이 사람아! 우애 돼가 이리 밤에 오노?” 
 “그런 기 아이라 아무날 별과를 뵌다 카는데, 내 별과 한번 보고 갈랍니다.” 
 “그래 별과 한번 보고 가아라.” 
 그래 가지고 인자 참 세종대왕이 인자 전에 돌아와가지고, 그 날 저녁에 암행을 하고 돌아와가지고 별과를 뵌다고 어명을 내리니, 인자 별과는 갑자기 뵈는 기 별과거든. 인자 보통 시험을 갖다가, 그 예전에 과거(科擧) 그것도 삼년마콤 한번씩 뵈는 거로 갑자기 나라 어명을 해가지고 아무날 별과를 뵌다고. 그거는 마 먼 데 사람은 가도 못하고, 요새 겉으몬 통신망이 이리 좋지만, 옛날에는 마 서울 직근에뿐이라. 그 글제(試題)가 뭔고 하몬, 
 “수정금차 소점두(手正金? 小點頭)라.” 
 이리 글제가 나왔는데, 선비들이 가만 보이 이것도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글이거든. ‘수정금차 소점두라’ 쿠는 거 당췌 뜻을 알 수 있나? 이 선비는[웃음을 머금고] 가만 보니까네 그날 저녁에 자기가 한번 불렀던 시라. 고래 마 그 글 니(네)귀(句)로 마 쭉 내리 쓰이까네, 써가지고 올맀다. 올리이 마 세종대왕이 가만 보이 그 글이 왔거든. 그래 마 그 사람이 장원급제했는데, 그래 인자 그 글 한 수로 잘 해 가가지고 그 양반이 잘됐다 쿠는 애기도 더러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