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는 글

국가 간 이주는 현대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입니다. 지난 세기 말부터 가속화된 교통과 통신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교역, 노동, 학업, 전쟁, 빈곤, 기후위기, 결혼 등의 이유로 국경을 넘는 이주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전개되며 글로벌 이주 시대를 열었습니다. 2024년 통계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 비율은 전체 인구의 5.2%에 달해 코로나 이후의 내림세를 반등하고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였습니다. 지난 십여 년간 한국 사회는 짧은 기간 동안 국외 이주민 비율이 두 배가 되며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했습니다.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이동은 전통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난민, 사회 문화적 갈등과 같은 문제점을 야기합니다. 21세기 이주로 인한 초국가공동체의 탄생과 디아스포라적 생애사는 종교적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역사적으로 종교와 이주의 관계와 배치양상은 상호적이고 복합적입니다. 박해를 피해 신앙의 자유를 찾는 이민이나 적극적인 선교 목적의 이주처럼 종교는 국가적 이동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다양한 이주의 물결 속에서 종교와 문화권을 넘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정체성을 재구성하거나 창조적 변형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한국종교문화연구소가 주관하고 종교문화비평학회가 주최하는 2025년 상반기 심포지엄은 이주의 안팎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과 종교가 어떻게 교차하는지 종합적이고 다학제적으로 탐구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21세기 전 지구적 흐름으로 심화되고 있는 국제이주와 급격한 다문화, 디아스포라와 난민 문제 등 새로운 사회적, 종교적 도전과 미디어, 인종, 기술 경관의 변화들이 종교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정체성과 경계들을 재구성하고 있는지, 종교학, 인류학, 사회학에서 활동해 온 연구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번 심포지엄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025.4.

                                                                      종교문화비평학회 회장 박규태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