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조사자가 여우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바로 시작했다. 이야기가 끝나고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이냐고 묻자 옛날에 어른들에게 들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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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전라북도/옥구군/개정면 분류코드: [개정면 설화 10] 테이프번호: T. 개정 2 앞~뒤 조사장소: 발산리 원발산 조사일: 1982.8.4. 조사자: 박순호, 이홍 제보자: 최병권(남, 65세) 강감찬은 여우소생 * 조사자가 여우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바로 시작했다. 이야기가 끝나고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이냐고 묻자 옛날에 어른들에게 들은 것이라고 했다. * 저 강감찬이? [조사자 : 예] 강감찬이가 여우 소생(所生)이여. 강감찬이라고 있지요? 고려 장수. 고려 때. 강감찬이 아버지가 어디를 갖다가 오시는디, 아 웬 이쁜 여자가 산길로 드는디 떡 허니 달라들어가지고서는 그냥 안고 둥근단 말여. 아 그리서 품자리를 허고 난게 휑―허니 웃고 가는디 본게 여우여. 꼬랭이 아홉 돋힌 여우여. 아 그러더니 뭐라고 말허는고니, “멫월 멫일날 여그나 와보쇼.” 이러거든. 그자리를 와봐라 그거여. 아 그리서 그날 참 그 자리를 가본게 애기를 갖다놨단 말여, 강감찬이를. 그게 강감찬 그 양반이 조그만 혔었답니다[조사자 : 체격이?] 응. 체격이. [테이프 뒤집음] 똑 여우를 닮었는디. 아, 이거 커감서(커가면서) 어떻게 되는고니 원척(遠戚) 집이나 어디를 갈라고 허면 일러도 안줘도 용케 와, 강감찬이가. 아이 참 미워. 미우나 이거 어떻게 헐 수가 없어 먼저 알은게. 강감찬이가 글도 누구한티 배운 일도 없고 그런디. 그 강감찬 장군이 되지 않혔어요? [조사자 : 예, 그렇지요.] 북벌을 허러 갔었고, 이제 [더듬거리며] 결국에는 또 뭐야. 고려 조정으서 이 근방서 서울에, 인제 그 지금 서울 있는 데로 혀서 개성을 가잖아요? 그러면 세미(稅米)나 관원들 이렇게 거(거기를) 갈라고 허먼 삼각산 호랑이들이 나와서 잡아먹어버려, 그 사람을. 근게 세미도 갖다줄 수도 없고 인 물은 거그 갈 수가 없어 도저히. 근디 어떻게 그 호랭이를 잡을래야 잡을 수도 없고 강감찬 장군을 불러가지고서는 게다(거기다) 기별을 했어. 그 삼각산 호랭이를 잡으라고. 근게 강감찬 장군이 곰곰 생각헌게 어떻게 호랭이를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 임금 심바람(심부름) 온 사람 보고서 “내가 네게다 편지 한장을 써줄테니 너 이 편지를 가지고서 진관사라는 절을 가거라.” 시방 진관사라는 절이 있어요.서울가며는 홍제동이라고 허는 디가 있어요. 홍은동 그 골짝으로 혀서 그 이짝으로 혀서 홍제동이 있시요. 홍제동 골짝으로 이렇게 자문밭으로 들어가먼 진관사라는 절이 있시요. 그 절이 고려 적부터 있던 절인디. “그 산중 진관사라는 절이를 가면은 그 눈꼽쟁이 나닥나닥 찐(낀) 쥥(중)이 있을 것이다. 그 중게다(중에게) 이 편지를 갖다 전혀라.” “아 잡아먹으면 어떻게 혀요?” “아니 안잡아 먹어. 이 편지 들고 가먼 안잡아 먹는다. 너는 안잡아 먹을틴게 나만 믿고서 가거라.” 근게, 그 사람이 강감찬이가 써준 편지를 들고서는 진관사라는 절을 찾어 들어간게, 참 산중이지. 들어간게, 아닌게 아니라 참 눈꼽쟁이 나닥나닥 찐 중 늙은 중이 하나가 있어. 그 중기다 그 편지를 준게 중이 편지를 봄서 울어, 눈물을 흘려. 그러더니 뭐라고 말허는고, “다 데리고 간다고 그렇게 말씀허시요.” 그러거든, 그려서 와서 강감찬이더러, “다 데리고 어디로 간다고 헙디다.” “그럼 다 데리고 갈 것이다.” 그래서 며칠 지낸 뒤에 개성 가서, 개성이 그때는 서울인게, 고려국인게 거그 가서 앉었는디 대낮이 호랭이 떼가 온다고 허드래야. 그 임진강을 건너가지고서는 범 떼가 백여마리가 가는디. 앞으서 제일 늙은 놈이 지나가는디 사람도 안잡아 먹지. 그 놈이 눈꼽떼기가 나닥나닥 찠드래야. 근게 그 중이 아니라 그게가 호랭이여. 호랭이고 늙은 놈기다 편지를 갖다 줬대. 근게 인자 백두산으로 간다고, 어디로 가냔게 백두산으로 간다고. 근게 강감찬이가 여우 소생이여.한국구비문학대계 5-4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