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산신령의 기행(奇行)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류종목, 빈재황
조사장소
경상남도 진양군 미천면
조사일시
1980.08.04
제보자
김창석
조사지역
경상남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김맹순이 베틀노래를 부르고 나자 점잖은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면서 이것을 이야기했다. 옆에 앉은 청중이 방귀를 지나치게 뀌어서 장내가 소란했다. 이야기가 끝나자 청중들은 도사가 두 사람을 살렸다는 등 설왕설래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상남도/진양군/미천면
    분류코드: [미천면 설화 35] 
    테이프번호: 미천 5 앞
    조사장소: 오방리 상촌
    조사일: 1980.8.4.
    조사자: 류종목, 빈재황
    제보자: 김창석(여, 48세)
    산신령의 기행(奇行)
    * 김맹순이 베틀노래를 부르고 나자 점잖은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면서 이것을 이야기했다. 옆에 앉은 청중이 방귀를 지나치게 뀌어서 장내가 소란했다. 이야기가 끝나자 청중들은 도사가 두 사람을 살렸다는 등 설왕설래했다. *

옛날에〔청중: 진(긴)거 하지 말고 짤막짤막하이 해라.〕영감 할맘이 둘이 살아. 둘이 살아. 〔옆에서 듣고 있던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갑자기 방귀를 뀌는 바람에 한참 떠들다가.〕만득(晩得)에 아들로 하나 낳았어. 만득에 아들로 하나 낳았는데, 서지(書堂)인자, 〔입속말로 중얼거려 청취 불능.〕 서지 댕기는데.
하루는 서지 갔다 오디이(오더니) 아아(아이)가 말도 몬(못)하고, 울도 몬 하고, 아아가 죽을라꼬 거석을, 거석을 하거덩. 그란께네 만득에 아아로, 아아로 늦가(늦게) 그래 하나 낳아 놓고, 참〔얼버무리며〕 금싸래기겉이(같이) 키우는데, 울도 몬 하고 말도 몬 하고 한께네, 어데가 아프다 소리도, 물어도 말도 몬 하고. 영감 할맘이 영 아랫방서 마〔머뭇거리다가〕 그래 쌓는데….
그래 쌓자 노인이, 그 노인이 인자 산신령인 택(샘)이지. 산신령인데, 노인이 인자 주인을 찾거덩예. 주인을 찾은께네 아아가 그래 쌓은께네 대답할 여개(여가)도 없고, 손님 접대할 여개도 없어예. 없어서, 그래, 
“바겉(바깥)에서 손님이 찾는데, 손님 면접(접대)을 안 하고 뭐하느냐꼬?”
그 노인이 밖에서 대문, 대문 밖에 서서 호령을 하거덩예. 호령을 한께네, 그래, 
“여어(여기) 시방(지금) 아아가 다 죽어 갈라 쿠는데 손님이고 뭣이고 정신이 없다..”
쿠거덩예, 주인이.
“그래 내가 봐야 된다.”
밖에 있다가, 
“내가 봐 본다. 무조건 내가 드가(들어가) 보겠다.”
쿠거덩. 그래 그 노인이 들오, 들오시는 기라예(것이라요).
들와 갖고 그래 본께네, 아아가 새파래(새파랗게) 잠가져(까무라쳐) 갖고 말도 몬 하고 우도 몬 하고, 그, 그 지경인데, 닭히(닭이)한 마리….〔말을 고쳐서〕
“집에 닭, 닭 미이나(기르느냐)?”
쿤께네, 닭흘(을) 미인다 쿠거덩예. 그래, 
“산 닭흘 한 마리 잡아 가지고 모가지를 팍 쫏아서 생피로(를) 아아 모가지에다, 아아 입에다 대라라(디루어라).”
쿠거덩예.
그래 인자 닭흘 모가지를 떼 갖고 피로 갖다 아아 입에다 대란께, 큰 똑 손바닥 겉은 지네가 한 마리 활딱 뛰이 나오거덩, 아아 입에서.
그런께, 이 아아가 인자 이 피리를 이 이 인자 거머잡고, 학교 갔다 오머 지락질로(장난으로) 인자 이리 피리로 부, 부, 분께네, 어마이고 아바이고 인자 그 피리로 부지(불지)마라, 집에서도 부는 거 아이라꼬(아니라고)부지 마라 쌓던가배.
그런께 서지에 가암성(가면서) 그 피리로 가다가 함(한 번) 불고, 대 밭 속에 인자 대밭에다 갖다 옇어(넣어) 났어. 〔청중 1: 거어(거기) 지네가 드 드갔구나.〕그란께 그 인자 피리 안에 지네가 드갔던 모넁(모양)이라. 드가 갖고 인자 갔다 와서 인자 피리를 분께네, 지네가 마 목구녕으로 드갔던 모넁이라. 그래 갖고 생피로 디란께네 큰 똑 도매 겉은, 거석 겉은 그 숙(숫)지네가 한 마리 툭 뛰어나오거덩. 그래 놓으이 마 아아가 마, 〔청중2: 아아가 하예 가지고.〕아아가 고마(그만) 살아나거덩예.
그래 고마 그래 낳고는(놓고는) 노인이 두 말도 안 하고 고마 간다 쿰서 나서서 가는 기라예.
간께네, 참 이 노인(1)-아들을 낳은 노인.-이 살림은 있는데, 아아, 만득에 그 아들 하나 낳아낳은께네, 돈도 마이(많이)있고 이런 사람인데, 무슨 공을 해야(2)-무슨 보답을 해야.- 이 공을, 넘(남)공을 하꼬(3)-보은(報恩)을 할까.- 싶으거덩. 그러이(그러니) 그 사람들은 산신령인가, 뭐 뭐 예사 손님인 줄 알고 있지. 그래, 
“내가 공을 해야 될 낀데(것인데) 무슨 공을 하까냐꼬?”
쿤께네, 
“나는 다른 공도 아무 필요도 없다.”
쿰서 고마 나서서 가거덩예. 간께네, 
“그래 우찌 됐든지 마 돈을 요구하는 대로, 돈을 요구로 하머 요구하는대로 디릴 끼고, 재산을 요, 요구로 하머 요구하는 대로 디릴 끼마꼬. 말씸(말씀)을 하라.”
쌓거덩. 그래, 
“아무것도 필요도 없고, 꼭 자기가 마음에 성의가 있거더마큼(있는 만큼), 성의가 있거더마큼 자기 성의대로 마 아무데 우편으로 부치, 부, 부치 도라(달라), 부치 도라.”
쿠고 고마 가 삐거덩(버리거든).〔테이프 뒤집음〕
그래 그 노인이 인자 나서서 갔는데, 나서서 가 갖고 인자 그러구러(그럭저럭) 저물어서 인자 어느 여관으로 드갔는 기라. 여관에 들어 드가 갖고, 저문데, 저녁(저녁밥)을 한 상 채리 도라 쿤께네, 이 주인이 저녁상을 갖다가 좀 섭섭하기(섭섭하게) 좀 해가(해서) 채리 주던 모양이라요. 그란께네 그 노인이, 
“오늘 밤 열 두 시만 되머 죽을 년이 네가 저녁상을 이리 섭섭하기 채리오느냐?”
쿠거덩. 그란께네 이 주인이, 
〔어림 없다는 말투로〕“아이가, 그 영감이 우습다. 와(왜) 내가 죽을까부냐꼬?”
마 펄떡 뛰거덩예. 와 내가 죽을까부냐꼬 펄떡 뛰거덩. 그래, 
“오냐, 보, 보자. 안 죽는가 보자.”
그러 쿠고 저녁을 묵고(먹고), 묵고, 앉아가 있은께네, 지도(저도) 가서 인자 가만 생각을 해 본께네, 저 노인이 뭐로 좀 아는갑다 싶으거덩요. 그래 다시 와서, 
“그래 우째서 저 저 저 낼로 죽을 끼라 주, 죽을 끼라 쿠느냐꼬?”
그래 물은께네, 그래, 
“니는 안 죽을 끼라 안 캤나(했나)? 안 죽을 끼라 캤는데, 안 죽는바, 안 죽는, 사, 살 상 싶으거덩 살아 봐라.”
덩달아 그 노인이 그란께, 〔말을 얼버무리며〕그럼 살리 도라꼬 한다 말입니더. 살리 도라꼬. 안 죽구로(죽게)해 도라 쌓은께네, 그래, 
“그러모 내 시킨 대로 해야 니가 안 죽지, 내 시킨 대로 안 하머 니가 죽는다.”
쿠거덩요.
그란께네 이 여자가 본 남자로 놔 두고 인자 새치기(4)-姦通.-를 좀 했던 모양이네. 그란께네 인자 그 날 남자가 오데(어디) 출장나간다 쿰서 오데 나가 비맀어요(버렸어요).
나가 비리고 그래 인자 밤, 밤중이 돼서 와서 대문을 뚜디림서는(두드리면서) 술 도라꼬 찾거들랑 함부래(아예) 문을 깨라 주고 인자.(5)-‘문을 끌러 주지 말고.’라고 해야 할 부분인데 제보자가 실수한 곳임.-그런께 인자 문 여는 소리를 낼 때는 저거 남자가 문소리 낼, 낼 때는 인자, 인자 알고 지내는 그 사람 목소리로 내고 인자 소리 할 끼라예.
그래 문을 깨람서는(열면서), ‘문을 뚜디림서는 문좀 깨라 주라 쿠거덩, ’ 그란께네 이 여자가 노인이 시키기로, ‘문을 깨라 도라 쿠거덩, 그래 이 야밤에, 아인(아닌) 밤에 누가 밤에 와서 술도라 쿠느냐꼬? 문 안 깨라준다꼬.’ 하고, 거석을 하고 나가지 마라 쿠거덩요.
그래 인자 그 노인이 시키는 대로 참 와서, 참, 
“아인 밤에 누가 여어(여기)와서…술 안 판다꼬. 안 팔 끼라꼬. 가라꼬.”
마 호령을 한다. 그래 가 가지고 또 조끔 있으이(있으니) 또 와서 그래쿠거덩요. 그래 인자 세 번째는 와서 그래 쿠거덩 문을 깨라 주라 쿠는 기라예. 그래 인자 두 번째 와서, 〔말을 더듬거리며〕글캐도(그래 말해도)인자 문을 안 깨라 주고 있었는데, 그래 세 번째는 자기 남편 소리를 하면서는 문을 깨라 도라 쿠거덩예.
그래, 나가, 쫓아 나가서, 세 번째는 자기 남편 소리로 함서는(하면서), 목소리, 목소리로 냄서는 문을 깨라 도라 쿤께, 쫓아 나감서는(뛰어 나가며), 
“아이구, 오늘 몬 오실 끼라 쿠디마는 우찌 저물가(저물게) 오시느냐꼬?”
그란께네, 
“내가, 오늘 내가 아무래도 그냥 갔이몬 오늘 몬 올 낀데 가다 내가 회향해가(6)-回向해서.- 온다.”
그 쿰서 들오거덩. 그래 그자 돌오, 돌와 갖고는, 남자가 가, 가, 가슴에다가 시퍼런 칼로 한 개 딱 내 놤서는, 시퍼런 칼로 한 개 내 놤서는 물팍(무릎)을 치면서는, 물팍을 이래〔자기의 무릎을 손으로 치면서〕탁 치면서는, 
“까딱그랬이믄(7)-아차 했으면.- 자네가 이 칼에 죽을, 죽을 꺼로(것을), 죽을 꺼로 살았다.”
이래 쿠거덩예. 그란께 인자 처음째, 두 번째 인자 알고 지내는 그사람 목소리로 내고 올 때, 그 작(때)에 문을 깨라 주러 나갔이모 고마 칼로 갖고 그 여자로, 인자 저거 여자로 찔러 직일 낀데, 그런데, 인자 두번째 인자 두 번이나 그 소리로 해도 안 나온께네, ‘아, 내가 넘거재엤지(8)-오해했지.- 그럴 사람이 아이구나(아니구나).’ 인자 자기가 반성을 했는 기라.
반성을 해 가지고, 세 번째는 인자 문을 깨라 줘서 들와, 들와 갖고, 그래 칼로 이래 내 놓음서로〔청중: 도사가 시키서…〕물팍을 치면서는, 
“까딱 그랬이믄 자네가 이 칼에 죽을 꾸로 내가 잘못 생각했다.”
쿠거덩예.
그란께네 인자 이튿날 아침에 자고, 노인이, 인자 새북에(새벽에)히붐한데(9)-새벽의 여명을 가리키는 말.- 인자 나오는 기라. 이 여자가 그 노인 공을 참, 무슨 공을, 지가 죽을 낀데, 그래 않으모(그렇지 않으면)죽었을 낀데, 그 노인 땜에 살았는데, 무슨 공을해야 되겄나 머 안 거석 하겄읍니꺼? 그런께, 
“돈을 내 요구하는 대로 드릴 낀께(것이니까) 우쨌던 요구하라.”
쌓거덩예. 그란께, 
“나는 돈도 필요도 없는 사람이고, 나는 돈도 필요도 없는 사람이고, 꼭 마음이 있이믄 니 성의대로 아무, 또 거어(거기) 아무데로 우편으로 그리 부치 주모 된다.”
이래 그래 쿠고 마 가 삐는(버리는) 기라예.
그래 그 질로 인자…〔청중: 두 사람을 살맀다.〕하모, 두 사람을 살리 놓고, 짚은(깊은) 산골로 인자 드가는 기라. 드간께네, 한참 숲속에 드간께네, 쪼끄마한 이리 나무를 이리 띳집(10)-움집.-을 이리 지이나(지어)놓고, 움막을 지이나 놓고, 처지(처녀)가 하나 거어 혼자 있는 기라예. 그래서 인자 그 처지로 보고, 
“그래 거 아가씨는 우찌 이리 짚은 산골에 혼차 이리 있는냐?”
물은께네, 그래, 
“그래 할아부지, 그기(그게) 아이라(아니라), 내가, 아버지가 무슨 거석을 해 가지고 돈을 거래로 해, 거래로 해 가지고 시방 아버지가 징역을 사는데, 징역을 사는데, 돈이 없어서 아버지로 빼내도 몬 하고, 내가 여기서 석 덜 열흘 산지(山祭)불공을 지내고 있읍니더.”
그래 쿠거덩예. 산지 불공을 지내고 있다 쿤께, 그런께나, 그러모 인자 오늘 지녁이 마지막이라 쿠거덩예. 오늘 지녁 마, 오늘 지녁어 산지 불공지내머 내일은 갈 끼라 쿠는 기라예.
“그래 인자 오늘 저녁 석 덜 열흘짼데, 마지막 인자 지내먼 오늘 지녁자고 내일은 갈 깁니더.”
이래 쿠거덩예.
“그라몬 내일 가거들랑 아무데 거어 우편을 하믄 돈이 아무 거 와 있을끼다. 그 돈을 갖고 니가 우째 해결하고 해라.”
이래 쿠거덩예. 그래 참 그 그 산신령은 그 질로(길로) 그래 캐 놓고 마 그 자리서 고마 없어져 뿌리는(버리는) 기라요. 없어져 버리 삐고, 그래 그 처지가 지가 사는 곳에 가 가지고, 참 아무데 그 우편으로 간께, 이 두사람 살린 데서 돈은 그래 부치 줘 가지고, 〔조사자: 옳지.〕그 돈을 찾아갖고 저거 아부지 해결해 가지고, 저거 아부지하고 그리 잘 사더랍니더. 〔조사자: 예예.〕〔청중3: 세 사람 살맀다.〕〔조사자: 세 사람 살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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