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안수문씨가 집에 바쁜 일이 있다고 자리를 뜨자 이제는 자기가 하겠다면서 바로 이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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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전라북도/옥구군/대야면 분류코드: [대야면 설화 10] 테이프번호: T. 대야 2 앞~뒤 조사장소: 보덕리 안정 조사일: 1982.8.7. 조사자: 박순호, 이홍 제보자: 이창래(남, 78세) 삿갓장수의 주문(呪文) * 안수문씨가 집에 바쁜 일이 있다고 자리를 뜨자 이제는 자기가 하겠다면서 바로 이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 옛날 이얘기여, 모다(모두) 이것이. 뭐 이게 시방(지금) 얘기가 아녀. [조사자: 예, 알아요.] 그전이 한 사람은 있는디 나이 사십이 먹드락(도록)까지 자식을 못뒀어. 그러다가 만득(晩得)의 자식을 하나 두었네. 두고서 자식을 미처 끼도(키우지도) 못허고 세상을 떠나 버맀네, 저 아바니가. 근디 홀어머니가 자식을 키는디 아 요녀러(요놈의) 것이 아랫묵으로 밥 먹고 누워 똥 싸고 말여. 글고서는(그리고서는) 말도 안혀. 뭐라고 말로 헐 것도 없이 걍(그냥) 벙어리여, 아조(아주). 남자 나이 십 오 세라머는 호패 차고 나라 섬기는 것인디, 이것 참 뭐라고 히봤자 우이독경(牛耳讀經)이고, 뭐냐허먼 쇠 귀에 경 읽기고, 이거 으떻께(어떻께) 헐 도리가 없어. 헌디 그럭저럭 허다 십오세가 되았는디 하루는 말문이 열렸어. “어머니.” 하, 이 참 그나지나 반갑지 이거. 나이 십 오 세 먹드락까지 말 한 마디 읎던(없던) 자식이 어머니를 부른게스니 을마나(얼마나) 좋은지 참 솔찬히(상당히) 좋았던 개벼. “아, 으쩌(어찌) 그러냐? 아야 참, 어머니를 다 부르냐?” “예.” “그 어찌 그러냐?” “지가 장사를 좀 히야겄는디 밑천을 좀 대줘야겄어요.” 헌단 말여. “니가 장사헐래? 허허 거 참. 야야 말도 못허는 사람이 장사를 혀?” “아, 인자 말 않는교? 말 허는디 그러요.” “그럼 을마나 가지믄 장사 허겄냐?” “여남 냥 가지믄 허죠.” “그려.” 근디 여자 과택(寡宅)(1)-‘과택’의 원말.- 이, 그 동네에 장자가 있어. 장자집이가 거그서 말허자먼 식모살이로 가 있어. 그런게 참, 벌어가지고서 자식고 구안(구완)허고 자기도 먹고 이렇게 허고 지내는디, 거그를 가지고서 설랑은 장자보고서 이제 이얘기를 힜어. “여, 우리집 머스마가 여태 십 오 세가 되드락 말도 않는 사람인디, 느닷없이 나를 불러요. ‘어머니.’부르면서 그 인자 하도 반가서 ‘뭣 땜이그러냐?’헌게스니 ‘지 처지로 나이 십 오 세가 되고 본게스니 뭣이라도 허야지 씨겄어요? 인제 장사를 히야겄읍니다. 헌게스니 돈을 좀 대주쇼’그거요.” 그러단 말여. “허허 그러믄 얼마나 대 주먼 쓰겄다고 허던가?” “여나믄 냥 가지믄 헌다고 허느만요.” “아 그먼 갖고 가.” 돈을 주었어. 이놈을 차고설락컨 시장을 나가는디…. [제보자: 저-그나지나 이얘기란게, 이얘기여, 그것이.] [조사자: 예, 아 좋아요. 그런 얘기.] 음. 시장을 나가는디 이걸 알 수가 있어야지? 뭣을 하면 씨까(쓸까) 이걸 몰라. 그런디, 한 군디(군데) 주막을 떡허니 당도히서 앉아서 쉴라닝게스니 모다(모두) 장손님들이 수십 명이 뫼았는디 뭐 어디 가면 뭣을 허먼 씨고 어디 가면 뭣을 허먼 씨고 이런다고 모다 얘기들을 혀. 근디, “이번이 가먼 삿갓을 쓰면 삿갓을 많이 채먼은 헐턴디….” 이런 사람이 있단 말여? “삿갓요?” 물었어. “음, 삿갓 암먼(아무렴). 니가 뭣 헐라고?” “예, 말 좀 물어 보니라고 그리요. 삿갓요? 삿갓, 장으 가먼 있어요?” “아, 있다 암먼. 장으가먼 삿갓전이 가믄 삿갓이 많이 있다.” “예, 그리요?” 삿갓전 장을 가본게, 삿갓전이 있는디 가본게 삿갓이 많이 있어. 그 삿갓을 원! 열 닢이고 스믄 닢이고 떡 사가지고서 나스닝게스니 마고(마구) 비가 퍼붓네 걍 아조 삿갓 사자마자 비가 퍼붓는디 한 군디를 떠억 도중으 와본게스니 탑이, [말을 바꿔서] 비석이 하나가, 비떡이 하나 섰다 그말여. 근디 비를 철철 맞고 있다 그말여. “하이고 야야, 비 맞고 있구나.” 허고 삿갓을 거그다 덮어 씌어 주었어. 비 맞지 말라고. 그리고 인자 오는디, 비는 계속히서 오는디 어느 주막을 떡허니 당도헌게스니 그 행인들이 뫼고설락컨 걍 자글자글 허고 어디 가먼 어쩌고 어디 가면 어쩌고 이러고 헌디, “이번이 꼭 삿갓을 샀으먼 허는디 그맀다….” 고 허는디, “아, 너는 삿갓장사 힜냐?” “예.” “얼매나 받었냐?” “돈 얼매나 있가디요. 한 열 냥어치 받어갖고서 다 팔았어요.” “그럼 장사 잘 힜겄구나.” “예, 잘 힜어요.” 그런디 초저녁으 때나 되았든가 모고(모기) 덕실덕실 헌디, 저리 바깥이로 몰아 내. 꼬마둥이는 몰아내야, 바깥이가 자라고. 근디 그날 저녁으 인자 거그서 자는디 배깥이가 자지 인자. 근디 초저녁인디 비몽사몽간인디 귀똑, (2)-뒤에 ‘귀뜨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귀뚜라미’를 말하려 한 것으로 보임.- [말을 바꿔서] 그 파리가 와서 선몽(현몽, 顯夢)을 혀. “야, 너 모고(모기)는 많은디 욕본다. 근게스니 네 손바닥 벌려라.” 손바닥을 벌렸어. 근게스니 거그다가 글자 두 자를 써 주는디 무슨 자를 쓰는고니, 붙을 부(附)자 허고 떨어질 락(落)자 허고 두 자를 써 줘. “이놈 가지머는, 너 이놈 해석허머는 그대로 쓸 것이다.” 근디 그 사람들한티 행인들한티 맞고 바깥이서 모고만 띳기고 밤새드락 있다가설랑은 잠을 깨어본게 뀜인디 본게 그렇게 글자가 써 있다 그말여. ‘아, 이것, 가만 있거라. 작것 이것 시험 삼아서 한번 히볼 것이라.’고 새복(새벽)녘에 인자 뭐냐이머는 행인들이 모다 새복밥 먹고 가야 혀, 또 장보로 가야 혀. 수십 명이 걍 거시기허는디…. 생각히본게 꾀가 나.‘에이 빌어 먹을 놈의 저 사람들 방애(방해)나 붙이야 겄다.’고 시험삼어 본다고, “붙을 부!” 힜단 말여. 그맀더니 이 사람들이 앉어서 일어도 못나네. 자던 놈은 일어나도 못허고, 이거 날은 새서 해가 떠올라 오는디 가야겄는디 큰일 났어. 근게 쥔(주인) 보고 상의를 힜어. “아, 이거 어쩌먼 쓰꺼나고, 우리가 어서 가야겄는디, 밥을 먹고 시방 가야겄는디 이렇게 생겼으니 으떡헐거나.” 고. “당신들 엊저녁으 자를 배깥에다 쟀소?” [테이프 뒤집음] “가야겄는디 자리가 떨어져야 가지야고, 이러고 생겼으니 이 어찍허먼 조끄나(좋을꺼나).” 고 근게 쥔 말이 있다가서, “가만히 생각헌게스니 별것이 읎어. 쟈(저 아이) 소치지, 꼬마동이 소치여. 쟈게다가서 당신들 엊저녁으 학대힜는감만?” “학대는 무슨 학대야고, 여 저그 방은 좁아 뵈고 시방 더웁기는 허고 히서 바깥이 가 자라고 힜다.” 고. “음- 그러냐?” 고 인자 고놈을 죄고 오라 그맀어. “야, 니가 지금 무슨 작판 부맀쟈?” “[목소리를 높혀서] 아니요, 무슨 소리요. 으떻게 내가 헐 종 알가디요? 그런 소리 당초 마쇼.” “아니여, 무슨 소리냐? 그러지 말고 내가 너를 장사허는 것 멫 배가 낫게 내가 유도히 주마, 근게스니 해라.” 근게, “그나지나 저 양반들이 나를 미워서 말여 바깥이로 내쫓아 가지고 모고땜이 엊저녁으 나 잠도 못잤시요. 그리서 나 참 아니나 다를까 오늘 삿갓장사 허는디 오다 보닌게스니 귀뜨기(귀뚜라미) 하나가 있는디 비가 으떻게 맞고 있어서 참말 가긍(可矜)히서 거그서 삿갓을 씌어 드리고 힜다고. 그맀더니서니 그 귀뜨기가 와서 꿈은 선몽을 허는디 이러고 저러고 혀가지고 한번 헌 일이라고.‘붙을 부!’한 번 혔다.” 고. [조사자: 어허-!] “[호탕하게 웃으며] 그러냐?” [조사자: 재밌는 얘기여, 그게.] “그리믄 어떻거믄 히냐?” “아, 인자 뭘 어쩌, 떨어져서 갈 테지야.” 고 인자. “그러지 말고 가만 있거라.” 인자 방의 가서 도중의 이얘기를 싹 다 헤버맀어. “그러니 쟈를 갖다가서 엊저녁으 걍 한디(한데)(3)-상하 사방을 덮거나 가리지 않는 곳, 집체의 바깥, 노천(露天).- 서 잠자리를 시키고 말여 헤놔서…, 그 자를 무사허게 보내야 헌다고. 후(厚)허게설랑은 보내라고들.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한 앞으 원, 한 냥씩이건 닷 푼씩이건히서 추럼(추렴, 出斂)을 허라.” 고 히서 우선 멫냥을 걷어서 뫼아 놨어. 그렇게 히가지고 벨 수 있간디? 장을 못보러 간게 어떻허는고! 저 아랫녘으로 윗녘으로 가는 사람 모다 그 지경인디. “아, 그렇게 허라.” 고. 돈을 뫼아 가지고, “야, 이놈 가지믄 되지? 헌게 으떡 헐래?” “참 그나지나 이 돈보담도 쥔 양반 성의가 그런게스니 내가 해드리리다.” ‘떨어질 락!’허믄 떨어져 버린게 걍 아조, 더 말 헐 것도 없이. 아 걍 죄다 인자 떨어지고 다들 일어나고 혀가지고, 참 인자 밥을 먹고 다 떠났어. 인자 돈이 솔찬히 많혀. 이놈의 것을, 삿갓 팔은 돈 뭣헌 놈 많은디, 인자 이놈을 짊어가지고서 집이를 온게 즈 어머니가 얼매나 반갈 것여? “아이고, 야야! 오냐? 장사 어떻게 혔냐?” “아, 그러믄요. 장사 잘 혔어요.” “그려!” 그런디 그때 마침 장자집이설락컨 혼인을 치뤘는디 아들을 여웠어. 여웠는디 아 그 신부신랑찌리(끼리) 잠을 자는 그때 판여. 인자 첫날 저녁 말허자믄, 판이디…. 뭐냐믄 저그 어머니가 거그 댕긴게 저도 가끔 가거든? 저도 가 인자. 가서 방문앜으 가설랑 어떡허는 고니, “붙을 부!” 한번 혔단 말여. 근게스니 해장으 날이 새갖고 설락컨 해가 이렇게 떠올랐는디 종들이 물을 떠가지고 가서‘인자 세수헐라고 허는가 보자.’허고 떠가지고 가 봤자 문을 열 수는 읎고 말여. 문이 열리야지. 그러자 하도 시간이 지난게스니 문을 딱 열어 봤어. 열어본게스니 몸뚱이는 하나고 대갈빡은 둘이네. 히갖고서는 일어를 못나, 붙어가지고서.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이것 참 그나지나 곤란허지. 그러고선 인자 그놈은 제집 와서 있어. 있는디 저그 어머니가 거그서 오더니마니, “아야, 큰일 났다. 시방 장자댁으 야단 났다. 새 신부 새 신랑이 자다가서 일어도 못나고 붙어갖고 있는디 어쩔 헐 것이냐? 으쩌끄(어째서) 왜 그런다냐?” 근게, “허허 내가 알가니, 나 몰라요. [일동: 웃음] 나 몰라요.” “그리여? 야, 니가 뭔 방법이 없냐?” “아, 내가 뭔 방법이 있겄어요? 나 몰라요.” 인자 그러는디, 해가 이만치 정때(점심 때)가 되아도 소용없고 걍 그대로 있어. 아조 일어를 못나. 아, 걱정이 되아갖고서는 장자네 집이 난리가 났네. 그런게 머스마가 그맀어. 저그 어머니더러. “어머니! 정 그렇다머는 시방 그집 막둥이 딸이 있어. 근게 나허고 사우(사위)를 삼으라고 허쇼. 허믄 내가 떼주리다.” [일동: 웃음] 그런게스니, “야야, 으떡거나 가서 얘기 허겄냐? 부엌살이 사는 사람 아들허고 혼례 허겄냐? 그 딸 주겄냐?” “아뇨, 그러믄 나 안띠줘요. 소용없어요. 그렇게 가서 이얘기 히보쇼.” 인자 왔어. 이것 저것 가서 맥없이 손 대고 댕겨. 차마 말은 못허고 근디, 장자가 있다가서는, “아, 날 봐. 아무개!” “예.” “가가(그 애가) 무슨 방도가 있다믄서?” “방도가 읎다 그리요.” “아니 시방 그 있다고 허는 것 같으던디 그려?” “아니, 읎대요.” “음-. 아니 가만 있어 봐. 그러지 말고 무슨 말이든지 허라고 하먼 이짝으서 시늉헐틴게 허라.” 고. “아, 그러믄 시늉대로 허실랑교?” “아, 허고 말고, 그 뭐라고 허던가?” “우리 자식 말이 저 막둥이 말이 뭐라고는고니, ‘장자의 작은 딸, 글로 사우를 삼으믄 그 일을 면을 헌다.’고 헙니다. 근게 그렇게 헐랑교?” 헌게, 하 땅땅허니 생각허더니만은 그것 못헌다고 헐 수도 없고 말여. 헐수가 있어야지 자식놈을 띠어 놔야것고. 그 인자, “아, 그 헐란다.” 고. “그러냐?” 고. 가서 얘기 헌게스니, “음- 그렇게 히서 안될 것여. 안될 것인게스니 아주 납폐(納幣)(4)-혼인때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예물을 보내는 절차.- 허고말여. 사주(四柱) 허고스니 히가지고서 그런 연후에 내가 헐란다.” 고 바로 사주 써내리갖고서는 참 내폐(납폐)까지 다 해가지고 헌디, 그래 그때는 작은 사우가 됐어. 그리갖고, “떨어질 락!” 헌게스니 떨어져 버려, 떨어졌네 그려. 아, 근디 참 억울허기가 억울혀. 억울헌디 저 녀석을 사우를 안삼으믄 또 나중으 무슨 일 또 있을 것인게 걍 무섭거든. 그런게스니 헐 수 없이 그런 사람으로, 아랫묵으서 밥 먹고 똥 싸던 놈으로 사우를 삼었는디…. 그놈도 말여, 그놈도 잘 살드라네. [다시 강조하며] 아랫묵으서 밥 먹고똥 싸던 놈도 잘 살드랴.한국구비문학대계 5-4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