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배동만씨가 혼자 얘기하기 힘드니 경로당에 가자고 했다. 경로당에 가 옛날고담을 해 달라고 하니 제보자가 내가 하겠다면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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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충청북도/단양군/매포읍 분류코드: [매포읍 설화 22] 테이프번호: T. 매포 5 앞 조사장소: 어의곡리 응실 조사일: 1981.8.14. 조사자: 김영진 제보자: 박오성(남, 64세) 상객 가서 한 실수를 장인에게 덮어 씌운 사위 * 배동만씨가 혼자 얘기하기 힘드니 경로당에 가자고 했다. 경로당에 가 옛날고담을 해 달라고 하니 제보자가 내가 하겠다면서 시작했다. * 저 시골 사는 사람이 두 형제가 사는데, 동상(동생)이 참 술을 먹으면 실수를 아주 고만 두루마기하구 댕기거던. 술 중독이라. [청중: 술만 먹으면?] 그러면. 술 먹으니까 실수하는 거야. 술만 안 먹으면 젊쟌하고 참 말도 안하구 언제든지 유식하거든. 유식하고 유식자가 그러는데, 유식해도 그러는데, 게 형네 집에서 조카딸이 선을, 큰 부자집으로 참 치운다 그거야. 그런데 그 형이 또 유식한데 말을, 말을 잘 못해. “자네는 술만 안 먹으면 어디 가든지 참 유식하고 말도 잘하구 언변 좋고 잘하니 자네 요번에 상객을 자네가 동생이 갔다 오게-.” 이래거던. “그날 술만 안 먹구 실수 안하구 오면 내 동상 앞으로 논 몇 마지기 베 주마-.” 이거여. “가 실수만 하지 말게.” 게 동상이 가만히 생각하니까 논 몇 마지기 준다니께, “아이 그럭하지요.” “꼭 술 안 먹구 실수 안하고 오겠나?” 그래니까, “아- 염려마시우. 술 안 먹구 실수 안 하구 온다.” 구. 이래구 꼭 부탁을 했다 이거여. 그래 떡 인제 행랑을 저 저 가매(가마)를 미구 거기를 갔다 이거여. 가 보니 소위 왈 큰- 부자집인데 아주 집이 엄청나게 [웃음] 크거든. 그래 가마를 떡 들어, 저물게 들어갔던 모양이야. 저물었어. 그래 떡- 들어가서 보니 아 그 큰- 집인데 방이 수십 칸이구 뭐 사람이 벅실벅실하구 뭐 모여 있어. 게 한 군델 떡 들어가니까 인제 상객이라구 인제 참 방에다 모시구 말야, 참 차반상을 드리 민단 말여. 그 좋은 음식을 그 [웃음] 안 먹을 수가 있어? 그 목구녁에서 침이 꿀꺽꿀꺽 [웃으며] 넘어가는데. 첫번에는 술을 한 잔, 한 잔 먹더니, “이제 더 이상 못 먹는다.” 고 그래니까, “아 사돈 이 왜 그라시요. 아 한 잔 더 잡으세유.” 그래거든. 아 그런 바람에 그만 냅다 먹었단 말여. 싫건 먹었다 말여. 그래 먹으니까 그만 곯아 씰어졌어, 옆에. 그래 술이 췌서 얼마큼 자다보니께 밤이 컴컴한데 주위는 조용하고 뭐 불도 꺼부리구 아무 것두 없구 옆에 누가 꾸부리구 하나 같이 잠만 자거든. 아 그러니 어디가 어딘 줄[웃으며] 알 수가 있나? 아 그런데 자자니까. 아 대변이 각중에 매려운데 말여, 아 이거 변소깐이 어딘지 화장실이 어딘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 어둑- 할 때 들어왔으니, “에이 설마 여 어디 이 울안에 어디 있겠지.” 하구 아 그거 나와서 암만 돌아댕기니 어딘지 알 수가 있나? 대문을 열고 한데로 나갈라니 아 이놈의 거 대문에 소리가 나니께 열구 나갈 수도 없구, 아 담모퉁이를 휙 돌아가 보니께 여 촌에 가면 나무떼기로 여[손으로 원을 그리며] 이렇게 해가지구 변소깐 지어논 거 있잖어? 영을 [다시 손으로 원을 그리며] 이렇게 돌려가지구, 아 그게 하나 있더란 말여. “아 여 여가 변소깐이 있다.” 구. 그런데 짠지가 하나 저- 짠지구덩이를 저기해 논 것을 변소깐인줄 알구 그만 궁둥이를 급하니께 궁둥이를 까자마자 궁둥이를 디리 대니까 그만 똥이 확 나온다 이거여. [청중: 웃음] 아 이 그놈의 똥이 그만 그 안으로 떨어지지 않구 바지 안으로 그만 똥이 다 들어갔네. 아 바지 안으로 그만. 아 바지가랭이 양쪽으로 똥이 그만 가득하다 이거여. 큰일 났지, 이제. 그래 대님을 끌러가지구 이걸 [바지를 쥐고 흔들며] 벗어가지구 아 이걸 어떡해, [웃음] 그래 담 넘어다 훅 뿌린다는게 그만 훅 담에, 훅담을 훅 넘어가, 넘어가버렸다 이거야. 야 뻘거둥이가 이거 큰일났지, 뭐 밤중에. 그래 지푸래기를 꺼내 궁둥이를 대강 닦구 이제, “야 이거.” 한데 벌벌 떨 수는 없구 들어가긴 방에 들어가야 할 텐데, 아 자던 방, 나온 방을 찾을라니 방이 어딘지 당최 알 수가 있어야지. 제 자던 방을 못 찾겠다 이거여. 아 이리저리 빨개둥이가 돌아 댕겨가며 봐야 어떤 방에서 나왔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청중: 큰 일 났네.] [웃음] “에이 이놈의 거 아무 방에나 한 번 들어간다.” 구 들어갔지. 들어가니 컴컴하거든. 들어가니께 방이 뜨끈뜨끈 하더래. 그래 가만-히 들어누어 보니깐 아 사람이 여럿이 들어눠 자드라 이거여. 그래 가-만히 보니까, 정신을 차려서, “빨개둥이가 이거 날이 새면 어떡하나-.” 하구 있는데 그 하나 뭘 말하는데 보니까 전부 아주머니들이다. [청중: 저런.] “아이구 이거 해장국 끓일 때가 안 됐나?” 어쩌구 이래더래. 가만히 생각하니 이거 안되겄거든. [웃음] 그래 거 들어눠 잘 수는 없구 부시시 일어나니까 거 뭐 바지같은 게 하나 있드래. 거 뭐 국수같은 걸 삶구 그러니께 거 더우니깐 모두 벗어놓구 잤던 모양이야. [청중: 속곳을 벗어놓구 잤겠지.] 아이 다리깽이를 꼬일라구. [왼 쪽 다리에 두 손을 대고 올리며] 하니께 참 누구 말따나 고쟁이를 하나 끼어 입구 [청중: 웃음] 나왔다 이거야. 뭐 급하긴 하구 어떻게 해. 그래 나와서 또 들어갔던 방을 찾을라니 찾을 수가 있나? 이-리 더-리 찾아댕기다 어찌 어찌 보니깐 코가, 혼자 자는 소리가 나거든. 그래 인저 들어가 보니까 자기 자던 방이다 이거여. 인제 거 들어가서 가만-히 궁리를 해 보니가 자던, 옆에 자던 이가 사돈인데 큰 일 났거던. 새벽 깜깜한데 사돈 인나기 전에 인나 가지구 [청중: 두루마기는 입구 있겠지.] 아 두루매기두 입구 인저 이전에 행전이라구 쳤어요. 아 그 여자 꼬쟁이를 입었으니 [무릎을 가리키며] 여까지 올러오긴 하지 여 [웃으며 가랭이를 가리키고] 타개졌으니 이건 다 나오긴 하지. 어떻게 해. 행전을 갖다[두 손을 무릎 아래에 대고] 이렇게 행전을 버떡 치구 고만 옷갓을 하구서 두루매기를 해서 입구는 [두 손을 사타구니에 모으며] 이래 후벼 싸구 앉었다. 이래 앉었는데 그래 날이 훤-하게 새니까 그 사돈이 일어나드니, “아이구 사돈, 왜 이리 일찍 일나셨읍니까?” 이라거던. “아 우리는 집에 있을 때 보통 새벽에 인나서 세수를 하고 새벽에 옷갓을 하구서, 인나서 잠이 안와서 이래 있다.”구. “아 하마 시수(세수)하셨읍니까?” “아 시수 벌써 저 했다.”구. 아 그래 꼼짝하면 큰 일 났거던. [웃음] 뭐 그래 두루마기 입구 그래 앉었으니 모른다 말여. 여기 [무릎 밑을 가리키며] 행전을 둘러쳐 놨으니 뭐 알 수가 있어? 그래 좀 술을 아침에, “식전 해장국이라.” 구 술하구 뭐 가져왔어. 그래 앉어서 꼼작두 못하구 먹구 또 아침을 가져 왔는데 또 꼼작두 먹구 또 아침을 가저왔는데 또 꼼짝두 않구 먹었어. 그래고 왜 상객 올 적에 왜 뭐 새댁 보러 가잖어? [청중: 그렇지.] 인저 그걸 뭐시기라구 하더라? “인저 보나마나 그렇지. 안 봐도 괜찮다.” 구 그만 뿌리쳤단 이거야. 그래구, “고만 간다.” 구 인살 하구는 나서는데 그 인저 하인들이, 그전에는 말을 타구 댕길 적여. [청중: 그렇지.] 말을 가져다 턱 문앞에 대구서는, “말 대령했읍니다.” 가만히 보니, 말 탈라구 생각하니 그 말 탔다가는 [웃으며] 큰 일 나겠거던. 그 벌어지면 어떡 해. [청중: 그 밑천 다 나오지.] 다 나오지. 말만 타면. 그래서, “나 다리가 아퍼서, 어제 말을 타구 왔더니 다리가 아퍼서 안 되겠다. 좀 슬슬 걸어가야 되것다. 걸어가다 다리가 아프면 타고 가겠으니 우선 그냥 걸어가자.” 그래 참 슬슬 이제 나왔지. 가면서 암만 궁리 생각해도 큰 일 났거던. 이제 오는 도중에 거 처가집이 있어요, 또 장인 장모 딱 두분만 사는데 그 거 근방에 와가지구 그 하인보구, “그 너 먼저 가거라. 우리 처가집이 여 있으니 두 노인들을 안 보구 갈 수가 있나? 그러니 내가 오늘 저녁을, 하루 저녁을 자고 낼 갈 테니까 집에 가서 그리 얘기하라.” 하 그래 하인을 보냈단 말여. 짐하구 뭐 짐도 한 바리 실어준다데. 떡 뭐 이런 거 해가지구 다 보낸다. 아 그런데 장인집에 갈라니 좀 어두워야 들어가겠는데 밝어서 뭐 들어가면 또 안 되겠거든. [청중: 웃음] 떡 앉어 이래이래 있다가 어둑한 녘에 썩 장인집에 들어가니 아 나이 많은 두 노인네들이 아 큰 집에 사는데, 아 장모라는 노인이, “아 사우(사위) 왔다.” 구 참 반가워 하거든. 뭐 그래 인제 저녁을 해주어 먹구, 게 장인 자는 방에 가 잘라구 인제 거 가 앉었는데, 아 장모가 또 사위가 왔으니께 귀여워서 아 또 거기 들어가서 오래도록 애길 하고 앉었네. 아 방은 또 덥구. 그래 장인은 덥다구 그만, 왜 옛날 중의 입고 바지 벗어 놓는다고. [청중: 웃음] 벗어 웃못에 벗어놓고 이제 그만 노인이 먼저 자구 장모님은 그리고 저 노인이니까 그렇지만은 또 사우하고 얘길 해면서 또 옷도 벗어 가지구, 옛날 이를 잡구 [웃으면서] 이래구 앉었네. 이런 저런 얘길 하다가 이제 밤이 오래되구 하니까, “인젠 자게. 난 안방에 가 자니 인제 자게.” “예 주무세요. 난도 자야지요.” “어 옷 벗고 자게.” “예 예 어이 건너가세유.” 그래 장모가 건너간 뒤에 불을 끄고서 옷을 벗었다. 옷을 벗고 자야지 어떡해. 가만히 생각하니 안 되겠어. “에이 씨팔.” 옷을, 꼬쟁일 벗어서 장인 머리맡에 놓고 장인 바지를 훔쳐 있었단 말여. [웃음] 장인 바지를 입구 행전을 쳐놨으니 장인 바지 입었는지 알 수 있나? 두루매기 입구 이래 앉었으니 아 그래 장인이 늦게 일어나드니 옷을 두룩두룩 찾더니, “이거 바지가 어디 갔나? 바지 어디갔나?” 찾더니, “아 이놈의 늙은이가 여 와서 옷을 벗어가지구 이를 잡더니 속옷을 두구 내 바지를 입구 갔다.” 구. [모두 크게 웃음] 아 그래 또 울근불근 해. 아 그래 안에를 부르더니, 그래 할머니가 나오더니, “아니 이놈의 영감이 그저께 저녁에 어디가 나가 자구 오더니 어디 뉘 지집년하구 재밀 보구 댕기는지 거기서 속곳을 바꾸어 입구 와서 날더러 바꾸어 입었다구 그랜다.” 구 또 싸우네, 그만. [청중: 웃음] 아 울근불근하며 싸우고 서로 뭐 이래대니, 아 장모 양반 안방에 가 골내고 들어앉지. 장인은, “아 늙은이가 뭐 시기한다.” 구 저편 짝에 가 그만 자빠졌지. 그러자, “에이 아침 안 먹구, 저는 갑니다.” 그냥 가버렸다 이거야. [청중: 웃음] 돌아와서 집에 떡 오니께루 그래 그 형이, “아 요번에 가 실수를 안했는가?” “아이 실수가 뭔 말이요? 실수 안했읍니다.” 그 자리에서 속인다 이거야. 아 그래 논 몇 마지기 문서하구 참 그래구 돼지 한 마리 잡어. 제기, “실수 안했으니께 집에 가지구 가서 싫건 먹으라.” 구. 그만 막 한 마리 잡어주구 그래거든. 잡어서 가지구 가라구, 그래 떡- 갖다놓구 집에 와서 며칠 있었어. 있다가 자기 마누라더러 하는 말이, “여보게.” “왜 그래요?” “떡 좀 하고 뭣 좀, 고긴 여기 많이 있으니까 그것 좀 하구 해서 처가집 자네 친정 좀 안 가려는가?” “갑짜기 친정은 왜요?” “글쎄 궁금하고 가보고 싶네. 자네하고 둘이 가세.” “그럼 그래요.” 그래 인제 음석을 다 해서 놓고 옷을 갈아 입을랴고 인제 바지, 저 인제 새옷을 인제 내놓고, 그데 헌옷을 개서 이래 치울랴고 보니께, 머리를 지웃지웃 하더니, “아이 이 바지가 내 솜씨가 아닌데 우리 바지가 아닌데 [웃으며] 이게 웬 바지요?” 아이 그래 어떡해. “그래 사실 그렇다.” 구 그래 사실 얘길했어. “그러니 트집 잡지 말고 가보세.” 그래 바질 싸가지구 갔어. [웃음] 싸가지구 처가집에 가니께루 저 노인네들이 이때까지 저 말두 안하구 있는데, 가니 딸하구 사우하고 가니 반기면서, “어어 들어오라.” 구 그래구 들어갔는데, 그래 장인 있는 방에 안 들어가구 장모 있는 방에 떡 들어가서 그래 딸이 그런 얘길 했어, 엄마한테. 사실 이래저래 이래저래 그때 여 와서 그런 뭐시기가 있었다구 그러니께루, “그러면 그렇지 그놈의 영감쟁이가….” [웃음] 그래 장인을 인제 그 날 저녁에 모여가지구 그런 저런 애길 했어. 그러니까 사우가 그렇게 했다는 걸 어떡해. 그만 장인두 그만 씩- 웃고 말지. 뭐 그래 뭐시기 하드래요. [웃음]한국구비문학대계 3-3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