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홍갑춘씨가 연락이 돼서 도착하였다. 조사자가 부탁을 하자 별로 사양하지 않고 들려 준 이야기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충청남도/아산군/둔포면 분류코드: [둔포면 설화 13] 테이프번호: T. 둔포 2 뒤 조사장소: 산전리 조사일: 1981.7.16. 조사자: 서대석 제보자: 홍갑춘(남, 68세) 선비 업고 물 건네준 맹정승 * 홍갑춘씨가 연락이 돼서 도착하였다. 조사자가 부탁을 하자 별로 사양하지 않고 들려 준 이야기다. * 맹고불이 맹정승, 그 양반의 얘긴데. 맹고불이 맹정승, 그 양반의 온양소일 고기 거기거던요. 그 분이 참 정승으로 계시면서두 참 민폐(民弊)라고는 모르고 그렇게 지내 오시는 분이거든. 아주 유명하잖아요, 그분이. 딱 한 가지를 말씀 드리자면 그 분이 인제 온양서 서울이 이백 리가 넘어요, 자기 사시는 고향에서. 그 분이 관직에 사실 때에는 서울 가 계시지만 여름에는 지금이면 휴가때는 응, 와서 인제 집에 와서 쉬시는 때가 있거든. 그런데 인제 어느 해에 여름철에 나와서 쉬는데, 그 양반이 소시적부터 뭘 좋아하시는고 하면 낚시질을 좋아한다 이거여. 그런데 거기가 소일서 조금 나오면 요 손들은 다 알갔구만요. 노산 삼거리서 요기 가는 길 있거든요. 옛날부터 아주 그 국도 비슷이…. 그래 인제 소일서 고기가 얼마 안되요. 또 고기가 물이 또 짚고, 거기 와서 인제 낚시질을 하는 기여. 인제 금관자에다 망건 쓰구서 이렇게 관자 붙인 망건 쓰구 삿갓 쓰구서 낚시질을 이렇게 떡 인제. 그래 인제 길은 여긴데, 저만큼 가서 낚시질을 담그고 있는데 오후가 지났다 이거여. 그런데 가만이 이 양반이 낚시질을 하다 보니까 서울 쪽에서 그런께 천안서 노산으로 가서 온양으로 들어오는, 키가 후리후리하고 선비가 하나 오더라 이거여. 그런데 이 양반은 오는 체 만 체하고 낚시질만 하고 있는데, 아 이거 거기 오다 보니까 소일 그 냇가 물이 여간 많아요? 발을 건너야, 건너, 발을 벗어야 건너 가겠다 이거야. 그래 옛날엔 선비 죽어도 버선을 안 벗고서 뭘 하고. 뭘 하면 사람을 불러다 월천(越川)하고 그랬지. 버선이란 거 벗을 줄을 몰라요. 아 거기 오다 보니까 발을 빼야 건너겠다 이거여. 그래 사방을 둘러 봐야 사람이 있어야 건너지. 보니깐 어떤 사람이 저 건너서 삿갓을 쓰고 낚시질을 한다 이거여. 그러니깐 이 분이 자기는 그래도 서울서 행세께나 하는 명칭의 선비로써 ‘야, 이 까짓거, 뭐 시골에 와서 그 내가 발 벗고 건널 거여. 아무 놈이나 잡아다가 월천을 시키겠다’ 이거야. 그래 있다 낚시질을 하는 사람을 보고서, “여봐라. 여봐라.” 하고 소릴 지른께 이 분이 들은 척 만 척 안 하고, 하 부르니까 삿갓을 이렇게 들구, “왜 불루?” 이거야. 그러니까 하는 소리가, “나는 서울서 내려 오는 선빈데 여기를 건너가야 할 텐데 발을 빼야 하겠어. 그러니까 양반이 발을 빼고 건너 갈 수는 없어. 그러니까 너 와나 월천을 좀 해라.” 그게여. [청중: 정승을 모르구.] 그러게. 그래 인제 낚시대를 턱 놓고 삿갓을 쓴 채 거기를 건너 갔시유. 그래 여름이니까 그 분은 낚시질을 갔으니까 버선을 안 신고서 중의를 입고서 이렇게 옷을 걷고서 떡 건너갔어. 그래 이 분이 하는 말이, “꼭 월천을 하시야겠어요?” 이 말야. “암, 그럼 해야지.” 그래 인제 삿갓 쓴 채로 말야. 이 분이 뒤를 댓다 이거여. 그래 여기 와 업혀라 이거야, 등에. 아 이 서울 선비가 갓, 아녀어, 갓 쓴 채 업힌 채, 삿갓 밑에 업힐라니 그게 거북스럽잖아. 아 이놈이 업히고 조금 가다보니께 세상에 이게 말이 아니다 이게여. “아 이 놈의 삿갓은 뭐냐?” 고. 삿갓을 툭 쳐 버렸단 말이야. 앗따 그걸 보니께 여기에 금관자가 붙었다 이거여. 요기에, 망건 요기에, 그래 정승이라 옛날에 정승이라 금관자를 인제 붙혔거든. 그래서 비는 기여. “아이구 형님 살려주슈.” 이거여. 그래 이 분이 하는 말이, “음, 업었으면 끝까지 건너 가야지.” 그래 안 내려 놓고 업어다 건너 놨다 이거야. 그래고 와서 도루 낚시터에 와서 도루 낚시질만 하는 기여. 이 놈이 갈 수가 있어야지. [청중: 발이 저려 못 가나벼.] 죄를 져 나서. 그래 낚시질을 하는 그 앞에 와서 인제 굴복을 하고 사정을 하고 뭐 해도 이 분은 들은 척 만 척 하고 낚시질만 하는 기여. 그러니 갈 수가 있어야지. 그러니 해가 인제 서산에 두어 발 남짓하게 걸치니까 그 땐 낚싯대를 턱 놓고서 삿갓을 턱 벗어시더니 그 땐 호령을 하는 기여. “이놈 세상에 그런 법이 어딨느냐? 그래 다리두 양반의 다리 따로 있고 상놈의 다리 따로 있느냐?” 이거야. 응. 그래가주고서 하는 소리가, “양반의 다리는 벗고서 건느면 못 쓰며 상놈의 다리면 벗구 건너야 하느냐?” 이거야. 맹정승 하는 말씀이 응, 그래서 훈계해서 보냈다는 그런 일화(逸話)가 있어요.한국구비문학대계 4-3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