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고종다리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김영돈
조사장소
제주도 제주시 오라동
조사일시
1980.10.19
제보자
양구협
조사지역
제주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다음엔 무슨 말을 할까 해서 좀 망설였다. 가급적이면 제주도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싶은 개 조사자의 욕심이다. 혹시 고종다리 이야기를 아는가고 유도해 보았다. 고종다리 이야기는 탐라기년(耽羅紀年) 등의 역사책에 간단히 소개되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 서슴없이 재미 있게 들려 주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제주도/제주시/오라동
    분류코드: [오라동 설화 7] 
    테이프번호: T. 오라 2 뒤
    조사장소: 오라동 동산물
    조사일: 1980.11.19.
    조사자: 김영돈
    제보자: 양구협(남, 71세)
    고종다리
    * 다음엔 무슨 말을 할까 해서 좀 망설였다. 가급적이면 제주도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싶은 개 조사자의 욕심이다. 혹시 고종다리 이야기를 아는가고 유도해 보았다. 고종다리 이야기는 탐라기년(耽羅紀年) 등의 역사책에 간단히 소개되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 서슴없이 재미 있게 들려 주었다. *

종다리.(1)-北濟州郡 舊左面 終達里. 北濟州郡의 맨 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는 마을. 이 마을을 거치면 南濟州那 城山面 始興里가 나타나니, 두 마을은 서로 이웃해 있으면서도 마을이 끝나고 또 시작된다는 뜻을 그 마을 이름에 지니고 있다.-[조사자: 종다리예.] 종다리서 어떤 중국서 요새 뜨문(같으면) 남으 나라 궤롭히게 구는 사름이 와신디(왔는데), [조사자: 고종다린(2)-민간에서는 이 전설상의 인물을 ‘고종달’, ‘종다리’라고 말하는데, 문헌에는 ‘胡宗旦’이라 소개되고 있다.-가마씸?] 으.
“이거 어디냐?”
연 아으고라(아이한테) 물으난(물으니까), 
“종다립니다.”
니 실지로 ‘종다리’난(종다리니까) 종다리옌(종다리라고) 엿쥬마는 그놈이 종다리라.
“하!거 써 저런 아이덜이(아이들이) 나 이름을 아니까, 이거 혈(穴)을 그대롬(그대로) 나두문(놓아두면) 안 뒌다.”
고. 글로(거기로) 시작해서 저레(저리로) 떳다 말이여. 혈이 읎다 말이여. 생수가 잘 안 나. 절로 해서 혈을 뜨멍(뜨면서) 돌아가는디. [조사자: 화가 나니까 그겁쥬(그거지요)?] 으. 그예니(그러니) 뜨멍 기영 라날(여러 날) 돌아다니는디 단수에 혈을 드라 해여(찾더라 하네).
 반딘(한 곳에) 간 혈을 안 그리로 가 가니 밧(밭) 가는디 어떤 노인 하르방이 와서, 
“물을 떠다가 질맷가지에(길맛가지에), 질매옝(길마라고) 문 쉐등어리(소등)에 지우는 질매, 질매가지 아래 놧다가(놓았다가) 어떤 놈이 지나가거들랑 또시(다시) 갖당 비우라(부어라).”
[조사자: 어디에(어디로) 비우랜마씸(부우라고요)?] 이디 만약에 물이 이시문(있으면) 사발로 나 떠다가 질매 이영(이리) 오그라진 거 아니라 질맷가지 아래 놧다가, 그디(거기에) 물 시카부댕(있을까보다고) 아닐거쥬게(아니할 거지요). 어떤 소님이 왓당(왔다가) 지나가 불겅(버리거든) 잇어난디(있었던데) 왕(와서) 비우라. 밧(밭) 갈단(갈던) 사름이(사람이) 거(그것) 이상다마는 면서 늙은 어룬이 오란(와서) 는(말하는) 말을 아니 들으랜(들으라고) 저(어서) 가서 이젠 사발로 나 떠단(떠다가) 질맷가지 아래 놧어(놓았어). 영(이렇게) 엎어놘 그디 톡 놧어. 아 이제는 곧 어떤 놈이 와서 아미영(아무리) 단수(段數) 짚어보뒈 물 신 디가(있는 데가) 읏어. 물신 디 읏이니 다시 지퍼 보니 ‘고부랑나무 아래 행기물’(3)-길맛가지 아래 감추어진 그릇의 물을 가리킨다. ‘고부랑나무’는 길맛가지를 뜻하고 ‘행기물’은 그릇에 떠놓은 물을 뜻한다.-이라고. 행기(밥그릇)에 떠놧단(놓았단) 말이여. ‘행기물’이라고 또 셔게(있겠는가)? 기여니(그러하니), 
“이디 고부랑낭 아래 행기물이라고 물이 읏느냐(없느냐)?” 고.
“그런 물 읎다.”
고. 그 놈은 잘 단수 짚언 알쥬마는 밧 가는 사름은 몰라.
[조사자: 질맷가지가 꼬부랑낭 아니라마씀?] 그 그렇쥬게. 그것장(그것까지) 단수로 알아냇다 말이여. 기여니 이젠 단(찾다가) 단 버치니(부치니) 그냥 떠나부러 그 물 이름이 ‘행기물’이라고 여. ‘행기물’인디 말제(나중)에 단수 짚을 때엔 ‘꼬부랑낭 아래 행기물’이옌(이라고) 써 잇어.
기연디 저 대정(大靜)으로 이젠 혈을 떠 나가는디 저 가목간짐칩(監牧官金家)이 상 하르방(할아버지)이 못 살앗는디 마분(馬糞), 옛날은 줏어서 불 캐왕(태워서) 그 재로 농졋지. 밧 갈앙 모(메밀), 엿날은 모말․산뒤(밭벼)가 주장 아니라게, 밧 갈앙 그걸 뿌리문(뿌리면) 모이 좋고, 그걸 아니 뿌리문 모을 못여 먹곡 기여신디(그랬는데). 기예서(그래서) 마분 줏노라고 부뷔간(夫婦間)이 부지런이 댕겸더니마는(다니고 있더니마는) 그 놈이 혈을 뜨면서, 바로 이만썩(이만큼씩한) 쒜곶이(쇠꽂이)더라 여. 툭게 건너가니 웨국사름이옌(外國사람이라고) 난 그 때에 소옴(무섭기)도 고, 아니 봐난(보았던) 사름 넘어간다고(지나간다고) 면서, 이젠 부뷔간이 그 사름을 본디(보았는데) 만(가만히) 잇단(있다가) 보난(보니) 거기 침이, 이상게 침이 잇어. 간(가서) 영(이렇게) 보니, 거기 침에 피가 라졋더라(발라졌더라) 여. 엿날은 그럴지 모르쥬만는, 요새엔 그런 일 읏일 테이쥬마는(터이지마는). 아이고 큰 일 낫다고 연, 거기 찌르는 체만 연 겁절에(겁결에) 내불엇다(내버렸다) 말이여. 내불어둰 이젠 오란  일만 엿더니마는 간 놈이 써 알안 혈 또 살루악살루악 거든(살렸다 살렸다 하거든). 또 오란 보니 여낫거든(뺴었었긴든).
“이거 누게가 건드렷느냐?”
고.  떨멍(떨면서), 
“죽을 줴를 만낫입니다.” 고.
“이거 너 태운 거니까(4)-이 땅은 神이 너에게 마련해 준 땅이니까.-이디(여기에) 집 짓엉 살라, ”
고. 그디 큰 쿳남(꾸지뽕나무)이 잇더라 여. 이것을 상긷지둥(상기둥) 삼아서 집 짓엉 잘라고. [조사자: 쿳남은?] 쿳남은 쿳가시낭도 쎈 것.(5)-꾸지뽕나무. ‘쿳남’ 혹은 ‘쿳가시낭’이라 한다.-이만이(이만큼) 큰 거 잇어낫쥬게(있었었거든). 이걸 의지해서 높으니까니(높으니까) 이 아래에 집 짓엉 살라고. 엿날 집 짓는 것사게(것이야) 돌만 담다왕게(쌓아서는) 비만 막앙게(막아서는) 살앗쥬게(살았거든). 살라곤. 기연 집 짓엉 사는디 귀가 릇고(나른하고) (焉) 중에도 즬로(제일) 몰명(6)-용렬하여 다기지지 못한. ‘몰멩다’고도 한다.-이 바꼇디로(바깥으로) 와서 상 엿본다 말이여. 거 이상다고. 이상다고. 즤(자기) 유로 와서 풀 뜯어먹음도 음대로 못 것 뜨다고(같다고) 해서 잘 간슈(간수)를 여 줫다 말이여. 그 해 새끼 나곡 뒷해 새끼 나곡 멍(하면서) 곱새낄 나놘(낳아 놓았어).(7)-새끼를 갑절로, 곧 연거푸 새끼를 낳아 놓았어.-곱새끼 싀 해에(세해에) 곱새끼 싓을 나니 아 이젠 이 간 곳 읎이 읎어불언. 아이고 거 이상다. 기여쥬마는(그렇지마는) 굴룬(허튼) 자국이라고 읎어.(8)-걸어다니는 발자국마다 허튼 자국이 없이, 하는 일마다 일이 척척 잘 된다는 뜻.-그저  자국마다 돈이든 뭐든 쏟아져 가. 이젠 살만이(살만큼) 살아지고 울담(9)-집 울타리에 둘러쌓은 돌담.-도 널리 지연(차지하여서) 살아가는디 이건 아마도 넘어간(지나간) 사름(10)-길을 지나가면서 집터를 가리켜 준 고종다리(胡宗旦)를 가리킨다.-이 살라는 집이니까 이 집이 그냥 살자고.
 십 년만이 이 들어온 걸 보니 꼭 그 뽄새(본새)엣 이 생겨난우젠(생겨나고는)  백수가 너머 왓어. ‘가목간짐칩의 테테’(11)-監牧官 金宅의 말떼. 제주의 慶州金氏는 조선조 宣祖때부픽 監牧官 벼슬을 세습하였으므로 ‘가목관짐칩’(監牧官金宅)이라 불렀었다. 牧使가 묏자리를 잘 보아 주었으므로 그 집안이 갑자기 흥했다고도 전해진다. 그 묘는 南濟州郡 南元面 衣貴(옷귀)에 있다고 하는데 이 묏자리가 제주도의 七大穴의 하나로서, 그 묏자리에 선조를 묻은 다음 백 년 후 玄孫 때에는 갑자기 말 부자가 되어서 김씨는 말 5백 필을 나라에 바쳤고 나라에서는 獻馬功臣이라 해서 監牧官벼슬을 내려 줬다 한다. 그 후 監牧官 金宅에서는 國마를 잘 관리했을 뿐더러 해마다 나라에 꼬박꼬박 黙馬를 잘했으므로 그 監牧官 벼슬을 세습하게 되었다고도 전해진다.-멍 는 말이 그 때 나온 모양이여. 연 이제 그 때로부터 본전이 크게 생겨서 부재(富者)로 잘 살앗다고 고. 기여고 태염바리집터가 그 때에 그 혈을 안떠서 잘 뒈엿다고. 그얘서(그래서) 북쪽데렌(북쪽으로는) 돌아오면서 우리 한림읍 귀덕펜더렌(歸德쪽으로는)(12)-北濟州那 翰林邑 歸德里 쪽으로는. 歸德里는 제보자와 조사자의 고향이다.-생수 나는 것이 그 때 혈 못 딴 내불엇단(내버렸던) 혈이 남앗다 여. [조사자: 아까  백 바리(백 필) 돌아오고  디가(데가) 그저 어느 지경인고마씸?] 대정, 대정 가목간칩이옝(監牧官집이라고.)(13)-監牧官 金宅의 先山이 南元面 衣貴 지경에 있는 게 사실이라면, 그 자손도 衣貴 부근에 살았었을 것이요, 그렇다면 大靜이 아니라, 旌義에 해당된다.-문 훤히 아는 모양이라. 게연 건 유멩 말이쥬게. 가목간이옝 문. 기옝해서(그리해서) 그 애초에 기옝해서 집을 지음(짓기) 시작엿다 여. 들을 적에는 더러 그 일흠(이름)들을 들으멍 알앗쥬마는 이젠 다 잊어 불언, 오래여노니까.
[조사자: ‘꼬부랑낭밋듸 행기물’은 그 어느 물을 말는고마씸?] 원래 잇는 물이 ‘행기물’이거든. 행기물인디 사름(14)-중국에서 온 術師 고종다리(刻宗旦).-이 오라서(와서) 질(자기를) 죽염직거든(죽일 듯하거든). 죽염직니 얼른 거기 노인이 뒈여서, 다른 노인이 신으로 뒈여서 나왓는지 모르지마는, 
“물을  사발떠다가 쉐질맷가지(소길맛가지) 아래 곱졋다가(숨겼다가) 궤양(고이) 비우라(부어라). 그러문 살 수가 잇다.”
이 말을 들은 밧 가는 노인이 물을 떠다가 쉐질맷가지에 나둿는디(놓아 두었는데) 그 놈이 오난 물을 못 는다 말이여. 화록연(몹시 당황해서) 댕기다가(다니다가) 또 물엇는디 또 딴 딜 짚어보니 ‘꼬부랑나무 아래 행기물’이라 써졋어. 처음엔 그냥 ‘행기물’이라 햇는디. 그러니 그런 물 읎다고 니 그냥 떠나분 다음엔 그 물은 단(가져다가) 비우니 ‘행기물, 행기물’ 는디. [조사자: 그게 어느 지경에 잇는 물인고마씸?] 그것이 아마도 모관광(15)-제주도간 三縣分立統治되었을 때(1416-1913)의 濟州牧.-정의(16)-제주도가 三縣分立統治되었을 때(1416-1913)의 旌義縣.-부뜬 이 닮아붸여.(17)-그 떄 고종다리가 穴을 못 떠서 남겨진 물로서 濟州市 禾北洞, 南濟州郡 西歸邑 西烘里의 ‘지장새미’물, 南濟州郡 南元面 兎山里의 ‘거슨새미’, ‘단새미’물 등이 있다고 전설되고 있다.-돌아올 때니까. 그걸 다 뒤져 놓고. ‘꼬부랑낭’이옌 연 단수 짚은 건 책 보는 사름도 물라불엇쥬(몰라 버렸지). 그거 더러 아는 사름도 잇는지 몰르쥬마는(모르지마는) 그 지경은 몰르커라(모르겠어). [조사자: 제주도에 물이 엇인 게 그 때 다 떠버리니까.] 예, 단(모두는) 못 떳쥬. 뜨단에(뜨다가는) 버쳔(부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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