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숙종대왕의 강원도 순행기 (2)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최정여, 천혜숙
조사장소
대구직할시 북구 산격1동
조사일시
1983.10.20
제보자
심종구
조사지역
경상북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앞의 설화가 전편이라고 하면서 후편을 이을까고 묻는 제보자에게 요청해서 이 이야기를 들었다. 옴니버스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전편이 총석정 주변에 얽힌 이야기라면, 이 후편은 총석정을 벗어나 내금강, 외금강 쪽으로 그 배경이 바뀌어지게 된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대구시/북구/산격 1동
    분류코드: [대구시 설화 133] 
    테이프번호: T. 대구 21 뒤~22 앞
    조사장소: 북구 산격 1동
    조사일: 1983.10.2.
    조사자: 최정여, 천혜숙
    제보자: 심종구(남, 69세)
    숙종대왕의 강원도 순행기 (2)
    * 앞의 설화가 전편이라고 하면서 후편을 이을까고 묻는 제보자에게 요청해서 이 이야기를 들었다. 옴니버스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전편이 총석정 주변에 얽힌 이야기라면, 이 후편은 총석정을 벗어나 내금강, 외금강 쪽으로 그 배경이 바뀌어지게 된다. *

고래 인제 그 이듬해 일 년 지냈지. 팔월 수무 이튿날 강원도
총석정에서 인자 내금강을 가만 인자 외금강 안 되나 그자? 고오 갈 때가 됐는기라. 팔월 수무 이튿날 강원도
총석정에 가 떡 내리니 마 손빠닥 겉은 눈이 막 작설이 댄다. 작설로 오는 기라. ‘야, 이거 큰일났구나.’ 한 시간 마 되만 교통이 두절되고 동사(凍死)하는 사람이 널럴하고(1)-널부라지고. 곧 널리 흩어져 깔리고.- 이런데 ‘내가 인자 올게 똑 죽을 운을 만냈구나.’
다가, 한참 가다 보니 한 집에 불이 빤하고 아 글쇠리가 좌악짝 나는기라. ‘옳다, 내가 죽기는 민했구나.’ 삽작걸에 서서 가마아 들러 보니 맹자(孟子)로 이르는데 맹자로 수천 독(讀)을 하고 있어. ‘야야, 그다….’ 그 땐 눈이야 오기나 마기나, 갓이야 뭐뭐, 갓이야 뿌사지기나 마기나 하도, 글(그럴) 때는 글 한 지만 잘 져이만 장원급지가 눈에 떡떡 붙고 암행어사가 눈에 비이는데, 좋아가 작대기가 눈을 투욱툭 뚜디리먼 주인방꺼짐 들어가서 문구영을 감아 드다가 보니, 옛날 소동지름을 짜가줄랑은 접시기에다 속캐(솜) 심지를 두 낱을 비비가아 불로 찔러놓고 젊은 부인은 침자질로 하고 앉았고, 무시겉은 상투를 쫓고 핫바지 저구리 입고 않아가줄랑은 갖다아, 
“맹제전양해왕아 신대왕왈지불원천리이래(2)-孟子.- 하시니라….”
이 늠을 계속해서 마 달통하고 이런데 카마아 들어 보이 ‘이런 골짝에도저거를, 맹자를 수천 독하니 무진 포원이 있겠지.’ 한참 일으다가 책을 뚝 덮으미, 
“아이구, 근녀더꺼 암마 읽어도 소양 없네.”
거미 책을 뚝 덮어뿌이, 부인이 있다가, 
“시장합니까? 아까 저 감자 옇고 여어 서숙(3)-黍栗. 기장과 조.- 죽 끼리논 거 냄비에 좀 남었는데 해나 알 수가 있입니까? 여 죽 잡숫고 좀 더 일러 보이소.”
이카거덩. 통감(通鑑) 이(二) 권에 ‘맹자삼천독이먼 야간둑턱성’(4)-孟子三千讀 夜間 둑턱 聲.-이란 글귀가 하나 있어. 맹자삼천독 마 이르마 자다가 툭턱 소리난다 하는데 사천독을 해도 이거 소리가 안 나이 이 사람이 고마 책을 덮었붔다 이기라. 그때라상(그때에사) ‘이거 필우곡절이 있다.’
“주인양반 계시오?”
문을 펄떡 여니 갓 우에 눈이 이만츰 얹해가 있이이 쫓아나와서, 
“하이그, 할아버지, 큰 욕 봤습니다.”
그래 눈을 마카 털어가줄랑, 방아 와서 인사를 떡 하고, 
“할아버지, 어데 갔다 오는 걸음이요?”
“내 살기는 한양 사는데 이 금강산이 하도 유명하다 하기에 금강산 유람 가는데 마 눈을 만내가 이 설중에….”
“하아 어르신네, 큰 욕 봤임다.”
그래 앉어가 떡 있으니, 
“여보 주인양반, 내가 여기서 한참까지 이걸 봤는데 통감이 권에 보만은 ‘맹자삼천독마 하먼 자다가 툭탁 소리난다.’ 그거는 내가 아지마는 당신 사천독 해도 포(表)도 없다 그러미 책을 덮는 원인은 뭐냐꼬? 그기 암매 언중유골이…, 말 좀 해 주실랍니꺼?”
물으이, 
“할아버지, 그런기 아이고 ‘인부족재부족’(5)-人不足才不足.-이요 ‘철천지포원’지고 앞앺이(6)-일일이.- 말 몬하고 이래가줄랑 맹자 사천독꺼짐 해 봐야 포가 안 난다.”
이기라.
“그래 뭐 때메 그러노?”
물으니, 
“요 총석정 꼴짝에 돌와가는 울아부지만한 아는 풍수가 없었입니다. 울아부지가 지삽니다.”
“그런데?”
“아부지 돌아간 제가 올게 사 연짼데, 자기 돌아가싰는 그 해에 천곽말띠이를(7)-穿孔말뚝을. 곧, 땅을 뚫고 경계를 짓기 위한 말뚝을.- 쳐놓고, “내 죽거들랑 요기다 천곽너가 날 묻어주만 니 다리에는 삼정승꺼징 붙어가 있다.”이랜 때문에 울아부지 묘 써놓고 우리는 요지 일월껕이 이래 사는데, 월전(月前)에 저저 이 골 성주 [제보자: 곧 원님 아입니까?] 골 원이 저거 어른이 죽었는데 아 울아부지 미마당아 써놓골랑 ‘앞에 미 그거마 없이만 삼정승․육판사 자리라 커미 자꾸 울아부지 미 파 내라’ 캅니더.”
“그 늠 나쁜 늠, 쪼그만한 고을에 원질 한다고 남우 미마당아 써놓고미 파라 커다니! 뒷집 시아놓고 앞집 뜯어라 그 말 한가지다.”
“예. 바로 그거, 할아버지 그겁니다. 할아버지 내 다리 좀 볼랍니꺼?일주일만에 한 분썩 불러가 ‘니 애비 미 파낼래, 안 파낼래’ 캐가줄랑, 내 다리 좀 보소.”
다리이 겉터더 보이 구리이 감은 겉애.
“그래? 음, 너무 심려 말고 사천독, 오천독 치았부고 자네 지필묵 좀 가아오만 고을
원님한테 내가 소지 한 장 적어 줄 터이, 내 소지 보고는 미 파 내라 소리도 안할 것이고 니 호출도 없을 것이다.”
“할아버지도 글 쫌 비았입니꺼?”
[웃으면서] 이카거덩.
“아, 나도 마이는 못 비았다. 야. 사새삼경(四書三經) 구경은 했네.”
지필묵은 떡 갖다줐는데 마 붓꼭대기 떡 거머쥐고 마 일필휘지 날리대는데 보니, 
맹자 사천독 한 늠이 삼분지 이는 모리는 글자더구만. 엄매 삐아댔는동.(8)-얼마나 휘갈겼는지.- 딱딱 접어가, 
“낼 아츰에 일찌기 조회시에 고을원님한테 이, 이거 갖다 조 보고 이 소지를 보고도 내나 미 파 내라 하거들랑 한양 나 찾아 오니라.”
“하이구 할아버지, 어예든지 그 주소 좀 명빅히 좀 적어 주이소.”
“내 주소는 적을 껏도 없다. 서울 장안 안에 와 가주고 젤 큰 집이 내집이다. 껌은 개와집에 이층이라 카마 어 다 알 것이다.”
캤다 말이여. 그래 마 가 버맀네. 이 늠을, 소지를 얖에 찌고 당당걸음으로 고을
원님한테 떠억 들어서니, 
“네 이늠, 니 애비 미 팠느냐?”
또 이카거덩.
“아직 안 파냈입니다.”
“와 안 팠느냐?” 꼬, 
“울아부지 묘를 머이(먼저) 썼지 성주님 묘는 내중우(나중에) 안 썼입니꺼? 울아부지 묘 씬 제는 금년 사 년째요, 성주님 씬 거 시방 일년밖음 더 됐읍니까? 저도 하두 원통코 애덟아서 소지나 한 장 올릴까왔읍니다.”
“소지? 뭐어고 보자.”
그 늠을 떡 내가 주니 이늠을 화악 피가 한 반절 이리디만 벌벌벌벌 마 떤다. 소인이, 대인이 ‘이늠’ 그러마 못 치받다(쳐다) 본다. 대인 끌(文)은 소인이 보마 떨기 마련이고. 뭐어 보고 떨었느냐?
“니가 높은 만당아 미 써가 밑에 미 보인다고 미 파내라 캐났으니 역이 조건인데 ‘산지고야는 곤륜산이요’ 산이 높우기는 대국에 곤륜산이 제일 높우고, 동양 삼국이 다 보인다 말이야, ‘인지고냐는 군왕이다’ 사람이 높은 거는 임금이 젤 높운데(9)-山之高也 崑崙山. 人之高也 君王.-‘군왕지묘’로, 임금 죽은 묘로 ‘장어곤륜산’하먼 곤륜산 갖다아 미를 써노마(10)-君王之墓 葬於崑崙山.- 동양삼국이 다 보이이, 자뭇 미 파내라 거시이 ‘만인지장은 하처장이리요’(11)-萬人之葬 何處葬.- 만인이 백성 미는 어데 갖다 뫼시노?”
캐났다 말이여. ‘하이코 내가 너무했구나.’ 지늠, 지늠이 안 떨것가? 마아 뚤뚤 뭉치디마는 ‘가라’ 이카거등. 그 날부텀, 온 이로부텀으는 일주일 돼도 호출이 없고 한 달 돼도 호출이 없고 두 달 돼도 호출이 없다.
마 이러구러 둘이 팔박 지저가 알뜰히 산다. 산데, 세월이 여루하야 어언간지 일주우인(12)-一周年.-이 닥쳐와. 그 이듬해 팔월달이 떡 닥쳐 왔는데, 하리는 점두룩 인자 밭에 가 일하고 떡 내려 오니 부인이 하는 말이, 
“저 으떡(빨리) 저녁 자시고 가마솥에 불 떼끼(덮혀) 났이이 머리 깜고 모욕 좀 하시요.”
거이, 
“와 각중에 모욕은 왜요?”
“내일이 한양 갔다 오시요.”
이기라.
“한양 뭐하로?”
거이, 작년 팔월 달에 우우집에 왔던 그 어른이 보통 평인이 넘는갑소. 그 어른 소지 한 장에 아버님 묘 파내라 소리 없고 당신 호출 없으니, 사람이 나마 은공을 모리마 금수에 지지 못할 일이니 가가 인사하고 와야 됩니다.”
“여보, 당신 말도 옳소마는 가가 절마 꾸뻑 하고 오나 선품도 하나 없이 우야제?”
“선품 다 해났이이 염려 마시오.”
“뭐 해났노?”
물어 보니, 자기 손으로 지추를 빼가아 밤잠 안 자 가미 황지푸리를 나가주고 도포를 지아났어.
“삼정승․육판사 문무대천 일국대왕이라도 선사품, 돈 주마 썼부마 그마이고 음석은 먹었부마 그마이지만도 이 도포라 하는 것에는 동방예의지국의 예법인만쿰, 일 년 주연만큼 닥쳐 올 때 할아부지 제사 모실 때는 국복을 벗고 이 도포 잎을 때는 반다시 경주 김모야 댁에서 이걸 내가 선사 받았다 거미 평생에 유언이 될 겁니다.”
이기라.
“고맙소. 그러나 저러나 한양 갔다 오마 적어도 월이나 걸릴 터이니 보행을 걸아갈 때는 노자 한 푼 없이 우야거니….”
“노잣돈 다아 준비해 났다.”
이기라.
“그 당신이 무진 돈이 있노?”
물어 보이, 
“내가 당신한테 시집 온 제가 올게가 칠 년째 아이가? 시집 오던 그 날 부모 형제 일가친척 아잡삼촌 이모외가꺼정 한 양, 두 양 들도 돈을 칠년 동안 지라니 돈이 수십 령이라. 그 돈을 내가 여어 준비해났고 행여 이 돈도 가가 모지래까 싶어가줄랑 내가 월짜아 팔았다.”
머리, 수군 뱃기는 데 보이 머리가중이 됐분네. 그 아깝은 삼딴 겉은 머리로 비이가 월자를 팔었다 말이야. 준비해 놓고. 살매망태기에다가 떡을 한 뭉티기 해 나았네. 덮어놓고 이름도 성도 없이 껌은 개와집에 이층이라고 찾다아 찾다가 몬 찾고 서방님 고상하고 굶어 죽으까봐 감자, 서숙, 메물, 콩 오곡을 집어 옇어가주, 주묵디이겉이 딸아매가 살매망티 한뭉티기 옇어 짊어지고 가라 칸다.
“고맙기는 고맙소만은 여보, 나는 땡기오만 되지마는 범이 개끓듯이 끓는 골짝에 밤에 자다가 대변이 매렵으마 나는 등불 써가주고 둘이 변소꺼정 갔다(13)-왔다 갔다.-했는데, 당신 우예야겠소?”
물으니, 
“걱정 마시요. 나는 하늘이 난 사람이요. 어는 범이 날 자묵겠소? 개유 급하마 요강 방아 들라놓고 내 똥누마 안 되겠소? 댕기 오시오.”
마 너무 흥감하고 너무 좋으이 마 주인이 눈물을 출출 흘리. [울음섞인 목소리를 내며] 
“여보, 댕기 오겠소.”
그래 둘이더러 빠이빠이, 그게 미극꺼지 건니 갔붔어 지랄. [청중: 웃음] 이래가 참 혼차 대깜작때이 하나 거머쥐고 살매망태이 걸머지고 참 옛날 한양 천리 거마 멫 날 걸어야 되거든, 안 그래요? 이러니 혼차 걸어가만
“[노랫가락 곡조로] 죽창만여 단포자루
천리강하를 들어간다.”
와 아무도 좋다 소리 안 하노? [청중: 웃음] 이래가 참 멫달 메칠로 갔는지 모리지만도 한양을 터억 당도하야 요새겉으마 하숙집이고 여관이지만 옛날은 봉래방이라. 봉래방아 주인을 떡 정해놓고, 그날버텀 인지 까재 디비듯 막 디빈다.(14)-샅샅이 찾아 헤맨다는 뜻.- 인자 마, 어데든지 마 껌은 개와집에 이층집 마 찾는 기라.
하로 이틀 다아재 찾아 봐도 모 찾고, 효자동, 삼청동 겉은 데는 옛날 집이 고대로 있고 거기는 옛날부텅 삼정승․육판서들이 자불하이(자자하이) 사는 곳인데 이 집에 가도 이층집, 저 집에 가도 이층집, 찾을 도리가 있나 카는 기라. 그 때 이왕(李王) 시절에는 가작은(가까운) 집안땡기다가 높은 벼슬 다 조나났이니, 전신만신 이가들 밖에 없는데 찾을 도리가 있나. 하로 이틀 수일 가야 십 여일이 넘어가고 한 보름 쭘 돼가주고 보이 어행장돈이, 돈이 마 똑 떨어졌부고 없네. 인자 굶어죽을 행핀인데, 마 떡 주무이 뭉치난 바짝말른 그거 빾인 없다 인자.
“여보 주인양반, 내가 좀 애로가 하난 일이 있는데 한 오 일 동안난 날로 밥을, 외상밥을 좀 해 주만 그 분만 찾이만, 당신 식대를 가리 줄 터인기네 날 좀 밥 좀 해 줄랑교?”
“안돼요. 온조오 씰데없는 소리 마고 당장 나가시요?”
마 후직냈분다(쫓아내버린다). 떡보따리 그거마 짊어지고 걸어나와 어디 갔나. 옛날 뚝섬거리 가마 큰 머어시가 있었어. 그거 저저 저 돌방앗간. ‘에라 마 여기 누우 잘 빾인 없구나.’ 거어 떡 벚어놓고 있이이 인자 그 가가을날이 된, 날이 안 찹나. ‘나무 좌가(주워서) 불로 나놓고 마아 밤을 시울 빾이는 없구나’ 나무를 실실 조미 하는 말이, 
“씻? 그 무신 주소가 그런 주소가 있노? 범으는 가죽을 씨는 법이요, 사람은 이름 석 자 씨는 법인데, 이름도 성도 없이 ‘껌은 개와집에 이층집이라 거마 알 낄세. 아이구 그늠의 주소 더럽다.”
군청, 군청대미 나무 좄다가 하니 [목소리를 갑자기 크게 한다.] 때는 이때를 만났다! 숙종대왕이 야순(夜巡) 나왔다가 그걸 봤다 이거거둥. [청중: 웃음] 궁디를 툭툭 뚜드미, 
“여보 여보, 당신, 산골 중늠이 가다가비를 만냈나, 똥을 밟았나 뭐어로 그래 혼차 자꾸 씨부리나?”
물으니, 
“예, 할아버지. 그런기 아이고 지가 살기를 저 강원도 총석정에 사는데 지금으로부터 일 년 전에, 작년 팔월 수무 이튿날 저녁입니다. 한양성내 있는 할아버지가 약사약소 이런 일이 있어서 그 어른 찾으로 인사할라꼬 보름을 찾어도 안 되니 우리 참, 소처의 머리꺼정 다 비이가줄랑, 칠 년 동안 이란 돈 다 썼부고 이래가 ‘껌은 개와집에 이층이라 거마 알 낄세’ 캐가 못 찾고 오올밤 새우마 인자 인자 고향을 내려가는 길입니다.”
가마아 보이 맹자 사천독 한 사람이라.
“여보게, 그 나, 나무 내삐맀부고 나 따러오만 낼 아직이만 검은 개와집, 이층집을 만낼 수 있다.”
“아이고 할아버지, 고맙십니다. 어야든지 만내도록 좀 해 주시요.”
다구 데리구 간다. ‘옳지. 서울은 깍재이가 많다 캐쌓디마는 이 좋은 어른도 계시는구만. 날 더부가가줄랑 보나 안보나 저, 저저 명덕로타리 가만 쑥기떡 파고 묵 파고 그 저저저 하는 집이 날 하룻밤 재애 주겠지’ 거고 따러가이 거기는 간곳없고
효자동을 데리미네(들이미네). ‘씻, 효자동은 옛날 들으니 삼정승․육판사 문무대신들이 사는 곶인데. 옳지, 이런 양반들대성가집이 종늠 자는 방아 그 하룻밤 재애줄라꼬 날 더부가는 갑다’싶어 따러가이, 
“이리 오이라.”
이카니 육모벙치 쓴 늼이, 
“이이이.”
커고 대니, 명함을 한 장 내가주고 마 말아가 주거등. 마 각중에 주고는 갔부맀네. 떤 그래가주고 인자 대감이 떡 보이, 
“오늘 저녁에 문전에 있는 이 분을 갖다가 저녁 석반과 낼 아침 조반을 잘 대접해가주고 낼 아침 조회시에 궁궐로 모시고 오라.”
어명이라. 그래 쩔럭 쩔렁 정자관을 씨고 떡 나가 보니 하명(下命) 내놘거는 어명은 틀림없는데 사람은 육촌늠이네. 머리 수군 불끈 딨제, 핫바지 저고리 입었제, 살매망태기 둘러밌제, ‘이런 육촌늠이, 아따 이거 어사구나’ 싶었단 말이야.
“선생님, 이리 오십시요.”
데리고, ‘날 인자 종늠 자는 방아 인자 저녁 한 상 하고 해 주지’ 싶어 따라가니 육간대청 마루로 더버가가 저거 안방아 모시는데 문을 열어보니 능화대보 각기장판에 향내가 코를 찌리고 파리가 앉으마 낙상할 정도요, 떡 드가 보니, 
“자아, 이리 오시요.”
하비단 자부동을 해놓고 갖다가, 
“이리 앉으십시요.”
‘야 이거, 어떻기 천수만산턱이까, 오소동남택가, 구리이아구택까 이거 웬 택꼬, 나막신 뒤택인지 알 수가 없네. 야, 이거 내가 이거 죽는 굿지아인가?’ 싶우다 말이여.
“여봐라, 주안상 준비해라.”
그마 달구멕아지 비트는 소리가 꿱꿱 나디이 마 불고기 냄새가 코를 푹푹 찌르더니 둔 늠이 뽀도시 들고 들어와 앉는 데 보이끼네 마 천날만날 감자밥 서숙밥 투만 묵다아 보이께, ‘이거 뭐가 뭔지 모리겠다 에 이냔다꺼이 될대로 됐부라 마’ 허리끈 풀어재끼고 마 시컨 무웄다.
“여봐라아, 판 물리고 의료를 준비하라.”
카이끼네 그카더니 일광단 요판에 월광단 이불에 그 하문도 안 덮고 탁새이불에 다 깔아주고, 
“마 누추하지마는 선생님 편안히 주무십시요. 나는 저 방아 갑니다.”
마 건네 갔붔다. 가마이 생각해 보니, 강원두 총석정 꼴짝에 칠 년 동안 부부생활 해 봐도 한이불을 몬 덮었다. 돈 벌라꼬. 접이불도 쪼매 그거해줄랑 날이 춥우마 할마이가 땡기마 지 궁디이가 쭉 나오고 지가 땡깄부마 할마이 궁디이가 쑥 나오고 이런 생활을 칠 년을 했는데 일광단 요판에, 월광단 이불로 보이 ‘여기 우리 마누라 델고 하룻밤 자 봤이마 얼매나 좋겠노’ 마 생각이 난다. 배부리마 그 생각 나거등. [청중: 웃음] 
이래가 한심을 떠억 자고 일나이께네 원촌에 계명성이 들리다 문살이 버언하이 마 다듬이 소리(15)-확실치 않다.-가 나쌓는다. ‘대관절 이 집이가 누 집인공 한 분 가 볼 밲인 없다. 에 이느무꺼.’ 저어 변소 가 오줌을 누고 가만 가가 이래 보이 큰 방아도 뭐 날이 샜이니 불로 써놓고 군청군청 주깨(지껄여) 쌓거등. 문전에 가마아 문귀영을 들다보니, 금관조복이 떡 걸려가 있고 보이, ‘이이코 이, 이 집 정승집이구나. 씨이, 야아, 정승집이면은 작년에 우리집에 왔던 그 어른이 숙종대왕이 아이던강?’ 그때라사 힌트가 제법드가는 기라. 그래 아침조반을 떠억 먹은 뒤에, 
“자, 선생님, 대궐로 가입시다.”
칸다. 금릉을 집어타고 풍악을 잽히고 인자 간다. 이 집이 누 집이냐? 좌의정 집이라. 내나 우의정, 정의정 저저 [청중: 영의정?] 
영의정 삼정승아입니까?
그래가 조회를 떠억 다 마칠 때까지 들어가가줄랑은 버러 정승이 떡 들어가니 포도졸들이 시 갈래 창(16)-三枝槍.-을 거머쥐고 문전에 따악 바라꼬 있다가 딱 들어가면 막올라 이카이 뒤에 육촌 늠이 따라오는데 보이, ‘아코, 여어도 뭔구나’ 싶우다 말이여. 떡 이놈, 창을 쥐고 굴복을 하거덩. 삼정승 육판사 문무대신들이 모와서 조회를 마칠 때까지 국궁(17)-鞠躬. 존경의 뜻으로 몸을 굽힘.-을 하고 엎디리 가마아 있이니 숙종대왕이 떠억 앉디마는, 
“저 밑에 있는 백성은 고개를 들어 대상을 쳐다 보라.”
가마아 치바다 보이, 작년 팔월달에 저거집에 자고 간 그 어른 아이가, ‘아이카 내가 짚어두 완간하지?’(18)-짚기도 어지간히 잘 짚었지. 즉,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 뜻이다.- 싶어하이까네, 
“이리 올라 오라.”
떡 드가서, 
“마마, 황공하오이다.”
“음, 그래 대관절 내가 소지 적어 준 이후로 그 본관이 고을원이 마라 겉던공(뭐라 하던공)?”
물어 보니, 
“일절 호출이 없고 미 파내라 소리도 없고, 오올날까지 마 아무 소식 없임다.”
“그렇지. 북천이먼 비인이라.(19)-不聽非人.- 듣지 않으먼 사람이 아니라 캐놨이이 해면 그렇겠지. 그러나 이 과인을 위하야 한양 천리 먼먼 길에 수고가 많겠구려. 그래, 이 먼먼 길로 찾아오민은 그 짊어진 거는 뭐어지?”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지 소처가 돈은 주먼 썼부마 그마이지만 음석은 먹었부마 그마이라. 자기 손수로 황지피이를 지아서 이 도포를 한 제 지어왔는데 선사품이라 할 거 없지만도, 마마, 황공하오이다.”
“그래?”
금관을 벗저저(벗어서) 휙 집어 던짔부고 용포를 훌렁훌렁 벗고난 뒤에 뻐얼린 도포를 좌 입고, 
“자아 전부다, 삼정승 육판사 문무대신 듣거라.”
거이 그 때, 
“예이.” [제보자: 이거 내 혼차 연극하는가 이거.] [청중: 웃음] 
“여게 앉은 이 선보가 하룻저녁에 맹자오천독 한 사람이다.”
그 땐 천독 더 보태가. [테이프 교환] 
“여바라, 날랜 종들 그 뒤에 천리마 몰아내라.”
옛날 천리마가 요새 고속도로 뻐스 유(유)가 아이라. 그 때는 이 마부가 이 어에 걸어가나 하겠지마는 깍께 달리가쟎아. 천리마라 거는데, 천리마 떡 몰아내 오거던.
“이 걸음으로 빨리 가서 강원도 총석정 가서 김씨 그 부인을 대령시기렸다.”
커니, 그마 이 늠이 가죽 채찍을 비비 둘리가, 
“야 이늠아, 니카 나와 강원도 총석정으로 빨리 가자.” 꼬.
타다탁 타다탁 등 치니 그마 이늠이 타그당 타그당 가는데, 순식간에 가가 떡대서 와서, 
“이 댁이가 바로 경주 김씨에 김씨 부인 됩니까?”
꼬 물으니, 
“그래 과연 그렇다.”
그래, 
“자, 어명입니다. 빨리 갑시다.”
머리로 깎아뿌고 없이이 그래마 낮만 씪고 마 대강 좌, 옷을 마카 입고 마 그리도 촌에 있어도 옛날 시집올 때 입었는 노랑 저고리 밤물 통치마 그기 제일 큰 옷 아이가. 이늠을 떡 갈아 입고, 부담에 떡 올라가이, 
“나는 갖다. 어밍이라요? 날라 와 잡아갑니까?”
커이, 
“이 양반이 머리 깎고 중이 되고 칠 년 동안 모아놓은 차비 해가지골랑 보따리 지악, 지캐 조났디이 무신 말로 잘못해가 죽으만 자기가 죽지. 날조창 잡아 쥑일라꼬. 어명이라니?”
“걱정할 거 없소. 빨리 갑시다.”
떡 집어타이, 
“이 말이 좀 빠릅니다. 부담을 꼭 쥐고 눈을 꼭 깜으시요. ”
그만 [청취 불능] 탁 들구 치니 엄매나 빠르든지 마 부담을 검어지고 눈을 처처어 엄매 있이나, 엄매나 빨리 가던동 한창 가다보이 이매가 덜컹 받히가 눈을 버떡 떠 보니
서울 남대문 들보가 턱 안 받치나. [청중: 웃음] 다리가 빨라. [웃으면서] 하이, 이런 것 거짓말이고. 이래가, 
“김씨 부인 대령이요.”
커이, 
“저 월전(月前)에 그, 집 마린해 난 그 집에 대링시기렸다.”
그래놓고, 그 이틀날 조, 저어 조회시에 삼정승․육판서 문무대신들 자석들 마 독사장을 떠억 앉핬어.
“하로 저녁에 맹자 사천독 한 사람을 갖다가 기양 둘 수 없다.”
궁내에 스승을 떠억 앉핬다 말이야. 그 앉하 나놓고 보니, 꼬칫가리도 냅두고 그 집에 다 냅두고 와도 천지 없는 기 없네. 야 느뇨 옥수겉은 쌀뱁에 불콩을 드문드문 받아가 영자 추굿대 겉이 한 그릇 담재 그 원산 바다 똑 팔뚝서리겉은 저 온바리 알배차아 그 기양 꿉어주제, 금품 은품이 생기지, 명절 팔월 되이까이, [청취 불능] 칠 년 돼도 아아새끼 하나 못 놓다가 그날부터 마 배가, 배가 또닥또닥 불러오는데, 십삭(十朔)이 차매 열달 뱃속에 노니 한양 성내에 다 댕기만 이원 다 불러도 순산을 못 시깄네. 서른 두 살에 순, 시기이끼네 되나 커는 기라. 이래가 근 일주일 넘도록 고상하다가, 
“인자 오키(옳게) 아가 들 나온다.”
그래 보이끼네, 아로 떡 받아내가 보이끼네 태 나오도록 기다리이꺼네, 이 대가리가 또 껌은 기 또 하나 나오네. 하나 받아노이께 또 하나 나온다. 숙종 대왕 시절에 삼태 처음 나았다 거는 기 이 얘기야. [청중: 삼태가?] 
그러이 저거 아부지 미테 안 좋으나. 이 아들 서이가 다 커서 정승이, 삼정승이 다 됐다 이기라. 이런데 숙종 대왕 직위 십년 만에 백성이 함포 고복하고 격양가로 부리고 시와연풍하고 국토민안하고 태평 성대가 아니냐 거는 이얘기가, 어언간 세월이 흘러져서 금년에 사백 십년이라 되는 이얘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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