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잇달아 제보자 스스로 어린 아이의 기지(機智)와 담력의 이야기를 흥미있게 말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제주도/제주시/오라동 분류코드: [오라동 설화 3] 테이프번호: T. 오라 2 앞 조사장소: 오라동 동산물 조사일: 1980.10.16. 조사자: 김영돈 제보자: 양구협(남, 71세) 아이와 도둑 *잇달아 제보자 스스로 어린 아이의 기지(機智)와 담력의 이야기를 흥미있게 말했다.* 아으(아이)가 일곱 이라 뒈(하되), 일곱 아님(일곱인지 아닌지) 몰르뒈(모르되), 우린 일곱 이라 들은디(들었는데) 재주가 좋은 아은디 서당이 간(가서) 글을 익는디(읽는데) 그 서당에 글 익는 아으들이 나이 스물 댓 난 제(弟子)덜이 다 잇어. 기영디(그런데) 즬로(제일) 작고 어린 놈이라. 그런 놈이로뒈, 말는 건 보면은 선생의 도움이 원 가이바끠(그 애밖에) 엇어(없어). 그래서 글을 르치는 중에 그 때에는 저 이디서뜨문(여기서같으면) 지끔(지금) 남군(南郡), 북군(北郡), (1)-제주도는 濟州市․北濟州郡․南濟州郡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漢拏山을 가운데 두고 山北에 濟州市와 北濟州郡이 위치해 있고 山南에 南濟州郡이 위치해 있다. 南郡은 南濟州郡을 가리키고 北郡은 北濟州郡을 가리킨다.- 듯이 그 이에(2)-南濟州郡과 北濟州郡 사이에.- 친구가 나 잇엇던 모냥이지. 저을(겨울) 때 뒈민 그디(거기) 강(가서) 해 놀곡(놀고) 이 땐 이디(여기) 왕(와서) 놀곡 기영는(그렇게 하는) 친구가 잇엇는디 아니 놀면은 서로 다정 끼리 의리가 상게 뒈연(되었어). 해는 이디 완(와서) 놀고 해는 저디 가게 뒈엿는디(되었는데) 그 해가 마(마침) 도독이 심 해라. 도독이 심엿는디 이놈의 도독 줄거리가 어떻게 성엿던지 거친 놈의 도독이 뒈여서 사 목심(목숨)만 읏이대겻어(없앴어). 기영연(그래서) 선생이 걱정만 여 가니 그 일곱 난 아으가, “선생님, 뭣이 기영(그리) 걱정시럽습니까?” “느(네가) 들을 말 아니다. 지금 이삼십 난 아이들도 아니 듣는디, 느가(네가) 들으민(들으면) 뭔 효과가 시니(있느냐)?” “그러면 나 글 아니 익겟입니다(읽겠읍니다).” “왜 그러냐?” “선생과 제 사이에 못 는(말하는) 말이 잇는디 내 글 익엉(읽어서) 뭐니까?” 말 대답 재주가 읏어(없어). [낮은 목소리로] “그런 것 아니고 작년에는 우리 벗이 오란(왔다가) 가고 금년에는 내가 강(가서) 놀당(놀다가) 올 롄디(차례인데) 아 그 가질 못게 뒈엿다.” “왜 그렇십니까?” “아 그 도독이 심연, 이거 산중으로 가는 질이라 넘지 못연 못가겟다.” “저 디(함께) 가겟입니다.” 아 그 가나마나라. 요만 거 가봣자(가 보았대야) 무신 소용이 잇냐 말이여. 기연디(그런데) 똑 루와가켄(따라가겠다고). 기영영(그리해서) 그 날은 딱 당해 가니 아미영해도(아무리해도) 불가피해서 가야만 게 뒈엿는디(되었는데) 수 읎어(없어). 다른 놈덜은 지레(키) 큰 놈덜도 뭐 도망가 버리고 디(함께) 갓어. 아닌것 아니라 산간으로 지픈(깊은) 곳 당여 가니 어떤 놈이 나삿는디(나섰는데) 아주 몸집도 좋고 실 놈이 잇다가 칼을 꾸러매고(둘러매고) 삿어(섰어). 그 아이는 걸언(걸어서) (말, 馬) 이껀(이끌어서) 가고, 우희선(위에선) 봣어. 도독이로고나마씀(도둑이로군요)? 예, 아이고 도독이로고나. 큰 일 낫다고. “아니 일 읎읍니다.” 고 갓어. 가니까, “그 이레 멈추어라.” 그 앞이서 멈추왓다 말이여. 넘어갈 터인디 멈추라고 연 멈추왓다 말이여. 멈춘 후젠 딱(모두) 픽게 아인 데껴(던져) 두고 그 아으가 장군보고, “장군님.” “웬말이냐?” “그 칼 좀 빌려 주문(주면), 일이 이시난(있으니까) 그 칼 좀 빌려 줍서.” “웨 그러냐?” 바로 주난 머리빡을 짓아부리니(짓부수어 버리니) 머리빡 까졋쥬(까졌지요). 주와기 내민다 말이여. 확(3)-잠자코 있다가 날래게 거동하는 모양.- 주난 그 오동퀴멍 야개길(모가지를) 콱 그챠부런(끊어 버렸어). 기영연 무사게 갓단 말이여. 간 이젠 하 그 어이엇이(어이없이) 간 놀단 오랏는디(왔는데), 그 말을 어떻게 어떻게 말을 내지 말잰(말자고) 게 그 말이 낫어. 말이 낫는디 어떤 피밧듸(피밭에) 새 리멍(쫓으며) 어떤 [말머리가 잘못 된 줄 알고 고쳐 잡는다] 아, 그 도독놈의 아덜덜이(아들들이) 멧 성제(몇 형제)가 잇는디 저(제) 아방(아버지)이 아니 들어오니까, 이상다고 해서 아 보니 죽어 잇어. 이거 어떤 놈의 소행인고 해서 아덜덜이 저 아방 원술 가프레 아나간(찾아 나갔어). 원술 가프레 안 나간 때에 어떤 피밧듸 새 리는 이 할망이(할머니가) 말기를 기 석덜(자식들) 보고 새는 리라고 뒈, 피는 새 먹어 부리문(버리면) 수확이 읏쥬게(없지요), 새는 리랜(쫓으라고) 난(하니까) 말 아니 듣고, 아무 선생 르치는 일곱 난 아이도 선생을 무히 우태(위태한) 꼿을(곳을) 댕겨왓는디(다녀 왔는데) 너넨(너희들은) 웨(왜) 작산 것(다 큰 것)들이 이 샐 리랭 여도 아니 리느냐 해서 그 집이서 울따리(울타리) 바꼇디로(바깥에서) 듣는디 안네서(안에서) 그런 이얘기를 단 말이여. 아 도독놈의 아덜덜(아들들)은 퍼짝해서 이거 우리 아방 죽인거 아닌가 해서 려들엇다(달려들었다) 말이여. “아까 뭐라고 디가?” “아무 말도 안햇다.” “아니 기영여도 내가 들엇는디 뭐라고 디가.” “그런 것 아니라, 아무 선생 제는 일곱 난 아이도 우태 디로 무히 안댕기다(데려서 다니다가) 왓는디(왔는데) 우리 집 아으덜은 아도(약아도) 말 아니 듣는다고 내가 햇다.” 그거 어디냐고 니까 아무디라고. 기영연 그디(거기) 갓어. 간(가서) 보니 제덜이 아 그 많이 잇는디 어느 놈인 처릴(줄을) 몰라. 그 아덜 싀 성제꺼진(세 형제까지는) 간 모양인디. 간 보니 엿날은 그 손님이 들면은 잘 멕이다가(먹이다가), 조금 일름난(이름난) 집의서(집에서) 멕이다가 오리 장 바끠서(밖에서) 짐을 내여다가 전별해 줫던 모양이쥬. 어떵(어떠한) 말인지 몰르쥬마는(모르지마는). 기영해서 이리저리 눈치 보는디(보는데) 그 아은 들어가난 써(벌써) 눈칠 알고 선생도 눈칠 알고, 다른 제덜은딱(모두) 앚안(앉아서) 글덜만(글들만) 익고(읽고). 아 이 놈은 어느 건고 어느 건고 다가 보니 어린 아이라고 고 돼양진(똑똑한) 게 그것바끠 엇이니 그거라. [낮은 목소리로] 이거 아미영여도(아무리하여도) 갈 땐 아당(데려다가) 죽여 불자고(버리자고). 랜 장군덜이니 뭐 제덜 멧 개(몇개) 들어봣자 건 뭐 의엇이 해여냉길(해넘길) 걸로 각오고 곧 해여냉겨 불자고(버리자고). 살 만이(만큼) 살아지니, “선생, 우리덜은 가요.” “가 시라(가 있어라).” “게문(그러면) 누게가(누구가) 짐은 저레(저리로) 웬겨(옮겨) 줄거냐?”고. 대답는 사이 셔(있어)? 아무도 엇어. 일곱 난 가이(그 아이)가 “제가 웬기겟읍니다(옮기겠읍니다).” [아주 낮은 목소리로] 기영아녀도(그렇지 않아도) 안타까운디 죽게 생겻구나. 선생이 들안(걱정해). 기연디(그런데) 이놈이 젼(져서) 앞이서 딱딱 가. 앞이 가 가니 이놈덜이(이놈들이) 롼(루안)(따라서) 지꺼져서(기뻐서) 이젠 요거 뽑안 나완 좋다고 해서 가는디 아 이젠 지네지(자기네들끼리) 어느 목에 강(가서) 죽이꼬(죽일꼬) 의논을 엿다 말이여. 여가니 이젠 떨어지멍 이 말 듣쟁(듣자고) 문 이놈덜은 또 앞으로 강(가서) 의논쟁(의논하려) 곡 기영니 떨어지문 앞더레(앞으로) 가곡, 앞이 가문 뒤테레(뒤로) 가곡 멍 이 놈덜이 의논을 랴고 여. 턱게 부련(부려서) 쉬멍(쉬면서), “제기랄 이 놈의 짐충(4)-짐을 날라다 주면서 사는 품팔이. 짐품.- 노롯도 믓여 먹겟네.” “왜 그래? 왜냐?” “앙이(아니) 놈의(남의) 짐충 노롯여도 닮암직이(5)-직역하면 ‘닮을 듯하게’이지만, ‘그럴 듯하게’, ‘성실하게’란 뜻으로 쓰인다.- 지. 아무디 도독이 그 재주가-그 도독놈의 집을 아는 모양이지- 아무 대감네 집이 도독질 게 잇엇는디 그런 것을 해여 먹으문(먹으면) 해여 먹지, 짐충질 해서 내가 못살겟다.” 고. [조사자: ‘짐충’이라는 건마씸?] 짐 져다 주는 거. 짐 져당(져다가) 아무이지(아무데까지) 강 전별여 주는 모양이지. 기영니 그걸 못해 먹겟다고 니 도독놈덜이, “대감네집이 보물덜(보물들)이 많이 잇다고 는디 어디 잇는 줄 알겟느냐?” “아이 그거야. 알므로(알고말고). 내가 가문 그까짓거야 문제가 잇느 냐?” 기영니 우선 도독덜이니까 재줄 알기 위해서, “그러면 나고 찌(같이) 가서 그걸 날(나에게) 열(하여) 줄 테냐?” “아 걱정 말라.” 그래서 이제는 그 놈을 기로 연(하였어). (6)-그 도둑질을 하기로 했어.- 약속을 연, “그걸 알 테문(터이면) 당신네 친척 뒈는(되는) 사름이랑 다 모여 오문 그 기술을 말해 주마.” 그래서 이제는, -그거 몬저(먼저) 을 말 말제에(나중에) 아졈구나(말해지는구나), 도독 그 집이 가서 이제는 턱 들어갓다 말이여. 방이(방에) 들어가서, 가멍 그 문이 아홉문이더라 여, 그 보물 신(있는) 디가(데가). 아홉문인디, 아홉문을 다 이젠 들어가서 가멍(가면서) 통쉐(자물쇠)로 췌아 뒁(잠가 두고) 나가라고. 도독질은 그 놈덜 여 주난 들런 나가고. 그 문속에 들어가서 도독질여 줜 가는 놈덜 보고 그 아홉문을 다 통쉐로 문 췌아두고 나가라 니 그놈덜은 지꺼진다(기뻐한다) 말이여. 도독놈덜은 연(하여서)(7)-도둑질을 하여서.- 나가니, 이 아은 기가 죽이지 아녀도(아니해도) 이디서 죽게 마련이라. 가두와 버리니까. 기연 죽게 마련인디, 아 이젠 그디서 이신디 밤중만에는 아 이놈이 호칭을 기를 그 대감 일름을 알앗던 모양이여, 대감 일름을 알아서, “아무 대감아! 대감아!” 해서 불르니, 대감은 그 보물 잇는 금고에서 소리라. 가분(잠가 버린) 금고에서 들어간 보니 글로(거기서) 소리가 나. 소리가 나는디, 도독질래 들어간, -오래여 노난(놓으니) 바꾸완(바꾸어서) 말여점져(말해지는구나). 금고에서 종이로 도폭을 맨들어(만들어) 달라고. 도폭을 맨들안 입언 그디 들어앚아둠서(들어앉아 있으면서) 대감보고 야단니 대감이 오란 보니 그디서 이젠, “어떤 일입니까?” 연 금고신디 들으니, “나를 정결처(淨潔處)에 가서, 삼십 년만썩 번썩은 영여사(이리해야) 내가 정신 려서(차려서) 너를 부강을 시겨(시켜) 줄노라(주겠노라). 그러니 아주 깨끗 딜로(데로) 가서 꿰양(고이) 모셧다가 밤 지퍼(깊어) 가겅(가거든) 또 들여 오라. 샛날 뒈겅(되거든) 들여오라.” “예 그러것읍니다.” 종놈덜 보고 시기니(시키니) 꿰양 가매(가마)에 모사단(모셔다가) 정결처에 간 놧다가 딜여오기로 연 간(가서) 놘(놓았어). 아 이젠 아 그 놈이 또 도독놈의 집일(집엘) 들어갓어. 내여놔 주니까 도독놈의 집일 들어갓어. 아 그 완전히 살고 왓다 말이여. “어떵연(어떻게 하여) 기영(그리) 뒈더냐?” “거 뭐 드나드는 게 걱정 잇느냐? 문덜(문들) 다 췌앗쥬마는(잠갔지마는) 나오라가문 그냥 아진다.” “그 기술을 아도라(말해 달라).” 그 기술을 아달라 니 어 그리라고 이제는, “너네 일가친척 그 사둔찌릴지라도(사돈붙이일지라도) 너왕(너와) 뜬(같은) 음는 가까운 사름이랑 다 데려오라.” 고. 아마 삼백 멩 들어갓던 모양이여. 이젠 너네 각기짓석(제각기) 올(絲條)로 요만이(요만큼) 진거(살찐 것) 서 발썩만(세 발씩만) 다 각기 여오라고. 나이(하나가) 올로 서 발썩사 거라게(것이겠는가). 옛날 모멘(木綿)덜 때에. 기영해서 이제 져 오니까 나흔(하나는) (팔) 절박(결박)을 딱 여 놓고 이대롬(이대로) (팔을) 끼멍(끼면서) 연잇어(연이어) 무끄라고. 지네덜끼리(자기네들끼리) 다 이젠 무꺼(묶었어). 허석이 무끈 건 히(단단히) 요처록(요처럼) 무끄라고 해서. 저영(저렇게) 질찌런이(나란히) 삼백 멩 무꺼노니(묶어 놓으니), “이젠 앞으로 걸으멍(걸으면서) 연구해 보라.” 고. 연굴 햄시문(하고 있으면) 요영(요리로) 글라(가자), 저영(저리로) 글라 멍(하면서) 연굴 랜(하라고) 드리(마구) 으난(말하니까), 그 연구만 잰 도독놈덜이라 어디레 가는 체리도(줄도) 몰르고 가랜(가라고) 는 대로만 드리 가단(가다가) 보니 이제 뜨문(같으면) 헌벵(憲兵) 무뚱(문앞)엘 가졋어. 짝 들어간, “어떤 도독놈 다바찌니깐(갖다 바치니까) 이놈덜 처리라.” 고 니 앙이(아니) 그 도독놈덜이옌(도둑놈들이라고) 을(하기를) 민(하면) 겁이 나는디 그냥덜 아와시카부댄(데려왔을까 보다고) 나가지 말잰(말려고) 쭈물쭈물해가니(우물쭈물해 가니), “다 무끄고 와시니까 걱정 말고 나오라.” 나가 보니 다 무꺼졋어. 기영연 안(몰아다가) 그 때 다 잡아낫다(잡았었다) 여. [조사자: 건 뭐 홍길동이 재주보다도 놀랍네예.] 으 글쎄, 연구가 우선. [조사자: 그 금고 속에서 호령 생각이 낫다든가예.] 그렇지. 오래여 부난(오래되어 버리니까) 잊어부런 잘 나오도(나오지도) 아니여. 일름성멩(이름성명)을 알곡 또라지게(야무지게) 문. [조사자: 일름성멩이 없는 겁주게, 없는 게 그게 좋은 겁쥬.]한국구비문학대계 9-2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