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안판관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현용준
조사장소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조사일시
1980.01.21
제보자
양형회
조사지역
제주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제를 지내고 음복을 하고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었다. ‘작은 아들의 과거’ 이야기가 끝나자, 시계 바늘은 이미 새벽 두 시를 가리켰지만, 이야기의 열기는 계속되었다. 현용필씨의 이야기가 끝나자, 양형회씨는 그와 유사한 과거 이야기가 생각났음인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졸리는 청중이 있을 것이 사실이니, 양형회씨는 졸리는 분은 가서 자도록 권하면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끄집어 내었다. 청중은 자리를 뜨려 하지 않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제주도/제주시/노형동
    분류코드: [노형동 설화 9] 
    테이프번호: T. 노형 3 앞
    조사장소: 노형동 광평
    조사일: 1980.1.21.
    조사자: 현용준
    제보자: 양형회(남, 56세)
    안판관
    * 제를 지내고 음복을 하고 이야기는 계속 진행되었다. ‘작은 아들의 과거’ 이야기가 끝나자, 시계 바늘은 이미 새벽 두 시를 가리켰지만, 이야기의 열기는 계속되었다. 현용필씨의 이야기가 끝나자, 양형회씨는 그와 유사한 과거 이야기가 생각났음인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졸리는 청중이 있을 것이 사실이니, 양형회씨는 졸리는 분은 가서 자도록 권하면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끄집어 내었다. 청중은 자리를 뜨려 하지 않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이제랑 형님네나 저 창선이 형님네나 졸압건(졸리거든) 강(가서) 눵 잡서(누워 자십시요). 나곡 이 우리 촌곡 앚아그네(앉아서) 또 멧 곡지(1)-몇 마디. 이야기나 노래의 단위를 ‘곡지’로 부름.-똑 아 뒁(말해 두고)… [일동: 웃음] [현창선: 이제 두시 반 뒈염서(되고 있어) 나 읍서(말하십시오).] 더도 말앙 난 이 제주도 어른덜 허여난 거(했던것) 기여피(기어코) 일름(이름) 내우크라(나게 하겠네). [조사자: 예, 읍서] 두 곡지만 말 주. [조사자: 예, 읍서.] 안판관, 양판관 허여난 말 두 곡지만 말쿠다(말하겠읍니다), [현창선: 양칩의(梁宅에) 높이젠(높이려고) 허염신게(하고 있고만).] [일동: 웃음] 양칩만 위허여서 말다 하니 안판관 집부떠(집부터) 주(하지요), 예.
거 우리 할으바님(할아버님), 것도 안(말해서) 들었는디 원, 어느 고을 말은 아이 아 부난(아니 말해 버리니까) 건(그것은) 모르겠어. 이걸 잘 알아얄 건디(알아야 할 것인데) [조사자: 건 몰라도 좋수다(좋습니다).] 거(그거) 지어내도 뒐 테지. [웃음] 기여고(그리고) 난 일무식(一字無識)  사람이라 노난(사람이어서) 이상케  디라그네(말한 데는) 촌이(2)-四寸이. 조사자를 가리키는 것.-거 어떵(어떻게) 문로 둘릴 디랑(돌려야 할 데는), 문로 베낄 때랑 둘러그네(돌려서) 어떻(어떻게) 말을 뒈겠꾸름(되게끔) 허여야거든. [조사자: 예예.] 거 나 은 대로만(말한 대로만) 허영은(해서는) 거 , 이거 녹음허여그네(녹음해서) 전설을 멘드는 딘(만드는 데는) 이건 아무것도 아이여. [조사자: 예, 예] 디, 안판관의 집이 어떻게 허였느냐 면,  부자(四父子)가 뒈연(되어서), 아이 삼 형젠디,  부디, 안판관 할마님도 살아 있고, 하르바님은 일조허연(3)-일찍 죽어서, 早死.-돌아가 부리고 허였는디, 그 안판관 형고, 안판관은 셋친디, (4)-둘째인데, 큰 아들. 둘째 아들, 막내아들을 큰치, 셋치, 족은치 식으로 말함.-형고 아시(아우)만 공부를 시겨서 이제 셋친 공부도 아이 시기고(아니 시키고) 이건 부려 먹기로만, 밧(밭) 갈고 그자(그저) 검질(김) 메곡 쉬(마소) 보레 뎅기곡(다니고), 부제칩(부잣집)이라도 허영, 하나은 부려먹어얀단 말이여. 허여서, 이건 공부도 아이 시기고, 그자 이건 말 잘듣는 거옌(말 잘듣는 것이라고.). 대개 말 잘 듣는 사름이 성공은 아무 제도(아무 때에도) 는 모양이여.
기여서(그래서) 그냥, 이건 ‘밧 갈라’ 민 ‘예’허영 밧 갈곡, ‘검질 메라’ 민 ‘예’허영 곡, 그 글 익은 아덜은(아들들은) 또 ‘밧 갈라, 검질 메라’민 이건 영 말기로만 단 말이여. 하, 이젠 글이나 읽으랭 허영(읽으라고 해서) 글을 익언 공부도 우알로(위 아래로) 형제는 잘 허였는디. 허여서 성내로 가 가지고 그 사장 밧들로(射場밭으로) 가 가지고 활 쏘아서 선달(先達) 무과(武料)를 본다고 허여 가지고 가게 뒈였단 말이여.
삼 부(三父子)는 그 우알로 형제고, 셋치는 일만고, 삼 부는 무과라도  번 제수 잇으면 뒐까 허여 가지고, , 과거 장중(場中)을 보레 그 성낼 들어 오랐단(들어왔단) 말이여.
들어오랐는디(들어왔는데), 이, 머, 그자, 안판관은 이런 원 ‘밧 갈라’ 민 밧 갈곡, 보리 한창 간 저슬(겨울) 때여. 보리 한창 갈 때라 말이라. 밧만 기자, 네일은 어느 밧 갈곡, 모린 어느 밧 갈곡, 그것만 예산멍 밧만 갈기로 는디, 를은(하루는) 밧을 갈안 오라시니(왔더니), 뭐, 과거 장중사(科擧場中이야) 보레 가는 디 뭣사(무엇이야) 는디 걸 모르고 밧을 갈안 오라시니, 그 안판관 할마님이 는 말이, 
“너는 어떵(어떻게) 늴도(내일도) 밧 갈레 갈 것가(갈 것이냐)?”
“계, 밧 갈레 갑주(가지오). 어떵네까(어떻게 합니까)? 나사(내야) 공부도 아니 고 그자 일만 랜 니(하라고 하니), 나 그자 밧 갈곡 검질메곡 쉬덜(마소들) 거념곡(5)-관리 하고.-허여그네(해서), 그자 아바님곡 형님곡 아시곡(아우하고) 성공허여져도 거 좋지 아이우꽈(좋지 않습니까)?”
“아이,  느(너의) 말도 옳다마는, 거 착실다. 긴 다마느네 나 음엔 섭섭허여 베다.”
“거 어쩐 말씀입이까? 할마님이 섭섭다 니.”
“그, 저, 삼 부는 늴(내일)성내로(6)-城內로. 제주 성안, 지금의 제주 시내를 말함.-가서 활 쏘앙(쏘아서)과걸 다 능구나마느네(하는구나마는), 는(너는) 그자 그것도 모르곡 구경도 갈 훼계도(생각도) 아이 곡 밧만 갈레 간다 니, 내가  느(너) 봄에(보기에) 조꼼 슬픈 기가 있다. 눈물이 난다.”
아, 것도 기영 거주. 하나만 똘리왕(7)-돌려서. 고립시켜서.-일만 랭 곡(하라고 하고), 이건, 마, 거들거려지게(8)-건들거리는 모양. 우쭐대는 모양.-그자 공부허영 과거 장중 보렐 가니 뭣니 풀쌍허여 베거든(불쌍해 뵈거든). 니  할망이(할머니가) 눈물이 나거든.
“느(너) 보메(보기에) 눈물이 난다. 슬픈 기가 난다.”
이렇게 하거 든.
“그럽니까, 그러면 늴(내일), 거, 늴(내일) 밧 갈미나(밭 갈기나) 모리(모레) 밧 갈미나, 이거 보리 갈믄(갈기는) 한걸지 아니니까. 니 그저, 늴 강(가서) 구경이나 겠수다.”
“기여(그래), 강(가서) 구경이나 라. 과거랑 못 지언정.”
할망도  똑똑 할망이주. 보통 할망이 아니랐주(아니었지).
“기여 거 착다(착하다). 강 보라. 그렇게 찬실 아이가 아방이영(아버지랑) 성이영(형이랑) 아시영(아우랑) 가그네(가서) 노는디 강 구경도 못컷가(못하겠느냐). 구경이랑 강 허여 오라. 늴 갈 거 모리도 갈곡 글피도 간다.”
“기영 쿠다(그리 하겠읍니다).”
(이렇게) 앉안 곰곰이 싱각허연 보니 분거든. 할마님 기영(그렇게) 앙(말해서) 생각허연 보니, ‘아, 나는 무슨 줴(罪)로 일만 기영(그렇게) 시기곡 당신네덜은 그렇게 공부도 막 곡, 기냥(그저) 머, 놀 때도 놀아가곡, 과거 장중을 다 보곡 는디, 난 늴도(내일도) 밧 갈곡 모리도 밧 갈곡 글피도 밧 같곡, 밧만 이렇게 갈게 뒈는고’ 허여서 ‘에, 떼려 치우고 내가 려서 간다’ 고, 
가는디, 아마 그 아방네가(아버지네가) 성내 가민 주인허영(9)-주인해서. 아는 집에 유숙함을 ‘주인다’고 함.-밤 자는 디가 있던 모양이라. 그, 원, 어느 집산디(집인지) 몰랐는디, 아며도(아무래도) 거 안칩의서는(安宅에서는) 양반이고, 지위는 저 호반(虎班)의 집, 아전의(衙前의) 집, (10)-성내에 유숙하는 집이 아전의 집이라는 말.-아전의 집이 뒈여서 조꼼 하찔 뒈는 집인디, 간(가서), 밤중의 들어가가지고, 거, 밤의 참, 자는 디 거, 내가 왔노랭 허영(왔노라고 해서) 들어가기도 뭘 고 니, 문깐에 보니 남방애(절구방아)가 시니(있으니) 기냥(그저) 춥고 무스거 허여도(뭐해도) 그자 몸도 허였던라(단단 했던지), 그만큼 뒈젠 니(되려고 하니), 남방애에 턱 누웠거든.
그디(거기) 주인이  자는디 눈 설메에 문깐에 무슨 방애쌀이 불이 훤게 싸져(켜져), 
‘아, 이게 어떤 일인고’허연(해서) 눈을 턴(떠서) 보니 아무 것도 없어.
‘거 이상하다.’
그제는 , 옷이영(옷이랑) 벗언 눴다가 옷 려 입고(줏어 입고) 신 신고 허여네(해서) 문깐에 간 보니, 아, 남방애에 사름이 하나 누었어(누웠어).
“이거 누굽니까?”
 거, 아전이나네(아전이니까) 양반이나 완(와서) 누어시카부댄(누웠는가보다고). 아며도(아무래도) 양반은 보민 그 때에 무시였거든(무서위 했거든).
“누굽니까?”
“아, 저, 난 안 아무가이라.”
“아이고, 안 생완(安生員). 아무 셋 생완(둘재 생원)이로고나계, 우리 집은계, 거 참, 부모 식지간이나 다름 읏은(없는)집 아닙니까계. 저 안테레(안으로) 들어 오십서.”
“ 자는디 머,  께우기도 싫고, 이디서 그자(그저) 밤 오래고 허연 (이렇게) 남방애에라도 누었주.”
“아, 올라옵서. 올라옵서.”
“들어가주.”
허연 들어간(들어가서), 이젠 밤도 짚으고 이레(이리) 눕센 허연(누우십사고 해서) 그냥 자리영(자리랑) 잘 허여 주고 허연 누었는디, 뒤숭숭 주인네가 말는 걸 들으니 할망을(11)-할머니를, 부인을 일컫는 말임.-불러네(불러서) 짹이(쌀짝하게) 는 말이, 
“꼭 이번에 저 셋 생완이 과거를  테이니까, 이제 나 는대로(말하는 대로) 똑 허여라.”고.
“허여야, 우리가, 과거를 허영(해서) 나사민(나서면) 그 덕도 본다”고 니, 
“어떻게 니까?” 니, 
“웨곳 (12)-보리나 조를 섞지 않은 순수한 白米.-을 놓아가지고, 백미를 놓아서, 웨곳 로 밥을 고, 밥을 는디 때일 남은(땔 나무는) 뭣으로 느냐 며는 방앳귀(절구)가 그렇게 아깝주마네(아깝지만) 그 남방앳귀를 멧개 깨여가지고 밥을 허영 주며는 이 사름은 틀림읏이 과거를  것이라.”
그 방애쌀 불(13)-밤에 절구 방아에 훤히 켜진 불로 보이는 일종의 귀화(鬼火).-이 훤  것을 봐 가지고 그걸로 주인이 알안(알았어). 그, 아전은 아전이주마느네(아전이지마는) 눈치가 영리 이주. 그리 쿠댄(하겠읍니다고) 허연, 허였는디 할망이 똑 웨곳 밥 허연 동그랑케(14)-일을 완전하고 말끔하게 한 모양.-상려다 놓고, 그 짇을컨(땔감은) 하르방이(15)-할아버지가, 남편을 일컫는 것임.-방앳귀(절구) 깨연 주니까니 그걸로 허여네 줬단 말이여. 주언 니, 그 옛날도 장난거리, 이젠 어떵(어떻고) 옛날은 어떵, 옛날도곈 장난걸이덜이… [현창선: 장난이 시방보다(지금보다) 더 심허여서계, 옛날이.] 
응, 기영 디(그리 했는데) 활을 쏘아가지고 성공을 못민 그 눈을 잘 벨랑(벌려서) 보라고 댓가지 모도(모두) 허여당 놨당(해다 놓았다가) 양 눈  벨르곡(이렇게 벌리고), 코  딱 바래영(바라지게 해서) 벨르곡(벌리고) 입  허영(이렇게 해서) 벨르곡,  시간인가 벌 세와그네(세워서). 허허허.
[현창선: 합격 아니허여도 벌이 싰고나(있구나). 하하하하.] 
합격 아이민(아니하면) 벌로 기영허영(그렇게 해서), 허허허허. 세왔는디, 거 장난거리지 뭐.
기여서 디, 기영 허여네(그래 해서) 이제, 활은 무슨 쏘아 봐서(봤어)? 쏘아보도 아이허였는디(아니했는데), (16)-그 둘째 아들이 활을 쏘아 보지 않았다는 말.-그 주인이 그걸 알아가지고, 
“활 쏘을 때는, ” 수건을 하나 주면서, 
“이 수건을 앚엉 강(가지고 가서)  허영으네(이렇게 해서) 얼굴을  쓸어서 허리에 차 두고, 활을 어느 착(어느 쪽) 손에 줴여가지고 화살을 어느 착 손에 어느 손뿌리로(손가락 끝으로)  대여가지고 이렇게 발아가지고(잡아당겨서) 힘 줘서 탁 쏘으며는, 활에 울려서 잘못민 사름이 쓸어집니다. 니, 그것을 멩심허여서 쓸어지지만 말아서  번 쏘으며는, 쏘아 보며는 알 것입니다. 틀림읏이 과거 할 겁니다.”고.
“아 그럴거냐.”
고 허여서.
이제는, 느지마지기(느지막하게) 그자, 그 아방네(아버지네), 형네, 아시넨(아우네는) 모도 활을  번썩 쏘아난 그떼(끝에) 들어간 보니 머, 아방이영(아버지랑), 형이영 아시영은(아우랑은) 눈 벨르고(벌리고), 코 벨르고, 
 입 벨르고 울럿이(우두커니) 산 잇어(서 있어). 원 볼상 그른단(보기에 흉하단) 말이여. [청중: 웃음.] 놈덜은(남들은) 드러 구경군덜이영 웃음만덜 드러(마구) 고, 이젠, 
“안 아무가이가 들어왔읍니다.”
“어떠난 이거 원 생각 읏인(생각 외엣) 사름이 들어와시니(들어왔느냐)? 이 사름은 공부도 아이 허여실 건디(아니 했을 것인데).”
“아, 거 공부나 아이나 우리 아바님네 우리 형님네 아시네 오라서(와서) 못 니, 분기 제와서, (17)-憤氣겨워서. 분을 참지 못해서의 뜻.-나는 공부도 못허였읍니다마는 왔읍니다.”
니, 
“어,  번 쏘아 보라.”
니, 그 주인 는 대로(말하는 대로) 그 수건으로  허연(이렇게 해서) 얼굴을 댓겨 가면서(닦아 가면서) 떡게 허릿띠에 차 두고, 그자(그저), 예사 뒈젠 니(되려고 하니) 뭐 떨리도 아이고 예사 활을 발안(잡아당겨) 는 거 보니, 
“아, 공분 아이 듯디, 이 사름이 공불  모양이여.”
탁 쏘니 당장 직통으로 간 그 목푤 맞난(맞는단) 말이여. 하, 이거 머 그 때 코 벨르고 눈 벨르고 허였다네(했다가) 아방네 형네 아시넨 그 주인네 집읠 들어가 부렸는디, 탁하게 쏘으니 그 목표를 맞이니 북을 덩덩 치니, 아이 , (18)-‘아이, 참’하고서 말한 것을 정정하고 있음. 즉 아버지만 유숙하는 집에 들어오고 형과 아우는 장중 현장에 벌을 서고 있었다고.-그 아방만(아버지만) 들어오란(들어와서), 들어오란 앚았는디, 
“큰아이나 뒈여신가(되었는가)?”
또 한 번 탁 쏘으니, 또 북을 덩덩 치니, 
“이거 누게(누가) 아명허여도(아무래도) 우리 아이 어느 거 하나 뒈염신가(되고 있는가)?”
싀 번을(세 번을) 쏘으니, 싀 번을 다시 북을 덩덩 쳐.
“아무라도 우리 아이 뒈나 아무가 뒈나, 이번은 누게가(누구가) 뒈는 모양이여.”
말짜인(끝엔) 뒈연 온 건(되어 온 것은) 보니 뭐 형도 아시도 아이 뒈고, 이건 뭐 일짜무식고 활 공부도 아이 시기곡(아니 시키고) 이건 뭐 내부린게(내버린 것이) 뒈였단 말이여.
“이거 , 이상하다. 그거 참 복력이여  게 이상 것이라. 이거 뒐 놈은 아이 뒈고, 싀상 공부도 아이곡 활이 뭣인지 모른 놈은 뒈니 이거  이상다.”
그젠 뭐 보리 갈레(갈러) 뎅김이랑 마랑(19)-다님은 그만두고.-뭐 과거 봄 시작난(시작하니) 치(전혀) 뭐 들어쏘아 둰(들어던져 두고) 나산(나서서) 출입곡(20)-出入하고. 도회지, 외지등에 출입함을 뜻함.-무스거 는디.
또 이제는 서울로 또 과거(科擧) 장중(場中) 날이 있다 는디, 판관(判官) 과거를, 이제 장중을 본다 는 말을 들어가지고,  번 얻어먹어 보니, ‘또 이번도 가민 내가 제수 조민(재수가 좋으면) 뒐 거 아이냐. 뭐 글이옌 (글이라고 한) 건 원 몰라도.’ 허였는디.
그 때예도 그 아방네 고 형제는, 또 우알로(위 아래로) 형제는 또 갔지. ‘이번이나 가서 우리가 뒐 건가? 셋아은  무과(武科)라도  과 했건마는 우리가 하나 경허여도 뒐 테이주’ 허연 가는디, 뒤예 라갔단(따라갔단) 말이여.
“질도(길도) 모르고 니 그냥(그저) 가는디 구경이나 가겠읍니다.”
하고 라갔는디, 아방넨 (이렇게) 시관(試官)이 오랐다(왔다) 니 나가는디, 먼 발로(먼 발치로) 이녁은 글도 모르고 니 구경이나 젠(하려고)  가는 디, 먼 발로 멀리 떨어졌지.
떨어졌는디 어떠 제상가의 집 아 초립동이가, 초립동이 소년이 확 넘어가거니 돗껭이(회오리 바람) 주제(21)-비나 바람이 한 번 지나가는 것을 세는 단위.-가 훙더니 무슨 글작이(22)-글을 쓴 종이 조각이.-불려 오거든. ‘타(옳지), 이번도 제수가 좋암직 다(좋을 것 같다).’
이제는 그걸 가지고 들어가네(들어가서), 이젠, 이건 뭐, 놈(남) 지은 글마, 초립동이가 일러 부린(잃어 버린) 글이라 말이여, 그 돗껭이 주제예. 일러 부리난 안판관은 그걸 봐 가지고 그냥, 이제 글을 지은 걸 들이라 니 시관안티(試官한테) 딱(모두) 드리는디, 그자 이녘(자기) 일룸만(이름만) 얼그리는 첵허연(얼버무려 쓰는 척해서) 드리쳔(집어넣어) 내 부렸단 말이여. 드리쳔 내 부림 뿐(집어넣어 내 버리기 뿐) 허여서 뭐, 그자 뒐 사름이난 천연허연, 어디 그자 , 여관에 간 앚아 부렀댄(앉아 버렸단) 말이여.
옛날도 여관이사 셔십주기계(있었읍지오). 장중(場中) 보례 뎅기는 마당에 여관이 셔십주(있었읍지오). 여관에 간 턱 앉아 부렀는디, 아이고 나야더리, (23)-일이 잘 안 되었거나 의외의 일을 당했을 때 내는 감탄사.-글만 드려 뭔(드려 두고) 뭐, 안판관 일름에(이름에) 판관은 딱 나오랐단(나왔단) 말이여. 디 뭐, 이거 뭐, 사름이 셔야지(있어야지).
“안 아무가이 나오라.”
니, 나오라(나와)? 뭐 여관에 간(가서) 앚아 부리니(앉아 버리니) 뭐 나올 게 뭐여. 니 이걸 아 들이랜(찾아 들이라고) 니, 그디 저디(거기 저기) 여관마다 단 보니,  여관에 간, 
“안 아무가이 있느냐.”
곤 니, 아, 이거 무슨 벌 주젠(주려고) 허염신고(하고 있는가)’ 허연
“나 안 아무가이노라.”니, 
“시관이(試官이) 곧 불러들이라.”
고 다고. ‘아, 이거 무슨 벌을 주젠(주려고) 허염신고(하고 있는고)’ 허연 가시니(갔더니), 뭐, 하, 판관뒈였다고 허연 탁 내쳔. 판관 허여네(해서) 제주 판관으로 들어 오더라 허여. [청중: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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