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김봉남씨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에 온 제보자에게 이야기를 청하자 최고운전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조사자가 그것도 좋지마는 먼저 어렸을 때에 들어서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부터 하라고 하자 잠시 생각한 후에 들려준 이야기다. 구연하는 동안 조사자를 쳐다보면서 동의를 구했고, 말소리가 힘이 없는 편이었는데 건강이 나빠서 그렇다고 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북도/옥구군/나포면 분류코드: [나포면 설화 17] 테이프번호: T. 나포 4 앞~뒤 조사장소: 서포리 원서포 조사일: 1982.8.16. 조사자: 박순호, 이홍 제보자: 유복동(남, 74세) 어머니한테 쫓긴 형제 * 김봉남씨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에 온 제보자에게 이야기를 청하자 최고운전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조사자가 그것도 좋지마는 먼저 어렸을 때에 들어서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부터 하라고 하자 잠시 생각한 후에 들려준 이야기다. 구연하는 동안 조사자를 쳐다보면서 동의를 구했고, 말소리가 힘이 없는 편이었는데 건강이 나빠서 그렇다고 했다. * 옛날에 정승이라는 분네가, 근디 그 사람이 아들 형제를 낳고 정승이 죽었든개벼. 근게 정승 부인이 인자 그것들을 대리꼬 세월을 보내고 키고 있는디. 근게 큰아들은 한 열서너살 먹고 적은놈은 한 여남살(열 살 가량) 먹었어. 근디 그것들 참 부르먼 날르까 쥐먼 꺼지까 이렇게 키는 판이여. 이렇게 키고 사는디. 아, 뒷절 중놈이 가만이 이렇게 정승네 마느랠 치다 본게 참 일색(一色)이고 이뻐. 근디 요것을 좀 낚어야 한번이나 맛보야겄는디 어찌게야(어떻게 해야) 보까 연구를 허는 중인디, 하루는 이놈이 인자 바랑을 짊어지고 인자 그집이로 동냥을 허로 갔어. 가서, “이댁에 동냥 주쇼.” 헌게, 즈 어머니가 아들들이 하도 귀헌게 저 복찌깨여다 인자 큰아들 열서너살 먹었놈기다 인자 쌀을 한복찌깨 떠서 갖다 중 주라고 준게 그 동생 한 여남살 먹은 놈도, “엄마 나도 갖다 준다.” 고. 그런게 물론 줄거 아니어? 준게 둘이 쌀 한복찌깨씩 갖고서 인제 중주러 대문앜으 가닌게, 갖고 가서 준게 중놈이 받던 않고 물그럼이 한참 치다 보더니 [청중: 속셈이 있은게.] “그놈 참 인물은 잘나고 참 잘났는디 명이 단명허고나.” 허고선 받도 않고 그냥 가. [조사자: 작은 애를?] 아들 둘 보고. 아, 그런게 인자 그 아들이 인자 그 쌀을 도로 갖고 오거든? 그 즈 어머니가 “왜. 너, 중 쌀 주란게 안주고 그냥 갖고 오냐.” 근게. 큰아들, 큰 놈 말이, “아, 엄니(어머니) 쌀을 준게 받던 않고 도련님들 내기는 잘 났는디 단명허다고대요. 그러고선 그냥 쌀도 안받고 그냥 가더라.” 고 근게 즈 어매가 그 소리를 들은게 참 기맥히지. 세상으 그것만 바라고서 사는디 단명허다니 그것 참 큰일 날 소리 아녀? 근디 이 중놈은 무신 꾀가 있는고니 싸게 싸게도 안가고 말여. 느리디 느릿 간단 말여. 하인 몸종을 불러서 인자 “네가 가서 대사를 좀 이리 데리오라.” 근게 이놈이 쫓아가서, “대사, 대사” 불른게, “왜 그러시요.” “나 우리 저 마님이 좀 모시고 오라고니 하냥(같이) 가자.” “갈 것 없읍니다. 도련님은 명이 단명이오. 갈 것 없어요. 그만 들어가십시요.” “아, 안된다.” 고 꼭 붙잡고서 그냥 가자네. 아, 그리서 인자 데리꼬 가서 그 첫번이는 인자 그 몸종을 시기서(시켜서), “그 대사가 단명헐 줄 알으며는 명 잇을 줄도 알을틴게 단명 잇는 법을 좀 일러달라.” “예, 잇는 법도 있는디 그 애롭니다(어렵습니다).” “그 애론게 뭣이 애롭단 말이냐?” 곤게, “저 도련님들은 나를 따라서 우리 절이서 삼년을 공부혀야 명이 잇어지지 그렇지 않으믄 못잇습니다. “ 아, 그린게 그 마느래가 그 소릴 들은게 안보내머는 아들들 명이 짤룹고 보내먼 이것 참 안보먼 살덜못허겄어. 보고 싶어서. 아, 이것 큰일났거든. 그나(그러나) 아무리 생각히도 죽이는 것 보담은 보내, 따러 보내는게 낫지 않겄어? “그저 대사를 따러 보낼트니 우리 아들 좀 잘 보호해서 명을 좀 잇어달라.” 고. 아, 그리서 그놈들 형제를 중을 따러 보냈어. 보낸게 중놈이 그놈덜을 데리꼬 가서 공부를 시기는디 참 솔찬히 참 되게 시기든 게비여. 즈집이 인자 가고 잪으게(싶게) 허니라고. 아, 인자 절로 보내고, 아덜들 절로 보내고 공부 시기로 보내고서는 즈 어매가 아덜들이 보고 잪어서 죽겄네. 아, 지발(제발) 좀 한번 왔다 가라고도 중놈이 보내주간디? 안보내쥐. 아, 그런게 결국은 인자 즈 어매가 인자 병나서 죽겄다 허고 인자 그 편지가 왔단 말여. 아, 그런게 중놈이 하루는, “야, 느 어매가 느덜 보고 잪어 죽겄다는디 니얄(내일) 가. 가는디 아침 일찌감치 여그서 밥 먹고가서 니얄 점심만이 느 집이서 점심 먹고서 오니라. 만일 그리야 공부가 되지 그렇지 않으먼 연대(지금까지) 공부 헌것이 헛 것 된게로 꼭 지키라.” 아, 그서 인자 즈 집이 간게 아덜(아들) 보고 잪어서 병 났던 놈으 병이라 즈 아덜 보먼 낫지 별거 있어. 아, 즈 아덜 간게 아들을 붙잡고 참 울고 참 눈물 글렁허고(글성거리고) 기맥히게 반가헌단 말여. 아, 그서 인자 그 이튿날 하리(하루) 저녁 자고서 아침 먹고서는 이놈덜이 갈려고거든? 아즈매(자기네 어머니)가 얼른 가라고 허겄소? “야, 조매(조금) 더 있다 가.” “아니요. 선상님(선생님)이 오전, 지금으로 허먼 말여, 한 아홉시나 열시나 고때 오라고 혔은게 그때 가야겄다.” 고. 아, 그리도 안보내여. “느그 산상님이 물론 느그(너희들) 안가먼 오실티니 느 선상님더러 내가 물어볼 말이 있은게 느덜 선상님 오드락 여그서 있으라. “ 고. 와, 이놈이 한 아홉시여 오라곤 놈이 아홉시 반쯤 된게 달랑달랑 왔단 말여 중놈이. 아, 와서 그놈덜 보고서 설명을 기맥히게 혀. “야 이놈덜 내가 내동(내내) 아홉 시먼 도착허라곴드니 아놈들 연대(여태까지) 안오고 뭣했냐 말여. 느놈덜 연대 공부헌 것이 헛 것 아니야.” 고. 아, 설명을 기맥히게 허거든? 근게 그때 대감네 마느래가 떡 나섰어. “여보 대사. 이 아덜을 그 대사네 절로만 가서 공부허먼 명이 잇어지고 우리집이서 공부허먼 명을 못잇는 거요?“ 그렇게 떡 묻거든? 근게 대사놈이, “예, 댁이서 공부혀도 잇을 수가 잇지요.” 그것만 배래고 허는 놈이거든 중놈은. “아, 그러믄 좋다. 그러믄 우리집 사랑을 내 하나 치어줄터니 그 사랑으서 공부 시기고 야들 명을 좀 잇어달라.” 고. 하, 이놈이 참 생각헌게 참 기맥히게 참 좋지 중놈이. 아, 그리서 인자 이놈덜 공부를 시기는디 낮이는 시원찮게 시기지만 저녁은 새복(새벽) 한 두시 시시(세 시) 되드락 그놈덜 잠못자게 데리꼬 공부를 시기고 있네. 그런게 인자 나중으 한 두시나 된 뒤, “느덜 가 자거라.” 허믄 그 놈덜이 그냥 제 정신없이 가 잔단 말여. 죽여도 물라. 아, 인자 그렇게 그럭 저럭 한달을 한달찜이나 되었던가 하룻저녁은 늦었어. 정신 없이 자는디 여름이라 아, 그것 대감네 마느래 자는 시문(柴門, 사립문)을 떡 들어간게 대감네 마느래가 옷 활짝 벗고 단속것만 하나 입고 두 다리 짝 벌리고 자는디 어찌겄어 기맥히지. 아이고 중놈이 치다본게 막 정신이 아쩔허고 어쩔줄을 모르겄어. 에라 작것 한번 들어간다. 이놈이 들어가서 말여 떡 걸터타고서, “소승 문안이요.” 그맀단 말여. 아, 근디 여자가 깜짝 놀래서 본게 중놈이 걸터타고 있어. 그린게나 가만히 생각헌게 이것 발포를 허머는 자기도 우세요 중놈도 죽고, 그 자기 아들 명도 못잇거든, 에라 작것 한번 눈 좀 감어줘야겄다. “야, 오늘 저녁 한번은 내가 용서를 허는 것인디 이 앞으로 다시 범람헐 맘을 먹지 말라.” “하! 소승 그러겄읍니다.” 아이 이놈이 그날 저녁으 거그서 잘 재밌게 자고. 아, 그 보리쌀 건져 먹는 쥐새끼가 하릿저녁만 가겄어. 근게 저녁마닥 들랑날랑 헌단 말여. 아, 그 여자도 젊은 여자 나이 한 삼십살 먹은 놈이 한 삼년 굶었다가 참 맛본게 돼야지고기(돼지고기) 볶아먹은 폭은 되야. 아, 그서 그럭 저럭 한삼년 지내도 큰머심애는 한 열대여섯살 먹고 적은 머심애는 열서너살 먹었는디, 인자 이걸 소문을 내갖고서 [말을 바꿔서] 깔작깔짝 그렇게믄 인자 큰머심애는 눈치 챌 것 아녀. 물론 중놈허고 즈 어매고 인자 가깝게 지내는 걸 눈치 챘지. 아, 이것들을 어떻게 처치헐 맴이 나. 애편네가 없일 맴이 나. 자식들을. 그런게 인자 하루는 인자 아프네, 인자 아프네, 인자 생병을 드러눠서는 점쟁이를 하나 오라고 힜어. 점쟁이가 인자 참 그집이서 상대도 많이 허든개비여. 그넥 빚 가진걸 다 내놈서, “자네가 우리집이서 가지간 돈이 암만여(얼마여) 근게 이것 내 자네가 내말만 꼭 들으먼 내 이것 탕감(蕩減)도 해주고 논 한섬지기를 줄틴게 자네가 내말만 꼭[말을 바꿔서] 나 허라는대로만 허라.” 고. 아, 얼매나 존(좋은) 일여. “그러라.” 고.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병이 났는디. 아무약을 써도 못낫어. 근디 어서(어디서) 물어보닌게 저 자식들 간을 내서 먹어야 낫는대야. 그런다니 자네가 그렇게 소문을 퍼트려 달라.” 고. 그것 참 사람으로서는 못헐 노릇이지. 그도만(그렇지만) 그렇게 안허먼 인자 돈도 못생기고, 돈도 갚어주어야는디, “아 그렇게 허라.” 고. 그 인자 그 소문을 퍼트린단 말여. 그고서 인자 퍼뜨리기만 혔지. 그놈을 잡으야지. 그것들을 잡으야 어떻게 배지(배) 갈러서 간을 내지. 근디 그동네 정푀수라는 푀수(포수)가 하나 살어. 근디 푀수라는 사람이 참 논섬지기나 짓고 참 푀수질 근간이 허고 혀서 참 돈 백이나 뫼고 사는디 그전이,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전이는 푀수나 이런 저 하층사람들은 된뫼고 못살었어. 먼 거식헌 놈덜이 인자 갖다 먹고서는 가져만 가지 주던 안혀. 그 정씨를 불러다 놓고서는, 불렀어 오라고. 근게 정씨가 가서는, “아, 마님 뭘라고 불렀읍니까?” “아, 들오라.” 고. “아니요. 어느 안전이라고 거그를 들어가. 아니요.” “내가 들오라는디 무슨 상관이 있어. 들오라.” 고. 이놈 들어다 방 아랫묵으다 않혀놓고 좋은 주안상으다 좋은 술로 잭신(작신, 몽땅) 멕였단 말여. 멕이고서는, “자네가 내가 보닌게 우리집 논도 논섬지기나 짓고 돈도 멫백냥 가지간 것이 있어. 그걸 자네가 내 말만 꼭 들으머는 내가 그놈 탕감히주고 그 참 자네 후이 편허게 살게 히줄테니 자네가 내말만 들을라냐?” 고. 아, 그것 마다고 헐 사람이 어디가 있어. 그 거시기는 몰르고, “아, 그러라.” “그러먼 다른 것이 아니라 병이 죽을 병이 들었네. 근디 점쟁이한티 점을 허닌게로 저 우리집 애들 형제 죽여서 간을 내서 먹어야 살지 글않으믄 죽는대야. 근다니(그런다니) 그 사람으로서는 못헐 노릇이지마는 아, 자식은 또 내가 나중으 후가(後嫁) 가서 나먼 자식이고 나는 죽으먼 그만 아니냐. 내가 자식을 죽이서라도 간을 먹고 내 병을 낫어야겄다고, 그러니 자네가 내가 니얄 새복으 어둑 어둑….” 근게 즉 말허자믄 지금으로 허믄 저 원생이네 집 같은디가, 인자 저 대감네 집이먼 뫼는 저 인식이네 집터가 뫼 있지? 그만치나 되든게벼.(1)-거리를 말하는게, 자기 마을에 실제 위치한 집과 묘사이를 예를 들어서 말한 것이다.- 근게 구월달찜 됐던가 인자 국화꽃이 만발히여. 정푀수기다(정포수에게), “내가 점을 헌게 저 대감네 산소에 가서 국화꽃을 끊어다가 먹은게 낫겄디야. 그런단게(그렇다고 하니까) 거그 끊으로 가먼 그 우리 애덜 성지(형제)를 내일 새복으 거그 보낼트니 애기헐 것 없이 그냥 총놔서 죽이라고. 죽이서 그놈을 간을 내서 가조먼(가져오면) 자네 소원대로 다 히주마.” 고. 아, 그런게 그 소리를 허니 그 어찌게 될거요. 참 기가 맥히지. 그러지만 거그서 못허겄다고 반대는 못허고, “그러라.” 고. 그 즈집이 돌아와서 참 그것 어찌게(어떻게) 허겄어. 참 즉 말허자먼 참 정신이 없이 앉었은게 자기 어머니가, “아, 너 왜 거그 갖다 오더니 그렇게 실심(失心)허고 정신이 없냐?” “큰일 났습니다.” “뭣이 그렇게 큰일 나?” “내가 오늘 저녁 갔더니 그 대감네 마느라가 이러고 저러고 히요. 근디 나도 자식 있는 사람이 어찌 그것을 총 놔서 죽이겄소. 그리서 내 시방 걱정 좀 있다.” 고. 근게 자기 어머니가 가만히, “그년 환장 힜구나. 그년 시방 중놈허고, 시방 배맞어서 중놈허고 시방 살을 참인디 자식들 땜이 못살어. 근게 그것들을 없일라고는디 무신 병, 사람 병이 간내서 자식 간내서 먹고 낫는 놈 병이 어디가 있냐. 우리집이 퇴끼(토끼) 두 마리가 있어. 근게 내일 아침이 가서 물론 낼 새복으 어둑어둑 허믄 가들 성지가 와서 거그서 꽃 꺽고 있을거다. 그먼 헛총 두 방을 놓고서 집이 있는 퇴끼 잡어서 간내서 갖다줘. 그년 먹도 않고 낫었다고 헐틴게 갖다주라. “ 아, 그러고 생각헌게 참 그렇거든? 그서 참 즈집이서 퇴끼 그놈 잡어서 간내서 놓아두고서는 어둑어둑 히서 간게 아, 이것들이 와서 인자 아, 이 놈도 끊고, 이놈도 끊자고 인자 저그 둘이 댕김서 꽃을 끊거든 국화꽃을. 아, 그런게 이 정푀수가 느닷없이 헛총을 막 두방을 놨어. 탕 탕 두방을 논게로 그 얼대여섯살 먹은 놈이, “아 정서방 웬 해장으 와서 이렇게 총을 놌냐(쏘냐)?” 고. “야, 느덜 다 이리와. 이리오라.” 고. 아, 그런게 느닷없는 소리거든 아, 대감 아들더러 정푀수가 너들 이리오라고 힜으니 아, 큰일여. “아, 정서방 인자 맘 변힜는개비.” “아, 그만두고 이리오라.” 고. 가서 그말 힜어. “오늘 아침이 내가 헛총 논것은 느그덜을 잡을라고 논 총이여. 느가 느집이 가머는 느들 성지 죽고 나도 죽어, 근게 이길로 느덜 도망가거라. 그리먼 내가 그 둿처리는 내가 헐티니 느덜 도망가거라. “ 아, 그런게 쩍은(적은) 한 열 서너 살 먹은 놈은, “에이 우리 어머니가 세상 그럴 수가 있단 말이냐.” 고. 곧이를 안들어. 근게 인자 큰놈은 열대여섯살 먹었은게 눈치를 챘던 개비여. “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우리 둘이 나가자.” 고. 그냥 그질로 나갔어. 나가고 인자 이 정포수는 참 그집이 와서 토끼 간 낸 놈 두개 갖다준게 갖다주고서는 한 사날(삼사일) 있은께 낫었다고 일어났단 말여. 대감네 마느래가. 아, 그럭 저럭 한 멫달 된게 중놈 얻었다 허고 잔치를 허고는 인자 중놈허고 살어. 대감네 마느래가. 사는디 요것들은 인자 댕김서, [말을 바꿔서] 대감으 아들들 공부는 힜지마는 그거 어디가 뭣 히먹겄어. 인자 얻어러 댕기네. 이리 저리 댕김서 얻어먹는디 그럭 저럭 간것이 참서울근처 참 갔던개벼. 간게 참 맨 큰몸으 지와집만 있고 참 굥장히여(굉장해). 그런게 따땃헌 양지 그 산어덕(산언덕)을 그렇게 괭이 하나 얻어다 구덕이(구렁이)를 참 둘이 잘만허게 파고서는 짚 멫모댁이 인자 거다 깔고서는 거그서 자고서는서울장안이 댕김서 밥을 얻어먹는디. 아침은 즈 동생이 나가서 얻어먹고 저녁은 즈 성(형)이 얻어다, 그 왜 그런고니 저녁은 캄캄헌게 무서헌다고 제 동상을 안보내고 지가 가. 그렇게서 꼭 얻어다 먹고 그 속서 사는디 갑자기 큰성(큰형)이 저녁으 밥 얻으러 가서 한 집을 가닌게 덜썩 큰놈으 기와집인디 참 앵기렁 댕기렁 허고 참 크드래야. 부자고. 근디 그집이서 밥을 좀 인자 얻어다 주먼[말을 바꿔서] 그렇게 식모가 밥을 한그럭 주어. “너 먹고 가라.” 고. “아니라고 우리 또 동무 하나가 있어. 있는디 이놈 가지고 가서 동무허고 먹어야겄다.” 고. 아, 그러고는 갖고와서 인자 즈 형지간이 먹는디, “너 누가 묻드래도 나더러 너 형이라고 당초 허지마. 형이라고먼 나 너허고 하냥(같이)도 안 댕일턴게 형이라고 당초 말고 우리 저 동무라고 그렇게 허라.” 아, 그리갖고 댕기는디 그 쥔네 시악시가 참 무남독녀 외딸인디. 아, 그놈이 인자 이튿날 아침이 인자 또 밥을 얻으로 왔는디 가만히 본게 밥을 얻으러 먹을 망정 참 시상으(세상의) 참 인물여. 팔도으사(어사) 으사 날 갬이여. 아, 그런게 그날 식전이는 이 시약시가 그 대감의 딸 시약시가 떡 나오더니 그 머심애를 보고 승명(성명) 다 묻고 멫살 먹은 것 다 묻고 그러더니 아, 밥을 참 일등 즈 어매 즈 아버지 밥도 젖혀놓고 그놈으 밥보텀 퍼서 참 좋은 괴기국(고기국)으다 말어서 멕이고서는 밥을 한 그럭(한 그릇) 줌서나, “이놈 갖다 니 동무 주라.” 고. 그러고서는, “다른 디는 가지마. 인자 암디도 가지말고 꼭 우리집만 오니라.” 아, 참 좋지 그 여간 졸거여(좋을 거여)? 이집 저집 댕기는디. 아, 갖고 가서 즈 동상(동생) 보고, “야, 인자 참 좋은 집 하나 만났다. 너는 꼼짝말고 여그서 먹고 놀아. 밥은 내가 얻어 날를틴게. “ 아, 이놈이 인자 아침 저녁으로, 근게 아침이 가 얻어오면 저녁 때까지 먹어. 아침 얻으로 어쩐 때 오먼 인자 그 어머니가 저 아버지가 없을 때는 그놈을 데리고서 방으로 가서는 머리 다 빗겨서 참 이렇게 단장을 시켜놓고 치다보먼 참 지금으로 허믄 참 달(月) 만치나(만큼이나) 되든게벼. 그 팔도으사 날 제격인게 그럴테지. 아, 그렇게 허는디 요놈을 인자 참 서방을 삼으야겄는디, 그런 저 대감의 집 대가집이서 그런 얻어먹는 놈을 사우 삼을라고 헐거여?[조사자: 그렇지.] 그서 하리(하루)는 즈 어매 즈 아버지 있는디 그 얘기를 힜어. “아버지 어머니가 나 낳아서 킬 때는 나 크먼 여울라고 물런 킬 것 아니요? 그러믄 사람은 혼인이라는 것은 평상으(평생에) 한번 배끼(밖에) 없는 것인디 될 수 있으먼 본인이 맘으 드는 디로 여워줘야 헐 것 아니요. “ 아, 근게 부모 말도 그 말이 옳거든. 아, 시집갈 사람이 지 남편이 아무게 좋은게나 그리 갈라요 허머는 아, 그리 여워주야 헐 건 사실이지 그러잖어? 그 얘기를 힜어. “우리집이 댕기는, 얻어먹으러 댕기는 아가(아이가) 지금은 얻어먹지만 나중으는 팔도으사 헐 제격이고 근게로 나는 그 사람을 내 냄편(남편)을 삼으야겄다.” 아, 그런게 대감이 생각으 참 하늘서 벼락 떨어진 폭은 되야. 원. 세상으 그런 대감이 얻어먹는 동냥어치를 사우 삼는데서야 말이 되야? “야 그건 못허겄다. 원 아무리 나중으 가서는 참 대통령 살어먹을 망정 아 지금 얻어먹는 거지를 어떻게 사우를 삼는다냐?” “아버지 모르시는 말씀. 정 그걸 안들어 주시다면 나는 자결히서 죽을 랍니다. 나 다른 사람은 내 냄편 자격 되는 사람 있덜 않혀요. 그럴틴게 부모 처분대로 허십시요.” 아, 그런게 아, 이거 어찌게 헐 수가 있어야지. 까닥허믄 자기 딸이 죽게 생깄어. 아, 그런게 인자 그 조정으 가서 인자 참 일허고서는 인자 거대감들 아들도 없고 딸도 없는 대감 하나가 있었던게벼. 근게 그 대감 더러. “여보소. 자네가 아들도 없고 딸도 없잖나 그런디 나는 딸 하나 있어. 근디 아, 우리 딸이 어떤 빌어맥이(비렁뱅이) 하나를 떡 보고서는 그리만 시집간다네. 그러니 이것 장인 채면도 있지 어떻게 그걸 사오를 삼겄나. 그런 디를 자네가 가를 수양자(收養子)로 삼소. 그러믄 내가 가를 내 사오로 삼을라네. “ 인자 그 사람도 아 저 수양자 삼으, [말을 바꿔서] 아들도 없이 삼는 것도 괜찮고 대감찌리(끼리) 혼인허는 것도 괜찮은 일이거든. “응 그러라.” 고. 아, 그서 참 수양자 삼어갖고 혼인을 혔어. 혀서 인자 사는디. 그러자 적은놈이 한 열 댓 살 먹었든게비여. 그리고서 인자 즈 동상한티 가서, “야, 나는 인자 그집이서 장개 가게 됐어. 그맀은게 인자 니 혼자 여그서 얻어먹고 있거라. 그러믄 내 언제든지 내 너 찾을 때가 있을터니 있어라. “ 아, 그러고서는 인자 거가서 인자 장개 가서 사는디. 근게 지금인게 그러지 그전이는 그런 집이서는 시집가고 장개가머는 삼년 안이는 본가(本家)이 본가살이 안가. 삼년 넘으야 그 시가(媤家)이로 가. 갈 때여. 아, 친정으서 인자 사는디 팔월 한 열나흗날 저녁이믄 사방으서 거러지(거지)들이 굉장허거든 그전이 좋은 습관이로. 팔월 열사흗날 저녁 인자 즈 각시가 와서 자는디 아, 각시가 가만히 들은게, “아이고 나는 잘됐다만 너는 어찧그나.” 또 한참 있다가, “아이고 나는 잘됐다만 너는 어찧그나.” 아, 이렇게 잠꼬대를 허거든. 각시가 가만히 생각헌게 무신(무슨) 이유가 있던지 이유가 있는 사람이여. 그리서 인자 남편을 흔들어 깼어. “여보 여보 일어나라.” “그 왜 그러냐?” “일어나라고 당신 잠서(자면서) 웬 잠꼬대는 그렇게 허우?” “내가 뭔 잠꼬대를 혀.” “당신허고 나허고 부부간 아니요. 부부간인디 내기(나에게) 속있는 말 당신기다 않고 당신 속있는 말 내기다 안허믄 그것이 부부간이라고 헐 뭐 것 있소. 내가 들어보니 당신 무슨 포원(抱寃)이 있던지, 포원이 있는 분네여. 근게 포원을 내기다 이야기 허라.” 고. “아, 나 포원 암것도(아무것도) 없다. 뭔 포원이 있겄어. 아, 내가 당신 만나서 내가 이렇게 호강허고 잘 지내는디 내가 무신 포원이 있겄냐?” “아니여. 당신 정 내말을 안들어주먼 내 오늘 저녁 이자리서 내 자결을 허고 죽을거여. 근게 당신 처분대로 허라.” 고. 아 그런게, “그러자. 그리먼 당신이 그렇다면 내 얘기를 허마. 나 시골서 나도 이정승 아들여. 이정승으 아들인디, 아버지 조실 부모허고 우리 어머니 모시고 사는디, 우리 어머니가 맘이 변히갖고 후가허고 우리 둘이만 남았어. 그리서 우리가 얻어먹고 이러고 저러고 돌아댕기다가 서울시방 저그다 구데기(구덩이) 파갖고 우리 서로 얻어먹다 나는 당신을 만나서 이렇게 시방(지금) 호강허게 잘 보내는디, 내 동상은 시방 그 구데기 속에서 시방 고상(고생)을 허고 있어. 그놈이 생각나서 아마 꿈에 마치 그런소리를 했는가 보다.” 고. “그러냐, 그러먼 진작으 그런 소리를 허지 연대(여태까지) 그냥…” [테이프 뒤집음.] 가서 인자 그 구데기를 다 찾아가서 내오간이 찾아가서, 아, 저그 승(형)이, “아무개야. 아무개야.” 불른게 아 이놈이 쫓아나와, “아야, 성 어찌 오냐.” 고 그러드래야. “나 너 델로(데리러) 온다.” 아, ‘너 델로 온다.’ 헌게 인자 자기 성수(형수)지. 성수가, “아, 대련님(도련님) 여그서 그렇게 고상을 했는디 인자 춘디(추운데) 인자 델로 와서 참 죄송하다. 인자 집이로 가시라.” 고. 인자 데리고 나온게 그저 거리제(祭) 지내는디 댕김서 떡 대추 요런걸 줏어다가 말여 잔뜩 놨더래요. “이것들 이렇게 줏어다 놨다.” 고. 아 그린게 즈 성이, “야, 이놈아 그것 뭣허러 그런걸 줏어다 놨냐.” “아니라고. 아, 이것 저 혹시 성 오먼 하냥(같이) 먹을라고 줏어다 논 것이라.” 고. 아, 그러고서는 그냥 내쏘라곤게 자기 성수가, “아니라고, 우리 대련님이 우리 오먼 줄라고 줏어논 것인디 아, 이놈 가지고 가서 우리 스이(셋이) 먹으먼 얼매나(얼마나) 존 일이냐.” 그서 인자 그놈을 갖고 나와서 스이 먹고서 그놈을 먹고서는 아, 자기시아자(시동생)를 인자 목욕 시기서 옷 깨깟이(깨끗이) 입히서 아, 상을 보닌게로 경상감사 헐 제격이여. 자기 시아자가. 채 이런 도련님을 고상을 시켰다고 말여. 그러고서 인자 사는디 거그서 인자 그냥 한집이서 살지. 그럭 저럭 한 근(거의) 이십 살 먹었든게벼. 멫해 살은게 인자 나라서 과게(과서)를 본다 헌게 나가서 인자 과게를 인자 보는디 즈 성은 참 팔도으사를 허고 동상은 참 경상감사를 힜어. 히여갖고 떡 인자 즈이(자기네) 사돈 네 집이고 즈 처가 집이지. 떡 와서는 참 얼매나 좋을거여. 가만히 인자 팔도으사가 생각헌게 내가 인자 이렇게 잘 된것은 정씨 땜이 이렇게 잘 되얐다. 정씨 안있으먼 죽잖여? [청중: 총쏴서.] 총쏴서. 근게 인자 정씨기다 은공이나 갚고 이 중놈허고 이 저 거시기 무당 점쟁이 이년, 이년 허고는 내 없이야겄다. 그날 저녁으 인자 참 역졸을 데리고서 참 인자 내론단(내려온단) 말여. 그전이 으사(어사)는 의리(으레) 그 그지(거지)처럼 허고 댕깄디야. 역졸을 단속히서 다 분발(分發) 시기고서는 그지처럼 자기 혼자 독행(獨行)으로 돌아댕켜. 아, 그리서 인자 즉 말이자믄 저 새때찜(쯤)이 있고 인자 여그찜 인자 정푀수가 사는 집인디 저녁으 인자 새때(2)-마을과 상당히 떨어져 있는 지명.- 찜이서(새때만큼 떨어 전 곳에서) 떡 국수를, 인자 참 주막으 인자 들러서 봐놓고서는 저녁으 정씨네 집이를 왔어 으사가. “정세환. 정세환(생원, 生員).” 찾은게. 정푀수가 가만히 생각헌게 세상으 정세환이라고 허는 놈은 눈씻고 볼라고 혔는디 한번도 못봤는디 왠 느닷없이 정세환을 불르거든? 하도 엄청난게 이놈이 쫓아 나가본게로 아, 그때 그 대감으 아들 큰아들여. 손을 꼭 잡드니, “나 정세환 땜이 내가 살어서 시방 여그 왔어. 정세환 한번 찾어나 볼라고 여그 왔다.” 고. 아, 얼매나 반갈거여(반가울 것이여.) 서로 피차 반간건 일반이지. 아, 그리서 인자 방으 들어가서 이얘기 이얘기 허는디, “내가 그때 서울로 돌아댕김서 이러고 저러고 댕김서 얻어먹다가 대감으 이리 저리 헌디 거그 가서 장개를 들어가지고 거그서 공부히갖고 과제로 내 팔도으사를 히갖고 왔고. 정세환 은공을 좀 갚을라고 왔은게 내가 니얄(내일) 동원(동헌, 東軒)이다 제일 첫번이 내 이방을 불러서 정세환을 모시오라고 헐틴게 모시러 오거든 따러오지를 말고 냉정허게 막허고 나서서 욕을 막 허고 있으라고. 그게 아, 서울아무개 자식놈인디 지 애비고(아버지하고) 나고 죽마고운 친구인디, 이놈 지가 요새 시방 으사 조매 힜다고 이놈 나더러 오라고 가라고, 괘씸한, 헤이 그놈 미워서 내 안간다고 쫓아보내라고. 그러고 그 뒤에 인자 내 아전(衙前)(3)-관원 다음가는 중인(中人) 계급 출신으로 지방관아에 딸린 낮은 벼실아치.- 들 보낼거야. 아전들 보내걸랑 아전 보내도 그렇게 막 냉정하게 막 히어서, 따러오시지말고 그냥 보내라.” 고. 이놈들이 갖다오머는 참 애지간헌 큰 성냥간 불 만치나(만큼이나) 불던게비여. 헌말 안헌말. 아, 그럴거 아녀. 아 나중으는 근게 원 참 사또가, 어느니 참 으사가 그려. “참 그양반 그전 성질 그냥 가지고 계시노만. 그전이도 그양반 성질이 그렇게 괄괄허고 허드니 아, 지금도 그렇게 성질이 괄괄 허신게비다. 이번엔 참 미안허지만 원이 좀 가서 모시고 오라고 내가 갔으먼 허지마는 내가 참 공사(公事)도 있고 체면이 가서 모시올 수 없인게 원이 좀 가라.” 고. 그 원이 지가 안가? 사또가 가라는디. 하 원이 감서, 가만히 감서 생각헌게 그전이는 지미, 토방 밑이 와서 하정배(下庭拜)허던 놈더러 머라고 겄어(뭐라고 하겠어) 정가야 허겄어. 정세원 허겄어. 하 감서 생각헌게 참 걱정이여 아, 그러지만 헐 수 없지. 그 정푀수 말 한마디먼 모가지가 왔다갔다 헌게. “정세환, 정세환.” 찾은게 하 이놈이 맘 잡어갖고 우르르 나가. “아이 성주님 어떻게 여그까지 나오싰냐?” 고. “아, 정세환 당초 이러시지 말어요. 인자 앞으로는 꼭 내 정세환 대접을 헐티니 당초 이러시지 말라. “ 고. “아, 그게 무슨 말씀이냐.” 고 아 그런게 인자, “사또가 나오실래도 일이 바뻐서 못나오시고 나더러 가서 좀 모시오라 고서 내가 왔은게 좀 나허고 좀 같이 가지자.” 고. 한참 듣더니, “헤헤, 참 헐 수 없고만 내가 그놈, 우리 저 죽마고우 친구 아들이여. 근디 그놈이 내가 안아서 킨 놈이네. 그는디 아 지가 조매(조금) 커서 으사 혔다고 가만히 앉어서 오라고 가라고려 그 참 죽일 놈여. 내가 안감직 허고만 성주님이 여까지 나오싰는디 내가 안갈 수 없어 내 성주님 따러서 갈란다.” 고. 아, 인자 원 따래서 떡 간다. [말을 바꿔서] 오신다 허닌게 나와서 큰 문을 히고 사또가 버선발로 뛰어나와서 막 손을 잡고서, “아, 정세환 참 죄송합니다.” 고. 막 하정배를 허고 막 모시고 동원(동헌)이로 올라간다 말여. “지가 가서 모시고 옴직허나 저는 참 거식헌 분이라. 그렇게 맘대로 출입을 못히서 못갔는디, 아 그렇게 노허실줄 알았으먼 진즉 지가 갈턴디 잘못 왔다.” 고. 아 사과를 허는디 참 기맥히단 말여. “아 그만 두라고 자네는 그렇게 사무가 바쁘지만 나는 아무리 없어서 여그와서 푀수질 히먹고 연대 살었다 할지라도 자네 선친허고 죽마고우 친구여. 내 자네를 내가 안어 킨 사람여. 근디 자네가 앉어서 나를 오라고 가라고려. 에이 이사람 괘씸허지만 헐 수 없지. 나랏일로 그렇게 일이 바쁘먼 못허는 것이지 그만 두소 괜찮네. “ 아, 근게 간게 일변 주안상을 채리온다 기상(기생)을 데리온다 참 대접을 허는디 참 기맥히여. 먹고서는 다 싹 물리치고서 정세환허고 참 사또 허고만 앉었어. “정세환 내가 니알(내일) 한번 출두허고….” 이 즉 말허자믄 나포면 폭이나 되던게비여. “이 근방 나락 두섬만 있는 놈도 내가 싹 잡어다 가둘틴게 저 살림보아서 열섬 받는 놈이 닷섬만 갖다 주걸랑 편지 한장을 히여. 그럼 내 다 내 보낼란게.” 아, 그러고서는 그 머니(먼저) 정푀수한티 장리(長利)(4)-곡식을 대차하는 데 붙는, 1년에 본 곡식의 절반이 되는 변리.- 나 돈이나 갖다 썼놈들이 말이여. 까닭으(자칫하면) 주리 빾다구 부러지게 생겼은게 그날 저녁으 막 나락 지고 돈 짊어지고 막 갖다 마당으다 애지간헌(웬만한) 짚널(짚둥우리)만 허든게벼. 아, 받어놓고 있은게 그 이튿날 원이 한번 출두허드니 막 사람을 갖다 가두는디 참 큰 곡간이로 하나 떡 가둬 놓고서는 아무날 아무 영문이로 냉기다(넘겨다가) 다 죽인다. 소문만 낸단 말여. 아, 그런게 거그 인자 부자, 돈냥이나 있고 부자 사람들이 가만히 생각헌게 사또허고 친헌 사람이 누가 있어. 가만히 생각헌게 정씨 그 정세환 밖에 없어. 정세환한티 찾어가, “정세환 살려주쇼.” “아, 내가 어떻게 살려줘.” “아니 정세환 아니먼 살릴 도리가 없으니 내 재산이 쉰섬거린디 스물닷섬 가좠읍니다. 살리주쇼. “ “허허 이것 될랑가 몰르겄네.” 근게 글씨나 잘 쓰나 어찌나 딱 써 갖고 가. 한 두어장 써다 갖다 줘. 백방(白放)으로 그냥 나와. 이, 한놈 나와 두놈 나오먼 그냥 이놈으 것이 막 다 나온게 말여. 아이 돈 갖다 주는 놈이 막 수불대 몰리듯 헌단 말여. 아, 문간 걸어서 싸논 것이 참 나락 섬이나 넉넉이 싸놨던개비여. 싸놓고서는 인자 다 놓아주고서는 거그서 공사 다 마치고서 그 이튿날 저녁으 정세환네 그러고 와서는 중놈허고 그 무당 그년허고 잡어다 죽이고 즈어매는 잡어다, “내가, 내 당신도 죽였으면 허겄는디 당신이 나를 낳었어. 열달 속으다 느갖고 나를 낳았어. 키다가 아무리 환장헌다고 자식 간 내먹는 사람이 어디가 있오. 그리도 아무리도 나를 낳았잉게 차마 죽일 수 없어서 당신은 그냥 놔두고 가닌게 잘 살어라.” 고. 그러고 정씨더러, “정세환도 여기 싹 팔어갖고 서울로 올라오시요. 여깄다는 만일 나중으 들통나먼 말여 당신 죽어. 근게 싹 팔어갖고 올라오라.” 고. 아, 그서 그 이튿날 그놈 막 나락 돈 다 추럭(트럭)으다 막 싣고 막 타고선 갔어요.한국구비문학대계 5-4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