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조사자가 계속하라니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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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충청북도/청원군/옥산면 분류코드: [옥산면 설화 6] 테이프번호: T. 옥산 2 앞 조사장소: 오산리 1 구 조사일: 1980.10.22. 조사자: 김영진, 맹택영 제보자: 정기모(남, 60세) 엉터리 명궁(名弓) 사위 * 조사자가 계속하라니까 시작했다. * 옛날에 경상도에서 아마 숭년(흉년)이 많이 들었던 모양이지유. 그래서 한 사람이 숭년도 만나고 맨날 거기서 지방(紙榜)을 쓸라믄 벼슬을 못한 집이기 때문에, 현고학생부군(顯考學生府君)입니다. 그래서 내가 워턱해야 벼슬을 할까? 글을 배웠어야 하는디 글을 하나두 못 배웠구 에- 서울 올라가서 깡통을 차더래두 서울루 올라간다구 게 서울루 올라가는 길에 워디-쯤 가다 보니께 한 군데 무얼 이렇게 [두 손으로 네모를 그리면서] 붙여 놨는데 뭔지 알 수가 있어야지. 게, 중이 하나 지나다가, “아 이 집은 딸을 얼마나 잘 뒀길래 활 쏘는 사람이문 사위를 삼는다구 써 붙여 놨네.” 이 사람이 그 얘기를 듣구서, “에이, 나두 활 좀 잘 쏴 가지구서 저 집 사위 노릇을 좀 해 봐야겄다.” 이럭하고 이 사람이 활 쏜다는 얘기를 듣구 대나무 밭이 가서 대나무를 베 가지구 활촉두 대나무루다가 맨들구 이래 가지구서 어깨다 떡 들러메구 “활 잘 쏘는 사람 왔읍니다.” 그라니까 그 집 줜이 있다 “당신이 활을 잘 쏴?” “명궁이지요.” “그리여? 당신이 활을 잘 쏘무는 저 과녘판이 저기 있는데 활량들 하구 가서 활을 쏴 가지구 백발백중하믄 내 사우를 삼지.” [청중: [웃는다.] “그럭하지유.” 이럭하구 나와서루 있다 보니께 심심두 하구 그래 가지구 저 산이루 훌훌 쏴 댕기구 있으니까 까마귀 한 마리가 죽었거던. 그 놈을 줏어가지구 활촉을 똥구먹에서부터 아가리를 쿡 [손으로 찌르는 시늉을 하며] 찔러가지구서 [청중: [웃는다.] 떡 가서 그 집 뒤곁에다 펑 집어던졌단 말여. 아 그집 쥔을 찾는기여. “주인!” “아 워째 벌써 왔어?” “아까 저기 나가 보니께 까마귀가 막 여기 날러 오길래 똥구먹에다 대구 화살을 탁 [활 쏘는 시늉을 하면서] 쐈더니만 아마 똥구먹에서부텀 아가리꺼정 뚫르구 나왔을겁니다. [청중: [웃는다.] 까마귀가 여기 떨어졌을 겁니다.” “참말인가? 들어와 보라.” 구. 게 둘이 들어와 보니까 뭐 지가 지가 꼬여서 집어 던진거 뭐 틀림이 있어? 아 그 까마귀가 참 똥구녁에서 아가리꺼정 쿡 찔러 가지구 있거던. “참 활 잘 쏘는군. [청중: [웃는다] 그럼 자네가 오늘 저녁에 이 바위 여깄잖어?” 그 집 뒤곁에 큰 바위가 있는데, “이 부엉이가 맨날 여기와서 똥을 싸구 울어 아주 밤이믄은. 그 울음소리가 듣기 싫어, 그러니께 이 부엉이를 좀 쏴서 잡게” “그럭 하지유.” “근데 에 저녁에 여기서 자게 해 줘야지유.” “암, 자게 해 주지.” 게 사랑방을 치우구 그 홑이불이라구 있시유. 이불 껍데기, 그 놈을 내주매, “모기 따구할테니까 이 놈을 푹 씌구서 자라.” 구. 게 그 홑이불을 가지구서 인저 푹 씌구서 들워눴다 생각하니까 그 놈의 부엉이를 잡어야 할낀데 여기서 잠 들믄 안 되것구 게 뒷꼍으루 들어가서 그 바위 위에 가서 딱 올라가지구 홑이불루다가 자기를 홀랑 씌우구서 손을 요렇게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하구 있는 걸세. 인저 게 인저 부엉이가 요 손으루 앉으믄 꼭 붙잡을라구. 게 홑이불을 쓰구서 손을[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요럭하구 있으니께 밤중쯤 되니께 부엉이가 훅~ 하더니 그 전에 앉던 바윈줄 알고 젤 높은 데가 탈싹 앉거든. [청중: [웃는다.] “요놈!” 하구 꼭 붙잡었단 말이지유. 아 그 인저 홑이불루 이렇게 싼기니까. 뭐 쥐기는 좋구. 게 인저 꼭 붙잡으니께 푸득 푸득 하거든. “요놈!” 게 그 부엉이를 모가지를 쥐구서 활촉이루 똥구먹서 아가리꺼정 확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꼬니께 죽었지유. 거기다 놓구서 사랑으루 나와서 잔기유. 아 자구서 인저 아침에 떡 일어났지. 일어나니께 그 쥔이 쫓아나와. “여보게. 그 부엉이 어떻게 됐나?” “엊저녁에 부엉이 우는 소리 들렸시유? 안 들렸시유?” “못 들었어. 엊저녁에는.” “거 내가 붕- 하길래 대번 화살루 툭 쐈더니 똥구먹에서 아가릴 뚫르구 나갔을 겁니다.” “그려? 가 보세.” 아 가 보니께, 아 그 부엉이가 똥구먹서 아가리꺼정 화살이 꼬여져 나갔거던. “자네 명궁일세. 까마귀두 활촉이루 똥구먹서 아가리꺼정 뚫러 놓구, 부엉이두 똥구먹서 아가리꺼정 뚫러 놨구. 참 명궁일세. 자네루 내 사위를 삼을라네.” [청중: [웃는다.] “그 결혼식은 메친 날 할기유?” “내가 다 당해서 이럭해서 메친날 할기여.” “그럼 그럭하지유.” 게 아무거시기가 아 활 잘 쏴가지구 그 집 사위가 됐다니까 그 집 사우가 될라구 활량들이 맨날 그 과녁판에 와 연습하던 사람들이 퇴짜를 맞구보니까 분해서, “그 사위가 을마나 활을 잘 쏘나 좌우간 활 연습 좀 그 사람한테 배워야 겄다”구, “게 그 사람 좀 내세워라.” 는 기여. “아녀. 결혼전이라 안 내세워. 결혼 끝난 뒤에는 내세워두. 안 내세워.” 아 결혼두 메칠 안 남었구. 그래 가지구 인저 그 활량들은 결혼식을 인저 지나믄 배울라구 잔뜩 기달리구 있는데 저 결혼식 날 당해 있지유. 거 가서 술 고기 짓먹구. “아 주인장. 그 사위 메칠날 내세울랍니까?” “아 일주일은 지나야 내세우지.” “그럼 지금부텀 열흘있다 아주 과녁판이루 내세워 주시유. 우리 배워야 되니까….” “그럼, 그럭햐” 아 게 인저 결혼식하구서 일주일이 지나 열흘이 당했단 말이지유. “사위, 가서 과녁판에서 그 활량들 좀 가르쳐 줘.” “예, 가야지유.” 게 활통 미구 나가는데 다른 사람들은 빽대기 활 좋은 거다가 [청중: 암만] 그 화살두 고래 뼉대기루 맨든 화살을 미구서 나가는데 이 사람은 대나무 활촉, 대나무 활, 끄나풀 그 당나무 껍디기루다가 꾀 가지. 노나끈마냥 꽈가지구서 나간기라. 아 근데 다른 사람들이 줄루 쪽- 서서루다가 이저 탕탕 쏘는기여. 맞은 사람두 있구 안 맞은 사람두 있구 이런디. 이저 이 사람차지라. “인저, 선생님 쏴 보시유.” 인저 거기서 선생님이 된기라. 활 잘 쏴서. 그 집 사위가 됐으니까. [청중: [웃는다.] 그라니께 이 사람이 할 수 없이 활촉을 두 개를 메워. 하나를 메우는 것두 아니구. 이런 미련한 사람이 있어? 하나두 잘못 나가는 사람이 두 개를 메우거든. 아 두 개를 메워가지구 화살을 이리 댕겨가지구 쏘덜 못햐. 쏴 봤어야지. 한 번도 안 쏴 본겨. 게 부들부들 저 떨구만 있는 기라. “아, 어이 쏴!” 안 쏘거든. 장인두, “어이 쏴라! 쏴라!” 안 쏘거든. 아 여러 구경꾼들은 그거 쏘는 거 볼라구 전부 눈독을 들이구 있는데 세상 활을 쏴야지. 장인이 참다 참다 부아가 나구 골치가 아퍼 죽겄어. “에, 이눔의 자식!” 하구 발루다가 탁 찼거던. 뒷 구녁을 탁 차니까 벌떡 자바지며 [뒤로 몸을 재끼며] 탕 놨거든. 이게 재수여, 하필이면 그 때 까마귀란 놈이 마침 두 마리가 날아오다가 아 워턱하구 [웃으면서] 확 피하매 똥구먹이 푹 맞어가지구 뚝 떨어졌단 말이여. [청중: [웃는다.] 아 이 사람 픽 씨러져서 보니까 뭐이 툭하구 얼굴루 떨어져. 게 붙잡구 보니께 까마귀가 활촉을 똥구먹으루다가 박구서 떨어졌네. [청중: 그 우연이지.] 그걸 떡 붙잡구 일어나매 이렇게 쳐다보니 [고개를 돌리며] 이렇게 보니까 저기 또 하나가 날러가. “장인 땜에 아무것두 안되. 가만 뒀으믄은 저기 두 마리 다 잡는긴데 장인이 발길루 차는 바람에 [청중: [웃는다.] 한 마리만 잡구 한 마리는 놓쳤다.” 구 말여. “내가 그걸 꼭 알구서 딱- 이렇게 겨누구 있는데 활촉두 그래 두 개를 잡은 기라.” 구. [청중: [크게 웃는다.] “두 마리가 올걸 내 알었다.” 구 말여, “좌우이서 올 때 조정을 하구 있는 걸 막 쏠라구 드는 차에 장인이 글쎄 발루 탁 차니 씨러지는 바람에 한 마리는 조정이 안 되가지구 날러가구 한 마리만 잡었다.”구. “근데 내가 이 활 종사를 끝끝내 하다가는 장인한테 맞어 죽어. [청중: [웃는다.] 그러니까 이거 그만 할끼여. 안햐. 아 활 더디 쏜다구 발길루 찰적에 뭐 노루나 산돼지 잡으러 가서 저기하믄은 나 장인한테 죽어. 그러니까 이 종사 안한다.” 구. 그 푸진 놈의 대나무 활, 푸진 놈의 대나무 활촉, 고거 다 똑-똑 꺾었어. [청중: [웃는다.] “이제는 활 다시 안 쏜다.”구. “내가 활을 또 쏘면 개잡놈이라.” 구 말이지. 맨 꺽어 집어내버렸단 말입니다. [모두 크게 웃는다.]한국구비문학대계 3-2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