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민요를 해달라고 하여 논매기 노래부터 시작했으나 떠들기만 하고 노래는 계속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민요조사를 포기하고 다시 홍원유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충청남도/아산군/둔포면 분류코드: [둔포면 설화 23] 테이프번호: T. 둔포 4 앞 조사장소: 산전리 조사일: 1981.7.16. 조사자: 서대석 제보자: 홍원유(남, 81세) 엉터리 지관의 행운 *민요를 해달라고 하여 논매기 노래부터 시작했으나 떠들기만 하고 노래는 계속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민요조사를 포기하고 다시 홍원유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형제가 사는데 말이유. 형제가 사는데 저 형은 저기서 거시기를 가지고 쇠(1)-지관이 쓰는 나침반.- 를 가지고 댕기며 지관질을 해 잘 살어. 지관쟁이가 잘 살거든. 그런데 아우는 어려워. 그런데 그 가리켜 달래도 안 가르쳐 줘. 그래 저 성은 잘 사는데 저는 당체 그것 좀 일러 주면 잘 살겠는데 안 일러줘. 암만 거시기 해도 요청을 해도 안 일러 준다고. 그래 이놈의 쇠를 훔쳐 가 훔쳐 가지고 가서 나도 지관질 좀 했으면 먹고 살겠는데 말이여. 이거 훔칠 도리가 없어. 어떻게든지 인저 거길 찾아 들어 저 형의 집을 드나들며 이걸 훔칠 예산을 하고 드나드는데 지관이 쇠, 쇠, 아무것도 모르지. 이거 아무 것도 모르지. 저 형이 지관질 하니까 인저 쇠를 가지고 가서 어떻게 해 볼려고 하는 거지, 인저. 그래 어떻게 하든지 인저 저의 형네 집엘 자주 가서 그 쇠 엊다 두는 걸 엿보아가주고서 훔쳐 가지고 갔단 말이야, 인제. 훔쳐 가지고 가서 인제 쇠 가지고 나서는 거지. 아무 것도 모르고 쇠만 가지고 나서는 거지. 어디 저 어디 그저 정처없이 가는 거여. 한없이 가니께 큰 동네가 있어. 그래 그 동네로 쓰윽 들어가니께 커다란 집이, 커다란 집이 인제 크나큰 집이 있는데 인제 가 보니께 안팎에서 벅적벅적해요. 사람이 말이야. 벅적벅적하거든. 그래 그 집엘 떠억 들어 가서, “무슨 일로 이렇게 벅적벅적 하느냐?” 고 그런께, “이 집이 저 사람이 하나 죽었는데, 아들이 말이야. 이 저 자기 아버지가 죽어서 모이 자리 잡는데 지사란 지사는 죄 불러대도 말이야. 불러대도 별로 맞는 자리가 없어, 맞는 자리가 없어서 지사를 골르라고 이렇게 하는데 그냥 지사들이 벅적벅적하외다.” 그래 나두 이런 사람이다 하고선 쓰윽 들어갔는데, 들어 가서 얘길 해보니까 아 지사들이 뭐 그거 아무 것도 모르는 게 지사라고 들어 가서 말을 해보니까 뭐 대체 뭐라고 말을 해 붙일 수가 있어. 이거, 그런가 하고, “나두 인저 지사 노릇을 한다.” 고. 그라구서 얘기를 했는데 그래 말을 붙혀보니 뭐 말을 그 사람들하고 원체 말을 잘 해서 부치지 못 하겠단 말이야. “그러냐?” 구. 그래 인저 그 주인 상제를 만나가지고서. 상제를 만나고서, “사실 약하(若何) 이만저만 해서 나두 참 쇠좀 가지고서 내가 본다.” 고 말이야. “아 그러시냐” 고. 여간 반색을 하지 않거든. 그래 인자 저녁때 해거름(2)-해 질 무렵.- 됐는데 저녁을 잘 차려다 줘서 먹고, 먹고 났는디 이 사람들 지사가 수십 명이여. 한 방인데 그냥 지사… 해 디립다 인제, 당체 맞는 자리가 없어. 산판은 넓은데 맞는 자리가 없다구. 그 사람들 보는 거 하고 상주의 마음 맞는 거 하고 맞질 않혀. 그래서 인저 딴 지사를 하나 구하는 건데, “어떻게 지사 양반 되시느냐?” 고. 그런께, “아 그렇다.” 구 말이여. 저녁을 잘 차려 줘서 잘 먹었단 말이여. 잘 먹고서 났는데. 저녁을 먹고 나서야, 인제는 산자리를 보러 가자고 할 모양인디, 이 뭘 알어야 말이지. 맹문인디 뭘 알어야 낼은 아침 먹고 나서, 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나서 산자리를 보러 가자고 할 텐데 뭘 알어야 가지요. 이거 큰 일 났어. 그래 그 날 저녁에, “나는 여럿이 있는 데선 자질 못해요. 나 혼자 독방을 좀 치워 달라.” 고 말이여. “독방을 하나 치워 주시유.” 상주 보고 말이여. “아 그거 그렇게 하라고. 그거 어려울 거 없다.” 고 말여. 그래 독방을 하나 치워 줬어. 그 사람을 말이여. 독방을 하나 치고서 혼자 가만이 들어 앉어 생각을 하니 큰 일 났어. 낼은 도망을 쳐야 할 텐데 이거 뭘 알아야지. 어째, 산자리를 볼 때 뭘 알어야, 어떻게 가서 뭐라고 뭐라고 잡아주지. 아무 것도 모르는 놈이 거시기 모양 들어 가서 저녁 잘 얻어 먹고 지도 대접을 받었으니 말이야. 그 이튼날 물론 산자리를 잡으러 가자고 그럴 텐데 이거 뭘 알어야 가서 잡아주지 말이여. 이거 큰일 났거든. 밤새도록 잠을 못 잤어. 잠을 못 자고 인제 일어났는데 아침에 쓰윽 일어났는데 상주가 말이여. 상주가 참 진수성찬(珍羞盛饌)에다 참 한 상 잘 차려다 갖다 준다 말이여. 그냥 먹었어 인저. 술에 밥에 잘 먹었거든. 아 이거 금방 산자리를 보러 가자고 할 텐데 큰 일 났다고 어떻게 해야 옳을지 이거 어떻게 해야 옳을지 당체 지세양난(3)-氣勢兩難.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곤란한 경우.- 이여.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다구. 그래 그 아침을 먹고 아침을 떠억 먹고 났는데 그 상주가 하는 말이, “아, 그 저 산지 좀 가 보셔요.” 그런단 말이야. “아, 가야지요.” 그래 인제 할 수 없이 아침을 먹은 후에 가자고 인저 약속을 하고 있는데 상주 보고 가자고 그러고서는 두 말 않고 내 빼는 거야. 저 놈한테 걸리면 죽을 테니께 그저, [청중: 지관이.] 아 지관이 말이여. 지관이 뭘 알어야 쇠만 들고 나온 놈이 뭘 알어야지, 글쎄. 상주가 산자리 보러 가자고 그런께 뭘 어떻게 하는지 알어야 어디가 어떻다고 알으켜주지. 알지도 못하고 어떻게 말이야. 그래서 그 상주가 가자고 하니께 가자고 할 수밖에 더 있어. 그래 가다가 중간에 참 저 가는 기여. 그냥 막 내빼는 거지, 뭐. 인제 피해 상주를 피해 내빼는 거지. 상주를 피해 내빼는 게야, 내빼는 게 목적이지 살라구 그저 놈한테 걸리면 죽을 테니께 내빼는 거라구. 아 그냥, 노다지 그냥 내빼는디 상주는 뒤에서 말이여. 겨우 붙들랑말랑 붙들랑. 인저 상주는 말이여 어떻게 된 지관인고 하니, 인제, “나 하는 대로만 하라.” 고 그랬으니께, 그냥 쫓아 가는 기여, 상주가 말이지. 그 사람을 쫓아 가는 기라고. 워낙 쫓아 가는대로 쫓아 아 이거 붙들락말락 붙들락말락 한단 말이야. 아 이거 몸달아 죽겠어. 이놈이 말이여. 붙잡히고 말면 뭘 어떻햐. 뭘 답변할 말이 있어야지. 어디쯤을 갔더니 말이야, 그냥 가는데 뒤에서 쥘락달락 인제 다을락말락 하는데, 하다보니 산꼭대기로 인제 오르는데, 하 그 산꼭대기로 터억 올라 서 보니께 그 아래가 낭떠러지란 말여. 낭떠러지 폭포 아주 냇갈(4)-벼랑.- 이여. 그 아래 상상봉이 올라 가서 하여튼 거기 올라 앉아 가지고서는 숨을 탁 쉬고나니깐 상제가 쫓아 올라 와. 쫓아 올라 와선, “아, 그 어떻게 됐느냐?”고. “여가 아주 명당 자리여.” 그런데 수십 명 지관을 쫓아 다녀 봤어, 도상주가 마음이 말이여, 그런 자리가 없어. 그런 자리가 없다구. 아주 낭떠러지 거기 냇가에 낭떠러지건 산끝에 상상봉에 올라 가서 사방을 둘러보니 사방이 탁 터지고 말이여, 탁 터지고 냇가에 그 시냇물이 그저 꽐꽐 흘러 내리고 말이여. 참 경치가 여간 좋잖아. 그래설랑 상주의 마음에 아주 탁 든다고. “아주, 여기 이렇게 좋은 자리를 여지껏 못 찾았다.” 구 말이야, 상주가. “이런 좋은 자리를 못 찾았다.” 구. 상주가 아주 손뼉을 치며, “이런 자리를 여태 구하지 못 했다.” 구 말이여. “가자.” 구 말이여. 아 와서 가정집으루다 그래 그 저 집으로 가서 말이, 가정집으루다 전부 그냥 그 지사들을 전부 그냥, “가라.” 고 말이야. 전부 내 쫓아 버리고 그 사람 그 사람 하나만, “에구 선생님, 이런 이런 명사(名士)를, 내가 말야, 만날 줄 몰랐다.” 구 말이야. 몰랐다 그러면서 그래 거기다 갖다 거기다 장사를 지내고 아무 날 이래 택일을 해 가지고. 택일, 택일이 뭐야, 아무 날이나 지내면 하는 거지 뭐. 택일을 해 가지고 지냈는데, 아 갖다 쓰고 보니께 참 세상에 그런 자리가 없어. [조사자: 진짠 줄 알고서.] 예. 그런 자리가 없더라, 상주가 보니께 말이여. 지관들 몇 몇 십 명을 데리고 봤어도 그런 자리가 없어. 어째 아주 꽉 든다구. 그래 묘를 쓰면서 그랬다구. “야 인저 우리 아버지가 아주 명당(明堂)을 잡아서 썻으니께 참 아주 은인(恩人)이란 말이야. 가시자.” 구 말이야. 그래 집으로 가서 몇 달, 집으로 가서 아 한 달 뒤여. 두 달 뒤여. 그냥 칙사대접을 하고 뭐 그냥 여간 대접을 안하거든. 그러는데 인저 암만 생각을 해도 미안스럽게, 집이, 집이 가난한디 집이 식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어. “아 인저 집에 좀 가 봐야겠다.” 구 말이여. 집 떠난 지가, 집 떠난 지가 몇 일 됐는데, 집에 식구가 어떻게 됐는지 내 모르겠다구. “집에 좀 댕겨 와야겠다.” 구. “아 댕겨 가시는 거야 뭐, 여기서 걱정 말고 여기 기시라.” 고 말야. “기시면 거기 뭐 돈이랑 뭐든 덤뿍 보내서 거기 살게 맨들테니 걱정 마시라.” 고 말야. 아 가지도. 못 가게 하네. 아 그래 저 수십일을 지나서 그런데 아 어디서 돈을 자꾸 부쳐 줘. 먹을 것 부쳐 주고. 집도 거 오막살이 사는 거 집도 짓게 맨들어 주구, 다 그렇게 해 놓고서. 아주 양식도 부쳐 줘, 여기 아 마누라가 인저 ‘이거 어짜면 이런 돈을 누가 갖다 주는지’ 당체 뭐 돈을 자꾸 갖다 주니께 거기가 잘 산단 말이여. 그래 냄편은 안 오고. 어떻게 된 게 냄편도 안 오고 나가서 죽었는지 살었는지 모르겠다고 의심을 하쟎아. 아 그래 할 수 없이 주인더러, “사실은 이랬으니 이번은 좀 가봐야겠다구. 집에 가서 집에 식구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으니께 한 번 내 댕겨 오겠으니 그런 줄 알라.” 고 말야. 그라고는, 아 주인하고 하직을 하고, “아 그러면 부득히 그러면 갔다 댕겨 오시라. 그 말이여. 댕겨 오시면 부디 댕겨서 또 오시라 그 말이여. 오시면은 머지 않아 참 뭐든지, 그저 아수우면 내가 대 드릴 테니께 걱정 말고 가서 댕겨 오시라.” 고. 아 그래서 돈을 말여, 당나귀에다가 돈을 한 바리 실려서 보냈어. 가서 집에 와 보니께 그전 오막살이, 오막살이 집이 간 곳이 없고 말야. 고래등 같은 기와집. 기와집을 짓고서 말여. 짓고서, 아 들어가 보니께, 고래등같은, 오막살이 살던 집이 고래등같은 기와집이 거 했으니 아 이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당체 알 수가 없어. 그래 마누라한테 가서 인제, “사실 이것이 마누라가 잘 사니 이게 어떻게 된게냐?” 말이여. 하니께, “아 당신이 나가서 말야. 나가서 몇 달 안되서, 몇 달 안 되서 아 쌀 갖다 줘. 돈 갖다 줘. 집 지으라고 재목 갖다 줘 집도 지어 주고 이랬다.” 고 말여, 그러거든. “그러냐.” 고. 그래 놔 두고 죄 인제 속으루 보내서 집 짓고 쌀두 주구 그래 맨들어줬단 말이여. 다 그거 엉터리지. 엉터리 쇠만 가져 있으면. 그래 그 때, 그 사람의 운이여. 운이라구. 쇠만 가지고 아무 것도 모르면서 쇠만 가져 가서 거기 가서 거기 하니까 아, 천하대지(天下大地)여. 천하 수십 명… [청중: 금시발복이여.] 그려 금시발복이지, 금시발복이여. 그때 그 사람의 운이라고.한국구비문학대계 4-3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