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엉터리 풍수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순호
조사장소
전라남도 승주군 주암면
조사일시
1984.03.25
제보자
조동윤
조사지역
전라남도

구연상황

나주 정씨 뒷얘기를 조사자와 함께 하다가 조사자가 엉터리 풍수얘기를 해달라고 하자 청중은 모두 알고 있는 듯 웃음을 떠뜨렸다. 조동윤씨는 어떤 사람이 하면서 시작했다. 정자세로 앉았다가 무릎을 세우며 고쳐 앉았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남도/승주군/주암면
    분류코드: [주암면 설화 15] 
    테이프번호: T. 주암 3 앞
    조사장소: 어황리 문촌회관
    조사일: 1984. 3. 25.
    조사자: 박순호
    제보자: 조동윤(남, 65세)
    엉터리 풍수
    * 나주 정씨 뒷얘기를 조사자와 함께 하다가 조사자가 엉터리 풍수얘기를 해달라고 하자 청중은 모두 알고 있는 듯 웃음을 떠뜨렸다. 조동윤씨는 어떤 사람이 하면서 시작했다. 정자세로 앉았다가 무릎을 세우며 고쳐 앉았다. *

어떤 사람이 가난혀. 가난헌디 통 공부만 헌단 말여. 글만 글만 읽지 아무 것도 몰라. 그 마느래가 오직 오지기 괴로울것요. [조사자: 그러죠.] 울타리깨비 다 뜯어 때고, 지둥나무 깎어서 밥을 히먹어도 나무 한주먹을 히와, 양식이 읎어도 양식 걱정을 혀. 통 글만 글만 읽고 앙겄어. 애가 터진께, 
“여보쇼, 책에서 뭇이 나오요. 양식이 나오요? 나무가 나오요. [웃으면서] 통 그것만 들여다 보고 있으믄 나는 어떻게 살것요?”
[조사자: 그럼요.] 
“아, 내가 뭣 재주가 있어야지.”
“아, 윳집이 아무개는 쇳, 쇳주머니를 차고 나가믄 양식도 들오고, 고기도 들오고이, 나무 구르마도 나무발도 들오고 그르는디 글은 당신이 더 배왔을 것요. 근디 글만 보고 읽다가 굶어 죽을 것요. 당신도 그 그 양반맨이로 쇠나 차고 한번 나가보쇼.”
“쇠가 있어야지.”
“쇠는 내가 얻어다 드릴라요.”
그런께 대답을 못혀. 쇠를 갖고 나가도 뭣이를 잡을 줄 알어야 대답을 히지. 하도 애가 터진께 허는 소린디.
“문고리라도 걍 빼갖고 가까?”
[조사자: 하하, 문고리를? 하하 참.] 
게 어떻게 쇠나 하나 빌려왔던 것여. 사정을 하고 빌려왔을 터지. 안쓰는 묵은 쇠를. 그놈은 갖다 줌서 나가보란께 마누라한테 못이겨서 그 놈을 엮고 인자 주머니다 옇고 나갔어. 나갔는디 아. 이 학자가 무엇을 헐것요. 인자 부잣집 사랑이를 간게 풍수들이 홉신(1)-많이의 뜻.- 앙겄던 것여. 풍수들이 흡신 앙거서 저녁으, 그러고 앙거갖고는, 경상도 풍수, 충청도 풍수, 전라도 풍수가 전부 오았는디 모두 산담들 히쌌고 뭐 무신날에 무슨 판은 어쩌고 무신날에 무신판은 어쩌고, 막 그나 [청취 불능] 허고 야단이라고. 근디 이얘기 허지를(할 줄을) 알어야지. 산세를 안봐서. 암 맛도 않고 앙겄어. 모두 풍수들이다. 근게 쥔은 찾어온 사람은 다 풍수로 봐 버맀어. ‘저 사람도 풍순디 어찌서 저렇게 옆엣 사람 얘기만 듣고 얘기 한자리를 안허는고’ 인자, 그분이 충청도 사람여.
“아, 저 충청도 손님도 이얘기 한자리 혀보쇼.”
쥔이 그런게, 
“헐 얘기가 없읍니다. 나 헐 얘기를 모두 옆엣 손님들이 다 혀부린게 헐 얘기가 없읍니다.”
근께 쥔이 볼때, 평을 허기를 진실헌 풍수로 평을 혀버맀단 말여. [조사자: 아하! 그 사람은 몰라서 그런디.] 응, 몰라서 그런디. ‘알고도 듣고만 있고, 속으로 다 평을 허고 있을 것이다’. 그러고 ‘아, 저 사람이 진짜 풍수로구나’허고 그 이튿날, 아침밥 먹은 뒤는 여비를 닷 냥 줄사람, 열 냥 줄 사람은 풍수들 싹 다 갔이 정히버러. 다 같이 걍! 근께로 저 사람들 있으믄 어디 가서 뱁이라도 얻어 먹을것인디, 나도 가락 가락 헐 것이면 틀림없이 가락 허지. 그나저나 ‘저 사람들은 닷냥도 주고, 열냥도 주는디, 다만 한냥이라도 나도 줌서 가락 허믄 쓰겄는디 어쩔란고’허고 앙겄어. 앙겄는디 인자 갈란다고 그런께 다른 풍수들 간께 따러 나갈라고 헌께.
“아, 이 손님 거그 좀 앙그쇼.”
다 전송을 허고 인자 들으와. 들오더니만 그런 말 저런 말 묻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이 이얘기, 이얘기도 안허고, 아무 마탕커리(2)-맛대가리, 멋대가리.- 없이 주객들이 앙겄어. 때 되믄 육회(肉膾), 육회를 쳐서 닭 잡어서 국 낋이고 육회에다가 술도 좋은 놈 가조고(가져 오고) 대접만 훌륭허니 헌단 말여. 근디 겁이나. 인자 한 사날 지낸 뒤에 쥔이, 
“오늘은 산귀경이나 나갑시다.”
인자 청을 헌다 그말여. 행이라까 가자고 허까 싶어서 지달려도 아무 말이 읎은께. 사흘동안을 근께, 
“아, 그럽시다.”
어떻게든지 도망을 갈라고. 그 인자 산에를 갔지. 요런디 같으믄, 그 우리 뒷산에도 비롱수호라고 명당이 있소. [조사자: 예 있다 그 얘기도 좀 해주세요.] 썼는가 안썼는가 몰라도 인자 그 근방서 유명헌 혈 있단 디를 인자 죽허니 데릭고 댕임서, 
“여가 어찌요?”
아, 메도 크게 씌고 뙤도 잘 달고 좋은 디는, 
“아 좋습니다.”
또, 다 허물어지고 사초(莎草)도 안터고 그런 멧을, 
“이 멧이 어쩌요?”
그러믄, 
“자손이 여물겄소.”
그저 눈에 비는대로, 인자 그러고 따라 댕겨. ‘아, 이놈으 것 어떻게 히서 내가 도망을 가꼬’ 핑게를 대고 인자 쥔이 저리 먼디로 가부리먼 도망갈라고.
“나 저 대변 좀 보고 올랍니다.”
그런께 쥔이, 
“그러시오.”
그 섰어. 지다리코. 그러믄 갓 쓰고, 두루메기 입은 채 간다 그말여.
“아, 의관을 벗어 놓고 가시오.”
[손으로 머리를 빗으며] 그러믄 인자 수상허게 본가 싶어서 헐 수없이 거짓 대변을 봤단 말여. 봄서로 설상치(3)-심상치.- 않어서 쥔이. 뭔 놈의 똥을 누어. 도망가야지. 갖을 보다 벗어놨으니 이놈으 것. 판수(펜티) 바람으로 도망갈 수도 읎고. 거짓 대변을 보고 와서 인자 옷을 입고 또 갓을 쓰고 따러갔어. 따러갔드만 그자 날이 저물어졌어. ‘에라 이것 이러다가는 오늘 저녁에 또 큰일나게 생깄다’ 싶으니까는 인자 딜고 인자 앞이 앞에서 달음질을 치고 도망을 헌다 그말여. 아 그렁께 쥔은 또 따러가라고 ‘앗다 이것 어디가 명당이나 보잉께 [일동: [웃음] 근갑다’ 허고는 죽고 살고 인자 따러가지. 아 칡렁쿨에 가 걸려갖고 탁 나자빠져버맀네. 도망간 풍수가, 가짜 풍수가. 아, 쥔이 뒤에 와서 섰어갖고 도망갈 수가 있어야지. 근께, 
“좋다, 좋아.”
거그서, [청중: 이왕 자빠진 짐(김)에.] 응, 자빠진 짐에, 
“좋다.”
그리놨단 말여. 근께 아 풍수들 접한 쥔이라 쥔이 본께 대차 좋아. 자기 눈이도. 아 그리서 ‘옳다, 명당 잡았다’ 인자 쥔이 그맀지.
“아, 어째 여가 쓰겄소.”
“좋습니다.” [일동: [웃음] 
날이 다 인자 저물고 헌께 하 집에 데릭고 가서 어떻게 또 훌륭하니 대접을 혀. 조석을. 아즉(침)밥 먹고는 인자 가야 쓰겄어. 이왕 어저께 인자 한 자리 잡어 놨은께. 인자 간다고 허고. 가도 허지. 허고는, 
“인자 갈나요.”
그런께, 아 못가게 헌다 그말여. 못가게 혀. 아이 집이를 갔다 와야 씨겄는디 인자 거짓말을 좀 혔어. 책에도 거짓말이 있었던가. 좀 배웠든가
“지금 식구가 아퍼서 누웠는 것 보고 나왔는디 시간이 능랑(4)-시간이 없음을 말한 듯.- 허다”고
“아, 그런 가고(5)-家故, 집안에서 생기는 탈.-가 게시믄 가시야지.”
돈 설흔 냥을 주어.
“가셔서 가고가 원만하시면 또 오시요. 다시 한 번 거그를 가 보셔서 결정히야겄읍니다.”
근다 그말여.
“예, 다녀오겄읍니다.”
뭐 안가버맀어. 요놈 설흔 냥을 얻어갖고 인자 즈그 집을 와놓고 본께 [조사자: 부자가 되았네?] 부자가 되아버맀어. 즈그 마느래가 좋아서. 설흔 냥을 갖다 준게. 아 그놈 가지믄 나무발이라도 사고. 쌀가마니라도 팔게 생있거든. 그때 뭣 그때 설흔 냥이믄 논이, 백 냥이 한 지긴(6)-볍씨 한 섬의 모를 심을 수 있는 논의 넓이. 한 마지기의 스무 갑절.-디 [조사자: 예.] 즈그 마느라가 좋아서. 한 이틀 지낸게, 
“아이, 어디서 이렇게 벌었소?”
“벌기는 뭘 벌어. 돌라갖고 왔지.” [일동: [웃음] 
헌께, 
“아 어떻게. 글지만(그렇지만) 도둑놈 되지 마쇼.”
“걱정마쇼.”
아, 그맀는디 그 쥔이 말여. 그 자리를 쓰고는 귀(貴)가 많이 났어. 그런게 그것이 뭐인고는 아. 근본 성의를 보이니까, 성의를 보이니까 우연히 그 사람이 와서 명당을 잡어줬단 말여, 알고 잡어준 것이 아녀. 뭐 이십사위(二十四位)도 몰라. 쇠끝자도 몰라. 다른 글자는 잘 알지만, 아, 근디 그렇게 히서 명당을 잡어 썼는디 그 후손이 안동 김씨 선조가 되드라요. 안동 김씨들이 우리나라 [조사자: 허 유명헌 집안요. 명문가문이죠.] 그렇게 되는 것이지 풍수가 묏자리 잡는거 아녀. 에 그 성의로 구히지는 것이지 [조사자: 운(運)이 달라 그러니까.] 예. 운이 달라고. 그런 전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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