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여필종부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천혜숙, 강애희
조사장소
경상북도 상주군 청리면 원장2리
조사일시
1981.10.17
제보자
이기환
조사지역
경상북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제보자의 자택에서, 혼자 구연했다. 자신이 이야기할 항목을 먼저 열거한 후, ‘벌이야기’부터 하겠다면서 다음 이야기를 시작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상북도/상주군/청리면
    분류코드: [청리면 설화 1] 
    테이프번호: T. 청리 1 앞
    조사장소: 원장 2리 모산
    조사일: 1981.10.17.
    조사자: 천혜숙, 강애희
    제보자: 이기환(남, 62세)
    여필종부
    *제보자의 자택에서, 혼자 구연했다. 자신이 이야기할 항목을 먼저 열거한 후, ‘벌이야기’부터 하겠다면서 다음 이야기를 시작했다.*

삼대 독잔데, 재상은 재상인데 독자래요. 그래서 모(某), 관상보는 사람한테 갔어요. 그래 가가 떡 보니까 그 사주팔자에 열 아흡 살엔가 죽어요.
절손이 돼요. 손(孫)이 없어져부리죠. 그런데 낙심아이겠어요? 삼대독잔데, 재상인데. 딱 하나 끊어지마 그마이께.
그래서 어짼 기 아이라, 
“인진 도리가 없어. 나는 도저히 할 수가 없어요. 누구나 다 봐야 헛일이라.”
안 된다 카는 기라. 그래서 그 당시에 인자 중국문화거등요, 우리가. 공자님, 문화를 받아가이 왔는데. 그래서 인제 그 당시에 사신이 하나 댕깄더래여. 사신은 막 [청취 불능] 먹고 하는 거예요. 잘 아실 겁니다. 그 사신한테 부탁을 했어요. 천 냥을 조가 보냈어요. 천 냥 주민서, 
“점을 쳐 오라.”
이래 됐어요. 그래 천 냥을 가이갔죠. 가이가서, 중국서 누가, 점을 지일 잘 치는 집을 찾아갔어요. 가니까 딱 보디이마는, 
“허허 참, 세사아 이런 점은 첨 봤다. 이런 점은 안죽 친 일이 없다.”
그런데 [청취 불능] 천 냥을 내버리요. 가주 가라 카는 키라.
그래 그 사람이 그 때 죽었으마 끝나는데 사신을 당기왔어요. 그래 인자 그 천 냥을 준 거예요. 깜짝 놀래죠. 안 그렇겠어요? 실망이죠. 그 돈을 천 냥을 받아가주고 점을 맞차 왔으만 됐는데 실패 아이래요? 깜짝 놀랬는 거예요. 그래도 도리 없죠.
그래 인제 일 년이 또 지냈어요. 그래 또 사신을 가게 됐어요. 그래 또 천 냥을 좄는 거예요.
“자네가 이걸, 경이 가이가서 중국가서 점을 쳐 오게. 주고 오게.”
이래 됐어요. 그래 인제 그 사람이 갔어요. 중국에 가 또 물어여, 그 사람에게. 그 집에를 떡 가니까, 떡 이래 쳐다보디이마는, 
“참, 작년 그 점이 또 왔구만.”
이캐여. 그래 천 냥을 받아여. 받디이마는 그래 벽장문에 딱 넣어 버려요. 넣디이마는 이 사람 하는 말이, 이런 창호지 [문쪽을 가리킨다.] , 이기 창호집니다. 아실 겁니다. 시골엔 창호지밲이는 없으니까요. 이만한 뭉티기를 하나 조요. 창호지 뭉티기를. 뭐러카는 기 아이라, 
“이 뭉티기를 급할 때 써 머어라.”
이기래요.
“써 먹는데 지급으로 단니가서, 당신 오늘은 살아갑니다.”
이기래요.
“가거든 그 가이가가 쫓아 내라.”
이깁니다. 그 당시에 열 살 먹었대요. 열 살 먼 아 쫓아 내라 이기예요. 지금은 여성도 객지 나가기 보통이, 미국도 가고 일본도 가고 다 가는데, 그 때는 그기 아입니다. 잘 아실 낍니다, 서적을 봤으만. 그 때는 그기 아니고 떨어져만 안 돼요. 불호고, 그 또 돼도 안 하고.
그래서 도리가 없지요. 그래 이자 댕기 왔어요. 그래 인자 그런 말을 한 기, 왔어요. 그래 인자 그런 말을 한 기예요.
“돈 천 냥을 받아가 해줍디다.”
“그래 뭐라 하더나?”
하니까, 도리 없잖아요? 암만 귀중한 자식이라도 쫓아 내버리란 기라.
그래 인자 열 살 먹은 늠을, 옛날엔 뭐 보양하만 뭐 은 금, 금은보화라 카지만 잘 드물랐읍니다. 그리기 때문에 그 집엔, 제로-(제일로)- 인제, 우리나라 인제, 예의지국가기 땜에 맹건, 갓 이기 젤 갑이 나가요. 그러니까 그런 거로 가-(것을 가지고)- 인제 자기 돈대로 싸보낸 거예요. 쫓이낸 거지. 거질 맹근-(만든)- 거지.
그런께 인제 자기가 인제 배운 기 있고 아 이러니까 인제 나가서 인제 서당방에 댕기는 기야. 댕기마 인제 지금겉잖아서 푸대접은 않지요. 저 배운 것도 있고 행세가 있으마 다 알거든요, 사람 보마. 그래 옛날엔 지금 겉잖아서 옷이 틀려요. 양반, 중로, 상늠 대번 판길해요. 옷에 대번 알아요. 그런께 인제 푸대접은 안 받지. 그런께, 
“저 사람은 양반집 자식이다.”
그래 댕기미 얻어 묵었어요. 그거 공식이예요. 언제든지 밥을, 돈을 [청취불능] 주나, 고마 거어 잠 재보내고 대접해서, 
“죄송합니다. 이렇습니다.”
대접해 가미 있는 거예요. 그래 인자 이 사람이 그래그래 댕기다가 열 아홉 살이 다 됐어요. 육 년을 거친 거예요. 열 시 살 뭈은께. 거칬는데 이 사람 생각이 우예 됐나 하만, 봄이 닿았어요. 이제 마지막이예요. 그 날, 장개 하문 못 가보고, 세상맛도 못 보고 고생마 하다가. [웃는다.] 그래서 새에 와서 ‘이 참’ 올게 끝이 난다 말이라, 생명이. 그러니까 이 사람이 ‘서울구경이나 하고 죽자’ 이래 됐어. 지금 말같이, ‘서울을, 그 서울을 구경이나 하고 죽자?’
서울을 갔는 거예요. 그러다 본께 돈은 다 떨어젼 거야. 맹건 판 거 뭐 이런 거 다 떨어졌뿌맀고, 옷은 그 마 추첩하이-(더럽게)- 됐고, 사람꼴도 행핀없이 됐고. 안 그렇겠어요? 고민에 쌯있지 남우집에 댕긴께 옳기 되겠어요? 그라다 보니까 봄이 닿았는데 참 야도화-夜桃花.-가 만발했어요. 만발했는데, 서울을 떡 갔는데 그 때사 봄인데 그 서울시민이 노소 할 거 없이, 남녀 할 것 없이 인제 꽃구경을 가는 거예요. 봄철인데, 봄인께 가는데. ‘야, 인제 서울에 왔으이, 나도 사람인께 하문 가 보자.’ 이래 됐어요.
그래서 인제 간 거지요. 갔는데, 그래 갔는데 그래 가다가 그 및 십리되는 인제 도랑, 이 짝 저 짝 꽂이 콱 섰는 거예요. 그래 가는데 한참 올라가다 본게더로 꽃이 한창 만발해 있는데 꽃이 자기 몸에 후두득 떨어져요. 누가 던지는 겉이요. 그래 또 떨어져요. 시 분 떨어져요. 그래 쳐다본께 그 인자 복숭나무에서 아주 미녀가 말입니다. 꼰집으로, -꼰 짚으로.- 꽃을 흩어가 때리요. 싯? 그래 함 쳐다본 거예요. 참 미인이야. 그런가봐, 썩 봤는 거예요. 본께 니러 와요, 그 낭케서. 니러 오는데 가는데 처자라요. 처자가 가요. 그래 따라 갔는 거예요. 오새 참 그 참 거석할 나인데 안 그렇겠어요? ‘그래 저 여자가 나한테 미쳤나, 반했나’ 안 그렇겠어요? ‘날, 내 따라 오라 카는가 부다.’ 따라 간 거예오.
그래 가는데 하루종일 가는 거예요. 산으로 산으로. 가니까 해는 일모했는 거예요. 해는 졌어요. 그런데 쭉 저물기 인제 시무륵하니 어둡기 됐는데 가는데 띠집으로 들어 가는 거예요. 띠집은 인제 말하자마 나무를 걸치 놓고 뭐 이래 띠로 산띠기를 뭐 이래 한 기겠지요? 그리루 썩 드가요. 그래 어째겠어요? 뻗어버렸어요. 아칙도 안 먹고, 정심도 굶고, 하매 때도 늦었고 배도 고푸고 갈 데도 없고 어째겠어요? 어델 가야 돼요? 그래 주인을 찾는 거예요. 찾으니까 그 처자가 나왔는 거예요. [잡담으로 잠시 구연이 중단됨] 그래, ‘들오세요’ 그러지. 안 그러겠어요? 손님 왔는데. 드가니까 [청취 불능] 밥 채리 조서 먹었어요.
그래 인자 한방엘 자게 되었어요. 방이 단칸 뿐이니, 한바아 자. 그래 미칠 밤 잤어요, 잤는데. 그래 암매, 남자는 좀 비겁하다고 봐야죠. 사뭇 건넜겠죠, 말을. 그런께 인자 운자를 내나요. ‘그걸 대(對)해야 나하고 부부할 자격이 있다’ 이기래요. 그래 인자 글을 맞찼는 거예요. 대짜-對字.-를 했어요. 그래 인자 둘이서 길혼하게 됐어요. 지금 겉으마 예식장아 하지만 그것도 없고 이전에는 물 떠놓고 북향 뭐, 재배 뭐, 서동부상 이래 핸 기예요.
그래 했는데 그래 인자 살기 안됐겠어요? 이래 살지요. 사는데 그래 및 달 안 됐지요. 열 아홉 살 먹었으이, ‘나 죽을 날이 미칠 안 남았은게.’
그런데 한 날 저녁엔 날이 참 좋찮아여. 자내고 구름도 왔다 갔다 하고 좀 비도 올 듯하고 이런 날이예요. 이런 날인데 저문 날인데 밥을, 저녁을 먹고 한참 있었는데 하는 말이, 
“여보.”
이캐요.
“왜?”
이칸게, 
“올 지역-(저녁)-에 나 볼일이 갑자기 생겼소.”
이래요. 그래 인제 하는 말이, 
“무슨 일이?”
칸께, 
“꼭 볼일이예요.”
이캐요.
“그래 볼일 없는 사람이 어데 있어? 그래 무슨 볼일이냐?”
칸께, 
“그건 알 끼 없소.”
이기야.
“알 끼 없다니, 부부간에 알 끼 어데 있어, 없어?”-‘없어’라고 해야 할 것을 잘못 말했다가 곧 고쳐 말했다.-
“그기 아니고 갔다 와서 얘기하겠어요.”
이래.
“그건 안 되지. 그랜 할 수 없어. 부부간에는 못 할 얘기 없는 거야. 해야지. 그러니까 알고-알리고, 말하고.- 가라.”
이기래요.
“갈 일이만 가고 못 갈 일이만 못 간다.”
이기래요. 안 그렇겠어요? 부부간인까. 거북하지. 안 그렇겠어요? [조사자에게 그 입장이 되면 어떡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래 이얘길 하는 거예요. 하는 말이, 
“온 지녁에 나 원수 갚으로 간다.”
원수를 갚으로 간다 이기예요.
“그래? 원수를 갚으로 어데로 가느냐?”
“아무 데 간다.”
이기여.
“음 그래? 그래, 누 집에 가느냐?”
“아무 것이 집에 갑니다.”
“거어 왜 가느냐?”
그 하는 말이, 
“그기 아니고 하아, 우리 모자가-‘모녀가’로 해야 옳다.- 여어 왔읍니다. 여 와, 십 삼 년을 살았다.”
이기요.
“십 삼 년을 살았는데, 십 삼 년을 여 와 공부를 했다. 여어서 했는데 우리 아버지가 비슬을 했다.”
이기지요.
“했는데 모 아무개가 울아부지가 직있다. 직있는데 내가 남자가 됐더라면 유손이 있는데 절손이다.”
이기야.
“아부지 직손이 끊힜읍니다. 그런께 그 사람도 아들 하나 뿐이야.”
이기야.
“지금 삼대 독자 하나 뿐이요. 그러니께 그 아, 그 사람을 직이만 아버지 원수를 갚십니다.”
이긴 기라. 어떤 사람이겠어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겠어요? 맨, 이 사람 그, 본인이지. 본인이야.
“그래 잘 됐다.”
이기지.
“갈 거 없다. 본인이다.”
다 깼어요.
“잘 됐다. 멀리 갈 것도 없고 잘 됐다.”
그래 칼을 빼는 기야, 쥑일라고. 안 그렇겠어요? 아부지 원수를 갚을라고. 십 삼 년을 거어 와서 공부를 한 사람이 두말할 여지가 없지요. 담박 쥑이고 남지. 잡아 먹어도 시원치 않지. 그래 칼을 빼는 거야. 그래 캤어요.
“칼 좀 치우라.”
이래 됐어요. 치우는 기라. 그래 인자 급한 거예요. 더 급한 거, 어데 있어요? 그래 인자 개나리보딸을 끌렀어요. 끌러가이 아까 이야기한 그 조우뭉티기 겉은 거, 창호지 뭉티긴지 그거 내놨어요. 끌런께, 칼로 탁 짤르마 쉬운데 이 창호지를, 얇은 종우를 이만침 한겹으로 한테-(같이)- 묶었으마 얼매나 시간이 걸리겠읍니까? 무지하이 걸리죠, 하나썩 빗기마 그거. 풀로 딱 붙이났으이 하나하나 붙이났으이 얼매나…. 그래 인자 하나 하나 끌렀어요. 다 끌르고 난께 구실겉은 기 요만한 기 [손가락을 둥글게 해 보이며] 하나 나와요오. 나오는데 이거 가짢아여. ‘여어 뭐어가 해답이 나와야 되는데 내가 사는데’ 구실 하나간 안 되죠. 죽고 사는 기 판걸이 안 나죠. 이 사람이 고오서 생각을 해 봤어요. ‘싯, 걸정은 요오서 난다. 내가 죽고 사는 거는. 나는데, 이상하다. 구실 조고-(저것)- 하나빽이는 없으니 되겠나, 안 되겠다.’ 깨버맀어요.
딱 깨고 나니까 인제 이래 비비가주고, 잘 모릴 끼구마, 젊은 양반들은 [청취 불능] 카는 기 있어요. 창호지, 끼이가 불써는 기 있어요. 그거 인자 심지가 하나 나와요. 딱 피었어요. 거어 뭐라고 써있나 하이, ‘여필종부(女必從夫)’라고 딱 나왔어요. 잘 알 게구만, 여필종부.
그래 고만 보디마는 통곡을 해요. 통곡을, 여자가. 그래 삼종지법 아입니까? 여필종부. 도리가 없지요. 시집가기 전에는 아부지를 쫓고, 시집가만 남편을 쫒고, 또 남편이 인제 죽으만 이제 아들을 쫒거등요. 그런 삼종지법이 있는데 이건 부동설이래요. 안 돼요. 그래 인제 자기가 통곡을 하고 우는 기라. ‘남편 쫒아라. 인제 아부지는 헛일이다.’ 안 그래요? 그래 통곡을 하고 우는 거예요, 여자가. 울디마는 하는 말이, 
“내가 십 삼 년 공부할 때는 원수를 갚을라고 했는데 인제는 다 수포로 돌아갔다. 요샛말로, 갔으니, 그래도 그대로는 못 있다.”
이기래요.
“내가 분풀일 해야 된다. 그런께 당신이 속적삼을 벗어 노라. 땅에다가.”
그래 벗어 놨어. 벗어 노이, 
“나가라.”
캐여, 문밖에. 나가니까 뭘 및 마디 지끼디만 온 방에 칼이더래여. 칼이 디이 돌아댕기미, 한참 그라디만 베락치는 소리가 나는데 본께 자개 속적삼을 복판을 딱 갈라 놨어요. 한데 방에 피가 그득해여.
그래 인제 자개 부인이 그걸 치우고 닦고는 딜오라 카더래요. 디가니, 
“인제는 다 끝났소. 끝났으니 당신 부모가 당신 얼매나 바래겠소.”
같이 그래 자기 집에 가, 잘 살더랍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7-8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