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영험한 두 소경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
조사장소
경상남도 진양군 명석면
조사일시
1980.08.06
제보자
구상회
조사지역
경상남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저녁에 조사자의 숙소인 강재성씨 댁 사랑방에 노래와 이야기를 잘 한다는 노부인 5명과 남자 2명을 모셨다. 툇마루에 구경꾼도 대여섯 명 있었다. 술과 과자를 대접하고 있는데, 이 마을의 이장인 제보자가 술에 만취되어 와서 내 이야기 좀 하자면서 자청하여 구술하였다. 입담이 있어서 청중은 흥미있게 듣고 있었다. 분위기는 다소 산만한 편이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상남도/진양군/명석면
    분류코드: [명석면 설화 25] 
    테이프번호: 명석 6 앞
    조사장소: 신기리 새마을
    조사일: 1980.8.6.
    조사자: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
    제보자: 구상회(남, 52세)
    영험한 두 소경
    * 저녁에 조사자의 숙소인 강재성씨 댁 사랑방에 노래와 이야기를 잘 한다는 노부인 5명과 남자 2명을 모셨다. 툇마루에 구경꾼도 대여섯 명 있었다. 술과 과자를 대접하고 있는데, 이 마을의 이장인 제보자가 술에 만취되어 와서 내 이야기 좀 하자면서 자청하여 구술하였다. 입담이 있어서 청중은 흥미있게 듣고 있었다. 분위기는 다소 산만한 편이었다. *

이조 중엽에, 들어서 하는 이야기지마는도, 제 역시 나이가 인자 오십서넛 된 사람이 뭐 옛날 이야기 몬 하고, 어른들한테서 들어서 하는 이야긴데[조사자: 예, 들은 이야기 하면 됩니다.〕예, 이런데 참 이약(이야기)도 구숨합디다(구수합디다.)
이런데, 서울 있는 진 봉사하고, 시골 있는 이 봉사하고 두 봉사가, 시골 있는 이 봉사는 서울 구경하로 간다 쿠고, 서울 있는 진 봉사는 시골 살기 좋다 소리 듣고 내려오는데, 봉사가 뭐 구경이 오(어디) 있고 그런 기 있입니꺼?
그러나, 두 봉사가 충청도쭘 만냈어요. 내려오다가 만내고 올라가다 만내고. 그래 가지고 그때는 바로 염천(炎天)이라요. 한 오뉴월 됐던 모냥 이라요. 이런데, 두 봉사가 만내 가지고, 단디(단단히) 좀 들어 보이소.이 구숨합니더이(구수합니다.) 이 두 봉사가 만내 가지고 봉사찌레(끼리) 인자, 서로 인자, 
“자네는 어디 가는고?”
자네는 어데 가?“
이래 가지고 만난께네, ”
“나는 눈 어둡은 봉사지마는, 서울이 하…. 요주움(요즘)은 서울이지마는 옛날은 한양 아입니꺼? 하다(하도) 구경 좋다 쌓아서
한양 구경가요.”
진 봉사가 있다가, 
“시골이 하다 살기 좋다 쌓아서 시골에 살려 갑니더.”
이래 된 기라.
이런께네, 두 봉사가 거어서(거기서) 인자 상대로 해 가지고 하는 말이, 말, 아이, 그러믄 연세(年歲)를 따지 가지고 한 살 더 자신 어른이 형이 되고, 이래 하기 위해서 서르 나로 물은께네, 서울 있는 진봉사가 나이 많았어요. 그런께네, 그 봉사가 하는 말이 왈, 
“동생, 인연이 됐인께네, 시골로 구경 하러 가자.”
“형님 아입니더. 나는 이쯤 배운 거이 아깝어서 서울로 벼실하러 가요.”
봉사가 이러 쿠더랍니더. 그런께네, 서울 있는 진 봉사가, 
“아이다, 시골로 가자.”
둘이서 옥신각신 싸웠다 말입니더. 싸운 결과 동상(동생)이 몬 이깄어요.
그래 시골로 내려온께, 저 충청도쯤 내려 오인께네 여름이 돼 논께네 비가 창대같이 따루는 기라. 어 두 봉사가 할 수 없이, 두 봉사가 할 수 없이, 내리오다가 비가 온께네, 그래, 진 봉사가 하는 말이 있다가, 
“동생, 이리 비가 오는데 우리가 시골 구경이고 서울 구경이고 그것도 필요 없는 기고, 아무것도 없고 우선은 묵고나 보자.” 컴서(하면서) 말이지, 연구로 한 기라요. 우젔냐 할 겉으몬, 서울 있는 진 봉사가, 
“그래 동생, 내 시긴 대로 할래?” 컨께(하니까), 
“하, 형님 시긴 대로 하고 말고요.”
이리 된 기라. 그럼 눈대 감은 봉산데, 이 진 봉사 질(길)가 돌로 하나 주우 가지고, 집어 던지는데, [조사자: 네?〕
“요기이 문젠데, 이기 뭣인가 니가 단디 알아 봐라.” 쿠미(고 하면서), 혼자서, 봉사찌리서, 말이지 주우 가지고 던지 삤다 말이라. 던지 삔게, 
“그래 그기 뭣고?”
인자, 봉사한테 무었다 말입니다. 물은께네, 시골있는 이 봉사가, 
“형님, 던지는 기 돌 소리네요.”
봉사라도 귀는 밝거든.
“돌이네요.”
“그람, 이거를 해석을 니가 해 봐라.” 컨께, 
“형님 해석이 뭐이 뭐, 있소. 돌로 던지께네, 숲이 떨어짔은께네, 
임석락(林石落)씨, 수풀 임(林), 돌 석(石), 떨어질 낙(落). 하, 
임석락씨를 찾으믄 들어가요.” 컨께, 
[갑자기 말을 크게 하며〕
“과연 니가 내 동생이다. 아하, 과연 내 동생이다.”
그래 가지고 두 봉사가 무조건하고 충청도서 임석락씨를 찾은 기라. 돌로 주우 가지고 던지 삔 께네, 수풀에 떨어졌다 말이라. 수풀 임, 돌 석, 떨어질 낙자거든요. 임 석락이라. 두 봉사가 질가, 비는 창대같이 따루는데, 그전에, 거, 옛날 집은 쌘데, 임 석락이라 불러 제치는 기라.(1)-옛날 양반집은 세도가 당당한데, 함부로 임석락이라고 불러 쌓는 기라.- 아무것도 모리고 인자 그거로 가지고. 그런께네, 그 고을에 임석락이라 커는 (고 하는) 분이 살랐어요. 여름인께네, 귀글을 일으고(읽고), [한시를 읊조리는 어조로〕
“임수지추(壬戌之秋) 칠월기망(七月旣望)에 소자여객(蘇子與客)으로 범주유어적벽지하(泛舟遊於赤壁之下)할쎄.”
요리 커는(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 분이 바로 임석락이라요. 그래, 대청어서(에서) 인제, 왔다 갔다 비는 온께네, 말입니더, 바아도 (방에도) 안 들오고 청어서 왔다 갔다 이런, 참, 선배가 있은께네, 아이, 들어 본께네 질가 저 비가 오는데, 미천 놈도 아이고 얄궂은 놈이 자기 이름을 부른다 말아(말이야). 세사(세상에) 부르도 못 할 낀데. 그래 밑에 인자, 직(卽) 말하믄, 요사(요새) 겉으모 하수인(下手人)이지마는 그 때는 종이거든요.
“야들아, 저 미친 놈 잡아 오이라.”
일 쿠는 기라(이렇게 하는 것이라.)[다시 앞 말을 풀이하여〕질가(길가) 비를 맞고, 
임석락이를 부르는 기라. 그 사람들은, 그런께네 봉사 둘이서 부른께네…. 그래 두 사람 어떠겁(어찌나) 반갑운지 잽히 왔다 말이요. 와서 대청에서 인사로, 코가 따아(땅에) 댛이도록 인사로 하고 나인께네, 철 (쳐다) 본께네, 카(하) 봉사라. 눈만 띄었으모, 뭐, 뭐, 되껜데, 참 봉산데. 그래 그것 참, 그 선배(선비)가 하는 말이, 
“너희들 어딨는고?”
이래 물은 기라. 그란께네, 참, 서울 있는 진 봉사, 
“제는 서울 아무데 사는 진 봉삽니다.”
이래 쿤께네, 또 한 분은 있다가 동상(동생)은, 
“시골 아무데 사는 이 봉삽니다.”
이르 쿠고(이렇게 하고), 
“그러믄 너가 어데 가는 길이걸레 방금 임 석락이를 찾았는데, 그기 무슨 의도고?”
묻는 기라. 그 답이 왈 그 봉사가, 
“비는 오고 할 수 없어서, 수수께끼 겸해 우리가 장난을 돌로 가지고 하나 던짔디이(던졌더니), 그 돌이 수풀에 떨어진 때민에 임석락이라 지았습니다.” 쿤께네, 일 쿠는 기라(이렇게 말하는 기라). 봉사하는 말이. 그래, 그 선배가 하는 말이, 선배가. 오데서 뜰어도 들었거나 말이 그라안하믄(그렇지 아니하면) 그럴 수가 없거든요. 그래, 
“너거가 조금 아는 기 있나?” 컨께네, 
“우리들 아는 거는 없입니더. 아는 거는 없지마는 대략 우린 인자 아는 대로 하는 그기 그것뿐입니더.”
이러 쿠는 기라. 그래 그러믄 좋다. 그래 가아 인자, 그 선배가 모신기라. 저어, 하수인 있는 방아다(방에다) 모시 놓고, 그래고 나서 그 선배가 하는 말이, 그런데, 
“안에 가서 저 국수를 좀 삶아라.” 쿠는 기라. 저어, 배가 고프고 한께네, 비는 창대같이 따루는데(쏟아지는데), 국수를 삶아라. 국수를 좀 삶아 가지다 대접을 해 놓고, 물어 보자 이기라. 선배 마음으로. 그래 놓고, 밖에 나와서 인자, 거 봉사 둘로 앉혀 놓고, 
“너거가 그러킴(그렇게) 머리로 가지고 하이께네, 오늘 점심을 너거가 뭐로 묵겄네?”
이래 물었는 기라. 점심을. 물은께네 이 봉사가 괘(점대)를 짤랑 하디, (2)-점대를 짤랑짤랑 흔들고 빼어 보더니.-이 봉사는 동생인데, 이 봉사가 짤랑 하디, 
“오늘 점심은 틀림없이 국씹니다.”
이러 쿠더라 캐. 이 봉사는 틀림없이 그런, 이러 쿠고, 진 봉사는, 
“동생 아이다. 국씨 아이다. 범벅이다. 범벅. ”[청중: 웃음〕
그래. 인자, 대감 역시도 인자 한 사람은 국씨가 맞았는데, 범벅하는거는 틀맀거든. 진 봉사는 말은 틀린 기라. 조금 있다 인자, 그런 이약 (이야기)하고 난께네, 인자 가(가지고) 왔는데 본께네, 참, 국수도 아이고 퍼져 가지고 범벅이라. 과연 두 사람 인재(人才)라요. 그래서 인자 그 선배가 감탄을 한기라. 그래 너거가 이렇건 알 겉으면 우찌 눈 감은 기 개천아 네 그르냐 눈먼 봉사 제 그르다고.(3)-상투적인 속담으로 ‘소경이 물에 빠진 것은 개천의 잘못이 아니고 소경 자신의 잘못이다’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문맥과는 긴밀한 관계 없이 삽입된 것 같다.- 참, 눈 감은 기 엎드려 가지고, (4)-눈감은 봉사가 앉아 있는데.- 그 봉사 둘로 안 보내요. 앉히 놓고, 옛날 그 뭐, 칙사 대접이라 쿠나? 이래 하고 있었는데, 그래 가 그러구로(그럭저럭)그서(거기서) 인자 비도 개이고, 한 이틀 쉰께네 갈라 컨께네(고 하니까), 그 선배가 보내기가 아깝아서 우리 사는 거로 안 알아 볼라나(5)-내 살아갈 운수를 안 알아 보려냐?- 물은께네, 서울 있는 진 봉사가 하는 말이, 있다가, 
“우리가 가면 사람이 하나 희생이 날 끼고, 우리가 여(여기) 잔다 커몬 사람이 둘이 죽는다.”
이런 소리 하는 기라. 답이라 그 기. [앞말을 다시 설명하며〕그 봉사가 그 집을 떠나믄 사람이 하나가 죽을 끼고, 그 있는다카믄(거기 있는다고 하면) 그 집 식구가 둘이 죽는다 카는 기라. 답이 요뿐이(이것뿐이라). 없어요.
그러니 그 선배가 우찌 생각하겄소?[청중을 보고 묻는 투로〕그 해석을 좀 알겄읍니까? 봉사가 가 삐리면 그 집 식구가 하나가 죽을 끼고, 봉사가 있으몬 둘이 죽을 끼라. 그런께, 하나 죽기 위해서, 봉사를 후쳐(쫓아) 버리야 될 거 아입니께? 그 식구가 둘이, 둘이 죽는커마(죽는 것보다) 하나 죽는 기 안 났소? 그래, 그래 가 봉사는, 
“아이, 대접 잘 받았습니다.” 쿠고 갈라 하이께네, 참, 그 선배가, 선배가 아이지, 직 말하자면, 그래도 고을 원이 되는 기지. 원은 되는 기지. 이런께네, 그래 가아 몬 가거로 하는 기라. 그래 몬 가거로 하니께네, 이 봉사들이 우리는 아무리 눈이 어둡고 이래도 우리 할 일도 있은께네, 평상아(平生에) 여기 몬 먹어 살리 줄 끼고, 자꾸 뿌리치는 기라. 갈라 한께네, 참, 그 분이 몬 가거로 해 가지고, 꼭 걸차(가르쳐) 내라 카는 기라.
“으응, 그거는, 그것까지는 모릅니더. 그것까지는 모르는데 지내가 봐야 알지, 그까지는 모릅니더.”
이러 쿠는 기라. 그런께네, 그 선배가 우찌 시원한 소리 안 듣고 보낼끼요? 그래, 아무 날 앞으로 한 삼 일쯤 연기를 둔 기지.
“삼 일날쯤 되면, 표가 날 낀께네, 제 이 약을 잘 들을끼요? 그리하면 방패가 될까? 방패라고는 없다.” 쿠거든. 그런께네(그렇게 하니까), 그 선배가 무신 방팬고 그것도 모리고, 그런께 인자 진 봉사 하는 말이 있다.
“대접 받은 것도 미안한데 한 마디 걸차(가르쳐) 주꺼마.”
이리 쿠거든. 그기 처방이라요.
“다음 다아오는(다가오는) 보름날, 달 밝은 보름날 활로 매어 가지고, 화살로 세 개만 가지고, 화살로 세 개만 가지고, 요 집을 초저녁 시작해서 밤새도록 돌고, 닭이 울어도 화살을 놓지 마고(말고) 꼬나(겨누어) 가지고 집을 뺑 돌아라.” 는 기라. 화살 세 개를 지고[정정하여〕두 개는 짊어지고, 한 개는[화살을 겨누는 시늉을 하면서〕요래 가지고 요래 가지고 이래 하되, 
“만약에 닭이 다 울고 날이 밝을 때, 감을 여(黎) 밝을 명(明), 여명(黎明), 여명은 뭐 놔 두고, 인자 거 바로 인자, 날이 햇뜻(훤하게) 새야 인자 고(그) 때까지 화살을 놓지 말고 댕기다가(다니다가) 만약에 자기 눈에 가는 데 있으면 아무 데나따나(어느 곳이라도) 한 방 싸소.”
이리 쿠고 마는 기라. 봉사가 이러 캐 놓고, 마, 봉사는 들고 뛰는 기라. 뛸라 쿤께네, 그거도 치방이라고 인자 알았는데, 그 분이 그것마(그것만) 될 게요? 그 거부(巨富)가. 봉사를 앉히 놓고 그 날 날이 오도록 기다리는 기라요.
그래 가지고 참 활로 매 가지고 그 집 가 뺑뺑 돌아 댕김서(다니면서) 밤새도록 그래 봐야 아무것도 뭐, 쥐도 새도 한 마리 없어요. 없으니, 인자 활로 가지고 뺑뺑 돌아 댕기 봐야. 그래 날이 다 밝은데, 난데 없는(생각지도 않은)괴짝이 하나 오디(어느 곳에) 눈에 뵈인 기라. 그 눔(놈)을 보고 싸 삤다 말아(말이다). 그때 날이 다 새고 한께네, 싼께네, 그게서 과연 사람이 장도(長刀)를 든 사람이 하나 들어 가 있어. 그런께네, 봉사는 저게 있고 그 손님이, 떠났이몬, 봉사가 떠났이몬, 그 선배 한 분 죽을 끼고, 고(그) 장군 그기 인자 말하자몬 선배만 쥑이고 말낀데 안 떠나가 논께네 대감이 그리 되인께네, 그 남자 쥑이고 자기 소처(小妾), 그러니 간부(姦夫)라 말이야. 아, 그래 둘이 죽은 기라. 소처,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정실(正室)이 아이고요.
건께(그러니까) 그 봉사 그 다 맞은(맞힌)거 아입니꺼? 그래, 그래 가싸 논께네, 과연, 그 궤 안에 든 그 사람 하나 죽고 자기 소처, 인자 그(거기) 나오거든요. 둘 죽은께네, 저거가 가 삐리면(버리면) 하나밖에 안 죽을 긴데, 그래, 그 질로(길로) 이래 놓고 거게 일은 다 임석락이 일은 끝나 삤고요.
그러구로(그럭저럭) 둘이서 인자 싱강하다가(다투다가) 서울로 올라온 기라. 봉사 둘이. 진 봉사, 이 봉사가 벼실하러 온다고 올라온 기라. 서울로 끄떡끄떡 그때 인자, 시골 일 다 봤은께네, 올라온께, 서울로 올라온께네, 여, 팔도 선배(선비)들이 와서 벼실할 끼라고 우쭐거리 쌓는 기라. 그런께나, 이 봉사들도 참 자신이 있는 봉사라요. 눈만 감았다 뿐이지.
그래 거 인자, 벼실한다고 올라온께네, 그 상시관(上試官)이 그런 거안 있읍니꺼? 시관이요. 눈 뜬 놈도 벼실 몬 하는데, 눈 감은 놈이 벼실하러 온다고 말이지 이래 가지고 하대(下待)를 하는 기라. 자꾸. [청중들이 술과 음식을 서로 권하느라고 이야기가 잠시 중단되었다.〕[청중: 이야기 다 하셨읍니까? 재미가 있네요.〕
[조사자: 아직 이야기하고 있읍니다.〕[청중: 하셔 보이소.〕그래[조사자가 이야기 하던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말을 했다. 서울로 안 올라갔습니다. 눈 감은 놈도 벼슬할 끼라고요.〕
눈뜬 놈도 벼실 몬 하는데, 눈 감은 놈이 무신 벼실하노? 이래 가지고 우에서 그저 벼실하는 시관(試官)인가 뭣인가 모르지마는요, 후쳐 내루는기라(쫓아 버리는 것이라).
그래, 할 수 없이 내려와 가지고 점쟁이 행사를 해 삔 기라(해 버리는 것이라). 둘이서. 점쟁이 행사로. 꽤대롱을 뚜드린 기라.(6)-점대가 든 통을 두드리고 흔들어 점을 쳤다는 말이다.- 인자, 요기 인자 벼실하는 장소 겉으몬, 밑에서 인자 이란께네, [조사자: 꽤대롱을요?〕꽤대롱이라고 있어요. 점쟁이…. [조사자: 녜, 녜, 알겠읍니다.〕그 두 봉사가 이래 싼께네(쌓으니까), 과연 맞히는 모양이라. 시골서 오나 오디(어디)서
오나 선배들이, 
“아이, 당신은 지난번 버실하러 낙방했네요.”
“요번에는 급제하겠심더.”
뭐, 이런, 거 싸악 다 해 주는 기라. 이런께네, 과연 거(거기) 온, 돈놓고 하는 사람들이 본께네, 옳은 소리만 한다 말야.(7)-맞히는 말만 한다는 말이다.- 젂어 본(겪어 본) 일을 딱 이야기한께네, 옳은 소리를 하는데.
우에 인자 저어, 심판관이지 지금 말하자면. 이 사람들이 철본께네(쳐다보니까), 저어 후쳐(쫓아) 보낸 봉사한테다 돈을 다 뺏긴께네(빼앗기니까) 무엇인가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거든.
시골서 벼실하러 온 사람들이 전부 그따(거기다가) 봉사 둘이한테다, 마 돈을 내놓고 요번에 내가 무슨 급제를 하겄냐고 이래 탁 한께네, 틀림없이 맞쳐 줘요. 그 봉사 둘이서, 
“당신이 서울 몇 번 올라와서 벼실 몇 번 떨어지고, 요번에는 또 낙방입니더. 또 요번에는 또 뭐 급제를 하겠입니더.”
딱 이란께네, 그 호기심이 있으 가지고 마 우에(어떻게 하여) 과거판은 놔 두고 그서(거기서) 판을 쳐 삔 기라(쳐 버리는 것이라).
이 분이 이런께네, 그 사람들이, 저 놈을 주우 내 삐이야 된다고 이래 가지고, 즉 말하자면, 그거는 마, 제국주의도 아이고, 뭐, 뭐, 누지르는(누르는) 판이지. 그래 가(가지고) 봉사로 갖다 후쳐 내 삐린 기라. 후쳐 내면서 자꾸 이리 후쳐 내거든요. 후쳐 내자마자 요만한 인자, 벽 새에(사이에) 쥐가 한 마리 볼 기(기어) 가는 기라. 쥐가요. 조건이 있어야 후쳐 내지, 그냥은 못 후쳐 내거든요. 쥐가 한 마리 속 드가는데. 후쳐 내는 그 사람이 봤어요. 쥐가 분명히 요 한 마리 딱 드갔는데, 
“너거가 임마, 그렇긴(그렇게도) 잘 할 것 같으믄, 요 새에(요 사이에) 쥐가 몇 마리 들었나?”
이래 물은 기라. 물은께네, 아이, 이 봉사는 꽤대롱을 흔들디이, 
“그(거기), 쥐가 저, 한 마리 들었심더.”
이러 쿠거든. 딱 맞힜다 말야. 컨께(그러니까), 진 봉사는 있다가, 
“동상 아이, 쥐가 세 마리네.”
쥐가 세 마리 들었다 쿠거든. 그래, 세 마리 들었다 카는데, 하나는 한 마리께네, 다 실패 아입니꺼? 한 마리밖에, 자기 눈에는 한 마리밖에 안 들었는데, 그래, 그래 가이고, 그 담을 다 뜯고 한께, 쥐가 한 마리 들어 있어요. 한 마리 들었는데, 둘이다 인자 동생은 한 마리라 쿠는데, 우에 형은 세 마리라 쿤께네, 헛일이거든요. [조사자: 한 사람은 맞췄다.〕응, 동상은 맞한(맞힌) 기라. 근데(그런데), 해이는(형은) 세 마리라 컨께네, 고, (그) 수가 틀린 기라. 틀맀거든요. 그래 이 놈들 뭐, 처단해 삔다. 이래 가지고, 동생은 필요 없는 기고, 행이(형의) 말만 듣고 인자, 그래 끌고 가서 살리 도라(달라) 캐도(고 하여도) 안 살리 주고. 저 물가 띄아 삔 기라(띄어 버린 것이라).
물가에 띄우는데, 그때, 물가, 딱 물에 주어 옇어(넣어) 놓고 나서 그 분이 와 가지고 한 마리라 켄데, 세 바리(마리)라. 쥐로 배로 타 본께네, 새끼가 두 바리 들어가 있어요. 둘 다 맞은 기라. 새끼가 두 마리 딱 들어 가 있은께 세 바리 아입니꺼? 에미하고 새끼 두 바린께네. 그래 세 바린데, 사람 건지러 간다고 인자 쫓아 갔다 말아. 벌써 가 삤어요. 벌써 죽어 삔데, 개천아 네 그르나 눈먼 봉사 제 그르다고. 눈먼 봉사가, 눈먼 봉사가. 그때 그마 그래 가 거 실망이라. 눈 먼 봉사 이름이 거어서 난 기라.(8)-눈 먼 봉사가 점을 잘 친다고 유명해진 것은 이 이야기에 연유하였다는 뜻이다.-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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