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밤 열 한 시가 가까운 시각이었고 판에는 주인 할머니와 동네 아주머니 한 사람이 더 있었다. 힘이 드는지 구연 속도가 매우 느렸고 자주 벽에 기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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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충청남도/대덕군/구즉면 분류코드: [구즉면 설화 19] 테이프번호: T. 구즉 5 앞 조사장소: 봉산리 2구 앞바구니 조사일: 1980. 9. 20. 조사자: 박계홍, 황인덕 제보자: 이병일(남, 71세) 오시(午時)하관에 사시(巳時)발복 *밤 열 한 시가 가까운 시각이었고 판에는 주인 할머니와 동네 아주머니 한 사람이 더 있었다. 힘이 드는지 구연 속도가 매우 느렸고 자주 벽에 기대곤 했다.* 총각 하나가. 어려서 조실부모하구. 참, 밥을 읃어 먹구 댕이머 컸지. 그래 한 여나무 살 먹어서 인제 남으 집에 가서 불두 때 주구 심부름두 해주구 이렇게 하다 나이가 삼십이 됐어. 삼십이 됐는디. 삼십꺼지두 장개두 못들구 총객여. 그래 한 집이서 머슴얼 십 오 년얼 살았어. 십 오 년을 살었는디 그 쥔은 인저 남자는 욱구 쥔댁 과부여. 젊은 과분디, 젊은 과부만 있는 집이서 인제 머심얼 사넌디. 과부는 과부래두 재산이 많어. 한 오백 석 받어. 오백 석 받으면 큰 부자지 머. 아 인제 한 번은, 그케 쥔댁하구 참 서루 친 형제같이 이렇기 지냉깨, 인저 십 오 년을 살었어. 그 집이서. 나무럴, 하러 가던디, 저녁이 인저 떡얼 해 먹었어. 가을떡. 가을이덩가. 그래 쥔이 떡을 해서 인저 많이 줘서 잔뜩 먹었는디 아침이 밥 생각두 웂응깨 발쌔 멫 시간 안 돼서 또 나무럴 하러 가넌디. [기침] 도시락이다 인저 아랫 짝이넌 밥얼 싸구 우 뚜껑이넌 떡얼 또 싸구서는 인제 줘서 인제 나무럴 하러 가서 나무럴 하넌디. 그래 줌신두 안 먹었지 인제. 밥 생각이 웂어서. 엊저녁이 떡얼 너머 많이 먹어서. 지관 하나가 참 무슨, 그 뭐여…, 지관이 해―전 인제 산중에럴 댕기다 보닝께 산이서 먹을 게 있나 뭐? 석양이 됐는디 시장기가 들어서 걸음을 걸을 수가 있나. 그래 산 밑이럴 이르―케 나무 초군이 나무를 하는디 봉깨, 옛날이는 도시락이 이제 버드나무 가쟁이루 인제 맨등 게 있어. 그래 인제 밥 도시랙이 지게 밑이가 매달렸다 그거여. 그래 사람이 인저 원래 시, 인저 그 지관이 시장기가 들응깨 사람이 웂넌디, 아 밥도시락을 ‘톡 톡’ 처, 튕깅깨루 밥이 거기 꼭 들었어. 안 먹었어. 그래 빈 도시락은 ‘퍽퍽’ 하는디 ‘택택’ 소리가 나닝깨 뱁이 들응 거지. 그래 남이 밥얼 내 맘대루 뗘 먹을 수 있나? 사람은 욱구. 지켜 앉었지. 한참 있으닝깨 총각이서 나무럴 해서 앙구서는 그짝이 돌아 온단 말여. “여보게 총각.” “예.” “내가 지금 시장기가 들어서 가덜 못하겄네. 그런디, 혹시 그 도시락이 줌신(점심) 먹던 밥 좀 남었으먼 한 숙갈 나 좀 주게.” “예. 남응게 아니라 그냥 있읍니다. 지가 줌신 안 먹었읍니다. 떼 놓구 잡수세요.” “아 남에 밥얼 내가 어트게 뗘 먹나. 밥 임자가 뗘 주야지.” “아니요. 저는 남으 집얼 삽니다. 사넌디. 나무럴 한 짐이래두 더 해가 지구 가야겄응깨 뗘 놓구 잡수세요.” “그럼 그럭 하라.”구. 아 뗘 놓구 먹다 보닝깨 잔뜩 먹었어. 그래 인제 고마워서 은혜를 갚으야겄어 아무래두. 그래 인제 거따 인제 나뭇짐얼 받쳐 놓구 “나두 총각 좀 따러가먼 오늘 밤에는 잘, 숴, 셔 가겄나?” “따러 오세요. 저 따러 오시먼 저 자는 방 방두 뜨걱구 하닝깨루 잘 주무실 겁니다.” 그래 따러갔어. 그래 나뭇짐 내려놓구 인제 사랑문이 열리구 사랑이 들어가서, 들어 가닝깨 저녁을 해서 인제 그 총각하구 졈상을 해 왔는디. 그저 저녁두 잘 차려 왔어. 그래 먹구 나서, “그래 이 집이서 몸사나 총각?” “예 머슴삽니다.” “부모덜 다 있나?” “워디요. 어려서 조실부모하구 읃어먹으러 댕기다 이케 머심얼 삽니다. “ “그 워디 친산이나 좀 존(좋은) 자리 모셨나?” “아니지요. 아버지두 머 남으 집이 몸만 살었읍니다. 그라다가 저 쪼고말 적이 아버지가 세상얼 떠서, 돌아가셔서, 돈언 남으 집이 몸 사는 사람덜이 가서 또랑 갓이 워디루 가서 파묻어 줬는디 머 그냥 그대루 있읍니다.” “그려?” “면례럴 하야겄어.” 그래 그 이튿날, “나무 하러 가지말구 나 따러 가자.”구. “한 자리 잡어 주마.”구. 그 짝이루 가보닝깨 한 군데럴 떠억 가더니 한 군데덜 잡어줘. “여기다 잔네 어르신네 산소루 정하세.” “그래 자리가 좁니까?” “아 그저 썩 좋던 못해두 괜찮어. 자네가 아직 총객인디, 여기다 뫼럴 씨먼언 일 년만 지내면 음, 일 년이 아니라, 이, 이 묏자리가 오시 하관에 사시 발복여. 하관얼 오시에 할 건디 발복언 사시에 받는다. 그러먼 일 년만 되먼언 정승 자리 하나 날 기여. 정승 자리 하나 낳구, 당대에 오백 석얼 받을 기여. 뫼 쓰먼 한 오백 석은 받을 테닝깨 여기 써라.”구. “예. 쓰겄읍니다.” 그래 인제 참 뫼럴 써 줬어. 새루. 뫼럴 씨넌디. 그래 인제 지관은 가구. 묏자리럴 잡어 주구서. 그래 인제 묏자리를 읃어 놓구두 걱정이지. 누가 일얼 해 줄 사람이 있나. 누가 일얼 해 주먼 먹을 음식얼 줌신이구 술얼 한 잔씩 뭐 해 줄 사람이 있나. 걱젱여. 그래 쥔 댁 보구서, “아, 나 걱젱이 있읍니다.” “뭔 걱젱여? 우리 집이서 일이나 하구 밥, 밥만 먹으면 사넌디 뭔 걱젱여?” “아 누가 아버지 산소 자리를 잡아 줘요. 잡어 주넌디 뫼럴 쓸라먼 사람이 있어야 쓸 거 아닙니까? 그러니 누구보구, 누가 와서 일 해 줄 사람두 욱구. 누가 일얼 해주먼언 술 주구 밥 주야 할 테니 그 걱정 아니요?” “별 소리 다 하네. 사람만 읃어. 멫 명을 읃던지. 읃으면 아 수, 술 밥언 내가 해 당할텡깨.” “그 내가 미안해요.” “아 걱정 말어.” 아 인제 동네에 가서 동네 사람 보구, “낼 모리 아버지 면례를 좀 해 디리야 겄는디 일 좀 봐 달라.”구. “아 그러카라.”구. 아 너두 나두 해가지구서. 아, 사람이, 동네가 크덩가 한 삼십 명 왔어. 아 와서 인저 묘자리 다 파 놓구, 일 다 해 놓구 인제 오시가 돼야 하관을 하는 시간인디, 오시가 못됐단 말여. 그래 인제 얘기럴 해서 뫼 쓰는 일꾼들이 인제 그 총각 보구서, “야 이 뫼럴 잘 쓰구서 집이루 줌신 먹으루 가자먼 때가 너무 늦구. 천상 줌신얼 갖다 먹으야겄어. 그런디 자네가 가서 밥을 가지구 오게. 우리가 이따가 오시 되먼 하관 할텡께.” “그럼 그럭하라.”구. 그래 집이 줌신얼 가지러 옹 거여 인제. 옹께루, 주인댁이 인저, 봄철인디 땀얼 뻘뻘 찔찔 빼먼서 혼자 줌신얼 하더라능 기여. “아 줌신 가질러 오느냐. “구. “예. 줌신 가질러 옵니다.” “잘 됐다.”구. “내 해서 가주갈라구 했더니 잘 됐다.”구. “그래 불이나 줌 때라.”구. 그래 인제 쥔 댁 줌신 하는디 불얼 때닝깨, 쥔 댁이 얘기 하능 기여, 인제. “내가 과분디 시집얼 다른 디루 갈래두, 잘 목 가먼 재산만 다 뺏기구. 가두 못 하걱구. 그래 과부가 나이두 인제 한 삼십 안쪽인디. 혼자 살기두 좀 곤란 하구…, 그러닝깨 총각하구 나하구 살자.”구. “애이구 무슨 말씸얼. 한 집이서 당최. 아… 애….” 그래 인제 내우럴 맺었어. 살기루. 그래 하관얼 오시에 할 건디 사시에 인제 내우럴 맺응 거여. 살기루. 그래 오시하관에 사시발복이라먼 누가 곧이를 안 듣지. [웃음] 뫼 잘 쓰구 발복얼 받는다먼 모르지마는. 그래서 인제 면례루 발복얼 박구. 그래 그답 인제 임신 돼가지구 자식 나서 키웠는디 그 아덜이 정승이 돼어. 그라구 오백 석 가진 마누라 읃었으닝깨 담번에 오백 석 받응 거란 말여. 그래 사람이 복이 있으먼 다 그렇게 돠.한국구비문학대계 4-2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