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오천 석 짜리 며느리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순호, 김윤석
조사장소
전라북도 정읍군 옹동면
조사일시
1985.04.20
제보자
조정동
조사지역
전라북도

구연상황

이야기를 마친 김창기 제보자가 옆에 있던 제보자에게 한 마디 하라고 권했다. 만약 하지 않으면 자신이 하겠다고 하자, 제보자가 매우 오래 된 이야기라며 시작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북도/정읍군/옹동면
    분류코드: [옹동면 설화 17] 
    테이프번호: T. 옹동 5 앞
    조사장소: 칠석리 성칠
    조사일: 1985. 4. 20.
    조사자: 박순호, 김윤석
    제보자: 조정동(남, 85세)
    오천 석 짜리 며느리
    * 이야기를 마친 김창기 제보자가 옆에 있던 제보자에게 한 마디 하라고 권했다. 만약 하지 않으면 자신이 하겠다고 하자, 제보자가 매우 오래 된 이야기라며 시작했다.*

에 참 서울 사는 그전으로 말헐 걸 같으먼 호조판서, 호조판서 있어. 있는디 어떻게 착실허고 거시기 허든지 그런 벼슬길 허먼 그리도 욕심 부리먼은 헐 챔이지만, 아 이 청(淸)헌게 말여, 아 돈 삼천 냥을 포음을 져갖고 이태, 삼년 넘어가먼 목심으로 받치기로 계약으로 딱 써놨네. 아 그때는 뭐 법으로 거시기 허는 것이라 별 수 있간디? 그리서 아들이 그 때가 몇 살 먹었는고니니, 아들 하나 두었어. 열네 살 먹었다고. 열네 살 먹어갖고는 가만히 생각히 본게 부모가 기약이 딱 어디가 삼천 냥이 어디가 있어야지. 요걸 인자 속으다 명심허고. ‘내가 이 시골로 내리 가갖고 벌어서 부모 목심을 살리리라.’ 허고 참 대전이로 와갖고 인자 안동을 갔던가비드만. 안동을 가서 만석꾼 부자가 있다고 그런디, 그 인자 그런 사람들은 인자 청지기가 있고 문악으 대문이다 가서 있다고 그런디, 아 이 염치없이 어디 과객질을 히봤간디? 발을 청지기가 가만히 본게 발을 한 번 대문 문턱을 넘어가다 넣다가 내었다가 아 요리쌌거든. 그런디 얼굴 본게 안허게 생겼는디, 아 그서, 
“야야. 들 올라먼 들 오고 나갈라먼 나가지, 뭣허로 발을 들이놨다 나갔다 그러냐?”
헌게, 말이 뭐락헌고니, 
“내가 하도 여그 과객질도 못허고 에 집은 크고 히서 내가 여그 오는디 차마 들어 가들 못헌다고. 누구 하나나 만나야 허는디 만나들 못허고 그리서 어중간히서 그렇게 되았다.” 고.
“아 들어 오니라.”
그 이름은 호빈이여. 들어 갔어.
“기냥 내 방이 있거라.”
가서 인자 붙여갖고 있단 말여. 그 방으 청지기한티 가서 심바람(심부름)을 보내먼 영리허다고. 아 인자 동기한티로 심바람을 보낸단 말여.
“뭐 허는디 헐 일을 약허라고. 가서 거시기나 허라.”
아 동기가 가만히 본게 좋게 생기고 말여 영리허거든. 배깥으 나와서, 
“야야!”
“예.”
“그 왠 꼬마동이가 어디서 왔다냐?”
“몰라라우. 어디서 온 중은 모른디 요전날 약그약그히서 하도 영리허게 생기서 내가 데리고 심바람 좀 시켰이라우.”
“그냐. 그러먼 내 방으로 보내라.”
근게 상전이 보내라고 헌게 별 수 있간디? 데리 갔드라고. 데리 갔어. 아 인제 떡 놓고 인자 심바람을 시키는디 동기가 영리허단 말여. 동지 섣달이 인자 이불 덮고 같이 잠서 어 거그 요 깔고 이불 속으다가 그 딴위로 딱 논다. 아 이놈이 착실허게 뵐라고 요강을 그전이는 쇠요강이라 찬게로 가만히 거시기다가 이불 속으다 넣고는 이불 속으다 너두었다가 소매(소변) 마라먼 인나먼, 
“여그 요강 여그 있읍니다.”
허그 뜨뜻허니 아조 오줌 싸기가 좋거던.
“아이 요렇게 야 이야, 그럴 것 없다.”
고. 아 이거 서당을 인자 독서당을 앉히고 안팎으 꼽사리 아들 하나여. 아 근디 안팎으 꼽사리는 내놀 것이 없다고. 근게 인자 그저는 거그 가서 말허자먼 동기 아들이 성 되든가비드만. 생월(生月)이 붙어서 동갭이라도. 그리서, 
“너그들 형지를 맺고 공부를 같이 히라.”
아 그 그전이 조깨 배웠던 놈이고 헌게로 영리허고 잘 헌단 말여 공부를 잘 헌게 그저는 딱 그리갖고 여울 때까지 16세가 되았은게 여워야 헐 것 아닌가. 근디 또 동기 친구가 멀리 살든가. 전주 살어. 전주 사는데 이가여. 이가 진사여. 그 딸이 과년 찼다고. 근디 인자 거그 중신애비가 있단 말여. 친구가 동기 친구가 와서 거 씀씀이 거시기 헌게로 맹랑헌 소리허고 참 잘 생겼거던. 멩필이고 그 내놀 것이 없은게 아들은 감춰. 손님이 나오먼 감추고 인제 고렇게 친아들 같이 그렇게 헌단 말여. 그리서, 
“자. 자 좀 중신 하나 허소.”
“아 그 좋은 디 있네.”
“출생이 모다 명필이고 참 재주 좋고 근게 괜챦허니 아 이놈이 똘똘허고….”
“그런먼 인자 전주 약헌 디를 와서 선 보라고 허소.”
그 머난 질이 솔찬히 전주서 여그 대구 갈라믄
안동을 갈라믄 솔찬히 아 멀다고? 거그를 인제 시악시 저그 아버지가 역실로 딸을 여울라고 가봤단 말여. 가본게 참 잘 생기고 참 좋단 말여. 머난 질인게 거시기 헐것도 여그 아조 사성 날 택일까정 다 여그서 받어갖고 가라고 호빈기다 시기서 날 택일 다 썼다고. 떡 써서 보냈단 말여. 날 택일 간 날 있고 근 게 안팎으 꼽산동이 있은게 말여, 그놈을 인자 대표로 장개를 가서 아 대리 인자 장개를 가가지고 그러던개벼. 근게 대리 장개라고. 아 그리서 인자 대컨 그날이 돌아 와서 샘현육각을 잽히고 굉장하게 인자 멫 날 멫 일이던지 걸어서 그 때는 차가 없은게 걸어 갔든가비드만.
아 그 걍 사우 사우 얻었다고 그냥 모두 그냥 집안이서도 기냥 굉장허고 야단났던가비대. 좋아라 히쌌고 처남들도 인자 좋아라고 히쌌고 아 참 거그서도 잘 힜어. 인자 실큰(실컷) 처남들허고 같이 놈서도 장난허고 웃음 소리허고 거 문다래끼 이얘기 잘 허고, 아 근디 다 인자 자라고 인자 편히 잘 자라고 인자 처남도 가뻐리고 각시가 인자 각시도 인자 과년이 찼은게 가만히 이러고 인자 대리 장개 갔은게로 한쪽으 가서 여그가 외면허고 앉었거든. 각시가 이제나 거시기 헐랑가 저제나 거시기 헐랑가 말이 없어. 하다 하다가 닭이 울게 생깄은게 말여 말어 버맀어.
“왜 이렇게 생겼는고. 이 남자가 어찌서 오늘 저녁으 백년가약을 허고 엊 저녁으 서로 만나서 이거 백년 살 거시기 정돈디 어찌서 말 안 허고 있냐?” 고.
“난 아무 종도 모리여. 아무 종도 모리여.”
그러거든.
“모르대이? 저렇게 생긴 기남자가 말을 못혀. 아까 지미 웃음 소리허고 잘 허드만?”
“아 모린다고. 나 아무 종도 모른다고.”
이러고는 말을 안 혀. 아 그런게 폭폭헐 것 아닌가.
“좌우간 우리가 백년해로허고 살 사람이 말 안헐 때는 오늘 저녁이 내가 소박헌 거 아닌가? 그런게 내 목심 끊어져 버리야 헐 것 아니냐?”
고, 거시기로 가드만 칼을 걍 거시기 칼로 갖고 가서, 
“자그 죽고 나 죽어야지 내가 혼차는 안 죽는다고. 말 옳게 허라.”
고 다짐을 받지. 그런게 그저사 말을 헌 것이, 
“내가 달리 헌 것이 아니라 대리 장개 왔다.”
고 그 말을 힜어.
“동기 아들은 내놀 것이 없다고. 안팎으 꼽동이로 성인디, 나보고 부탁허기를 돈 삼천냥 동기한티 타갈라고 내가 그 정성을 들이고 시방 이러고 여까장 왔어. [청중: 대리장개까지 왔다.] 어, 대리장개까지 온 것이라.”
고. 근게 아 기냥 웃어. 각시가 웃는다고.
“대리 장개가 어디가 있대여? 서로 뭐 맞대고 절허고 서로 예 지냈는디 이 멍청헌….”
아 그 거시기 헌단 말여. 그 말헌게 돈 삼천 냥 말헌게, 아 그까짓 놈의 돈 삼천 냥 아버지보고 그 얘길 다 허네. 아 그런게 그런 안팎의 꼽산동이라고 들었거든. 근게 거그 온 놈도 하인놈도 같이 히서 요놈 몸둥이 들고 하인들 불러서 막 저놈 쫓아내라고. 아 막 몰아 낸단 말여.
“어떤 놈이든 아무개 좀 불러 오라고. 거 놈 친구간이라고 중신헌다고 그런다냐?”
고. 아 근게 그 각시가 있다가 뭐라고 헌고니, 
“아버지 대리장개라는 게 없어라우. 아 서로 마주 예 지냈는디 어디 대리 장개가 어디가 있대요? 그런 소리 마시고 돈 삼천 냥 져 보내 드리기라우. 서울 호조판서기다.”
아 근게 아 자그보다 지체가 안 높은가? 양반 혼인 안 히왔는가, 근게 좋아라고 미리서 돈 딱 부쳐 버리고, 돈 삼천 냥. 그러고는 인자 떡 호빈이도 생각헌게 말허자먼 ‘동기 아니먼 내가 이렇게 헐 수 없는 것.’ 여자도 똘똘허단 말여, 이치가. 근게로 인자, 
“우리 가서 아버지를 모시고 가서 인사를 디리자.”
고. 그러고 인자 거그를 간다고. 인자 그날은 아 잔치를 필로 불렀는가비대. 모다들 참 시방으로 원 고을 인제 원 있을 적에 원 부르지 뭣 부르지다 몽조리 불러갖고는 기양 인자 큰 잔치를 마당으다 큰 널른 마당으다 뀌며 놓고, 막 기상(기생)도 부르고 춤을 추고 놀고 이놈이 요 야단을 빼는 디, 아 인제 기별이 오기를 말여, 기별이 오기를 인제 태진 만나갖고 그 하인들이 쫓겨 갔은게 아 이 낙심천만 안 헐 것인가? 아 그러지 암만 생각히도 지가 미쳤다고, 
“만석꾼인디 내가 살림살이가 만석꾼인게로 오천씩 절반 갈러 줄틴게로 여그 우리 아들 아조 병신인게 나시라고. 주소 있는 사람 나스라.”
고. 아 근게 나슨게 아 오천 석 받으면 부자 안 되아뻐리는가? 딸 하나 주도 괜챦여. 아 그서 [청중: 오천 석 주고 메누리를 사는 거라 그말여.] 아 샀지. 아 그냥 그날 직접 거스서 겔혼식 허고 말허자먼 그맀드란 말여. 호빈이가 내외간이 찾어 가서 인사를 딱 허고 헌게, 
“내가 그 대리장개가 어디가 있냐? 생각히본게 내가 미친 짓 힜다만은 내 자식은 병신인게 나 죽고 없더라도 내 생전에 너그들 생전에 좋게 형제만이로 기냥 대대 거시기 지내거라.
허고 유언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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