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김소님씨가 앞 이야기를 지루하게 하고 있는 동안 길게 한다고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듯하더니, 끝나자마자 미리 생각해 둔 이야기를 바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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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전라남도/해남군/산이면 분류코드: [산이면 설화 18] 테이프번호: T. 산이 4 뒤 조사장소: 구성리 조사일: 1984.9.16. 조사자: 이현수 제보자: 이답례(여, 49세) 구경도 하고 살아야 한다 *김소님씨가 앞 이야기를 지루하게 하고 있는 동안 길게 한다고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듯하더니, 끝나자마자 미리 생각해 둔 이야기를 바로 시작했다.* 전에 한 사람이 즈그 아들만 살릴라고 맨 일만 했어. 여기서 말로 하자면 목포도 안 가고, 전에 옛날은 맨 미영이 잣어서(1)-미영 잣다: 목화씨를 빼낸 후 고치를 만들어 물레로 실을 뽑아내는 일을 하다.- 베잉 베만 해서 폴아서 아들 살릴라고 그라고 암디(아무데)도 안 가보고 죽었어. 그랑께 인자 저승에서 잉, “너는 어디어디 귀경갔다 왔냐?” “나는 아조 귀경이란 것은 암디도 안 가보고 문 앞에도 안 나가보고 베질쌈만 해서 자석을 살릴라고 하다가 왔다.” 고 하그덩. 그랑께 구렝이 허물을 딱 입헤서 잉 내보내 줬어. 내보내 줌시로, “너는 이 세상 뭐시기 할 때 귀경을 안 했응께 이 구렝이가 되어서 나가갖고 다시 귀경을 싹 하고 들어오라.” 고 해. 그랑께 인자 한번에는 며느리가 인자 빨래를 솥에다 삶아갖고 푼께는 뒤안에가 요만한 오장치, (2)-자루를 가리키나, 여기서는 망태같은 것을 말함.- 바구리같은 것이 있는디 구렝이가 사림사림 해갖고 거기 있어갖고 이렇게 고개를 쭉 내밀고 내다보그덩. 그랑께는 짠뜩 무선께 뜨린 물을 떠갖고 잉 찍 찌클어 부렀어, 구렝이한테. 그라고는 찌클어 분께는 그냥 나가드락 해라우. 그란디 서방이 장에를 갔다온께 저녁에 잠을 잔디 꿈을 딱 뀐께 즈그 엄매가, “나는 너만 살려줄라고 애터지게 베만 해서 폴아갖고 하다가 암디도 귀경도 안 해보고, 안 가보고 내가 갔는디 저승에서 몹쓸 허물을 입해서 귀경을 하고 다시 들오라고 해서 정제 밑에 오장치 안에다 담어갖고 있는디 며누리년이 빨래하다가 뜨건 물로 찌클어부러서 대그박이 활딱디여갖고 오장치 안에가 담어갖고 있다.” 고 그라그덩, 아들 꿈에. 꿈을 폴딱 깨갖고 잉 ‘이상하다.’ “내가 이상한 꿈을 뀌었소. 어무니가 꿈에 나보고 하는 소리가 저승에를 간께는 어디 귀경을 안 하고 왔다고 이렇게 배암 허물을 입혀줌시로 ‘너는 다시 나가서 귀경을 싹 하고 들어오라.’고 했는디 며느리가 이렇게 보드니 ‘뜨건 빨래 삶은 뜨건 물로 찌클어 불어서 나는 머리빡이 활딱 벗어졌다.’고 그렇게 꿈에 성명(현몽)을 댄다.” 고 그랑께 며누리가 손바닥을 탁 침시로 낮에 그랬다고 하드라여. “내가 참말로 그랬다.” 고. 아적에 날 새갖고 본께는 대그밖이 활딱 디어 벗어져갖고 눈 멀렁멀렁 뜨고 쳐다보고 있그덩, 구렝이가. ‘어메 어메 이것이 우리 어메인 것이다. 우리 엄메가 그랬는 것이다.’ 하고 장에가서 고운 베 떠다가 딱 깔개 방석 해갖고 잉 송도라지(3)-낙시질할 때 가지고 다니는 대나무로 짠 바구니.- 잉 거그다 딱 해서 담어갖고 잉 인자 말로 하자면 저 대흥사같은 데나 장같은 데나 목포같은 데나 그 놈 들쳐메고 배암은 이렇게 고개 똘래똘래하고 꼭 한 사흘인다 나흘인가를 막 돌아 댕겼어. 아들이 귀경시킨다고 다 돌아댕겨 놓과 딱 내놈시로, “어머니는 인자 귀경을 잘 했응께 가실 대로 가십시오.” 그라고 산에 가서 딱 내놓고 와부렀그덩. 그랬드니 한 사흘이나 된께는 꿈에, “늬가 나를 이렇게 데꼬 댕김시로 귀경을 잘 시켜 줘서 나가 좋은 곳에로 가서 좋게 인자 있다.” 그라고 꿈에 선명을 대드란마. 그랑께 잉 살았을 때 귀경할 데도 귀경다니고 놀러댕길 데도 놀러댕기고 잉 그라고 살아야제. 암디로 전에 구식 노인들은 안 댕기고 집에서 일만 깍깍하고 살다가 죽으면 좋은 디로 못 간다고.한국구비문학대계 6-5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