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이서구와 아들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순호
조사장소
전라남도 승주군 쌍암면
조사일시
1984.03.24
제보자
정태욱
조사지역
전라남도

구연상황

그 동안 조용히 앉아 경청하던 제보자에게 얘기 하나 하라고 권하자 쓸 데 없는 얘기라고 겸손해 하고는 우리나라에 이서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말과 함께 얘기를 꺼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남도/승주군/쌍암면
    분류코드: [쌍암면 설화 27] 
    테이프번호: T. 쌍암 5 뒤~6 앞
    조사장소: 서평리 내동 서평 노인정
    조사일: 1984. 3. 24.
    조사자: 박순호
    제보자: 정태욱(남, 81세)
    이서구와 아들
    * 그 동안 조용히 앉아 경청하던 제보자에게 얘기 하나 하라고 권하자 쓸 데 없는 얘기라고 겸손해 하고는 우리나라에 이서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말과 함께 얘기를 꺼냈다. *

우리 나라에 이서구(1)-李書九, 조선조 23대 순조 때의 학자. 시인·정치가, 자는 낙서(洛瑞), 호는 강산(薑山)·척재(湯齋)·석모산인(席幅山人), 본은 전주(全州), 벼슬은 사관을 거쳐 전라도 관찰사·대사헌 우의정·판중추부사에 이름. 명문장가로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과 아울러 한시의 4대가라 일컬어졌음.-씨라고 서기가 계셨는디 [조사자: 아주 유명한 분이죠.] 시상사람들이 다 이서구씨 하믄 알지. 이서구씨 아버니가 이서구를 글을 갈칠란디 선생 한나를 찜매갖고 저 절로 보냄서 십년 작정을 하고, ‘십년 만에 와서 내자식이다 그러고 우리 아버지다’ 허기로 겔의를 딱 혔단 말여. 그 십년을 선생허고 가서 그 절에가 있는디 묵을 것 다 대주고 입을 것다 대주고 어 그러고 있는디 아 구년만에 내려왔어. 십년을 못 채우고 구 년만에 내려와서 도로 쫓을라고, 
“도로 거그를 가라.”
헌께, 에 선생이 무(뭐)이락 헝고니(하는고는), 
“글을 다 배왔소. 글을 다 배왔는디, 뭐 십년 이러콤 헐꺼이 있을거이 없어 헝께 내려왔다.”
그런단 말여. 근디, 
“구년만에 내려와서 글을 뭣을 배웠냐?”
헝께, 
“글 아홉자를 배웠다.”
그래서 이서구씨거든. 이서구씨가 글을 아홉자를 배웠다고 해서 이서구씨란 말여. [조사자: 예.] 근께 그렇게 거 아조 글에 통달을 헌 사람이라. 아 그래 내려와서 과거에 합격돼서 전라감사가 첫직이거든. 전라감사를 내려와서, 전라감사가 그때 내려올때는 전라남북도가 시방은 됐지마는 전라도 허면은 전주가 말허자믄 그 지사가 시방으로 말허자믄 지사가 [청중: 감사. 지금 감사지.] 감사란 말이지. 아 그 전라감사로 내려와서, 거 가만히 이렇게 아 웬 사람이 한나 와서 마당에 딱 꿇어엎져서, 
“저 제 자식이 한 열댓살 먹은믄 죽고 죽고 헙니다.”
자식을 낳아갖고 키워서 열댓살 묵으면 죽어. [조사자: 예.] 
“그러니 그 감사께서 연유를 알아주시요. 게 죄라는 것이 길가집이서 술장사해서 넘한테 돈받고 술 팔아먹는 죄배끼는 없는디 이 내 신세가 이러큼 됩니다.”
그러고 아 원정을 헌다 그말이지. 원정을 헌디 그놈이 그 자리서 어떠큼 행세를 했는고니는, 저 외툴로 집을 짓고, 술장사를 허고 밥장사를 허는디, 유기장시 셋이 열댓살먹은 아이들이 유기를 서이 짊어지고 와서 그집이다 쥔을 대갖고 그놈을 내다가 팔고 팔아서 또 갖다가 주인한티다 맽기고, 또 팔아 주인한티다 맽기고 헝께, 아 주인이 그 돈 보관을 딱 해갖고 있는디 한 몇 달 된께 그걸 싹 팔어갖고 돈을 주인한테 맽긴 돈을 찾아서 저그가 인자 갖고 갈락헌다 그말이지. 갖고 갈 그 신세가 됐는디, 가만히 유기장사가 생각해봉께, ‘돈 그놈을 빼 틀었으믄 그 뭐 술장시 안해도 묵고 살만헌디’ 그 뭐 얼름 쉽게 벌 그걸 연구를 했던가비데. 그래갖고 그놈들 쥑였어. 서이를 [조사자: 아이구 큰 죄를 졌읍니다.] 서이를 쥑이갖고, 마리라곤 것이 이마판에다 판자를 질끈 깔거든. 언제든지. 아 마루판의 그 판자를 뜯으러 그속으다가 열댓살 먹은 아이들 서이를 쥑여서 거그다가 여놨다 그말이여. 하 여놨는디 에 요것이 원귀가 되아서 그것이 보갚음을 할라고, 그 손이 생기갖고 열댓살 먹으믄 죽고 죽고 헌다 그말이지. 그러자 그 소지를 정허니께 소지 정헌디 그것을 시방 아 우리 사또께서 어떠큼 처결을 해야 허끄나 허고 가만히 연구를 해봉께, 그 전주서 이방으로 있든 사람이 하다 총력이 좋고 재주가 있어논께, 저승에서 그 사람을 데려왔어. 저승에서 그 사람을 데려왔는디 그것을 안다 그말이여. 이서구씨가 아 저승에 들어가서 있는디 ‘이 사람을 만내믄 저사람 죄악을 알것다’ 그런 생각이 났는디 이서구씨가 생각해봉께, 그 사람 지사가 아무날 저녁이라는 것이 나타난다, 그말이여. 그래 그날 아 인자 지삿날이 돌아와서 어 거 핀지를 한장 아 이서구씨 그 냥반이 써갖고 통역인 한티다가 들려서, 
“암 사거리 거그 가서 딱 섰이믄, 밤중되믄 사인교가 올테이니 사인교를 붙잡고 핀지를 거그다가 꼭 여야 헐 거이다.”
아, 가만히 이렇게 아 밤중된께, 
“쉬이 -.”
허도만 사인교가 지내간단 말여. 사륜거를 탁 잡고 핀지를 그 여었다 그말이여. 연께 가매 사람이 가매를 딱 놓고 보드만, 핀지를 보드만, 
“아 뭘라고 뭣을 헐라고 이 바쁜사람을 기어이 보자고 했다.”
고 두런두런 험서, 
“내가 지사 묵고 지사를 먹고 가서 뵈옵고 간다고 그래라.”
그러고 명령을 했다 그말이여. 명령을 해서 인자 통역인이 와갖고 그 말을 했다 그말이여.
“지사 묵고 와서 댕기간닥 헙디다.”
허고, 그러니까 이서구씨가 잠을 안자고 그 사람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디 아 그사람이 와서 문밖에 와서, 
“지를 뭇을 헐라고 지를 보자고 했읍니껴?”
“들어 오라.”
들어와서 앙져서 사막(事幕)이 여사허고 그 여막깽이가 에 술장사를 보고 여막깽이락 허지. 술장사를 보고 그 과거에.
“여막갱이가 아들이 열댓살 먹으믄 죽고 죽고 헌다 소지를 정했는디 거 자네가, 자네라야 그것을 알 것 같애서 자네를 만낼라고 했네.”
그러콤 헌다 그말이지. 그렁께, 
“그놈은 죄가 넉넉히 그럴 죄를 지었읍니다.”
“그럼 뭔 죄를 지었는가?”
“유기장시 싯을 마루판 밑에다 쳐여놨으니 그기 원귀가 돼서, 생겨서 그 보갚음을 헐라고 헌 변극입니다.”
근다 그말이여. 아 그래 인자, 
“안녕히 계시요.”
“잘가세.”
그러고 인자 갈리(헤어져)뿔고, 그 이튿날 그 여막깽이를 불렀다 그말이여. 아 불러농께, 이놈이 썩 왔다.
“[목소리에 변화를 주며] 니가 죄가 없느냐?”
“예, 참 술 맨들아갖고 질가 사람 배고픈디 돈 받고 술 판 죄배끼는 없읍니다.”
근단 말여.
“너 이놈, 니 마판 밑을 가 떠들어 보믄 니 죄가 어찌콤 될 것인고?”
헌께, 뒤로 벌렁 자빠지는 판여. [양손을 들어 뒤로 넘어지듯 하며] 뒤로 벌렁 자바라져서 아 가서 어 인자 아 그 마리판 밑을 떠들어본께, 아 서이 딱 드러누웠어. 거가. 아 썩도 안허고 [조사자: 송장이?] 드러누웠단 말여. 어떻게 원귀가 들었던지 썩도 안허고 드러눠서 아주 그 도 장사를 했다 그말이여. 그 아주 그 전라도이서 장사를 했다 그말이여. 장사를 허고, 그러고 명관이 돼서 그러고 있는디, 이 사람이 에 그러큼 되므는 넘으 것을 탐을 안해. 넘의 것을 묵질 안해. 그르믄 아 전라도 전라도 도지사가 된다골 것 같으믄 뭐 선물 같은 것을 들여놔도 넉넉히 묵고 살 정도가 있지, 이 월급 아니라도. 그렇지만은 안 묵을 꺼이라고는 천하없이 뭣 김치 하나라도 안 묵어. 그렁께 이거 손님은 오지, 아 이거 그 자기가 참 곤란이라 그말여. 전라감사로 있어도 참 곤란혀. 아 그러자 서울서 아자기 아들 한나허고 자기 이 마느래허고 딱 놔두고 내려왔는디 그때 부시기에 그 그찜되지, 그 도에 지사가 되면은 즈 집안식구를 데리고 거그를 안 가는 갑도만. 자기 혼자 가서 거그를 지키고 있다가 기한 차믄 와불고 긍께, 이 우리나라에서 전라도 어 시방 그 아주 전라도 도지사락 허믄 나라에서 바로 여그 마치고 가믄 나라이로 들어간다 그말이여. 시방으로 말허믄 중앙청으로 바로 들어가. [조사자: 예, 그런 셈이지요.] 평양감사, 전라감사, 그 감사쯤 되믄 거그 마치믄 바로 들어 가믄 걍 시방 들어간다 그말이여.
아 근디 저그 할멈허고 저그 아들허고 어채 묵을 것이 없는디 설은 당헌디 설을 쇨 건지가 없어. 설 쇨 건지가 없응께 저그 아들을 보고, 
“네 야야, 그러지 말고 너그 아버지한테로 좀 가봐라.”
긍께 저그 아들이 뭐 설 쇨 건지를 얻을라고 저그 아버지 한테로 내려왔다 그말여. 이서구씨 아들이 내려왔어. 내려왔는디, 감사 그 정도에 있으믄 자식이 오든지 누가 오든지, 면회 신청을 딱 해갖고 그 들어와서 민회를 허자 그 승낙이 없으믄 안되는 갑도만. 안돼. 그냥 뭐 가덜 부모라도 가서 보는 거이 아니라 민회신청을 허믄 민회신청을 들어주믄 몰라도 안들어주믄 못 들어가. 자슥이라도. 거 민회신청을 아들이 민회신청을 해농께, 그 이서구씨 거 뭐 전라감사 지정 여관이 있어. 기정쪽으로 여관이 있단 말여. 그 여관에는 참 고급 여관이지. 모든 백만사가 이 고기 한마리라도 짱글라서 그러콤 논 것이 아니라 온마리 괴기를 놓는디 그건 뱃냥 밥상이라. 한냥썩 주고 먹는 밥상이여. 거 걸든지 안 걸든지. 밥 한상에 한냥썩. 아 그러콤 헌디 아 고리 가라고 인도를 고리해놨네. 아 가봉께 진장 맞을걸. 밥상에다 온마리 고기가 뭐 좋게 뭐 말할 수 없이 그렇게 좋은디, 아 이 울아버질 봐얄꺼인디 이거 아 하루 있어 이틀 있어 그러콤 있어야 오라 소리가 없거든. 아 오라 소리가 없응게, 사홀만에사 아 오라는 통지가 있다 그말이여. 아 그 사흘만에 참 이서구씨 아들이 자기 아버지를 보러가서 어 저그 아버지보고 그동안 못본 인사를 허니께, 
“뭣허러 왔냐. 니가 묵을 것이 없어 왔냐. 나도 여그 와서 빚이 짊어졌다. 나가 빚이 짊어졌는디 뭣허러 나를 찾아왔냐?”
그렁게 넘의 것을 안 먹을락 헝께, 이 빚이 짊어졌다 그말이여. 그럼서 머이라고 헌고는, 
“어 가거라.”
돈 한잎싹 주도 안허고 가락헌단 말여.
“느그 오직이 곤란허야 여그를 왔을 것이냐. 가거라.”
아 금서 돈을 엽전돈을 요만이나 해서 서돈이나 혀서 쨈매갖고 요리 딱 쨈매갖고 여그 허리끈이다 짝 채와줘. 인자는 시방 신식잉께 이 궤리(허리띠)가 여기 있고 죄끼(쪼끼)가 있고 뭣이 있제 과거에는 주머니 배끼 없어. 우리 알기에도 주머니 배끼는 없어. [조사자: 예 그러지요.] 열것 이라고는 이 주머니 줘갖고 거그다 꾸려갖고 그것 배끼는 없어. 그 죄끼란 거이 없어. 아 그런디 여그다가 돈을 허리끈에다 딱 채워준께, 그놈을 갖고.
“가그라.”
험서 아 패철을 요만헌 놈을 한나 아 주머니에다 담아갖고 옷고름에다 딱 채워준다 그말이여. [조사자: 아 패철을?] 패철. 이 패철을 옷고름에다 딱 채워줘서 그놈을 갖고 아 연해 밥 한상으 세닙씩 헌거인디 엽전 세닙씩 헌거인디 아 돈 서돈을 갖고 사 먹었으니께 하루에 아홉닙씩 들어가지. 아 그놈을 갖고 옹께 중간에 오다가 돈이 톡 떨어져 부렀네. 돈이 톡 떨어져 부러서 아 이거 이거 어디서 얻어먹어야 돼. 얻어먹어야 된께 어떤 사람을 보고, 
“아 여보시요. 내가 질을 가는디 돈이 툭 떨어져뿌런디, 뉘집을 가믄 뭣을 좀 요기라도 허고 자고 갈 것이오?”
“저기 저 지와집 저 큰 지와집 저집가믄 돈 받들 안허고 한달 있든지 두달을 있든지 뭐 묵는 것은 하등에 관계 없응께 저기 저집이 가서 자고 가라.”
고 누가 그러끔 지시를 헌 사람이 있거든. 아 거그를 쏙 들어가서 대문 있는디, 가서 열어봉께 아 웬 사람이 아 관을 딱 쓰고 안 마당으가 떡 섰다 그말이지. 섰응께, 
“아 여보쇼. 제가 길을 가다가 돈이 떨어져부러서 오늘 저녁 이 댁에서 좀 자고 가믄 어쩌겄소?”
그러거든. 그렁께, 
“들어오라.”
그런단 말이지. 들어 오라고 해서, 아 요방으로 들어가라고 들어 가라고 헌단 말이지. 아 걍 문을 열고 들어강께 아따 늙수구루헌 사람들이 그방으가 흡씬 앙졌네, 뺑 돌려서. 그래서 안직은 아이고, 어 이십 이내 아직은 아이단 말여. 아이고 그렁께 저 귀퉁이에 들어가서 우두거니 요러고 앙겄다 그말이여. 앙겄는디 거그 있는 영감들은 뭔 얘기를 해갖고 저그꺼정 작작 뭔 얘기를 해쌌고 그러고 있는디, 이 이서구씨 아들은 그저 고개 숙이고 그양 우두거니 앙겄다 저녁밥이 들어와서 저녁밥을 먹고 그러고 앙겄는디, 아 그 낮에 점심때 들어갈 때 그 마당에 탕건 씨고 있는 사람이 관쓰고 있는 사람이 쓱 들어와서 이자를 하나갖고 들어오드만 방 가운데 딱 이자를 깔고 앙거서, 
“거 시작허지. 시작허지.”
근다 그말이여.
“시작허지.”
긍께, 아 그 이서구씨 요리 앙겄는디, 거그서 부터서 아 여그서 부텀 이얘기를 시작허네. [조사자: 돌림차례로?] 뺑돌려 얘기를 허는디 이 가만히 들어봉께 뭔 얘기를 허는고니 전부 풍수 얘기만 허네. 풍수, 풍수 얘기만 막 들고 해자쳐. 해자친디 뺑돌려 그많은 풍수가 다허고 이서구씨 아들한티로 딱 왔단 그말이여. 아 와서 얘기를 허라 그렁께, 
“얘기가 저는 없읍니다, 저는 얘기가 없읍니다.”
긍께, 아 옆에서, 
“이놈아 아 어제 본 것도 이얘기요. 오늘 본 것도 이얘기요. 뭐 이얘기가 없어야? 말해야.”
막 야단이란 말여. 머냐 헌 사람들이. 그래도 꼭 안허고, 
“저는 본 것도 없고, 본 것도 얘기가 없읍니다.”
허고 꼭 떨어분다 그말이여. 뭔 얘기도 허도 안허고, 하 떨어부리고 있는디, 패철은 여그가 차갖고 있거든. 패철은 인자 여그다 차갖고 있는디 그러믄 그 주인이 가만히 생각해봉께 ‘저것이 본시는 젊은놈이 패철을 찼으니 저것이 풍수에 아는 풍수가 되았다.’ 그런 생각이 났다 그말이여. 주인이 생각 허기에. [조사자: 예, 그러지요.] ‘그 말짱 그 늙은 사람들 풍수얘기 허는 것 그것은 그냥 헛짓 소리고, 저기 저 저것이 아닌게 아니라 풍수보는 옳은 풍수다.’ 그렇게 생각이 났다 그말이여. 그렁께, 
“일어나그라.”
해갖고 데꼬는 안으로 들어가서 안의 자기가 자는 뱅이 있는디, 고리 들어가서, 
“여그서 오늘 저녁 니가 자그라.”
그러고 고리 딱 놔주고 아 도로 사랑으로 나가뿌러. 나가뿌리고 사랑으로 나가뿌런디 그집 메느리가 아들을 여워서 메느리가 들어온디 아 야닯달만에 좋은 옥동자를 낳아놨다, 그말이여. 야닯달만에. 그렁께 그집안 식구들이, 
“저 여자가 시집오기 전에 어떤 남자를 보고서 거그서 배아갖고, 사람이 어째 야닮달만에 애기를 낳아야?”
그래갖고 쬦기나게 생깄어. [조사자: 예, 소박을 맞았고만요?] 이 쬦기가게 생깄단 말여. 하릴없이 그 집안 시방 막 득신득신한디 쬦기가게 생깄어. 아 그래 인자 아 하릴없이 쬦겨가게 생겼는디 시방 쫓아낼라 그러고 시방 헌디 그 거기 있는 그 풍수가 얘기가 어찌콤 나온가 볼라고, 그 저저 시아버지가 아 말허자믄 얘기를 그 들어 볼라고 시방 이얘기를 전부 있는 거이 풍수여. 그래 우두거니 방으가 우두거니 앙겄지. 그 총각 아이가. 우두거니 앙겄응께 배깥에 인정기(人跡氣)있도만. 그문이 뺑긋허니 열려. 아 요리봉께 아따 그 얼굴이 잘생긴 여자가 아 문을 뺑긋이 여네. 그리서 아 내외 헌다고 요리들와 쳐다 보다가 걍 요리 훽 돌아가서 요리 딱 있니란께, 아 뭣을 술상을 좋게 채려와서 딱 갖다 놓고는, 
“아 총각 이거 좀 돌아 앙그소, 내가 이방에를 들어온 사람이 말도 안허고 그럴라고 들어온 사람이 아니고 근께, 요리 돌아 앙그소.”
그렁께 아 헐 수가 없이 요리 돌아 앙겄은께, 술을 한잔 딱 줌서, 
“술 한잔 묵소.”
그러고 아 술 한잔을 준다 그말이여. 아 그래 시방 이렇게 허고 있응께 마시라고 그래. 아 그래 술을 인자 ‘죽일라냐? 살릴려냐?’허고 [조사자: 웃음] 술을 그놈 딱 마시고 있노랑께, 
“총각 이왕 여그 온김에 사람 한나 살리고 간 거이 어쩐가?”
근다 그말여. 아 글안허고 시방 쥑일거냐 살릴거이냐 그러고 있는디 사람 하나 살리고 가라 그러니 아 이거 어쩐 일인고 알 수가 없고, 그라니 그냥 두리숭숭 허단 말여. 그러니까, 
“다른 것도 에로운 일도 아니고 에로운 일도 아니고 그저 자네 온짐에 나하나 살려주고 가소.”
근다 그말이지. 살려준다 소리도 안허고 묵묵부답허고 시방 이러고 있다 그말이지. 아 묵묵부답헌디, 
“그렁거이 아니라 우리 시 조부모가 여 근가족이 여가 있는디 그 묘자리가 맹호출림이여. [조사자: 맹호?] 맹호출림()1-猛虎出林.-인디, 맹호출림에 모혈씨고 호랭이가 야닯달만에 새끼를 난 거인디 기 묏바람으로 내가 야닯 달만에 아들을 낳았는디 아 아들 낳는디 우리 집안에선 그걸 모르고 날 보고 어디 남편 시가 [말을 바꿔서] 저 친정으서 남편이 어떤 여자를 관계혀갖고 [청중: 여자를 관계 해?] 남자를 관계를 혀갖고 애기를 낳은 것이로 추측을 허니 추측을 허니 이거 내가 쫓겨가게 생겼은께, 내일 내일은 그 산귀경을 가자고 해서 거그가서, [테이프 교환] 거가 딱 앙거서 다른 소리 통 말고, ‘좋다 맹호출림이 분명허고나.’ 막 그 소리를 허고는 ‘이 묏바람으로 야닯달만에 애기를 머이마를 낳아야 뫼 운기가 돌아왔는디, 어찌 됐는가 모르겄다.’ 근다(그러라).”
그말이여. 가만히 즈그 시아버지가 생각해봉께 아 저그 며느리가 시방 야닯달만에 애기를 낳아서 아 시방 쫓아뿔라고 시방 계획을 허고 있는디 [무릎을 치면서] 아 그 묏바람으로 야닯달만에 애기를 낳아야 그 묏바람이 불었다고 운기가 돌아왔다고 아 그 소리를 헌다 말여. 그려서 걍 뭐 디물어볼 것도 없이, 
“가자.”
고 걍 가자고 그래.
“근디 똑 그 소리 허고는 묏자리 한나 더 도라고 사정을 헐것이여, 우리 시아버지가. 그러면은 두말 말고 이 재를 넘어가믄 이 재를 넘어가믄 큰 못이 있소. 못이 있이믄 못이 물을 빼버리면 가운데가 도도록 허니 붉어져갖고 있소. 못 가운데가. [조사자: 연못 가운데?] 이 연못 가운데가 붉어져가논디 그건 노호몰니(2)-老狐沒泥.-라. 늙은 여시가 뻘에 빠진 행각잉께 그거 한나 잡아주고는 그 뒤에는 쥑인다고 해도 뭔 말을 말으라.”
고 헌단 말여. [일동: 웃음] 알덜 모리고, 알덜 모리고 그렁께 아 대처 인자 거그 그 그래농께 아 묏자리 하나 더 잡아주라고 쥑기 아니믄 살기로 대드네. 아 그래서 아 아까 그대로, 
“그러믄 가자.”
그래서 그 너머 넘어갖고 못이 있다 그말이여. 못에 물을 빼놓고 보니께 가운데가 도도록허니 있다 그말이여.
“저그가 노호몰지라. 늙은 여시가 뻘이 빠진 행각이니 저따 뫼를 쓰믄 좋다.”
근다 그말이지. 아 그러니까 뭣 뫼서 아무때 쓰라고 딱 그래놓고는 와갖고는 뭐 풍수얘기는 일절 안허고, 
“지가 날도 온지도 며칠되고 갈랍니다.”
“쪼까 있다가 쪼까 있다가.”
아. 그런것이 한 몇 달 걸렸네. 못가게 혀갖고. 아 어째 돈이나 돈냥이나 주믄 여비해갖고 서울 갈라고 헝께 안주고 못가게 해. 아 그러니 인자 얼마니 있다가 한 서너 너덧달 된 후에 간다고 헝께, 갈테면 가람서 아 서울 올라갈 여비 밥사먹고 갈 여비 딱 줌서, 
“오 잘가라.”
근단 말여. 아 세상으 지미 돈냥이나 주믄, 어쪄 집이 가서 양식이나 좀 사다먹고 하 했도만 아이그 돈 서울갈 여비 준다 그말이여. 아 그냥 더 도락헐 수도 없고 걍 그놈을 갖고 서울을 올라강께, 아 서울이 가서 봉께 저그 집이 오주막인디 집이 읎어. 아 집이 없고 어떤 사람이 것다가 집을 뜯어 불고 크게 기와집을 좋게 지어갖고 아 있다 말여. ‘어허 우리 어머니가 내가 가뿐 뒤에 곤란헝께 집터를 팔아서 돈 있는 사람이 사갖고 집을 짓는 갑다.’ 그러고 자기 집터라, ‘아 우리 어머니는 어디 가셨고’ 허고 아 요리 봉께, 아 저그 어머니가 대문 밖이서 요리 봉께, 저그 어므니가 그저 툇마루에 신당을 요리조리 요리조리 씰고 돌아다닌단 그말이여. 아 그래서, 
“아 어머니.”
그러고 들어강께 들어가서 즈그 어머니를 인자 한 몇달만에 보고 어 아, 
“집을 아버지께서 돈을 보내서 이러콤 집을 짔읍니껴?”
허고 즈그 어머니보고 그런께, 
“여 니가 돈을 보내서 집을 이렇콤 지었다.”
헌다 그말이여. 그렁께 그 명당 잡아주고 고 집이서 몇달을 못가게 허고 고리 돈을 보내서 집을 그러콤 지었든 갑도만. 아 그래서 아주 그 이서구씨가 아주 거그서 그 집이서 잘 살았다는 그런 얘기가 있지. 그렁께 아까 이서구씨가 이서구씨가 인잰디 바로 인잰디, 그 처녀 [말을 바꿔서] 그 그집 각시가 인재여. 말허자믄 그 똑같은 사람여. 똑같은 사램인디 저그 아들을 그리 보내서 그 사램이 그 퇴장을 당헐 줄 알고 벌써 그 돈을 거그 배끼는 안갈 돈을 딱 주고 오 그래서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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