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앞 이야기에 이어서 계속했다. 고령인 탓으로 발음이 불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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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경상남도/하동군/횡천면 분류코드: [횡천면 설화 22] 테이프번호: T. 횡천 2 뒤 조사장소: 애치리 애치 조사일: 1984.7.22. 조사자: 김승찬, 김양숙 제보자: 정경갑(남, 75세) 이서구의 유서 * 앞 이야기에 이어서 계속했다. 고령인 탓으로 발음이 불분명했다. * 이전에, 이전에 이서구씨(1)-李書九(1754~1825);조선조 순조 때의 대신. 정조 때 박제가, 유덕공, 이덕무와 함께 漢學四家로 알려졌다.- 라고, 이서구씨가 그 참 문쟁이지. 이서구씨가 문쟁인디, 글을 참 잘허는 어른인데, 그 어른이 칠십에 아들, 첫 아들을 낳았어. 그 안에 딸로 하나 낳아서 인자 사우를 봤는데, 아들을 몬 놓고 있다 칠십에 아들 낳았다 말이지. 칠십에 아들 하나 나논께 대단히 참귀중하게 키웠지. 그래 인자 가만 이서구씨가 생각해 보인께네 이거, 자긴 나이 많고 곧 세상을 베리겄는디, ‘살림은, 많이 있는 이 재산을 갖다가 어따 이택을(어디에다 依託을) 허고 죽으꼬?’ 싶으다 말이지. 그래서 사우를 불렀어. 사우를 불러 놓고, “내가 니헌테 유서를 써놓고 죽으꾸마. 니 처남을 니가 좀 구완해가주고 시근이(所見이) 들두룩 좀 키워줘라.” 이리 부탁을 했단 말이지. 인제 유서를 쓰기는 뭐라 썼는고 허니, 이서구씨가, ‘칠십에 생남하니 비오자라’(七十生男 非吾子) 칠십에 아들을 낳았으나 이기 내 자식이 아니라. ‘…가장지물을 [조사자: 이전에 살림살이라 말이지.] 가장지물을 지여서허니’(家藏什物 諸與壻) 다 사우를 주이께네, ‘여서외인은 물범하라’(女壻外人 勿犯) 이러거든. ‘여서, 여서 외인은 범허지 말어라’ 이랬단 말이야. 그 사우가 차라본께, 틀림없이 유서만 가 있으믄, 인자 살림은 전부 제 살림이거든. 좋지. 그래 참, 그러자 그만 이서구씨는 세상을 베리고 난 뒤에, 그 살림을 전부 다, 참 자기 사우가 차지해가주고 이 처남을 키웠네. 그런께, 그때나 시뱅이나(지금이나) 아아들이 에릴 때는 살림을 모르지만, 좀 인자 세근(所見)이, 좀 세근이 들만허이께네, 옆에서 충질(충동질)을 허는기라. “야, 이놈아! 그 살림이 그 다 전부 니 살림이다. 너거 자형 살림이 너거 살림이다.” 하인께 말이지. 그런께 인자 그마 야가 그만 자형을 보고 살림을 갈라 돌라쿠네. “와 자형이 내 살림을 차지해 가지고, 전부 독차지 허냐? 날 반만 갈라 돌라.” 이러인께, 저거 자형이라쿠는 사람은 안 갈라줄라쿤다 말이지. “내가 넉 아부지헌테 이런 유서를 받은 기 있다 말이지. 유서를 받은기 있다. 이거 봐 이거, 이 봐라 니가.” 그런께 대차 틀림없이, ‘칠십에 생남하니 비오지라.’ 내 자식이 아니라 말이지, ‘가장지물은 다 사우를 주니께, 사우 외에는 범하지 마라.’ 이리 써놓은께, 이 뭐 틀림엄거든. 그러나 이 분타 말이지. 분해서 이서구씨 아들이, 요새 겉으믄 참 재판소에 가서, 재판 걸어. 시비를 거이께, 판사가 가만 그 유서를 차라보인께, 참 우습거든. 그래서 판사가 두 쌍방을 딱 불러놓고, 유서 내놈서(내어놓으며) 이서구씨 아들을 보고, “니 유서 일러라.” 이랬거든. “…이거 일러봐라.” 이런께, 이서구씨 아들이 뭐라 읽는고 허니, “칠십에 생남인들 비오자리오?” 칠십에 자기 아들을 낳았던들, 와 내 자식이 아일까부냐(아니겠는가) 말이야. “…칠십에 생남인들 비오자리요? 가장지물은 다 사우를 나 주었인께, 사우는 외인이라, 물범하라. 사우는 외인인께 범허지 말아라.” 이런기라. 딱 그리 이리거든. 이에 판사가 그마, 그래 판결을 해삐리. 이러니 사우 한 까닥도 가산 차지 몬허고, 이서구씨 아들한테 싹 다 빼끼삐맀제. 그래 법이 주라커이 주어삐리.(2)-법(法)으로 판결하기를 아들에게 주라하니 주었어.- 그래가지고, 한 번 그런 일도 있어. 그참 이서구씨 아들이 그래갖고 살림 찾어. 인자 이서구씨가 문쟁이기 때민 아들한테 그만한 걸 남가주고 간기라.한국구비문학대계 8-14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