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구렁이의 은혜로 부자된 사람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최정여, 박종섭, 임갑랑
조사장소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조사일시
1982.08.05
제보자
김태우
조사지역
경상북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조사자 옆에 있던 제보자에게 조사자가 이야기를 청하자, 녹음기를 앞당겨서 기침을 한번 크게 하고 난 다음 들려준 이야기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상북도/군위군/산성면
    분류코드: [산성면 설화 2] 
    테이프번호: T. 산성 1 앞
    조사장소: 삼산 2동
    조사일: 1982.8.5.
    조사자: 최정여, 박종섭, 임갑랑
    제보자: 김태우(남, 66세)
    구렁이의 은혜로 부자된 사람
    *조사자 옆에 있던 제보자에게 조사자가 이야기를 청하자, 녹음기를 앞당겨서 기침을 한번 크게 하고 난 다음 들려준 이야기다.*

옛날에 어떤 사램이요, 가난키는 한없이 가난은 사람이라. 이 또 가난은 사람일수록 애들은 많거든. 지금이나 엣날이나, 애는 버글하고 먹을 거는 하나도 없고, 벌어(벌어) 믹이다가, 믹이다가 도저히 이제는 극단에 이르렀는 기라. 더 이상 버티어 나갈 길이 없어. 이제는 인제 내일이면 마카 아사지경으로서 모도가 굶어 죽을 지경이라. 하나 굶어 죽고, 둘 굶어 죽고 하나 갖다 묻고, 둘 갖다 묻고 그너무 꼬라지를 도저히 못 보겠거든.
“에라 내 이 꼬라지 안 보고 차라리 나는 없어진다. 갔뿌린다. 죽거든 죽고 살거든 살고 너거 마음대로 하라.”
카고 고만 밤중에 집을 나와 산에 고마 산속으로 들어갔뿠어. 자꾸 첩첩산중으로 올라가는데, 집에 사람은 이제 그 이튿날이면 다 아사지경으로 죽을 판인데, 저는 지 혼자 산중으로 그냥그냥 올라가다가 그 첩첩산중에 불이 빤해. 찾아 올라가보이 아주 이쁜 집이 하나 있어요. 이 산중에 무신 집이 있는가 싶어서, 
“주인 있느냐?”
고 문을 두드리니까, 아주 선녀 겉은 여자가 하나 나와서 드리오시라고 문을 열어 주는 기라. 들어서 보니까 바깥 주인은 없는 모양 겉고, 그 여자 혼자 뿌이라. 그래, 
“바깥 주인은 안 계십니까?”
물으이까, 
“예! 없읍니다.”
“방은 또 하나고 그런데 드갈수가 있읍니까? 몬 드가겠읍니다.”
이 사람 아주 양심이 고븐(고은) 사람이라요.
“방은 하나 뿌인데 주인 안주인 혼자 계신데 어떻게 드가겠읍니까? 몬드가겠읍니다.”
그카이께, 
“아이 ! 상관 없으이께 들어오시라.”
고 그 부인이 아주 친절하게 모시가 방에 들누는데, 그래, 
“저녁을 안 자실터인께, 내가 저녁을 해가 올테니께 잠시 앉아 계시라.”
고 나가더마는, 그래 순식간에 해가(해가지고) 들어오는데, 이 반찬과 밥이야 말로 인간 세상에서 보지도 못하던 요리라. 그래 그 밥을 먹고 나인까, 그래 그 부인이 하는 말이, 
“당신이 지금 가면 어디로 가십니까?”
묻거든. 갈라카이 갈 곳이 있는가 죽으로 나온 사람인데, 
“나는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읍니다.”
“그렇거들랑 갈 곳 없는 분이거들랑 가지 말고 여 같이 나캉 이 산속에 삽시다.”
이런 뜻밖에 어데 가 마, 참 이런 좋은 일이 생겼는 기라. 죽으러 나와 가지고 아주 선녀같은 여자를 얻어가지고 호위호식하고 그날부터 살게 됐어. 하루 가고 이틀 가고 집일은 잊어 버렸어요. 집에 있는 사람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물론 죽었겠지. 자기 혼자만 인자 살고 잘 먹고 잘 사는 지경인데.
그럭저럭 일년이 되었어. 그날 저녁에는, 그 이튿날 저녁은 자기 어른 제사가 돌아왔는데, 가마이 생각카이 자 내가 목숨이 붙어 가지고 살아있는 한 부모 제사날이 돌아왔는데, 여게서 제사를 지낼 수도 없고 집을 찾아 갈라 케도 다 죽었뿌맀는동 살았는동 그것도 모르겠고, 이 참 가슴이 째운했어. 걱정을 했는기라. 걱정을 하이 그 부인이 당장 눈치를 알고, 
“당신 무신 걱정이냐?”
자꾸 묻걸래 그 이야기를 했는 기라. 하이, 
“그렇거든 제사를 지내고 오십시요. 본댁으로 가서 제사를 지내십시요”
“본집에 가만 그 애들이 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갈 수도 없다.”
카이, 
“죽을 리가 있읍니까? 산 사람이 종대로 죽지 안하이 아 제사를 지내고 오라고, 그러나 가서 꼭 돌아와야 되지 만 돌아오면 안됩니다.”
꼭 돌아와 달라 이거라. 꼭 돌아올 약속을 하고 떠나는데 그 부인이 요런 짐을 하나 주는 기라.
“그기 무어냐?”
고 물으니까, 
“내가 손수 장만한 음식이니까 제사상에 이걸 좀 올려 놓으십시요.”
“그라지.”
받아 가지고 왔는데, 자 가족이 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고 낮에 들어갈 도리가 없어. 저 산말랭이서 저녁에 불이 켜이는가 안 켜이는가 그 걸 보고 갈빼끼 없다꼬, 산말랭이서 떡 내려다 본다. 보이 해가 빠져 어덕살이가 찌니까 자기 집에 딱 불이 켜이는기라. ‘아하 불이 켜이 키는 걸 보이께네 사람이 아직 죽지는 안하고 살기는 살았구나! ‘
살살 내리가야 문간에서 가마이 들어보이 아, 이놈 애들이 놀부집 맨쿠로 수십명 되는 아들이 멀 묵고 그렇게 기운차게 주끼는기(이야기 하는 지) 한 놈도 배고픈 소리가 아이라요. ‘이상하다, 뭘 묵고 저놈들이 저렇게 힘차게 주끼는가?’ 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귀를 재고(기울이고) 있는데 자기 부인 말이 뭐라 카는기 아이라.
“너가부지는 어데 가서 고만 벌이고 오늘은 제사날인데 제사나 와서 지내고 가가 벌이지. 제사날도 안 오실 모양이네.”
이카는 기라. ‘내가 뭘 벌어준 것도 아무 것도 없어. 없는데, 뭐를 벌인다고 날더러 돈 벌인다 카는가 이상하다.’ 그래 문을 열고 들어가서, 들어가니까 부인이 반가이 나와가지고, 
“그라면 그렇지요. 암만 돈벌이가 좋다 카더라도 오늘이사 올 줄 알았읍니다.”
그래 방에 들어가이 하마 제상을 진설해 놨는데 뭐 반만지수로 잘 채리놨어. 하도 이상해서 그래, 
“여보 이 무슨 돈으로가 이래 했오?”
“무슨 돈이라요, 당신이 벌어다 준거지. 무슨 돈 가지고 내가 이라겠오?”
“내가 벌어다 주다이?”
“아 밤마중 만날 갖다 벌어다 집에 갖다 주는 건 당신 아이고 누구겠오?”
속으로 가마히 생각하이 ‘이상하다’ 말이지. ‘내가 갖다 준 일도 없는데.’ 그저 생각하이 이 조화는 전부 저 여자 조화라. 여자 조화가 아이면 이럴 도리가 없다. 빨리 제사 지내고는 자기가 꼭 오라고 그만치 부탁하는데 내가 한신들(1)-한 시(時)인들.- 여 지체할 수가 있나? 여태 이 식구가 다 안 죽고 이만치 살았는것도 그 여자 덕, 지도 그날 저녁에 죽을건데 안 죽고 살았는 것도 그 여자 덕이라 말이지. 그러이 여자가 시키는 대로 꼭 제사 지내고 갈 빼끼 없다고, 제사를 지내고 첫 닭이 울자마자 그만 갈라고 나서니까, 부인은, 
“날이나 새거든 내일 가지 이 밤에 왜 나서느냐?” 고.
“아, 그런 기 아이라 꼭 가야 된다.”
돌아가다 가니까, 산 밑에 세거리 가이 허옇게 센 어떤 노인이 하나 떡 나타나더니만, 
“저 자네 이 위에 그 집에 가제?”
“예. 그렇십니다.”
“자네 이름이 아무게 아이가?”
“예. 그렇십니다.”
“자네 집에 어른 제사 지내고 오제?”
“예. 그렇십니다.”
“오늘 저녁에 집에 가이 제사 다 장만해놓고 저 위에 있던 여자가 뭐뭐 주제?”
“예.”
머 그냥 봤는 것보다 더 잘 알아. 그래, 
“우예 그래 그렇게 아십니까?”
카이, 
“그래 이 사람아 내 이제 바른 말 하지. 내가 자네 어른하고 막교간에 친굴세. 둘이가 한테 저승에 있는데 자네 어른 제사 날에는 자네 어른 혼자 온 일이 없고, 내 제사 날에는 내 혼자 제사 밥 먹으로 간 일이 없다. 똑 자네 어른 델고가고 자네 어른은 날 델고 갔는데 작년 제사에는 자네 찬물 한 그릇하고 뭐 놔놓고 지냈제?”
“예. 그렇십니다.”
“재작년 뭐 뭐 놨제?”
“예. 그렇십니다.”
하나도 틀림 없어. 자기 아버지가 꼭 왔는게 틀림없는 기라.
“그래 그만하면 알 모양이니, 자네 내 시기는 대로 안 하면 자네 오늘 죽네.”
“와요?”
“자네 그 여자가 뭔지 아나?”
“뭡니까?”
“및(몇) 천년 묵은 구렁일세. 큰 구렁이가 지금 화(化)를 해가지고 자네 먹을라고 지금 둔갑을 피우고 있네. 오늘 저녁에 올라가 내일 아침이면 자네 죽네. 안 죽을라 카면은 내가 또 한가지 씨긴 대로 한가지 내 씨긴는 대로 하만 산다.”
“어얍니까?”
“항상 밥은 겸상에다 둘이 안 묵나?”
“예.”
“내일 아침에는 첫술 밥을 입에 떠가지고 꾹꾹 씹어가지고 넘갔뿌리면은 큰 구렁이 입에 그마 자네는 들어갔뿌린다 하마. 그 첫 숟가락 밥을 씹어가지고 그 여자 낱(낯)에다 확 뿜었뿌리만 그 구렁이는 큰 구렁이가 되가주 자빠져 죽고, 자네는 사네. 그럴 모양이끼네. 상당히 유념하게. 오늘 저녁에는 자네 어른이 제사에 참석 못했네. 어데 무신 일이 있어가 나더러 댕기오라 캐가지고 내 혼자 왔네. 각별히 자네 어른 부탁이니까 유념하게.”
“예. 그라지요.”
뭐 인홀불견이라. 영감은 없어졌뿌고, 이 사람이 혼자 인제 산에 올라가니 불이 켜가 있어. 드가이 아주 그 부인이 반가워, 
“아이구 벌써 오십니까?”
방에 들어가 이제 자든 마든 날이 샜거든. 아침을 해가 왔는데, 상을 차려 놓고 밥을 떠가지고 씹는다. 여러분! 이 밥을 어예 해야 되겠읍니까? 내가 살기 위해서 낱에, 그 여자 낱에 품어야 되겠어요. 안 품고 내가 먹어야겠어요?(2)-이야기를 듣고 있는 청중들에게 제보자가 묻는 말이다.-
거게서 참 사람의 마음이 어떠냐 카는 걸 판단할 수가 있는 거여. 대략이면은 내가 안 죽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는 상대를 밥을 품어가 죽이고 내가 살라카는 것이 백이면 구십아홉은 될거여. ‘그러나 그것이 아니다. 그 여자가 아이라카면 지 생명은 하마 작년 이맘에 죽었을기라. 없었고, 그 가족도 작년 이맘때 다 죽었을 가족인데, 다만 일년이라도 저 여자때미래, 더 살았는 거는 저 여자 때미래거던. 그러니 내가 와 저 구렁이 따물에 일년을 더 살았는데 저 구렁이가 내, 내 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내가 왜 죽여, 내가 구렁이 밥이 되어줘야지.’ 이 사람이 이 생각을 탁 먹고 그 밥을 꿀떡 넘구면서. ‘아나 먹어라.’ 카며 쑥 들어가 줬는거야. 쑥 들어가 줄 때는 벌써 그 영감 말마따나 하마 구렁이 뱃속에 드가는 줄 알았디만은 구렁이 뱃속인지 뭔지 눈을 가마이 떠보이 그 여자는 그냥 앉았고 쌩끗이 웃고 있는 거야. 정신이 혼돈해서 있으니까, 
“당신은 왜 그 밥 내 얼굴에 안 품었오?”
이카거든. 이것 무신 마카 귀신들만 앉았는 거라. 말을 못하고 있으니까, 
“아 오다가 그래 노인이 그 저 날 구렁이라 카고 밥을 넘구만 당신 내 뱃속, 구렁이 뱃속에 들어간다고 날 낱에 품었뿌면 구렁이가 대번에 죽는다 안 카던가요? 그런데 당신 죽을라고 왜 밥을 넘갔오? 한 품었뿌고.”
그카거든. 그래서 그 사람 하는 말이, 
“그런게 아이다. 당신이 구렁이거나, 늑대거나, 여우이거나 간에 당신 덕택으로 내가 일년 더 살고 집에 식구들이 일년 더 살았는데, 살려준 사람을 어떻게 죽이느냐? 내가 당신한테 죽고 밥이 되줘야지.”
그래, 
“당신은 지성이면 감천이요 말이지. 그 영감이나 내나 본양은 천상 사람인데 득죄를 해가지고 내려와지고 좋은 일을 하면은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데, 나는 당신을 이리 불러가지고 내가 보이 당신 집 처지같이 딱한 사람이 없더라 말이지, 고 한 시간 내에 한 가족이 다 죽더라 말이지, 그래서 불러 들어가지고 나캉 결혼꺼정 해가지고 일년 동안 살아가면서 당신을 돌봐가 나는 이제 올라가게 되었다 말이지, 되었으니 저 영감은 아이따나(아직) 지 좋은 일 못하고 내가 먼저 올라 가는 걸 질투를 해가지고 그걸 품었뿌마 내가 죽는게 아이고, 내가 더러운 걸 덮어씌고 또 못 올라가고 몇 해 더 고상을 해야 된다. 그래가 그 영감이 그렇게 시켰는데, 당신이 옳은 마음을 자셨기 때문에 당신은 앞으로 내가 천상에 올라가더라도 영구히 내가 돌봐드리리라. 섭섭지 마십시오. 나는 갑니다.”
그라고 인홀불견이라. 보이 갔뿌고 없어. 집에 돌아가 있으니까 과연 참 머 비도 그 집 논에 더 잘 오고, 이삭에 이삭 달리고 그렇기 [청중: 그집 아들은 공부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감기 몸살도 안하더랍니다. 그러니 사람이 옳은 마음을 써야 되는 거라. 지성이라면 감천이라는 기 그런 기다 카는 이야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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