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적선(積善)한 자손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김선풍, 김기설, 최규협
조사장소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조사일시
1981.06.21
제보자
김진호
조사지역
강원도

구연상황

”착한 일을 해서 후손들이 잘 산 일 없느냐.”고 묻자, “착한 일을 하면 언젠가 그 은혜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법”이라고 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강원도/양양군/현북면
    분류코드: [현북면 설화 33] 
    테이프번호: T. 현북 3 뒤
    조사장소: 하광정리 4 반
    조사일: 1981. 6. 21.
    조사자: 김선풍, 김기설, 최규협
    제보자: 김진호(남, 77세)
    적선(積善)한 자손
    *”착한 일을 해서 후손들이 잘 산 일 없느냐.”고 묻자, “착한 일을 하면 언젠가 그 은혜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법”이라고 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다.*

이조 조상이 몇 대조던지 사는데, 편모 슬하에서 산단 그 말이야. 아버진 죽고, 그래니 인제 양반이고 그러니 사는데 그 인제 마누라 얻어 사는데 하루는 군에(읍내에) 갔다.
그전에 말하면 고을이란 말이야. 아, 사람을 말이야 쥑인다 이거거덩. 그분 아전이라고 말이야.
“그 저 사람은 왜 쥑일라 그러냐?”
고 원한테 물으니까, 
“저늠이 나라 말에 세금 돈을 삼 천 냥을 훔쳤어.”
삼천 냥을 훔치면 쥑였거든. 그래 걸 못댈꼬 있었으니, 
“그래 삼 천냥을 주믄(주면) 말이여 그럼 사느냐?”
“아, 내믄(내면) 말이여 산다.”
“그래믄(그러면) 그저 사또만 내가 삼천 냥을 줄 터이니 살려다와.”
“그래라.”
“아, 선비가 살려 준다니 내 놔라.”
이기야. 그래 상구(벌써) 왔다. 자, 이눔어 살림을 정리하네. 정릴하니 삼 천냥이 못 된다 말이야. 자기 마누라는 시집올 때 노리개를 좀 팔아서 삼 천냥을 맨들었다 그 말이야. 맨들어 갖다 좃단(줬단) 말이야. 그래니 동네사람이 욕할 게 아니야. 그 남의 점빵에 와 있으며 말이야 먹을 것도 없고, 즈(자기) 어머이 하고 즈 마누라하고 즈 스이. 그래 거기 있기 뭐하고 동네 살리 뭐하니, 고만 떠났다 이기야. 그래 보따리를 짊어지고 인제가서 잘 반깃는데, 
“그 사람 책임이다.”
이기야. 그래 어디를 돌아 댕기다 몇 해가 되긴 됐는데 겨울게 인제 겨울이 떡 되는데, 황해도 황주로 갔아 갔는데, 거긴 가면은 옛날에는 이 동네하면 동네 사람들이 말이야, 뭐 하는 사람들 오면 말이야, 그저 밥 해 주어서 먹구 자구 이렇게 해서 맨들어 놓은 데가 있단 말이야. 도청이다 그래요. 우선 맨들어 놔서 인제 거게 인제 한문 써 방을 거라(걸어) 놓고 지금 말하면 거기다 놓고 인제 그런 사람 겨울 날 사람, 겨울 나도록 맨들고, 그렇게 해서 쌀 마 놓안 기 있단 말이여. 그래 그거 가지고 방 읃으러 떡 가니깐 말이여, 한 사람이 떡 있더니깐, 
“아, 여보 젊은 친구. 그지 말고 말이요, 저 도청으로 가라고 한문 서당인 저 가서 말이요. 괜히 추운데 댕길 거 없이 말이요, 가서 겨울 나서 가라.”
거게 뭐 겨울날 먹을 꺼라 맨들어 놨으니 장사하는 사람들 댕기미 말이여, 그런 거 다 해 놨으니 거게 가라고 대준단 말이여.
“거 가서 누굴 찾나?”
“선상을 찾으라.”
그래, 거 가서 선상을 찾으니 그 주댁을 한단 말이야. 그래 거기서 겨울 난다. 나는데 글을 글방에 나가서 인제, 글방 아들하고 같이 앉아 놀고 하루는 있더니만 글제를 내주고선 선생이, 
“어디 갔다 하룬가 이틀 있다 온다.”
그러더래. 그래, 
“글을 다 지으라.”
고. 그래 인제 그 글을 놔 두고 가서 그 인제 글제를 낸 걸 보니까 쉽거든. 그래 글제를 이렇게 제야 되겠다 해서 금방 제 줬단 말이야. 불러 주고, 줘 주고 선생이 떡 오더니만, 
“느(너희) 글 이거 누가 불러줘 젯느냐?”
“그거 그 뒷방에 있는 선비가 마저 가르켜 줘서 젯노라.”
말이지. 그래 인제 그 건너에 대감을 하던 영감이 하나 있는데, 사직을 하고 내려와 있는 그 영감을 불러 가지고, 
“뒷 방에 있는 선비가 말이야, 사람이 글이 좋은 것 같다.”
고 글을 봤단 말이야. 보니, 아, 그 참, 글이 얌전하거든. 그래 그 근너(건너) 영갬이 있다가 하는 소리가, 
“자네 말이야, 다른 데 갈 생각 말고 여기서 이 서당 아들 맡아 가지고선 가르치고 있으란 말이야.”
“그럼, 내가 여기 있으며 저 신상은? 저 사람은 더 좋은데, 갈 때가 있어. 그냥 여 있으란 말이지.”
“아, 그렇담 말이지 여기 있겠다.”
그래 거기 있다. 거기 있는데 하루는 겨울에 인제 중눔 하나 떡 왔거덩. 하루 저냑에 말이야, 어디 갔다가 남 생일 집이 있어 갔다 오르랬께 말이여, 아 엄동설한인데 지냑 때가 됐는데 말이여 중눔이 술을 잔뜩 쳐먹고 말이야, 아 그 방에 누워 그만 자빠져 잔단 말이야. 들켔거덩. 그러니 거서 깨우니 일어나나. 거 지키지, 지키다 얼매 있다가 중놈이 일어나니 그래 그놈을 데리고 왔단 말이야. 아, 이놈이 중놈이 어떻게 술 먹고 간밤에, 
“아, 온 저녁 오다가 고만 뭐 잘못돼서 그랬읍니다. 선생님 어떻게 합니까?
그러니 뭐, 
“저 어느 절 있나?”
“내가 뭔 절이 있소. 나 돌중 놈이래요. 둘중 놈인데 돌아 댕깁니다.”
“그럼 너 가지 말고 여기서 나라(나와 함께) 겨울 나서 봄에 가거라.”
“아, 그럼 말이여 그렇하겠다.”
고. 그래, 떡 있으니 그래니 자기 어머님보고 아, 
“어머이, 어머이.”
하며 말이야, 저 가지고, 
“형님.”
이라. 자기 마누라보고, 
“형수.”
아 그러고, 그 이놈이 봄만 봄에 가지요. 봄에 옷을 한 벌 해 입혀 내보내면 이놈이 가을이 되면 들어오거덩. 들어오면 또 의복 해 놨다 입히고 그리고 봄에 또 간다 이기야. 그럭저럭 그놈이 십년을 그러 했다. 그 동안에 한 번 어딜 갔다 오르랬께, 고 이웃 동네 한 십 린가 오 리 되는게 갔다 오르랬께, 한 사람이 진쿠렁에 넘어졌는데 얼굴도 깨끗한 사람이 넘어졌는데 지금 말하면 쥐통 같은 것 고혈압에 걸렸단 말이야. 걸래서 그래 일어나지 못하고 말이야. 그래 사람을 사서 얼어서 알기 아니야. 그래 불러서 그래, 
“이 사람을 뭐 딴 집에 가져갈 순 읍서. 그래 서당에 가지고 가자.”
그래, 데리고 와서 그래 그걸 고쳤단 말이야. 그래 몇 달 그래 해서 나았단 말이야. 나아서 그래 그 사람을 잘 보냈단 말이야.
“그놈이 어디 사느냐?”
물어 볼 필요도 없구. 그건 안 묻는단 말이야. 그건 물을 필요가 없다 이기야. 즈 어머니가 죽었다. 죽었는데, 그놈 나간 뒤에 죽었다 말이야. 죽었는데 그래 가을께 왔다 이 말이지.
“아, 어머이 죽었다.”
고. 아, 이눔이 방울에 산다 이 말이야. 어머니를 갖다가 뫼를 못 썼지 않냐고. 내가 찾아야 한다고.
“그래라.”
그래 겨울 나서 봄이 되오니, 
“산 자리 잡으러 가자.”
이기야. 즈 그 사람 마누라 보고, 
“쌀 한 말하고 밥해 먹을 그릇하고 간하고 다와.”
이기야.
“형님이 짊어 지겠소? 내가 짊어져야 한다.”
고 말이지. 이래 짊어지고 가는데 산으로 산으로 따라 가느냐고 애 먹지. 그래 인제 집을 만내면 집에 자고, 집을 못 만내면 한데서(바깥에서) 자고. 그래 한 군데 떡 가니 며칠을 어디 갔다니 가니, 한 인제 동네 내려다 보니 그 인제 동네 집들이 떡 앉아 있단 말이야. 기와집이 그 아래 둘이 있거덩. 둘이 있는데, 저 웃기와 집 사랑집을 보고 말이야, 
“저저 웃 기와집 사랑집 저걸 헐고 저다 뫼를 써야 한다고, 어머이 뫼를….”
“야, 이눔아, 너 미친 놈이 아니냐, 그저 남의 사랑집을 헐고 어떻게 뫼를 갖다 쓰냐. 그 부자집이고 모두 행상(행세)하는 집인데 말이야, 내가 감히 어떻게 그거 한단 말이야?”
“이 시팔놈 말이야, 그렇게 못하거던 관(그만) 두란 말이야. 묏자리를 잡아 줘도 못하는 놈이 뭐냐고 난 간다.”
내 뺏거든. 그래, 이거 어떻하냔 그 말이요. 그래 할 수 읍서(없어) 해는지고 그래 인제 그 아랫 동넬 내려 왔단 말이야. 내려 와서 그 아랫 기와 집에 들어 갔단 말이야. 들어 가서, 
“그래 인제 하룻밤 자구 가자.”
“그럼 들어오라.”
고. 그저 행랑채에다 떡 둔단 말이야. 그러 거 앉아, 지냑을 (저녁을) 어두워도 안 줘.
“이눔어 집이 지냑을 안 주는가?”
이제 안슥하더니(어둑하더니) 주인이 나온단 말이야. 나오더니, 
“아, 손님이 시장하겠다. 지냑이 늦었다.”
고. 그래 들여 오더니 뭐 지사(제사) 음식이거던. 그러니, 
“뭔 지사 음식이요?”
“아, 그런 일 있다. 내 얘길 하마.”
그래, 얘기를 한다 그 말이야.
“내 꼭 오늘이 날로 쳐서 십 년이다 이기야. 내가 이 고을 마을에 아장으로 있을 턱에, 이방으로 있을 적에, 아문(아무) 동네 살던 아무개야 그분이 말이야. 나 빚젼거 삼천 냥을 갚아 주고 말이야, 어디를 갔는지 여하튼 십년 동안 찾아도 못 찾았다. 그래 가꼬(그래 가지고) 내가 그날 나온 날부텀 우리 안사람이 말이지, 그분 마을이 잘 되게 해 달라고 말이지, 지냑에 채소나 먹고 제살지내 꼭. 그래 한 해 한 번씩 꼭 그날로 지내는데, 오늘은 날로 잡아 꼭 십 년인데 말이지 만내지 못했던 내가 성의가 부족해 그렇다. 오늘로 십 년은 마지막 가는 날이라고 말이지, 그래 내 성의가 부족해 그런 가보다.”
고 말이지.
“내가 십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단 말야.”
“아, 그러냐.”
고. 그래 붙잡고 말이지, 
“그래 어떻게 된냐?”
고. 그래 그런 얘기를 죽 하니깐, 
“그렇냐?”
“뫼 쓴다.”
“그래 염려 말라.”
“쓰다니 어떻게 쓸 수 있냐?”
“염려 말라.”
아, 그날 새벽에 번한데 말이여. 가족을 전부 다 데리고 올라 갔아. 문을 가 뚜들기더니, 
“묏자리 내 놔라.”
이기야.
“내 우리 묏자리 내 놔라.”
그저 주인이 있다가 말이지, 
“뭐가 이래냐.”
“아, 저 아랫집 아무 그 사람들이 와 그랜다.”
“그래, 그럼 불러 들여라.”
“느 뭔 놈어 묏자리 내 놔라 하느냐.”
그 얘기를 했단 말이야. 그래 지금 왔어.
“당신네 이 사랑집이 여가 묏자리란 기요. 여기가 묘자리요. 여기 달라.”
“야, 그럼 내가 줄테니 그 사람 데려 와라.”
그래, 데리고 왔단 말이야, 아, 자기 살려준 그 사람이거덩. 그 선생이란 말이야.
“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고 말이야 허드니(하드니), 
“여기 뫼 쓸게 뭐 있냐?”
고. 그래, 고 아랫 사람이 말이여, 그래 그걸 똑같이 맨들어 자기가 논다고선 똑같이 맨들어 놨단 말이야. 그래 사람이 마음이 좋으면 말이야, 그래 적선을 해서 말이야, 그 손이 말이야 오백 년을 해 먹었단 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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