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점성가 곽백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순호, 이홍
조사장소
전라북도 옥구군 개정면
조사일시
1982.08.05
제보자
문채옥
조사지역
전라북도

구연상황

양로원과 가게가 붙어있어서 제보자는 임지순씨가 이야기하는 것을 곁에서 듣고 있었다. 임지순씨의 이야기가 끝나자 조사자에게 곽백이 이야기를 들었냐고물었다. 조사자가 못 들었다고 대답하면서 들려주시기를 청하자 이야기를 잘하지 못한다면서 사양했다. 청중들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면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추궁을 하자 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보자의 이야기는 힘이 있었으며, 구연할 때 얼굴 표정을 이야기의 내용에 따라 변화시키면서 열심히 이야기를 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북도/옥구군/개정면
    분류코드: [개정면 설화 28] 
    테이프번호: T. 개정 5 뒤~6 앞
    조사장소: 아동리 동정
    조사일: 1982.8.5.
    조사자: 박순호, 이홍
    제보자: 문채옥(남, 59세)
    점성가 곽백
    *양로원과 가게가 붙어있어서 제보자는 임지순씨가 이야기하는 것을 곁에서 듣고 있었다. 임지순씨의 이야기가 끝나자 조사자에게 곽백이 이야기를 들었냐고물었다. 조사자가 못 들었다고 대답하면서 들려주시기를 청하자 이야기를 잘하지 못한다면서 사양했다. 청중들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면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추궁을 하자 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보자의 이야기는 힘이 있었으며, 구연할 때 얼굴 표정을 이야기의 내용에 따라 변화시키면서 열심히 이야기를 했다. *

그전에 어디 사는가도 몰르는디 하이튼 곽백이라고 헙니다. 이름이, 성이 곽가이고 이름이 백인디. 여자요 그게. 이 곽백이가 태어난 그 점성술이 있었어요. 그것을 감쪽같이 속이고 출가를 혔어요. 출가를 허고 본 결과 시아버니가 점성술을 가지고 있어. 그리도 감쪽같이 속이고, 자기 신랑도 그 자기 아내가 점성헌다는 걸, 이걸 참 듣지도 못허고 생각조차도 못혔지요. 근디 자기 신랑은 이렇게, 지금으로 말허믄 사업을 허니께, 이렇게 한번 나가먼 참 한달만이도 들오고 그런게 무슨 장사를 허는가 몰라도 하이튼 장사질(장사길)이 한번 나가머는 그렇게 오랜만이 집에 한번씩 들와요. 이 아버니가 어떤 식으로 어떻게 배워서 점성을 허는가는 몰라도 보통 그 근방으서는 이름을 떨치고 있었던가봐요. 근데 그걸로 인해서 시아버니가 말이자믄 돈이 궁허지 안해요. 그려서 그 근방에서 이름이 나고 뭐 어디서 누가 뭐 조금만 잊어버맀다겨도 그집 와서 물어보먼 잘 맞치고 찾어주고 그러니까 그 근방이서는 인기를 얻었어요. 근데 하루는 메누리가 안방에서 바느질을 허고 가만히 듣고 있노라니깐 시아버니를 찾어온 손님 하나가 할머닌데 수심이 가득히가지고 시아버니한테 뭔 말을 물어보는디 유심히 들어봐요 바느질을 하면서 웃방에서 근디 머라고는고니, 
“자기 아들이 벌써 나간지가 한 두달찜 되는디 그전 같으면 한번, 아무리 못왔어도 한번, 두번은 집에 왔을텐디 소식이 없다. 그러니 혹시 먼(무슨) 불행헌 일이 생기는가 좀 점성 좀 쳐 주시오.”
그러니까 시아버니가, 
“그러냐고 가만 있어보라.”
고 그더니. 아 나이같은 것 물고 글더니(그렇게 하더니) 그 꼽짝꼽짝 육감을 집는가 뭣을 허는가는 하이튼 몰라도 점을 치더니 머라고 하는고니 시아버니 말이, 
“당신 아들이 나간 지가 그렇게 되았다니 내가 점을 쳐본 결과 당신 아들이 나가서 포목장사를 혔소, 이번에. 그래가지고 돈을 많이 벌었소. 그런데 다른, 혼자서 허는 것 아니고 인자 여러 이렇게 장꾼들과 같이 장사를 허고 그리가지고 시방 집에 돌아오는 길이요. 앞으로 메칠 이렇게 있으며는, 기둘르먼(기다리면) 집이를 돌아올 것이요. 근디 불행히도 당신네 집이서 한 십리 냄겨놓고 죽어요.”
그런 말을 헌단 말이요. 메누리가 들으니까. [테이프 교환] 아 그 점을 허로 오는 그 할머니가 얼마나 애통헐거요 그게. 그 자기 시아버니를 붙들고서는, 
“아, 그러냐고. 그러믄 어떻게 살려서 돌아오는 방도는 없소?”
애걸복통을 허니깐 시아버니가 허는 말이, 
“내가 거기까지만 알지 그외의 다른 살린다는 방책(方策), 이런 것은 당초 어떻게 꽉 맥혀가지고 나오지를 않소. 그러니 틀림없이 당신 아들은 돈은 많이 벌었으되 오다가 틀림없이 당신네 집이서 십 리 냉기놓고(남겨놓고) 죽어요. 그것까지만 나오네요.”
그러니깐 그 할머니가 복통자진을 허먼서, 
“돈은 난중으(나중에), 보수는 얼마든지 드릴테니깐 어떤 방도라도 혀서 꼭 살어나지 않더래도 살리는 방도를 조꼼(조금)만이라도 일러주쇼.”
그 애걸을 혀도 영 모른다고 잡어띠네요. 그러자 이 곽백이라는 메누리는 때가 되야서 참 정지(부엌)로 나가서 인자 이렇게 밥을 짓는 판이요. 그래 메누리가 가만히 밥을 지음서 생각허니깐‘그것 좀 그렇게까지 아신다며는 그것 좀 일러주시먼 어찌까.’이런 맘을 먹고 있어 머리 속으로. 그래도 몰른다고 시아버니가 뚝 잡어띠고 그러니깐, 아이 할머니가 그냥 울으면서 막 달려서 마루로 나와서 그냥 어쩔 줄을 몰르면서 신발을 신는디 메누리가 보기가 기가 맥히단 말요. 그래 혼자 밥을 허먼서 군소리 말로, 
‘기왕이 거기까지 알아맞쳤으니까 되던 안되던 방도나 쪼금 일러주먼 얼마나 좋을까.’
혼자 군소리를 그러니깐 그걸 이 할머니가 알어들었어요. 군소리담을. 그리고 부엌으로 딱 쫓아들어갔어.
“아 인자막새(이제 방금) 뭐라고 혔소?”
“아니 나 암말도 안힜어.”
“내가 언뜻 신발을 신음서 들으니깐 당신이 그런 군담을 헙디다. 내가 알기에는 당신 시아버지가 하도 많이 그런것을 해버리듯헌게 들어서 혹시 기억이라도 남었는가 무신 방도라도 아시는가 이려서(그래서) 조끔이라도 그 방법이 있으먼 알을라고 허는것이니깐 시아버니 몰리 가만히라도 혀서 알려주세요.”
아 부탁을 허니깐 메누리가 절대 못헌다는디 하도 그렇게 사정을 허니깐 가만히 오라고 허더니, 
“될랑가 안될랑가는 몰라도 한가지 방법 배끼(밖에) 없소.”
“어떻게 허냐고. 뭣을 어떻게 허란 말이냐?”
고 그러니깐, 
“예 우리 시아버니가 말헌대로 아무날 아무시에 죽어요, 당신 아들이. 당신네 집이서 십리 냄기놓고 죽어요. 근데 그날이 돌아오먼 그날 아침이는 가만히 있다가 한 점심때가 거운 당허머는 구름이 쩌올거요. 그러믄 그쩍이 부터 지붕마루여 올라가서 당신 속것을 벗어서 흔들으면서 당신 아들을 이름을 불르쇼. 그러믄 소낙비가 막 지나갈거요, 소내기가 지나갈거요. 그 소낙비가 가고나머는 약 한시간쯤 지나먼 당신 아들이 천행(天幸)으로 돌아올 운도 있소.”
그러니깐 아 이 할머니가 막 백배 치사허고 갔어요.
“내가 만약으 돌아오먼, 돌아오기만 허믄 이 공은 안잊겄다.”
고. 아, 갔는디 그날이 딱 당힜는디 할머니가 조급혀 인자. 인제 점심때까지 지둘를(기다릴) 새가 없어요. 아침부텀 날이 멀쩡헌디도 지붕으로 올라갔어요. 올라간게 속것을 벗어서 막 흔들어대요. 자기 아들을 불름서 동네사람들이 본게 아 저 아들이 장사나가서 안돌와서 미쳤는게비다고 말여. 아 그런 소리가 들리고 그리도 하이튼 아침부텀 이것을 속것을 내둘름서 저 아들 이름을 불러요. 그러자 한 열시경 되니깐 정말로 구름이, 먹구름이 쩌오는디 그쩍이는 목이 쇠어서 소리가 안나와요. 그냥 입안에서만 자기 아들 이름을 불르는 거요. 그러자 느닷없이 막 소낙비가 막 쏟아지고 막 노성벽력을 허고 막 그런단 말요. 근디 그쩍으 그 아들은 뭣을 힜냐믄 과연 그 시아버니 말대로 나가서 같은 장꾼허고 포목장사를 혀서 돈을 무지허게 벌었어. 그리가지고 같은 그 장꾼들허고 같이들 돌아오는 거요. 인자오면서 하나 떨어져 둘 떨어져 인자 집이 가찬 사람 이렇게 오는디 그 산 고갯마루를 이렇게 오는디 아 느닷없이 소낙비가 오니깐 어서 어떻게 의지헐 디가 있어야지. 그러자 인자 어디를 보니깐 바위가 이렇게 막 길가시 이렇게 쑥 나왔는데 그 밑이서 이 소낙비는 금방 지나가가니깐 피혀서 가자 이거요. 그러자고 그 바위 밑으로 장꾼들이 멫이 이렇게 들어가서 비를 피허는디 아 이놈은 비를 피허고 있는디 쏘셔서 못있겄어. 어디서 불러 자기를 하이튼 귀가 엥엥 들려요 그냥. 그리서 그 비를 맞으면서
“나는 가야겄다.”
장꾼들더러.
“나는 부득이 비라도 맞고 가야겄다. 우리집이 무슨 사고났나봐.”
그리고서는 가야겄다고 나왔어요. 세 발 딱 띠니깐 [청중: 벼락쳤고만.] 벼락이 딱 치서 그 바위가 딱 무너져. 뒤돌아 보고서는 할 수 없이, 어떻게 혀 그냥 베락은 다 눌러버렸는디 바위로. [청중: 운명이여, 그게.] 응. 그리서 자기집이 오니깐 이미 소낙비는 지나갔는디 이미 소낙비는 지나갔는디 먼디서 보닌깐 아 자그집이 그 지붕마루서 뭣이 하얀헌 것이 이렇게 돌고 야단이네. 아 그서 오면서 보니깐 틀림없이 자기 어머닌데 아 아무 소리도 않고선 입만 딱딱 벌리고 이걸 흔들어요. 그리서 문앜으 들오면서
“어머니 웬일이냐?”
고 말여. 그러니깐 자기 어머니가 그쩍으사, 
“아이고 내아들 온다.”
고. 막 뛰쳐나왔는디 목이 꽉 쇄가지고 말을 못히요. 그리가지고서는 낭중으는(나중에는) 이 아들이, 
“아 어찌 이 소낙비를 다 맞고 지붕마루여가서 응 뭣을 힜냐?”
고 그러니깐. 저 어머니가 그쩍으사 즈 아들더러 그런 얘기 죽- 허니 혀요.
“아이고 그러냐고. 어머니 아니었드라면 내가 죽을 뻔 알었소. 그러니 그사람 은혜를 갚으야는디 어떻게 허믄 좋겄소?”
그니까. 저 어머니가, 
“암 갚으야지. 갚으야지.”
그리가지고서는 참 어떤 보답으로 혔던간에 그 보답 선물을 가지고 그집이를 찾어갔어요. 찾어가서 곽백이를 만나서 그 보답을 허니까 곽백이가 막 쉬쉬쉬 혀. 시아버니가 몰리 이것을 허얄턴디 말여. 어떻게 헐 것인가 쉬쉬쉬쉬 혀. 그러자 시아버니가 가만히 보니깐 자기 메누리허고 먼지(먼저) 점허로 왔던 사람허고 무엇을 막 희희낙낙 거림서 이렇게 선물을 주어쌌고 어찌고 이러는디 그 줄라머는 자기를 주어야 허는디 메누리를 줘. 이게 질투가 났다 이거여. 그리가지고 가고난 뒤여 메누리를 불렀어.
“너 아까 그사람들이 뭣을 그렇게 가지고 왔었느냐?”
헌게, 
“예, 그 아버님이 머녀(먼저) 이러고 이러고 혀서 그 점을 혀준 집에서 고맙다고 이렇게 선물을 가지고 왔어요.”
메누리는 즈 시아버니를 이렇게 줬단 말요. 그랬지만서도 이 사람들이 가고 나서 거기 가서 그런 이얘기를 허니깐 시아버니는 저리 제쳐놓고 곽백이 소문이 퍼지네. 인자 결국에는 그 근방에. 자 이렇게 되니 찾어오는 손님이 인자 시아버니를 찾어오는 것이 아니라 메누리 곽백이를 찾어오네. 시아버니가 가만히 생각헌게 으떻게 혀서 된 속인가는 몰라도 자기 인기는 떨어지고 메누리한티만 뭣을 전부 물러오고(물어보려고 오고), 아 메누리가 뭣을 말허머는 그냥 죄다 손님이 메누리 얘기만 듣고 가고 가고 그런단 말요. 그랬으므는 시아버니가 점잔허며는‘내 대신 니가라도 혀라.’허고 내싸둘썩시(내버려두어야지) 이게 질투가 나요. 왜 우선 돈이 궁해요. 그러고 자기 이름이 떨어지니까. 질투가 났단 말요. [청중: 근본이 달랐던게비.] 
그러자 자기 아들은 또 이렇게 장사치로 나갔단 말요. 그럼서, 나가면서 
“이번에는 쫌 오래 걸릴 것이요. 한달 반이나 이런 정도 되먼 내가 둘올것이요.”
즈 아들이 나갔는데 가만히 보니깐 그쩍으보텀 질투가 심해졌다? 아들도 없는디. 그리가지고서는 인자 메누리를 어띃게 좀 공격헐 그런 욕심이 생겨났단 말요. [청중: 야심이 있고만.] 예. 야심이 생겨가지고‘에이 작것, 차라리 메누리가 집에 없으믄 말여, 이 손님이 전부 내기로 오고 내가 돈도 안 궁헐 거 아닌가.’이런 야심을 가지고서는‘메누리를 차라리 읎여 버리는것 낫겄다. 아들도 읎고. 그판에 말여. [청중: 저보단 낫은게 그러지.] 예. 아 그리가지고 그런 궁리를, ‘어떤 식으로 없이느냐.’허는 궁리를 시아버니가 허고 있어요. 근디 하루는 메누리가 또 웃방으서 이렇게 가만히 바느질을 허다가 하도 심심혀서‘일수나 봐야겄다. 나 오늘 일수나 봐야겄다’허고서는 꼽작꼽작 한번 짚어봤다 말요. 아 틀림없이 금방 자기가 죽어, 금방. [청중: 본게.] 예. 안절부절 이 웬일인가 허고 안절부절 안절부절 허고 있으니깐 쪼금 있으까 시아버니가 큰방이서 불르드래요.
“야, 아가 메눌아가.”
첫머리는 대답을 안혔다가 한 서너번 불른 뒤여, 
“예.”
그러니깐. 시아버니 목소리가 보통때보단 떨리더라 이거여. 그래서‘아차 무신 수가 있구나!’ 허고서는 문을 가만히 살짝 쪼금 열고, 
“왜 그러시요?”
근게. 뭣을 시아버니가 뭣을 이렇게(1)-손을 뒤로 감추며.- 뒤로 감추드래야. 그서 보니깐 틀림없이 무슨 칼이나 비수드라 이거여. 그래서‘아차 이려서는 안되겄다.’
그러고서는 문 이렇게 딱 열고, 
“아버님 저 불렀어요.”
“응. 내가 헐 말이 있어서 좀 불렀다.”
“가만 있어요. 내가 잠관만 여기 나갔다 들오께요.”
그러고서는 아 바깥으로 나가서 막 사립문앜으가 내빼는 거요. 인자 분명히 죽으니까. [청중: 목숨 보전헐라고.] 예. 근디 때가 어느 때냐. 지금만큼 이릏게 오뉴월 난방이던가봐요. 한참 논에서는 인자 이렇게 그전이 호미로 김덜 매고 어찌고 허는디 보니깐 그날조차도 우기(雨氣)가 가득 찼어요, 하늘에. 근디 사립문앜이는 나와서 하이튼 향방(向方)없이 자기 남편이 오던 길, 아니 오던 길이 아니라, 응 자기 남편이 항상 다니던 길을 향히서 막 도망을 치는 거요. 그래 어디만치 가니깐 시아버니가 저 뒤여서, 산말랭이를 이렇게 고갯길을 올라가다 보니깐 저 뒤여서 쫓아오는데 결국에는 시아버니한티 여자라 잡히게 생깄다 이거여. 그서 산말랭이를 이렇게 폴딱 넘어서 쪼금 내리가니깐 농군들이 그전이 도랭이(도롱이) 있죠. 비올 때 입는 도랭이를 전부 준비혀갖고 와서 그 다락논 쪼그만, 쪼그만 논, 이런 논가시다 이렇게 엎어놓고서는 거그서 김을 매고 있어. 이 곽백이가 거까지 가서는 농군들이 김을 매다 말고 쉬어요.
“여보시오, 내가 급헌 사정이 있으니 쪼금 있다 이얘기 헐터니깐 우선 급허니깐 나 이 삿갓 밑으로 전부 좀 모여놓고 감춰주시오. 그 대신 내 가슴에다가 당신들 잡수는 술그릇이로 물을 한사발 떠다놓고 내 가슴에다 얹지놓고 삿갓이로 덮어주쇼.”
그러니깐 웬 영문인지도 몰르고 이 사람들이 참 이렇게 덮어줬어요. 아 그러고 쪼금 있으니깐 아 어떤 영감이 헐레벌떡 헐레벌떡 오더니 물어볼것도 없이 그 산말랭이 와서 이렇게 둘러보드래여. 가는 디가 읎거든. 그러자 그 밑이가 방죽이 하나 있드래여. 영감이 거그 서서 짐 매는 사람들이 치다보니깐 무슨 오다 말고 손꼬락을 이렇게 이렇게 히보더니 손바닥을 탁 치면서‘그러먼 그렇지. 내가 죽이지 안혀도 지가 물에 빠져 죽었구나.’ [청중: 접시우에 물 있은게?] 예. 그러고 뒤돌아 가더래요. 인자 가고난 뒤여 얼마나 있다가 곽백이가 삿갓을 떠들고 나왔는디, 
“참 고맙습니다. 사실은….”
시아버니라고 않고, 
“…저분이 나를 죽일라고 쫓아왔어요. 근디 이 수를 안쓰머는 꼭 잽혀죽어요. 그려서 물에다, 가슴에다 물을 떠노라고 허고 여그 숨겨줘주어서 그 사람이 볼적으는 [바꿔서] 그 사람이 점을 잘 쳐요. 그러니 점을 쳐 보니깐 틀림없이 물 밑에가 자기가 들었으니 물에 빠져 죽은거지. 그러고 그냥 갔으니 나를 살려줘서 고맙소.”
아, 그러고서는 치사를 허고 인자 오기는 오되 갈 디가 있나요. 천상 시가집이로 도로 가야헌단 말요. [청중: 시아버니한티 가야허는고만.] 예. 시아버니는 집에 와서 가만히 [청중: 메누리는 죽었구나허고.] 예. 그래 인자 얼마나 있다가 시아버니가 또 이렇게 이렇게(2)-손으로 사주를 짚는 시늉을 하며.- 혀보니깐 이상허거던요. 분명히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 넋이가 오는가 뭣이 오는가 살어 와. 그려서 문구녁으로 내다보니까 메누리가 사립문앜에서 말요 이렇게 어정어정 허고 있어요. ‘아하 분명히 니가 내 점술보단 낫구나. 하이튼 니 점성이 낫어. 그러믄 내가 니한티 달린다는 것은 확실허다. 근데 내가 이렇게까지 혔다가 너를 그냥 두며는 결국에는 니가 나를 해칠거다. 그러니 어떤 수를 써서던지 너를 해칠 수배끼 없다.’혼자서, (3)-혼자서 생각했다는 뜻이다.- 그쩍으사 시치미를 딱 띠고, 
“아니 곧 온다더니 어디 갔다 인제 오느냐?”
그러고 허니깐, 
“예, 잠깐 좀 볼일 있어서 갔다 와요. 무신 허실 말씀이 있어요?”
“아니다. 인자 쫌(조금) 시간이 지났은게 별 헐 말없다.”
그러고서는 그 이튿날 아침이 시아버니가 느닷없이 헌다는 말이, 
“나는 인자 늙어서 다 고만 집어치고 어느 절에 가서 수양이나 좀 허야겄다. 기도나 드리야겄다. 그러니 너 그 채비 좀 차려와라.”
메누리더러 그러니까, 
“아니 아버님. 그냥 집이 계시지 어디를 가실라고려요?”
“아니다. 나도 인자 좀 수양 좀 허고 기도나 좀 드리야겄다.”
그러면서 석달 열흘 먹을 식량과 옷을 준비혀달라고 며누리더러 그런단말요. 그려서 참 메누리가, 
“그먼 어느 절로 가실라요?”
“이러고 이러고 히서 여기서 참 솔찬히 멀기는 허다만 아무 절이라는디가 있는디 거그가 좋다더라. 그린게 나 그리 갈터니깐 그것 좀 준비혀도라.”
“예.”
메누리가 전부혀서 동네사람들 사가지고 시켜서 식량 날러주고 옷보따리 다 보내주고, 
“준비 다 되얐습니다.”
그러자 헌게 메칠이 걸렸던가봐요. 인자 시아버니가 떠났어요. 그동안에 아들이 한번 집이를 다녀 갔어요. 또 다녀서 갔어요. 즈 아덜이 와 물어본 결과, 
“아버지는 이러고 저러고서 몸을 수양허로 절로 가셨다.”
고 그러니까, 
“그러냐고 그먼 나 한번 더 갔다 와얐다.”
고 신랑이 또 나갔어요. 그런데 이 노인네가 가서 기도를 허는 것이, 수양을 허는 것이 아니라 산신덜 신령을 불러서 말여 메누리를 읎일라는 이런 백일기도를 드리요, 절에서. 아 그러니 메누리가 하루는 가만히 생각혀보니깐 심심혀서 한번 꼽작꼽작 혀봤어요. 백일이 다 거지반(居之半)(4)-절반 이상 거의.- 다 지나갔는디 시아버니가 올 날짜가 거지반 지나갔는디. 아 그러니 한번 심심히서 꼽작꼽작 쳐다보니깐 백일 된 그 다음날 저 아버지 수양이 백일작정을 힜는디 그 다음날 산신들이 와서 자기를 잡어가게 되얐어. 꼽작꼽작 히보니깐. ‘하하 이것 시아버니가 공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죽일라고 공을 드리는고나.’ 이렇게 생각혔어요. 근디 이 산신한티는 못바우겄어. 그놈을 바울라머는 자기도 시아버니 이상으 공을 드리야허고, 공을 드리야허고 그만헌 정성이 있으야허는디 느닷없이 이것을 어떻게 피혀 나가느냐. 자기가 점성을 잘헌다고혀도 거까지는 피혀나갈 도리가 없어요. 큰일 났어 인자. 그러자 그 안이 메칠 안냄겨놓고 자기 신랑 장사 갔다 둘왔어요. 둘왔는디, 
“그아버지는 지금도 안오셨냐?” 고.
“아, 백일이 지날라먼 메칠 남었지 않냐?”
고 근게. 그러고서 저녁으 자먼서 곽백이가 자기 신랑더러 남의 이얘기만큼(처럼) 빗대서 이얘기를 허는 거요.
“이러면 이러고서 그전에 내가 말을 들으니깐 어느 집안에서 메누리하고 말이자면 시아버니하고 이(뜻)가 안맞아가지고 시아버니는 메누리를 죽일락허고 메누리는 도망댕길락허니 일언 사정이 있었다는데 그 당신같으면 어떻게 생각허우? 메누리가 죽어야 해요? 으띃게 당신이 그 시아버니 아들이라면 어떻게 허겄소?”
그러니깐 남의 얘기니까 신랑이, 
“썩을 놈으 영감이 미쳤던가만, 망령들었던가만. 아이 나이도 많이 먹었으면 지가 가야지 왜 메누리를 죽여?” [일동: 웃음] 
그러고 말을 하거든. 그러니까, 
“그래요. 그리야 옳지만 직접 그의 남의 이얘기가 아니고 당신 아버님과 나 사이에 일어난 일이요 이게.”
“아니 그게 뭔 말이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러고 이러고 해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실은 당신 몰랐지만 내가 점성술을 좀 갖고 있소. 근데 이러고 저러고 해서 아무날 이렇게 점 한번 혀준 것이 그것이 똑 잘못된 근거가 돼가지고 이 지경이 닿으니, 내가 점을 쳐보니깐 잘 알기는 못허지만 앞으로 사흘후에 나흘채는 내가 죽어요. 왜 죽냐. 당신 시아버지가 백일기도를 들이로 간 것이 나를 죽일러고 기도를 드맀소. 그 기도에 산신들을 전부 불러서 나를 그 산신들이 데리가요. 그러니 어띃게 힜으먼 쓰겄소. 내가 죽어야겄소, 당신 아버니가 죽어야겄소?”
아 아들도 참 입장이 곤란허지. [청중: 곤란허지.] 예.
“그러믄 당신 그것을 어떻게 전적으로 믿고 당신 죽는다는 것을 알고있소?”
그러니깐, 
“아니 틀림없이 내가 죽어요. 내말을 그러믄 꼭 들어주쇼. 내가 알고 당신 아버니도 어찌믄 살을 도리가 있을랑가 몰르니깐 내 말을 자시(자세히) 들어주고 앞으로 사흘후에 나흘채는 내가 죽을테니까 그 안이 일어난 일이 꼭 맞어들어간다면 내가 죽는단 것을 알으시오. 그러고서는 당신 아무말도 말고 내가 죽어서 들어간 관을 하나 장이가 사오시요.”
자기 신랑더러. 아니 뻥허고 있네. 아 그 멀쩡헌 사람이 지가 죽는다고 지 관을 사오라니 아 이거 참 [청중: 폭폭헐 일이지] 폭폭허지요. 하도 졸라싸니깐 가서 장에 가서 관을 하나 사왔어요. 그러니깐 사흘이 지나가고 나흘째 되는 날 각시가 허는 말이, 
“아침 열시쯤 되머는 나를 사릿문앜으서 찾는 사람이 있을 거요. 그러니까 그 안에 내가 관속에 들어가서 가만히 누웠을 테니깐 떠꿍(뚜껑)을 덮지 말고 기둘릈다가(기다렸다가) 찾는 사람이 있으며는 떠꿍을 그쩍으사 덮으시오. [청중: 천개(天蓋)를 덮어라.] 천개를 덮고 못질을 허지말고 망치로 건작꿀로(시늉으로) 천개를 치면서 그리고 한 멫번을 불르먼은 문을 딱 열어잦힘써 ‘이 미친 놈들아, 곽백이 죽어서 입관허는디도 못보느냐 말여.’그러면서 관뚜껑을 막 망치로 네 구석 치고 댕기라고. 그러면 무신 일이 생기날테니깐 다행으로 살으나먼 다행이요.”
그러자 참 그날이 딱 당혀서 미리서 관을 갖다놓고 말요, 시간이 거짐(거의) 당허니깐 곽백이가 그속에 딱 들어가네. [청중: 시아버니 이길라고 허는 것여.] 들어가서 가만히 누웠으느깐 시간이 되니까 아 밖으서 ‘곽백이, 곽백이.’허고 찾는 소리가 들려. 그러니깐 ‘옳지 왔구나.’ 허고서 관뚜껑을 딱 올리놓고서는 아 망치로 두드리요. 한 서너번 불르니깐 문을 탕 열어젖힘써 이렇께 언뜻 쳐다보니깐 키가 구척같은 놈들이 한 댓이 왔어. 그런디 그것도 본동만동허고 막 관 구석데기를 찾어댕김서 빈망치로 막 투드리는 거요. 하이튼.
“이 미친 놈들아, 곽백이 죽어서 시방 입관하는디도 못보냔 말여. 정신나간 놈들이라고 누구 찾냐?”
고 그러면서 막 호령을 험서 관뚜껑을 망치로 투드리고 댕겨. 근게 그사람들이 머라고 허는고니, 
“허, 우리보단 더 날싼 놈 있고만 가세.”
그러고 나가드래요. 그 얼메나 있다가, 
“그만 허고 내리와서 나 좀 관뚜껑을 떨고, 떠들고 내노시오.”
[청중: 아버니보고?] 예. 저 아니 신랑더러. 신랑더러. 신랑이 딱 열어놓고 보니깐 자기 마느라가 헌 말과 똑같이 연대까지 일이 다 되았단 말이요. 그런데 나와서, 
“자기는 살었다.”
고 한참 있다가 참 한번 또 시어버니는 어떻게 됬는가 허고서는 꼽작꼽작 허드니, 
“시아버니가 죽었다고, 당신 아버니가 죽었어. 빨리 가보라.”
고 허닌게. 가다가, 아들이 가다가 절 중허고 만났어요.
“아니 어떤 일이냐?”
고 허니깐, 
“당신 아버지가 금방 돌아가셨소. 그러니 모셔가야 헐 것 아니요.”
그렇게 소식이 오드래요. [청중: 메누리 점장이를 얻었고만.] 예. 메누리가 기도는 안드렸지만 원청(워낙) 점성술이 높으니까 자기는 살었지만 대궐이 사자들이, 저승사자들이 나오먼 빈몸으로 못들어간다고 허대요. 잘못헌 놈을 데리가야지 어띃게 혀. 그려서 남을 해칠라며는 자기가 죽어야헌다는 거여.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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