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사설을 읊는 틈을 타 경주 잡보 정만서 얘기를 하겠다고 자청했다. 제보자의 얘기가 시작되자 다른 사람들도 노래를 그치고 귀를 기울였는데, 정만서가 과연 경주 사람이냐 아니냐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많았다. 한 사람이 경주 사람 아니라고 하자 제보자와 다른 사람들은 틀림없다고 우겼다. 그래도 미심쩍어 하니까 방학중은 영해 잡보고, 정만서는 경주 잡보고, 서춘포는 서울 잡보라고 제보자가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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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경상북도/경주시/안강읍 분류코드: [안강읍 설화 35] 테이프번호: T. 안강 9 뒤 조사장소: 안강 2리 경로당 조사일: 1979.5.19 조사자: 임재해, 한상옥, 이남희, 박원순, 김정임 제보자: 손수억(남, 73세) 정만서와 밀장사 *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사설을 읊는 틈을 타 경주 잡보 정만서 얘기를 하겠다고 자청했다. 제보자의 얘기가 시작되자 다른 사람들도 노래를 그치고 귀를 기울였는데, 정만서가 과연 경주 사람이냐 아니냐에 대해서 아주 관심이 많았다. 한 사람이 경주 사람 아니라고 하자 제보자와 다른 사람들은 틀림없다고 우겼다. 그래도 미심쩍어 하니까 방학중은 영해 잡보고, 정만서는 경주 잡보고, 서춘포는 서울 잡보라고 제보자가 설명해 주었다. * 가직에(가깝게) 사는 사람들도 있고 글치마는, 정만서랄 겉으면 이 경주 참 잡보그덩. [여기서 아니라는 반론이 나와 제보자가 맞다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그래 정만서가여 한날에는(하루는) 저 영주로 갔그덩. 밀(蜜)로 팔고 있는데 정만서가 밀재이로(밀장수를) 삐꿈삐꿈 들바다 보고, “허 얄궂다. 여거는 야 밀로 저거 돈을 주고 판다야.” 마, 밀재이가 가마 생각해 보니까, ‘어드메느 돈 앤 받고 거저 주는 데가 가 있능가?’ 싶우그덩. “아 여보, 그래 밀로 돈 주고 안 사고 어디메 거저 주는 데가 있소?” “아 그저 주는 데가 있고말고. 저-강원도 삼척 가며는 아 밀, 벌이를(벌을) 한 집에 삼백 통도 믹이고(키우고) 사백 통도 믹이고 이래 하는데, 아 밀을, 꿀, 밀로 감당을 못 해가지고 마 골목에다 바소구리를 지고 가가주고 마 두루께가, 골목에다 미끄럽아가 몬 댕긴다고 동네 사람이 아구서을(아우성을) 지르고 이래가 밭에다 바소구리를 져다가여, 밭에다가 막 갖다 여어뿐다” 크그덩. 이라그덩. 아 이놈 밀재이가 가마 이약을 들어 보니, 야 그놈의 자, 그 연락되게 지머 그 밀을 사가지고 하머 돈 얼매 앤 들이고 큰돈 벌이겠어. “아 여보, 당신이 어예(어떻게) 거기 일을 그렇게 잘 아능가?” “글 애이라 우리 고모가 강원도 가 있는데. 고모는 죽었지마는 내 고종이 살아 있는데. 고종의 집에 지금 벌이 삼백 통은 있다고. 그래 뭐 거어 연락하는 직에는 머 밀 그까짓거 돈 얼마 안 한다고. 그렇지만 여거 나오는 채비((여비)는 있어야 될 게 아니냐 채비를 달라.” “여보시오, 채비는 얼마 되어야 되겠소?” “돈 아매 백 냥은 돼야 될 끼라.” 그래 백 냥을 좄그덩. [가락을 넣어서] 좋아가주고 마 집에 왔다. 집에 와가지고 마 그 돈 가 양식 팔아 묵고 잘 있다. 있이이, 아 이놈 밀재이가, 언제 온다고 기한을 했는데. ‘하머나 오까? 하머나 오까?’ 애 온다 말다. 아 오이까네, 인자 내려 왔다 말이야. 경주 남천내(南川) 주막에, 칠팔 월이 되이까네, 모도 참 윶판을 벌여 놓고 ‘윶이야’ ‘샃이야’ 하고 윶을 놀고, 하고 전부 다 주막집에 노름을 하고 있그덩. 그래그래 어예 가가 찾겠다 하며는 찾두룩 하라 말이지. 저 남대문 밖에 그 저 정만서, 정활량, 정만서 댁이라 카는 집은 시 살 묵은 얼라도(애기도) 안다 말이다. 그래가 인자 참 그 주막에 가가주고, 밀재이가 내려와가주골라 남천내 주막에, “여기 저 정부자 정만서 댁이 어디메 있읍니까?” 그래 인자 그 윶노던 그 사람들이, 노던 사람들이, “정만서가 또 어디 가 또 거짓말하고 있능강. 돈 얻어가, 돈 얻어와가 썼능가베? 부자라 크고 그래 그랬는 갑다(그랬는가 보다).” 그래도 그걸 어들로(어디로) 팔목을 쥐고 올라 오이까네. 그 머 앞에다가여, 마당 복판에다가여 꺼먼 서까래 같은 거 단통(대번에, 온통) 갖다 놓고 쪼그맨은 참 움막을 매고 곰패이띠 내렜그덩. (끝의 말은 뜻이 애매하다.) 그래 골목 보고는 한참 쫓아나오그덩. “하 이 사람아, 자네 참 올 줄 알았다고. 이런 변고가 있나? 이 사람아니러 오이까네, 아 우리 범이가 죽어 뿌렜다.” 고. 정만서가 아들이 범이그덩. 범이그덩. “범이가 죽어뿌고, 집에 불이 나가지고, 불이 나가지골랑, 집꺼정(집까지) 다 태아 놓고. 저 거름” 거름에 다 있그덩. “저 보래. 이 사람아, 지축캉 서까래캉 저 마캐 불 타뿌렜능 기라. 그래 할 수 없어가 여거 나와 있다고.” 그래가 가마 생각해 보니까. 참 보이. 머 집, 큰 집 지축까지도 있고, 머 서까래까지도 있고, 기왓장 떨어진 게 마판(많이) 있고. ‘그머(그러면) 참 불 났능가? 그래 일능가(이런가)?’ 생각을 했그덩. 그래가지고, “마침 또 우리 범이가 또 죽어뿌렜다. 다시 뭐 참 갈 해가가(형편이) 못되가지고, 통기는 강원도 고종사촌인데 밀 구해 보라고 했다 말이지. 했다고. 해났이이. 지금은 저 밀이 영양까지 왔다고 그러던데. 그렇지만 그까지 왔이나, 이꺼정 나올 차비가 없어가주고 못 가지고 왔다고.” “그럼 이꺼정 나올 차비가 얼마냐?” “하, 지금도 돈 백 냥은 되어야 할 끼라.” 또 백 냥 안 좄나. 그래 그직새나 아무 때 밀 도착한다고 이래가 또 그 한 일 주일, 한 댓새 그래 기한을 해 주그덩. 아 그래 또 바라꼬 있으이. 또 애 온다. 그래가, 또 애 왔나. 또 찾아 내려 가이까네. “글씨, 인자 저 흥해까지 오게 돼 있다고. 있이이까네. 그럴 거 없이니카 애기바우 애기청서에(애기청석에) 놀러 가자.” 고, 그래서 애기청서에 놀러 갔그덩. 놀러 갈 때에, 점심 때 되그덜랑, 할매이더러 점심을 해오라 캤그덩. 애기바우 오라 캤그덩. 그래인자 청석 만다아 앉아가 바우 만다 앉았는데. 그래 머 저 바우는 어떻고, 애기자가 머 어떻고, 온갖 이야기를 다 하고 한참 노다가 그 참 점심때가 안 댔나. 저- 숲 속에 할매이가 점심을 이고 오그덩. 들어오능 거 보골라가여 마 풀쩍 뛰어 물에 빠져뿌렜다. 물에 빠져 물회전은(헤엄은) 잘 하던 챔이라. 마 슬슬 기가 바우 밑에 슬슬 기가주고 마 집에 와 앉았다. 앉아가. “할매요, 할매요.” “아 여보시오, 우리 집 양반은 어데 갔노?” “인자 금새 물에 뛰 디가디만도 생전 안 나온다고.” “이놈의 자식, 저-밀장사 댕긴다는 거, 남의 영감 데리가주고 애기 바우 구경 간다 크디마는, 애기청서- 구경 가자 크디마는, 우리 영감 물에 떠밀라고 그래 왔나?” 고. 마 붙잡고 영감 건져내라고. 멱살을 거머쥐고 하그덩. 야, 이눔우 참 가마 택대 보이, 크일 났그덩. 아 이 밀재이가 생각하니, 다시 뭐 빠져뿌고 안 올라오이끼네 죽긴 죽었다 말이지. 죽었으니, 아 저놈 할매이는 영감 건져내리고 멱살을 거머쥐고 달라들제. 별 수 없어가주고 할매이를 뿌리치고 마 앤 달아났나. 달아나이 그 할매이는 쫓아 나가며, “하이고, 동네 사람들 저놈 밀재이 좀 붙들어 달라.” 고 과암을(고함을) 지르미, 인자 치이. 밀재이는 돌아보며 마 달라뿟다. 달라뿌고 있다가여 한 며칠 후에 정만서가여 그적새나여 두루막 입고 관탕해가주고 잘 채레가주고 영주를 턱 간다. 이 밑에 장치거레(시장밑에) 올라 가머 이쪽 저쪽 이래 삐꿈삐꿈 들바다 보며 올라 가지. 그 밀재이 앞에거 오이까. 저-밑에 둘막(두루막) 입고 머꾸리(멀끔) 하이 올러오는 거 보이. 아무래도 그 놈 경주 정만서 겉애야. 그 놈 밀재이가 보이. 이놈의 자식이 그러이까네, ‘물에 빠져 죽었는데, 저게 호이(혼이) 오나? 뭐 어예 된 텍이고?’ 그래 그직새나 마 앞에 닥쳤다. “아이고야! 너 만서 아이가?” 꼬. 그 언자 밀재이가 니 만서 애이가꼬. 인자 밀재이로 뻐꿈 들바다 보머 이래 하그등. 그직새나 이 밀재이가 멱살로 거머쥐고, “네 이놈의 자식! 니 만서 아이가? 와 글때(그때) 밀 사준다고 날, 내 돈 가 가가 내 돈 안 주노? 오늘 당장 돈 내놔라.” 고 이라그덩. 이라이까네 만서가 하는 말이 머라 크노 할 겉으머. “아, 니가야 영주 밀재이가? 밀재이가? 야, 이놈아! 내가 니 찾을라고 몇 달로 있었는데.” 크그덩. 찾아댕겠는데. “니를 찾지 못해 멫 달로 내가 찾으러 댕깄다고. 댕기는데 그래이라 우리 형수씨가여, 우야든동 형님 복포수 해돌라꼬. 애기방구 돌에 물에 밀어 쳐옇는 머시기가요 우리 형님이라고. 그 나캉 쌍디이인데. 모양, 다리이가(남이) 말하기를 내 모양이 형님 모양 같다 칸다고. 카는데. 아 이놈아, 내가야 참 우리 형수씨가여 밀재이 찾아가 우리 형님 복포수 해 돌라 컸길레, 내가 니 찾으러 댕긴 제가 하마 몇 달을 댕깄노? 야 이눔우 자석, 오늘 가자꼬. 우리 형수한테 가자꼬.” 마 이놈을 끄직고 가이. 이놈 밀장사가 가마이 택대 보이 큰일 났그덩. 참 영 마 둘이 쌍동이라 모양이 같다 카그덩. 같다 크이. 죽기는 그날 애기바우 그 청석으더러 적실하게(확실하게) 지가 아는데, [무릎을 치며] 여내(마찬가지로) 그 정만서 그 모양이 났시이까네. 이 참 쌍둥인가 싶어. 그래가지고 내나(역시) 그래 또, “우야든도 좋도록 해 달라.” 꼬. 그래가 밀 있는 거 말케(전부) 급하게 팔아가주고 또 백 냥 앤 좄나 그래가지고 그거 또 정만서 갖다 잘 씨고 밀재이는 돈 띠이뿌고 그랬단다.한국구비문학대계 7-3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