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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상황
짧은 이야기보다도 긴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하자, 잠자기는 틀렸다는 듯이 이 이야기를 계속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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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경상남도/거창군/북상면 분류코드: [북상면 설화 9] 테이프번호: T. 북상 1 뒤~2 앞 조사장소: 갈계리 치내 조사일: 1980.5.30. 조사자: 최정여, 박종섭, 임갑랑 제보자: 임기복(남, 72세) 권진사댁 한량 * 짧은 이야기보다도 긴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하자, 잠자기는 틀렸다는 듯이 이 이야기를 계속해 주었다. * 옛날 이 재넘에 이 참 짚은(깊은) 산골에 권진사라 카는 분이 한 분 사는데 거 산골에 살아도 그래 저녁을 마창은(1)-저녁 때를 맞추어 먹을 정도로 살았다. 즉 저녁 끼니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부유하게 살았다.- 가지고 살았던 모냥이제. 거 아들 삼 행지를 돘는데, 맏아들 이름이 철인데, 아 이거는 아무리 글을 가리킬라 캐야 안 일러(읽어). 술이나 묵고 활릴[제보자의 실수] , 활이나 쏘고 이래 돌아댕기는데. 거 아들 둘, 밑으로 둘은 독사장(2)-글을 읽히는 선생.- 을 앉히놓고 십 년을, 십 년썩 한문 공부를 시기가주고, 거 이 서울에 인자 과게 비인다 소리를 듣고 과거보러 보내는데, 거참 머, 해서(3)-장만하여서.- 보내는 기구가 대단하단 말이라. 거 인자 거 동상들은 서울 과거보러 가뿌맀단 말이라. 저는 오데 가서 활, 활 쏘고 술묵다가 머 저 동상들 과거보로 간 줄도 모르고 집에 오니까 거 마누라가 있다가 원망을 하거던. “아 여보소. 당신은 머하는 사램이요? 술만 묵고 활만 쏘먼 사램이요?” “거 왜 카냐?”고. “아 동상들 둘은 거 서울 과거보러 가는데 거 기구있기(4)-물건이 부족하지 않게.- 부모님들이 거석해서(5)-마련해서, 장만해서.- 보내는 걸 보니 내 참 매음(마음)이 안됐소.” “거 머 마음 안졸 끼(안 좋을 것이) 머있냐고, 나도 내일이라도 과거보러 가만 되지 머.” “아 당신이 멀 갖고 과거 볼라냐고? 당신 글 한 자 읽는 꼴 내가 못 봤다.”고. “아 글을 읽었기나 어쨌기나 거저 머머 과거로 보러가만 된다.”고. “된다 소리가 왠 소리요? 부모님이 돈 한 푼 주겠소? 적어도 저 자기 동상들은 하내 그래도 돈 천 냥썩은 더 가주간, 실고 갔는데 당신 과거 보러 간다고 거 부모가 돈 주겠소?” “에이, 거거 암말도 말라고 내가 내일 과거보러 가는데 옷이라도 머 깨끔한 거(깨끗한 것) 한 불 입어야 될꺼 아이냐?” “아 옷이야 쎘는(많은) 옷 아이냐?”고. “그래, 나 시긴대로 하만 이번에 내가 과거보러 가만 장원하네.” “거 내가 오떻기 머머 자기 시긴대로 해가주고 자기가 이번에 서울 과게 보러 가겠소.” “야 이 사람아 그런 기 아이라, 저녁에 저 이석하거덩, (6)-밤이 깊거던.- 잘 때나 되거덩 술이나 존 거 좀 하고, 국이라도 머 만있기(맛있게) 끓이서 아부지 주무시는 거 사랑방으로 가져오게.” “그라먼 돈 얻겠소?” “아 얻던 안 얻던 그래 가주 오게.” 인자 마누라한테 떡 시기놓고 거 인자 거 아바이한테 갔거던. 그 사랑에 가서 인자 사랑문앜(문앞)에서 지침을 하고 문을 여닌게, 거 아바씨(아버지)가 눘다가, “누고?” 겄거덩. “철입니다.” “응, 네가 오찌?” 거 머 바람씨로 돌아댕긴께 거거 머머 자석으로 팡, 알지 안하고 고마 팡 개친 기라. 그래 방에 썩 들앉으미, “제가 오, 벌로 댕기다가 참 동생을, 서울 간 줄도 모르고 거 집에 오닌께 거 동상들은 서울 과거보러 갔다 카고 하니, 아버님 아무래도 심심하고 거석하, 적적하지 싶어서 거 저녁에 아버님을 뫼실라고 뫼시고 앉아서 머, 참 얘기도 할 것도 있고 이래서 거 왔읍니다.” “음, 그래야. 너도 인재야 사람이 되러구나.” 거 인자 이런 이약 저런 이약하고 앉았다. 앉아서 인자, 한시간 앉았으인께 거참 메느리가 주물상을 채리서 가져왔단 말이라. “아이 야야, 너 안자고, 이때끼(이때까지)있다가 멀, 내 오데 밤으로 이는 걸 잘 먹나?” “아이고 아버님, 참 새서방님들은 모도 서울가시고 아버님 혼차 계시는 데 거 얌얌하까 싶어서 가주왔읍니다.” “어 그래야. 너거도 사람됐다.”[제보자: 웃음.] 치사를 잔뜩 한게, 거 메느리가 한 잔 부서주고 자식이 한 잔 부주고 아, 이노무 참 ‘일배 일배 머 부일배’라카디 멫 잔 고만 마싰단 말이라. 마시고 나서 인자 맘이 좋거덩. “인자 내가 마이 묵었다. 상가주 가거라.” 거 인자 메느리는 상가주 나가뿌맀단 말이라. 나가고 간디 담배 한 대 떡 피우고 나서는 자석보고 “너도 가 자거라.” “아이 곰(고만) 저녁에는 아버님 뫼시고 여 제가 잘랍니다.” “음 그래야? 그래 그래야. 여 자거라.” 고래 고만 젙에 떡 드러 누웄제. 눘으이 이 영갬이 고만 술이 채서(취해서 고만 술짐에(술 기운에) 고만 떨어져서 고만, 자거덩, 허리끈 끌러서 머리 맡에 떡 놓고 이래 잔단 말이라. 거 아바이 잠 흠뻑 든 줄 알고, 허리끈 끌러논 걸 살모시 댕기가주고 그래 인자 주무치 여, 모, [제보자: 실언] 열쇠가 모두 들었거덩. 거 괴문 열쇠를 떡 꺼내고 금, 고만 두 봉을 냈단 말이라. 거 한 빙이 천 냥썩이라 말이지. 내서 딱 거천하고, 했으이 밤에 머 그랬으이 머 내가 내갔는가 누가, 내갔는가 거거 머 메칠 되야 거거 볼똥말똥 하거덩. 고마 이튿날 아침 묵고 고만, 옷 갈아입고 아바이 타고 댕기던 말 꺼내서 고만, 주다 내가지고 고만, 하인도 없이 고만, 집어타고 고만 동상들 따라간단 말이라. 이놈 죽자고 가야 되거덩. 동상들은 한 사날 앞서고 가 놨으니 하루 머 육 칠십 리를 가더라 캐도 사흘간 기 질이 얼매라. 그래 가이고 인제 갔는데, 아 저 수원쯤 가서 만냈단 말이라. 만내인게 고만 저거 동상들이 뻘뻘 떨거덩. 머라캐서 떠는 기 아이라(음성을 높힌다.) ‘저 놀양패(놈팽이)로 술이나 묵고, 활이나 쏘고 돌아댕기던 사램이 이 하양에서(7)-하향에서, 시골에서.- 올라가는 선배가 꽉 찼는데 오째 술이나 묵고, 주정이나 하다가 그 선배들한테 거 욕보까, 싶어 거 집이란 말이라. “아이고 행님 오십니까?” “어, 야덜아 너거 머머 아무날 갔다 소리 듣고 고마 나도 고마 서울 기경한다고 이래 나섰다. 나서서 오는 기 고마 여 와서 너걸 만내이 참 반갑다.” 그래서 인자 그날 저녁에 만내던 날 저녁에 인자 떡 객주에 인자 떡 들어서 자거덩. 그땐 인자 객주라 카지, 시방매이로(지금 모양이로) 여관이니 머 그런 말이 없단 말이라. 이 시골서 올라가는 선비들이 수십 명이라. 한바아 고마 이래 꽉 머머 이칸 장바아(두칸 넓은 방에) 모두 이래 앉았는데, 아 이놈이 앉아서 고만 벌대로(멋대로) 자꾸 지죽네(지껄이네). 지죽어야 선부들이(8)-선비들한테.- 잔뜩 미움받거덩. ‘에라이 이노무 자석. 저 수제짓기를 해가주고, 저놈 모르만 저놈 쫓아내야 되겠다. 우리가 거석해 가주고 쫓아내지’, 모도 거석을(9)-의논을 해 가지고.- 해 가주고 인자 수제짓기를 한단 말이라. “자 온 저녁에 우리가 여서 이래 앉아서 그냥 앉았는 것 카마 글자 수제짓기를 해 가주고 모르는 사람은 한턱 내기다.” 거 고마 썩 나서서, “아 그라자고 머머. 그래 하자고 머.” 이카이 저거 동상들이 고만 갭이 나거덩. 아 저거 보는데 글 한자를 안배운 헤이가(형이) 글자로 이거 거석한다(10)-수수께끼 내기를 한다고 하니.- 카니, 거참 오늘 저역에 욕 볼 일이 생각하닌게 기가 맥히거덩. 그러나 저거 새이는 머머 넙넙(늠름) 하이, 머머 귀쪽있기(11)-자신있게, 태연하게.- 한단 말이라. “자-내가 먼여 할긴께, 다 선부님들 다 아실라냐고. 내 글자 하나 부를 끼니까.” “거 불러보라고, 머머.” 그래 인자 말하는 기, “뽀시락 좃자가 오째 씬 자요?” 물었거던 “다 아시냐?” 이카닌게, 이 선부들이 이기 옥편을, 눈을 감고 앉아서, 옥편 글자를 다 외우다시피 외우는 그 선배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모, 없단 말이라, (12)-“모르겠단 말이라” 라고 하려다 “없단 말이라”로 고쳐 말함.- 그 글자가. “거 머 오짤라냐고. 머 아는 분이 있거던 거 안다 카라.”고 머, 머, 이 앉아서 쩡쩡한다.(13)-큰소리 친다. 원래는 ‘방안이 쩡쩡 울리도록 큰소리를 친다.’ 이다.- 암만 생각해야 있어야지. “거 우린 모른게 거 당신이 뽀시락 좃잘, 오째 쓴 자를 뽀시락 좃자라고 카냐?” 묻거덩. “아, 다 모른다 그 말씸이지.” “아 우리는 다 모른다꼬.” “새가 수풀에 앉지만, 앉아서 몸을 꿈즐거리지만 뽀시락 뽀시락 소리가 안나나?” “아 그기야 나겠지.” “야, 이 썩은 선배들아, 수풀림 안에 새조 한 자가 아닌가?” 거 고마 선부들이 져뿌맀네. 머머 진게, 져서 술 안내고 될 끼라, 거 귀쩍있이 카는 놈한테. 그날 저녁 한잔 잘 내서 묵고 인자 서울꺼지 갔단 말이라. 서울 가서도 고만 저거 동상들은 머머 돈 천 냥씩 가주갔지마는 금 두 봉을 가주 갔으닌게 고만 머 배가 불룩하거덩. 거 활 둘러메고 고만, 종로에 고만, 더 막 허대지, (14)-허둥대며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머머, 술집이고, 머머 사방 댕기는데, 거 한날 정때(저녘 때), 오데 가서 술을 실컨 묵고 주연에 돌아온다고 오는데 비는 부실부실 오는데 아, 거 오는 도중에 이 공지가 있어. 집도 없고 이래 밭매이로 있는데 거지 서이가 앉아서 불을 놓고 인자 찌우고 앉았거덩. 오미 차차 보닝게 그래 썩 지내미 들으인께, 한 놈이 있다가, “야 이번 과게 누가 저- 장원 되겠노?” “아, 글 잘하는 놈이 장원 되겠지?” 한 놈이 거카인께 한 놈이 있다 머라카는 기 아이라, “무과장 중에는 누가 장원하꼬?” “무과장 중에 알고 보만 장원할 사람이 있기는 있다마는 아는 님이 있나?” 거 또 젙에(옆에) 사램이, “거, 오째서 거 안, 아니 모르니 니가 겉노?”(15)-알고 있느니, 모르고 있느니 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 칸게, “야, 그런 기 아이다. 저- 북문통, 통에 가만 홍판서 집이 있다. 홍판서 집이 있는데, 홍판서가 저 김판서하고 오늘 대사를 친다. 김판서 아들하고 홍판서 딸하고 오늘 결혼날, 날인데…” “그래야?” “야 결혼날이고 머시고 거까짓기야 말할 거 없다마는 그집 뒤안에 대밭이 존 기 있다. 그 대밭에 가서 자명죽을 쪄가지고 활촉을 맨들면 거 머머 대분(당장) 포수대장(포도대장) 하나 떼논 기다 고만.” 아 이눔이 거소릴 들은게 마음이 어식하거덩. 찾아갔단 말이라. 찾아 가가주골랑, 홍판서 집 뒤안에 보니 대밭은 우거지기 꽉 섰는데 밖을 원장을 해 놨는데 원재이 높으거덩. 거 인자 원장을 떠 넘었단 말이라. 떠 넘어가주 이노무 자맹죽을 찾으니, 이노무 아나 말이라. 고마 뱀이(밤이) 오래 되부이 어덜(어두운) 구석에 머머, [테이프 1이 끝나고 테이프 2 앞으로 넘어감] 거 자맹죽을 대밭에 돌아다니며 찾으니 못 찾는단 말이라. 낮이라도 몬 띠는데(16)-눈에 뜨이지 않는데.- 이 놈으거 어는 놈이 자맹죽인 줄 아는가? 거 뱀이 되니 오래 되고 이래서, 그래 인자 북쪽을 바래보고, 북두칠성을 보고 꿀어엎디리 빈단 말이라. ‘이 곤철이를 살리주실라면 자맹죽이 시시로(17)-수시로, 언제든지.- 소리를 하고, 나그 달라고(18)-‘소리가 나게 해 달라고’ 인데 제보자가 실언함.- 이래 빈단 말이라. 거 한참 비닌께 아 젙에서 대가 한 피기(한 포기) 털털 떨거덩. [청중, 옆에서 계속 고개를 끄떡거리며 제보자의 이야기를 알아들었다는 듯이 “응”, “응”한다.] 거 보니께 한 똥구녁에 대가 이래 [손가락 세 개를 들어 보인다.] 서이가 이래 죽- 올랐단 말이라. 그케 고만 칼을 내 가지고 베엤네. 베서 이래 턱- 이래 전통대다 이래 집어여서 둘러매고 아 이놈으거 천상(필히) 나와야 될 꺼 아니라. 아-, 들어갔는 데를 찾을라 카니 찾을 수가 있나 또. 살살 대밭에서 더듬어서 인자 그 담장 밑을 턱 왔는 기라. 담장 밖에 머머 인적기가 있단 말이라. 이거 가다가 들리면 큰일나거덩. 거 재상에 집에 그래 놨으니 들리노면 그까짓거 거 머 하나 직이기는 일도 아니거던. 그래 가만 엎디리 있으니께, 아 쪼금 엎드리서 보니께 머이 휙- 소리가 나디마는, 하나 머이 뛰어넘어서거던. 가만히 보니께 키가 팔척이나 되는 중님이라[큰소리로 말함.] 아, 중놈인데 뛰넘디마는 거 고마 집으로 가거던. 가는데 차라보니께 집이 환-하고 이렇거던. ‘에래이 이노머 자석. 저놈이 머하로 댕기는고’ 싶어서 뒤로 살망살망 따라 가 봤단 말야. 보니께 아이 연당 못안 파놓고 못 가운데 별당을 딱 지났는데 거 벼랑에 거 줄배를 떡 이어서 이놈이 이래 잡아댕기닝게, 줄을 댕기닝게 배가 이리 오거던. 온께 중놈이 타고 고만 건니뿌린단 말야. 건너가고 난 뒤에 ‘에이노무거 나도 건너가 볼빼기라고.’ 줄을 이래 쥐고 땡기니까 또 [청중: 계속 “응”, “응” 한다.] 배가 오거덩. 그래 고만 배우에 올라서서 이래 하니께 고마 저 쪽으로 갔단 말야. 가서 보니께, 못 가온데 별댕이 있는데 불이 환하커든, 촛불이. 그래 뒤안으로 인제 가 뒤에 챙이 있는데 창구넝을 이래 손가락으로 춤을 문치 이래 뚫고 떡 딜다보니께, 하! 각시가 거 참 첫날뱀인지 꽃같이 해갖고, 이 술상을 내놓고 앉았는데, 중놈하고 마주 앉아서 들거니 잘커니 이런데 신랑은 덩이는 쪼맨한 기 구석에서 이래 뽈뽈 떨고 앉았거던. [음성을 높혀서] 겁이 날 거 아이라. 그래 이놈들이, 연놈이 술을 실컨 묵으면서 거, 막, 히야까시를(19)-일본어, 수작하다. 희롱하다.- 하거던, 각시보고, “너는 참 좋겠다. 저 초립디이 품안에, 저 어이, 오늘 저녁에 잠자고 하니 너는 좋지만 내 신세가 말 아이다.” 이 중놈이 이칸다 말이라. 하니께 각시가 있다가, “아이 머머 말을 그래 할끼 머있냐고 [음성을 높인다.] 아이 조까잇거 저 입에 젖내 나는 거 저기 머 거리 겝이 나냐고. 보따리 싸놓고 머머, 아 저거 머 내다들어 못에 주던지삐리고 우리는 뱀이라도 그마 가뿌리먼 그만 졸거 아이냐.”고 이놈이 그 소리를 들으니께 잔뜩 고만 속에 고만 갭이 난단 말이라.(20)-자신이 무서움을 느껴서가 아니고 어린 신랑을 죽일까 싶어 겁이 난다.- 갭이 나지만 그거 머 열고 들어갈 수도 어짤 수도 없고 그래 인자 하의를 보고 있지. 아 있으닝게 저이 연님이 실컨 먹고 나디마는 중님이 머라카는기 아이라, “아 불딩길 거(21)-불을 붙일 물건.- 머 불 담을 거 없냐?” 고. 이카거던. “거 머 할라냐?” 고. 각시가 묻거던. “나 이 저 대변 좀 나가서 보만 좋겠다.” “하이 여보소. 대변을, 오늘 저녁에 한데 나가서 대변을 본단 소리가 왠소리요?” [음성을 높혀서] “아 그라만 어짜라고, 거?” “아 여 들창문 열고 고만 궁디 내놓고 고만 뒤보만 뒤보지, 아 밖에 나간단 소리가 왠 소리냐?” “아, 그라만 되까?”[음성을 누그러뜨린다.] “아, 되고 안되고 그래야지, 머머.” 카거던. 그래 들창문을 떡 들어서 고마놓고 아 이노미 궁디를 밖에서 쑥 내놓고 앉거던. ‘에레이 이누무 자석, 오늘 저녁에 이누무 자석, 니가 저 초립딩이 직이나 내가 너 직이나 하나 죽기는 일반이다’ 고마 머머, 그만 활촉 내논 누무거, 따듬어 논 누무거 고만 내가주골랑 [청중: 웃음] 설문설문 가가주고 고만 저놈 궁디다 대고 고만 박끈 심대로(힘대로) 고만 밀어뿌맀단 말이라. 미니까 이놈이 똥구멍에 머머, 창사에 머머 창사에 머머 대꼬쟁이가 드가 놨으니 전디는가 고만 방바닥에 훽 겉고 고만 엎어지거던. 엎어진데 머머 뺄필, 빼도 안하고 그냥 나왔뿌맀단 말이라. 그래 그러먼 그건 머머 제가 죽지 사던 못하는 기거던. 그래 사람이 사람을 직이놓고 그냥 또 오기도 그렇게 ‘에라 어떤 건지’ 앞에 가가주고 방문을 턱 열고 디다 보닝께 초립딩이가 찌이께난기 아랫묵에 앉았다가 뻘떡 인나서 쫓아나와서 붙잡는다. 그래 된게, “너, 나 붙잡아야 소목(소용) 없다. 나는 나갈두로 가야 된다.” 이카거던. “아니, 가시서 될, 될 일이 아닙니다. 아베지들이 시방 사랑에 계시는 데 아버지를 뵈옵고 가야지 자기가 그냥 가서 될 말이냐?”고. “아니 괜찮다고 원.” 뿌리티리고 고만 가네. 갈라카니 뒤에 두루매기 자락을 잡아 댕기고 이래싸도 거 머머 장골이 거석한데(22)-힘이 센데.- 쪼꼬맨한 기 달리 되는가. 그래 고만 더가던 질로, (23)-들어왔던 길로.- 중님이 거 뒤넘던 두로(24)-데로, 곳으로.- 그리 찾아서 오닌께, 머 담장을 넘은게 거석하거던. 아 그러구로 인자 주인집에 찾아오니께 저거 동상들은 기다리고 있다가 자고 이렇거던. 거 머 뱀이 오래됐제 머 앉았다가 잘라 카니 잠도 오도 안하고 술 생객이 나서 고만 잠도 안오거던. 저놈은 저래 놨고. 그래 고만 그러구로 날이 새서[기침소리] 하기 때미리 밖에 나가서 고만 술을 멫 그륵 늘커니 먹고 고만 와서 밤에 잠 안잤제, 고만 들누 자거던. 한데 저저 동상들이 가마이 보니께 ‘밤에 무신 짓을 하고, 이누무거 늦게 와 가지고, 저래 새벽에 와 가지고 잠도 안자고 있다 저래 술을 먹고 자는고?’ 무신 짓을 하고 온지 걱정이 태산 겉지. 그래 고만 자구로 가마이 나도뿌리여. 거 인자 그래 자는데, 인자 이 신랑이, 인자 사랑에 쫓아 나와서 거 아바이한테 그런 말을 하닌께, “야야, 그라만 네가 부치잡지(붙잡지) 그런 너 살린 사람을 거 떨가서(놓쳐서) 될 일이가?” “아이고 아버지, 거 장골이 뿌리티리는 데 아무래도 안됍디다. 안 되는데 그 사람 행동하는 걸 보니 아마 이번에 과거에, 무과장 중에 아마 온 사람 겉습니다.” “거 무과장 중에 왔지마는 네가 거 찾을 수가 있나?” “그 사람을 아매 내일 참 문과는 정해 논 날로 거석하지마는(25)-과거를 보이지마는.- 무과는 내일 별과를 비인다 카면은 암마 그 사람, 찾일 수가 있읍니다.” “거 니가 어떻기 찾느냐?” “이 손가락을 여 물어뜯어서, 해가주고 그 사람 두루배기 뒤에 이래 찍어 놨으니께 암만 거 거석해도 그 사람이 그 옷 닙고 오지 머 딴 옷 갈아입고 오까 싶은 생객이 없읍니다.” “꼭 니가 포를 했느냐?” 고마 아침에 고마 상소를 지서 고만 나라다 바칬네. 어, 거 인자 판서 중에도 이조판서라. 이조판서만 머 삼정승 밑에 거석이거던.(26)-삼정승 밑에 최고거던.- 그래 나라서, 거 소리를 듣고 아, 고만 ‘무과를, 오늘 별과를 비이라’ 고만 이래서 거석하는데, 그래 인제 이 초립디이가 거 아바이 젙에 가서 그 사람 오는 걸 볼라고 바라고 섰으니 안온다 말이라. 해가 다 돼도. 거 거거 곤철이 저거 동상들은 번연이 알면서도 밤에 무슨 짓을 하고 와서 자는고 싶어서 갭이 나서 고만 못 깨웠단 말이라. 못 깨우고 나돘는데 아, 거 주인이 문을 펄쩍 열어 부치디만, “아, 이 사람은 머 하는 사람이요. 아, 무과에 있는 과거 보러 왔으면 오늘 별과를, 이 무과를 비인다는 데 아 고개도 안가고 이래 잠만 자면 되나?” 고 소리를 하거던. 아, 잠결에 거 소리가 퍼뜩 들린다 말이라, 아, 벌떡 일어났단 말이라. 아 인인 보니께 하매 인간이(어지간히) 됐어. 에끼 이누무거 갈빼기라고. 고만 전통대 안에 고만 활을, 화살 집어 여어서 거석해 가이고 띠고 고만 활을 둘러메고 쫓아갔네. 고만 머 언제 세수하고, 머 옷 갈아입고, 할 여가가 어데 있어. 거 더가니께, 그래 참 입식을 하라 캐서 그만 썩 더갔는데 거 몰쏭인(27)-‘몰쏙’의 잘못된 발음. 몰쏙은 모조리, 몽땅의 방언임.- 오점을 다 했부맀단 말이라. 했는데. 아, 거 다하고 활 다섯분을 턱 놓고 돌아서인께 뒤에 머이 와서 쪼거먼 기 와서 뽕얼거리며, “하이고 형님, 인제 오시냐?” 고 이카거던. “어데 갔다 이제 오시냐고 형님 기달라서……영, 거……” 그래 이래 보닌께, 어떤 보닌께 밤에 본 신랑 겉애야. 그래 고만 장원으로 턱 거석하니께, (28)-뽑히니까.- 대변에 거 머머 턱 이제 포두 대장이라. 거 인제 거서 그러인게 그 사람은 포도대장해 버리고, 10년 공부 책상 머리에 앉아 글 읽던 저거 동상들은 낙방하고 돌아와 버리고.한국구비문학대계 8-6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