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주인 살린 도둑종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조희웅, 이영성, 양혜정
조사장소
서울시 도봉구 수유3동
조사일시
1979.06.02
제보자
김장수
조사지역
서울

구연상황

전일에 상산노인정에서 제보자는 김장수 노인과 더불어 많은 설화를 제공해 주었으므로, 더욱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김장수 노인댁에 모시어 이야기를 청하자, 본 설화를 제공해 주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서울특별시경기도/도봉구/수유동
    분류코드: [수유동 설화 64] 
    테이프번호: T. 도봉 28 앞, 28 뒤
    조사장소: 수유6동 172번지 4통 1반, 김장수댁
    조사일: 1979. 6. 2.
    조사자: 조희웅, 이영성, 양혜정
    제보자: 김장수(金長壽, 남, 87세)
    주인 살린 도둑종
    *전일에 상산노인정에서 제보자는 김장수 노인과 더불어 많은 설화를 제공해 주었으므로, 더욱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김장수 노인댁에 모시어 이야기를 청하자, 본 설화를 제공해 주었다.*

옛날에 한 집이 있었는데 그 집이서 십이 대 진사요 십이 대 만석꾼이거든. 긍게 그 운수가 그렇게 있어서 한―한 육칠 대쯤 내려 진사를 하고 내려오는데 그래 한 번은 인자 운수가 쇠진할 때가 돌아왔어요. 그 담생(다음)이서 그 형제간도 마이 안 나고 독자로 그리 내려왔어요. 그 집안이 그리 내려올 때 운수가 인자 그 때는 한 번 쇠진하는 판에, 그런 일이 생깄어. 그래 아들이 그 때 한, 아들 하나를 뒀는데, 한 열 한 살쯤 열 살쯤 돼서 서당에 댕기는데, 그 하리는 아이가 그 아이 한 동갑짜리 한 열 살, 열 한 살짜리 된 아이가 하나 떠들왔어. 돌아 다니는 아가 대문간에 와서 고만 그―그 집이 와서 밥을 메칠 얻어 먹었어. 그 뭐 아이가 불쌍하니께, 인자 뭐 의상이 남루하고 하니께네, 밥을 좀 멕있는데, 이놈이 열 한 살 묵어도 어떻게 영리한지, 그 집이 그 참 총각―, 진사 아들 그 나(나이) 또래가 되놓으니께, 서당에 갔다 오믄 가서 본나케(부리나께) 대문간에 섰다가, 책가방을 인자 받아가지고 들여다 안에 갖다 주고, 아―이놈이 뭐 핵교 갈 때 또 즈꺼정 책가뱅 들어다 바래주고 하니까, 그 부모가―, 그 아들한테 그러니께 아, 그놈을 또 귀히 봤단 말이지. 여자. 그래서 이놈을 곱게 키우는데 그래 한 일 년쯤 굳게 인자 열 두 살쯤 먹었잉께, 아―, 이놈 외복 인자 아주 하는기 영리하고 좋아. 그리 믿고 인자 이늠을 심바람을 시키는디 이늠이 그 때부탕 시작해서 도적질을 하는기라. 그 만석꾼 집이서. 자기 집에 꺼는 절대 안 하고 넘은 것을 갖고 가온다 인자. 그 이우제 가서 꽹이도 한 가락 훔치다가, 호맹이(호미)도 하나 훔치고 낫도 한 가락 훔치고 해다가 이눔이 갖다 그 즈그 마루 밑에 말이지, 거따 갖다 집어 영께, 이눔은, 아이 스삼스리 자꾸 인자 날마당 없어징게, 이우지서 그거 디여 살필께나 말이지. 그게 자꾸 없어지닝게 봉께 이놈이 가다가 들맀다(들렸다) 말이라. 들리서 그래가지고 그 집이 와 쫓아오니께 그 집 청(廳)(1)-마루- 밑에 갖다 옇는걸 대문간에서 딱 봤어. 잡았어. 그래 인자, 
“아, 이 고약한 놈이 말이지. 어 우리―우리집이 꽹이 나틀(낫을) 여러 날 채 이리 훔치가니 도대체 진사댁에서 이런 아이를 뭐 때매루 도고(두고) 우리를 피해를 입히냐.”말이여. “이걸 뭐 쫓겨, 쫓가내든지 아 그리 하지. 어린아이지만 이, 이런 나쁜 짓을 해 되겄느냐”고.
소리를 하니께 진사가 가만히 생각하닝께 돋단 말야. 그럴 꺼 아네요? 그래서, 
“아이 저놈 후차(쫓아)내라”고.
호령을 내렸어. 그래 인제 그 한 일 년 동안 그 아들하고 말이지. 그 착가방 들고 나고 하는디 거기에서 지금꺼정 동무겉이 고만 정이 든기야. 응. 정이 들었는데 아, 이놈이 고만 후띠껴날 판인데 대문간에서 후띠껴나서 엉엉 울고 있지. 인자. 아, 저놈 주인 총각, 서당에 갔다 오도록꺼장 울고 있는거라. 집엔 못 들어가고. 진사가 후쳐내닝께 울고 있이닝게 그래 왔어. 해거름(2)-해가 거의 넘어갈 때-판에 인제 책가방을 메고 집엘 왔는데 대문간에 앉아서 엉엉 울고 앉았거든. 저기 오는거 보구 운다.
“와 그러냐?”
항께, 
“그 내가 말이지 그 그 장난 삼아 한기지. 그 실지로 도적질 그걸 꽹이, 낫 한 가락 그걸 도적질을 하고 날로 후차내서 그래서 집에 못 들어가고 여기 있다”는기야. “그러니께 우찌 도련님이 좀 얘길해서 나 밥 좀 얻어 먹고로 해 달라”고.
이놈이 구구한 사정을 해. 그래 이놈이 들어가서, 
“인자 네가 다시는 그런 짓 안 할래?”
“예, 안해. 내가 다시 그런 짓 안 하겠다”고.
“그럼 좋다, 여기 기달라라.”
그래 안에 들어가서 참 아바이한테 진사한테 그 얘기를 했어.
“그 아놈 날같이 철없는긴데 그기 우리집이 뭐이 없어 그걸 도둑질을 했겠소. 그기 장난 삼아 한기 그렇다니 다시는 그런 짓 안 하겠―안 하겠다고 대문간에 앉아서 울고 앉았는데 저거 불쌍해 천상 다시 들라 놓읍시다.”
그 외아들이 나이 에린 게 그 소리를 하니까 그 아바이가 승낙을 한기야.
“다시는 그런 일 안 한다고 하면 들라보자”말이야.
아 들라노니께 아, 이놈이 사흘 안 가 또 하네. 아, 이놈이 시분(세 번)을 훔쳐냈는데 시분, 시분 째는 그만 후드껴났어. 그 때는 뭐 아바이한테 뭐 아무리 해봐야 뭐 안 되는 거고. 뭐 그 부잣집이 만석꾼이 집에서 그 이사가 적지 않은 이사라 말이지. 그 뭐 뭐 후드껴 나와가지고 얻어 먹음서 서울로 올라왔어. 그 때 서울로 올라왔는데 서울로 와서 돌아댕기믄서 또 도적질이다. 인자. 뭐 뭐이라도 주워다 팔아먹고 말이지. 이래 도적질을 해먹고 사는디, 그래 그 때쯤 해도 그이조 중엽 때 서럼(무렵)에 그 땐 모냥인디, 그래 뭐시기 서울 장안 안에 인자 한 군델 갔는데, 큰 대신의 집을, 집 골목에가 어디가 밥을 얻어 먹다가, 그래 하루 저녁이는 인자 여비가 또 떨어지닝게, 또 도둑질을 해야 될낀데, 인자 큼직한 집을 한 집 들어갔어. 월장(越牆)을 해서 넘어 들어갔는데 그래 그 때가 개무덤이 최진사 아들 그 총객이 열 다섯 살을 먹었어. 그 동안에 시월(세월)이 한 이태 흘렀어. 얻어 먹고 대닐 동안 인자 요놈도 그 때 한 열 다섯 살 먹어 인자. 그러니까 이놈이 도둑질은 영판 잘 하게 생겼어. 나이 좀 큰깨, 원장(垣墻)(3)-담-도 웬간한 것은 훌훌 날르는 판잉께, 그래 들어가서 한 군데를 갔는데, 굵은 대신의 집인디 그래 온 집안에, 돌아댕기다 그 집이 월장을 해 넘어가서는 도둑질하고 저픈 맴이 없어. 그만 우짠 셈인지 말이야. 아무리 욕심나는 꽉 찼는디 전연이 들구 가서 팔아먹구 저픈 맴이 없구 집이 하도 좋으닝게 구경만 하고 저픈기여. 응 그래 이 집을 뺑뺑 돌아댕기면서, 이 도적놈이라쿠는게 재주가 신통한 놈이거든. 그기 그기 대인 아니믄 도둑질을 못하는기야. 그렁게 돌아다니다가 인적기 없이 돌아다니면서 온 집안을 구경을 하는디 그래 뒤안을 가닝게, 연못을 파놨는디 연못 가운데다가 초당을, 깨끗하게 하나 초당이 있는디 이 못을 파서 거따가 배를 띄워놨단 말이야. 아 거게 들어가서 저퍼 그래서 거기, 줄배닝께 줄만 댕기믄 타구 간단 말이야. 배가 이쪽에가 매 있어. 그래 타고 거길 들어갔는데 그래 들어가서 보니께네 방 안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나. 그래 문 틈으로가 살째기 디다 보니께 아, 그 머리가 아주 뭐 궁뎅이에 처렁처렁하는 처녀가 앉아서 아, 사전을 놓고 읽고 앉았거든. 그래서 거다 보니께네 그냥 도둑질할 만한 물견이 깔렸으나 고만 거기서 도둑질할 맘이 전연이 없어. 그냥 다른 뭐 그 성역(性慾)에 대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이놈이 그만 이차로 그만 그 맴이 없어졌어. 그래서 그 글소릴 듣고. 그 축담(4)-잡석을 흙과 섞어서 쌓은 돌담-있는디 거 어디 있일라고 허는디 저기 저 담장머리에서 쉭 소리가 난단 말여. 그러니께, 청 밑에 뽈록 기어 들어갔거든. 마루 밑에 말이여. 마루 밑에 딱 들어가서 나무 뒤 숨―숨었는디 그 때가 달뱀이라. 들여다보니께 원장을 하나, 사람이 하나 넘어오는데 보니께 중이라. 머리를 깎은 중놈이 장삼을 입고 하나 썩 넘어 들어오는데 그 넘어서 그 문 앞에 인자 들어서서 인자 인적끼를 내니께 그 처녀가 책을 덮어 놓고 문을 열고 나와서 인도를 해 디려(들여). 그래 여기서 인자 말하자믄 중하고 연애가 됐던 모양이지. 그래서 들어가서 하더니 즈그 앉아 하는 얘기를 인자 청 밑에서 듣지. 아, 그래 중이 하는 말이, 
“네, 야 소문 들으니께 이제 내하고 살 날도 이제 얼마 안 됐더라.”
말이지.
“나하구 지내기는 틀렸더라.”
“와 그렇쿠요.”
그래니께, 
“네, 저 경상도 개무덤이 최―최부자 최진사 아들하고 네하고 약혼 정했다드라. 그러니 우리하고 내하고는 헛일이다.”말이여.
그러니께 처녀 하는 말이, 
“거 뭐 열댓 살 먹은 꼬마 뭐 하겠소.”말이야. “그 소용 없는 것 그 고만 치와비리고”말이야. “나, 당신없인 못 살겠소.”
이리 된거야. 그 소리를 들었단 말이야. 아, 그 소리를 들으니께네 내내 그 개 무덤이 최진사 아들하고는 이건 형제간도 아이고 참 상전도 아니고 그렇게 친한디, 도적질을 해도―후차내도 거 총객이 후차낸건 아니란 말이야. 그 아바이가 훌차냈지. 그 장 맴이 짼하게 그 총각의 밑에 집이가서 밥을 얻어먹고 살았이믄쿠는 원이 거기에 매여가 있는거야. 제가 잘 못했지마는, 그런디 이걸 음샌다(없앤다) 죽여버린다 소리를 들으니깨 그만 정신이 바짝 드는기야. 그래서 거서 고만 나왔어. 그래서 그래 날짜가 날까정 받았다쿠고 허는디 날짜가 한―한 달포백이 안 걸려가 있어. 그래 뭐 내려갔지. 겡주(경주)로. 그래 내려와가지고 그래 총객, 서당에 댕기는 질도(길가)에 거 가서, 인자 해 넘어갈 때, 총각 오기를 기달리는거지. 응. 그 집이, 본 집은 안 가고, 시월이, 한 삼 년 동안 흘렸단 말이야. 그래 해거름 판이 되니께 책가방을 찌고 온단 말이야. 그래서 가서, 
“아이구 도련님, 그동안 편히 있었느냐?”고.
인사를 하니께, 
“아, 네가 이놈 아무개 아니냐?”
“네 그렇습니더.”
“아, 이놈아 네가 어디 가서 고상을 하다가 왔니. 내가 장 서당엘 다녀도 네를 못 잊어서 말이지. 네가 그런 짓만 안 하믄 내 집이서 아이 얼매든지 살 수 있을텐데. 아 그 내가 서운하더니 다행이 잘 왔다.”말이야. “그 지금 넬로 내가 델고 들어가믄 진사 샌님이 꾸중을 할꺼고 아내가 앞에 나가 설득을 할꺼만. 네 이제 그 버릇을 곤쳤나?”
물으니, 
“이 인자 절대 그리 안 합니다. 그런데 도련님 내가 요번에 내려온 건 긴요하게 도련님한테 얘기할 일이 있어서 왔소.”
“뭐이냐?”
“도―도련님 장개 가지요?”
“하믄 장개 간다.”
“그런게 아니라 내가 이적지(이때까지) 삼 년 동안 도둑질을 해먹고 살았는데 서울로 갔입니더. 가닝게―.”
그 금방 내 하든 얘기 말이지.
“어느 대신네 집에서 말이지 개무덤이 최진사 아들이 장개 온닥하고 이리저리 한닥 헙디더. 그 집이 그 장개 가지 마이소. 아이 가믄 큰일납니더.”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이거 양반의 집안에서 아무 조건없이 퇴혼을 몬하는기란 말이여. 날까지 받아놓고 퇴혼을, 요새는 그렇지만 이전엔 그 퇴혼이 그래 작은 문제가 아이라. 뭔 소간이 있어야지. 조건이. 그래 총각이 듣더니, 
“하여튼 절대 우리집에 그런 소리 말고 그래 그래 네 여기 있어라. 내 집에 들어가서 얘기하고 우꾸마.”
그래 안에 들어가서 아바이를 보고, 
“그래 그 아무꺼란 놈이 질 가 와서 그만 영 빡빡 말라가지고 뼈하고 까죽하고 붙어갖고 왔는디 불쌍해 몬 보겄읍니다.”말이지.
“이놈 네가 그런 짓을 한다면 네가 그렇게 아뷔어 고상을 했다”고.
꾸중을 하니까 뭐락 하니께, 
“인전 절대 양민이 돼서 좋은 사람이 돼서 왔다고 그 도적질을 해먹었이믄 내가 살이 찔낀디 야뵌 것 보라‘고 말이지 이놈 도적질한 적이 전연이 없다고 말이지, 인제 좋은 사람이 돼 왔이닝게 밥좀 멕여 달라고 사정을 하고 우는데, 저걸 우찌해야 되겠십니까?”
그라니까, 
“아, 그놈이 버릇이 그렇게 사나운디 그걸 또 들라(들여)놔서 이사하믄 우찌할라고 그라니?”
“한 번 쏙아봅시다. 들라보자.”고.
아, 아들이 하도 사정해쌓은게 놔뒀거든. 그래서 거게 인자 밖에 나가서 델코 들어와. 둘이 인자 고 동안에 며칠 장개 갈 날, 며칠 남가 놓고 둘이 인전 배가 맞아서 오직 여가(餘暇)만 있이문 밖에 나가서 인자 으논을 하는 거지.
“내가 우쨌든 내가 따라가야 됩니더. 응. 내가 따라가야 되니께 저게 도련님 장개 갈 적에 초랭(초롱)이나 내가 들고 따라가고로 해 주소.”
“됐다. 그래라.”
그래서 인저 초롱을 들리고 인자 진사가 그 버릇 사납다고 새 곳에 가 그 도둑질할까 싶어서 안 델코갈락 하는 걸 아들이 인자, 
“인자 개두 인자 요새 안 그러는거 보라”구 “인제 좋은 사람이 착한 아들이 열 번 된다”고. “좋은 사람이 됐으니께 텔쿠 가자”구.
이래가지구 장개 치루러 가게 되았어. 인저 겡주서 여기꺼정 올라올라믄 수일 걸려야 여 올라오거든. 그러니께 사인교로 또 올라오니까 그래 올라오는데 그래 그 날 인제 여게 들어와가지고 거 참 소입상 대접이상이라는 상이 들어와서 인저 떡국을 먹고 술을 먹골랑 대례청에 행례를 하는데, 그래 행례식을 다 마치고 행례하고 마당에서 다 그리 할 때에는 아, 요새 요새 식장에서도 그렇지만 이전 겔혼식에는 그 집 그 누구든지 동네 사람이든지 그 신랑 신부한테만 말이지 주목을 하고 치아다보지, 집안에 다른 사람은 다른 건 안 치아다보는기야. 그럴 꺼 아니야? 신랑 신부 행동 그―그걸 볼라고 말이지. 치알라보구 있으니께, 요넘이 고만 낮에 살짝 빠져 들어가서 그 초당 밑에, 청 밑에 가서 누울밥딩이나 싸가 가서 고마 드러누운기야. 응. 그래야 배는 안 고프게 누룽밥이나 기비 한 주먹 옇야가 딱 드러누워가 있어. 그래서 인제 그 날 저녁에 신부 거처하는 방에 거기 신랑이 인자 들어가게 했단 말이야. 됐는데 근데 요새는 그리 안 하지마는 이전에는 딸을 치우문 그 안부모가 잠을 안 잔다고. 응. 잠을 안 자고 마 지키구, 마 밤새도록 돌아댕기는 벱이야. 그래 인제 신랑이 그 날 저녁에 거기 들어갔어. 인저 신랑도 인자 열 다섯 살 먹어서―먹어도 조달(早達)해서 그 날 저녁에 장모가 지금 방에 순행을 돈다는 거야, 요놈도 가서 얘기를 해기를, 그 중놈이 그 윗목에 벽장이라쿠는 거 안 있어. 응. 요런 문을 열면 나오는 그런 벽장에다 옇고 뭐 재물통 채운닥카는 거 다 들었다 말이지. 그래 그거꺼정 다 일러둬 놓은게 신방에 인자 신랑이 들어갔는데 그래 보통 집이 요리 쏙 나오고 밑에 요리 쏙 들어가게 돼 있어. 그 백장이라쿠는 게, 이전 집에는 그 밑에 사램이 백장 밑에 들아가고 요리 장방이 요리 돼 있는기라. 백장이. 그래 거기 들어가서 신랑이 인자 들어가 앉았응께 평풍 쳐 놨고 신부는 인자 윗목에 앉았고 신랑을 구들목에 앉아서 거 신부 거동을 보는기라. 저놈 말이 참말인가 거짓말인가 동태를 알아야 되지 벌로 하다간 이것 뭐 큰 실수거든. 그래서 앉아 동태를 보는데 둘이서. 그 윗목에 술을 갖다 놓으니, 그거 생명이 오락가락하는데 그 참 술 한 잔 입에 댈 생각도 없고, 이제 신부 거동만 보는기라. 저기 인자 행동이 아무래도 다를께니 말이야. 그러고로 뱀이 이슥히 됐어. 이슥히 돼. 요새 밤으로 말하믄 열 한 시나 훨씬 돼 갈때야. 그런디 신부가 고개를 삭 돌려서 치아보는거야. 신랑은 딱 신부도 안 치아다보고 가만히 앉아서 옆눈으로만 형사 눈 뜨듯기 옆만 딱 꼬나보구 있는디 말이야. 그래 고개를 홱 돌리더니 딱 치아다보는기야. 치아다보구 있으니까 그래서 한 번 딱 치아다보드니 도로 고개 돌려버리고 또 앉더니 두 분채 또 치알라 봐. 시 분채 딱 치알라보드니 일리설라꼬(일어설라고)그 땐 신부가 일라스는기라. 일라서, 인자 서문(서면), 백장의 쇳대가(가지고) 문을, 재물통을 끄낸다는기야. 그걸 꺼낼라고 일라스는기야.
그래서, 
“그런 벱이 없지.”
호령을 했단 말이야.
“오늘 저녁이 어떤 날 저녁이라고 내 말 없이 신부가 알라스는 벱이 어디가 있느냐”말이야.
응, 마 퍽 주저앉았구마. 나이 어린 기 호령을 해놓으니께 그럴 꺼 아이야. ‘가장이 소천(所天)(5)-여자에 대해 남편을 일컬음-인데 어디 이런 벱이 있느냐’말이야. 퍽 주저앉아. 긍게 엄하게 한기지, 말은. 그래 퍽 주저앉으니께 또 한참 앉아 생각하드니 또 일라스는기야.
“안 돼. 그거. 몬 일나서.”
호령을 하니께 장방 있는 델 걸어간단 말이여. 걸어 내겨간단 말이여.
그래 고만 빙모(聘母)를 곧 부른기야. 장모를 불렀단 말이야. 방안에서 신부가 말을 안 듣고 이래서, 장모한테…. 걸어 내려오니께, 장모께, 낄르믄(끌르면) 탈 난다고 그 말이야. 그래서 고만, 
“장모님 장모님.”
하고 크게 부른단 말이야. 그러니까 장모가 밖에서 듣지. 그러니까 두서너 번 부드도록까정 대답을 안 하거든. 장모를 부르니께 못 낄러버린게야. 밖에 어마이가 돌아댕긴닥 하는 건 알고 있는데 불렀으니께 말이여. 그래 몬 끼리고(끄르고) 있는데 그래 처녀는 고만 그 자리에 우뚝 서가 있지. 그러하자 자꾸 그만 연가파서 부르니께 처녀가 거기 주저앉았어. 그렁께, 
“뭐할라고. 이 사람아, 오늘 저녁에 날로 부르는고?”말이야.
“인사는 낼 아침에 해도 되는 거지. 저녁에 뭘 할라고 날로 불르나.”
사―사우가 귀여워싸서 말이야. 아주 인물이 절색이거든. 아주 두목지의 풍채를 가져 놓으니께, 
“그래 뭐 할라고 부르는가?”
그래서, 
“잠깐 여기 좀 오이소.”
이케 됐단 말이야. 그렁게 이젠 어마이가 첨(처음)엔 문은 그 방에 문 열고 말이지 청에 와서, 
“뭐 할랑가. 말로 하게.”
그러니까, 문을 딱 열어 주면서 말이지, 
“이리 잠깐만 들어오이소.”
그래 인자, 
“오늘 저녁에 내가 거기 들어가는 벱이 아니지.”
그러니께, 
“아이 그 상관 없읍니다. 내가 들어오락 하는데 뭔 상관이 있읍니까? 부른디 또 이리 들어오이소.”
그 장모한테 그랬단 말이야.
“그 년 하나 부르이소.”
종년 하나 부르라는기야.
“여 앉아서 불려가지고 쟁인어른을 좀 오락하이소.”
인제 즈이 장―방안에 저거 뭐이 들어앉았는고, 고놈의―저놈의 소리는 참 믿을 수 없는 거고 말이지. 신부 하는 행동이 이상하니께네 그리하는기지. 이기 실젠가 거짓말인가 알 수는 없고 말이지. 그래서, 
“아이, 오늘 낮에 보지 뭐 할라고 쟁인을 오늘 저녁에 볼락 하느냐?” 말이야. 그러니께, 
“천상 내가 쟁인을 봐야 잼이 오겠십니더. 쟁인 장모를 오늘 저녁에 불랍니더. 절은 내일 하드라고 낯이라도 오늘 저녁에 보구 잘랍니더. 들어오락 하이소.”
아구 구구하이 사정을 하는데, 아이 장모가 그 방에 들어갔는데 할 수가 없단 말이지. 그렁께 연을 불렀어. 그렁게 종이 왔지. 안죙이 왔지.
와서, 
“그럼 좋다” 말이야.
“그럼 사랑에 가서 샌님 들어오시락 해라. 대감 들어오락 해라.”
인제 그 인제 사랑에 사돈집이―사돈집이 얘기하군 인제 잘 때가 다 됐는데, ‘안에서 좀 대감님 들어오라쿤다고 쟁인 되는 사람을 불러들였어 옹게, 
“내가 참 신방에서 오락 한단 말이다, ”
“아, 이 사람아 뭐 한다고―”
할망구 보구 말이지.
“뭐 할라고 날로 들어오락 했소.”
“아 그런게 아니라 이 새 사우가 쟁인도 보고 날도 봐야 자지 그라느면 못 자겠다고 자꾸 들어오라고 나이 어린 사람이 그래쌓는데 뭐 우리 한테 죄 될게 뭐 있소. 부모 자슥간에 이리 한 번 들어와보소.”
아, 안 들어갈라고 하―긴데 할망구 바람에 못 이겨서 들어갔거든. 그 방에 그래 들어가서는 영감하구 인자 앉았단 말이지.
“그래 인사는―인사는 장차 할끼고 내가 할 얘기가 있어 오락했읍니다.”
“그래 뭐이냐?”
“그래 저 내가 우리 친구 얘길 하겠는데 들어보이소. 우리 동네, 내하고 동갑에 생일도 한 날이고 딱 시(時)가 한 시에 났읍니다. 갸도 역시 나와 같은 머심아라요. 그런 머심아가 살았는데, 아 그래 같이 한 서당에 공부도 하고 했는데, 그래 나는 올해 열 다섯 살 먹어 장개를 왔지만 갸는 작년에 일녀 살에 장개를 갔읍니다. 뭐 내보다 먼저 갔이요. 그래 갔는데 아이 첫 날 저녁에 아이 그만 저 벡장에서 중이 나와서 목을 끊어 갔다요. 그러는 걸 내가 봤십니다. 헌디 한 날 한 시에 난 사람이 말이지. 아, 그놈도 그랬는데 나도 저 벡장을 쳐다보니께 아무래도 잼이 안옵니다. 저기 좀 끌러봅시다.”말이여. “끌러봐야 잼이 오겠입니더.”
“예끼, 이 사람아, 암만 나이 에리지만 이 사람아, 그게 양반의 집에 그런 일이 있나. 서민의 집에 시골 무디랭이(6)-어리석고도 무식한 사람. 무지렁이-한테 그런 일이 있지 양반이 집에 그런 일이 있나 말이야.”
“아 긍께 양반이고 산놈이고 그건 다 나비두고(내버려 두고) 내가 한 날 한 시에 안 났이믄 그런 맴이 없고 또 벵에 저런기 없이믄 좋은데 말이지. 저것 땜에 안 되겠다”는 기야.
아 이거 그렁게 자부가 있다가, 
“아 그 끌러 뵈이지. 그거 그랄끼라. 그래 한 날 한 시에 난 사람이 그랬이믄 그 뭐 한 서당에서 공부하고 친히 지냈이믄 그럴만 하다야. 이끌러 뵈이지. 아가야 쑀대 내락”
하면서 딸―딸한테 와서 인저 말이지, 
“야 쑀대 돌락”
하니께 이년이 펄펄 뛰면서 그 줄것가 말이야. 쐿대를. 글 안해? 치마 밑에 주머니 끝에 찼는데 말이지. 그 안 줄게라 말이라. 앙살 피우고 몽띵이 흔들면서 안 중께, 
“얘, 내, 나이―나이 어린 사람이 얼매나 해서―해서 잼이 오겄나?”말이야.
“좀 끌러내라.”
이년이 안 줄락하는 걸 마 억지로 빼뜨렸단 말이라. 쐿대를 빼뜨려서 쐿대를 참 뺐으니께, 그래 쇳대를 배뜰어가지고는 재물통에 밑에다 쐿대를 푹 찔르믄, 인제 찔러가지고 푹 쑤시믄 재물통이 끼내지는기라 말이지. 그래 인제 ‘철컥’소리가 날라쿨 그 찰라인디, 아니 찰칵거리믄 거끼내진 긴디 말이지. 찰칵 소리 날라고 쐿대를 푹 찔르는디, 
“조끔.”
이라는기야. 장모가 끼르는디 말이지.
“조끔 정지하이소.”
하더니, 이 마당에는 이전에는 요새 마냥이로 전기도 없는기고 초로 써거덩. 이 등잔이라고 방 가운데다가 이 뚜릿한 걸 놓고 꼬쟁이 이래 해 떡세와 놓고 저게 초롱 위에다 씨는기라. 그런데 촛불로―초로 딱 떼더니 밑에 내랴서 방바닥에다 갖다 딱 붙이는기야. ‘조끔 정지하이소’ 캐놓고 하더니 초롭(草笠)하고 도포 벗어서 거따 등잔에다 둘러 씨는기라. 둘러씨고 초롭을, 초롭이라고 이전에 있었어. 응. 나이 어린 신랑은 초립을 써. 갓이 아니고. 고걸 인제 초립을 벗어가지고 등잔에다 딱 씨서 요것 여기에서 풀딱 내리뛰믄 여 딱 맞―맞을 만침 여따가 딱 내려놓는기라. 등잔을. 고러 놓고 제는 고만 그 요런 어등 밑에 쏙 들어가는기라. 요 밑으로 밑으로 쪼깬한 거 있지. 뭐 그 벽장 밑에 쏙 들어가비리믄 뭐 화를 면하거덩. 그래 인제 문은 열 리가 있지. 인자 그래 인제, 
“낄르이소.”
이리 됐단 말야. 중 저놈이 칼로 딱 들고 앉았다가, 아 요놈 난 이거 탄로 난기고 말이지. 내가 혼차 죽을 수는 없고 이놈 쥑일 백이라고 말이지. 칼로 딱 들고 고냥 앉었는디 찰칵 그래, 고만 낄러서 벡장 문이 탁 열고 차고 나오서는 초롭 보고 탁 때렸는디 말이지, 등잔에 쓰인 초롭 아이라. 열 십짜 딱 갈라지는디 그래 그래서 암맨 해도 급한 놈은 나갈 째 그 칼을 쥐고 몬 가는기라. 쳤이믄 칼을 떤지고 가지. 응 그 급하거든. 그러니 뭐 칼이 그 방바닥에 뚝 떨어졌는디 문 밖에 인자 뛰나간 놈을 그만 뭐 제비같이 날라 나오더니 똥털을 차비렸단 말야. 차비께 고만 마당에 뚝 떨어지는디, 
“얘 아무개야.”
불렀단 말이야. 청 밑에.
“예.”
쿠드니 나와서 고만 칼로 쳤어. 응. 청 밑에 숨은 동갑 그놈이 말이야 그 도둑놈 그놈이 청 밑에 가 숨어 있다가 칼 들고 나와서 때맀거든. 때리니 마당에 그만 떨어졌단 말이야. 쟁인 장모가 그걸 보드니 우찌 될끼야. 응. 그래서 쟁인장모가, 
“아, 이 일을 우찌 해야 돼겠노. 이 일을 우찌 해야 되겄느냐?”
쿤단 말이지. 그러니께, 
“염려 마이소. 큰 소리 내지 마이소. 아, 여개 알 사람이 누가 있소.
저기 우리집 내 종놈인디 저놈 입 밖에 안 낼끼고, 내 안 낼끼고, 신부가 안 낼끼고, 쟁인 장모 안 낼끼고 누가 알 사람 있소? 이거 이거 신체만 치와버리믄 무사 해결이요. 괜찮십니더.”
그래 고만 다 됐어. 그래서 그래 인제 아 그러믄 그 대는 인제 사우 명령대로 움직일 수 백이 없지. 그래서, 
“이걸 마 죽어서 고마 싸 둘라(둘러서) 밑에 옇어버리고 인자―, 인자가 주무이소. 인자 자겠십니다.”
그 인자 그 마 그 날 저녁에 그 쟁인 장모가 잠이 오겠어. 아 그래서 그래 인제 처녀하고 그 날 저녁에 인제 그만 옷 벗고 그대로 마음놓고 자는기야. 응, 자는데 처녀는 뭐 잤는가 안 잤는가 그건 뭐 알 수 없고, 제는 뭐 마음 놓고 자는기야. 자고 아침에 인자 처녀는 나갔는데, 처녀는 뭐 꼬라지가 죽생(죽상)이 된기지. 말하자면 그럴 꺼 아이야? 그래 인자 아침―아침이 들어와서 이 뭐 아침에는 반찬이 뭐 더 좋은기라. 그럴게 아이라. 쟁인 장모가 저놈 하는 수통이 나이는 애려도 저만큼 하는 놈이 내 딸 관시는 안 한다 말이야. 아 그리 봤단 말이야. 그렁게 그래 인제 아침에 참 특별 대적(대접)을 사우 대적을 해서 인자 아측 먹고 처남들 뭐 친척들이 뭐 신랑 놀려먹으러 온다고 말이지. 다 왔단 말이야. 그러니깐 신부를 잡아다 놓고 한데 묶어서 장난을 시기는데 아이 거 뭐 기가 맥히게 장난을 잘 하네. 그거 신부를 뭐 입었다가 뭐 보듬었다가 뭐 얼매나 사랑을 하는지 모를 것 같애. 아 쟁인 장모가 볼 때 저렇게 쏙이 널른 놈이 있는가 말이야. 나이 에린 놈이 말이지 밤에 잘 자고 무사히 잘 자고 말이지. 또 오늘 장난을 하는데 저렇게 멋지게 잘하는 놈이 역시 참 우리 저 몬씰 년이 몬씰 것을 해 그런데, 사우 하나는 잘 봤다 말이야. 그래가지고 인제 샘(삼)일로 마칬는디 샘일 되는 날은 뭐락허느고 하니 신행길을 채리라는거야. 이전에는 겔혼을 하믄 일 년 뮉히가 시집(시댁) 갔닥고.
“그러는긴데 요번 입장으로 봐서는 우리가 질도 멀고 한데 이 일을 고만 요번에 샘일에 그만 신해이을 채려 달라.” 그래.
“각시를 우리집으로 보내 달라.”
그 말이야. 그래 인제 신행길 뭐 시기는대로 해야…. 죽으락 하믄 죽고 살락 하믄 살 헹편이니께, 산행길을 채렸어. 그래가 내려왔어. 열 멫 날만에 경주 내려왔어. 집에 와서도 그 인자 참 부인하고 사는데 그 부모 앞에 그놈 노는기 말이지 그 내외간에 금실이 그렇게 좋은 거 겉은기여. 응 아주 뭐 뭐 그 여자를 갖다가 꽃겉이 사랑하는 것 같고 아주 둘이서 이카군 이적시 지내는기야. 그리 지내는데 부모네들도 그 사실을 몰르지 인자. 그러나 신부로 봐서는 장 웃는 빛이 없고 뭐야 수심이 만면하지 그냄이거든. 넘뵈기는 좋은데 쏙으로는 냄이야. 아, 이거 참 사람 골벵 드는기다. 그거. 그래가 인자 지낸는데 그래 일 년이 지냈어. 일 년이 지냈는데 그래 인제 아바이가, 
“네 시집 온 제도 거 일 년이 됐는데 말이야 근행(7)-어버이를 뵈오러 가는 여행-을 가라.”
근행을 가는게 있어. 또 시집을 오믄 이전에 근행(勤行)이라고 가. (청중: 근친(覲親)) 응 근친. 옳지. 근친을 또 가. 그래 친정으로 보내는디 그래 인자 그 저게 사우하고 인제 내외를 보내느기야. 서울꺼정, 어느 어느 큰 대신의 집인디 그래 근행을 와가지고 인자 부모 보구 인사하고 그 뭐 사우가 강게 쟁인 장모가 그 뭐 그 참 뭐 굉장히 반가와. 그 동안에 험한 소문없이 말이지 그래 잘 지내고 왔응께 예사 이것들을 그 내가 안심해도 괜찮겠다 싶어 그래 잘 지내는기지. 그래 그리 하고 있는디 그래 사홀로 딱 쉬더니 뭐 한 방에서 자고 뭐 나중들 뭐 아주 기침 하나 없지 뭐 그런 티 하나도 없어. 그러니께 저놈이 나이는 에려도 아주 아주 쏙이 너르다 말이지. 이래만 짐작하고 있었는디 그래 인자 나흘만에 집에 간다쿠는기야.
“더 노다 가지 왜 그러느냐?”
쿤께, 
“공부해기 때문에 가야 한다.”
그러는기라.
“내가 공부를 해야, 앞날이 앞날이 창창한데 또 과거 봐야 될긴디 오래 놀 수 없다”고.
하면서 감서루 펜지를 요런 걸, 내가 이약(이야기) 적어 놓은 놈만한 요만한 걸(제보자가 얘기 제목을 적어 논 담배갑을 가리키며) 하나 딱 적어서 말이지 신부를 주는기라. 쟁인 장모 보는데, 
“내 가고 난 연에. 요 펜지좀 보라”고 말이야.
“네 혼차만 봐라.”
쿠구 간단 말이야. 쟁인 장모는 섰고. 그러고 고만 말 타고 고만 떠났는데 그러니 신부 속으로는 이 편지에는 말하자믄 그 어마이 아바이가 보믄 안 될 사연이 써 있을게라 쿠는 걸 각오하구 있는게라 말이지.
“얘, 그 무신 글을 그리 했냐”
“그 뭐 우리 장난의 글이지 벨 거 입니까.”
항께 보닝께 뭐라고 써 있는고 하니, ‘내 간 샘일만에 내 내려간 샘일만에 부고(訃告)가 안 내려오믄―, 네 죽었닥 하는 부고가 안 내려오믄 네 신세 불쌍하다’말이여. 응 ‘느―느그 집안 불쌍하다’말이여. ‘내 내려간 샘일만에 부고가 내려와야 된다’그기라 글이. 그래서 겡주 내려왔는데 안 죽을수 있나요. 그래 안 죽으믄 말이지 친정 집안이 똥칠을 할 판이니 고만 자살을 했어. 해버리고 사흘만에 참 부고가 경주 와 닿았거든. 그래서 올라올 필요도 없구 그 때는 장사도, 장사 지녀러 올라―올라가라 필요도 없는기라. 그 대는, 그래서 장사를 지내비맀는데 그래 인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께네 그래서 인자 그 부모네한테는 절대 그기없지. 절대 그런 얘기를 안 하는기라. 자기 인자 진사한테는 그런 말이 절대 없었지. 저놈하고는 인자 저놈 도둑놈 저놈하구는 인자 둘이 대가 맞아서 말이지.
“아이구 네가 아니드믄 내가 큰일 날 뻔 했다.”
말이야.
“그케요. 이 내가 도적질 하고 저어 한 게 아니라 이 천신(天神)이 시긴기요. 천신이 시기니가 내가 그렇지. 그 내 마음도 어찌할 수 없어. 안한다 쿠믄서루도 꾸지람을 듣구 도둑질을 또 하고 또 하고 하더니 아 거그 돌아가서는 이 도련님댁, 움써요. 백이요. 그 땜 이리 됐소.”
그래 인자 또 한 이 태 지냈는디 재혼을 해야 될 꺼 아니라? 응 아닉 새총각이지. 이름은 장개 갔다 소리만 들었지. 그래 또 우찌 혼인이 되가 서울 또 됐어. 원청 너르니께 그 때도. 시골 무지랭이한테는 아들 장가들이기가 싫고 그래 서울 처녀로 구해서 또 왔어. 그 번 걸음에는, 또 또 장개를 올라왔는데, 그나저나 인자 한 번 쏙은 놈이 되 나서, 서울 처녀한테 또 인자 마음을 못 놓는기라. 그래서 그 분(번)에 인자 또 저놈을 델고 올라가는기라. 저놈을 또 꼬마디기 그놈을 또 델고 올라가는기야. 저놈아 아주 수통이 너르고 잘 하니께 그래 내려오다가 저이 청주나 어디 저쯤 올라오든 모냥이지. 올라오다가 인자 여관에 들었어. 여관에 들어서 그 날 저녁에 인자 거기서 누워 자는데, 그런데 달이 하다(하도) 밝고 해서, 인자 전에 겔혼을 한 분 실패하고 두 분채 겔혼을 가는데, 무신 놈의 팔자가 요번에야 그렇겠나 말이야. 마 이분에는 참 얌전―, 참 부인을 얻어가지고 재미시게 한 평생 살아야 될낀디, 이기 저기 생각하면서 달밤에 이리저리 댕긴다 말이야. 댕기는데, 그래 댕기는데 그 말이지 인자 본디 선배(선비)라 쿠는기는 밤에, 달밤에 나가믄 어느 질로 가든지 입을 고이 달고 안 가구만 이제 시 같은 것을 외와. 응. 조자건(趙子建)(8)-중국 후한말의 시인 조식(曹植)(192-232). 자건은 그의 字. 위문제(魏文帝) 조비(曹丕)와 아울러 조조(曹操)의 아들들인데 모두 시를 잘 지어 일세를 풍미했음-의 칠보시(七步詩)(9)-위 문제 조비가 사이가 나빴던 동생 조식을 몰아세우면서, 일곱걸음 걸을 동안에 시를 지어내지 못하면 처단하겠다고 하여 지어낸 시라 함.-나 이런 걸 외운단 말이라. 시로 외우니께네 아, 달밤에 여자가 하나 낭자(10)-여자의 예장(豫裝)에 쓰이는 딴머리의 하나-를 쪼지고 그 녹의홍상(綠衣紅裳)한 여자가 하나 털숙 뛰와 앞에 와 떡 서는기야. 떡 와서 선단 말이지. 그래서, 
“아 당신 누구관대 넘으 그 글 읽는 앞에 와 방핼 하오.”
“네, 내 길 가는 사램이요.”
이 처녀는 어떠한 사람이냐? 서울서, 그거도 서울 여잔디, 그래 대례청에, 참 그안에 메칠 전에 대례청에서 신랑이 사모관대(紗帽冠帶)를 씨고 대례청에 들어오는디, 상을 보닝께네, 신랭이 맘이 안 든게 아니라, 그 장래가 팔자가 하주 나쁜 팔자여. 자기하고 배필이 아이라. 그 여자가 부인이 천하 인재거등. 그래서 상을 보골락은 ‘아, 이거 내가 저런 남편 따라 살았다가는 내 평상을 구친단’말이야. 응 차라리 내 난녕대로 고만 어디로 내빼가지고 내 눈에 맞는 대로 좋은 사람 만내가(만나서) 살았이믄 되는 것이지. 해필 저 거 내가 알고야 저게 가 살 수가 있나. 그래 예는 지냈는데, 대례를 지내고 해가 설풋하게 넘어가. 땅거미가 어물어물하게 필 무(무협)에, 고만 나와서 도망을 내려와서, 청주 고쯤 와서, 그 날 저녁에 인자 어둡기 거기 와 닿은기야. 아, 닿았는데 그 돈은, 대감집이 되노니께 돈이 많이 있으니께, 한 여관집이 인자 주인을 인자 방을 정해 놓고, 그래 방을 정해 놓고 그놈의 처녀를 시켜서 뭐 안중가정(아직까지), 낭자는 쪼겄어도 새댁이란 말이지. 처녀는 머리 땋고 나올 수는 없응께, 이래가지고 치마를 해 무름(11)-처네. 무릅깨. 부녀자가 나들이를 할 때에 장옷처럼 머리에 쓰는 물건-을 씨고나서, 이전에는 무름이라고 치마위에 둘러 씨는 게 있어요. 수건을 가지고는 그놈 둘러 씨고 나와 있이닝께 아, 옆에서 말이지 글 외우는 소리가 나는데 그 초승(초성) 소리만 들어도 뭐 그 사람 팔자를 알겠단 말이라. 그 글 외우는 초승, 그 음성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 팔자로 고만 안겄같애. 얼굴 안 봐도. 그래 ‘아이 저 어뜬 양반이 저런 양반이 저리 좋은 목청을 가지고 있나 말이야 가보자.’ 그래 뛰어오니께 네 그 선배가 인자 서서 글을 읽드라 말이지. 그래서, 
“아이 선배님, 미안하지마는 참 목청이 좋십니다.”
그랬는데, 
“당신이 어떠한 여자냐”구.
물으니께, 
“그래 내 처―처소에 가 얘기좀 등고 하소. 처소에 가 얘기좀 합시다.”
이놈의 사위가 무슨 놈의 사윈지 가는 곳마다 여자한테 걸리니 말이지.
‘이거 오늘 저녁에 또 따라가보자. 무신 일이 있는고 가보자.’ 말이야.
그래 떡 가니께 그래 그 사실 얘기를 하는기야.
“내가 서울에 그래도 유명한 집안에 여식인디, 대례청에 신랑이 들어오는데 보니께, 아주 그래 영 내 팔짜를 쪼질 것 같애요. 그래서 예라꼬는 마쳤십니다만, 그 날 밤으루 도망을 해서, 메칠을 걸어서 여길 와서 여관을 여기 정하고 있었는디, 당신의 글 외우는 소리를 들으니 말이지 내가 뭐 당신 팔자를 짐작하겠십니다. 했는디 사실로 보면 당신도 새총각 아이요. 실제는, 실제로는 새 총각이지만 한 분 갔던 사람이고 나도 한 번 갔던 사람이요 그 말이여. 당신도 상투 한 분 쪼지분 사람이고 나도 낭재(낭자) 한 번 쪼지봤다 이 말이라. 그래도 순결한 처녀다. 그 말이야. 그러니 우리 고마 삽시다.”
아 그래서 그 남자 저기 뭐 말하는 소리가 그것까정 다 알아 마치니 말이지 ‘아, 이기는 범상한 여자가 아니로구나’ 그래 고마 둘이서 그마, 
“됐다.”말이야. “좋다.”말이야. “남자 뭐 열 계집 버리냐”말야. “살자, 뭐 내야 뭐 장가는 가는 걸음이고 그래 내 올 동안은 여기 있거라” 말이여.
그래 그 약조(約條)를 단단히 했지. 인자, 
“아무 날쯤 되믄 내가 여 도착해 내려옹께 그 때 같이 집으로 가자. 그래 인저 내려오는데 그래 장개 와서 그 날 저녁에 인제 또 신방에, 대례를 마치고 신방에 들어가서 거기는 참 아무 사고 없이 결혼을 잘 식을 마칬어. 잘 마치고 그래 메칠 지낸 연에, 인자 여서 질이 멀고 한데 인제 재행 삼행 댕길 수도 없고 고만 신행을 채려 달라고, 그래 사인교를 세 컬레를 치루더라는기라. 그래 인제 자면서, 장개 가서, 그 참 그 외레(오히려) 본마누래 아닌가. 두 번 채 본마누라거든. 먼젓 건 죽었고 말이지 본마누라 이얘길 한기야.
“올러오다가 그런 여자가 있어. 내 승낙을 했다. 승낙을 해도 당신이 큰 마누래다. 내가 잠을 자고 왔거나, 그런, 백방 그런 일은 없다 밀이야. 언약만 했는디, 남자가 그 실심(失心)을 해 드릴 수 있나. 그러니 우짜든지 가매로, 사인교로 하나 빈 거로―빈 사인교로 하나 몰고 가다가 청주 가서 그 여자를 태이가 가자”말이야.
그러니까 부인이 찬성을 하는기라.
“잘 됬씸니다. 내 그럴 줄 알았읍니다.”
그럴 줄 알았소 카는기라 뭐. 그것도 인재거든. 그 부인도 고만 미래를 싹 하니 알아. 그래서 그 부인도 인제 아주 철학을 연구해서 글을 많이 읽었단 말이야. 그러니 두 인재가 만나 인자 작은놈과 큰놈이가 다 인재가 됐단 말이지. 그러니 두 인재가 만나 인자 작은놈과 큰놈이가 다 인재가 됐단 말이지. 그래 인자 신행을 차려가 청주를 떡 내려왔는데, 내려와서는 인제 고만 거기 와서 척 쉬니께―, 가마가 척 쉬니께네, 저거 뭐 방에 있다 쏙 나와서는 고마 가매에 들어가게 됐단 말이야. 그래 타구, 인자 각시 둘을 델구, 거느리고 인자 겡주(慶州)를 내려간기라. 내려갔는데, 인제 집이 들어가니, 이제 신부가 둘이―둘이 닿았단 말이지. 어머이 아바이가 그 점잖은 집안에 장개 간 놈이 각시 둘을 델고 들왔단 말이지. 그래 고만 그 한―한 방에 잔다고, 그만 다 내려올 때 그 둘이 한 방에 거처한다는기야.
“그럼 딴 방 거처할 것도 없고, 신랑 하나 데리고 둘이 살자”말이여.
그래 그 뭐 한 방에 거처하기로 둘이 딱 약조를 하고 그래고 들어오니께 진사가 말이지.
“니는 말이지 정식 결혼한 여자고 저 여자는 디려놓을 수 없다”는기야. 그랑게 큰메누리 되는 사람이 말이지 (가만보니까) 저게 중간에서 만난 여자가 고마 후두켜내게 됐단 말이야. 신랑도 노쿠저픈 마음이 없고 그 본마느래가 더 안 놓을락 하는기라. 저걸 그 중간에 얻은 여자를 말이지. 꼭 후드켜 내게 됐응게 꼭 훌쳐 내게 되었는데 이 그 참 후원에 들어가서 말이여. 개목(家廟?)안 있소. 개목 개목이라꼬 예전에 무엇이고(청중: 사당) 사당. 신주를 밤나무로 따듬어 모셔놓은 게 있어. 그 그 서울서 내려온 본마느래가 그 뒤안에 가더니 그 말이지 문을 열고 신주를 치매에다 싸는기라. 치마에 싸고 와서 청에 와서 떡 앉더니 그 씨애미 이름을 부르는기야. 씨애미 이름을. 말하자믄 그 신주는 즈그 고조할배, 증조할배 응. 그 이름을 불러서, 어찌 그런 벱이 있을까 보냐구 말이야 응.
“남자가 말이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 있는기지.”
아, 그 외래(오히려) 반대할 사램이 그―그리 하니 말이지 씨애미가 우쩌는 수 없다 말이라.
“그 씨애미 매 때린닥”쿠는기라. “시키는 대로 안할람.”
말하자믄 메느리가 때리는게 아니라 그 조부 징조부가 때린다 그 말이지. 그러닝게 할 수 없어 그만 참고 말았어. 그래 한 방에 거처를 하는데 그래 그 뒤로는 둘이서, 그코구는 굉장히 서이서 으가 좋은데, 냄편이 글 읽으러 못 가고로 해. 남편을.
“당신 벤소 질도 우리들이 따라가믄 가고 같이, 혼자느 못 간다.”
말이야. 이러고는 아, 이건 뭐 눌상 조치는거지. 벤소 질을 가도 만약에 둘이 따라오는기야. 와서 양쪽에 딱 섰고 대변을 보는기야. 뭐 절대로 외출은 가망도 없고. 와 그렇냐? 여기 인제 이도가 하나 생기는기야. 여게 그놈 집구석에 인자 서울서 원귀(寃鬼)가 둘이 안 생겼나? 응 중놈, 저 놈도 죽은 놈이 원귀가 됐고, 이 본처도 말이지 그게 그렇게 원통히 죽었으니 말이지. 그 마 제 죄는, 자결해 부치라고(버리라고) 항께, 제 죄를 모르는기고. 원통치 죽어놓응개 원귀가 됐단 말이야. 원귀가 됐는데 이것이 언제 와도 무신 탈이 있다는 것을 각오한 댐에 그래 냄편을 밖에 안내보내는기야. 그러고는 인자 그 때 첫 먼재 결혼한 지가 삼 년채가 되는 날이야. 저그 저 원귀 둘이서 죽어서 저 말, 사사시런 말로 지성(저승)에 가가지고 이놈을, 원을 풀어 돌라고 저승왕한테 좀 빌었거든, 밑에 쫄갱이(졸개)한테 빌었던지 해가지고, 
“천상 우리 하룻저녁만 나가고로 해 달라고 우리 원을 풀어야 되겠다.”
말이야.
“우리가 저놈 때문에 죽었는데 말이야.”
해 달라고 아, 이놈이 삼 년 동안 빌어가지고 허가를 하리(하루) 저녁 말았어. 고 날이 무슨 날 저녁인고 하니, 전에 죽던 고 날 저녁이야. 중놈 죽던 그 날 저녁이야. 고 샘 일 전인디 이자 내일 같이 그리하는디 엊저녁부텀 말이지. 둘이 앉아서 뭘 종이에다 글로―냄편 말이지. 그저 그날 저녁에는, 
“아 좀 노다가 잘낀데 자라고―.”
자녁 먹고나닝께 막 둘이 가지리고 둘이서 아, 이 사방을 주물르고 해서 잠 재길라고 말이야. 애를 쓰는기라. 그래 못 이기는듯기 하고 그만 냄편이 누우서 잼이 들었어. 잼이 들었는데 잼결에 지피(깊이) 잼이 안 들고 아슴프리 드닝께 뭘 종이에다 글로 둘이서 자꾸 종이 팔방개비에다 씨더니 저 저 큰마누래가 있다가, 
“오늘 저녁이라”
쿠는기라.
“응 오늘 저녁이….”
아 큰마누래가 있다가, 
“내일 저녁이라.”
쿠는기라. 그렁게 작은마누래가 있다가, 
“오늘 저녁이라.”
쿠는기라. 뭘 둘이서 싱강(싱갱이)을 많이 해.
“내일 저녁일텐데 오늘 저녁부텀이래.”
“아, 오늘 저녁인데 내일 저녁에 뭐 필요가 있느냐?”고.
그래 둘이 싱갱일 자꾸 하는데 그러니께 작은마누라가 하는 말이, 
 “자 이것이, 당신은 내일 저녁이라 쿠고 나는 오늘 저녁이라 쿠는디 우리가 하리. 저녁 잠만 안 자믄 될 것 아닌가. 오늘 저녁 또 경비를 하고 내일 저녁에 (제보자: 요새말로 경비다) 오늘 저녁에 또 하고 내일 저녁에 또 하믄 안 되나?”말이야. “그래 그리 하믄 실수가 없응게 아이요.”
큰마느래가 가만히 생각하니께, 
“오냐, 그렇다. 네가 내보담 낫구나. 됐다. 그리 하자.”
그래 나가드니 부적을 써가지고, 마 말하자믄 팔진도(八陳圖)지. 팔진도에다 부적을 써서 집에 뺑 돌라 부치는거야. 그 때는 응 둘러치고 부적을 이십 사방에다 딱 부치놓고 냄편 누워 자는―누워 자는 자리는 생황뱅이라 쿠는게 있어요. 팔진도에 생황뱅이라 쿠는 방우(방위)가 있어요. 그 방위엔 귀신이 누우도 안 비는기요(보이는거요). 귀신이 못 잡아가는데야 거가. 그래 생황방에다 냄편을 딱 감춰 놓골랑 앉아 주역 서문(序文)을 내놓고 읽어제치는기야. 그 주역을. 인자 주역을 둘이 앉아서 읽어제치는데 그래 밤중이 설풋 됐어. 설풋 됐는디 그래 보닝게 쉭 소리가 나드니 원장을 넘어오는데 봉께 벌그레한 피옷 입은 중놈 한 놈하고 또 저게 여자 하나하고 둘이 썩 넘어선단 말이지. 그 그 이 부인들은 다 모리는 사람이거든. 응 그럴꺼 아이라. 그렇게 그놈 뭐 오든가 말든가, 하던 주역을 고만 읽어제치고 하난 호령을 하지.
“여기가 어디들고 몬 된, 나―나쁜 것들이 여기 왔느냐?”
고 호령을 하고 하나는 주역을 일고, 그 호령을 한분하믄 그 줄 밖에 까정은 와도 줄 안에는 몬 들어 스는거야. 여―여기 육종육갑(六丁六甲)(12)-둔갑술을 할 때 부르는 신장의 이름- 신령이가 빽 둘러서 있단 말이야. 그래 몬 들어오고. 자꾸 인저 주역을 읽는데, 그러고로 싱갱이를 해서 하닝게, 저놈들이 뭐라느냐(하면) 그놈인저 내놓으라는기야. 그래 하나는 호령을 해서 야단을 치고, 인제 주문을 외우니께, 그러고로 싱갱이를 한기 계명(鷄鳴) 소리가 났어. 닭소리가 나믄 귀신 뜨는기거든. 그러니께 갈 째 뭐라쿠는고 하니, 
“에이, 연놈들 잘 살아라. 우리가 삼 년이나 빌어가 하리 저녁을 휴가를 얻어 왔는데 성공을 몬하고 돌아간다”말야. “너희 연놈들 잘 살아라.”
쿠곤떠나비맀어. 그리하닝게 그래 남편을 봉게 남편이 그만 짜부러졌어.
짜부러졌단 말이지. 그래서 둘이서 참 주물러가지고 인자 청심환(淸心丸)(13)-심경(心經)의 열을 푸는 환약-을 옇어서 멕여서 살맀거든. 살리가 인제 그래 그 거름에 인제 거게서 그 고거 땡겨가고 나서는 서당에 가 공부하라는기야. 그 때서―, 그 때는 내보내. 밖에. 고만 인저 해나(행여나) 몰라서 말이지 해나 그 안에 저놈들이 또 올까 싶어 겝이 나서. 그―그렇게 해서 그래가지고 그 집이 대가 안 끈치고 또 내려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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