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진사의 약독한 후처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조희웅, 이영성, 양혜정
조사장소
서울시 도봉구 수유3동
조사일시
1979.06.02
제보자
김장수
조사지역
서울

구연상황

제보자는 앞서 강성도 노인의 얘기 ‘남편을 살린 두 부인’을 듣다가 그 내용 중에 신부가 중과 함께 신랑을 죽이려는 장면이 나오자, 역시 내용이 부분적으로 유사한 본 설화를 기억해 낸 듯했다. 제보자는 얘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진사가 손자를 만나 눈물을 흘리는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얘기를 제대로 잇지 못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서울특별시경기도/도봉구/수유동
    분류코드: [수유동 설화 66] 
    테이프번호: T. 도봉 29 앞, 29 뒤
    조사장소: 수유6동 172번지 4통 1반, 김장수댁
    조사일: 1979. 6. 2.
    조사자: 조희웅, 이영성, 양혜정
    제보자: 김장수(金長壽, 남, 87세)
    진사의 약독한 후처
    *제보자는 앞서 강성도 노인의 얘기 ‘남편을 살린 두 부인’을 듣다가 그 내용 중에 신부가 중과 함께 신랑을 죽이려는 장면이 나오자, 역시 내용이 부분적으로 유사한 본 설화를 기억해 낸 듯했다. 제보자는 얘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진사가 손자를 만나 눈물을 흘리는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얘기를 제대로 잇지 못했다.*

때는 어느 땐지 잘 모리고 여기 이천당에 가서 최참판이라고 허는 양반이 살아. 그 동네는 인저 양반이고 부자고 헝개 최참판이 왱(왕)이여. 그 나머지 사람은 혹 바명()허는 사람두 살구 그럴테니마는 그―그 집이서 ‘이리 오니라’하므 오구 ‘가거라’하믄 가고 그런 사람덜이 주로 많이 살어. 그러니 그 동네의 어른이여. 그 동네뿐 아니라, 그 참판까지 한 양반이 사닝께, 그 근방서는 알어 준단 말이여. 그런데 아들 하나를 낳아 놓구, 늦게 났어. 나나마 한 삼십 넘어서 아들 하나 나놓구 상처를 있거든. 상처를 히갖고 또 재추(再娶)장개를 갔어. 재추 부인을 맞아다 놓구 그 아들이 재추 부인, 인저 계모한테서 크지. 그런디 그 재추 부인한테서두 아들두 낳구 딸두 낳구 몇 남매를 낳았어. 낳아서 크는디 키울 적에는 그렇게 그 재추 부인이 자기 그 전실 아들한티 잘 하는지를 못하는지를 몰랐어. 뭐 벨 흠을 모리고 그럭저럭 살어왔어. 살다가 그 전실에서 난 아들 열 여섯 살 먹어서 쟁개를 보내는디 서울로 장개를 보내야. 서울로 어떤 양반의 집이루 장갈 왔는디. 긍게 상객이루 온 그 최참판까자 이생(이상)이 전부가 다 자고 가게 되아. 와서 인자 그 행례를 마치고 나서도 저물어서도 못 가고 하닝게, 이생이 다 자구, 인저 그 이튿날 신랑만인저 떨어지고는, 신랑 신부만 남고는 다 갈 챔이여. 근디 자다가 밤중으 안에서 왁자그니 허고 소리가 나고 어쩌고 히서 웬일인고 하고 자세히 들어봉게, 어떤 놈이 새서방 모가지를 떼가 버렸어. 새서방 모가지를 떼어가 달아나 버렸어. 아 그러닝게 그냥 뭐 우릴(울을) 사람은 울고 어쩌고 왁자지근 허니 밤새고는 그
이튿날 아들을 장개 보낼라고 인제 장개질 채려갖고 상객으루 따라왔다가 송장으루 실고 가게 되았단 말이야. 그래 송장으루 상부가 되았던지 어따가 송장으루 떠메고 가는디, 아―고 메누리가 또 따러온다. 아, 머리 풀고 따러와. 그러니 그 최참판 생각에는 안 따라왔으믄 좋겄는디 거 뵈기도 싫고 그 어떻게 해서 죽었는지 내력을 모르닝게. 아 그 징그라우신디, 아―이놈으 웬수가 따라온단 말야. 그런디 그걸 또 못 따라오게두 못한단 말이여. 따라간다고 허든디 그거 무신 그 죄목을 모리닝게. (청중: 거 뭐 여필종분데 할 수 없지 뭐) 그래 인저 상인 맨두루루(처럼) 하구 머리 풀고 따라온단 말여. 갖다 놓구 보닝게 아, 그 계모가 그 메누리보고 새 메누리보고 그 뭐냐 그 애부(愛夫)가 있어 갖고 그놈이 그 우리 자식을 죽인 것인디, 저년이 계집―제 죄진 년이 따라왔다고 그냥 그 구백(구박)이 여간이 아니란 말이야. 그러거니 저러거니 해서 그냥 그거 내가 죄가 없다구 발명히야 누가 알아 줄 사람도 없구, 사실로는 자기는 아무 죄도 없는 사럄이고 허닝게, 그냥 죽으라믄 죽는 시늉까지도 하면서, 그냥 그저 종년 마냥이루 그냥 뱁이나 히 주고 빨래나 빨아주고 주는대로 얻어 먹고 살아.
사는데 거다 대고(갑자기 다른 장면으로 옮기며) 응 그러자 그 최참판은 그 질로 들어와서는 자기 거처하는 사랑방에 와서는 문 딱 안으로 걸어 잠과버리고 손님도 무엇도 누가 와 수인사 하는 사람도 수인사 대답도 헐것도 없고 딱 들어 앉아서 그냥 불―두문불출을 히버려. 그렁게 어떤 친구가 찾아와도 대면을 안 하고, 일가가 찾아와도 대면을 안 히주고, 딱 들어 앉아서는 그냥 뭐 따서 먹을 거이나 좀 어떻게 갖다 준다치면 한쪽 구석에 가 먹고 그러고 들어 앉았어. 들어 앉았으닝게 그 살림을 그 계모되는 그 재추 부인 되는 이가 무엇이고 넘한티 받을 것이고 줄 것이고 그저 어쩌고 저쩌고 제 맘대루 히여. 그래 저래 한 달 지내여, 두 달을 지내니께 새 메누리가 배지(배)가 뚜룩뚜룩 불러 오른다.
그러니 세상공론도 그러 허고 아, 또 배아지가 불러 오를수락 또 시에미 구박은 자신 만해. ‘다른 서뱅이 있어갖고 애기 밴 년이 내 자식까정 죽여번지고 따로와서 어떤 놈으 자식을 배어갖고 와서 그러고 있다’고 아, 이놈으 구박을 해쌌고 허닝게 그저 포돗이 목심만 붙어 있지. 살이라고 생긴 건 죄다 빠져버리고 빼빼 말라갖고 목심만 붙어갖고 있어. 그럭 저럭 열 달이 되아서 낳은 것이 아들을 낳았다. 또 거따 대고. 그리야 누가 뭐 그 시아바이 되는 최참판 영갬이 뭔 아들을 낳았다구 할 것두 없구 딸 낳았다구 할 것두 없구 딸 낳았다구 할 것두 없구, 아―, 시에미만 생날 놓고 바가지 쌌고, 그렇게 서러웁게 살어. 서러웁게 살아 나가는디, 그럭저럭 한 해 지내여 이 테 지내여 한 삼 년이 되았어. 되았는디 그렁게 그 애기 어머니 되는 메누리는 그 뭐 목숨만 붙어 있지. 참 헹상(형상)이 사람이라구 할 수두 없어. 그냥 구신같이 생기갖고 붙어 있어. 그러는디 그 눈치를 봤던지 어쨌던지 그 시어머니 그 행동을 살펴. 행동을 살피는디 하리 저녁에는 구림이 하늘에서 번갯불이 번쩍번쩍 허고 비가 올라구 구룸이 캄캄하니 쪄서 비는 뚝뚝 떨어지고 어쩌고 그러는디 가만히 어디 가서 껌정치매, 그 껌정 적삼을 입고 어디 가서 앉아서 보닝게 시어머니가 밤중찜 되아서 그 캄캄한 밤중에 대문을 살째기 열고 나가거든. 나가니 딸아갔어. 가만가마니 따라가 봐. 따라가닝게 그 동네 어느 구렁창에 가서 빈 집이 하나가 있어. 고 집 속으로 쏙 들어가거든. 그 빈 지가 오래여. 그 사람 안 사는 집인디 그 방으로 방문을 열고 들어가.
거기다 벅(부엌) 문에다 귀를 대고 가만히 들응개 남자 소리는 어떤 놈 소리가 나는고 하니는 그 집 종놈 쇧로이라고 허는 놈이 있어. 쇠돌이라는 종놈이 있는데 그놈이 기운도 세고 뭐 심바람도 잘 허고 일도 잘 허고 그런단 말이여. 그놈이 본래 비부(婢夫)로 들어온 놈인디, 그놈이―그놈이 어쩧게 되았던지, 그 계집이 죽어버렸어. 죽어버링게 그 넘으 지집보구, ―종놈 그 비부로 들어갔다가 지집 죽었으면 제바람에 어디 나가기도 허고 그러는디 안 나가고 그저 붙어 있어. 그 집이 일이란 일은 다히 주고 심바람이란 심바람은 다 하고 살어. 고놈허고 둘이 거 가서 즈까장 그 뭔 못씰 짓을 헌단 말이야. 인자 즈그 헐 일을 다 하고는 둘이서 얘기를 허는디, 예폔내는 메누리를 그 죽여뻔지자 그러고, 쇠돌이란 놈은 영감을 죽여뻐리자 그런단 말여. 그렁게 영감을 죽여번진다치믄 예폔내는 제 것이 되았으닝게 살림살이는―메누리는 영감만 없앤다치믄 즈그 맘대로 쫓아낼라믄 쫓아낼 수가 있거든. 영갬이 그렇게라도 살아갖고 있이닝께, 영갬이 말이 없으니께, 그냥 두고 있지.
허닝게 영감을 죽여뻔지면 그 메누리는 그거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라. 맘대루 돌 수도 있는 것이라. 시에미는 그 또 영감한테 또 자식 남녀간에 자석덜두 있구 헝게 또 영감을 죽이기가 아깝단 말이여. 그 죽으나 사나 마찬가지거든. 살림허는 데도 관계도 않고 배깥에 나오도 않고 뭐 또 아무것이나 쪼깨 주면 갖다 먹고, 내버려 둬두 늙고 했으닝께 얼매 안 지내믄 죽을 챔인디, 그래도 또 자기허고 자식 낳고 그러든 영갬이라 놔서 메누리를 죽이자고. 두 놈이 그렇게 한참 그 결말이 나기도 전에 그럴 줄을 알고는 왔어. 와스는 먼저 와버렸어. 와가지고는 시아바이 자는 방에 가서 그 시어머니는 오기도 전에, 
“문을 열으라”고.
한단 말이야. 그래 시아바이 되는 그 최참판이란 이는 그 메누리를 좋다고 할 것도 없고 낫다고 할 것도 없고 모리닝게, 죄가 있는지 없는지 모리닝게. 만일 죄가 없는 사람이라고 하면 불쌍하고 가련한 사램이고, 죄가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못쓸 것인디 그것을 모리닝게 내버려 두고 보는 것이지. 좋다고도 낫다고도 않고. 헌디 문을 열으라고 한단 말이야.
“너 왜 그러느냐?” 허닝게, 
“아, 사뢸 말씸이 있습니다.”
“네가 뭔 말을 날 보고. 난 헐 말도 없다. 관둬라.”
“아이, 웬수를 알았습니다.”
그러거든. 웬수를 알았다고 항게 귀가 번쩍 뜨인다 말여. 그 댐에는 문을 열어 주면서, 
“들어오라”구. “웬수를 어떻게 알았냐?”
하닝게, 그 가서―따라가서 들은 얘기를 죽 했어.
“그 시에미는 저를 죽이자고 허고 그 쇠돌이란 놈은 그 아버지를 죽이자고 하고(제보자는 감정이 겨갷 눈물을 흘림) 그런 소리를 듣고 왔습니다.”
“그렇컸다”구. “관두고 짝 소리 말고 들어가 자거라.”
아침에 일어났어. 아침에 일어나서는 마누래를 불러가지고, 
“게 찹쌀 멫 말이나 있으믄 있는 대로 쌀 댓 말 술좀 하라.”고.
그래서 술 허라고 시깄어. 그 술을 히 놓고는 이넞 메칠이라든지 술이 익을만, 
“술이 어찌 됐냐”고.
나 먹을 밥도 가져오고 인자 괴기도 사오고 이러라고. 거 인자 밥도 가져 오래서 먹고 술도 가져 오래서 먹고 인저 괴기도 사다가 잘 먹는단 말여. 먹고는, 
“술이 어찌 됐냐”구.
“술 다 익었다.”고.
“아, 그럼 쇠돌이란 놈을 불러서 이리 불러오라.”고.
그래 불러왔지.
“내가 이번 꼭 줄을라고 했다만 살아야겠다. 허닝게 인자 잔치를 한 번 할란다. 허닝게 어디가 술은 시방 멫 말치 해 놨으닝게 되아지 한 놈 큰 놈 하나 잡고 뭣도 인저 장도 봐서 뭣도 사고 다 히가지고 오너라.
그래서 아무 날은 동네 사람, 뭐 그 이우제 사람들 그 이웃마을 사람들 까정이라두 자기 아는 친구도 부르고 또 뭣도 허구 다 오래서 인자 사람 수십 명을 뫼아 놓구 잔치를 핸단 말이여. 술하고 괴기하고 히서 잘 멕이고는, 장난을 시겨. 큼직한 참바(1)-볏짚이나 삼으로 세 겹을 지어 굵다랗게 드린 줄-를 진(긴)놈을 하나 내놓고 자 동네놈을 씨름을 시긴다 말여.
“자 먼저 씨름을 히 봐라. 씨름을 이기는 놈은 상을 준다.”
근디 씨름 히 보나 안 보나 동네놈들이 그래두, 
“씨름 히 보나 안 보나 쇠돌이한티 다 못이기는 거 뭐.”
“아 이기거나 못 이기거는 히 봐라.”
히는디 대체 이놈허구두 저놈허구두 붙이고, 저놈허구두 씨름을 한참 시기고는, 그 쇠돌이란 놈한테 붙인다치고 그놈한티 다 못 이겨. 그래 인자 씨름판을 치워버리고는, 
“그래 쇠돌이란 놈이 기운이 그렇게 세단 말이냐. 아, 그놈 장사라”고
“아, 가만 있거라.”
그러믄 젊은 놈 열을 불러낸단 말이야.
“아무개하구 아무개하구 열 놈이 나서고 요 줄을 가지고 열이 잡아 댕기고 쇠돌이 함자 잡아 당기고 히라. 누가 딸려 가는가, 그래서 또 이기는 놈은 상을 준다.”
이놈이 쇠돌이란 놈이 힘을 쫄긋쫄긋 씬다치문 딸려 가고 이놈이 힘을 우끗우끗 씬다치문 저놈 열이 딸려 온다 말여. 그러니 그놈이 세기는 보통 센 놈이여. 그래 씨름을 한바탕 붙이고는 아니, 저 줄을 한바탕 잡아 댕기고는, 
“아, 그놈 장사라”구. “상을 줘야 한다.”구. “쇠돌이란 놈은 가만 있거라. 너 계집 하나 얻어 줘야겠다.”구.
그래놓고는 딴 장난을 시겨, 
“너들 열이 달라들어서 쇠돌이란 놈 몸을 하나를 묶으기를 해 봐라. 쇠돌이를 못 묶으면 생(상)이 없고 열이 달라들어서 쇠돌이를 묶으면 되아지 한 마리를 더 잡아 주마.”
그래 놓으닝게 그놈을 열이 달라들어서, 되아지 잡아 준다는 말을 안 하믄 못 묶어. 허닝게 이놈들이 되아지 얻어 먹을라고 쇠돌이더러, 
“묶어라”고 “묶어라”고.
찔벅거린단 말이여. ‘묶어야 되아지 한 마리를 더 사 준다.’ 그러거든.
그랑게 되아지 잡아 먹기 위해서 이놈을 자꾸 쩔벅거린단 말이야. 헝게 이놈이 이제 안―안 묶이는 체 하다가 인자 이놈이 슬거시 못 이기는 듯기 하다가 묶였단 말이야.
“묶였습니다. 되아지 하나 내놓으시오.”
“어디 잘 묶었는가 내가 보자.”
이놈을 묶은 줄을 죄다 인저 조사를 히본단 말이야. 인제 큰 바(밧줄)로 묶었이니께 제가 뭐 장사라도 해드래도 꼼짝달싹 못허지마는, 그래두 어디가 섬서한 디가 있는다치믄, 
“여기 좀 더 더 묶어라.”
그거 뭐 손발만 단돌히 잘하믄 벨 수 없거든. (청중: 그렇지. 몸에 붙으믄 손도 쓸모가 없거든.) 그놈을―그놈을 딱 묶어 놓고는, 그 전엔, 
“저―저 지집을 잡아 오라.”
그런단 말이여. 자기 마―자기 부인을, 그 재추 부인을, 
“저년 이리 잡아 묶으고 둘이 대질(對質)대라.”
쇠돌이란 놈 묶어 놓아 두고 지집만 잡아서 놓고 주리를 틀어대닝게 이놈이 활활 분단 말이여.
“어 그 재산도 가(그 아이)가 있이믄 없는 것만 못허고, 제가 난 자식이 있이닝게, 또 어쩌고 하닝게 그리 죽였다”고. 긍게 그 쇠돌이란 놈을 시겨서 그 쇠돌이란 놈이 모가지를 베어 갖고 갔어.”
“그러믄 그렁겄다”고.
그 사랑 앞에가 그 조그만한 연못이 하나가 이썽.
“그러믄 그 두상(頭上)을 어따 뒀냐?”
하닝게, 그 저―동우, 그 물 이러 댕이는 저런 동우가 있잖여. 속이다 넣어갖고, 거그다 독(돌) 담어서 그 거시기다가, 대가링게 뭐, 그 연못 속에다가 집어 넣었다는 것이여. 그래서 그 자그마한 연못잉게 동네 사람 시겨서 인자 그 물을 싹 품어버리고 그 대가리를 찾아 내놓구는―찾아 내놓구는 그 쇠돌이란 놈 묶은 채, 그 재추 부인 되는 예폔내 채, 그 재추 부인이 난 새끼를 채 죄다 연못 속에다 집어 넣어버렸어. 집어 넣고는 그 동네 사람들 시겨서 그놈 묻어버렸어. 연못을 메워버렸어. 그냥 식구를 싹 집어 넣고 메워버리고는 남은 것이 참판영감하구 그 손자 인자 두어 살 먹은 놈 손자하구, 메누리하고 세 식구만 남었어. 그 딱 씰어 놓고, 그 일가들도 좀 가난하게 사는 사람 좀 가서 떼 주고 인자 뭣허고, 친구도 좀 생각허고, 그러고는 그 나머지 인자 그 손자허구 메누리허고 그 두 사람이 먹고 살만한 정도, (감정이 격해 눈물을 글썽이며) 요새 같은다치문 논한 그저 머슴 하나 데리고 그놈 지어 먹고 살 만한 정도로 논 두어 섬지기허고 뭣 허고, 그 짜그만치 그렇게만 냄겨 놓고는 싹 없애버렸어. 재산을 싹 없애버리고는 그 전엔(그 다음에는) 메누리하구 잭별(작별)을 하고, 떠나.
“야, 내가 사람을 죽이기를―, 예폔내를 죽여, 상처한 놈꺼정 돌을 죽여, 그 재추 예폔내한테서 난 새끼는 네 다섯을 다 묻어 죽여, 그런 사람이 그 무엇을 내가 지다리고(기다리고) 그 인제 저거 손자 크기를 기다리고 내가 살 수도 없고 허닝게 나 나간다. 오늘 나가닝게 난 다신 오늘 나가먼 못 볼테닝게 자식 키워 갖구 잘 살으라”구.
그래 메누리하구 작별을 하고 떠나가버렸어. 나가서는 어디로 갔는지 종적을 모리지. 모리는디 그 부인은 그 아들이 열 네 살 먹도록 글을 가리치고 열 다섯 살 먹든 해 정월 초 하룻날 아들에게다,
“하리 이틀만에 찾을 것도 아니고, 한 달만에 찾을지 삼 년만에 찾을지 오 년만에 찾을지 모리닝게, 돈도 갖고 갈 것 없고, 옷도 서너 벌 그 봄 여름살이까정 해서 서너 벌 가지고 나서라.”
그래서 돈 그저 불과 몣 냥 주어서 그 때 돈으로 몣 냥 주어서, 
“이놈 가지고 나서라. 나서서 아무 때라도 오 년이 되든지 십 년이 되드닞 삼십 년이 되든지 느그 하나버지를 찾아야―찾아서 모시고 들어와야지. 그리 않고 혼자 들어와서는 내 얼굴을 못 봐. 느그 하나버지를 찾아라.” (눈물이 나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그 인제 저 아마이 허라는 대로 옷보따리 그놈을 질머지고 찾으러 나섰어. 찾으러 나서서 인자 겡기도로 충청도로 어디로 전라도로 한 일 년―, 그 열 다섯 살 먹든 해 일 년 내내 돌아다녔어. 방뱅곡곡이 안 간 데가 없어요. 그러자 그 이듬해 열 여섯 살 먹든 해 봄 여름 또 전라도를 다 돌아대녀서 경상도루두 가고. 경상도두 저 아래서부터 더듬어서 여루 올라와. 올라오는디 합천 해인사 절이 저기 앞이다 그러거든. 그 절로 나가볼 백이 수가 없다구 합천 해인사 절을 찾어 가. 그래 나이는 열 여섯 살을 먹고. 의복은 집이서 갖고 온 놈 그저 주물러도 입고 어쩌고. 그럭저럭 핱 것(홑 것) 뜯어다 접것(겹 것)으로도 입다, 접 것 뜯어다 홑 것으로도 입다 그저 그렇게 저렇게 입고 돌아댕갔어. 돌아댕기다가 열 여섯―열 여섯 살 먹든 해 칠월 찜이나 팔월찜이나 그렇게 되았어. 그렇게 돼서 해인사를 찾어 들어갈라고 그 산골을 올라가. 올라가는디, 그 최참판 영감은 그 질로 나서갖고 그 인자 방방곡곡이 또 돌아댕기다가―돌아댕기다가, 나중에 가서는 합천 해인사 절이 가서 또 얼매나 있다가, 고 절 밑이 어니 동네서 그―그 때 그 서당선생 학장(學長)선생을 구하다 없응게, 그 절이서 놈서(놀면서) 고 밑이, 절 밑이(에) 어느 동네서 사는 사람허고 그럭저럭 얘기를 허고 좀 친해졌어. 친해졌는디, 
“그렇게 고상하고 댕길라 말고, 우리 동네 와 애들이나 좀 가르쳐 달라”고 “그러믄 그 학례 받아서 옷도 히 입고 뭐 또 가용(家用)도 씨고, 그 또 돈 냥이나 갖고 있다가 돌아가시믄 또 감장(勘葬)(2)-장사 치르기를 끝냄.-이라도 허구 그러캐 허구, 그 동네 와서 애들이나 가르치고 있이라”구. 거냐 늙어서 또 어디 그렇게 댕기기두 활발치 안 허구, 
“그러라구.”
그 동네 가서 애들 가르치기를 한 삼 년 가르칬어. 애들 가르치기를 한 삼 년 가르칬는디 그럭저럭 허구 보니께 그렇게 아주 꼬부라지게 늙던 안했던가 그 동네 어떤 늙은 과부가 하나 있는디 그 아들 하나 있는 것을 서당에 보내서 글을 가리치구 뭣을 하구 하다가 인제 또 과부도 가난하다가 먹을 것이 없어. 근디 그 최참판이 그 애들 갈쳐서 받아 놓은 놈이 안 씽게(쓰니까) 그거 옷이나 히 입고 씰 대가 있어야지. 안 씨닝게 그 돈이 그 밀렸단 말이여. 그러닝게 그 과부가 그 아들 가리치길 위해서 영감을 삼았어. 늙은 과부가 최참판을. (청중: 잘됐네) 영감을 삼어갖고 그 인저 마누래한테 다니면서 밥을 얻어 먹고 애들 가리치고, 그러다 저러다 팔월 추석이 돌아오닝게 애들은 인저 또 방학을 시겨 주고 그 전 서당 방학은 추석하고 섣달 대목허고 허거든. 섣달허고. 아들(아이들) 방학을 시겨 주고, 요 할망구가 영감한티 돈이 쪼깨 있이닝게 고놈을 가지고 송아지를 하나 사 놨어. 송아치를―송아치를 한 사놨는디 인저 팔월 대목으 애덜두 안 가리치구 노는 땐게 저녁 때 나서서 그 송아지를 띴겨(뜯겨) 산지슭이나 그 논두럭 그런 디 대니면서 송아치를 끄실구 가서 송아치 다기면서 가만히 쳐다보닝께 어떤 꼬―머슴아 하나가 그 절에 올라가는 질로 거기서부텅 올라오는디 아, 이놈으 것이 몸 태도나 걸음걸이는 그 걸음발이나 무엇이루 보든지 즈그 아들 똑 장개 갈 때 나이가 그 때 나이거든. 열 여섯 먹어서 여웠는디(결혼시켰는데) 요놈이 열 여섯 살 먹었단 말이여. 키도 즈 아들 인제 자기 아들 장개 갈 때 키만 허고 생김새가 어디를 봐도 똑 자기 아들같이 생겼단 말이여. 아, 그놈을 보닝게 무단지 그냥 서름이 왈칵 나오거든. (눈물이 흐르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얘기를 계속한다) 긍께 그냥 그 손을 치면서 인자 소리를 지르고는, 
“거기 있으라”고.
그러고는 쫓아가서 붙들고 울어. 무단시. 누군 중도 모르고 울어. 그 똑같이 모양이 자기 아들같이 생겼잉게 아들 나서 울어. 그렇게 인자. (청중 (제보자가 울자)그 그거 다 그런기야. 그 자연히) 우닝게―우닝게 야 머심아는 즈그 하나버지 찾으러 가서니 영갬이 우닝게 덩달아서 또 울거든. 그 같이 울어. 둘이 어울어져서 한바탕을 울었어. 얼매를 울어 놓고는 인자 생명을 물었어.
“네가 살기는 어디 사는데 나이는 몇 살이고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냐?”
아 성명을 물어놓구 봉게 재기(자기) 손자여. 그래 손자하고 하나시하고 만났어. 만나갖고는, 
“가입시다.”
“너나 가거라. 나 안 갈란다. 나 여기서 만났다고 느이 어머이한티 가서 에미 보구 만났다고나 히 줘라.”
“아, 이거 하나버지를 모시고 가야지 안 모시고는 에미 얼굴을 못 봅니다. 안 모시고 온다치믄 안 뵈기로 아주 맹세를 하고 왔십니다.
또 그렇다면 헐 수 있는가. 그냥 왔어. 따러왔어. 따라와갖고 여기는 이천땡이고―시방 여기는 이천땡이고 여기는 음성땡이여. 이천 음성 응 걸음에 와서 하나 요쪽에 이천땅에 스고 메누리 이천땅에가 스고 시아버지는 음성땅에가 섰단 말이여. 서서 얼굴만 보고는 뭐 세상없이 붙들구 둥굴어두 소용 없구 가 가버렸어. 영감은 가버렸어. 그러니 또 헐 수가 있는가. 그래서 인저 또 손자가 따러가서 거기가 이붓(의복) 할매가 있응게 해인사 밑이 가서 이붓할미를 (청중: (제보자가 자꾸 눈물을 흘리며 얘기하자 위로하면서) 세상에 못 봐주는기라. 불쌍해서 못 치아다봐) 그래 가는기야. 거기 가서 부탁허구 죽으면 기별히달라고 허구 (감정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말을 못 잇는다) 그러고 왔어. 그러고 와선 인제 그 모자간에 살다가 나중에 영감님이 죽었다고 하닝께 가서 인자 신체를 모셔다가 선산에다 장사 지내고 그리고 잘 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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