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오전 11시 10분에 서평 노인정을 찾아갔다. 조사자 일행은 신분을 밝히고, 설화 조사를 하는 목적과 채록에 필요한 이야기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이어서 여러 할아버지들에게 이야기를 청하자 이 마을의 이장님이 할아버지 한 분을 추천하였다. 제보자는 잠깐 생각을 정리하는 듯 하더니 곧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이때 10여명의 청중들은 조용히 경청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어떤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찾아온 사람들이 궁금해하며 소란스럽게 하자,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고 눈짓을 하기도 하였다. 제보자는 이야기를 할 때, 비교적 정자세를 취하였으며 별다른 몸짓도 없이 차분하게 구연하였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남도/승주군/쌍암면 분류코드: [쌍암면 설화 1] 테이프번호: T. 쌍암 1 앞 조사장소: 서평 노인정 조사일: 1984. 3. 24. 조사자: 박순호 제보자: 정태욱(남, 81세) 초계 최씨의 중시조 최산두 *오전 11시 10분에 서평 노인정을 찾아갔다. 조사자 일행은 신분을 밝히고, 설화 조사를 하는 목적과 채록에 필요한 이야기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이어서 여러 할아버지들에게 이야기를 청하자 이 마을의 이장님이 할아버지 한 분을 추천하였다. 제보자는 잠깐 생각을 정리하는 듯 하더니 곧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이때 10여명의 청중들은 조용히 경청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어떤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찾아온 사람들이 궁금해하며 소란스럽게 하자,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고 눈짓을 하기도 하였다. 제보자는 이야기를 할 때, 비교적 정자세를 취하였으며 별다른 몸짓도 없이 차분하게 구연하였다.* 무신 애긴고 허니, 그 뭣이라고…, [청중1: 좋은 얘기 혀! 좋은 얘기….] [청중2: 아, 말씀 마십쇼. 녹음 들어간게….] 그전이 전라남도 보성이라고 헌 데가 있는데, [조사자: 예, 있지요.] 보성에 최씨 한 분이 두 내외 벌어 먹을 짓이 없어 곤란허다 그말이여. 그래서 순천으로 넘어와서 순천서 간 것이 과냥(광양)(1)-光陽, 전라남도 광양군(光陽郡)의 군청소재지인 읍. 순천 동쪽에 있으며 광양 금산으로 유명함. 면적 49.80㎢. 인구 2만 5천 432.- 을 갔다 그 말여. 과냥 땅에를 가갖고 어뜬 사람을 보고, “내가 배가 고프니 밥 묵을 디를 하나 구해도라(달라).” 했거든? 구해도라곤깨 그 사람이 그 군으로 연락이(을) 큭는가 군 소사(2)-小使. ‘사정(使丁)’으로 지난날 관청에서 잔심부름을 하던 사람을 이르는말인데 일제 때에는 ‘소사(小使)’라는 말을 썼음.- 로 말해준다 그 말여. 그러믄 이전은, 시방은 소사라고 허지마는, 과거에는 군 하인이거든. 거 참 어 천대(賤待)를 받지. 어떤 사람한테 좋은 대(대우) 받을 일이 없지. [조사자: 그렇겠지요.] 그 거가 그러고 있는디, 즈그 마느래 배가, [말을 바꾸어서] 밤이 돼서 저그 마느래가 꿈을 꾸니란깨, 그 거가 백운산이 있어. 백운산에서, 백운산이 자기 목구녁으로 들어온다 그말이여. 백운산이 몹싹(몽땅) 목구녁으로 들어오자, 즈그 남편된 사람이 옆에서 자다가 아, 둘이 이 교접을 했다 그 말여. 그런 뒤이로 차차 배가 불러서 어 낳은 것이 아들, 옥동, 옥동자를 낳았다 그말여. 그러믄 그 이름은 뭐이라고 했느냐. 그러믄 산두라고 했거든. 최산두라고. [조사자: 예.] 최산두라고 큭는디, 거 참 차차 차차 커갖고는 한 일곱 살찜(쯤) 묵어논깨, 아이 서당이를 보내얄건디, 그 거그, 거그서는 이방(吏房), (3)-조선조 때 지방관아에 딸린 육방의 하나, 인사(人事), 비서(秘書), 기타 사무를 맡아보았음.- 호방(戶房)(4)-조선조 때 지방관아의 육방의 하나. 호전의 일을 맡아보던 향리(鄕吏)의 직소(職所)의 하나.- 그 사람들 서댕(서당)이 있어도, 자기들 하인 자식허고 같이 공부는 안시길라고 헌다 그말이여. 들오들 못허게 그런깨. 이 공부는 시기야겄는디요 헐 수가 없어서 그 넘에, 산 넘에 가서 어, 서댕이 하나 있는디, 거그를 그 사람이 가갖고 선생이나 그 학부형들 보고, “내가 자식을 좀 갈치(가르쳐) 볼라고 헌디, 여러분 생객이 어쩠소?” 그러니까, “아, 그러라.” 고 헌단 말이지. 그러라고. 아 그려서 그리 서당을 댕인디, 아침 밥을 먹고 정심 싸갖고 가서 하리 점드락 글 읽고, 또 저녁에 오와서 저그 집 와자고, 통 그러콤 거그를 넘어 댕인디, 거그를 [조사자: 예.] 일곱 살 먹은 아이가. 넘어 댕인디 그 산 넘, 요리 넘어 댕인 디가 가장설(5)-‘가장(假葬)+서리’가 모여 된 말로 공동묘지를 뜻함. ‘가장’은 시체를 되는 대로 묻거나 어린 아이의 매장(埋葬)을 뜻하고, ‘서리’는 무엇이 많이 모여 있는 가운데를 뜻함.- 이든거야. [조사자: 예.] 말이자믄 애기도 죽으믄 갖다 내불고(내버리고) 사람도 어, 땅없는 사람도 죽으믄 것다 갖다 내뿔고, [조사자: 요새로 말허믄 공동묘지?] 응. 공동묘지 맨이로 그래갖고 있는디, 한참 그로(거기로) 댕이자 인자 그저 한 일이 년 댕이고 본깨, 재주가 있어. 재주가 있어갖고 저 뭐이냐, 선생은 참 좋아라고 헌다 그말여. 재주가 있응깨 한 번 갈쳐 주먼 다시는 물어 보지는 안헌깨, 괴롭지 않은깨 좋아하지. 그리도 옆에 아들은 미워헌다 그말이여. 그 그러콤 돼. [조사자: 시기심에서 그러죠.] 우리도 서당을 댕겨본깨 재주 있는 사람을 재주 없는 사람이 참 미워해. 그먼 선생, 선생이 더군다나 그 사람을 이뻐헌깨로. 말이자믄 그 옆에 아덜이 덜 좋아헌다 그 말이여. 그러자 한 번, 어 저녁 밥 때가 돼서 저그 집이를 올라고 허는디, 아 재이 막 올라선깨, 비가 들고 쏟아진디 으쩔 도리가 없는디, 시방은, 시방 사람들은 뫼 젊은이들은 모르지마는 [조사자를 바라보며] 과거에는 이 사람이 죽어서 샘일(삼일) 출상을 허는디, 샘일 출상 허는 날, 어디 그 뭐 풍수(6)-지관(地官).- 들 말 들으먼 왜 이자내가지고서 땅을 건들지 못헌다고 그래갖고 저, 엇다가 (어디다가) 나무를, 덕발을 요리 요리 매갖고 거다가 이 엮는다 그말여. [조사자: 예.] 여그다 딱 영거놓고 우게, (7)-위에- 그 말이자믄 날개로 갖고 야물게 덮어놓지, 비 안맞게. 아 근디, 헐 수 없어갖고 속으로 들어갔단 말여? 요러콤 [어디 속으로 들어가는 시늉을 하면서] 그 속으로 딱 들어가서 가만히 앙겄는디 (앉아 있는데), 요 조금 나오덜 들어가덜 못해. 머, 원채 비가 쏟아진디, 게 가만히 있니란깨, 밤쭝찜 된 깨, 그린디 앞산에서 “아무개, 아무개.” 불은깨 머리 우게 송장이 대답을 허네. [조사자: 웃음] “아, 이 사람아! 오늘 저녁, 아무개 지살세. 근디 거 가서 우리 술이나 한 잔씩 얻어 먹고 오세.” 그런깨 머이라고 말헌고니는 “손님을 뫼셔서 못가겄네.” 근다 그 말이지? “게 무신 손님을 뫼 는가.” 헌께, “사인(8)-舍人, 조선조 초에 문하부의 내사사인(內史舍人)으로 일컫던 벼슬. 정4품.조선조때 의정부(議政府)의 정4품 벼슬이나 혹은 신라 때 벼슬의 대사(大舍)사지(舍知)를 아울러 이르던 말. 고려때에는 내의사인(內議舍人)·내사사인(內史舍人)·중서사인(中書舍人)·도첨의사인(都僉議舍人)·문하사인(門下舍人)으로 얼컫던 벼슬.- 을 뫼시셔 못가겄네.” 근다 그말이여. 근깨 그 앙근(앉은) 사람이 사인이 뭔지도 모르지. 가만히 앙져서 (앉아서), [말을 바꾸어서] 앙졌다가 앙된깨, 아침 밥 때가 된깨로 이 비가 갠다 그말이지. 비가 갠디, 가만히 생각헌깨 즈그 집이가 밥을 먹고 또 서당을 가믄 서당이 늦은까 싶은깨, 그냥 어찌게 밥도 굶고 아침이 그냥 서당엘 간깨, 선생이 가만히 본게 저놈이 올 시간이 못된다 그말이지. 일칙온깨, [조사자: 예.] 거그서 바로, [말을 바꾸어서] 일찍 온게, “아이, 니 어째 오늘 아침이 이렇게 일찍 오냐?” 그러콤 물었다 그말이여. 그러니까 뭐이라고 말헌고니는, “엊지녁으 제 집이를 못갔읍니다.” “엊지녁은 뭐 허고?” “아이, 비가 하도 떨어져싸서 이 우게 그 덕발 밑에서 밤 샘이를 허고, 집이가 밥 묵고(먹고) 오며는 늦으까 싶어서 그냥 왔읍니다.” 근다 말이지. “근디, 선생님, 구신(귀신)…, 선생님, 송장도 말을 헌(하는) 것이요?” 그런깨, “뭣이라고 허드냐?” “근깨, 아, 그 밤쭝된깨, 그 건네서 아, 불른깨, 아 머리 우게 송장이 대답을 헌깨, 손님을 뫼셨다고 허는디, 사인을 뫼셨다 곱디다. 아 사인이 뭐인가 몰라도 사인을 뫼셨닥 헙디다.” “아, 그래.” 선생이 가만히 생각헌깨, ‘아 이것, 큰 사람을…, 큰 사람이 되겄구나.’ 생객이 났다 그말이여. 사인 베실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그 취급을 못허지. 내들 못해, 중국 천자가 내는 사인 베실이거든? 아 그런게 사인(舍人), ‘큰 사람이 되겄구나….’ 선생이 더군다나 더 이삐한단 말여. 자기가 사인(舍人) 선생님이 되며는 아주 더 기분이 좋지? [조사자: 예.] 아 그러자 그걸, 그 과냥 여여 거그 군수가 이, 기한이 차서 올라가고 신임이, 군수가 신임으로 왔다 그말여. 와서 가만히 산채를 둘러 보니깨 꼭, 임자가 꼭 나는디. 임자가 났는디, 그 과냥군(광양군)에서 임자가 났는디, 임자를 어뜬 사람이 긴 줄을 알 수가 없지. 그래서 글을 한 착(9)-着, 옷이나 그릇 따위를 세는 단위인 ‘벌’과 같은 뜻으로 쓰임.- 진다 그말여. 글을 한 착 짓는디 어찌콤 지었는고니는 ‘백운산성(白雲山城)에, 백운산성에 능초초(能超超), 백운산 우게(위에) 능히 뛰고 뛰드라.’ 그러콤 글을 짓거든? 그런깨 고랑이(호랑이)가 뛴지, 여시(여우)가 뛴지, 뭣이 뛴 지를 모르지. 동니 사람은 모르지. ‘백운산성(白雲山城)에 능초초(能超超) 백운산성에 능히 뛰고 뛰드라.’ 글을 지어놨다 그말이지. 그래갖고 글 헌 사람 집 전부를 다 뭐, 어디, 그 보냈다 그말이여. 싹 보내야 싹 글 짝을 지어온 사람, 글 짝을 맞출 사람이 없네. 아 근디 어디서 글 짝이 둘왔는디 뭐이라고 헌고니는 ‘촌진대 [말을 바꾸어서] 촌전대로(村前大路)에 대행(大行)이라. 촌아 큰 질이 크게 댕이고 댕이드라.’ 그말이여. 아 그런디 원이, ‘벌씨록 알았구나.’허고 요청을 했어. 요청을 헌 것이, 요청을 해 들왔는디, 군 하인 아들이 들어왔어. 그래가, “근디 어째곰 해서 글 짝을 그러콤 맞췄는고?” 그러콤 인자, 그 원님이 그러콤 말을 헌깨, ‘사또가 흑공사족질(흑웅사족절, 黑熊四足切)허니, 사또가 검은 곰 니 다리를 벴으니’ 능헐 능(能) 밑에다 점 넉 점을 찍으먼 곰 웅(熊)자가 되고, 곰 웅(熊) 점 늑 점을 띠 뿔면 능헐 능(能)자가 된다 그말이지. 근깨 능초초 그랬는디, 곰, 벌써로 곰다리 니 개를 띠뿐 종을 알고 했다 그말이지. 게 저, 그 사또를 보고 그러콤 어, 백운 어, 산성에 웅초초 그랬다 그말이지. 곰 웅자 웅초초(熊超超)그랬는디, 인자 ‘소동(小童)은 백견이혈(白犬耳頡)이라.’ 소동은 흰 개 귀때기를 하나 띠어뻐 다 그말이여. 큰 대(大)자 옆으다 점을 하나 찍으면 개 견(犬)자가 되거든. 예. 근디, 개 귀때기를 하나 띠어뻐 다 그말이여. ‘원님은 곰 니 다리를 띠고, 그 최산두는 개, 흰 개 왼 귀때기를 하나 띠부 다.’ 그말이여. 하 그걸 보니깨, 원님이 가만히 생각헌깨 아주 참, 아 그 바로 인재(人才)를 만났다 그말이여. 인재를 인자 딱 만냈는디, 만나가지고서 어 인자 그 원님이 한 일 이년 있다가 또 기한이 차서 서울로 올라감서 그 최산두를 보고, “너 서울 나허고 같이 갔(갈)거나?” 근깨, “아, 그러자.” 곤다 말이여. “그러라고 그러자.” 고, 아 최산두 저그 아버지 보고, “아들을 서울로 보낼 수가, 보내도 좋냐?” 고 그렁깨, “근다.” 고 그러거든? [조사자: 예.] 그래 둘이 승랙(승낙, 承諾)이를 듣고 서울로 대꼬(데리고) 가서 가만히 원이, [말을 바꾸어서] 군수가 가만히 생각해 본깨, 자기가 그 사람을 붙들고 갈치서는 큰 사람이 못돼. [조사자: 아, 그래요?] 응, 큰 사람이 못된다 말여. 자기 복안이 좁아서 안된다 말이여. ‘그런디 저것을 내가 데리꼬 있으먼 안되겄다’ 그래갖고 서울 종로 니거리다, 둘이 가서 딱 서서, “나가 소변이 보고자 헌디, 여그 좀 섰거라.” 그러고, 어 살짝 피해버 다 그말이여. 게 영 가뻐 어. 저그 집이 가뻘고, 아, 이제나 이, 그 오까, 저제나 오까 기달려야 안온디 해는 저물어져. 근디, 아 그래서 [음성을 높히며] 인자 헐 수 없어서, 하 그 어디가서 걍 거무적 밭에서 가 자고 아침에 쓱 일어나갖고 뭐이란고니는, 배가 고프지. 아 밥을 얻어 먹으러 요리조리 간깨, 시방은 서울 전체가 막 진보자리가 돼가고 있는디, 과거에는 인가가 적어갖고 꼴착 꼴책이 집이 있다 그말이여. [조사자: 예. 그러죠.] 각 대감의 집이 꼴착 꼴책이 있어. 그 꼴착이 있는디, 한 꼴착이를 들어가 갖고 거그 가서 본깨 큰 집이 하나 있는디, 아조 대문 닫어 붙이고 있는디 거그 가서, “깨진 게울(거울) 있으먼 때우시오.” 그러콤 했다 그말이여. “깨진 게울 있으먼 때우시오.” 그런깨 [조사자: 예.] 이 게울이라는 건, 시방 이 세상에 게울 천지가 돼갖고 있는디, 과거이는 내 얼굴을 내가 보는 것이 그 게울인디 없어. 그전에는, 고대(古代)는 게 없다 그말이여. 근깨 참, 그 계울이 이? 그 보물이던 갑도만? 보물인디, 그 보, [말을 바꾸어서] 계울은 어디서 났는고니는, 중국서 이 돌 비늘을 갈아가지고 깎아갖고 계울을 맨들어서 중국서 그것이 나오는디, 그것이 어제 우리 한국, 조선으로 와서 그것이 있일 이유가 없다 그말이여. 그런디 이 시골 부자가, 자기가 가서 그런 보물을 구해야 대감님을 디리야지 자기가 어디 고을살이라도 한나 헐라고 그 애를 쓰고 구 온 데다가 시방 그 대감집 댁이다 갖다 놨는디, 대감님 댁이다 갖다 놘디, 그것이 보물이 돼논깨 수, 몇 해 돼, 여러 해가 되논깨, 아 이놈을 갖고 보다가 어찌다 아 그냥 깨졌어. 실금이 가뻐 어. 깨졌다 그말이여. 깨져서…, 이것을…, 계울이, 보물이 깨졌다 그래갖고 아 이것 시방 있는디, 아 웬 사람이 ‘겨울이 깨진 것을 때운다’ 그러니까 아, 그 노 대감님 댁에 심바람 허는 노구(老嫗) 함(咸)씨가 있다가, “아 대감님, 저 게울 깨진거 때운 사람이 왔으니, 그것 좀 때우먼 어찌겄소. “ 헌깨, “그 갖다가 때와 오니라.” 내줬다 그말이여. 아 내준게 아 뙤작뙤작 요리 허드니 아 걍 밑에 돌이다 탁 냈쏴 와싹 깨뿌네. 와싹 깨뿌러. 아 그 딱 깨불고 난깨, “아이 대감님, 에 이 게울을 전부 다 깨버렸으니 어쩔 것입니껴?” 그런께, “그놈 잡아 디려라!” 근다 그말이여. 그 저 딱 잡아든깨, “그 자석, 그 푸대여다 담아다 한강에다 갖다 들쳐 뿌러라. 고약헌! 고약헌 놈 같으니….” [조사자: 예. 아주 죽게 되었네요?] [제보자: 암.] “양반으 집이 그 보물을 없인 놈을 그냥 놔둘 수가 없으닌가 갖다가 들쳐 뿌러라!” 헌깨 아 그 최산두가 뭐이란고니, “대감님, 나를 죽인 것 보다도 댁이서 심부름 종노릇 허믄 어찌겄소?” 대감이 생각헌깨, 얼굴도 괜찮지 그것이 쥑인 것 보담 났다 그말이지. 그러니까 아 그양 쥑이질 아니허고 키운디, 아 어찌큼 집안 단속을 잘허고 그러던지 걍 막 최산두가 그 일을 볼 때는 집안이 걍 환해. 모든 백만사가 환허니 맨들어 논다 그말여. 아 그러자 아 저 그 그 대감님이 아들도 없이 딸, 단지 하나를 낳갖고 한 이십세 묵었는디, 초당을 뒤안으다 지어놓고 초당에서 공부를 허고 있는 차이라. 근디 대감이(의) 꽃밭이 커. 널러(넓어). 꽃밭이 너룬디, 최산두가 장당 물 떠주고 장당 그런다 말여. 그때, 그때가 아, 삼월 그믐녘에 됐던가. 아주 꽃이 피어서 좋게 됐다 그말이여. [조사자: 예.] 좋게 됀디, 아 그 처녀가 날도 따땃허고 그런깨 아 나와서 꽃을 하나 엿다가(여기다가) 딱 요리 손바닥으다 딱 놓고, [오른 손바닥을 펴서 보이며] ‘화소청미청이요(花笑聽未聽), 꽃이 있어도 소리를 듣지 못한다.’ 꽃이 있는디 소리는 들어보지 못허지. 아 그러콤 글을 딱 진다 말이여? 근깨 아 파경노가 저그 순풀 속에 [마당을 가리키며] 시방 그 물 주고 있다가, ‘조조누난가(鳥噪淚難可)니라. 새가 울어도 눈물 보기가 애롭더라.’ 그랬다 그말이지. 아 이것 가만히 생각헌깨, ‘나는 부모를 잘 맨내서(만나서), 대감 부모를 잘 만나고 돈이 있어서 공부를 이때까지 했지마는, 아 저건 부모도 없이 아, 거 얻어먹고 돌아댕인 것이 언제 어치곰 알아서 ‘조조누난가(鳥噪淚難可)니라’ 그러곰 글을 아니, 아 참 뫼(묘)헌 것이다. 글도 안배워도 다 아는 거이로구나.’는 그런 생객이 났다 그말이여. 그런 생각이 난디, 그 뭐냐 그러자 그 꽃 그 놈을 똑 띠갖고 뒤여다 딱 쉼켜 와서 그 큰애기 방으다 혹 떤져 주었다 그말이여. 아, 혹 떤져 준깨 큰애기가 더 막 걍 부끄럽다 그말이여. 아이리 부끄러. 그래서 시방 그래놓고 있는디 그 대감님이 에 아침밥을 먹으먼 조회시간이 있어. [조사자: 예.] 각 대신들이 나랏님한티 와서 말이자믄 다 조회를 헌다 그말이여. 이러콤 이러콤 허자는 약근(10)-約款, 법령(法令)·계약 따위에서 정해진 하나의 조항(條項).- 도 허고 인자 그 아침밥 묵고 아 그 조회를 간깨, 뭐이라고 말헌고니는, 아 대감님(11)-여기서는 임금님을 대감님으로 혼동하여 쓰고 있음.- 이 요만헌 괴짝 한나를 딱 내놈서, “여러 대신들, 이 괴짝 속으가 뭣이 들었는고 이거를 중국 천자가 알아 맞히 보내라고 했으니깨 이걸 다 알아 맞추라.” 고 썩 내주네. 괴짝을. 아 괴짝을 내준깨, 아 여러이 대신들이 돌아 앙거서 뭐이란고니는, “자, 어찌공 허드니 나이 묵은 사람이라야 경험이 있고 어 그런 거이니 이 아무 대감 보고 알아 맞히기로 허라.” 곤디 최산두 저그 그 집 그 대감님이여. 하 이것을 그 전부가 다 ‘그것이 옳다.’고 그래서 아 이 말이잠(말하자면) 그 대감님이 귀짝을, 그놈을 딱 보듬고 와서 가만히 생각허본깨, 알아 맞추던 못허고, ‘에라! 이것 나라이서 죽이고 그런 것보단 내가 자살헐 배끼 없다.’ 허고, 그 자그 방문 속으가 문 딱 걸어놓고 죽기로 허고 안자거든? 암 것도 안먹고. 하, 그러니 한 놈도 가서 사정허고 해도 소용 없고, 즈그 딸도 사정해도 소용 없고, 문 딱 걸어 잠그고 굶고 있다 그말여. 하리(하루)를 굶고, 아 그러는디, 그 최산두가 뭐이라고 말허는고니는 아까 그 계울(거울) 갖곤(가지고서는), “노구(老嫗) 함씨(咸氏)!” 함(咸)씨를 보고 이 옆에서 뭐 맞대고 근게 아니라 역부러(일부러) 이렇게 “체! 대감님치고 그걸 못 알어 맞추고 죽네 사네 헌다고…. 즈그 딸만 나, 즈그 딸만 날 주믄 내가 알어 맞추지.” 허, 근다 말여? 즈그 딸만 날 주믄 내가 알어 맞춰 주어. “아 그걸 못 알아 맞추냐?” 고 근단 말이지. 그러니까 그장 대반(대번에) 그 노구 함(咸)씨가 아 대감님 마느래를 보고, “아, 최산두가 그걸 알아 맞춘다고 합니다. 근디 즈그 딸만 주믄 알아 맞춘다고서 날 보고 지나감서 그러니 그, 그 어쩌겄입니껴?” 그런깨 아 그냥 대감님 마느래가 걍 가서 저그 영감님 앞, 그 방문 앞에 가서 딱 무릎 지서, “최산두가 이러콤 이러콤 야그(이야기)를 한다니, 그저 문 끄래고, 밥을 잡수고 그 우리 딸을 거그 사우를 삼는 것이 어쩠소?” 그래 가만히 대감님이 생각허본깨, 아 이것 배는 고파서, 하리를 굶어서 배는 고파 죽겄고, [웃음] 아 이것 살아야겄고, “에이! 이놈으 것, 딸 한(하나) 없는 폭 잡고, 걍 그럴 배끼 없다.” 고고 문을 끄래줬다 그말이여. 아 문을 끄래주고 이놈이, 최산두란 놈이 인자, ‘알아 맞추겄다.’ 그러고 인자 좋은 생객인디, 딸을 주기로 허고, ‘알아 맞추라.’ 곤게…. ‘어디가?’(12)-청중 한분이 일어나자, 그분에게 한 말이다.- “아, 그러콤 딸 준다고고 안주먼 어쩠고?” 안주믄 어쩔거냐 말여. “그러콤 알아 맞출 것이 아니라오.” 근단 말여. 하, 이것 암만 알아 맞추라기도 안돼. 안된다 말여. 그리니까, ‘아 기냥 택일(擇日)을 해갖고 걍 암만해도 갤혼식을 해야 알아 맞추겄다.’ 그런 생각이 나서 인자 그 마, 그 갤혼 일자를 받아갖고 갤혼식을 했다 그말여. 길혼식을 딱 허고 난깨, 아 술을, 독주(毒酒)(13)-독한 술.- 를 홈씬 먹고 아 걍, 방에가, 신부 방에가 떡 두러눠서, 아 저 코를 둘둘 기리고 두러눴다 그말이여. 그런디, 대감님 가만히 생각해본게, 아 저놈 자식이 오늘 저녁이 떡 넘어가믄 낼, 딸 자식은 배려뻘 거인디, 아 이 자식이 그러기 전에 이것 알아 맞히얄 건디, 이, 이것 거가서 눈깨(누우니까) 견딜 수 없다 그말이여. 게 즈그 딸을 불러 갖고, “아, 야야, 거 너그 어찌콤 헌다냐? 거 알아 맞힌다고 싸드만 어찌콤 헌데냐?” 그런게, 아 가서 그 말이자믄 대감님 딸이 가서 저그 서방 될 사람을 찔벅찔벅험서, “아, 왜 그것 아버님께서 시방 그러콤 어서 알어 맞히라고 그리싼디, 어이 왜 잠만 자시요.” 그런께 필묵을 갖다가, 필묵을 갖다가 먹을 갈어갖고 발꾸락이다, 왼 발꾸락이다가 붓을 찡게라구려. 거 쭉 뻗어갖고, “그 귀짝 이라 갖고라.” 고. 아 귀짝을 딱 갖다논깨, 아 이래갖고 그나마 이 요 발로 [자신의 왼 발을 앞으로 내밀며] 걍 글을 쓴디, 아 닭계(鷄)자를 그냥 초(14)-草書, 서체(書體)의 하나. 전례(篆隷)를 간략하게 한 것으로 흔히 행서(行書)를 더 풀어 점획(點晝)을 줄여 흘려 쓴 글씨.- 로 들국화를 지어서 닭 계(鷄)자를 하나 딱 써논단 말여. 것다가(거기다가) 닭 계(鷄)자를 하나 딱 써 놔. 아 딱 써 놔갖고 뭐, 있단 말(어떤 말)도 안허고, “갖고 가라. 갖고 물러내라.” 곤다 그려. 아 그 갖과서 귀짝을 갖고 와서 가만히 본깨, 닭 계(鷄)자는 닭 계잔디, 아 이거를 어쩌콤 할 수가 없지. 어찌 더 물오 봤자 더 물오봤던들 밸 것이 없고 근깨, ‘에라, 이것 보내뿔자.’ 깰껏지근(15)-꺼림칙.- 허지. 말이자믄 과부가 애기 밴 것 만이나 깰껏지근 해. 그래서 인자 대감님 그놈을 떡 붙들고 인자 그 이튿날 아침이 조회시 갖다가 임금한티다 바 다 그말여. 바친디, 임금도 ‘이것 뭐이냐?’고 물어 볼 수도 없고 걍, 대국 천자한티로 걍 보냈어. 대국 천자한티로 보낸깨, 아 대국 천자가 야 요, 요리 보드만, “핫따! 고 자석 참! 손으로 썼이먼 시계(세계) 명필 말, 명필 말을 들을 거인디, 아 자식이 왼 발꼬락으로 갖고 요러콤 썼다.” 고 그러지? 왼 받꾸락으로 썼다고. 천자도 다 아네. 천자가, 아 근디 계란을 여 놘디(넣어놨는데), 계란을 그 놈을 소캐(솜)여다 싸갖고 귀 (궤) 안으다 요동 못허게 해서 딱 니여놨다 그말이지. 아 이여놨는디, ‘이 놈이 계란을 여 놨는디, 닭 계(鷄)가, 닭, 이 됐다는 것이 어쩐 일이냐?’ 허고, “뜯어 봐라.” 근깨, 아 뜯어 싹 본깨 계란이 따시면 그것이 삐갱이(병아리)가 되거든? [조사자: 예.] 아 근디, 무 수일(數日)이 걸리논깨, 아이 대본깨, 아 계란이 탁 벌어져갖고 이 돼갖고 두러눠 죽었네. [웃음] 그러니까, 시상에 이러콤 아는 사람이 아 그 계란이 이 된 종을 으찌 알꺼요. 요러콤 해서 말이자믄 그 최상두 사인(舍人) 벼슬을, [말을 바꾸어서] 그때 사인벼슬을 헌 게이 아니라 그 뒤에 에, 자기 쟁인(장인, 丈人)이 노 대감이 돼서 들어 앉고, 말이자믄 그 사외가 대감님 대로 나라에 출근해가지고서, 으 중국 들어가서 사인 벼슬을 얻었다 그말여. [조사자: 예.] 그래서 그대로 그만두지. [‘할아버지. 좋은 얘기요. 감사합니다.’하면서 조사자가, 촉기(峭氣)가 좋으시니까 또 하나 해달라고 청하자, 옆에 있던 청중이, ‘오늘 해가 넘어가도 얘기를 다 못듣는다’고 하였다. 그때 제보자가 다시 생각난 듯 앞에서 한 최산두 얘기에 몇 마디를 덧 붙였다.] 근디, 저 뭐이냐. 그 최산두가 아 자식 있다는 내력이 없는디, 우리나라 전국 최계(초계, 草溪) 최(崔)씨의 중시조가 돼갖고 있다 그말여. 근디 묘이 과냥(광양) 가 있어. 즉 아버지 모(묘)이 한 이 산이 여그던지, 즉 아버지 모연 여가 있고, 즉 아들 모여 여가 있어. 근디 아조 우리 국내여서 최계 최씨의 중시조가 되어갖고 아조 수효가 많고, 아조 대접을 받네. [조사자: 훌륭허게 자손들이 되었겠습니다.] 아먼, 그렇지. 우리나라여서 큰 베실을 헌 사람이여. [조사자: 예] 그때이는 중국, 우리나라이 부속이 중국으로 되어갖고 있어서 말이자믄 십이제국 됐을 때 되겄고만.한국구비문학대계 6-4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