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큰 돈으로 산 점괘(話十兩)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조희웅, 이영성, 양혜정
조사장소
서울시 도봉구 수유3동
조사일시
1979.05.19
제보자
강성도
조사지역
서울

구연상황

제보자는 1시간여 걸친 긴 얘기를 해 주었는데 청중들은 얘기에 매료 되어 얘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으며 제보자는 긴 얘기를 시간적 순서가 바뀜이 없이 완벽하게 기억해 냈는데 이 얘기는 제보자가 15세 때 결혼하여 처가집 경남 진주군, 현재는 진양군 수곡면 대천리에 재행 갔을 때 그 동네 어른들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서울특별시경기도/도봉구/수유동
    분류코드: [수유동 설화 38] 
    테이프번호: T. 도봉 20 뒤, 21앞, 21뒤
    조사장소: 수유3동 상산노인정
    조사일: 1979. 5. 19.
    조사자: 조희웅, 이영성, 양혜정
    제보자: 강성도(姜聖道, 남, 69세)
    큰 돈으로 산 점괘(話十兩)
    *제보자는 1시간여 걸친 긴 얘기를 해 주었는데 청중들은 얘기에 매료 되어 얘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으며 제보자는 긴 얘기를 시간적 순서가 바뀜이 없이 완벽하게 기억해 냈는데 이 얘기는 제보자가 15세 때 결혼하여 처가집 경남 진주군, 현재는 진양군 수곡면 대천리에 재행 갔을 때 그 동네 어른들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그건 성명은 뭐 몬 대겠어요? 이 앞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조실부모()하구 아주 고만 일가친척도 없고 아주 곤란한 사람이야. 어 그런 사람이 넘으 집에 참 주우다 키우다시피 넴이 주우다 키운게지. 말하자믄. 이래서 그 뭐 주우다 키운 아들로 서당에 공부시킬 수도 없는 처지고 뭐 소나 멕이고 차차차차 크는 족족 나무나 해 나리고 아주아주 이전 풍습으로 이렇기 주우다 키왔어. 그래 한 나이 한 여나무 살 먹었는데 그때는 이놈아가 숙성해서 제법 똑똑하고 영기(英氣)가 바르고 하니께네 그래 이걸, 
“넬로 지금부텅은 인제 다 컸으닝께 한 달에 말이지 몣 푼쓱 돈을 말이지 월급을 주꾸마.”말이지. “네 일 하는거 봐가서 차차차차 인자 다믄 얼매라고 넘으 공물(空物)(1)-공짜 물건-을 먹어선 안 된다.”말이지.
그 주인이 착한 사람이지. 그래서 인자 그 달마당(달마다) 한 달에 단 요샛돈으루 백 원ㅇ르 했든지 이백 원을 했든지 저축을 해 주는기야.
“그래 네가 내 집이서 뭐시 잔뼈가 굵게 컸으니까, 한 십 년 한정하고 이 내 집이 있어라. 장골(壯骨)(2)-기운 좋고 큼직한 사람- 되도록까지. 그럼 한 스무 살 된다.”말이지. “십 년 한정하고 있어라.”
“네 그라겠습니다.”
이 아이도 보통 아(애)하고 틀려서 아주 결심이 있어서 십 년은 그 집이서 꼭 살기루 결심을 한기야. 그래서 십 년을 고용살이 하는 도중에 저녁으로는 그 집이 총각 글 읽는디 그냥 뭐 천자축유(3)-하늘은 자시(子時)에 열리고, 땅은 축시에 굳었다는 뜻인 듯함(天開子時 地闢丑時)-마 이런 정도는 마 고 배왔어. 듣고 배와서 그냥 뭐 민무식(免無識)(4)-무식함을 겨우 면함-은 하지. 생명은 알지. 그러고로 사는데 그래 십 년을 살고나니께, 십 년 동안 주인이 저축해서 그 해 준 기 참 몣 푼 안 받은기라도 십 년을 파놓으니께 뭐 제법 재산이 됐어. 그래 주인이 인자 이우지(이웃) 참 불쌍한 처녀한테 마 소개를 해서 그럼 곌혼을 시켰어. 곌혼을 시켜 놓고는 그 돈을 가지고 그 논마지기나 우찌 장만해 가지고 그 인제 살림을 살렸어. 며느리가 살어요. 그래 나이 인자 한 이십이 되서, 되니께 시험도 차고 하니께 둘이 내외간에 의논을 한기라.
“우리 십 년 한도하고 우리가 살면서 밤낮을 불구하고 우리 한 번 벌어 보자”말이지. “땅도 파고”말이지. “이 곡식도 심그고 오만(五萬)(5)-퍽 많은 수량- 걸 다 해서 우리 십 년만 살림을 살아보자.”
그래 사는디 첫 해에 농사를 딱 지었는데 나락 한 섬 돈 열 냥이 빚어져. 첫 해에 그래, ‘이거 이상하다. 요만한 재산이믄 우리가 일 년을 빚 안지고 살끼라고 생각했는데 와(왜) 나락 한 섬 돈 열 냥이 빚이 졌나’ ‘그래 올해는 우리 한 시간 더 일하자. 전에 네 시간 잤으면 인자 세 시간만 자고 일을 해보자’말야. 그라고 또 그 년(해)을 또 농사를 지었는데 먼저것 갚고 먹고나니께 고년(그 해)또 열 열 냥, 나락 한 섬을 또 빚이 져.
아 이놈을 사는데 십 년을 살아도 고모냥이야. 응 십 년을 살아도. 돈 열냥 나락 한 섬을 꼭 빚이 져. 그래 둘이 그 날 저녁 내외분이 앉아서 또 얘끼를 하느니야.
“자 우리가 십 년을 한도를 하고 살아도 요놈으 살림이 요꼴백에 안 된다”말야. 그러니 우리 살림을 살지 마고 우리 각자 흐치가지고 말이지 당신은 당신 대로 벌고. 나는 나 대로 벌고. 당신은 여자닝께 먼 디 몬가도 친정에 말이지 우이지 뱅(방)이라도 하나 얻어가지고 친정 옆에서 다믄(다만) 임꼬리 장사, 이고 댕기는 장사라도 하고 말이지. 나는 남자닝께 천하를 돌아댕기믄스로 해보겠다”말야. “십 년 한정하고 할수 있겠나”말야.
부인한테 상의를 했어.
“좋다”말야. “해보자. 그걸 못할 수 있나. 내 암만 여자지만.”
그래 둘이 의논을 하고 나골랑은 살림을 방맬(6)-방매(放賣). 물건을 내놓아 팔음-했는데 마 살림이 한 돈 백 돼. 응 이전 엽전돈으로 한 한 짐 되. 한 백 냥돈 됐어. 그렁께 마누래로 서른 냥을 준기라.
“당신은 여자닝께 돈이 그리 많이 필요―. 반쓱 가지면 좋은데 서른냥만 가지고 우찌케하든지 벌어 먹구 살아라. 나는 이거 여덟―일곱냥을 가지고 또 나간단 말야. (말을 고치며) “저, 저 칠십 냥을 나간다.”
그래 칠십 냥을 가지고 나왔는데 그래 그 내외간이 흩어져 가지고 고만 마 아무 지망(指向)도 없이 그만 나가는기지. 그래 여러 날만에 한 곳엘 당도했는데 질 가 가니끼네 조그마한 초당(草堂)에다가 점쟁이가 하나 앉어서 ‘문복당(問卜堂)이라’써 붙여 놨어. 점을 묻는 집이라 말야. 문복당이라 써 붙여논 집이 있어. 그래 거 ‘얘끼 이놈으 내가 세상에 났다가 이놈으 조실부모하고 십 년을 너믕 집을 살아 십 년 살림을 살아도 뭐 그 모양이라. 인제 십 년 기약을 하고 나와 장사하러 나왔는데 젬(占)이나 한 번 해 보자’ 그래 갔다 말야. 그래 점쟁이한테 가니께, 
“아 그래 여보시오. 그 점 한 번 하는디 얼마씩을 받습니까?”
하니께 한 마디 하는디 열 냥씩을 받는다는 거야.
“좋소.”
그럼 열 냥을 내 놓고는 그래 점쟁이가 그래 참 점을 해서 꽤(괘)를 하나 뺐는데 빼더니 그래 뭐 잔소리도 없이.
“암하(岩下)에 맥개선(莫繫船)을 하라. 바구(바위), 바구 아래 배를 매들 말아라.”말야.
(조사자: 암하에요?) 바구 ‘암’(岩)짜. 맥개선(莫繫船) ‘선‘(船)짜. 그래 고거 다섯 자를 딱 첫 괘에 딱 들밀더니 고만 산통(算筒)(7)-장님이 점을 칠 때에 쓴느 산가지를 넣는 통-을 놓고 그만이야.
“그래 여보시오. 점을 다 했습니까?”
인제 한 마디에 열 냥씩이니 다 했다는기야.
“금(그럼) 또 할라믄 또 놔야 됩니까?”
“뭐 두 말 없지. 그믄 또 놔야지.”
아 이거 그 글 다섯 자, 돈 열 냥을 주고 나니께, 이거 도적을 맞은것도 아니고 그게 기가 맥힌 돈인데 응, 이십 년이나 공든 돈이 아니야? 그런 돈을 열 냥을 씨고 나니. 아 그냥 고거 한 마디만 듣고 나올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또 열 냥을 내놈시로, 
“하나 더 하시오.”
말야. 그렁께네, 
“팔봉산하(八峯山下)에 구여인(求女人)하라.”
이랬어요. 팔봉, 여덟 팔(八)짜, 봉우리 봉(峯)짜. (조사자: 팔봉산하에) 구여인하라. 먼저와 같이 산통을 놓고 다 했다는기야. 그래 그 소리만 듣고 인자 돈이라쿠는기 한 오십 냥백에 안 남았는데 거서(거기서) 이십 냥을 써버리고. 그러나 이 소리만 듣고 개기가(가기가) 과연 억울한기라. ‘애끼 한 마디 더 해볼백이라고’ 차차차차 노름하믄 본전, 노름한 사람 본전 챙기듣기, 본전 생각이 나서 인자 자꾸 큰 마음 먹고 간이 커지는거야. 그래 또 산통을 흔들드니, 
“호입등중(虎人背中)에 불입선(不入船)하라. 호랭이 까죽이 등허리에 얹힜거든.”
호입등중에, 등허리 등 짜(8)-등 배(背)짜를 잘못 말한 것임. 「虎入등중에 不入船」은 한글과 한자를 섰어 만든 점괘임.-, 사람 등허리(조사자: 그러니까 호입등중에 등중에?) 응 불입선하라. 아니 ‘불’(不)짜 들 ‘입’(入)짜, 배 ‘선’(船)짜.
“호입등중에 불입선하라.”
그래 여꺼정 이자 시달을 했단 말야. 그래서 그 때는 가만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이걸 돈 칠십 냥 지구 나온 걸 서른 냥을 여서 점쟁이한테다 까불러 버렸으니 이거 이 소리만 듣고 안 되것다’말야.
“당신 내 평생 젬을 할라믄 돈을 얼마나 받아야 되것나?”
말야. 긍께 지금 두 마리가 남았다는기야.
“응 지금 두 마디가 남았는데 다 할라믄 시방 두 마디를, 두 마디를 다 들어야 된다.”
그래서 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기왕 씨는 돈인데 에이 죽든지 살든지 몬해 들을까.’ 그래 산통을 흔들더니 또 꽤를 빼더니
“생무일엽(生菁一葉)(9)-무 정(菁). 「生무一葉에 脫牛衣」도 역시 한글과 한자를 섞어 쓴 점괘-에 탈우의(脫牛衣)라.”
푸른 무시(무우) 무짜. 생무. (조사자: 생무요?) 응 청무일엽(靑무一葉)에, 창무라쿠믄 돼. 푸른 ‘청’(靑)짜. 생무일엽에 탈우의라. 소가죽을 벗을끼다 말야. (조사자: 일엽은 뭐에요?) 일엽 한 ‘일’(一)짜 잎사구 엽(葉)짜. (조사자: 생무일엽에…) 응 탈무의라. 벗을 탈(脫)짜 탈우의라. 그러더니 정신을 써가지고 또, 또 산통을 흔들더니, 
“등유피의(燈油被衣)에 맥개선(莫繫船)하라. 등잔 지름이 옷에 묻거든 시내에 씻들 말아라.”
입을 ‘피’(被)자, 옷 ‘의’(衣)자, 막개선. 말 ‘막’(莫)자, 시내 ‘계’(繫)자, 씩글 ‘선’(洗)짜.(10)-씻을 세(洗)자를 잘못 읽은 것임- 그래 여기 인자 돈 오십 냥어치 점을 하고 돈이 스무 냥이 남았어. (청중: 스무 냥이 남았다.) 응 스무 냥이 돈이 남았단 말야. 그 이전에 스무 냥이면 요새 돈으로 하믄 돈이 큰 돈이야. 그래서 인제 거기서 오십 냥을 다 까묵고 거서 그마 일나서서 또 지향엄씨 가는데인자 남자라쿠는 게 간이 쪽을때는, 작을 때는 작아도 클 때는 아주 한정없이 큰기라 말이지. 봇장이. 그래 나가서 한 굴델 또 가는데 그래 큰 어디 이 말이지. 호수, 강을 내려가는데, 바다이 아니고, 강을 내려가는 물가로 갔어. 이 한강 겉은 이 갱(강)이 내려가는 물가엘 떡 갔는데 그래 거 강께 일력()이 다 돼서 한 여관에 인자 말하자면 일녁이 다 되니께 밥 사묵고 자러 들어갔지. 들어갔는데 그래 거기는 뭐 조그마한 어선들이 말이지. 고기나 잡아 묵고 하는 요고막쓱한(요것만한), 쪼고막쓱한 배가 안 있어? 그런 배 모든 육수(陸水)괴기(11)-민물 고기- 그 뭐 잉어도 잡고 하는 이런 배들이 거게 멫 채 있어. 있는디 그래 한 사램이가 그 고울에 그 이방들이 상납가는, 그 돈 걷와 놓은거, 부락에 걷와 논 돈 말이지. 이런 돈을 가지고 노름을 했어. 치와가지고 노름을 했는디. 그래 그만 아 거기서 아 그 스무 냥이라쿠는 돈을 갖다 그마 빌어가지고 노름을 해 잃었단 말야. 잃어서 그래 이걸 인자 갚을 길이 없는기야. 응. 갚을 길이 없어서 이걸 만약에 인자 그 요샛말로 구장 겉은 사람이, 이방이 말이제 관가에 갖다 고할 것같으믄 목을 베는기야. 응 상납 갈 국곡투식(國穀偸食)(12)-나랏 곡식을 훔쳐 먹음-하는 놈 목을 비는 기거등. 나랏돈을 짜글라먹는 놈 목을 빈단 말야. 마 잡고 말고 그 말할 것도 없고. 아 그만 죽기가 됐어. 그랬는데 그 사람이 고기 잡는 배가 하나 있는디 고것이 한 서른 냥짜리, 한 사십 냥짜리 거지간(거의) 되는 배가 하나 있는디 아주 농촌이라서 빈한한 곳이 되서 그 스무냥이라쿠는 돈은 구할 수가 없는기야. 그래서 이 배나 살 사람이 있으믄 스무 냥이라도 팔아가지고 목숨이라도 살아야 되것는데, 배 살 사람이 있는가 사방을 해봐야 그 동내 원청(원체) 빈(貧)하고 무 어민들이 되농게 돈이 엄써서 그 살 사람이 없어. 그래 고만 이 사람이 고개를 빠추고, 그 이튿날은 고만 상고(上告)하믄 뭐 나라돈 썼다고 죽을 참인디, 이걸 어찌 해야 되나 걱정하는디 이 사람이 고날 저녁 거기 들었어. 기비에 돈 수무냥이 들었다 말이지. 그래 가만히 생각하니 ‘내가 핑상(평생)에 이런 고상(고생)을 나도 한 놈인디 저 사람이 비록 나쁜 짓은 했을지언정 그 죽는거야 볼 수가 있나.’말야 ‘돈을 놔두고 얘기 이놈으 스무 냥 줄밖에다’말야.
“여보 배 내가 삽시다. 내 내 돈 있는게 딱 스무 냥이요.”
그래 스무 냥을 주고 배를 산기야. 이거는 뭐 배라쿠는 안즉(아직) 올라 앉아보도 못한 사람인디 마 그 날 처음 보는 배라. 그래 돈을 주능게 아 저놈이 뭐 절을 한 열대 번 하지 뭐. 고마워싸서. 응. 그래 배를 샀는데 그래 배에 들어가서 아 저, 저 배에 올라서 제 물건인께 한 번 벽이나 보고 구조를 보니께 물에 뜨기는 뜨는 긴데 말이지. 그래 그 배가 어디 가매 있느냐쿠믄 앞에 이런 큰 내려서 아주 저 살악산 겉은 그 듬서리(13)-틈 사이- 밑에 배가 마 십여 척이 거가 매 있단 말이지. 매 있는디 줄로 해서 떡 매놨는디 그기 이기 자기배라 쿠는기라. 그래 인자 배 이놈을 쓸데 없는 배를 산기지. 그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그래 사가지고 놓고 인자 주인이, 돈은 한 푼도 없는디, 주인이 저놈 물건이 있응께 밥은 안 줄 리가 없거덩. 또 제가 잡을 줄 모르믄 딴 사람을 잡아 대서 고기를 잡아도 밥은 벌어 먹을 수 있는기야. 응. 돈은 못 벌어도. 그래 저녁을 먹고 누었는디, 아 이 돈 한 푼 임시 인제 다 떨어 써비리고 가슴에 울화증이 올러오는기야. 응. 그러지 않겠어? 아무래도 아무리 대장부라 간이 크다싸도 인뜬(있든) 돈 하이 다 씨고 나믄 가슴에 울화증이 올라온다고. 그래 생각하고 잼(잠)이 그만 안 와. 하나씩 이것저것 생각하는데 그래 밤중이 됐는디 다른 사람 옆에 다 누어자는디 생각본 즉 ‘내가 배를 샀는디’ 오다가 점 한 생각이 인제 나. ‘또 암하에 맥개선하라. 바구 아래 배를 매둘 마라켔는데 내가 그 듬서리 밑에다 배를 맸구나’말야. ‘아 일라 나가야 되겠다. 이내 총재산이 그긴데’ 그래 나가서 끈을 끌었어. 배 매논 끈을 끌러가지고 저리 몰고 올러오니께 그 쬐껜한 배, 그거 고기 잡는 배 그거 모니 그 물에 둥둥 떠 꺽여 올라온단 말야. 올라와서 동네 앞에, 들 가운데, 줄은 질든 모양이지. 큰 정지나무 가지에다 떡 나뭇가지. 느티나무 가지. 후아져가(늘어져) 안 있어? 그 가지에다 떡 줄을 잡아 매 놨단 만야. 그래 배가 물에 둥둥 떠가 있지. 그래 좀 누었는데, 그 때 들어올 작에 봉께 남쪽에서 껌은 구름이 뭉실뭉실하이 드문드문하이 하나 일나더니 사방서 뿌득뿌득하니 구름이 일나. 그러는 놈을 보구 방에 들어갔는데 잼이 얄풋이 들라하닝께 고만 천둥을 하구 마 동막슥한(돌만한) 비가 그만 떨어지는데 이거 뭐 그리 한 몇 분만 와도 천지가 그만 물바다가 될상볼라. 그래서 뇌성벽력(雷聲霹靂)을 하고 그만 사람으 밖에 얼른 거릴 수도 엄꼬 캄캄한 칠야중에(漆夜中大)(14)-캄캄한 밤중- 아 그놈은 방에 앉아서 뭐 참 잠은 깨아가지고 있었는데 아침에 날이 비음해서(15)-날이 개어서. 날이 뜸해서- 내다보니께 그 강속에 큰 이시미(16)-이무기. 용이 못되고 물속에 살며 작변(作變)한다는 큰 구렁이-가 들어 앉았다가 용이 되서 다른데 이동하면서 그 꼬리를 가지고 듬서리를 고마 쳤는데 고만 그 듬서리가 무너져서 다른 사람 배는 일절 다 그만 등서리 밑에 묻히 다 파선이 됐어. 이 사람 배는 정자나무(17)-정자나무-에 매농게 물에 둥실둥실 뜨고 논단 말이지? 그라자 밥 때가 됐는데 좌우에서는 큰 대수(大水)가 져서 인구가 수십 명이, 집이 떠내려옹께 지붕에 올라 앉아 ‘사람 살리라’고 소리를 치고 막 혼등하여 물에 떠내려 온다 말야. 그렁게 그 인제 배, 자기 배 뿌서진 사공들은 많이 있응께 말이지. 자기는 배 부릴 줄은 모르지마는.
“야 이 사람들아. 이 내 배 타고 들어 가 저 사람 좀 살리라.”
말야. 그래 여기서 한 몫 보는데 아, 이 사공들이 인저 배를 저서서 가가지고, 마 그 날 사람을 고만 뭐 있는 사람 없는 사람 할 꺼 없이 수십 명을 마 구했어.구해 살려냈다 말야.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들도 있고 했는데 이 사람들이 나와서 굉장한 말이지 축하를 하고 말이지.
“당신이 어디 사는 사람이여?”
말이지. 성명도 묻는 사람도 있고 그래 마 친절히 대해서 뭐 죽을 사람 살려농께 뭐 굉장하단 말이지.
“그럼 여기 몌칠 계시면 우리가 고향에 가서 한 번 찾아 오겠십니다.”
말야.
“어 여기서는 우리가 뭐 우짤 수도 없고 그 은혜를 갚아야 될낀데”
“아 그거 은혜 당치 않은 말씀이라고. “아 급한 사람 살려 주는데 은혜가 뭐 있느냐”고. “응 함부로 그런 생각 마라”고.
해서 누누이 일러서 다 보내놓고 한 샘(삼)일 됐는데 이 사람들이 가서 참 제 세(勢)대로, 세대로 그 은혜를 갚을라고 돈짐이 그마 들어오는데 그만 주막, 여관집 마당에 그만 엽전이 자북하니(18)-매우 많은 모양- 재 있다 말이지. 그런디 이거 돈 열냥에 모아진 돈이 천 냥두 더 벌었어. 돈이. ‘아 이눔으 잼이 참말로 요렇게 맞는구나’말야. 그래서 자기 묵을 꺼. 그 배 배 임자 불러가지고, 
“배 이거 너 도루 해라.”말야. “나 본전 다 뺐다”말야. “그라고 이눔 먹구 살아라.”
쿠고서 돈 좀 주고 자기 집에다가 돈을 한 스무남 짐 짔어.
“응 아무데 아무데 꺼장 싻을 후히 줄낑게 우리집에다가 갔다 줘라.”
말야. 그래 자기 인제 여비 할마침 몇 몇 푼 챙기고 또 나섰어. 인제 거기서 거기 한 달포 놀다가 또 나섰는데 그 또 인자 죽장망헤(竹杖芒鞋)(19)-대지팡이와 짚신. 가장 간단한 여행의 차림-로 사방을 구경하면서 지향없이 가는 걸음이 그래 한 군데를 갔는데 일녁이 비싯하니 얼핏 점심때 오후 두 시나 세 시나 될 물음(무렵)에 한 군데 들을 건네 가는데 그 쪼끄만한 초동아이들 열 다섯 살, 열 두서너 살 먹는 놈들이 갈볘루 말이지. 깐치점만치 해서 긁어서 나무를 해 짊어지고 들판을 건너서, 
“해 참 오늘 팔봉산 나무 해러 갔더니 그래 기가 맥히게 일척(일찍)오고 재미가 난다.”말야.
아 이놈들이 이해 쌌커덩. 아 그 소리를 들으니께네 이놈으 점 한 생각이 또 거기서 생겼단 말야. ‘아 저게 팔봉산내에 구여인 하라켔는디 팔봉산이 또 생겼는디 무슨 사고가 생기는구나.’ 응. 그래서 그래 인제, 
“아가 이 팔봉산이 어디고?”
긍께, 
“저 넘애 저 산 여덟 봉우리가 뭉텅뭉텅하이 솟아 내려간 저게 팔봉산 입니더. 어 우리가 걸음만 좀 해도 나무 하러 가믄 이렇게 일척 옵니다.”
말야.
“아 그래.”
그래 그 길로 갔어. 그래 산마당(산마을)을 올라서서 한 봉, 두 봉 넘어서 팔봉을 여덟 봉우리가 넘어서 끝텅 봉우리에 턱 내려다보니께 가 밑에 청룡백호가 딱 소울태(20)-삼태기- 걸이 안아 붙였는디 보니께 기와집이 수두룩하니 들어 앉았어. 그래서 거길 인자 더듬아 내려가니게, 일녁이 얼추 다되요. 그래 대문간에 가서 주인을 찾으니께 뭐 인적끼가 없어. 그래 대문을 몇 개나 아 뭐 불러도. 그 뭐 원장(垣墻)(21)-담-은 모두 한 원장이고. 집은 뭐 몇 십 채가 되는지 몰라. 기와집이. 그래 아 참 정침 있는 대문에 가서 소리를 하니께 안에서 모기 소리만침 소리가 나. 그런데 소리가 나더니 대문이 열리면서 아이가 하나 나오는데 보니께 한 열 서너 살 먹는 처녀아이야. 그런 아이가 하나 딱 나와. 나오더니, 
“손님 누굴 찾읍니까?”
“그래 나 길 가는 사람인데 오늘 저녁, 오늘 저녁에 느그 댁에 하루 저녁 쉬어 갈라고 왔다.”
“아 이거 이 댁에는 뭐 사람이 없읍니더. 없는데 여기에 참, 못 주무실끼니 딴 데로 가이소.”
“그렇지만 내가…점쟁이 하는 말이 있단 말이지. 내가 딴 덴 갈 수가 없다 말야. 시방 일녁이 다 됐는데 나는 인제 초행(初行) 걸음에 갈수가 없으니 마 다믄 어디 청(廳)에 자도 내가 하루 저녁 쉬어 가겠노라.”
“그럼 우리―여기 계시소. 안에 가서 우리 작은 아씨한테 가서 여쭈어보고 오겠읍니다.”
이런단 말야.
“뭐 그래 물어봐라.”
이 무 주인이 승낙해야 된다 말이지. 저기 인제 몸종이라.
“그럼 좋다.”
말야. 그래 서가 있으닝게 아 쪼금 있더니 여식아가 나오더니, 
“일 들어오시요.”
말야. 배꼍(바깥) 사랑에는 뭐 가실 것도 없고, 여 이 안 사랑에 (제보자: 안 사랑이라쿠는 거는 정침 앞에 마주 있는 고거 안 사랑이거든)
“그 안 사랑에 여 들어가이소.”
그래 그 여식이가 문을 열어 주고 들어가니께 방에, 아 뭐 얼마나 됐는지 문지(먼지)가 하마 치수가 넘어 앉았단 말야. 그래 두루마기 자락에가 문지를 이리저리 씰어버리고 인자 들어앉아서 보니께 그 뭐 양 쪽 벽장 안에다 그 뭐 사서삼경(四書三經) 할 꺼 없이 온갖 잡것 책을 재놨는데, 하주 이 집이는 뭐 문장 집안이고 아주 재산도 얼마가 되는 중 모르것데. 가만히 집안에 해가 사는 걸 보니. 그래 앉았으닝께네 조끔 있으니께 그만 일녁이 다 되 해가 저물었는데 그래 여식아가 인자 밥상을 참 채려가지고 들구 나왔어. 뭐 그래 저녁을 얼추 다 먹고 상을 물릴 임시가 됐는데 안에서 까죽신 소리가 딸깍딸깍 나는데 그래 까죽신 신고 끌코 나오는 소리가 딸깍딸깍 난다 말야. 나오더니 그, 그 집이 인자 그 참 소저가 처녀가 말이지. 소저가 주인 처녀야. 처녀가 문 밖에 나와서, 
“이 남녀가 유별한디 대단히 죄송스럽습니다마는 손님한테 부탁이 있어 왔읍니다.”
그래 문을 빠끔이 그 연어놨는데 보니께 처녀라. 그래, 
“아 그러면 무신 부탁이든지 나도 나이 든 사람이고 안죽(아직) 아가씨는 나이 젊고 한디 그 뭐 내외 할게 있나”말야. “여 들어와서 사실 얘기가 무신 얘기든지 얘기가 할 말이 있거든 여기 와서 하라”구.
들어오라구 권하니께 그럼 들어왔어. 그래 그 미모의 처녀가 들어와서 하소연을 하는데, 
“다른 부탁이는 엄꼬 오늘 저녁에 제가 죽십니다. (청중: 제가 죽는다?) 응 내가 죽는데 내일 아침에 그저 날 초상이나 좀 뭐 깐치밥이나, 안되거나, 땅을 파고 묻어 주고 가이소.”말야.
“온 걸음에―”
응 아 이런 부탁을 한단 말야.
“아 그거 우째서 당신 죽을 꺼정 아느냐?”말야.
“그렁게 아니라 우리집 식구가 수십 명인데 그저 덮어 놓고 하루 저녁 하낙쓱(하나씩), 첫 먼저엔 짐승이 죽더니, 사램이 할 저녁 하나쓱 죽습니다. 죽는디, 다 죽고, 시방 이 집 식구라곤 내 하나 남았고, 저 여식아는 우리집 심바람(심부름)하는 아요. 그러니 저 아가 죽는 거보담도 내가 오늘 저녁 죽을 차례니….”
그렇다는기라.
“아 그래 그러면 사람이―”
그 인자 앞서 점쟁이가 그리했드래도, 뭘 잔주(22)-자세한 설명-로 드리미서 뭘 우찌하라고 시켜보냈던 모양이지. 방침을.
“응 그럼 내 말이지. 아는 대로 한번 노력을 해 볼터이니 내 시기는(시키는)대로 할라냐”고.
“하지요. 이 마당에, 죽는 마당에 무엇을 못하겠십니꺼? 하겠십니더”
“그러믄 초하고 초롱(23)-촛불을 켜는 등롱-하고 그렁게 얼마쯤 집이 있느냐?”고
물으니게, 그 한 고방재(24)-한 방 그대로. 고방은 물건을 넣어 두는 방- 있다는기야. 그래 처녀가, 
“그럼 날 따라오이소.”
안에 들어가더니 아이 쐬때(25)-열쇠- 뭉텅이가, 근 두루막(두름) 뭉텅이. 이만한 뭉텡이 하나 나오더니 한 쪽 방에 가 턱 끄내 재치는데 초하고 (그 이전에 그 밀초 말이지.) 홀목살이(26)-말뚝- 겉은 초에다 초랭(초롱)이 자뿍(함빡)한 고방채 있어. 그러믄 가 나와서 서이서 고만 돌아댕기면서 온 집안에다 불을 쓴(켠)기야. 그래 뭐 캄캄하던 그 꼴짜기 그만 그 날 저녁엔 사람 사는 것 같이 됐어. 그래 써 놓고, 
“그래 미역도 있느냐?”
고 물었단 말야.
아 미역도 다 있다는기라.
“그럼 갑시다.”
말야. 이 쇳대를 가 창고에 가니끼네 미역이 한 고방 들어앉았단 말이지. 고마 큰 가마솥에다 미역국밥을 끓여제치는데 고마 여러 통을 낋여 쌀로 해골라(하고는) 그만 미역국밥을 낋여. 기중(그중) 진하기 말이지. 그 참든 국을 말이지. 딱 사발에다 한 사발 대접에다 한 대접 뜨는기라. 떠가지고 뚜껑을 딱 덮어서, 
“요 말이지 당신 거처하는 큰 방에 말이지. 큰 방 이불 밑에 옇어라.
안 식고로(식게)말이지.”
요새 겉으믄 보온밥통에 옇어노믄 이튿이라도 괜찮지만 이전에야 그 이불 밑에 안 여노믄 안 되는기야. 그래 옇어 놓고, 
“그러나 말이지. 오늘 전겨에 내가 사랑에 있을 수는 없고 뭐 염치 불구하고 내 심대로 주선할낑께 저 안방으루 가자.”말야.
그래 인제 그 여식아하고 서이 정침에 인제 큰 방에 들어갔어. 그래 인자 앉아서 묻지. 초저녁에, 
“그래 당신 집에 무신 말이지. 이전에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 겉은 거 없느냐?”
“아 있지요. 하나가. 이거 우리 증조부가 말이지. 중국에 사신 댕기면서 산호작대기 하나 갖다 놓은 게 있는데 중국 산호작대기.”
중국 천자한테 선사 받은기라고 이걸 한번도 내―갖다 놓고 내 본 바가 없이 시방 궤 안에 들었읍니다.
“그래 그럼 그것 좀 내와라.”
그래 보닝께 내서 인자 처녀가 내줘서 끌러보니께 심시봉지, 봉지루 싸서 묶으고 또 묶어서, 또 싸고 또 사고 이래 해서 이리 이리 간수를 해 놨어. (조사자: 심시봉지요?) 하믄, 자구 쌌다 그 말이지. 응. 싸서는 내농게 이놈 봉지를 끌러보니께 벌거런 산호작대기가 것다가 문(紋)을 놔서 해놨는데 뭐 기가 맥힌기야. 어 여기서 조화가 생긴기야. 인자 이게 삭아놨단말야. 오래 되 고물. (조사자: 산호작대기라면 산호로 만든 작대깅니가요?) 그렇지 산호로가 만든 작대기지. (청중: 산호지. 그게 산호작대라고 있어.) 산호라고 있어요. 그래서. (조사자: 노리개입니까?) 아이 작지지 작지, 단장. 응. 그런 거 돈이 많은 건 다 보화지. 그래서 종이에 싼 양(채) 인자 윗목에다 딱 씨와 놓고 말이지. 그래 참 아 의관을 정돈해가 앉아서 가만해 앉았지. 앉았으니까, 뱀이(밤?) 초경이나 얼추 됐는데, 요샛말로 한 열 두 시 넘었단 말이지. 됐는디 그 골목 밖에서 천병만마(千兵萬馬)가 막끌구 들어온다 말야. 뭐 뭐 앞에 기병이 들어오고 뒤에 고만 보병이 들어오는데 뭐 얼마가 되는지 분간을 못하것대. 이리 떡 들어오더니 그래 대문간에 와서, 
“아 이눔으 집구석. 오늘 저녁엔 인자 별일이다.”말이야. “사람 사는 것 같이 불도 써 놓고 이렇구나.”말야.
“들어가자.”
그래 앞마당에 쭉 들어서는디 여러 백명이 그만 밖에 한정 없고 백 명이 마당에 떡 들어오는디, 그래 마 이 집의 구조가 어찌됐는고 허니 이 영창에 한 쪽에서 손을 썩 밀면 삥 둘려 영창이 이 장지문이 되서 그만 활딱 한디가 되버리는기야. 손을 가 이래서 확 밀어버링게 그만 마당에 선 놈들은 완전히 빈(보인)다 말야. 그래 손을 이리 뻗어봉게 처녀 둘은 아 하고 그 말이지. 처녀 둘은 이불 밑에다 누우라쿠고 이불로 둘러 씨와 놨는데 고만 이건 장가져서 만져봉게 빳빳하단 말야. 그래 고만 지침(기침)을 그만 한 자리 크게 하고 아주 당차게 세게 말이지.
“이눔들 느가 뭐이냐?” 말이야. “귀신이냐 사람이냐?”말야.
호령을 했어. 그래 이 사람들이 사람은 아니고 귀신이라는기야. 뭐 귀신이야. 그래서, 
“그러믄 너가 무슨 소원이 있것나(있길래) 이 집을 이대도록(이토록) 말이지, 쑥대밭을 맨들어 망해놨느냐? 응 사실이지 느그 소원만 있으면 내한테 얘기해라. 을매든지 내가 느 소원을 풀어 주마.”
그러니, 
“우리 소원이 다른게 없고 저승에 염라대왕이 말이지 이 이집이 보화가 있는 줄 알고 이걸 찾아 오라고, 우리가 하루 저녁 삼천 명씩 여기 귀신이 오는데, 몬 찾아가면 삼천 명이 지옥에가 갇히는데, 우리 동료가 수억만 명이 갇힜입니다. 우리도 오늘 저녁에 이걸 못 찾아가면 갇힙니다. 지옥에. 오믄 그저 고만 말도 몬해보고 놀래서 죽으니, 사람 자급을 했는데, 오늘 선생님 말이지. 우리 소원을 풀어 준다니 우리 지옥에 안 가걸(가게) 좀 해 주이소.”
그래 윗목에 작대기 이눔을 떡 집어내, 
“안아 이놈들아. 이거 기껏 봐라.”
허구서는 마당에다 휙 떤졌단 말야. 떤지니까 이게 고마 마당에 한 마당에 섰든 놈들이 일시에 그만 절을 하는기야. 업뎌서 인자, 
“참 감사합니다. 살았읍니다.”
우리가 지옥에 가면 평상에 못 나오는데 말야. 오늘 인자 요번에 가면 극락을 간다는기야.
“그래 느그 올 줄 알고 내가 여기 음식을 좀 준비해 놨는데 느그 좀 먹어라.”
그래 나가서 뭐 양품 겉은, 그런 걸, 덮어 놓은 걸 막 통에 수십 통 떠 놓은 걸, 딱쟁이 들춰서 해농게 이눔들이 앉아서 그만 운감(殞感)(27)- 제사 때에 차리어 놓은 음식을 귀신이 맛봄-을 해치는데 이눔이 잘 먹었단 말이지. (청중: 거짓말 잘 하네.)
“그래 느그 인자 가겠느냐? 찾았응게.”
이놈을 가지고 떡 질로 떠나는데 그래 보내놓고 나서 구들마 처녀를 보닝께네 둘 다 죽어버렸어. (청중: 응 그 안 죽어야 되는데.) 그래서 그 미역국 참 웃국(28)-맨처음 떠내는 진한 국- 떠 넣은 걸 가서 숟가락종(29)-숟가락총. 숟가락의 자루-을 가 이를 제뜨리고 말이지. 어. 둘 다. 살아났는데 그러고로 날이 인자 얼추 샜는데 히붕하니께(30)-희고 부옇게 되니까- 가만히 보니께, 자기도 밤새도록 잠 못 잔기지 인자. 낮에 자든지 우짜든지 인자 사람을 살려놨응게 마음이 기분 좋고 그래 앉아있응게 대문간에서 우떤 놈이 섬거적이를 하나 짊어지고 인저 한 놈이 뒤에 꽹이를 하나 들고 두 놈이서 안방 문 앞에 거기 와서 서루 들어가라구 상투를 후잡아(휘어잡아) 밀어 옇는기라. (조사자: 무얼 짊어지구 들어왔다구 하셨죠?) 섬 하는 꺼적이. 가마니때기.
“와 그러냐?”
인제 이 집 종놈들인디 즈가 죽을까 봐 겝이 나 도망은 다 가도 상전 초상 채리러 온기라. 응. “아즉(아침)마다 하나씩 치는데 오늘 저녁에만 인자 요처녀 하나만 쳐 주면 인자 우린 살 백성이다.”말야. 그래서 초상 치러 가는디 서로 들어가라고 쌌는단 말야. 그래 고마 창문을 또 열어비리고, 
“느그 뭘 그래쌌느냐? 이리 들어오이라.”
항께 아, 이 생전 못 보던 사람이 안방에 들어앉아서 소리를 친단 말야.
그래 이놈들 들어왔다.
“그래 느그 뭐 하러 왔느냐?”
“에, 이댁이 우리 드난살이(31)-남의 집에서 종가 같이 살아가는 생활-하는 놈들인데 초상 치러 왔읍니다.”
“야 인자 괜찮다. 느그 느그 동료들 몣 십명이나 되는고 싹 오늘 다 불러라. 인자 이 집 아가씨도 살았다. 이집 화근(禍根), 내가 와서 다 청산했으니께, 오늘 와서 소제를 해라.”
말이야.
이눔이 인자 상전이 죽어, 도망 가서, 뭐 그 근방에 그 누어 살다가…상전이―밥통이 털어진 거 아이요? 그 집거 얻어 먹다가. 아 이놈이 소리하며 댕겨서, 그만한 수십 명, 남녀간에, 그만 노비가 들어와서 그 날 청소를 하골락은 깨끗이 청소를 해농께 인자 아씨 겉이(같이) 산다. 그래 그 집이서 인자 이거 뭐 남매도 겉고 손님아라쿨 수두 없구, 주인알쿨수두 엄꼬, 냄이 보면 우선엔 남매도 겉고 말이지. 이래가 큰방에서 자고 묵고 이래 산다구마. 그래 어 그렇지. 냄이 보면 오뉘 겉지. 그래가 인제 거기서 그마 좋은 음식 해먹고 그렇게 사는데 그래 처녀가 몣칠 떡 기운을 회복하고 나더니 처녀가 큰 잔치를 벌려. 그래 도봉―잔치를 벌려놓고 도봉 구청장도 청하고, 서울시장 구씨도 청하고, 이 대통령도, 박정희 대통령도 그 때 가실란지(갔을런지) 몰라. 그래 떡 청해서 잔치가 벌어졌는데(청중: 어 그 때 나두 갔었는데) 성대한 잔치에 술대적을 참 잘하고 난 뒤에 처녀가 단에, 떡 안채에 떡 나서더니, 연헐을 하는기야. 강의를 하는기야.
“그래 우리집이 가화(家禍)가 나서 몰쌀을 당하고 내 하나가 남았더니 지내가는 손님이 와서 나를 살렸읍니다. 이 나도 나이 시방 뭐 십 한옥칠 세 됐는데 시방 말이지 일가친척간 하나도 없고 내가 단신으로 사는데 내가 결혼을 해서 살아야 되겠는데, 그 집이 마 쌀 십 만석 받는 집이야. 이 살림을 혼자서 적적해 살 수 있읍니까?” 말야. “응 내가 결혼을 해야 되것는데 결혼을 딴 데로 시집을 가야 되것소? 죽은 사람을 살린 그 사람을 따라야 살아야 되겠소. 이걸 모도 판결을 내 주이소.”
그래 대법원 판사도 갔던 모냥이지.
떡 앉아서, 
“이래서는 안 되는기다.”말야. “죽을, 죽을 사람을 살린 사람하고 결혼해 살아야 된다.”
응 그렁게 서울시장 같은 양반이 또 하나 떡 나오더니, 
“자 딴 말 할것없이 오늘 신랑, 신부, 오늘 그만 결혼날로 받자”말야.
“우리 온 짐(김)에 우리가 말이지. 상객도 양쪽에 되고 고만 이 손님중에 여기서 잔치를 하자. 있는 음식에.”
그래 여그서 그만 잔치를 그 날 그만 크게 해서―형구 대로 떡 했거던 행례(行禮)를. 그래 식을 올리고 그 날 저녁 해가 져서 손님들은 다 허이(헤어)가고, 거기서 인자 그이 참 사는데, 그 처녀하고 말이지. 집에서 그 얄궃은 할망구 하나 데꼬 살다가 말이지. 그 부잣집이 잘 묵고 잘 입고 한―좋은 알팡 겉은 처녀하고 사니 얼마나 재미가 나노. 세상 만사를 다 잊어 비리고 산다. 거기서. 그러구는 거기서 한 이 년이라쿠는 세월이 넘어 갔어. 그래 중간에 이러저리 돌아댕긴 걸 다 치면 한 육칠팔 년 됐거덩. 그래 하리(하루)는 삼월달인디 비가 이실비가 실실 온다 말야. 이슬비가 오면 사람들이 낮잠이 잘 오고, 어―그래서 그 부인 무르팍을 떡 머리에다 베고 누우서 낮잠을 한숨 잘라고. 인자 마누라 무르팍을 베고 떡 두러 누었는데, 아 그래 그 때사 그 생각이 나는기야. ‘나는 여기 와서 몣 해를 잘 먹고 잘 살았는데 말야. 어이 우리 부인은 집이서 얼매쯤 고생을 하느냐 말야. 그러니 내가 살기 편하니께 본 마누라를 잊어버리고 이렇기 내가 여 행통을 지고 사는데, 아 이거 잘못이구나. 내가. ‘어 그때서 인자 본댁 생각이 났더란 말이지. ‘이 내가 날만 좋으면 가야겠다 말야. 날만 새면 내일이라두 가야 된다. 비 안 오믄 간다.’ 그래 나섰는데 그래 퍼뜻 일나니께 부인이 해기로, 
“당식 와그래 깜짝 놀람스로 일어나오?”
이래 됐단 말야.
“그래 그렁게 아니라 내가 말이지. 부인이―(먼저 말한거와 같이 부인이 있다 켔는데 말이지 그 얘기는 다 했거덩.) 아 그래 내가 그만 살기가 편하니께 6·7년을 그만 마누래를 잊어비맀으니 오늘 생각을 해보니 말이지 내가 생각이 나서 그래 깜짝 놀랜다”말야.
“아 그래요. 아 그러믄 진작에 얘기하시지. 와(왜) 그 까장 생각이 안갔소”말야.
“그러믄 오늘, 내가 날만 들믄 본 마누라를 찾아 간단”말야.
그러니게, 
“예, 찾아 가이소. 거 참 안됐읍니다. 이 뭐 육칠 년이라쿠는 세월을 갔다 아 그거 부인이 얼매나 애를 써주고 살겠냐. 그러니 날 들걸랑 속히 가이소.”
그래 인제 좋은 의복에다가 그 좋은 말에다가 그 좋은 말에다가 노비 찌와서(끼워서) 보내닝께, 
“아 이 싫다.”말야. “내 올 제 죽장 망혜로 걸어 왔는데 갈 제도 죽장 망혜로 간다.”말야. “어 말 필요 없어.”
걸어 가기를 나서서 인자 수천 리를 멀리 갔던 모냥이라. 이제는 걸어 댕기니께 숱하게 멀리 갔는데 한 군데를 인제 떡 다달랐는데, 이눔 강가를 또 강 건너 가는 이 물가에 갔어. 질이 막혔어. 그 여(여기)는 배를 타야 건너가는 데야. 그래 거기 앉아서 댐배(담배)나 한 대 먹고 저 건네서 배가 있으니께네 배 오도록 기다리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기지. 그래 한 삼 년 먹어서 궁딩이가 살이 통통하게 올랐는데 말이지. 뭐 돌에 앉아도 궁뎅이 배길 정도는 아니라. 잘 먹었으니. 앉았으니까 그래 하자 배가 떠서 이족으로 날 실러 오는데 웬 새파란 초립동이가, 한 열 대여섯 살 그저 미만이 된, 그런 초립동이가 말을 타고 오는데, 그 땅나구(당나귀) 등허리에다 호랭이 가죽을 얹어서 우에 탔단 말야. 얹아 올라타고 그래 그 노인 옆에―이 뭐 노인도 아이지(아니지) 뭐. 이 사람 옆에 와서 말에 내렸다 말이지. 배 탈라꼬. 그래 그러하자 배가 닿았어. 닿응게 고만 하인이 말하고 말로 땅나귀 몰고 배에 먼저 들어갔어. 그러하자 고러할 작에 이 사람이 생각해봉끼네 점쟁이 생각이 났단 말야. 그 때두 그마 6·7년이 되두 안 잊어버려. 점 한게, 그 돈이―원청 열심히 이십 년이나 벌은 돈을 가지고 점을 해농께 이걸 잊을 수가 없다는기야. 그래 ‘호입등중에 불입선하라 호랭이 까죽이 등에 얹히걸랑은 배에 들어가들 말라’켔거등. (청중: 배에 들어가지 말아라). 예 그래서 (이전에는 그 비록 장가를 갔을지라도 초립동이를 해라 소리를 안 했읍니다. 으레히.)
“아나! 호립동아!”
불렀단 말야. 그래 초립동이가 배에 한 발이 올라갔는디, 
“예.”
이러는 거야.
“이리 좀 내려오.”
그래 초립동이를 불러 내려왔는디, 마부하고 말하고는 배에 타 있지 지금. 그래하자 손님이 확 밀리서 배가 고만 만선이 됐어. 응 만선이 됐는디, 
“이 어르신 얘기하이소.”말야.
“그 내가 질루 걸어오다 봉께 심(숨)이 가쁘다.”말야. “그 쪼끔 있다 얘기를 하마. 마 조금 지달라.”
“아이 배가 떠나는디 가야 되겠읍니더.”
“안 된다. 조금 있어라. 어이 요번 배 떠나믄 나중 배 가믄 안 되나?”말야.
어이 글 캐튼(깨우친) 대장부가 바빠 어른 말을 거역해? 아이, 상전이 안 타닝께 저놈 땅나구 몰고 가는 마부 저놈도 쬐껜한 놈이 말로 몰고 도로 내렸다 말야. 그럴게 아이야? 상전이 안 타니께. 그래 내랴 놓고 그래 안 떠나. 이 배가 사람이 많아 농께 물 가운데 가다 고만 전복 됐어. 그래서 배에 탄 사람이 그만 몰살을 했어. 아 이래농게 이 초립동이가 그만 품을 거머 잡고 고만, 
“아이고 아보지. 살려주시…활인자(活人者)로 부모님이니, 날 살렸으니 아버집니다. 어 내가 구 대 독잔디 말이여. 시방 지난 달이 장개 가서 재행걸음 가는 걸음이여. 내가 말이요. 그런디 내가 그 배에 탔으면 우찌됐으면 내 하나 죽는 건 하지마는 그 청춘 소부(少婦)가 과부질 할 일 생각하믄 기가 맥힙니다.”말야. “아 그러니 아 경사가 우리 집안에 없는디 우리집이 여 머잖으니 아부지 우집으루 갑시다.”
아 그래 아 버물버물 하고 써대니 안 갈 수가 없는기야. 또 자기도 재미나고 죽을 사람 살렸으니께. 그래 또 인자 그 초립동을 따라가는데, 
“아부지. 말 타시소. 아부지를 놔두고 내가 타야 됩니까?”말야. “어 아버지가 타이소.”
그래 이 사람을 갔다 말에 땅나귀에 떡 태이고 마부 저놈은…, 
“니가, 말꼬(말고삐)도 내가 몬다”말야. “어 내려가.”
고만 소창옷을 뒤로 딱 해 재쳐 물고 말고등을 몰는기라. 이거 아주 이 집이도 부자집이야. 이거 아주 엄청시런 부자집인디, 이 말꼬등을 잡고, 하인 저놈은 아놈인디 그래도 소견이 생겨서, 이 사람 때문에 우리가 다 죽을낀디 살았거든. 말꺼장. 이눔이 뒤에 감스로 요새말로 재미나는 창부타령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춤스로 따라 들어가고 이 말이지 초립동이는 말꼬등을 몰고, 자기 동네 앞에 까정 들어갔어. 그래 구 대 독자 외아들로 장개를 들여서 재행걸음을 보내놨는데 영갬이 재미가 나싸서 인자 그 높은 청에, 떡 뒷짐을 해 짊어지고 담뱃대를 해 물고 끈득끈득 이리 돌아댕겼단 말이지. 이리 돌아댕기는데, 아이 봉게 뭐 골목 밖에서 노랫소리가 부산하게 나걸래 고개를 들고 보닝께 아이 처갓집이 보내는 아들놈이 우뜬(어떤) 개아들놈 같은 놈을 말에다 올라 앉혀 가지구 자기는 쥔은 말이지 말꼬등을 몰고 하인 저놈은 말이지. 뒤에서 개성 난봉가를 알라라… 뭐 오만 노래를 다 부르고 춤을 추고 들어온다 말야. 아 이놈 종놈도 미쳤고 자석놈도 미친 놈이야. 처갓집이 재행 가는 놈이 웬 딴 놈 앉혀가지고 춤추고 노래 부르고 말고등을 잡고 올 리가 만무한 일이거든. 이젠 다 미친 놈들이야. ‘큰일났다. 구 대만에 새끼 한 놈 난 놈이 말이지. 저 모양이니 말이지, 나는 죽는다.’말야. ‘우리 집 구석 멸망이다.’ 방에 들어가 드러누었다. 그만 보구. 그 환장할 일 아니요? 그거. 미친 사람 아니면 그래 안 할 끼거등. 그래 그만 대문간에 와서―이 대문간에 꺼정 왔는데, 대문간에 인제, 마상에 있는 이 양반도 내리고 초립동이가 안으로 후차 들어온다 말이지. 들어오더니 그래, 
“아부지! 아부지!”
부르는데 대답도 안 하지. 미버싸서(미워서). 아, 미친 놈인데. 그래 자꾸 불르더니, 
“아부지를 모시고 옵니다.”
이래(청중: 아부지를 모시고 옵니다?) 응 ‘저런 미친, 자꾸 갈수록 미친 소리를 한다’말야. 즈그 아배 불러가 아버지 모시고 온다쿠니 이런 망칙한 일이 있나. 그래 그만 대꾸도 않구 누웠지. 그렁게, 
“아이 죽을 사람 살린 사람을 활인자도 부모가 아니요? 아부지.”
이래 됐다. (청중: 그럼 부모고 말고.) 그래 그 소리 들으니께 마음이 으씩거린단 말이지. 그래 문을 차고 뛰어 나가서, 
“그거 야 무슨 소린고.”
“오늘 내가 죽었을낀디 이 어른이 날 살렸읍니다.”
그래 마 영갬이 보선발로 뛰어 내려와서, ‘내 자식을 살리다니’말야.
그래 홀목을 잡고 인제 방에 들어갔는데 이 초립동이하고는 안으로 그만 후차 들어가믄서, 
“오마 오마.”
부르더니 말이지.
“어머니 말이지. 아버지를 한 분 모시고 왔다”말야.
“느그 아버지 살아있는데 아버지가 어디 있어?”
“내가 죽을낀디 날 살렸으니 활인자가 부모다”말야. “이 아버지를 데리고 왔으니 속히 와 인사하소.”
그래 어머니가 뛰어 나와서 아 그만 서히서 그 뭐 한 방에 앉아 고만 뭐 인사가 그럴 수가 없단 말이지. 그런 성대한 대적을 받아. 이 집이도 살림을 열(여러) 천썩 해. 그래서 둘이서 인자 과거 자초지종 얘기하고 말이지. 이전에 점쟁이 한 이야기꺼정 다 했다 말이지.
“내가 뭘 아는 게 있겠느냐?”말야.
“내 팔자가 이마츰 신(센) 사람인디 오늘 내가 사는 통에 이 내가 살릴쿠는게 아니고 이 초립동이가 살았다”말야. “내 덕에 이 초립동이가 산기다. 사는디 내가 아는기 없다”말야. “죽을 중 알고 살리는 그런 재격(자격)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렁께, 
“우째뜬 좋다”말야. “내 자식ㅇ르 살렸으니께 내가 살림 말이지. 똑 절반 쪼갤낑께 딴 디 갈라고 말고 우리, 하늘 아래 둘이 평생을 같이 늙자.”
말야. “같이 쭉쭉 살아보자.”
“여보, 당신 살림 뭐, 몇 천 석 고걸 가지고, 내가 팔공산 밑에 저 아무데 팔공산 밑에 말이지. 쌀 십만 석 받는 집 주인이다.”말야. “이 주인 인데 아 이까짓꺼 할 꺼없이 내 있는데로 가자”말야. “이거 다 내비리고 가믄 우리 울 안에 가믄 집 많이 자다”말야. “거기 가 살자.”
그래 거 사는데 그래 거 서너 달 또 놀다가 이것 그럭허니 이거 돈을 줘도 안 되는기고. 이 뭐 옷을 해 줘도 안 되는기고. 뭐 보물로서는 갚을 수가 없는기야. 그래서, 
“우리 우째든지 한평생 같이 늙두룩 사자”고
약조를 하고 그런 그 얘기를 했어.
“내가 본댁한테 가는 길인디 길이 바빠서 오래 몬있다”말야. “그럼 시방도 내가 아무 때쯤 올낀께 그 때 이사 갈 준비를 해 놔라. 그 때 내랑 같이 가고로, 팔껀 팔고 말이지. 다 준비를 해 놔라.”
그 시기 놓고 그래 또 갔다. 그렁게 부인이 그 초립동이 어머니가 하주의복을 말이지. 제일 값진 베로 가지고 한 불(벌) 잘 하고 손수 말이지. 그 좋은 보선에다가 갓망까지 일절 한 벌 싹 베낏어. 베끼서 옷을 입혀가지고 그래가 댕겨오라고 보내. 그래 또 가는데(제보자: 이 다섯 짜리가 다해야 될끼거덩. 점 다섯 짜리가 다 맞아야 되.) 또 한 군데로 가는데 또 여러 날만에 인제 고향을 뒤져 오는기라. 오는데 그래 한 군데 떡 오닝께네 한 점심때나 됐어. 됐는디 길 가에 조그마한 삼칸 초당집 하나 날라가드키 깨끗하게 지어 놓고 주모가 하나 앉아 새댁이가 술로 판단 말야. 술로 파는데 이놈 새댁이 뭐 어떻게 예쁜지 말이지. 집어 생켜도 비린내도 안날거태. 그래서 ‘예끼 빌어먹을 저런 새댁의 손에 술 한잔 말이지. 노래 한번 불리고 술 한 잔 못 먹구 가믄 대장부가 아니다’말야. ‘내가 쌀 십만 석 꾼인디 저런데 가 술 한잔 못 먹구 갈 놈 아니다’말야. 아 이 자존심이 생겼네. 그럼 뭐 지나갔으믄 괜찮을낀디. 그래 떡 들어가서, 
“안주인 있는가?”
그렁께 예 이년이 야시같이 해가 나오더니 낯반대기를 해 대패씨구 버더니 고만 홀목을 거머잡구 끌어들이는디 그만 애교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그래 청에 올라갔다. 그 때가 사월 그믐끼 요 때라. 오월 초순이야. (청중: 오월 초순) 예, (청중: 좋은 때로만.) 응 아주 맹랑할 때야. 그래 들어가서 청에 앉아서 날이 따순게(따뜻하니까) 방엔 들어갈 필요 없고. 청에 앉아서 인자 술상이 왔는데 그래 아 이년이 와 웃음을 치면서 아 술을 부어 놓고 고만 권주가에다, 고만 아 이거 뭐 녹쿠었는데(녹이었는데) 마이지. 의복은 잘 입었제. 아 그러니께 이년이 무슨 배짱을 내었던지 아이고만 첫먼저부터 고만 노콰재치는데 아 거기서 술을 석 잔을 얻어 먹었어. 석 잔을 먹었는데 석 잔을 먹고 내려다보니께 전신이 소가 되비맀단 말야. 소가 됐어. 아 d요놈으 계집년이 그 실겅(시렁)에 말이지. 코뚜리에 소꼬뚜리를 딱 맨들어 놨다가 코뚜레를 가지고 코를 딱 달아 끼고 고만 몰고 내려간다 말야. 아이 코꾸녁이 아파꺼니 쏙은 사람이지만 겉은 소다 인자. 그러믄 그 아래채에 말이지 헛간 같은 게 있는디 헛간에 갖다 그만 소를 갖다 말뚝에 갖다 맸다 말야. 아 이거 기가 찰 일이라. 쏙은 사람이지만 겉이 소가 됐제. 말을 할라쿠니 ‘음메’ 소리가 나니 이거 사람, 기가 맥혀서 눈물만 그만 척척 흘리고 서가 있다. 아 이년이 그래 놓고는 제는 들어가 방에가서 청에가서 베개 비고 낮잠 자네. 그 계집이 백여시거등. 아 그래 해가 한 네시 반 됐는디, 웬 놈이 피리를 씨고 한 놈 찾아왔단 말야. 이놈이 소, 소 잡아 먹는 사람이야. 와가지고, 
“아이 안주인, 아이 웬 소르 이렇게 크고 살찐 소, 좋은 소를 사놨소?”말야. “황소가 되서 아주 이놈이 몣 해 잘 먹어농께 궁뎅이 그만 털털하이 살이 올랐소.”
“아 이리 좋은 소를 내가 사 놨다.”
“팔끼요?”
“그래, 팔고말고, 팔라고 사는긴디.”
“얼매나 받을라오?”
“백 냥 줘야 된다. 이 소가 좋아서 얼마나 살이, 소가 좋노?”
“고만 칠십 냥 줄낑께 날 주이소.”
이리 됐다.
“안 판다. 칠십 냥 받고 안 판다.”
아 이놈이 뺑뺑 돌아댕기드니 궁딩이 턱턱 뚜드려 보더니 꼬잡아 보고 하더니, 
“한 팔십 냥꺼정 되도 안 되겠소?” 이래 됐다 말야.
“안 된다”말야. “백 냥 채야 된다.”
아 이놈이 구십 냥꺼정 받아 놨단 말야. 얼추 흥정이 다 돼 가. 흥정만 되믄 가믄 도, 도치불(도끼) 맞을 끼거등. 잡을끼라 말야. 응 내일 잡아 팔라고 잡을낀디, 아이 흥정이 다 되가는걸 보니게 환장허것다 말야. 그래 그만 눈물로 그만 철철 흘리고 서가지고 있지. 아 이놈이 돌아댱기더니 우찌 생각하더니 고개를 찌우뚱찌우뚱 해쌌더니, 그만 가는기야. 아이구 웃으며 살았다. 그만 저놈이 또 오게 되믄 낭패다 말야. 또 오게 되믄 또 구십 냥이라도 팔랑가 백 냥을 다 받을랑가 그건 몰라도 팔리긴 팔리는 소다. 저놈이 짭아 보고 말이지. 살이 찐께네 욕심을 내고 갔응께 기가 멕히게카고 그래. 그놈 인제 가버리고 난 뒤에 그리고 해가 다 졌어. 다 졌는데 참 인제 구름 겉는디 그래 점 한 생각이 그 때서 나는기라. ‘생무일엽에 탈우의라’. 푸른 무시 한 이파리에, 청무일엽에 탈우의라 말이지. 푸른 무시 한 입사구에 소까죽을 벗을끼라 켔거든. ‘됐다’말야. 인제 알긴 알았이나마 요새는 유월달에도 나오고 삼월달에도 무우가 나오지만은 사월달, 오월달에 무우가 어딨냐는기라. 짱다리 그 씨 할라고 박았던 것도 다 옆매 여물어서 뿌랭이(뿌리)다 빼어 내버리는디, 잎사구가 푸른 잎사구가 있을 택이 없는 기라. 무시 잎사구가. 아, 이 약은 이나마도 이 구할 길이 맹연―맹연한기라. 애라 이늠으거 어디를 가든지 뒤비서(뒤져서) 천하를 막 뛰서, 뛰어 댕기믄서 찾아도, 무시 이파리를 하나 찾아야 되겠는데 말야. 그래 눈에다 쌍심지를 쓰골랑은(켜고는) 뻐대믄(뻣대면) 이놈의 꼬뺑이(고삐)가 까죽 꼬뱅이로 갖다 달아 매놨으니 꼬뱅이가 떨어지나 말이요. 구시전(32)-구유. 여물통-에다 두 발로 앞 발로 붙들고 힘을 써 보니 아 이느므 코꾸녕만 째질라쿠지 아파 도저히 뭐―뭐―뭐, 할 재간이 없어. (청중: 웃음). 아 이거 사고 났다 말야. 아 그래 그만 한 서너 시간 실랭이를 쳤는데 그만 기운이 인제 느른해 진기라. 막 거기(거기서) 발광을 해농께 말야. 저년 깰까 싶어서 말이지.
그 참 뛰도 못하고 가서 발광을 했다 말이야. 그래 보니께 천장에(제보자: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킨다) 그 우거지, 이 씨래기 말이제, 그 이 이 엮어서 몰려농게(말려 놓은 것이) 안 있어? 응 팔월 구월달 몰려농게 있거덩. 이걸 다 빼 묵고 이 저게 역거리(33)-엮음줄-만 남은, 짚만 남은기 천장에 하나 달려가 있어. 하나 달려 있는디, 거기에 봉께 새파란 잎사구가 빠짝 말라붙은 게 한 삼 년 된 이피사구가 돈짝만한 게 하나 딱 그 새에 끼가 있어. 있는디 자 뵈기는 봤는데 저놈을 인제 내랴 먹을 일이 큰일이라. 그래 안 그라내? (그렇지 않아) 이놈 사람 겉으믄 댐벽이라도 타지만 짐승이고 코꾸녁을 매놨으니, 사람도 할 수 없지. 코를 끼다 거 매놨응께 아 이거 뭐 큰 태산 겉은 걱정을 하고 있는데 그나저나 코꾸녁이야 그만 째―째보가 되든지 말든지 심을 한 번 써 볼 빽에라구. 그래 그만 밤중 된 연에 앞발로 구시전에다 대고, 소 파 먹는 구시것은 다 뻣대고 심을 들이씨니께, 그래도 아픈거는 할 수 없어요. 코꾸녁이 째지고는 몬하것대. 뻣대고로. 그만 심이 가빠서 ‘후’ 소리가 올라갔다 말야. 후 하니께 바람이 입김이 그만 푹 올라갔거등. 올라가니께 아 이 놈으 잎사구가 고만 날아서 뚝 떨어졌어. 바람에. 이놈 그만 주워 먹었거등. (청중: 웃음) (청중: 거짓말 잘 해.) 주워 먹으니께 고만 소까죽이 훌떡 벗어졌단 말야. 고만 ‘아이구 다리야 날 살려라 고만 나섰단 말야. 나서가 가만히 생각해 보닝께 ‘요년한테 원수를 갚아야 되겠는데 살리놔두면 큰일난다’말야. 몣 사람을 소를 맨들어 잡아(먹을 중 모르니 말야. ‘이 요걸 원수를 치우고 가야, 나 겉은, 체체할 수 없는 사람 하나 걸리면 낱낱이 소를 얼마나 해 먹을 중 모르니 이걸 치우고 가야 되지. 그냥 갈 수 없다. 원수를 갚아야 된다.’
그래 한 달포 지낸 연에 딴데가 이 뭐 여비는 톡톡히 진기고 그래 인제 참 보화를 주골락은 돈 사가지고 옷 싹 벗어 내비리고 아주 또 의복을 잘 뭐 해 입었어. 인제 해 놔. 의복이 다 되면 안 될까 싶어. 그래 갈아 입고 대추나무 방망아를 지리(길이)가 딱 요만한 걸 하나 해서, 이전에 노인들 입은 도포라고 응 소매가 이런게 있어. 그런 도포 소매에다, 그건 이 손이 안 들어가고 요것만 요리하면 그 손이 쑥 들어가 거머 쥐고 나오게 되가 있다 말야. 어 그러하는기야. 고런 인자 도포를 하나 입고 아주 그만 이전에 왔던 그 포시(표시)를 안 내도록 했단 말야. 해가지고 또 그 집을 갔어. 또 점심때나 되 가서 살방(34)-울타리. 문-에서, 
“주인 주인 있는가?”
그러니께 저년이 또 아주 여시질 할라고 또 나온단 말야. ‘아 요년’ 그래 청에 앉아 ‘그 술 한 잔 가오라’구, 
“술을 가져 와.”
보통 아무리 제가 백여수지만 눈을 이리 대고 술을 칠 순 없는기야. 그래 안 해요? 고개를 지웃이 잔을 쳐다보고 술을 붓지. 딱 부울 자리에 그만 손이 쏙 들어가서 그래도 그만 한 개―정수리를 그만 한 개 힘 대로 때렸거든. 골이 탁 벌어지는데 보닝께, 꼬랭이 아홉 개 난 여시가 그마 탁 자빠졌어. (조사자: 구미호(九尾狐)로 군요.) 응 구미호. 그래 그만 그년을 때려 죽여가지고 그만 집구석에다 그만 죽여 놓고 불로 질러비리고는 그래 거길 나섰다. 인자 나섰는데 인제 네 자리 맞혔지요? 그래 또 있다. 또 집으로 오는데 여러 날만에 고향을 당도했어. 그렁게 그만한, 고향 떠난지가 한 칠팔 년 근 십 년 다 되간단 말야. 그래 인자 와서 동네 보니께 아 그전에 살던 동네랑게 전에는 뭐 그 초가집 아주 조그만한 초가집이 쫄막쫄막하니 있든 집이 아주 와가(瓦家)(35)-기와집-가 그만 꽉 들이 찼어. 그래 ‘아이 저게 웬 사람이 이런 부자가 여기 와 사는가’이러구 있는데 그 돈이 어떠한 돈이냐쿠믄, 그 때 맨 첫번 째 점할 짝에 물에 빠져 죽은 사람 살려준 그 사람들이 우선 예로 돈좀 갖다 주고 집을 안 뒤에는 그 집이 돈짐을 얼마나 져다 줬던지, 아주 뭐 천여 살림을 받아. 부자가 되서 할망구가 산단 말야. 여자가 이래 사는데 아 그, 그 거가 인자 보니게 그 비복(婢僕)들도, 종들 말이지, 보니께 생전 못 보던, 새로 종을 샀응께 알 택이 있나 말야.
“그래 이 집이 어떠한 집이냐?”
쿠니께 내나 자기 이름을 댐스로(부르면서), 그 양반집이라 쿠는기라. 아 그래 이 집이 내 집인가 부다 싶어, 이거 우짠 일인고 싶어서 집으로 들어갔거덩. 그래 대문간을 떡 들어서서 가니께, 
“아이 웬 손님이 안으로 들어옵니까?”말야.
“아 내가 이 집 주인이다.”말야. “안에 가서 이 마님한테 가서 살바라(사퇴어라).”말야. “주인이 왔다고 그래 여쭈어라.”
그래 이년들이 인제 들어가서 ‘상전 왔다고 말이지. 마누래 뭐 말이지 참 서방님 와셨다고’말야. 아 그래 통지르 하니께 전 겉으믄 떠난 지가 한 칠팔 년 되었으믄 그 부인이 나와서 말이지. 보선발로 뛰어 나와서 홀 
“이거 얼만 고생했느냐?”고
이 정도가 있어야 될낀데 나오는 벱이 없어. 응. 그래서 인자 안―청위 다달응게 그 부인이 청에 서서 쌩긋이 윗기만(웃기만) 위서(웃어). 근데 윗는 모습이 그리 반가운 색이 아니야. 응 본데(본래) 웃음도 그기 같잖은 웃음 있고 반가운 웃음 있는기야. 그 사람 상을 보면 안단 말야. 그래 청에 감스로, 
“야 이 사람아, 그렇지만 어 나도 무심한기 있긴 있었다마는 돈 버르기 위해선 할 수 있나.”말야. “응 그래서 내가 오늘 오는디 아 그렇지만 청에서 말이지 고마끔만(고만큼만) 인사를 해 되것나?”말야.
그래 책망을 했어. 아 뭐 비식비식 있으면서 뭐 그 때쯤 뭐, 뭐, 그 뭐 노하는 기색 엄써. 나무래도. 그래 방엘 들어갔어. 그래 홀목 잡고 방에 들어가 떡 앉았는디 그 내외가 아 오랜만에 만났시믄 얼마나 그 정답고 반가울끼냐 말야. 그래 아주 여자가 통 반가운 기가 없어. 그래서 (청중: 따른 남자가 하나 있구만?) 그럼. 그래서 인제 그 정지년이 인제 왔다쿵께 술은 쌔있는기고(쌓여 있는 것이고) 안주에다 술상이 들어왔어. 그래 부인하고 앉아서 인제 마지 못해서 부인이 술을 따라서 남편 대적을 했어. 그래 술을 먹었는데 그래 저녁상이 왔다. 그러는데 저녁 먹고, 그래 저녁먹고 인제 년들은 즈그 방으로 자러 가고 내외분이 인자 아, 그 방에 앉았거등. 아이 여자가 똑 강짜 비슴하니 저기 싸움을 걸은기라.
“당신 그렇지만 말이지. 층층 젊은 여자를 놔두고 말은 십 년만에 만나기는 했지마는, 당신이 보낸 돈으로서 말이지. 살림 이마침 됐다 말야. 그마침 돈을 벌었시믄 아 그래도 내 생객이 좀 있어, 그동안에 한 번 안 왔냐”말야. “이 돈을 그리 벌어 놓고 와 날 그마침 괄세했느냐?마랴
“응”
그래 여기 인제 주둥이를 뜯는다.
“그럼 마누라 생각도 안 나드나?”말야. 이 여꺼정 나왔다 말야.
“야 이 사람아 그런 소리 말게. 나가 보니게 옥 겉은 색씨 많드라.”말야
“아 내가 새 장가 들어가 쌀 십만 석 받는데 이 사람아.”
인자 장난조로 이 소리 했다 말야.
“내가 꽃 같은 색씨 얻고 쌀 십만 석 부자 돼 사는데 요까짓거 이거 살림이라고 자네하고 내하고 호강하고 살 날이 시방 내일, 내일이다.”
이래 됐다 말야. 이 여자가 그만 씽을 발칵 내는기라.
“야 그 동안을 못 잊어서 당신 호강했구나.”말야. “그런 남편 해서, 그런 냄편이, 어디다 어디다 써먹는 냄편이냐”말야. “응 나를 놔두고 말이지. 나는 참 이렇게 돈은 있지만 냄편 생각을 해서 얼매나 고상을 했는디 당신, 그 동안을 못 참아서 새 장가 들어서 쌀 십 만석?”
아 이래 뭐 둘이서 찜짝짤짝 뭐 쌔움이 벌어졌다. 아 그래 그만 밤중이나 됐는디 아 그 이전에는 저 기름, 산초기름, 뭐 들기름 겉은 거 짜가지구 종지에다 이 씸지를 박아서 쓰거덩? 이런 등잔을 그만 확 남편한테다가 그만 매엄킷어(메쳤어). 그렁게 옷에 그마 swlfma 덤뱅이가 되서 지름내가 그만 풀씬 난다 말야. 그래 푸떡 남자가 펄떡 일나서믄서 이 지름내 나서, 지름내가 전신에 나서, 이 뭐 좀 어다(어디다) 샘에 가 씩거야 겠다 말야. 씻고 와서 뭐 얘길 좀 해야지 안 되겠다. 퍼뜩 일나다가 생각하니께 점 한 생각이 벌썩 났어. ‘등유피에 맥개선하라’. 등잔 지름이 옷에 묻거든 시내에 씻들 말아라 말야. 그래 뭐 그 자리에 푹 주저앉았어. ‘점쟁이가 그렇게 아는 놈으 점쟁이로 내가 말이지. 그 말 신용 안 할 수 있느냐 ‘등유피에 맥개선하라’. 등잔 지름이 옷에 묻거등 시내에 씻들 말라 켔는디 내가 시내에 씩그러 간다 소리는 안 된다’말야. 도로 푹 주저 앉았응게 앉아서 암말뚜 안 하구 가만 있지 뭐. 그만 절대 일언 반, 반답이야. 말 안 하고 둘이 가만히 버버리(벙어리) 짓을 하고 앉았지. 한 시경 앉았더니 여자가 먼첨 문을 열고 나가는기라. 문을 척 열고 나가는디 딱 찔러번기라. 그러니 뭐 마당에―청에 마 쓰러졌어. 와 그러냐. 그래 전에 그 약은, 술이나 먹고 나쁜짓하는 친구늠이 한 놈 그 동네 있었는데, 이거하고 둘이 교접이 됐단 말야. 응 그래 낮에 다 약조를 해 논기라. ‘만약에 지름을 엎지르면 이제 남자가 지름내가 나면 밖으로 쌔게 나와서 푹튀 나온다. 나오걸랑 칼을 가 문 뒤에 섰다 쳐라 말야. 아 이러농게 그만―지가 그만 꾀에 떨어진거지. 어둠구석으로 나오니께 남잔 줄 알고 쳤다 말야. 그래 그만 문을 열고 척 뛰어 나오는데 보니께 어스름 달―, 대문에―, 마당에 칼을 들고 섰단 말야. 서서 그래―(아 선계 아니지!) 그래 해구 있는데 문을 열어 보니께 그만 사람은 쓰러졌고 사람은 없단 말이지. 물론 예편네는 죽었고. 그래서 도로 방에 가서 물을 싹닫고 와서 들어 앉았어. 들어 왔는데 잡아야 되겠거등. 저, 저놈이 또 오더니 죽은거는 안 보고, 
“야 이살망 그놈 죽긴 죽었나?”
문을 열고 이렇게, 
“죽이긴 뭐더러 죽어. 이놈아 네 아무개 아이가? (아니냐) 거기 섰거라. 마 청천벽력이란 말야. 그래 그놈은 거기 섰단 말야. 그래 뭐 식칼로 가지고 마 그놈을 거기서 목을 쳤어. 죽여가 그래 쳐 놓고는 그 집안에 드는 비복들로 다 깨왔어. 깨와가지구, 
“이것 봐라.”
말야.
“일너 나쁜 일이 생겼는데 느가 이 돈을 내가 보내서 살림을 이마침 키와긴 키왔지만 느가 이 살림 키우느라고 욕 봤다”말야. “지키느라구 욕봤는디 느그 양가(良家) 양민으로서 말이지. 늠(남) 종질 해가 저런 사람 밑에 종질 하기 참 억울한기다”말야. “이 살림을 전부 다들을 갈라주는데, 
그 논문서 밭문서 할꺼없이, 문서 다루는 놈보구, 싹 다 긁어보니까…, 
마 그 궤에 든 논문서, 뭐 이전에는 그 얇은 종이쪼각 그뿐이라요. 등기(登記)가 있나요. 그래 이놈을 갔다농께, 똑같이 뭐 그 종들 다 주골랑은, 
“이 나쁜 년놈들은 불에 태와비리라.”
말야. 그래 집어 여놓구. 그 날 저녁으로 그만 나섰어. 거기 토지 다 갈라 주고, 그래가지고 오다가 그 초롭동이 그 냥반 이사 시킨 데 가서, 그 울안에 가서, 참 잘 산 모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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