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기한 좋은 얘기 하나 더 하겠다.”며 이 이야기를 이어서 꺼냈다. 이야기 속의 주된 인물에 대해 줄곧 능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음이 두드러진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충청남도/공주군/사곡면 분류코드: [사곡면 설화 17] 테이프번호: T. 사곡 8 앞~뒤 조사장소: 대중리 한시랭이 조사일: 1983.11.30. 조사자: 박계홍, 황인덕 제보자: 이호승(남, 77세) 판서대감 속여먹은 시골 선비 * “기한 좋은 얘기 하나 더 하겠다.”며 이 이야기를 이어서 꺼냈다. 이야기 속의 주된 인물에 대해 줄곧 능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음이 두드러진다. * 이 구한국시대에 이 부여(扶餘)에 부소한(扶蘇山)하에 ‘송영호’ 송참봉이 있어요. 그 송영호 송참봉은 참 기한은 조오으신 양반여. 그런데. 들으닝개, 서울에 호조판서 한 분이 탐관을 많이 햐. 탐관을 많이 해서, 이 하향(下鄕) 전라남북도에 외답(外踏)을 많이 햐. 아주 멫 만 석을 할라구 작정을 하구 그 탐관하는 그런 승질을 하는 호조판서가 있어. 그러먼 이 송영호 송참봉은 형제분이 사는디 가난햐. 가난하나 나뿐 짓은 하구 싶지 않아서 일생을 깨끗허게 넘어갈라구 맘을 먹구 생각허닝개, 이거 궁(窮)을 일생에 피지 못허구서 에, 그냥 만다능 것보덤두, 에, 조상에 향화두 어력구. 그 여러 대 봉제사 할라면 에 웂넝 것이 많다 보닝개 참 곤란하구. 첫째가, 처자, 자부, 앞으루 손부까지랜대두 웂는 살림에 기사(忌祀)는 여러 위(位)구 하닝개. ‘한 번 투기사업이란대두 한 번 해가지구서, 궁을 쫓아 보내구, 다시는 하지 않능 것이 참다운 뜻이 아닐까’ 이런 생각으루 함 번 모략을 생각해 봉 거여. ‘서울에 그 호조판서, 여러 사람에 피를 빨어가지구서 외답얼 많이 산다능 거 하나 좀 잡어 볼까’ 이 생각으루다가 에, 연구를 한 바, 한 가지 묘책이 생각낭 것이 뭥고하니, 천 석 거리 땅을 모략을 허능 게여. 멫 달 동안이던지 들어 앉어가지구서, 땅문서를 만드는디, 멫 자답. 지끔은 땅이라능 게 등기번호가 있지마는, 그전이는 멫 자 답 멫 자 답 이것이 에, 일이삼사루서 만까장 올라가먼서 그 번호를 그렇게 멕여가지구, 무슨 답 무슨 답 그 답을 이름을 지케 듸능 기야. 그래 멫 자 답, 멫 동 낱. 멫 자 답이면은 글자루는 멫 자 답인디 인제 지끔은 한 마지기 두 마지기 이러구 인제 또 인제 멥 평 멥 평 허지만 그때는 멥 평이라능 게 욱구서 인저, 멫 동 내기라능 건 멫 마지기라는 이 말이거던? 그렁 것을 잠심하구서 들어 앉어가지구서 꼭 천 석 도지 받능 것을 망글었단 말여. 자기가. 천 석 도지 받능 것을 망글었는디. 이 호조판서는 행세가 어떠헝고 허니, 이 하향 목민관이란대두 그 군이 빈면이 익구 빈민이 있어. 군두 부군이 익구 빈군이 있어. 또 군으루두 반향(班鄕)이 익구 민(民)향이 있어. 그런데, 민향이란다던지 그 빈군에 대해서는 목민관두 녹두 많지 못하구 그러닝개는 백성을 뜯어가지구서 자꾸 그 무슨 세금같응 것을 증가시켜가지구 세금을 받어가지구 상납하는 돈은 일정한 상납, 억수대루 상납을 하구 지가 탐착을 해가지구 돈을 뜯어. 목민관이라능 게. 그레면 조정이서는 육조에서 순찰을 내 보내구, 또 삼 년 만에 한 번씩 암행어사를 내 보내가지구 목민관이란다던지 어 혹 어떤 수령에 대해서 잘 잘못을 그 가리기 위해서 암행어사두 네려 보내구 순찰두 내 보내서 그 점수를 멕여 오능 것이 있지? 에. 목민관이 그 군내에 치민을 잘 허구, 백성한티 그 잘못이 없다면은 승진을 시켜가지구서 조꼼 큰 골루 승진을 시키구, 또 큰 골이 사는 사람두 그 자기 군내에 치민 치정을 잘 못허구, 또 백성을 너머나 곤란되게 세금두 자꾸 부과시켜가지구 걷구 이러카면은 삭탈관직두 시킬 수가 있구, 또 더 작은 골루 보낼 수두 있구. 이러헌, 게 있어. 그런데 이 호조판서는 그 목민관덜이 돈만 갖다 바치먼 승진을 시켜줘. 그러면 이 하향에 목민관덜이라능 것이 그 에, 빈한 골이서 백성을 너머 뜯을래야 뜯을 것은 앞으루 변변찮구, 저는 좀 이 뜻을 이루, 부자가 한 번 될라면,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때에는 오터게래두 갈퀴질 해서 돈만 갖다 바치면 큰 골루다가 승진을 시켜 줘. 그런 짓을 해서 돈을 벌구 이러는디. 그래 호조판서에 집앞이는 약 한 백 미타 밖이다가 여관을 크으게 져 놓구서는 오는 손님은 그 여관에서 칠팔 일 음식을 사 먹은 뒤에사 면회를 한다 그 말여. 그러면 그 안에 찾아가는 손님이 이 호조판서를 좀 만날라구 하면은 ‘에 바뻐서 조정일이 바뻐서 육조에 들어가셨다’구 하구 핑게하구 핑게하구 이래서 칠팔일 밥을 팔어 먹은 뒤에사 졔우 면회를 하게 . ‘이런 악습을 가진 호조판서가 있으닝개 이거나 내 때려 잡어가지구서 내가 가난을 쫓더란대두 죄가 될 것이 아니다.’ 이 생각을 하구선, 천 석 거리 위조 논문서를 망글었단 말여. 망글어서 다아 그 호조판서에 츠신한다능 것을 다아 알구서는, 천 석 거리 문서를 보따리다 싸서 짊어지구서 몽됭이 하나를 지팽이 삼어서 직구 올라가는디 기운두 시구 석대(碩大)두 허던 모넁이지. 그러닝개 에, 근래에는 ‘사구라몽뎅이’라구 허지마는 사구라라는 말은 일본말여. 조선말루는 뻦나무. 다다단단하구서두 굵지익한 눔 하나 묵직헌 눔을 하나 직구서 올라갔단 말여. 올라가서 호조판서에 집앞에 여관이 있는데 여관에 들리지 아니하구서는 가만히 기맥을 보닝개 호조판서가 집이 와 있능 거 각거든? 그러닝개, 문 밖이 가서, 정문앞이 가서 “이리 오너라아.” 또 조곰 있다, “이리 오너라아.” 세 차례를 찾었어. 그래 대책이 욱거던? 대책이 웂으닝개는 그 묵직한 몽됭이루다가 문짝을 그만 베락치드끼 때링개 문짝이 크게 울릴 것 아니겄어? 그러구서 또, “이리 오너라아.” 또 대답이 웂으닝개 또 한 대 때려. 문짝얼 멫 차례럴 때렸더니 문짝이 부서질 지경으루 때리닝개 참 하인 하나가 설설 겨 나왔단 말여. 그래 나오닝개, “니가 이 대감덜 하인이냐아?” “예, 그렇습니다.” “쥑일 놈 같으니라구. 당장에 학치를 끊어 놀 눔 같으니라구. 망중하신 대감 대감을 뵈오러 온 손두 중하거늘, 문전이다 오랫 동안 이렇게 세워 놓는 법이 있단 말이냐? 학치를 끊어 놓기 전에 당장에 가서 대감께 여쭤서 들어가 뵈옥게 해다오.” 아 이뉨이 참 겁이 확 났단 말여. 학치를 끊어 놓는다는디 참말루 제 학치가 끊어질 것 같으닝개 썰썰 겨 들어가서, “대감, 큰일 났읍니다. 문밖에 워떤 손이 석대허신 분이 참 무석게 생긴 손이 아 문짝을 그냥 베락치드끼 멥 번을 훌쳐 패서 나가 보닝개 아 제 학치를 끊어 놓는다구 하먼서 어서 대감께 어서 거래하라구 그래서 들어왔읍니다. 어터케야 옳아요?” “어서 들어오라구 해라.” 들어오라구 문을 열어 주닝개 들어간단 말여. “어디 기시냐?” “이 방에 기십니다.” 써억 들어가서, 들어오란 말두 않구서는 거대허게 호조판서는 아랩목이 안석허구 있단 말여. “주인대감이쇼오?” “예, 그렇소.” [테이프 뒤집음] “천하대성이신 문왕(文王)께서도오, 수라를 진어(進御)허시다가, 손님이 찾으면 구토영접(嘔吐迎接)핵거던, 하물며 대감호(大監乎)아?” 이랬단 말여. 아 그만 호조판서는 기가 콱 눌려 버렸단 말여. 응? 천하 대성인 문왕께서도 수라를 진어하시다가― 그 잉금이 진지잡수능 게 진어여― 진어허시다가 문밖이서 손님이 찿이먼, 미처 생키덜 못하먼 뱉구서래두 대답을 허구서 ‘어서 들어오라.’구 항 게여. ‘그런데 하물며 대감호아.’ 거기에 기가 콱 죽어 버렸어. 아 그때야 일어나먼서, “아 내가 몸이 좀 괴로와서 불편해서 기동을 못했더니 내가 실례가 많소. 용서하시오. 여기 앉으시요.” 그래 눌러 놨어, 호조판서를. “이 민(民)으루는, 충남 부여 아무디 사는 송영호라구 하옵니다.” 호조판서두 그제서 뭣이라구 이름을 댈 수밖에는. “그렇습니까? 그래 어째 참봉께서는 나를 찾었소?” 인제 쥔이 하는 말이, “예. 다름이 아니라, 명색 선비이먼서, 장사할 수두 욱구, 또 노동헐 수두 욱구 살기가 좀 지빈하오. 들으닝개 대감께서 외답을 많이 사신다구 그랴. 그래서, 토지 흥정을 좀 붙여 드리구서, 그 좀 사음이나 하나 해서 축량(蓄糧)을 좀 할까 하구, 낙정미(1)-落庭米. 여기서는 마름이 지주에게 바치고 남은 곡식이란 뜻임.- 루 축량을 좀 할까 하구 찾아 왔읍니다.” “그러시오? 토지 양호항 거 있으먼 좀 살라구 허는 질이요.” 그 호조판서가 허는 소리여. “아, 그러실 줄 압니다. 에, 이 객이 토지문서를 가지구 왔읍니다. 저 있는 고장에 부호 하나가, 천 석을 받는 부호 하나가, 대대루 시골이서 살기가 억울해서, 서울살림을 한 번 해기 위해서 그걸 내놓구 그 가대(家垈)를 내놓구 팔라구 허는 제가 십여 년여. 그러나 가대가 좀 커서. 매수인이 성큼 덤비덜 안 했으므로 여태 매매가 되지를 안 햅니다. 그 팔을라구 수차 하다가 안 팔리다가 지금 이마직 와서는 아주 헐값 헐값으루 내놨읍니다. 그래서 내 그 장기를 가지구 왔으닝개 보시요. 아주 양호합니다. 그전에 보덤 배를 떨어트려서 헐값으루래두 팔을 작정을 대서 그 장기를 뗘 왔으닝개 보쇼.” 그래 보따리를 끌러 놨지. 이 편편이 넹기는디 멫 자 답 멫 자 답 멫 자 답 멫 자 답… 수판을 들구 둬 보더니 천 석 도지를 받어. “이건 수한경식(水旱耕植)여. 아무리 가물더래두 칠년대한이 든다 하더래두 다 머리에 생수가 익구 또 저수지가 익구 그래놔서 아무리 가물어두 제소출 다 하능 기요. 언제나 천 석 입고는 허능 기여. 그런디 아주 값두 양호하고, 처음이는 만 냥을 달라구 하다, 또 안 팔리닝개 오천 냥을 달라구 허다, 또 안 팔리닝개 삼천 냥을 달라구 햐.” 삼천 냥이먼 천 석거리를 산다 이거여. 그때쯤이먼 논 한 마지기에 슥 냥 늑 냥 할 때여. 그래 호조판서가 가만히 듣자 하닝개 천 석을 언제나 흉풍 없이 천석을 입고 한다는디, 삼 천 냥이먼 참 양호하거던. “그러면. 그 참 내가 득기두 양호하오. 좀 더 감할 수가 욱겠소?” “어어. 대감께서 너머 욕심이 과허오. 이거 헐 수 웂이 이렇게 염가루다가 내놓능 것을 여기서 더 감허자구 허다니?― 참 맹자가 양혜왕(梁惠王)께 ‘하필왈리(何必曰利)이꼬’하더라구 그 이득만 얘기허거던― 그 염치가 있지. 여기서 더 이보덤 더 양호한 땅이 워디가 있어. 여기서 더 감하 감하자구, 그건 체면이 아니오.” “아 내가 실수했소. 실수했소.” 그러구서 이 호조판서가 가마안히 생각하닝개, 그 새 나를 찾어 오는 손덜이 비일비재였지. 응? 그러나 내게 와서는 썰썰 겼는데. 아 이 자는 하, 다만 참봉으루서 이렇게 기한이 종(좋은)가. 저 사람을 내 사람을 맨들었으먼 내가 모등 걸 다 성취헐 성불르단 말여. 저 사람을 내 사람으루 맨들었으면 그런 사람이 내 앞이 있으먼 고 모든 일을 못헐 거 웂이 다 될 것 같단 말여. 그렇게 기한 좋구 걸걸허구. “아, 그러먼 사겠소. 그러나 이 대금을 어터게 해야 옳우? 삼천 냥을 시골루 어터게 가지가야 어테게 순행(順行)해야….” “어허어. 대감두 참. 호조판서루 기시며서 그렁 것을 다 염려허쇼? 충청 감영내에 결전(結錢) 들어올 것이 수천 냥 있을 것여. 감사에게 훈령만 햐. 돈 삼천 냥만 송병호(2)-송영호를 잘못 발음한 것.- 에게 지불해 주머넌, 이 으고(御庫)루다가 결전 상납할 것을 삼천 냥을 이 대감에 금고에서 요구루다가 지불하먼 될 것 아니겄소? 그 먼 디 돈을 가지구 왔다 갔다 할 게 아니라, 훈령만 하시교. 돈 삼천 냥 송병호에게 전해 주라구. 그러먼 송병호는 삼천 냥 감영이서 보내 주는 돈으루다가 땅값 치르구 논을 이것을 전반에 대감앞으루다가 등기증명을 내먼 될 것 아니요?― 지낌이 등기지 그전은 증명이야― 증명을 내 주시요.” “아 참 그렇겠소.” 그 호조판서가 말하능 것마두 그 송병호한티는 달려. “그러닝개 훈령 써 주시먼 내일이랜대두 충청감사에게 갖다 뵈먼 충청감사는 이 또 결전 받어서 쌓아 농 거 그 삼천 량 대감에 훈령 보구서 내게루 갈러 주먼 내가 갖다가 논값 치루구 바루 이 논문서 대감 앞으루다 다 증명내 보낼 테닝개 그런 중 아쇼.” “그럭허쇼.” 이렇게 인제 승낙하구서 그 날 저녁이 같이 자알 잤단 말여. 자구서는 아침이 일찌감치 잭별여. “그 사람두 하루 바삐 팔구서 서울루 이사 올라구 하는 사램이구 빚두 좀 익구 해서, 나두 어서 급히 가야 내년부텀 사음(舍音) 이래두 해서 낙정미(落庭米)래두 읃어 먹어 구복지계(口腹之計)를 좀 헐 거 아니요?” “아아 그러시구 말구.” 또 노자를 후히 준단 말여. 노자를 후히 주먼서 충청감사에게 ‘돈 삼천 냥을 이 송병호에게 지불허라’구. 그래 작별하구서 노자 후히 받어 가지구서는 써억 네러 와서는 감영이 가서 감사에게 호조판서에 훈령을 디리닝개, 그게 훈령이야. “아 그러냐.” 구. 감사야 뭐 허물웂이 송병호에게 삼천 량이라능 걸 지불허게 돼 있지. 그래 송병호는 그 삼천 냥을 감사한티 인저 받아 가지구서는 자기 집이럴 왔지. 이천 오백 냥을 뚜욱 뗘서 자기 아우를 주며서, “널랑 이눔 가지구 저어 경상남도 워디 가 좋은 집과 좋은 땅을 사구 화목허게 잘 지내라. 나는 오백 냥만 가지구서 이걸 갚어 나가는디. 조상에 향화라던지 모등 것을 니가 다 책임지쿠 괘념해 나가라. 나는 이걱 가지구 오백 냥 가지구서 에 호조판서에 돈 삼천냥을 갚어 나가야 할 테닝개 넌랑은 집안일 생각허지 말구 부디 경상남도 뚝 떨어져 나가 가지구서 감뭇웂이 가서 전답을 사가지구 잘 지내게 하구, 가끔 연락허게 허라.” 그래 가난에 찌들리던 그 형제가 그렇게 큰 돈을 벌어 가지구서는, 천 오백 냥이라능 걸, 이천 오백 냥이라능 걸 뚝 뗘 주닝개 아 그눔을 수레에다 실쿠서 경상남도같은 디루 멀찌감치 떠났단 말여. 그때는 지금겉이 교통이 빠르지 않으닝개 일도(一道)만 지내가구 가히 숨어서 살 수가 얼마던지 있능 게여. 가대(家垈)두 큼직헌 눔 사고 그라구서 잘 지내고 있는디. 송병호는 이 돈 오백 냥을 가지구서는 그 지방이서 큰 산 하나를 사요. 산 하나 사먼 이 무성산(武盛山)(3)-이 마을 바로 뒤쪽에 있는 큰 산. 높이 612m.- 겉이 큰 산이덩개벼. 그러먼 에, 그땟 돈으루는 멕 멕 관 안 줘주사. 멥 백 냥두 안 주구. 멕 관 안 주구 사 가지구서 나무가 좋은 나무가 많구 하닝개 목수를 멫 사가지구서는 그 짚은 산속이 들어가서 집을 하나 짓는디 오량각(五樑閣) 일자(一字)집으루다가 크으게 곡간 하나를 짓는단 말여. 오량각, 대들보 다섯을 놔서 하면 오칸이지. 크게 훗집을 짓능 기여. 학교마냥이루. 문을 크막 크막하게 너덕개 내구서는, 그렇게 허구서, 아래루 네러 와가지구서는 인제 집을 그케 완수해 놓구서 네러 와서 동네 사람덜 보구 짚을 사게 되는디. 곡초(穀草), 곡초보구 짚이라구 허찮아? 장정이 한 짐 짊어지먼, 아마 댓 돈만 주먼 샀던 모넁여. 그러닝개 댓 돈, 평등(平等) 가격이 댓 돈씩 주먼 사능 것을 한 여닐꼽 돈씩을 주구 짚동을 사기 시작하는디 한 한 이백 동을 샀단 말여. 여닐곱 돈씩을 주구서. 그라구서는 그 안이다 꼭 딜여 쟁이능 기여. 그 산고랑에 있던 그 집진 데다가. 그러구서 무한 있지. 무한 있이닝개 워떤 표(포)수 하나가 그 표수망태기를 짊어 지구서 꿩을 잡어서 홀치망태기다 늫고, 또 꿩을 잡을라구 그 총이다가 약을 잡어가지구서는 꿩을 쫓아가는 표수가 있어. 크게 소리를 질러. “여보게에? 여보게. 이리 좀 오게. 이리좀 오게.” 하닝개, 아 표수가 지내다가 불르는 소리에 쳐다보닝개 관 쓰신 분이 손을 까불르먼서 어서 오라구 그러구. 그래 선뜻 와서, “워째 소인 부르셨읍니까?” “응. 그 자네 꼴… 산이 사냥하러 댕이기 오직 어려웅가. 여기서 좀 쉬게.” “아 황송하옵니다.” “아녀. 자네에게 내 물어 볼 말이 있어. 그러닝개 여기 좀 쉬고 담배두펴. 그러구 나 묻넝 거 좀 잘 일러 주게.” “예.” “자네 그 총을 언제 샀나?” “예, 금년 봄이 샀읍니다.” “그러면 총 하나에 얼마만 주먼 사나?” “서룬 냥만 주먼 사지요.” 그때 총금이 상당히 비싸. 그땟돈 서룬 냥이먼 지금 아마 삼만원두 더 되는 돈일 것이야. “그려? 그 서룬 냥 주구 샀어?” “예.” “자네 팔게.” “아 소인은 어터거구요?” “아녀. 내가 쉰 냥을 줄 것이여. 수무 냥을 더 보태서 쉰 냥을 줄 것이여. 그러먼 자네 봄이 상 거 여태꺼정 썼으닝개 흔 총 아닝가? 흔 총 내게다 쉰 냥에 팔구 서룬 냥 주구 총을 하나 사먼 수무 냥은 그냥 생기능 거 아닝가? 내가 꼭 쓸디 있어서 그렇게 사능 거닝개 그렇게 팔게.” “아니, 참봉으른께서는 어따가 쓰실라구요?” “응 내 고기가 좀 먹구 싶어. 노루두 좀 잡어 먹구우, 산퇴끼두 좀 잡어 먹구 그러구 싶어서 그 하나 좀 장만할라능 긴디, 내가 앉어서 총 맹기는 디두 몰르구 총 파는 디두 몰르는디 그 점잖지 앙케 사러 댕길 수 있나? 편허게 살라닝개 자네게 돈 더 주구 살 수밖에. 서룬 냥 줬다능 거 쉰 냥 주먼 자네 섭섭잖지?” “제게는 참 만족하지요. 메에칠 사냥을 해두 수무 냥 벌지를 못헙니다. 그런디 이렇게 허시먼 저는 편허. 돈 수무 냥을 버능 것입니다― 아마 지끔으루 말하먼 그땟돈 스무 냥이 쉴찮이 컸던 돈잉개벼― 그럭허시지요.” 그래 쉰 냥을 내줬단 말여. 내주닝개 홀치망태기에다가 그눔을 쉰 냥을 느서 걸머 짊어지구 가구 총을 샀어. 총을 사가지구 아무두 모르게 두루매기 자락이다 총을 감추구서는 그 산고랑이를 올라 갔단 말여. 산고랑이를 올라 가서는 그 창고 짚동 백여 동 딜여 쟁인 그 창고문을 열구서는 첫문, 이루, 들어가는 첫머릿 동이다가 총을 포옥 찔르구서는 껍데기 그 지푸래기 멕 개루다가 암작암작해 놓구. 해 놓구서는 문을 큼지마악헌 자물통을 턱 채 놓구서는 네러 왔지. 네러 오구서는 그냥 무한히 집이 와 있능 게야. 호조판서는 기달려지기가 한이 웂이 기달려지지. 이 자가 내 앞으루다가 증명을 내구, 그 돈 삼천냥을 받었을 텐디, 엄동이 돌아왔으닝개, 추수 월마 받었단 말두 욱구, 증명 다 냈다구 갖다 주지두 아니 하구. 이 문객 보구서 좀 댕겨 오라구 할 것이라구. 문객을 불러서, “네, 부여 부소산 밑이 거먹개라는 디 송영효, 그 언젱가 봄이 여기 와서, 논 사 준다구 와서 댕겨간 그 송참봉네 집이를 찾어 가서 그 금년 추수는 어터게 됐으며 증명은 다 냈능가 그걸 좀 알어 보구 오너라.” 이랬단 말여. “예.” 그러구서 인저 호조판서에 문객이 네러 왔단 말여. 메에칠 만에 당도를 했지. 그래 메에칠 만이 당도해서 송참봉을 찾으닝개 송참봉이 별루 반가워하는 체두 아니 하구 그저 묵무욱허게, 찾어 오는 손님잉개 영접을 해서 딜여 앉혀. “그 자네가 호조판서댁 문객잉가?” “예에, 그렇습니다.” “자네 올 줄 알었지. 내 기다렸어. 기별해기두 만맏잖구 그래서 자네 오기를 기다렸어. 그래 자네두 궁금하구, 또 대감께서두 무한히 궁금허실 걸세. 그래서 자네를 보낸 줄을 내가 알지. 그러닝개 석반이나 마치구, 목적지를 함 번 나랑 같이 가세.” 아 이건 호조판서가 하던 소리하구는 엉뚱허게 달룹네. 목적지가 워디구 워디를 가 보자능 기여? 그러나 주인이 허라는 대루 헐 수밖에. 저녁을 차려다 주능 걸 먹구서는 앉었으닝개 송참봉이 그전이는 목등(木燈) 나무때기루다가 네모지게 되게 등을 맹글어가지구 종이루다 발릉 것이 오개되먼 새카만하게 끄능 거야. 그러먼 섹유불 키먼 섹유등잔을 거기다 집어 너가지구서 빠안하게 해가지구서 이웃 마실두 가구 동네두 댕기거던? 그래 그런 등 하나를 광이 가서 아주 새카맣게 끄을은 등을 가지구 나오더니마는 석유를 그 지름을 등잔이다 조오꼼 느서 불을 조고마안하게 해서 등이다 느닝개 흐미이하니 그저 바듯이 질만 발짝만 뗘 놓능 거 고겁만 뵈게 됐단 말여. 그래 불을 켜가지구 문 앞이 나서 보더니, “야, 조꼼만 더 참게. 인기(人氣)가 다 끊친 뒤에 가야혀. 누구 보는 디 가먼 남이 수상하게 봐. 그러니 조곰만 창(참)게.” 그러니 이 이 호조판서에 문객은, 이 이 무슨 일잉가, 알덜 못허구서는, “예. 그러지요. 그러지요.” 여기두 상전이요 저기두 상전잉개 뭐라구 항이할 도리는 욱구, 하안참 있더니만 물을 열어 보더니 깡깜하닝개, “아 인전 아무두 안 뵈겄어. 나만 따러 오게?” 그래 자기가 그 등을 들구서는 질만 빤한 디루 그 산고랑이루 들어가능기여. 줄곧 따러 가지. 죽겄지. 서울서 그 호조판서에 문객노릇을 허먼서 그 편허게 있던 눔이 그 흠악한 바위틈으루 산고랑이루다가 무우한히 들어가더니마는, “여기가 목적지야. 이거 보게.” 그러구 이거마안한 자물통을 쇳대를 내더니 ‘덜겅덜겅덜겅’ 흔들어서 따더니만 문을 이릏게 열구서는 짚둥을 이렇게 허쳐 보인단 말여. “이거 보라구. 철기(鐵器)는 다 완수됐어. 여기 꽉 찼네.” 고놈 하나 가지구서 멥 만개가 거기 꽉 찼다능 것이지. 그러먼 이 문객으루는 얼떨떨허니 두려욱기만 허지, 멫 만개가 있다능 겁만 이렇게…. “이 여기 꽉 찼다구. 여기 철기는 다 완수가 됐다구. 그러닝개 대감께 네 가서 철기는 다아 완수가 됐으닝개, 염초(焰硝)가 지금 급햐. 돈 삼천냥만 더 네려보내 주시라구. 급허다구 여쭉게.” 아아… 이게, 문객이 생각하닝개 참 떨린단 말여. 역모루 모능 게여. 이게. 역적질헐라구. [웃으며] 철기는 다아 완수가 되구 이 염초만 줌비허먼 되닝개 이 충청도에서 충청도 병정을 막 기병해 가지구 서울을 함락허먼… 그 그 묘계거던. 벌벌 떨먼서 이 문객이, “소인은 가서 대감께 그 말씀만 여쭉구 저는 도망갈랍니다. 대감이 그런 범람한 뜻을 가지신 줄은 참 전연 몰랐읍니다. 그 무슨 서찰 좀 적어….” “아녀, 비밀이야. 자네가 불행히 워디 가서 그게 발견이 된다던지 허먼 일두 못허구 다 목숨은 달어나능 것이닝개 되겄나?” “그렇지요.” “가서 아무두 웂을 적이 대감께만 꼭 그렇게 말씀여쭉(쭙)게. 철기는 지난 달에 다 완수가 돽고, 염초가 급하닝깨 삼천냥만 꼭 더 네려 보내주시야겄다구 그 말씀 가 꼭 허게. 자네가 그 대감으 시하를 떠나구 안 떠나능 건 내 책임이 아냐.” [웃음] 아 이뉨이 서울을 올라왔단 말여. 올라와서, 대감께 문안디리먼서 벌벌벌벌 떨먼서, “소인은 인저 물러갈랍니다.” “무에?” “대감께서 그렇게 범람헌 큰 뜻을 두신 중은 소인은 참 전연 몰랐읍니다. 저는 도망갈랍니다.” 그러구 도망가 버린단 말여. 그 뭐 역적에 밑이 있다가 제 목숨 전가족이 몰사하걱거든. 아 예조, 호조판서가 가마안히 생각하닝개 참, 그 시골 사람한티 그렇게 아귀에 눌려가지구 그렇게 당해 보기는 츰이거던. 그러닝개, 다른 청지기 하나를 불러가지구 ○지를 썼어. ‘송참봉이 나를 이렇게 잡을 줄은 과연 상상두 못헌 꿈밖에 일여. 편안히 잘 자시구 살으라’구. 그답 또 해버렸어. 그러닝개 [웃으며] 송참봉은 그거 다 헐어서 동네 사람덜보구 나눠 쓰라구 그러구, 오십량 주구 산 개머리총 하나 그거 하나 방이다 두구, “아 심심허먼 노루나 좀 잡어 먹으러 가구 싶은디 내가 총질을 배웠으야지?” 그 아우는 경상남도루 가가지구서, 참, 이천 오백량어치 가대를 장만했으면 부자 아니겄어요? 경상남도에서는 큰 부자 노릇을 했지. 그래 다시는 참, 에, 모략성이나 그렁 걸 다 집어내뻐리구 깨끗이 살억구. 호조판서는 그때 함 번 얼먹어가지구서, “호랭이 잡어 먹는 날담비가 있다더니마는, 이런 일이 있다.” 구, 그러구 탄식하구 말더라구.한국구비문학대계 4-6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