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팔삭동이 낳은 명당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김순진, 강진옥
조사장소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조사일시
1983.07.19
제보자
한재순
조사지역
강원도

구연상황

구연 상황 없음

채록내용

조사지역: 강원도/횡성군/안흥면
    분류코드: [안흥면 설화 11] 
    테이프번호: T. 안흥 3 앞
    조사장소: 안흥 4 리
    조사일: 1983. 7. 19.
    조사자: 김순진, 강진옥
    제보자: 한재순(남, 83세)
    팔삭동이 낳은 명당
    *구연 상황 없음*

그 전에 한 사람이 형은 아래 있고 동생은 위에 있고 이런데. 그 형이라는 사람이 글이 좋거든. 그래가지고 시방은 패철이라는 거, 모르지 그때는 패철이라는 걸 주머니에다 차고는 꾸미해서 차고 댕겨요. 누가 봐도 다 알거든. 이렇게 됐는데, 그 동생 아내사(가).
“여보 당신은 어떻게 돼서 저 아래 아주버님은 큰 힘 들이고도 그렇게 부자질 하는데 왜 못 사우?”
그래서 가만히 들어 보니 참, 거, 마누라가 톡하는 소리가, 
“형님은 패철가지고 지관질 하잖아.”
맨날(매일)그래거든. 아니 패철가지고 지관질하며 부자질 하래?”
“하지 못해.”
마누라가 그래거든. 이 놈의 아주버니가 그때는 이렇게 주머니 뒤에 꼭 꾸미해서 차고 다니는데, 시방에는 패철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주머니에 넣으면. 그래, 아주머니가 패철꾸러미를 어디다 걸어농고 어디로 가는가를 그걸 좀 볼라고, 그래 매일 댕겨도 그것만 살피지 다른 볼일 없거든. 그러다가 하루는 저 벼범짜(벽쪽)에 걸어놓고 없거든. 들어가서 곧장 벗겼거든. 와가지고, 
“아니 패철심 가지고 나가 돈벌면 부자질 한다며.”
“하지 못해.”
하 곧 그래거든.
“그러면 패철 있으면 가겠오?”
“가지.”
“여기 있으니 가지고가 부자돼 돈 벌어 오라.”
고 내줬거든. 아니 이놈의 거 뭐 글자를 알아야지 패철에는 글자가 있으나…가는대로 가 보라고 그래서 그걸 주머니에다 넣고 가지. 아 가다보니 자긴 자야겠는데 한 마실(마을)에 가보니 커다커니(커다라니) 참 옛날에 뭐 고래등같은 기와집이라고 하지만 시방은 그 소리를 해도 누가 고래등을 봤어? 시방 고래등 본 사람 없어.
그래 참 거길 가보니 뭐 사람이 들락날락커니 이래거든. 그래 주인만 찾아가지고 좀 자고 가자고 그러니 그때는 하인이 있었거든. 하인이 나와서 그 우째냐고 그러니 가서 주인양반 좀 오시라고 그래라 이래 놨는데, 아 거 며느리 된 지 여덟달 만에 아이를 하나 놨는데 이게 산 아인지(1)-결혼 후 가진 아인지의 의미- 강고 왔는지 이걸 몰라가지고 이걸 판결할라고 그 근처 지관이란 마카 뫄(모여) 들었단 말야.
그 집안 대주(식구)들은 다 모여 있지 사람 하나 죽일라고 하는 기지 뭐. 그래 모여가지고. 그거 사람 차린 걸 보니 거 지관이란 사람이 아마 몇 십 명이 법석거리는데 그걸 지관이라고 하자니 눈치가 괜한 마음에 미안하단 말야. 하도 사람같지 않아서. 저 뒷방에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데 갖다 넣어 두고, 거기 강다 너 넣고는 사람이 오나 그래.
[조사자:지관을 갖다 넣었다구요?] 그 인제 두 내우 조롱하던 지관이 거길 갔어. 가보니 그거 원 뭔 좌향, 뭔 떡판, 뭐…떠들어치는 걸 보니 거기서 세상없이 죽었거든. 내가 지관이라고 패철만 찼지 아무 것도 모르지. 죽은 요량하고 있지. 그런데 한 밤중이 돼 고요하단 말야. 고요하니까 그 여자가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 오더래. 거 아이 낳단 여자가. 아이를 낳는지 어른을 낳는지 누가 알게 뭐 있어. 그래서 들어와.
“손님네, 손님네.”
이래니, 눈을 뜨고 내다보지만 그냥 자는듯이 하고 있으니 와 흔들어 깨워, 깜짝놀라 벌떡 일어나서 아니 웬일이냐고. 나가더니 뭐 세계 귀경(구경)도 못하던 음찬을 채려가지고 왔단 말야. 그래서 먹고 상을 내니까 또 가지고 나가더래. 문을 열고 또 들어 오더래 [조사자:색씨가요?] 응. 그냥 빈손으로.
“내가 이 집에 온 지 여덟달 만에 아이를 하나 낳았소. 아이를 하나 나았는데 이게 사는 이 앤지 아이를 강고 왔는지 이걸 판결할려고 뭐 지관이 몇 십명이요 그런가 하마(그러냐고). 청(請)이 있노라고. 내일은 여기 뭐 말도 하지 말고 뒤를 꼭 따라 다니라고. 고정에 올라가지고 고정이 멉니다. 올라가지고 내려올 텐데 이 아래 내려오면 이 좌판이 커요. 그런 복판에 묘 한자리가 아주 큰게 있어요 봉분이. 그래 거기 와서도 거기 와서 패철이고 뭐고 얘기도 하지 말고 이리 저리 살피우. 살피다가 ‘팔삭동이만 낳으면 고관 대작 해먹는데 팔삭동이 날 수 있느냐.’ 하면서 무릎을 턱 치고 털썩 물러 앉아주.”
아, 그래 내려오니, 봉분이 큰게 넓직한 게 있단 말야 얘기하던 대로. 그래 둘빗둘빗 살피다가, 온 지 여덟달만에 낳았으니 팔삭동이거든.
“팔삭동이만 낳으면 고관대작 살겠는데 팔삭동이 날 수 있겠느냐?”
하면서 무릎팍을 턱 치면서 털썩 물러나 앉았거든. 봉분에 아무소리 하지 말고 그 소리만 하고 물러나 앉아라 무릎을 툭 치면서 그래서 그런가 보다 이래고. 아무 말도 안하고 꼭 뒤만 따라다니다 와서 보니 그런 묘자리가 있거든. 아주 팔삭동이, 여덟달만에 시집온지 여덟달만에 아이까지 낳았다고 하면서 그런 부탁을 하는 걸.
“내가 뭐 아는 것도 없고 그 말 한마디야 못할라우.”
그래 내려가 보니 그런 묘자리가 있거든. 그래, 
“팔삭동이만 낳으면 고관대작 살겠는데 팔삭동이가 날 수가 있냐.”
고 아 무릎을 턱 치고 털썩 물러나 않았단 말야. 아 그게 여덟만에 낳았는지 일곱달 만에 낳았는지 열달에 낳았는지. 아 그거 보면 사람이 아니거든. 그 지관이라는게 볼 때에…. [조사자:행색이 원체 초라하니까요.] 아주 참 남루하거든.
그래가지고 좀 있다보니 아 뭐 선생님하면서 그놈의 집안이 모여가지고 온데(어디) 걸어갈 새(틈)도 없더래. 그래가지고 집안에 강다 놨거든. 지관들은 간단 말도 없이 다 달아났거든. 그래가지고 뭐 참 좋은 옷에다가 갓 망건(?)에다가 쭉 빼뜰여 놓고 맨날 고기반찬에 술에다 대접만 한다. 그래 한 오래가 되었는데, 
“여보 주인 양반 내가 인제 식구가 안식구 하나 뿐이오. 그런데 이제 오래가 됐으니까(오래 됐으니까) 집엘 좀 가 봐야겠오.”
“예, 가시오.”
그 자리에 반갑게 가라고. 그래거던 마부를 부르더니, 한 복판에 뭔 말 그거 부담해서, 
“손님을 모셔다 드리고 오너라.”
“예.”
하더니 말부담이 뭔지 알아. 그래 갔단 말이야. 가보니 자기 처도 있지.
집터도 자기 집터지 근데 집은 아니고 새로 또 지어놨거든.
“아. 왠일로 이렇게 됐느냐?”
하니, 
“아 모르겠오. 당신나간 뒤 한 오래되다 보니 그렇게 됐오. 뭐 이렇단 저렇단 말도 없이 쌀이며 돈이며 집맨드는 걸 실어다 이래 지어놓고 갔오.”
그러거든. 그러니 자기는 그 사람들이 그런 줄 알지, 그런 거부장자 살림살이를 꼭 반을 걷어다 주고 갔단 말야, 그래 동생네가 부자질 하다 지난 장날 죽었다는데. [조사자:지난 장날 죽었어요?] [일동:웃음] 아 고관 대작 해먹고 아(아이)가 커카지고, 효부가 났어. 효부가. 그 여자가 마 효부야. 내가 그런 얘기 들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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