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평양감사로 변장한 아내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조희웅, 유지현
조사장소
경기도 용인군 내사면
조사일시
1983.01.07
제보자
윤영석
조사지역
경기·인천

구연상황

1시간 10분 가량에 걸쳐서 구연한 이야기로 내용이 너무 늘어진 감이 없지 않다. 이야기는 진행되는 동안 많은 청중이 자리를 떴다. 아마 이 이야기는 “이춘풍전” 따위의 소설류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기도/용인군/내사면
    분류코드: [내사면 설화 7] 
    테이프번호: T. 내사 2 앞~뒤~3 앞
    조사장소: 양지 1리 교동 노인회관
    조사일: 1983. 1.7.
    조사자: 조희웅, 유지현
    제보자: 윤영석(남, 75세)
    평양감사로 변장한 아내
    *1시간 10분 가량에 걸쳐서 구연한 이야기로 내용이 너무 늘어진 감이 없지 않다. 이야기는 진행되는 동안 많은 청중이 자리를 떴다. 아마 이 이야기는 “이춘풍전” 따위의 소설류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 인저 애기라면 인저 그 소리가 들어가지. ‘예전에’이렇게 들어가야지. [웃음]  그래 이저 옛날에 말예요. 모부락에서 한 김씨가 있구 또 말해자면 조금 새 터 있는 동네에 이씨가 있다 이거예요. 말해자면.
그런데 예전에는 말이지. 나이 몇 살 안되서두 하며 십 세 내외에두, 열살 이쪽 저쪽에두 정혼하는 일이 있어요. 혼사를. 예 그- 그 전에는.
그런데 이거 말하자면 김씨가에서- 김씨 가에서 남자가 있구, 이씨 가에는 여자가 있어요, 그런데 그 부부들이 정흔을 했어요. 이 다음에 우리 아들이 크구, 말하자면 당신의 아해- 따님이 크거든, 우리 저희 배필을 맺어주자 이렇키.
그런데 그 지금은 남녀간에 학교를 다니지만, 학교 공부를 하지만 예전에는 그 참 한문 독학을 하지 않았느냐 말이지. 공부를. 그런데 그 크구 또 자라나는 거슥을 본대며는 남자 편이 기울어요. 여자 편이 좀 말하자먼 우수하단 얘기지. 사람 외모나, 또 말하자면 재질이나, 아 그 여자 측이 우수한 정도단 말야.
그래 인제 한 살, 한 살 먹어 가는데- 장성해 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 아들로서는 그 이씨가의 그 규수를 맞기가 말하자면 과만할 정도로 다 기운단 말예요. 그러니까 그 김씨 가의 아버지가 내 아들을 좀 말하자면 파급(破怯)(1)-익숙하여 두려움이나 부끄러움이 없음.-이래두 좀 시켜서 좀 사람을 약게 만들어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든단 말이지. 그러니까 뭐 저 십 세 이상이 되야 뭐- 열 서너살 이렇게 먹어 가니까 워, 어언간 뭐 십 삼 사세 이렇게 먹어 간단 말이죠. 예전에는 십삼 세 되는 놈은 그 놈은 성혼(成婚)은 이루어지지 않았느냐 말예요. 그래 하루는 어떻게 헌고 하니 김씨가에서 그 아들을- 그 아버지가 아들을 보구 좀 파급을- 좀 사람을 약게 맨들라구 돈을 너주었어요, 말하자면. 한 스무냥이랄까 서른냥 이랄까, 이만치 풍부히 줬다 말이지. 주구서, 
“너 오늘 저 장안에 가서 돈도 좀 쓰구. 구경도 좀 허고 또 세상 풍경도 좀 보고 이렇게 놀다 들어오너라.”
이랬단 말예요. 돈을 줘 보냈는데, 그래 어버지에 명령을 받아서 돈을 가지구 장안에는 들어 갔는데 세상에 돈 쓸 일- 때가 없단 말예요. 무엇에 돈을 써야 하느냐 말이죠. 도대체 술을 먹을 줄 아나, 무슨 음식 집을 들어갈 줄 아나, 여자하구 남녀간에 교제를 할 줄 아나, 뭐 예전에야 뭐 무슨 극장이 있어서 극장엘 들어갈 줄 아나? 왼 종일 돈을 주머니에다 놓구선다가 돌아 댕겨봐야 살 게 없고, 한 곧에를 가니까 강상풍월(江山風月) 필목(筆墨)이라구헌 거시기 있단 말이지. 그래 가서 보금히 들여다 보다가 붓 한 자루 사구, 먹 한 자루 산거밲이 살 것이 없구, 산 게 없다 이런 말이여. 그러니 그거 돈 몇 푼 들었것냐 이런 말예요. 붓 한 자루 먹 한 자루 사가지구 들어 오니.
그래서 그 돈을 남겨서 도루 가주 와서 집이 아버님께 드렸단 말이지.
낼 름.
“오늘 씨구 이게 남았읍니다.”
그래 아버지 생각에 ‘에이 미련한 사람이구나! 그래 네가 남아로서 돈- 말하자면 서른 냥을 가지구 가서 고걸 못 씨구 왼 종일 가주 돌아 댕기다가 그냥 가져 와서 내놓는 법이 이거 말이 되느냐?’
그래 이 오히려 한심하다는 정도지. 그러나 뭐 아들이 우미(愚昧)(2)-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움.우매.- 하니까 미련하니까. 그래서 그 은근히 속으로는 걱정을 하는 중이지. 그래는 데 그 이씨가에 그 여자에 부모- 부친께서 거기 그 집에 그 하인이 있는데, 그 집 이씨가에 하인이 그 말하자면 예전에 뭐 그대루 그 하녀들이니 뭐 종이라구 그랬지.
예전에는 종이라구. 그래 그 집에 있는 사람이 김씨가에 집이 드나 들머서 비봉(婢僕)노룻을 또 한거야, 말하자면. 씨종은 아니라두. 말하자면 요새루 말한다면 파출부지. 파출부. 파출분데 그 이씨 집에 비복이 하나 있어요.
그- 그 집이 종으루다가 있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 집이 아들이- 하녀루 댕기는 사람의 여자의 아들이 있는데- 그래 이게 어떻게 돼서 그홀로 돼서 모자에 사는 집이란 말이예요. 그래 이씨가에 그 규수가 워낙 미묘하니까-파혼헤고, 그 하녀루 댕기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그 아이없이 바보라면 바보라구 할 만큼 우서운 아이란 말이지. 그런데 속담에 이르기를 ‘병신이 육갑’한단 말이 있거든. 그래 인자 어머니가 가서 낮에 가서 활약해서 밥 얻어다 주면, 참 속담에 ‘아랫목에서 밥 먹구, 웃옥에 가서 똥 눌 정도’루다가 생긴 인간이라 이런 말이야. 그런데 어언 나이 들었든지 십 사오세가 됐든지 그 됐는데, 이 아이가 뭐냐면 그 이씨가-자기의 상전의 딸 이씨가의 그 딸을 마음을 뒀다 이거여. 마음을 두구서는 하는 말이 하루는 즈 어머니보고, 
“어머니!”
“외?”
“어머니한테 꼭 헐 말이 있읍니다.”
“무신 말이냐 말해 보아라.”
“그 이씨가의 그- 그 댁 아씨하구 저하구 흔인을 맺어 주시면 좋- 좋것읍니다.”
하구 그런단 말이 야.
“네 이놈! 감불생심(敢不生心)(3)-감히 그런 마음을 갖지 못함.-이지. 이놈아, 동등해두 안될 테인데 이놈아, 너 같은 바보 천치인데, 말하자면 너는 어디 감불생심이 그런 마음을 염두에 두느냐?”
이렇게 꾸짖었거든.
“못할 거 없읍니다. 사람의 인연이란 모르는 겁니다. 어디가 있구, 어떤 그 우치가 높든, 못 낫든 잘 낫든, 그거는 모르는거니까두루 말씀해 보슈.”
“에이 이놈아, 당장 이놈아, 괜히 내가 능지처참을 당하라구 이놈아, 아-그래느냐? 이놈아, 에미 얼른 죽는 꼴을 보려고 그러느냐?”
어머니가 부모로서 아 자치 애기랄까 아들 혼처 구해서 장가 드려주는 거는 정한 이치가 아닙니까? 절벽 바보 천치인데 말하는 거는 또 그리 안한다 이런 말이지. 그래니까, 
“난 그 말 못한다.”
“그럼 부모로서 그런 소청 못 들어 줄 바인 저 있으나 마나 그럼 저 죽어 버리구 말겠어요.”
“에, 네가 죽다니? 이놈아, 그런 소리 하지 말아라. 하는 게 아니다.”
“뭐 전 살 맛 없읍니다.”
그래니까, 
“그럼 가만 있거라.”
죽는다니까 또 딱해서-죽는다는 바람에. 그 어머니에 그-또 자식에 인자지정이니까, 그 그냥 죽으라구 헐 수 없구 듣구 있을 수가 없으니까, 
“그럼 가만 있거라. 그거 졸지에 별안간 헐 수 없는 일이니까 서서히 내 기회 봐서 말을 해 보마.”
이렇게 맡을 해서 안위를 시킨거야. 시키구 있는데, 아 이것이 날이 갈수록 점점 그 맘이 왕성해 진단 말이죠. 그래 인제 말하자면 그 아이에 이름이 뭐냐면 복이라 이러는 거야. ‘복이.’복이라구 이름을 지었는데, 아 들어 갈 제 어머니가- 그 어머니가 복이에- 애란 놈이 즈 어머니가 아침에 나갈 때나 저녁에 들어올 때나 얼굴이나 눈치만 살핀단 말이죠. 혹시 그 댁에 가- 이씨가에 가서 무신 얘기라두 해서 기쁜 소식이라두 들려줄라나, 아 무슨 좋은 말을 할라나, 기다리나 뭐 캄캄하지 뭐. 아 감불생심이 말- 그 댁에 가 낼 수두 없는 일, 또 꿈에두 생각지 못할 일이니까 말을 못하구 그날 그날을 지내는데, 아 한씨가에서는 뭐냐 하면 나날이 걱정이예요. 한씨가에서는.
여- 이리 돌- 이야기를 돌려서, 한씨가에서 인제 그 아버지가 첫 번에 돈 줘서 좀 쓰구 오라구 내줘 보낸 결과 돈을 쓰지 못하구 도루 가주 왔는데, 저걸 어떻게 해야 하루 바삐 좀 이 사회에 나서서 경력을 좀 얻으며 어떻게 사람이 좀 약아지기두 해야 하느냐구 돈을 내줬는데 또 한번은 불렀어.
먼저 준 돈두 쓰지 못하구 도루 가져온 위인인데, 또 돈을 또 과거에 줬던 거 보담두 더 배로 줬어. 가서 좀 쓰구 이거 쓰구 놀다 오너라.
돈을 내 보낸다 말이지. 아 이거 다급해서 은근히 저는 몸이 달거든.
걱정이 돼서. ‘이거 우따 돈을 써야- 쓰느냐 이거야.’그런데 그 김씨가 아들에 집 그 친구가 있는데, 얘는 별루 참 별난 친구 아이가 있어요. 아주 뭐 또렷또렷하구 벌써 뭐 세상 풍경두 알고 돈 쓸 일두 알구 그런 친구 아이가 있는데, 그날 나가 가지구서, 그 친구 아이를 만났다 이런 말이지.
“이게 어쩐 일인가?”
말하자면 요새 인사루다, 
“너 오랫만이다. 어째 나왔니? 무슨 일이냐?”
그래니까 이 바보 같은 사람이 그 친구 아이 보구 그 소릴 한 거여.
“얘 큰일났다. 얘.”
“왜? 무엇 때문에?”
“아 다른 게 아니여. 먼저 아버지가 돈을 암만을 주시머서 ‘나가 쓰구 오라’구 그랬는데, 세상 돈을 가지구 나가 쓰다 보니 쓸 때가 있어야지 쓰지. 그래 가주구 있다가 재우(겨우)하는 것이- 사는 것이- 썼다는 것이 붓 한 자루, 먹 한 자루 사 가지구 가니까 한 동안 쓰겠는데, 그거 가주가 갖다 드렸더니, ‘에이 남아로서 그 만한 돈을 못 쓰구 가져 왔단 말이냐’구 걱정을 하시드니마는, 아 이번에는 돈을 또 그 배로 주셔 가지구 ‘돈을 좀 쓰구 놀다 오너라’이렇게 허시는데 어따 돈을 써야 하니?”
“그래?”
“어따 돈을 쓰구 어떻 해야 좋으냐?”
이렇게 걱정을 하면서 얘기를 하니까두루 ‘그것두 걱정은 걱정이로구나?’
이 놈은 말하자면 밑으루 수박 깔 정돈데- 수박씨 깔 정도로 약은 사람인데, 아 그 그래 뭐 어떻게 되것지. 그런데 이 아이가 말하자면 김씨 도령에 친구 아이가 어디가 있느냐면 벌써 얄익어서 애는 어디루 갈 꺼 같으면 그 지금으로 치면 유락관(遊樂館)이지. 그 인저 예전에 기생 있구 그런데. 그 집이 드나 들기를 하구, 거기 댕기며 벌써 드나드니까 돈 쓰는거 보구 여자의 취미를 알고 이래는 아인데, 속으론 ‘야 이거 참 이거 또 봉을 만났구나! ‘속으론 그렇지만 외면적으로는 그거를 나타낼 수 없구 어 - 없으니까, 
“그것두 걱정은 걱정인데 설마 어떻게 쓸 때가 있것지. 걱정 말어. 뭐 그만한 일에 걱정할 건 없어.”
이 정도루다가 안심을 시킨 거라 이런 말이야. 그랬는데 인제 그 사람의 친구가 은근히 속으루 연구를 허는 거야. ‘자 어떻게 해야 저 놈을 이리 달아들이구, 어떻게 해야 좀 빨아 먹구, 응 어떻게 해선가 저 놈을 좀 사람을 좀 약게 맨들어 주는가 싶어서. 그러나 인저 거기 나와서 돈 좀 쓰구 인저 자연 남녀간 접촉이 되고 상대가 된달 것 같으면 설마 저도 약아는 지것지’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찰나란 말이죠. 그래 인저 그렇게 인저 세월을 보내는데 멫 달 후에 또 떡 만났다 이거예요. 그란데 만나기 사전에, 그 말하자면 유락가에 여자들하구 무신 작전을- 작전 계획을 한거야.
“얘! 그 아무 데의 그 김씨가 부잣집 아드님이 돈을 부모가 다 쓰라구 돈을 주는데두 돈을 쓸 줄을 모르구 집으루 도루 들어가구 그러니, 야 그 우리 그거 어떻게 좀 말하자면 에- 좀 돈을 씨우구 어떻게 거시기 해보자.”
이렇곳 작전을 했는데- 헐 적에 어떻게 헌고 하니, 여기에 노는 여자아이를 말이지, 그 친구 아이가 약속을 하되, 
“너 허구 나 하구는 우리 남매로 인정하자. 남매루 정하자. 외면상으루 남매루 약속하구- 정해 가지구 그 아이를 우리가 좀….” [말하자면 쉽게 좀 빨아 먹자 이거지.] 
그 뭐 싫다구 할 리 있겠어? 그래 인제, 
“그거 좋다.”
구. 그래 인제 그 말하자면 요릿집인데, 그 요릿집을 그 즈이 집으루다 말하자면 인정을 허것구, 그런 작전을 하구 있는 차에 인저 그 아이를 또 만냈단 말이예요. 그 친구 아이를. 그 김씨네 총각을- 도령을 만났는데, 
“야 이거- 야 이거 오래간 만에 만났으니 우리 집에 가서 좀 쉬어 가거라. 쉬어 가자. 쉬었다가 놀다가 우리 집두 좀 와 봐야 하지 않느냐?”
구. 이 유인해서 데려 간거야. 유인해서 데려 갔는데 놀구서는 인저 말하자면 마- 음식을 대접하구 그 마음을 호감을 사게 맨든 거란 말이지.
그러는데 그 때로 말해며는 물론 이 남녀 부동석이 있는 판국인데, 그런 자리는 있다 하더라두, 그래 인저 앉아서는 있다가는, 
“아무개야!”
이렇게 불른단 말이지요. 그래 문 밖에서, 
“예!”
하구 대답을 허면서, 얘-얘 오래비하구 다정한 친구가, 지금이나 친구지 예전에는 동무 아니었더냐 말이여. 예건에는-그 때는-이 해방 후에 친구라구 애들조차 ‘친구’이랬지만, 친구래는 건 어른 정도 돼야- 어른이 돼야만 장겅하구 어른이 돼야 친구라지, 어디 요- 말하자면 소동(소童), 아동들이야 어디 친구라는 소리를 썼어? 동무라구 그래지. 그래, 
“이거 절친한 동문데-누가 왔는데 뭐 널루 그렇게 어려워 할 꺼 있니? 내나 얘나 한 가지고 네 오래비나 한 가지니까 얘 뭐 좀 들여 오너라.”
말하자면 이렇게 얼굴 선을 간단 선을 뵐라니까…. 아 그래 이거 사양을 하고 이래는데 마지 못해서 참 돌아서서 옆으루 문을 열구 이렇게 몸만 옆으루 뵈니께, 
“아, 그 어려워 하구 부끄러워 하지 말아라. 그 오래비 친구니까 오래비로 알구 그렇게 하라.”구. “자네도 말하자면 친동생같이 여기구 너두 친오래비루 생각하구 이렇케 지내도록 해라. 서루 오구가구 내왕도 하구 그리면서루 얼굴두 익어지구 또 거기 다정함이 생기지 않느냐?”
인저 이렇게 일러 놨단 말이야. 그래니까 그날 저녁에 어떻게 그 때두 그랬건지 못 먹는 술을 한 잔 말하자면 멕인 거란 말이지. 그러니까 취기에 떨어졌어. 가구 싶은 것두 가지 못하구 시간을 모르게 떨어진 거예요.
그래 아 밤을 지내구 자다 보니까 밤이 깊었구 즈이 집이 아닌데, 아 이거 이상- 괴이하다. 이거 집에 가면 큰일났다. 이거 걱정되는 거라구. 저는 은근히 걱정을 하구 날이 밝기가 무섭게 집으루 뛰어 내뺐단 말이어유. 그냥 인저 누구 찾어보지두 안하구 인사두 없이. 그래 집이 들어가서 인사를 하니까, 그 아버지는 오히려 기뻐한 거여- 기뻐한 거예요. ‘아 이놈이 인저 사람이 좀 터득이 되고 좀 약아지나보다. 나가서 외박두 하구 허구 들어 오는 거 보니까.’
아, 이놈은 고개를 숙이구 황송하구 죄송해서루다가 참 몸둘 바를 모르는 반데, 그래 그렇하구 있는데, 아 이런 놈에 일이 이렇게두 파급이 지나친 거예요. 그 이 얘기다가 이 잡담 늘은 건 아닌데, 속담에 이르기를 ‘병신이 음악을 틀며는 사흘 밥을 안 먹는다’는 그란 잡담에 말이 있어요. 있는데 이거 어리석은 바보 같은 사람이 그란 미녀의 동생이라 하구 동생으루 의남매 같이 생각하구 의남매루 알구 드나 들어라 이랬으니까 과히 큰 허물이 없는 줄루 생자허구 오- 이저 슬며시 그리루 마음이 쏠린다 이런 말이죠.
놀러 가고 싶고. [테이프 뒤집음]  그래 이 사람이 말하자면 인저 거기 고만 슬며시 마음이 쏠러 가지구서 이 사람에 친구- 그 말하재면 유흥업에 그 쪽에서는 아주 계획대로 잘 일이 추진돼 가는 줄루만 인저 아주 재미로 알구 있는데, 그런대다가 또 놀러갔다 이런 말이예요. 놀러 가가지구는 또 그 친구를- 인제 그 사람 나오는 길목을 말하자면 수비(守備)하구 있는 거지.
그거 저 옭어 들일려구. 뭐 올무(4)-올가미.- 덫. 놓구 김성(짐승) 옭을려구 올무 놓구 기다리듯이. 그란데 떡 이렇게 나와 만났는데- 있다가 만났는데 또 데리구 갔지 뭐야.
“놀러 가자구. 우리 집에.”
가가주구는 그땐 뭐냐 하면은 술을 잔뜩 멕여 놓구서루다가 취해 떨어진 데다가 그 아이를- 여자 아이를 갲다 그 방에다가 들여 놓은 거예요.
그래 참말 자다가 술이 깨가지구 자다가 일어나 보니까, 누구든지 술먹구 깨면은 목이 마른 건 정헌 이치 아니예요? 그래 인저 잠이 깨서 쳐다보니 목이 컬컬해서 쳐다보니까두루, 그래 인저 아리따운 미인이 곁에 앉았다가는 말하기 전에 벌써 물을 대비해 놨다가 갖다가 주구 이러니, 그거 참 뭐 그야 말로 응-뭬라구 말할 수 없어. 그 마음은, 벌써 이미 욈겨진 거라 이런 말이지. 그래 인저 그렇게 시작되니까 이것이 말하자면 남성의 이게 낙이라구 할까, 취미랄까? 이게 말하자면 화원 속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말이예요.
그러니까 이저 그 때는 집에 가서 들어가면 주는 돈을 갖다 쓸 뿐 아니라, 돈을 대구 인저 요구해다가 주는 거여. 집어다가 인저 드리 미는거야.
거기다가 돈을 쏟아 넣는거야. 그러니 이 집은 이미 뭐냐 하면 사람이 너무 지나치게 조달하는 거란 말야. 일찍 너머 큰 거야, 마음이. 몸이 조달한 것보담두. 그래 가지구 이미 저짝에는 가산이 기울어질 정도로 다 빨리는 판이예요. 그란데 이쪽에 이씨가에 여자에 집에서는, 뭐라는 게-이젠 얘기를 돌려서 말이지. 이씨가에서는 은근히 걱정이 생겼어요. 은근히.
은근히 걱정이 생겼는데, 이 바보 같은 녀석이 그 이씨네 처녀를 너무 탐해 가지구 인저 매일 앉아서 그건 또 연구만 하는 거아. 그 복이란 놈이.
어머니가 갖다 주는 밥만 얻어 먹구 앉아서 연구를 하는 게 인저 어떻게 하면 저 여자를 마음을 돌릴 수가 있이까, 어떻하면 저 여자를 내 아내로 삼을 수 있을까? 이렇게 궁리를 하고 있는데, 그 속담에 미련해두 갈농은 있단 말루.
뭐를 터득해 가는 건 제법 그럴 듯 하게 이게 말하자면 제가 연구를 해가는 거예요. 이 하루는 즈 어머니를 불러, 
“어머니, 그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기가 어려우면은 제가 직접 가서 얘기를 해 보리까?”
이러니, 
“아 이놈아, 글쎄 어떡할라고 그렇게 끔찍한 일을 저지르려고 그러니? 이렇게 만치 살고 유지해 가는 것도 그 댁에 은덱(恩德)이요, 이것도 우리의 헹편에 과만한 일인데,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려 그러느냐? 그래지 마라.”
“그래두 어머니 말씀은 제게 들리지 않구 저 생각이 가당챦다.”
구. 그래니 이놈이 하루에 웬 난데없는-어디서 맨들었는지 사진을 맨들어 가지구, 사진을 제 사진을-그 이씨 처녀에 독서방에 들어가가주구서 몰래 틈을 타 들어가서 책 속에다가 사진을 집어 너 놓고, 그 집에 [청중들 소란으로 잠시 중단]  그 여자에 사용 손수건을 어디서 더듬었는지 찾아가주구서 제가 가주왔단 말이예요. 그래 하루는 뭬라구 하는고 하니, 즈 어머니 보구서, 
“어머니! 어머니가 그렇게 어려워 하시구 못하실 말씀이지마는 저는 벌써 이렇게까지 됐읍니다.”
“뭣을 어떻게 되었단 말이냐?”
“아 그 아씨하구- 말하자면 그 집 아씨하구 저하구는 벌써 마음은 통했읍니다. 벌써 저보구 사진을 요구해서 사진을 받- 주고 그-그 집주인 아가씨는 말하자면 그 수건을 정표(情票)로다줘 가지구 이렇게 정표까지 교환한 일이 있읍니다.”
아 이란 소릴 하잖아. 아 이거 기가 막혀. 아 이거 뭐 별안간 듣던 중 기가 차구 기가 막히는 일이지.
“니가 감히 느희가 그렇게 됐단 말이냐?”
그래 즈 어머니 생각으루는 말하자면 ‘굼벵이두 둥굴 재주는 있다’더니 네게다 두구 한 말이로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 일이 있을 때 말이 지.
그래다가는 어떻게 참 죽을 맘 먹고 끔찍히 생각허구 그 집이 가서 그런 입을 벌렸드라 이거야, 어머니가- 아 이런 말하자면, 
“죽일 놈에 여된편가 있나- 여자가 있느냐- 죽일 년이 있느냐?”
마 이렇게 호통을 받았지 뭐야, 그 부모들한테, 
“그러나 저는 이렇게 벌을 받아도 좋고, 걱정을 들어도 좋은데, 댁에 아씨와 제 자식놈하구는 이러 이러한 일이까지 있다니 그 어떡하시겠읍니까?”
그러니 그 이 처녀의 부모들루다가 또 기가 차고 놀랠 일 아니냐 말예요? 그래서 그를 불러 가지구 그런 말을 심문해 보니, 
“절대적 죽어두 그런 일은 없소- 없읍니다.”
구. 천질 만질 뛰는데, 그- 그 복이에 에미 말이 뭐냐며는 물론 부모님을 대해서, 
“그렇게 말하겠지마는 무신 그 원인이 드러날 거니깐두루 서서히 잘 알아 보시라.”
구. 그래 그 부모와 처녀가 찬- 그 독서하는 책을 일일이 다 장을 넴겨 쳐다보니 난데없는 사진이라는 게 나타나지 않느냐 말이죠. 그것 참 청천베락이지 뭐야.
그게 내기 꿈에두 없구 참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은 도저히 이게 될 수 없는 일이구 될 수 없는 말인데 이런 일이 나타났으니 어떻게 되것느냐? 어떡게 해야 옳으냐? 그래 인저 주야장창(晝夜長川)(5)-밤낮을 쉬지 않고 언제나 늘.- 일구 월심(日久月深)에 걱정이라 이런 말이지. 그 이씨 부모든지, 그 따님이든지 그래는데, 이 여자가- 이씨 여자가 생각하기를 어떻게 한고 하니 연구를 했어. 그 이씨가에 우제 집이 있는데 그 복이에 어머니에 친구되는 사람이 절친한 사람이 산다 이거예요. 그 곁에 집에.
그래 인저 그 규수가 이씨댁 여자가 생각하기를, 물론 저 집에서 복이네 집에서 나를 이렇게 모함을 한달까 나를 욕심을 내서 유혹을 할라구 하는데는 저 집에 연결되는 사람, 남녀 간에, 우리 집 문전을 떠나쟎기가 쉴께, 이목이.
눈이나 귀나, 우리 집을 연결해 가지구 지금 말하자면 경계 경비를 하고 있을 거야- 있을 것 아닌가. 그래 그 생각이 들었단 말이지. 그 생각을 우러내 가지구-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을 해 가지구 그런 말을 했어요. 하루는 곁에 집에서 들릴까 말까 할 정도로 언성을 조금 높여서, 이저 그 모녀가, 
“어머니 벌써 일이 이렇게 됐으니까 저는 비판이든지 말하자면 제 일신에 대해서 벌써 이미 망신은 된 망신이 아닙니까? 제가 여자에 행동을 갖지 못했다고 할까, 제 운명이랄까 이렇게 됐으니까, 인제 한 가지 방법 밖에는 없읍니다, 한 가지 방법 밖에는. 어머니가 저를 낳으시서 이 나이도록 길르시야 제 몸에 이 험 있는 걸 모르실꺼야. 표점(表點) 있는 걸. 제가 요중간에 배꼽 밀에 이 혹이 생겼읍니다. 배꼽 밑에 검붉은 혹이 하나 생겼어요. 사마귀 처럼. 그게 생기더니 조금조금 차차 커졌읍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박일러서 복이가 저하구 이렇게 몸이 마음과 몸이 가차와졌다면 그걸 모를 리가 없잖읍니까? 그러니까 이걸 가지구서 증거를 삼아서 이제 관가에 고발하는 수 밖에 없읍니다.”
[말하자면 인저 말하자면 인저 재판 수속을- 수속을 할 모양이지.] 
이- 그제 말하자면, 
“글쎄 그 네 얘기두 그럴 듯하다. 그래 가지구 이것을 복이가 확실히 알아서 나타낸다면 제가 다른 용맹 없구 인저 헐 도리가 없으니까 복이 사람이 되는 것 아닙니까? 복이 처가 되는거구, 이거를 복이가 나타내지 못한다며는, 그건 처벌루 다스려야지 헐 도리가 없읍니다.”
그 얘기를 모녀간에 헐 순간에 이웃집에 복이네 친절한 사람이 들었다 이런 말이예요. [웃음]  들은 결과 가서 즉석까지 직통으루다가 가서 인저 전해 주었단 말이지.
“얘 이제 일은 성사됐다. 사마귀 여하구 여하하다니까 인제 내가 그것만 알아 가지구 내가 관가에 불러서 가서 무슨 질문이 있는 바에는 그거를 내가 그 살사- 살표(說破)(6)-사물의 내용을 밝혀서 말함.-를 할 것 같으면, 그저 그땐 네 사람이 되는 것 아니냐?”
아, 그 아주 그쪽에 인저 두 집이서 회희낙낙으루다 아주 좋아하구 안심을 하구 있는거야. 그래 인저 관가에 고발한 거야, 말하자면. 이씨가에서 먼저. 그러니껜두루 고발을 해 가지구서 관가에 가서 얘기한 거여.
“지금 제 일신에 대해서 복이라는 아이가- 사람이 사마귀 여하구 여하기다가 해내려구- 여하게 하는데 그러면 제가 그 누명을 이미 썼습니다. 누명을 썼는- 쓰나 그 누명을 벗을 길이 전혀 없읍니다. 없는데, 그래 인제 말하자면 사또님께 제 이 설파를 얘기하고 드리는 말씀이니까, 제와 저와 저에 사이에 정이 들고 몸이 가차와졌다면, 이런 표시를 알 것 아닙니까? 그러니께 그것을 질문하셔서 이걸루다가 혹백을 가려주십사.”
하구 먼저 가서 그래 놨단 말이지, 얘기를. 그러니께 관가에서는 뭐 거스기하는 일이니까, 백성이 요구하는 일이니까두루 인저 불러서 어느 날 부추를 놔가지구 그렇게 거 그슥했단 말이지. 그래니까 인저 복이-그 복이란 남자 아이를 불러 가지구서, 
“네가 그리면 그 여자와 몸을 가차이하고 했단 말이 있을 것 같으며는 여자애 몸에 대해서루다가 네가 무신 증거품으루다가 무슨 표시가 있느냐?”
그러니께, 
“네에, 있읍니다.”
이러거든.
“무어이냐?”
“아 그 여자 몸에 배꼽 밀에 검붉은 혹이 하나 있읍니다. 그러니께 아이- 이게 그걸 벌써 제가 참 몇 십번 그걸 만지구 주물- 만진 일이 있읍니다.”
그러니께, 
“그래? 그러면 틀림없는 일 아니여?”
그러니께, 인저 그 때에 인저 여자를 불러 가지구 이씨가에 여자를 불러 가지구- 처녈 불러서.
“헐 도리가 없다. 네가 말한 바와 같이 그 아이가 네 몸에 대해서 그런 검붉은 혹이 있다 허니까 그것까지 나타난 바에야 뭐 너희는 더 말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그래니께 너희는 너희끼리 나가서 해결하는 수밸엔 없다.”
이러니까, 그 때 그 여자가 하는 말이, 
“네 그렇게 됐읍니다. 그러나 이치는 게가 누명을 벗고 원을 풀었으니 까두루 어명대루 다스려 주십시유.”
하구, 아 흘랑 벗구 배꼽 밀을 내려서- 내려다 뵈는데 검붉은 혹은 무슨 검붉은 혹이 있어? 그야말루다가 아 의도적으루다가 지어 내서 그런 계략을 짠건데. 그래 이제 별 수 없이- 헐 수 없이 그 놈은 인저 그 말하자면 인제 구속돼서 들어간거지. 붙들려 가서 인제 형을 사는거지. 그래인저 그일은 매듭을 진거야, 인저 그 성가시던 일은.그랬는데, 한씨가-그 김씨가에서는 그 사람이 아주 그만 잡길루 벋은 거야. 그만 그 유락에 빠져가주구 가산을 탕진한 거예요. 그러나 예전에는 정혼만 해놔도 개가(改가)를 못하구 또 홀로 상부(喪表)를 해도 개가하는 일이 양반에 집에서는 없었던 거라.
이런 말이지. 그러나 저 거슥을 헐 수 없으니까두루, 그게 그런 길루다가 그 들었든지, 사람이 좀 잘못된다구 파혼은 할 수가 없는 일이란 말이지.
그러니깐 인저 그 얘기가 이쪽에 복이에 허구 그런 사태가 나타나고 그런 불상사가 났는데- 난 것을 그 동네 김씨가에 동네두 그 얘기가 퍼져 들어가고 그 부모들두 다 알았단 말이죠. 그러니까 그 부모가- 김씨네 부모가 생각 하기를 ‘세상에 여자로서 그러한 누명 쓸 수는 쉬운 일인데, 그런 연구를 해 가지구 그런 일을 가지구 처벌시키구 그걸 막아 냈다니 참 무쌍한 재둔이요, 무쌍한 인이 아니냐?’그래서 그 될 수 있는 대로 사람을 비복을 보내서 아무쪼록 그 마음을 달래 주구 위로해 주구 그래인저 사람을 보내구 이랬는데, 그 이게 이래든 저래든 성취는 시켜야 할께 아니야 이거예요.
그래서 헐 수 없이 좋든 굿든 말이지 뭐 내 낭군이란 말과 같이 서루 인제 예식을 올린거야. 갖춘 거예요. 갖췄는데, 그 이 말하자면 바보 남편두 아니고 인저 주색에 빠져서 거기만- 거기 저 방랑자- 막 방랑자가 된거 지.
말하자면, 그게 방랑이지 뭐. 그래 있으니 이 여자에 마음이 얼마나 아프며, 안타까우며, 그 한심허것느냐 말이요.
그러나 그 내색을 하지 않고 그냥 참어 참어 나가는 거예요. 나가는데 그 인저 그 남편을 될 수 있으면 개과천선을 시키는데 얼른 개과천선이 얼른 돼야지요. 그래 인저 말하자면 인저 부모 재산 다 거지반 탕진하구 없으니까 쓸래야 쓸 돈두 없구 딱 갇혀 인저 방안에 붙들려 앉아 있는 것이라 이런 말이지.
그러니 인제 저두 그렇게 호활나게 남아가 돈 쓸 때밲- 돈쓸 때처럼 호화할 때가 없는 거야. 그래 인제 수중에 돈 떨어지고 같이 앉아서 그날 그날 하루 이틀 그날그날 달을 보내자니 막막하구두 한이 없었을 거란 말이지.
“그래 인저 그 부인이 허기를 근래는 뭐 그 예전에 포목장사 그걸하면 돈을 벌구 남는- 남아서 많이 번단 말이 있으니, 그럼 낭군께서는 그런거래두 해보구 싶은 말이 없으시냐?” 구.
“아유 왜 없겠읍니까? 마음은 있지마는 가진 게 없구 쥔 게 있어야 허지 않느냐?” 구.
“그럼 그 결심으루다가 아주 그-그렇게 하시것느냐?”
구. 그러나 그 마음이 영영 굳었는지 어쨌는지 알 수 없는 일 아녀요? 여자가 남아의 말이란 거. 그래 뭐 거기 방탕해 놓으면 뭐 무슨 돈이든지 돈만 있으면 뛰어 간다는 맘이 있구 마음이 든다는데. 그래 그 뭐냐 하면은 포목상을 말하자면 포목상을 내 준거예요. 어느 가게를 하나, 지금으로 친대면 가게를 하나 내 줬는데, 그 어느 곶이든지 여자가 돈 벌어 먹을라구- 그 예전에는 그걸 색주가 집이라두 인저 술을 갖다 놓구 이렇게 참 주전자 술루 파는 데가 있었어요. 그런태 그 가게 앞에다가 뭐 여자가 그거 차려 놓구 앉았던거예요.
그러나 이제는 내가 아내에 고생두 시키구 걱정할 만큼 했으니까두루 맘을 굳게 먹어야겠다구. 건너집이 여자가 몸단장을 허구 밤낮 문 앞에 서서 있구 그래야 앞집이서 있어두 그걸 한번 눈뜨구 옳게 안 쳐다 보더라 이거야. 이제 마음이 굳어졌는지, 결심을 했는지. 그래나 인제 언제든지 ’십벌지목(十伐之木)’이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을 거라는 생각으루, 그 여자는 밤낮 그렇게 어찌든지 걸려 들기를 마련하구 있는데, 그래 하루에는-하룻밤에는 달이 야심한데 그 여자가 주안을 차려 가지구 건너왔드라 이거야. 문을 열어서-문을 딱 걸어주구 안 열어주니까 뚜디리며, 
“문을 안 열어 줄래면 댁에 이 문 앞에서 내가 자살을 할꺼니까- 하는데 그 장사 안 지내 줄래면 문을 열어 주시요. 내 단 한 말씀만 하구 가겠다.”
그래니까 그 말에 끔찍해서 문을 열어준 거예요. 그래 들어와서 주육을 태접하며 아양을 부리니까 십벌지목이 되구- 된 게지 뭐예요. 종당은 넘어가 또 망한거야. 아 이러니-그러니 아무래도 안됐어. 가게 또 돌려 먹은거야. 그만 돌려 먹은거야. 그래구 들어와 있으니 그 부인이 얼마나 안타갑구 기가 멕힐꺼냐 이런 말이지. 그래서 또 말하자면 몇 달이든 일 년 이든 또 들어 앉아 고생시킨 거예요. 이래구 있다가 또 마지막으루 최후로다 또 얘기 ….
“이래두 아직 그 화류(花柳)(7)-노는 계집.- 방면에 그 마음이 잊혀지지 않구 그거를 생각하구 계십니까?”
그래니까, 
“이제는 어떤 일이 있어두 절대 그런 생각은 안하겠다.”
구. 그래 가지구 지내는데, 그러며는 또 한 번 속아 본다구 그래 여태꺼지 과거에 장만했던 패물 있는 거 없는 거, 또 이 여자의 거슥으루서 심지어 참 바느질 품두 팔아서 푼돈두 모우구, 참 이렇게 했던 걸 가지구 그래 또 한번 해보시라구 그래 평양으루다가 포목장살 내려 보낸거예요. 인저 평양으루다가.
평양에다가 내려 보냈는데, 그래 한 달, 두 달 지내가 일 년 지내가 첫 번째는 잘 되더라 이거예요. 평양 가서- 인저 평양으루 내려 보내구- 내져 가서 하는데 불과 이 년이 못해 일 년 남짓후에 또 물린 거예요. 평양기생한테.
거기 가서 또 물려 가지고 걸려 들어서 다 빨린 거야요. 다 빨렸는데, 인제 갈래야 갈 곳이 없어. 그 나두 그 모냥 그 환경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해놓고, 아무리 제 자개에 아내라 하구-처라 이래지만, 거기를 또 고개 들구 인저 들어 갈 수가 없어. 그래 인전 생사간에-죽고 살고 인자해 놓구 거기서 제 일신이나 지내 가도록 간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 기생한테 인제 애걸을 한거야. 무슨 애원을 해서 소청(訴請)을 한거야. 뭐를 소청했느냐.
“내 이미 재산은 다 떨어 먹고 네게 와서 이렇게 됐으니까 나는 갈래 야 갈 곳이 없거든. 아내라구 찾아갈 면목이 없다. 없으니까 너희 집에서 내가 물 심부름이래두 해 주구 종 노릇을 해 즐 테니까두루 내 일신이나 먹여- 구인연명(救人延命)이나 시켜다구.”
이렇게 애걸을 한거야.
“첫번에는 내가 누구를 못써서 너를 여기다 두구 쓰것느냐? 일찌감치 가거라.”
“그저 내 소원이니 날 그저 멕여도 좋고 굶겨도 좋으니까 네 집에서 내쫓지만 말아다구.”
이래구 있다 이거예요. 그래 인저 한 해 가, 두 해 가, 해가 지내가구 이렇게 있는데, 집에 앉아 부인이 그 소식을 못 들을 리가 없잖겠어? 장그저 어떻게든지 대구 연락을 해서 듣겠지. 그러니 그렇게 한심하게 돼서 있다 이거야.
그렇키 지내는데 그 이씨가에 이웆.에 그 말하자면 그 젊은 사람이 청년이 있는데, 지금으루 친대며는 이거 고시- 고사 시험을 치루는 정도라 이런 말이지.
그런데 평양 감찰사루 인저 고만 고시가서 치면 그리 거슥해 볼까? 뭘 해 볼까? 이렇게 하구 그걸 거슥히 연구 중인데, 자 이거 자기로서는 헐 연구가 없고, 그 분이 이웃에 있는 그두 역시 김씬데, 그가 말하자면 합격이 돼서- 됀대면- 돼서 그 평양 감찰사루나 내려 간다면, 그 도복을 갖고 자기의 남편을 구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나서, 이 이가 뭐냐 하며는, 밤이면 후원에다가 단을 뫃고 정한수를 떠 놓고 정성을 디려요. 비느니 그저 이웃에 있는그 성명을 움직이며, 김 아무개씨가 그저 평양 감찰사루다가나 내려 가시두룩-되두룩 그저 점지해 주십사구 제단을 뫃구 밤으루다 매야(每夜)-매일 밤 하루 한 날 안 빠지구 그렇게 정성을 드린단 말이죠. 그런데 김씨가에 어머니가 계신단 말이지요, 어머니가. 그래 어느날 저녁에 잠이 얼른 들지 않구 해서 후원에- 을 한 번 휘 도는데 아 그 축원하는 소리가 들리지 뭐야.
그래 가만히 자촘자촘 가서 그걸 듣구 엿을 듣구-보는데, 그 홀로 있는 부인이 남편없이 나가 있는 부인이 자개집 아들이 그리 잘 되달라구 성명을 움직이면서 축원을 하니 그 고이하다. 그래서 한번 봐 본 후로 거슥해서 또 나가보면, 두 번 봐, 세 번 봐 어느날 거르지 않고- 궐허지 않고 매일 밤 와서 그륵키 정성을 드리지 않느냐 이런 말이지. 그래서 이거 회안하다. 헌 일이.
누구든지 저 잘 되기를 기원하고 공을 드리- 정성을 드리는 거지, 남 잘 되라고 정성 드린다는 말은 없는 거다. 지금 뭐 속담에 말이 있는 거여. ‘절에 가서 부처님한테 불 켜 놓구 초 켜, 불 밝힐 적에 저 잘 되라고 하지, 부처님 위해서 부처님 어둡다구 불 켜는 사람이 없잖느냐’이런 말이야. 이거 그런데 고이한 일이거든. 그리면 야 그거 큰 일입니다. 그리구 우리 집 아들하고 저 여자가-부인네가 지금 남편이 없- 외출하고 없는 거식이니까, 말하자면 이상한 비밀이 생긴 것 아니냐? 이렇게 이상한 말루두 또 들 수밖에는 없는 게 아니야, 그게. 그러니까 그 아들을 어느 날 불러서 그런 질문을 했단 말이야. 말하자문 질문이랄까 문초래도 과언은 아니지.
“그 아무개, 집 뒷집 그 여자와-부인네와 너와 무신-그 비상한 일이 있고 이상한 거시키가 있잖으- 없느냐?”
그러니께, 
“절대적 그런 일은 없읍니다.”구. “그거 뭐 도저히 그 부인네하구 서루 언어 한 마디두 통한 일두 없읍니다.” [테이프 교환]  
구. 그러니 그거 참 고이한 일이다. 그런 말이지. 이상한 일이지, 그럴 수가 있느냐? 그저 일년을 두굴 봐도, 근 한 일년이 돼 가는데-어언 일년이 돼 가는대두 하루 한날 빠지지 않구 그렇게 정성을 드리는거야. 그래다가 그도 역시 그에 정성인지 그 사람의 운인지 거기루다가 평양 감찰사 루다가 점지가 됐다 이런 말이예요. 그래서 그 부인이-그 남자두 이상하게 생각한 거 아니예요?
어째 자기를 잘 되라구 그렇게 날이 날마다 밤이 밤마다 그렇게 정성을 드리구 그렇게 해 주것느냐 말이죠. 그래 그두 참 고이하다. 그리면 자기의 선형(先塋)(8)-선영. 조상의 무덤.-의 덕택두 덕이겠지마는 그 부인에 덕두 있지 아니한가?
이렇게 감동이- 감심이 된거야, 마음이. 그런데 그 평양 감찰루 점지됐단 말을 듣구서 말이지. 이 이부인이 하루는 찾아간 거예요, 거기를. 그 어 머 니 께.
“감찰 어른을 좀 뵙고자 해서 왔읍니다.”
구. 그리케 되니까 물론 마음도 다정해질 뿐 아니라 고마움두 한이 없이 느껴질 것 아니냐 말이지.
“그래 어서 오라.”
구. 그래 가지구, 
“그 감찰 어른을 좀 뵙고서 한 말씀 여쭐 일이 있어서 왔읍니다.” 구.
“그러냐?”
구. 그래 인제 면대시켜 주었단 말이지.
“그저 제가 부족한 정성 드린 것은 다름이 아닙니다.” 구.
“제 오래비 하나가 있읍니다. 오래비 하나가 있는데 별반 참 베실에 오르지 못하고 직위에 오르지 못해서 그저 그 감찰루 내려 가시며는 제 오래비 좀 하라 좀 말하자면 이용해-사용해 주십사.” 구.
“오래비를 위해서 저 뭐 제가 작은 정성이지마는 드린 거지 뭐 다른 이유와 뜻은 없읍니다.”
구. 이러니 그거 불응 하것어? 듣지 않을 리 없겠지, 그만한 거야.
“그러냐?” 구.
“그러면 어려을 것 없으니까 한 번 보내 보라.”
구. 그래 인제 이 여자가 와서 말이예요. 자기가 변복(變服)을 한거예요.
모습을 달리하고 남복을 하고 온 거야. 그래 가서, 
“그 아무개의 오래비 되는 아무 옳습니다구 찾아 뵙기가 늦었읍니다.”
구. 가 인사를 올리구, 아 보니 뭐 이 비슷하거던. 그래 남매간이니 비숫한가 보다.
“그래 어려운 것 없다구. 내가 언제 거기 도착할 거니까, 그때 우리 같이 내려 가두룩 하자.” 구.
“그러시냐구. 그래 먼저 도임 하시면 제가 몇 일 내루다가 곧 뒤따라 내려 가것읍니다.”
구. 그래- 그래 인저 함께 지내기 거슥하니까 먼저 그 감찰을 내려 보내 준거야. 그래 그 뒤에 그 이부인이 변복을 해 가지구 뒤쫓아 내려 간 거예요. 가서 그래 인저 한 달, 두 달 지내본데 그 뭐 참 그만치 뇌가 좋구 연구가 많은 여자니까- 사람이니까, 행정계에서두 서투른 것 없이 척척 해가죠. 진행해 가는 거 것으면 이거 참 아주 신출귀몰하게 해나간단 말이여요. 그러니께 감사는 오히려 뒷전인 거예요.
그야말로 면장 명예만 가지고 있지 부면장 지위가 다 하는거지. 말하자면. 그래 그냥 일 년 가, 이태 가, 어언 몇 해를 지내 가니까 말이지. 그래 인제 한번 떡 그 관에 기생에 집엘 찾아가 본거야. 저 남복을 하구선, 찾아 보니까, 
“아무 데서 아무개 손님 오셨다.”
니깐, 참 그야말로 환영이 기가 막히겠지. 그런데 가만히 즈 남편 자격을 보니 그거 옷에서 때는 곰실곰실 윤이 번쩍번쩍 흐르는데, 참 기갈이 심한 모냥이구 그냥 뭐 인간이 인간 같잖아 보이는데, 참 불쌍한 모냥이라, 차마 목불인견(目不忍見)이란 말이지. 눈 뜨고 볼 수 없다 말이야. 남이 아니면은 저 모냥 저 짓을 하구 차라리 저렇게 지낼 바에는 죽어서 한 세상 잊어버리는 게 낳지, 무신 낙을 바라구 무신 여망(餘望)이 있다구 사느냐? 이런 생각밖에는 안 들더라 이거야. 그러니 이래두 못하구 피세양난이라 이런 말이지. 그걸 보구 속으로 가슴 아픔을-저림을 참고 눈시울이 붉어진 놈을 억제하고 들어 왔다 이런 말이지. 그래서 이게 어언간 몇 해가 간 거야.
기생년이 그랬는데, 그래 인제 그 감찰한테다가 그런 사연을 한번 그제의 한거야.
“뭐냐하면 그 아무 데 기생이 듣자한 즉 그 남에 집 장사아치들을 남에 기타 여러 사람에게 못할 일을 많이 시켰다. 참 억울하게 뺏고 억울하게 먹은 돈이 많다 허니 이거를 실지 한 번 탐정해 보구 조사해 볼 수밲에는 없읍니다.”
그러니 아 말하자면, ‘이부자면 이부자 그건 그대가 생각대루 하구 처분대로 하라.’구. 그래 사실 수소문 해보구, 그간에 기 삼년 있으면 그거 뭐 뒤야 뭐 비밀히 조사하구 알았을 거야. 그거 참 억울한 성격에 빠진 몇 몇이구 참 꺼풀루 빨린 사람이 뭐 평양 바닥이라면 수십 명, 수백 명 이라구두 할 수가 있지. 아 그러고 있는데 이걸 감정해 보구서는 너무 한심하다구. 그래서 어느날 연행을 한 거야.
“네가 그 남에 재산 빨아 먹은 것이 억울하게 네가 원형으루다가- 원형이정(元亨이貞)으루 벌어 먹은 거는 말할 수 없지마는 억울하게 해서- 억울하게 뺏은 돈이 얼마나 되구 얼마나 되느냐? 네 재산이 얼마나 되냐? 네 직고(直告)해 봐라.”
그래 과연 많지. 없구 적은 게 아니거든.
“그러면 네가 남에 재산 억울하게 뺏은 것은 다 이 퇴전해 줄 수 있느냐?”
“명령이시라면 하것읍니다.”
이러그던.
“네가 만일 않는다면 나두 너를 그냥 용서할 수는 없어. 너 형(刑)을 줄 꺼야.”
그러니까 헐 수 있느냐 이거지. 그래 뭐 다 조사해 보면 엉망이구 뭐 그게 기가 멕히는데 그러면 인자 그거는 고사해 놓구, 
“네 집에 있는 그 하인이 몇 해나 부렸느냐?”
말하자면, 
“몇 삼년이며 몇 개월이구 사용했읍니다.”
“그러면 그 사람에 재산 돌려 놓을 제에는 얼마더냐?”
“그러면 암만암만 됩니다.”
“그러면 네가 그 재산 배상해 줘야 하느니. 그 사람이 재산을 네게다 뺏기구 탈취 당하구-한 날서부터 그거 배상으루 물어 줘. 배상으루 해주되, 그사람이 네게서 고용한 것이 몇몇 해냐? 그러면, 그사람이 고용되자 암만암만 여차여차해. 그러니까 네가 전부 그거 배상해 줄 수 있느냐?”
“네 그저 명령이시라면 허겄읍니다.”
“그래?”
“그래면 언제까지 허겠느냐?”
“그래 언제꺼지는 허겠읍니다.”
“그러냐.”
구. 그러니까 인제 약속을 떡 해 놨거든. 그래 인저-그래 그거 결말을 짓구 와서는 인저 감찰두 감쪽같이 속이구선, 그 때야 비로소 공개한 거
야요.
“제가 그 아무데 아무개 그 저 그짓말 하구 속인 건 황송한데, 이게 김아무개의 일이 하두 억울하구 거슥해서 제가 이렇게 허위를 허구 이렇게 속인 겁니다.”
구. 그러니까 그 때서 그두 그렇게 있어봐야 여잔 줄은 몰르구 지냈다 이거예요. 그래서 그 탄복을 허구, 
“그러냐? 구. 어서 올라 가시라.”
구. 그랬더니, 
“제 남편두 수일간 올라 온다구 하니까두루 제가 먼저 가야겠읍니다.”
그래서 그렇게 작별하구 먼저 올라온 거예요. 올라 왔는데, 그러니까 행차할 적에 관복을 입구 행차를 하는데-올라오는 길인데, 올라 을적에 그 김이 그 행차길을 보구선, 
“아이구 어디 가시느냐구- 행차 하시느냐?”
구. 앞에 가서 부인한테 절을 했다는 거야. 행차길에 그냥.
“그래 인저 오늘은 어디까지 좀 소관이 있어 행차하는 중이라.”
이러니 올라와 가지구 보니, 그 오막살이 집이 예전에는 대부분 초가 아니냔 말입니다. 거지반-그걸 몇몇 해는 됐으니 지붕이 썩어서 고랑두 되고 풀이나서 우거지고 앞 뒤뜰에두 풀이 나서 우거져서 산과 들 같이 우거지고 그거 기가 멕히지. 그래서 옷 벗어서 팍 감춰놓고 그냥 방안에 먼지나 쓸구 제일 드나드는 데만 갈쭉하구 이렇게 있었단 말이지.
인제 불원간 인저 자기 남편이 오것지 허구 있는데, 그래 어느 날 온다는 거만큼은 짐작하구 알구 있는 것 아녜요? 그러니 인저 집이라구 와 보니 기가 차구 엉망이지. 집이라구 생각한대면, 지붕은 썩어져서 기울었지, 집은 쓰러져 가구 지붕은 고랑이 져서 풀이 나구 또랑이 지구, 앞 뒤에는 그저 풀 먼지가 태산 같이 쌔이구 기가 멕히지. 저 문 앞에 들어와서
“이리 오너라.”
하고 부인을 부른단 말이지. 그러니 이 이거 대답은 무신 언명, 아 대답하구-좀 말하자면 애 좀 엑이구 속 좀 쎅여본단 그거지. 인제 감추구, 마누라가. 그래 두 마디, 세 마디 불르도록 가만히 있다가는 낭중에 비로소 방문 이렇게 비드득 열구서루다가 이렇게 쳐다 보는거란 말이지. 보니까 오히려 인저 큰소리 친다 이거야.
“남편이 나갔다가 몇몇 해 만에 돌아온다면 주야장창 고대하다가 아 영접할 일이지, 그렇게 응, 그런 행동과 그런 처세가 어디 있느냐?”
구. 아주 꾸짖구 야단한단 말이지.
“아이구, 나갔다가 멪멪 해 만에 들어오는 것이 아주 그렇게 대단하냐구. 나두 몇몇 해 이렇게 살아 나느라구 나두 기가 멕힌 고생 별별 경력을 다 지금 고초를 겪구 있는 중이라.” 구.
“그래두 남편에게 순종을 못하구 다정스레 못하구, 도리어 괄구 뻣뻣하게 처신을 한다구. 이런 여지의 행동 처신이 어디에 있으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있느냐?”
구. 인저 화를 내가지구 마누라 때릴라구, 오히려 몽둥이 찾아들라구 돌아댕기 더라 이거야. 몽뎅이 찾아들구 들어가 이리 가구, 이리 피하구 저리 피하구 쫓겨 갔거든. 웃방에다가 예복을 해놨든 옷을 가지구 저 바깥에 나가선 입구서는 바깥에 가서, 
“이리 오너라.”
하구 도리어 인저 반대째루 불르니까 이 작대기 들구 삘삘 돌아 댕기다가는 뻐끔히 쳐다 보더니, 
“아이구, 어쩐 일이십니까?”
하구서는 앞에 나와서 절을 허더라 이거지.
“아이, 이거 어쩐 일루 제 집꺼지 이렇게 이런 누추한 자리를 오시느냐?” 구.
“그 어떻게 됐나 궁금해서 내가 잠깐 들렸노라.”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기세를 보니까 안손하구 한 거시기 아닌데 무엇에 흥분하구 화가 난 모냥인가? 그 왜 막대기 작대긴 들구 돌아 댕기구 그 모냥인가?”
하니까, 
“아니올시다. 아무 것두 아닙니다. 그 저 제가 혼자 그 그랬읍니다.”
이렇게 말을 하더라 이거야. 그러니께, 
“세상에 사람이 이르기를 ‘쪽재비도 낯이 있단’말이 있어. 몇몇 해를 아내를 갖다 그 고생을 시키구 그것을 당하구 거기 가서 그 모냥이 돼. 가지구 세상을 살 맛이 있었더냐?”
구. 그래 인저 감찰복을 벗어 놓구선, 
“자게루 인연해서 나두 가서 멫멫 해를 거기 감찰루 가서 있었다.” 구.
“세상에 그럴 수 있느냐?”
구. 그래서 그 집안이- 참 저두 그걸 보구 감동하구 자기 아내 가 그렇키 참 능허구 기묘한 줄은 몰랐다 이거지. 그래서 그게 인제 그렇게 만나서 그 뒤로는 일생을 마쳤다 이런 얘기가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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