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제보자는 갑자기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까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조사자에게 다음에 연락하고 오면 생각을 해두었다 많이 이야기 해준다고 했다. 조사자가 그래도 하나 더 해주시라고 하자 짧은 이야기 하나 해주겠다고 하면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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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전라북도/옥구군/대야면 분류코드: [대야면 설화 7] 테이프번호: T. 대야 2 앞 조사장소: 보덕리 안정 조사일: 1982.8.7. 조사자: 박순호, 이홍 제보자: 안수문(남, 56세)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제보자는 갑자기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까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조사자에게 다음에 연락하고 오면 생각을 해두었다 많이 이야기 해준다고 했다. 조사자가 그래도 하나 더 해주시라고 하자 짧은 이야기 하나 해주겠다고 하면서 시작했다.* 산고라당(산골짜기)에서 어린아이가 하도 울어쌌는디, 엄마는 일찍 잃고서 제 누나 저그 성(형)들이 어린아이를 곤수(간수)를 허고 데리고서 근간히(근근히) 길르는디, 낮이는 어찌케 그저 미음도 멕이고 어찌고 허먼 그대로 듣는디 밤이먼 어찌케 자망거리고 울어쌌는지 달랠 장사가 없는디-. 그집이서 가난헌 놈의 집구석으서 저 아버지가 어찌케 근근자상(1)-근근자자(勤勤孜孜)의 뜻. 썩 부지런하고 충실하며 정성스러움.- 히서 송아치(송아지) 한 마리를 조그만헌 걸 사다 멕이는디, 그것도 복이라고 산고라당으서 호랭이 한 마리가 내려와 가지고서는 큰 소는 못잡아 먹고 조그만헌 송아지인게 그놈을 달칵 잡아먹어 버맀단 말여. 잡아먹고서는 송아치 대신 식구창(2)-식곤증(食困症)의 뜻.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나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 이 났으니, 걸어갈 수가 없으니 거그서 인자(이제) 늘티-헌니 한 소금 자고 새복(새벽)으 가야겄다고 허고 자빠져 있는디, 거긋다대고(거기에 더해서) 도둑놈은 외똔집(외딴집)이서 송아치 한 마리 있는 것을 욕질헐라고 고 송아지를 또 끄시러 왔어. 그 인자 와서 보닌게 송아지를 끄시러 왔는디, 어린애가 하도 울어싸닌게 호랭이란 놈이 들으닌게 즈그(저희) 누나, 성들이 세상으 ‘너구리 온다, 곰 온다, 여시(여우) 온다.’ 벨시런 것 다- 와도 안듣고 울아, 울어 싸. ‘호랭이 온다-.’ 해도 울어, 호랭이란 놈이 생각컨대 ‘내가 산중의 제일 으런(어른) 가는 왕치(왕초)인디, 내가 온다고 히도 저것이 무서를 않고 울다니-.’ 괘씸허단 말여. 아, 그런 판인디 즈 누나가 있다, “야, 여(여기) 꼬깸(곶감)이나 줄팅게 울지 마라.” 꼬깜소리를 내닌게 뚝 그쳐 버린단 말여, 어린애가. 그러더니 도독놈이 쬐끔(조금) 있다 오닌게, 그러자 도독놈이 그 시간을 맞춰가지고 덜썩 따라 들온게, 송아진 줄 알고 보닌게 꾀삐(고삐)가 떨어졌은게 송아치 맨 꼬삐를 목아지를 덜썩 얼어(얽어) 가지고서 묶어가지고선 끄집어 잡어 댕긴게 호랭이란 놈이 달싹 얼은(당황한) 것이 어찌서 얼었느냐 허먼 어린애가 호랭이 온다고 히도 울은 뇜이 꼬깸이라고 헌게 그냥 달싹 못힜는디 나보다 더 무선 것이 꼬깸인가 본디 요거 꼬깸이란 놈 한번 왔는개비다(왔는가 보다). [일동: 웃음] 그 졸래졸래 이놈을 따러가. ‘도대체 꼬깸이란 놈이 나보담 얼매나 무선 놈인고-.’ 그 도독놈은 아무 것도 모르고 송아진 줄만 알고 뒤는 치다도 볼 것 없이 그저 졸래졸래 잘 따러 오닌게 한없이 산꼬라당으로… 동이 훤히 터서 뒤를 잘 따러와서 힐껏 쳐다본게 호랭이네. [깜짝 놀란 어조로] ‘아불카(아뿔싸) 이것이 무슨 일이냐? 이것 참, 여까장(여기까지) 안 죽고 살어온 것이 천행이다.’고 어쩔지를 몰라가지고서는 호랭이고 송아지고 간에 아무 것도 집어 내쏘고(내버리고) 숨을 군데가 없는디 보닌게, 오래된 고목나무가 하나 있는디 중동(3)-사물의 중간이 되는 부분. 가운데 부분.- 이 딱 짤라져서 속이 푹썩어서 장구통이 되았단 말여. 엉겁질이(엉겁결에) 숨을 디가 없은게 엉금엉금 올라가서 그 속으로 쑥 들어갔단 말여. 근디 늙은 곰 하나가 호랭이 허고 친구가 있는디 탈싹탈싹 산고라당으서, “호랭이란 놈, 너 어디 가서 사냥힜고나?” “얌마 암 말도 말어. 꼬깸이란 놈이 있어서 너 죽고 나 죽어.” [일동: 웃음] 아,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 꼬깸이란 놈이 뭐- 뭐다냐?” “야 이놈아, 꼬깸이란 놈한티 내가 모가지 얽어갖고 여그 와서 시방 안 죽고 살은 것도 천행이다 임마, 꼬깸이란 놈 저 고목나무 속으 들었다.” “뭐? 야 이놈아 니가 돌렸다.” “[당황한 소리로] 야 이놈아, 시방 저 장구통 속으로 들어갔은게 저 고목나무 속으 들었다.” 고. 인자 곰이 엉금-엉금 올라가서 보닌게 뭣이 도독놈이 할딱할딱허고 그 속으가 들었는디, 가서 보닌게 고목나무를 짜갤 수도 없고, 자껏 ‘숨 맥히서 죽어라’ 허고선 고목나무 우그를 털썩 주저앉어 버맀단 말여. 그 도독놈이 생각허닌게 꼼짝 못허고 죽었는디, 그것 도독질 허로 댕긴게 올개미(올가미)를 헌 것이 있는디 기왕 죽기는 매사 일반이다. 곰이란 놈이 도독놈 숨 맥히라고 콱 눌러놓고 다닌게 불알텡이가 쇠불알처럼 축 늘어졌더라 이거여. [청중: 웃음] 그려! 올개미를 히가지고 딱 올가(옭아) 가지고서는 똘똘 몰아 쥐고서는 ‘니가 죽냐, 내가 죽냐.’ 잡어댕긴게 곰이란 놈이 저 고목나무 우그서 홀짝홀짝 뜀서 ‘나 죽는다, 나 죽는다.’ 해놓으니, 호랭이란 놈은 막 도망가서, “[통쾌하다는 듯 빠르게] 야 이놈아, 봐라. 꼬깸이라고 않더냐. 꼬깸이 꼬깸이! 너 잘 죽었다 이놈아-.” [일동: 웃음]한국구비문학대계 5-4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