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호식 면하고 김정승 사위된 이야기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최정여, 강은해, 박종섭, 임갑랑
조사장소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조사일시
1980.11.17
제보자
박옥천
조사지역
경상남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박경문씨가 앞의 이야기를 끝내고 난 후 지난 날 고생스러웠던 자신의 인생 경험담을 한참 했는데, 너무 오래 계속되니까 제보자가 중지를 시키고 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앞니가 없어서 발음이 분명치 않은 곳이 많았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상남도/거창군/위천면
    분류코드: [위천면 설화 3] 
    테이프번호: T. 위천 2 앞~뒤
    조사장소: 남산리 금곡
    조사일: 1980.11.17.
    조사자: 최정여, 강은해, 박종섭, 임갑랑
    제보자: 박옥천(남, 66세)
    호식 면하고 김정승 사위된 이야기
    * 박경문씨가 앞의 이야기를 끝내고 난 후 지난 날 고생스러웠던 자신의 인생 경험담을 한참 했는데, 너무 오래 계속되니까 제보자가 중지를 시키고 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앞니가 없어서 발음이 분명치 않은 곳이 많았다. *

그전에 저 시골 이정승이라 카는 사람이 살았는데 이정승이 아들도 없고 딸도 없어요. 아들도 없고 딸도 없는 가운데 어째 참 아들 하나 뒀어요. 이 아들을 갖다가 어떻게 됐냐 할 것트마 쥐만(잡으면) 꺼질까 불만(불면) 날까 이런 자석으로서 이래 길러 나가는데 고 다섯 살 먹던 해음에 어느 도사가 동냥을 하러 왔어. 그래 그 종들이, 
“저, 샌님 샌님, 저 중이 동냥을 하러 왔는데 어떻게 할까요?”
“그 백미(白米) 한 말만 드리라.”
이랬거든요. 이라니까니 그 종이 동냥 가져간 그 종으로써 그 집에 공자가 참 그럴 수 없이 잘 지내. 그 뒤에 졸졸 따라 갔거던. 따라가니까나 그 중이 힐떡(후딱) 이래 한 번 치다(쳐다) 보디마는 하는 말이, 
“하. 그 공자가 누집 공자인지 모르지마는….”
이러카고 마 동냥 받아갖고 그만 가뿌맀어. 갔는데 그래서 그 종이 다시 와 갖골랑은 돌아와서, 
“참 샌님, 공자님이 뒤를 따라가니까 그 공자님을 쳐다보디마는 ‘그 누 집 공자님인중 모르겠지마는’ 하고 뒤 끝이 없읍디다.”
“그라마 가 그 중을 가 들고 오이라.”
이래서 그 중을 저기 가는 걸, 
“중, 중”
부르니까 대답 없이 쳐다도 안보고 그냥 가여. 그래 다시 돌아 와 갖고
“샌님.”
“와?”
“중님을 부르니까 대답도 안하고 갑디다.”
“그러며는 어떻게 됐냐? 어째 불렀노?”
“‘중, 중’ 이래 불렀어요.”
“야 이놈아, ‘중, 중’ 부르면 되나? ‘대사님, 대사님’ 부르지.”
그래, 그 다시 쫓아 나가갖고 ‘대사님, 대사님’ 부르니까, “왜 카냐”고.
“무슨 일인고.”
“우리집에 샌님이 오시라 카이 한 번 갑시다.”
이라이께는, 
“나 아무말도 한 거 없는데….”
이러시는 기라. 그러나 그 인자 오시라 칸께네 마 따라간다 말이지. 따라 가갖고 지금은 참 저런 대사가 어떻게 드가서 우리들하고 참 그런 이야기도 하고 하지만 이 앞선에는 그 대사라 카는 사람하고 그 정승하고한테는 고마 괭이(고양이) 앞에 쥐라요.
그 섬돌에 올라서서 무르팍(무릎)을 디리 끓으면서, 
“샌님, 무슨 의도로 저를 청했읍니까?”
이러거던.
“자네 아무 말도 말고 이 방으로 들어오게.
참 이 갭(겁)이 난단 말이라. 갭이 나서 벌벌 떨면서, 들어오라 카는데 안 들어 갈 수 없고 들어가가 앉아 있는 기라.
“자네 아까 저 내 집에서 동냥을 해 갖고 가며 하는 말이 있지?”
이라는 기라.
“예, 뭐 별 꺼 없습니다.”
“으―그러지 말고 자네 포부대로 말하게.”
“공자님이 참 좋읍니다마는 호식해 갈 상입니다.”
이러거든.
“하이 이 사람아!”
그때는 마 참 다정하기 카면서, 
“죽을 골을 알면서 살 골을 모를 리가 있는가? 살 골을 얘기 해 주게.”
이란께, 
“예, 샌님 그러며는 종들이 몇 명이나 됩니까?”
“한 십 명은 되네.”
“아 그라며는 그 종들을 전부 이 앞에다가 문 앞에다가 세워 보이소.”
죽 세운다말야. 죽 세우디만 차례로 보디만 해필(하필) 맨 뒤를 잡아 낸단말야.
그러면 한 쪽 눈 새끼먹고, 한 쪽 팔 곰배팔, 한 쪽 다리 전동 다리 이 사람을 들어내민서 어떠튼지 아무 날 아무 시에 말하자면 열 시라면 열 시 이 정도에 갖다가 그 사람을 딸리서 고만 흔적없이 내보내라 카는 기라.
허, 인자 부모들은 불만 날까 지만 꺼질까 이런 자석으로서 그만 저 영감 할마이 고민을 안 할 수가 있나. 그래서 그저 새중안에 그저 옷을 몇 해 입을 걸 싸갖골랑은 오장채(1)-‘오장(奧藏)’은 깊이 감추어진 곳을 말함이며, ‘채’는 접미사인 듯하다.-에다 집어 넣어갖고 오장채 우(위)에다가 이름을 이 행보라 카는 사람이고, 저 좋은 개띵이다 이름이.
그래 그날이 떡 닥치서 그 시간이 닥치서 그만 이자 업히서 내보냈어.
내보냈는데 이 개띵이가 참 영리해. 그러며는 아침 저녁으론 얻어 먹고 낮으로는 동냥을 조그매씩(조금씩) 했어. 거짓말로 ‘아무 데 사는 이정승의 아들이 행본데 어릴 때 조실부모하고 의탁할 데 없어 종으로서 내가 그 집 종으로서 나를 그래 사람이라꼬 날 갖다가 참 이래 의탁을 하고 따라 다니는데 불쌍한 우리 이 행보를 불쌍히 여겨 동냥 좀 주시요’ 이런께, 이 놈, 한 되를 줄꺼 겉으만 두 되를 줘요. 이러키 참 벌었으나 이노무꺼 아 짊어지게 동냥도 짊어지제 도저히 뭐 짊어지고 대니다 보니까는 도저히 다 못갖고 댕겨. 그래서 또 내기도 하고 또 얻기도 하고 그러구러 그러구러 지내다 보니까는 그거 이 행보라 카는 사람이 열 살을 먹었어요.
그러며는 그 개띵이라 카는 사람이 어땠냐 할 것트마 ‘이 우리 저 도령님을 갖다 말이지 공부를 좀 시킸으만’ 싶은 생각이 나요. 그래서 참 이 골 저 골 댕기다 보니까는 한 곳을 가니까는 첩첩산중에 절이 있어요. 절에 글공부 소리가 나거던요.
그래서 그 곳을 가갖골랑은 그 문 앞에 가서 굴복을 하고 있었어요. 둘이서, 이 행보라 카는 사람하고 개띵이하고 굴복을 떡 하고 있으니까 그 글을 가르치던 선생이 인적끼(人跡畿微)가 있었는데 들어오지 안하거든요. 안 들어오니까는 문을 열어보니까, 문을 열어보니까나 ‘나 앞에 이래 굴복을 하고 있냐’하고 이래 물었어.
“예, 이 공자님이 아무 데 사는 이행보라는 공잔데, 어릴 때 조실부모하고 의탁할 데 없어 저한테 의탁을 하고 댕깄는데, 오늘날까지 댕깄는데, 지금 나이가 열 살이라요. 그러며는 선생님한테 공부를 가리키 주만 싶어 이래 굴복을 하고 있읍니다.”
“이, 그래 그러며는 나 요로 줄 꺼는 책임 못지고 그 공자를 갖다가 니 먹여 살리나?”
이래 물었어요.
“예 어떻컴 하더래도 내가 저 동냥을 해갖고 저 선생님 월급까지 내가 드릴 테인게 좀 가르쳐 주시요.”
그러고는 참 이래 허락을 받아갖골랑은 이 행보라 카는 사람은 절에서 공부를 하고, 개띵이는 종야 장차로 진날(흐린 날) 갠 날 없이 돌아 댕기면서 동냥을 했어요.
동냥을 하다 보니까나 참 절에서 밥을 해 주고 그 밥해 주는 먹고 남는 거는 먹고 남는 것은, 선생님을 이래 참 요로를 줬어요. 요로를 주고서 이래 해 나가는데 그 선생님이 요로를 안 받아요.
“니 마음이 참 정직한 사람으로서 어쨌던지 니 그 집 공자를 살릴라꼬 이렇게 애를 쓰는데 내가 너 하나 더 받아 봤던 뭐 내가 떼부자 되겠나. 난 안받는다.”
이러구러 이런 것이 오 년 동안 일어났어요. 오 년 동안에 그 새 중간에 정월 참 섣달 그믐날이 떡 닥치니까 그 다른 생도들은 모두 설 쇠러 간다고 가고 선생님도 설 쇠러 간다고 가고, 다 가고, 그 방에 다시 둘이 누웠어요. 누웠을 때 참 눈물이 비오듯이 흐르지요.
부모생각 하고 앞길을 생각하니까는 참 눈물로 밤을 새우고는 그러구러 오 년 동안을 떡 일렀는데 그 해에 갖다가 호식해 갈 해운(2)-해(年)의 운수(運數).-이라요. 해운인데 그러구러 참 서울서 과거 본다고 막 서울로 이래 죽 그 서당생도들이 모두 서울로 올라 가는데 이, 이행보라 카는 사람은 참 공부가 좋아요. 좋이나 그 인자 올라 갈 힘이 없어요.
그러머는 인자 걸어서는 몬 가고 천상 저 들어앉았던 다리에 뭣이라도 타야 되제, 그 말이라도 타야 될 낀데 말 한 필이라도 살 돈이 없지, 올라가는 노비가 없지, 이러니 묵묵부답으로 떡 이래 앉았는데, 그래 개띵이가 하는 말이, 
“아이 공자님은 어째 다른 사람 생도들은 모도 과거보러 간다고 가는데 어째 공자님은 과거 보러 갈 힘이 없소?”
이러니께, 
“내가 과거보러 가며는 될란지 안될란지 모르지마는 올라 갈 힘이 있는가? 노비가 없어서 못 가니 뭐 참 할 수 없다.”
고 이라니까네, 그래서 그가 인자 개띵이가 동냥해다가 저축해 논 게 있어요. 저축해 놓은 것이 돈이 조금 있었던가 열 닷 냥을 주고 말을 한 필 샀어요. 말을 한 필 사갖고는 그래 인자 이 행보를 실고 개띵이가 구장을 잡고 올라가는 기라요.
올라가는데 이노므거 올라가민서 노비가 있어서 주막집에서 밥을 사 먹고 이래 가만 되는데, 노비가 없다 보니까는 이노무꺼 참 밥을 한 상에 갖다가 한 냥이 되며는 한 냥 어치를 천상에 사무야 그 집에 자야 되, 안 사무만 그 집에 못 자요.
그래서 한 냥 어치를 사갖고 그 놈을 둘이서 나눠 먹어요. 나눠먹고 그래 인자 두째 카는 거 얻어 무가면서 올라가요.
그렇다 보니까는 이노무 말, 말은 생각도 못하는 기라, 사람 입 때무로. (때문에) 그러구러 그러구러 서울에를 도착을 했어요. 도착을 해 갖골랑은 서울 들어가는 어구에 간판에다가 써 붙이기를 ‘점하는데 복채가 열 닷 냥이다’ 이래 써 붙이 놨이요. 떨어지게 맞힌다 카거던. 그래서 그 말을 팔아 보니까는 올라오면서 골미깃제 말랐제, 열 두 냥 밖에 못 받았어요. 석 냥 밑지까부맀어.
그래 인자 개띵이가 이 행보더러, 
“자, 저, 복채가 열 닷 냥이라고 써 부칬는데 열 두 냥을 갖고 가서 우리 사정을 하고 점을 한 번 해 봅시다.”
그래서 그 저 점쟁이가 밤낮 주야로 어떠크 선비들이 점하러 들어 오던지 잠 잘 여가가 없었어요.
그래 참 그때 갖다 마침 어짠 일이 된기 아이라 점꾼이 조금 떨어졌어요. 떨어졌는데 그 점쟁이가 고때 조금 졸았어. 조으니까네 백발 노인이 오디마는, 
“너는 어짠 잠을 그렇게 자나? 어느 공자 두 분이 와서 시방 점 할라꼬 들어왔는데, 저 찾었는데 어짠 잠을 그렇게 자나? 그렇데 그 사람 점꽤 나는대로 잘 빼주고 돈은 받지 마라.”
이래 된 기라요.
그래서 엄매 싶어서 퍼뜩 깨니까 공자 둘이 와서 찾거든요. 그래 인자 참 와갖골랑은 하는 말이, 
“저, 점채를 갖다 써 부쳐논 걸 볼 때에 열 닷 냥이라고 이렇게 써 부칬는데, 우리가 사마 야차(3)-약차(若此).-하고 야차해갖골랑 이러이러해서 열 두 냥밖에 장만을 못했으니 이 열 두 냥을 받고 점을 해 주시요.”
이라니까.
“아, 그래요?”
그래, 점을 하다가 그 점쟁이가 까박 자물시요, (4)-정신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깜박 자물시디만 깨갖골랑, 
“아이고 이 점을 내가 못하겠심더.”
이래거던. ‘왜 카냐’꼬 어띵하던지 개띵이가 또 애원을 하는 기라.
“어떻하던지 점꽤 나는대로 기탄 없이 이야기를 해 주시요.”
하는 기라.
“아이고, 아이고, 저, 도령은 살기가 억시(매우) 어렵심다.”
이러커등.
“그래 어째서 어렵십니까?”
이라니께, 
“아무날 저녁에 호식해 가는 날인데 호식해를 가는데 이정승의 딸님한테로 장개를 가야만 살지 그리 안 되면 못 삽니다.”
이라거던.
“그래, 이 김정승 집이 어데 쯤 있읍니까?”
“저게 저 있는데 날짐승이나 들어가까 길짐승이라 카는 건 못 들어갑니다. 개미도 못 들어갑니다 고마. 열 두 대문에 갖다가 문지키가 꽉 들어 찼는데 담장은 갖다가 여러 수십 길 되고 한데 그 어떻게 들어가겠십니까?”
이라거던.
“예, 그래요?”
그래 인자 돈 열 두 냥을 주니까는 뭐 돈 안 받을라 캐요. 그래서 그 집 앞으로 가 봤어요. 가 보니까는 오두막집이 한 집 있어요. 김정승의 집 앞에, 그 집 앞에 오두막집을 가서 주인을 찾은께 남자라 카는 건 없고 노고 할마이 혼자 뿐이 없어요.
그래 개띵이가 하는 말이, 
“어머이, 우리가 말이지 여 과거하러 왔는데 노비가 작아갖고 차 돈이 작아 갖고 큰 여관같은 데 가 못 자고 천상 작은 방 저거라도 좀 빌려주만 우리가 과거 볼따나꺼정 우리가 몸을 거처하겠심더.”
이라이께, 
“아이고 작은 방은 놔두고 큰 방 여라도 못 자니께, 이 방을 보라꼬, 저런 선비들이 갖다 우리방에 어찌 자겠느냐?”
고 이라는데 보니까, 참 자리라 카는 것이 거적때기를 엮어 갖고 이래 쪼르르 펴 놓고 노고 할마씨가 혼자서 자고 있어요.
“아, 방 걱정은 하지 마시고 어짜던지 허락만 해주만 우리가 여기서 자겠심더.”
“아, 그라만 너튼(넓은) 방에 와 자라꼬.”
그래 인자 개띵이가 거 가서 방을 숙씨니까는(쑤시니까) 먼지가 자욱하고, 그래 방을 훌티리 씰어(쓸어)내고 그래 서울 장안에는 들어와서 자리를 서너 닙 사다가 쭉 펴 놓고 양식(양식)을 몇 되, 그 돈으로 갖고, 몇 되 팔아놓고 이래 지내 가는데, 그래 인자 하루 지내, 이틀 지내, 한 사날(사나흘) 지내, 노고 할머니가 볼 때 그 개띵이가 화를 낼라 카다가 안 내고 낼라카다가는 안 내고 이라거던.
“그래 저, 도령은 무슨 말이 나한테 참 그스기 있어서 말할라 카다가 안하고 말할라 카다가 안하는 그 의도가 뭐인고?”
이라니까, 
“예, 어머이 그런기 아이고.”
고만 어머이라 캤어.
“그런기 아이고 이 도련님이 시골에 아무데 이정승의 아들 이행본데 아무날 저녁에 호식해 간다 하는데 이 김정승 딸님한테로 장개를 가야마는 호식해를 안 가고 살지 그래 안하며는 호식해를 간다 카이 어찌해야 되겠읍니까?”
“어, 그래? 그러면 그 김정승의 딸을 몸종으로 우리 딸이 가 있다. 있으니 가(그 아이)를 불러 내갖고 우리가 의논을 한번 해 보자.”
그래갖고 우짜는게 아니라, 그 참 부르께이 저거 딸이 나왔어. 나왔는데 야야 그래 인자 그 노파가 거짓말을 한 기라.
“너는 모른다. 너는 모른다. 너 어렸을 때 너거 오빠들이 객지를 나갔다. 가갖꼴랑은 참 너거 작은 오빠를 공부 시킬라 카이 너 큰 오빠가 다리도 다치고 눈도 다치고 팔도 다칬다. 그래갖골랑 공부를 해갖고 요번에 과거를 본다 카이께 이래 왔는데 그래서 참 어떻던지 너거 애침님(5)-‘애씨님’의 거센 발음으로 보인다. ‘아기씨’, ‘아씨님’으로 보면 무방할 듯하다.-한테 장개를 가야지만 저 너거 작은 오빠가 살지 그래나만 못 산다 칸다. 그러면 못 살며는 너거 큰 오빠가 십년공부 나무애비타불 될 것 아이가?”
이라니께, 
“아이 그 어렵심니더. 어렵심니더.”
이라거던.
“너 심까지야 한번 해 봐라.”
이래 된 기라.
그래서 그 처녀가 하는 말이 열 두 폭 치매(치마)를 어떻던지 풀을 빳빳하이 믹이갖골랑은 고마 와싹와싹걷구로 해 돌라는 이야기를 하거던, 그래서 그래서 이자 참 풀 빳빳하이 해서 믹이갖골랑은 딱 말라노니까 하루 저녁에 왔어. 그 인자 작은오빠라 카는 사람을 치매 밑에다 옇고 치매를 둘러입고는 걸음을 배우는 기라. ‘어서 저 앞으로 가, 뒤로 가’이카거던.
그래 한 사날 저녁 그래 그래 하다보니까는 발이 짝짝 맞아들어. 처녀 발 나갈 때 이 총각도 발이 나가고 이래 딱딱 맞아. 그라만 돼. 그러면 이걸 어짜냐 할 것같으만 김정승 안양반 방으로 해갖고 또 바꼍으로 나와갖고 또 김정승 자는 방으로 해갖고 열두 대문을 열고 나와야 되여. 그러니 열 두 대무을 다 갖다 문지기가 있는 기라. 참 들어가만 들어가기(6)-‘나오기가’를 잘못 말한 것이다.-어려워.
그래 참 나올 때 오늘 또 그 종이 거짓말을 한 기라.
“오늘 애비 돌아가는 날인데 가서 참 내나 지 놓고 들어오겠읍니다.”
이러카민성 허락을 받아갖고 나왔는데 나오기는 나왔으나 들어가기가 참 곤란하다 이 말이다.
그래서 그 문지기한테서 ‘내가 몇 시 돼서 들어올 터이께 그리 알라’카고 그래서 인자 참 나가갖골랑 치매 밑에다 여 갖골랑 가는 기라. 열 두 대문을 피해서 잘 드갔는데 김정승의 방으로 문을 문고리를 땡기이께 문고리가 손이 발발발 떨리면서 떨리는 기라. 그래서 인제 김정승은 자지. 자는데 고만 맘 먹니라 문을 빳닷 열어 갖고 딱 올라서민서 문을 팍 닫아니까는 저 문이 파딱 열리거던. 고만 치매 속에 있던 사람을 고마 문으로 내트리고 문을 닫아 놓고 고마 김정승이 호령을 하지.
“요망스런 계집아가 이 대장부 남자 자는데 이 무슨 짓이냐?”고.
“참 어린 시근에 밤은 야심하고 싫은 기가 들어갖골랑 이랬으니 용서해 주시요.”
“가 자거라.”
이란다 말이라.
그러나 인자 김정승 안양반 방엘 지나칠라 카니까 또 겁이 난다 말이다. 그래서 김정승도 마누라 방을 인자 고도 문을 확 열면서 치매바람과 문바람과 탁 닫으니깐 저 문이 확 열리거든. 그래서 인자 그저― 정승 안양반이 그만 호령을 한단 말이라. 호령을 하면서 뭐라카는 기 아이라, 
“요망스런 기집아가 저 아인 밤에 이 무슨 짓이고?”
뭐라 카거던. 그래, 
“저 어린 시근에 밤은 야심하고 참― 무신적이 있어 이래됬으니 용서해 돌라”
카거든. 그래서 인자 나와서, 나와갖고랑은 그 인자 왼짝 못이 있는데 못 가운데 다가 별장을 지어 놓고 김정승의 딸님이 고 공부를 하고 있는 기라.
그래 인자 줄배를 주 땡기까는 조르르 나오거던.
“오빠요, 타시요.”
이라니께 타거던. 그래 인자 줄배를 주 땡기까는 저짝에 승차가 가셔서 그래 인자, 
“오빠, 요랑대로 하시요.”
그래, 인자 그카고 보이 저 그 여자는 지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이행보가 가서 문고리를 거머쥘라카이 떨리사서 문을 못 연다 말이라. 그러나 ‘내가 이 방에를 들어 가야 살지 내가 안 들어가며는 못 산다.’ 그러한 목적으로 갖고 문을 삐죽이 여니까는 아이참 저 처제가 그만 보던 책을 딱 덮어놓고 축지문(祀祭文) 책을 딱 내 놓고 막 외어댄다 말이라. 아 외아대니 귀신도 아이고 짐승도 아이고 사람이라노니까 꼼짝을 안하고 있거던.
“그래 댁이 짐승이요, 사람이요?”
“사람이걸래 사람집에 들어오지 짐승이고 귀신이면 어째 사람집에 들어오나?” 이래 된기라.
“그러면 들어 오시요.” 그래서 들어가니까는 그래 인자, 
“무슨 일이든 내 방에 들어 왔소?”
그래 ‘내가 사막슨 야차하고 야차한 관계로 갖고 이 방에를 들어 왔으니 좀 살려주면 어떻겠냐’하고 이젠 이란다. 그래 그래 인자 벽장문을 탁 열디마는 유물과를 탁 내놓고는, 
“자기 마음대로 배 벌떡 일어나도록 잡수요.”
그래서 인자 그걸 배가 벌떡 일어 나도록 먹디마는 시간을 떡 보디마는 그마 누울라카거던. 누우자. 그마 요 이부자리를 막 디리 쳐다 두고는 그만 처자가 깔고 앉난다 말이라.
그러챠 난데없이 우루루 소리가 나디마는 꿍 걷더니만 문 앞에서, 
“선생님 선생님 지 밥이 거 있으니 밥을 좀 내 주시요.”
요청을 한다. 말이라. 그래 인자 그 처자가 그만 앞전에 이르던 그 축지문 책을 디리끼 막 외아 재끼는데 그 짐승이 갖다 울고 가는 기라. 울고 돌아서 이래 나가는데, 
“너 그렇기 서운하거들랑 어짜던지 우리 개라도 한 마리 먹고 가거라.”
이라니까 그 소리 떨어지자 마자 깩 걷더니 막 물고 가뿌릿다 말이라.
물고 갔는데 그러구러 인자 참 아 닭이 울고 짐승이 울고 이러다 보니 까는 날이 샐 상 싶으니께, 그러면 인제 나가야 될 판인데 어떻게 해서 나가나. 그래서 몸종이 어짜는 기 아이라 어떠키 나가던지 그 노죽삐까리에다가 불을 질렀뿟다 말이라. 노죽삐까리에다 불을 질러노니까 종놈들과 그 참 정승집에 불 꺼러 가 버맀단 말이라.
불 꺼러 간 그 새에 갖다가 처자가 약을 한 병 주는 기라.
“내일 아칙에 가며는 아칙(아침)에 세수할 때 요 약을 손바닥에 딱 부어 갖고설랑 저 볼태기(볼)에다 바르고 세수를 하시요.”
이럭허면서 내 보냈지요. 내다보니께는 그래 나가다 나가니께는 그 이름이 개띵이라 카는 그 종이 청소물 한 동이를 마당 한 가운데 떠다 놓고는 밤새도록 빌었지요. 밤새도록 비니까는 참 어떻게 됐던지, 
“야, 개띵아.”
이라니까는 퍼떡 일어나는데 거짓말이지요. 이저 가서 팔도 잇기고(이어지고) 전동발도 낫고 눈도 나샀고(나았고) 우일즉 나쌌뿌릿단 말이라.
그래 김정승 딸하고 강원도 배정승 아들하고 혼사 있다 카는 기라. 혼사를 딱 걸었는데 이 호랭이가 요년 니년 원수를 내가 갚아야 되겠다. 카면서 배정승 아들을 물어 직이버렸어 그마. 그래서 인자 과게(과거)볼 걸 심사할 사람이 김정승이 심사를 하는 기라.
그래서 인자 글귀를 떡 들어 오는데 보니께네 시골에 아무데 사는 이현보 아들, 이 행보라 카는 사람이 글귀가 참 좋아요. 그래 인자 배정승 아들 글귀를 들으니 그 참 기다리라는 기라. 기다리다 보니까 해가 설풋하니까 아이 어짜는 기 아이라 배정승 아들 죽었다고 부고장이 들어 오는 기라. 부고가 들어와. 그래서 이행보라 카는 그 사람한테 과게를 준 기라. 암행어사 과게를 주버릿지. 주었는데 그래 인자 아 이누무 이 행보를 찾으니까네 아무리 찾아 둘레야 어데 있어야지. 그래 저 개띵이가 아 이 행보 말하자면 골절 집어 너 놓고 집으로 온 기라.
노파집으로 와 갖골랑 있는데 아 그래 찾으니까는 아 골목골목 찾아다니께 그래 나서거던. 그래 말을 태잇던가(태웠든가) 어쨌던가 시내행위(7)-‘행렬’의 뜻으로 쓴 말이다.-를 하는데 아이 이에 앞에서 풍악을 잽하고 시내행위를 하는데 김정승의 집 앞으로 이래 저 가게 되는데 그래 김정승의 딸이 아이 그 전에는 안 카디마는 배정승 아들을 갖다가 그 가게 해 준다 이카니께 이에 김정승 안양반이 그 사우, 얼매나 잘 났는고 어쨌는가 싶어서 그 얼굴을 볼라꼬 담으로 돋음을 해갖골랑 넘어다 보고 있는 기라. 있을 때 그 김정승 딸님이 별당 안에서 자상지기(자상하게) 입고 나오는 기라.
“이 방정맞은 년.”
저 어매가 하는 말이
“우째 그렇기 여자가 되어서 고래 자상지기 입고 나오노? 방정맞게.”
“이무이, 그런게 아니고 내가 요새 참 밤낮 주야로 공부를 하다보이 잼(잠)이 어떻기 오던지 조금 누워서 자다 보이께네 하늘에서 청룡 황룡이 뒤털어지게 싸움을 하고 내려 오디이 저 황룡이 갖다가 청룡 왼빰을 때리주고 하늘로 득천을 하고 황룡이 떨어졌심다.”
그러챠 앞으로 백마를 타고 나가는 걸 보니께 왼빰이 발개.
“하하 그거 하늘 사람이구나.”
그래서 가거던. 그러구러 이자 참 김정승이 그러구러 과게를 마치고 들어오는 기라. 그 기장을 마치고 들어 오는데 그 인자 안양반이 ‘배정승 아들 그스글 좋냐’고 그러니까들 배정승 아들 죽었다고 부고장이 와 갖고 저 시골 아무데 이정승 아들 이행보라 카는 사람은 과게를 좃다꼬. 아 그러냐꼬. 그래인자 사모 야차하고
“참 우리 딸이 말이지, 오늘 저녁에 청룡 황룡이 뒤털어지게 싸움을 하고 내려 오디이 아이 그 저 황룡이 청룡의 빰을 때리여 왼빰을 때맀다 카는데 그 빰이 빨가이 이런데 그 사람이 하늘사람인상 싶은데 우짜던지 그 사람을 우리 사우를 삼읍시다.”
이래 된 기라. 그래서 인자 아이 그러다 보니까 참 김정승도 반맘이나 들거던. 그래 그라마 그라자꼬 그래 합의를 보고 여 어딘가 가만히 염탐을 해 보니께 마침 집 앞에 노파집에 있는 기라.
그래 노파를 집에 와갖고 중신애비를 집히서 아무리 구걸 사정을 해도 ‘나도 부모 형제간이 있는 사람으로서 부모 영없이 여서 허락을 할 수 없으니 난 못 하겠다.’ 이래 배짱을 내어 미는 기라. 내어미니까는 저 사람이 뭐라 카는 기 아이라 저짜서는 안달이 나지. 그 사나가 그래 허락을 해서 허락을 해갖고 그서 참 장개를 들어갖골랑 그래서 인자 그 저 있다가 부모를 천사(천상) 만나봐야 되겠다. 개띵이가 이랬어.
이행보라 카는 사람 본이 어디라 카는 것도 몰라. 어데 사는 것도 모르는데 개띵이가 누설해갖골랑 쌍가매를 태워갖골랑 그 때는 개띵이도 가매를 타고 내려오제. 내려오니까는 그러구러 그거는 그만치 놔뚜고.
부모네들이 그 참 지만 꺼질까 노만 날까 이런 자식으로서 그 병신을 딸리서 내보냈으니 날로 근심이 그만 아들 근심이라. 그카다 보니까는 방안에 들어앉아서 근심을 하다 보니까는 이 종놈이 살림을 살살 빼내서 난중에 보니께 싹 빼내고 헌새이돌 같은 집뿐이 안 남았어. 그래 인자 그렇다 보이께는 집두 절두 없어. 그래 인자 수수떼기 저 방천에 보니께 수수떼기를 갖다가 움막을 지어 놓고 사는데.
그래인자 앞에서 풍악을 잽히고서 내밀공 나오고 쌍가매로 가매를 죽 타고 내려오는데 그 내려오는 그 방면에 그 개띵이카는 사람, 풍(風)편에 들으니까는, 
“아 우리 개띵이 하고 우리 행보하고는 어디가 죽었는가 살았는가? 저런 사람은 팔자가 얼매나 좋아서 응, 아들을 나아갖고 과거를 해가 내려오미 저래 카는고?”
이카거던.
그래서 인자 그 개띵이가 하는 말이
“그 가마를 내려라.”
하이 가매를 내루거던. 그래노이 신 신을 여개(여가)도 없이 보선발로 쫓아 올라가는 기라. 올라가서 절을 넙죽이 하면서 이라니께로 이 노인들이 겁이 나서 벌벌 떤단 말이라.
“떨 게 아니고 아무때 아무년에 나간 개띵이올씨다. 이행보 공자님과 나간 개띵이올씨다.”
그란께 그래 보이께는 팔도 곰배팔이 아니고 한 쪽 다리 전동 다리 아이제, 눈도 싹 낫아버릿제, 
“아이 아이라고. 우짜던지 우리 영감 할마이가 우리가 여기 있는 거 잘못 했으니 용서해 달라꼬.”
자꾸 빌거던.
그러챠 인자 이행보가 거 도착을 한 기라.
“앞에 가는 행인이 어디 갔는가?”
이라니께.
“즈기 저 노인들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저 가지를 못 하겠심다.”
이라거던.
그래 인자 이행보가 가만히 생각해 보이께 저거 제 부모가 이 곳에 있다카는 걸 알았는데 저거 부모가 아인가 싶어서 쫓아 올라간 기라. 쫓아 올라가서 참 절을 너붓이 하면서, 
“불효자 이행보가 참 부모를 갖다가 이래 찾아 뵈오러 왔읍니다.”
인사를 떡 하니까. 그 때 인자 참 어릴 때 얼굴이 나타나거던. 그 때 인자 부모가 거머쥐고는 울음을 설칬어. 설치고는 그래갖고 이 행보가 그스글 해, 그 골에다가 집을 잘 지서 안락한 생활을 하도록 해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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