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김동이와 지네각시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
조사장소
경상남도 진양군 일반성면
조사일시
1980.08.08
제보자
이덕수
조사지역
경상남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오후 5시 40분 경에 제보자가 들어와서 김명칠씨가 구술하던 설화 40, 41을 듣고 있더니 자기에게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서 몇 번 생각을 거듭하는 듯이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서두를 꺼내었다. 주기가 있었다. 줄거리는 단순한 설화인데 실감나게 구연하느라고 길게 이야기하였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상남도/진양군/일반성면
    분류코드: [일반성면 설화 42] 
    테이프번호: 일반성 6 앞~뒤
    조사장소: 창촌리 구리
    조사일: 1980.8.8.
    조사자: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
    제보자: 이덕수(남, 68세)
    김동이와 지네각시
    * 오후 5시 40분 경에 제보자가 들어와서 김명칠씨가 구술하던 설화 40, 41을 듣고 있더니 자기에게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서 몇 번 생각을 거듭하는 듯이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서두를 꺼내었다. 주기가 있었다. 줄거리는 단순한 설화인데 실감나게 구연하느라고 길게 이야기하였다. *

인자 아바이(아버지) 죽고 어마이(어머니) 하나만 있는데, 여덟 살 묵었어. 여덟 살로. 여덟 살 묵었는데 그래 아바이 없이 어머이가 갖다가 자슥(자식)을 믹이(먹여) 살리야 되낀데(될건데), 그만 어마이가 앞을 못 봐 삐리 놓은께, 여덟 살 묵은 기 어마이 얻어 믹이기 된 기라. 얻어 믹이 가지고 십 삼 년을 쪽배길 들어. 십 삼 년을. 그 십 구 년 아이가, 그쟈(그렇지)? 십 삼 년인께 그재? 그렇제 십 구 년가 십 팔 년가. 〔청중: 팔 년.〕 얻어 믹이 놘께나 십 구 년 되는 해에 인자 근둥(近洞)에 밥을 안 얻고 어마이 놔 두고 밥을 언자 얻으러 하루 아척(아침)에 일치거이(일찍) 얻어가 밥을 믹이(먹여)놓고 밥 함백이(1)-밥을 얻어 담는 함지박.- 가앚고(가지고), 
“어무이, 오늘 기다리지 마이소. 내가 저 먼 데 가서 밥 얻어 오꾸마(올께).”
그런께 어머이 밥 얻어 논 거 이거 묵고 〔청취 불능〕 아, 이놈이 일찌기 가
군북(郡北)(2)-慶尙南道 咸安郡 郡北面.- 겉은 데 가, 저어 군북 장 겉은 데 가 밥을 얻어 와서 막 많이 준께 얻어 묵고 지 묵고 이래 가아 그만 언덕 밑에 잠이 들어서 누우잔께나(누워자니까) 하늘이 별이 시퍼렇다가 말이제.
이래 가지고 이래 가지고 일난께나(일어나니까) 마, 하늘에 별이 시퍼런께 ‘아, 우리 어머니, 오늘 내가 일찌기 안 와서 내 찾는다. 나와 가아(가지고) 물에 빠져 죽었나 어쨌는가’ 싶어 쌓아서 밥 함백일 들고, 마, 여, 어디 고개로 죽자 사자 오다가, 지금 어둔 구석에 올라 오는데, 올라 와서 넘어갈 낀데, 저 산 몬랭이(꼭대기)서 말이야, 그만 전깃불이 허여이 환하게 비침시로(비치면서) ‘이놈우 아, ’ 함서(하면서) 쳐라본께네 말이제(쳐다보니까 말이지), 밥함백일 들고 쳐라본께 말이제, 저 몬랭이서 여꺼정(여기까지) 마 환하이 전기 백촉 다마(전구)가 환하게 비치는데, 쳐라본께네 이런 백수 노인이 말이지, 수염이 펄펄 날리는 노인이, 내려 옴서로(내려 오면서) 그마, 
“이놈, 거(거기에) 엎디리라.”
이러 쿠는 기라(이렇게 하는 것이라). 이 뭔고 하고 그래서 엎디리고 있은께로 말이지, 그건 놔 두고 그래 인자, 그래 우선 그 업디리라 이리 쿠거든. 그래서 엎디리가 있은께나, 이 그기 아이라. 〔앞말을 고쳐서〕그거는 놔 두고 그래 인자 본께나 말이지, 아 그 골짝서(골짜기에서) 말이지, 밥을 얻어 오다가 본께나 그 골짝서 불이 환하이 비치 가 있고, 뭣이 울음 소리가 나 쌓아. 골짝서. 야, 이거 저그 집(자기 집) 바로 가몬 될 낀데(가면 될 것인데) 짐작한다고, ‘아, 저어, 그 뭐 장사(葬事)하는가’싶어 쌓아서 좀 더 얻어 갈라고.
이래서 이 밥 함백이로 놔 두고 〔앞말을 부정하며〕 안고 말이제, 골짝을 드간 기라. 골짝을. 그 수풀 속을 드간께나(들어가니까) 말이야 밥 얻으러 들간다고 울음 곳 있는 데로(울음이 나오는 곳으로) 드간께네, 이놈 자슥, 울음 곳은 내삐리고(버리고) 말이야(3)-사람이 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예쁘게 앉아서 이래 쌓아서 사알 밥은 내(놔) 두고 이놈의 자슥 여자가 말이야, 이놈 자슥, 
“니 아무데 걸뱅이(거지) 아이가?”
이러 쿠는 기라(이렇게 하는거라).
이런께(이러니까) 이놈이 기가 차서, 여자가 말이야, 야, 기가 차서 이 사람이 말이야, 그만 밥은 내 삐리고 그만 그만 밥 함백일 내 삐리고 도망을 간다. 도망을 간께 뭐, 
“여보 거 있으소.”
이러 쿠거든. 야, 대죽(발자국)이 떨어져야제. 이래서 인자 가만 서 가 있은께나, 
“보소, 당신이 여꺼정 왔으몬(여기까지 왔으면), 대장부가 칼로 빼앴이모(뺐으면), 칼로 다시 박는 법이 어딨노?”
이기라. 아, 이눔 아아가(아이가) 그 여자한테 그만 볼끈 붙잽힜어(붙잡혔어). 〔청취 불능〕
“보소, 나는 앞뒤로 갈 데가 없는 사람이오. 당신은 그래도 밥을 얻어 가아 부모가 있어 밥을 얻어가 믹이 논께네, 당신이 내보다 안 났소? 인자 와(왜) 여꺼정 왔다 당신이 그냥 가요? 나는 배필이 없는 사람이오. 다는 내 한체(혼자) 동꺼된(동떨어진) 사람인데, 당신이 여꺼정 와서 내 온(오늘) 저녁에 기다리는데, 당신이 날로 내 비리고(놓아 버리고) 가요?”
이리 된 기라. 〔조사자: 아.〕아, 이래 된끼네(이리 되니까) 김됭이가 가만 생각해 본께네, 
“나는 집도 절도 없소. 나는 집도 갱분가(시냇가) 있고, 아무것도 없는데, 당신이 내 따라 와야 안 돼요. 나는 밥 함백이 보소.”
“밥 함백이도 그렇기 좋소. 나는 당신을 모실 배필인께이 당신을 따라 간다.”
이기라. 울어 쌓으면서 말이야.
아, 이 눔우, 저그매(자기 엄마) 생각해서 밥 함백이 들고 가야 될 낀데 이기(이것이) 줄줄 따라 오는 기라.
아, 이 눔우, 할 수 없이, 인자 밥 함백이 들고 간께 즈그매(제 어머니) 아들 올 끼라 눈이 몰캐 지두룩 기다리 쌓다가(4)-눈이 빠지도록 기다려 쌓다가.- 그래 언덕에 밥을 얻어 온께나, 
“아 이 놈의 자슥, 어디 갔더노?”
이래가 인자 밥을 인자 참, 너가…. 〔말을 얼버무리고〕
“아, 어무이, 오늘 내가 우째서 날이 저물어서 밥이 오늘 늦었소.”
이런데, 그러니 밥을 인자 떠억 인자 즈금매 밥을 인자 뜨고. 아, 여자가 오더니 말이지, 이기(이 여자가) 다른 데 갈 데 없어 인자 즈그 집에 달라 붙는 기라.
그래서 할 수 있나? 그런끼네 인자 그만 어머이하고 인자 여자하고 둘로 밥을 얻어 가 온 걸 갈라서 채려 줬다 말이야. 아 이눔이, 안 묵었어. 안 묵고 놓은께네, 걸뱅이 이기 이즉지(지금까지) 얻어 묵어 놓은께 계집 그런 거 필요가 이어야제(있어야지). 그런께네, 마, 그, 저, 
“당신이 어여(빨리) 가, 가이소.”
이러 쿤기라.
〔놀란 말투로〕“아, 나 우째든지 오늘 저녁 하룻밤을 자고 가야 되겄는데.”
“예? 자고가? 그러모, 그럼 우리 어무이하고 여(여기) 자이소. 자고, 나는 저 정지(부엌), 여게(여기) 정기 누우자도 돼요.”
밥을 갈라 믹이 가이고, 여자가 즈그 어무이하고 자고 지(제)는 정지 잤단 말이지.
정지 누자고 날이 샜는데, 뿌연하이 새는데 여자를 내 비리고, 이거는 장(늘) 둘이 갈라 믹이 삐리고, 밥은 남은 건 배 삐리고 밥함백이 들고 그만 저어 동네로 밥 얻으러 가 버렸단 말이지.
그런께 여자가 가든지 마든지 밥을 얻어 와야 묵고 살겄거든. 그래서 가서 밥을 인자 또 가서 밥을 아즉에 한 광주리 얻어 가 온께네 여자가 이거가도 안 하고 집에 있거든. 집에 있는 기라. 어무이 하고.
그런께 기가 차서 그래 즈그 어무이한테, 
“어무이, 어저(어제) 저어, 내캉 같이 따라온 이 양반이 지금 갈 데가 없어요. 이러니 여(여기) 마, 같이 있으소.”
그래 밥을 또 갈라 준다. 갈라 준께네 이기(여자가) 아이구 야, 즈그 엄매가 얼매나 공격을 하노?
“야, 세상에 우리 아들이, 저, 내가 앞을 못 보이(보니) 얻어 묵는 밥을, 이걸 얻어 묵고, 여게 있는 게 옳으냐 말이야. 여(여기) 여기 가모 쌔비맀는데(아주 많은데)… 야 마리 없게 쏙 빠지라.”(5)-염치 없이 이럴 수 있느냐. 빨리 빠져 가거라 라는 말인 듯-
즈그 엄매가 얼매나 뭐라 쿠노? 꾸짖던가, 이 여자를 말이야, 뭐라 쿠든가 뭐라 쿠든지 말든지, 여자 그거는 밥 얻어 묵는 밥을 그거로 묵고 있네.
그런께 또 그 날도 안 가고 이거 또 한테 누우자게 됐네. 정지에는, 또 정지 누우자네. 누자고 난께네 또 그 이튿날 아침에 또 또 밥 얻으러 가삐고. 밥 얻으러 가 삐고. 밥 얻으러 가 삤는데 여자는 안 가고 있다.
그래 걸뱅이가 사흘로 밥을 얻어 가(가지고) 와서 그 여자를 믹있다(먹였다). 믹이 살린다. 살리고 난께 여자가 안 가고, 그란께네 인자 사흘, 나흘만에, 나흘만에 인자 그 거렁뱅이가 아침에, 지는 인자 정지 누우잤거든.
정기에 누우자고, 아침에 인자 밥 함백이로 들고 밥 얻으러 갈라고 밥 함백이로 들고 일찌거이(일찍) 나간께네 희윰할 때(동틀 때) 나간께네, 여자가 언제 그 때 방에 있다가 저 앞에 질로(길을) 가로 막아. 길로 가로 막아 삐리. 길로.
“여보, 당신이 날로 밥을 사흘 얻어다 믹있은께나 말이지, 당신은 밥 얻으러 안 가도 된꺼네(되니까) 오늘 밥 함백이로 갖다가, 집에 가만 있으소. 이리 주가(달라) 쿠는 기라.”
“당신이 그만치(만큼) 밥을 얻어다가 부모 믹이고(먹이고) 낼 사흘로 밥을 얻어다 믹있은께네(먹였으니까), 내가 밥을 얻을 낀께네(얻을 테니까) 당신이 그만, 밥 얻으로 몬 가요?”
밥 함백일 싹 뺏들어 삐리(빼앗아 버려). 십 이 년이고, 십 삼 년이고 얻어 묵은 밥 함백일 싹 뺏들었어. 여자가 뺏들어 삔 기라(버린 거라). 이, 이, 밥 얻으러 못 간께네 말이제, 이 울고 고만 다부(다시) 집엘 돌아섰는데, 아, 돌아서는데 얼매(얼마) 안 돼서, 아 삼십 분 안 돼서 고만 저, 즈금매(자기 엄마)하고, 봉사하고, 이 걸뱅이하고 방에 앉차 놓고 말이야, 한 상(床) 채리서(차려서) 내 논 기라(내 놓은 거라). 한 상, 밥을 얻어 왔다 쿠고(하고) 지가(자기가) 얻어 가아 왔다 쿠고, 한 상 채리 놨는데, 그마 이눔우, 반찬이고 뭣이고 말도 못 하기 마, 한 상 채리 내 놓거든. 〔청중: 욕 봤어.〕응, 
“십 이 년을 밥을 부모 얻어 믹으몬(먹였으면), 또 내꺼정(까지) 또 사흘 밥을 얻으 믹이(얻어 먹여). 당신이 그 밥 얻어 묵는 그거 그만 하이소이. 이거 좀 잡수이소.”
아, 온갖 괴기(고기)가 다 있어. 아, 이거 얻어 묵는 눔이 낸장(젠장) 맛이 얼매나 있었든지, 얻어 묵었거든. 그 얻어 묵었단 말이야.
“아즉(아침) 얻어 묵고 밥 함백이로 그만 그 여자가 밥 함백이로 그만 없애 비고 없는 기라. 그마, 내일 아척(아침) 누 자고 난끼네(나니까) 또 밥 얻으러 갈 신이 들어 가지고, 다부(다시), 밥 함백이 이야(있어야) 얻으러 가제. 으흥, 그러니 있으께네(있으니까) 아 그 밥 얻어 온 그 뿐이 아이라, 이 여자가 〔강조하며〕 또 전부 만단지수로 채리 가지고 마, 한거썩(많이) 채리 놨는데, 마 밥 얻으러 갈 여개가(틈이) 있어야제. 마, 아 그 많이 채리 놨는데. 하, 그래 밥을 세 끼로 얻어 묵다가 인자 이 여자가 와 가지고 온갖 걸 다 주는 기라. 아야, 그런끼네(그러니까) 저 여자를 갖다가 야마리없이 쏙 빠지라 쌓다가 인자 맛있는 걸 많이 주니, 
“야마리 없이 쏙 빠지라.”
할 여개도 없고 말이지, 가마이(가만히) 내 버리 두는 기라.
아, 그러구 저러구 그마 이제 나도 밥 함백이 없어 밥 안 얻으러 가는 여자가 가마이 뭐로 수로(술수를) 부리는가 우짜는고(어쩌는지) 마, 밥을 묵는 거는 천지 빼까리란(아주 많단) 말이야. 뭐 딱, 뭐 딱 묵을 기.
아하 그러구로, 인제 에헤, 〔기침하고〕 그래 인자 저어, 이 여자가 하루한, 그러구루 한 열흘 밥을 얻어 믹이고(먹이고) 나디만은(나더니만), 그래 이 여자가 시킨 대로 걸뱅기가 하고 있은께나(있으니까), 걸뱅이가 뭐라 쿠는가 아이라, 장(늘) 그라몬(그러면) 걸뱅이는 장 정지(부엌) 자고 저그매(자기 엄마)하고 둘이는 장 바(방) 자는 기라. 이눔우 암맨(아무리 하여도) 걸뱅이가 정지 누우자고 있은께나(있으니까), 
“당신이 저어, 이즉꺼지(이제까지) 얻어 묵고 살았은께네(살았으니까) 당신도 얻어 묵는 그 복을 풀어야 안 되요?”
“복을 풀어야지, 내가 돈이 있어야 복을 풀지요, 돈이 있어야 복을 풀 거 아이가(아니가)? 우째 할 끼고?”
쿤께나, 
“당신, 내 돈을 줄 낀께네(줄 것이니까) 당신이 얻어 묵은 복을 푸이소.”
그래, 그 동네 말이지, 김정승, 황정승이 막 돈 천지빼까리(아주 많이) 꽉 찼는데 말이지, 이거를 얻어 묵는 걸뱅이 돼 있거든. 이런께네, 저 놈의 걸뱅이 저 눔우 자슥 만날(매일) 얻어 묵은 자슥이 된께 말이지, 여자가 뭐라 쿠는 기 아이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보물로(을) 한 개 줄 낀께네, 아무데 김정승 집에 가믄(가면) 여골(이것을) 갖다 보물로 갖다가 탐을 낼 낀께네, 팔아 가(가지고) 오소.”
이러 쿠거든(이렇게 하거든). 이래서 무엇을 한 개 주는데 이런 걸, 이런걸, 뭘 한 개 주거든. 응, 한 개 주(주어). 이눔우, 이 지는(자기는) 봐도 모르는데, 이기(이것이) 금깨구리라. 이기 금깨구리를 한 개 주건든. 그래 인자(인제) 김정승 집에 들어가서 인자, 이거, 
“저, 당신, 저 아무데 가서 아칙에(아침에) 밥을 얻어 가 온께네(오니까), 저 자빠진꺼네(넘어지니까), 밥을 끌어 담을 때 이리 한 개 댐기(담겨) 왔다 쿠고 이거 마, 이거 마, 이천 냥만 받아 오소. 이천 냥만 받아 오소.”
그래 이눔우 자슥, 어찌 좋은지 이놈 가(가져) 갔다. 여, 김정승 뵈인께네(보이니까), 
“아, 이놈의 자슥, 니 이기 어디서 나왔더노?”
“사실은 그 아무데 그 밥을 얻어가 온끼네(오니까), 갱빈(시냇가)에 오다가 자빠져서 밥을 끌어 담은께네 이기 한 개, 이런 기 한 개 담깄디요(담겼는데요). 이(이것) 사이소.”
“얼매(얼마)?”
“이, 삼천 냥 주이소.”
“이천 냥 주꾸마.”
이천 냥 주꾸마 쿠거든. 그래 이천 냥 받고 팔아 가 왔다. 그때, 이천냥이 엽전돈 이천 냥인께네 한 냥이 얼매냐? 그란께 마, 그날 이천 냥을 마, 막 짐을 져다 놓은께네 말이야, 움막의 담이 이렇게 돼 가아 엽전돈을 담을 쌓아 놓고, 담을 쌓아 놔도다른 사람에 눈에는 안 뵈는 기라. 그런께네 이 여자가 인자 좀 내어 주몬, 응… 그런께네 그 날부터 돈을 갖다가 이천 냥을 받아다 논께네, 
“당신이 여즉지(여태까지) 얻어 묵고 살안(산) 복을 푸자몬(풀자면) 당신도 넘한테(남한테) 적선(積善)을 해야 안 되요? 이런께네, 오늘랑 돈을 갖다가 오십 냥을 지고 가서, 오십 냥을, 오십 냥을 짊어지고 가서 오늘 다 쓰고 오이소.”
이기라. 이래 이기 이즉지 얻어 묵은 기 오십 냥은커녕 단 닷 돈도 못 씔낀데(쓸건데) 무슨 오십냥.
오십 냥을 짊어지고 인자 당체는 아무리 댕기도(다녀도) 돈을 씔 데가 없는 기라. 돈을 쓸 데가 없어. 찾으이(찾으니) 없어요. 이래서 제일 마지가 엿, 엿, 엿 칠 푼어치 사 묵고, 오십 냥 그냥 짊어지고 밤에 집으로 돌아 왔거든. 〔청중: 아.〕 다부(다시) 들오거든. 다부 들어온께 여자가 이내 음석을 마이(많이) 장만해 놔 놓고 이 잘 자시라 쿠거든(잡수시오 하거든). 잘 묵고 나서, 
“당신이 얻어 무우(얻어 먹어) 없이(가난해서) 그래 얻어 묵고 댕기는데(다니는데) 돈을 짊어지고 가서 무슨 적선을 그리 못 해요? 당신이, 그런 땜에(때문에) 얻어 묵었다고. 그래 내일랑 요걸 오십 냥하고 또 오십냥 더 보태 백 냥을 짊어지고 가(가지고)가 다 씌고(쓰고) 오라.”
이기라. 다 씌고 오라 이기라. 아 이런, 다 씌고 오라 쿠거든. 그 날 칠푼어치 사 묵고 왔는데, 제가 백 냥을 우찌 씌고 다니노 말이야. 〔청중: 친구 도와주고.〕
이런께네, 여자가 그런께네, 기가 찬단 말이야. 오십 냥도 칠 푼어치밲에 못 사 묵는데, 백 냥을 다 씌고 오라 쿠거든. 이런께네 마, 기가 차는데 말이지, 그래도 밥은 낼 아칙(아침)에 또 밥을 해 믹이(먹여) 가지고 돈을 백 냥을 징가(지니게 하여 가지고) 주는 기라. 돈을 어찌 씌고?
“당신, 당신이 얻어 무, 없어서 얻어 묵고 옷 없고 이불 없고 돈 없고 아무 것도 없이 얻어 묵고 돌아댕기, 이즉지(여태껏) 돌아 댕깄는데, 돈이 있는데 어찌 적선도 못 할끼요? 오늘 짊어지고 나가몬, 옷 헐벗은 사람 있으몬 옷 해 입으라꼬 이 돈 많이 떼 주고, 또 양식이, 노비(路費) 없는 사람 노비 도와 주고.”
돈 주라고 여자가 시키거든. 시키 놓은께네, 마 오늘 그냥 마 무겁기는 무겁고 마 가다가 본께네 여이 에이, 갓이 불이 빠진 사람이 말이지, 얄구지(이상하게) 체쟁이(체장수) 이런 기 마 그란께네 말이지, 
“아이유, 당신이 돈이 없어서 그런 것 같으이.”
돈을 오십 냥을 마 던져 주. 〔청중: 하하〕 오십 냥을 빼 주니, 짐이 개볍거든(가볍거든).
나중에 쪼매(조금) 간꺼네(가니까) 말이지, 또 웬 질로(어떤 길을) 간께네, 이, 마 여자가 말이야, 얄구지 쪽 당새기(광주리) 이고 마 이리 간다 말이야.
“아, 당신이 돈이 없어서 그리 욕을 보제(고생을 하지).”
“예.”
하, 돈을 오십 냥을 다 줘 삤네. 다 줘 삐(줘 버렸어). 아, 그 돈 백 냥 써 삐린 게 개겁거든(가볍거든). 개겁거든. 그래 인제 간꺼네(가니까) 집에 돌아 간꺼네 아, 
“아유, 그래, 당신, 그래 돈을 그래 써야 된다고. 그리 써야 돈이, 돈이 천 냥 다 씌제, 말이제.”
아마 그래 가지고 짊어지고 짊어지고 했는데, 아 그래 가 돈 이천 냥을 그러구료 돼서로 말이지, 남자로 시키서 다 써 삤다. 이천 냥 다 썼 삤거든(버렸거든). 다 썼는데, 넘(남)을 적선을 해서 다 씌고 난께네(나니까), 난중 돈 다 떨어졌거든.
돈이 다 떨어지 삐고(버리고), 그냥 이거 뭐 할망구 겉은 것도 눈을 몬(못) 보고 묵는 거 잘 준께, 가만이 있고 뭐 말할 것도 없는 기라. 집에 가만 있고 이 여자가 전부 이리 하는 기라.
그런께네 그래 인자 이천 냥을 그 다 써 삤어. 다 씌고 난끼네(나니까) 돈이 쓸 기(것이) 없네. 없는데, 그래 인자 오늘 얻어 묵는 복을 많이 다 풀었는데 또 요번에 인자 먼저 번에 김정승이 이런 금깨구리를 갖다가 이 천 냥을 주고 샀다 말이제. 이거로(이것을) 갖다가 한 개 사고 난께, 
“그놈우 자슥이, 오데(어디), 그런 그런 금깨구리가 오데(어디), 이 자슥이, 얻어 묵는 자슥이 오데 거기 나왔던고?”
황정승이 그 캤던 기라(그렇게 했던 거라), 그런께네 이 걸뱅이 보고 그쿤께네(그렇게 하니까), 
“응, 그런 거 우리 집에 꽉 찼소.”
그런 쿠는 기라. 꽉 찼소, 그걸 얻어 왔게? 〔청중: 하하.〕
“야, 이놈우 자슥아, 그라믄 가 와 봐라, 내 사천 냥 주꾸마.” 쿤 기라, 황정승이 사천 냥 줄꺼마 캤거든(줄거라 했거든). 아하, 그래 가와 가 준께, 〔앞말을 부정하며〕 그래 인자 요번에, 저어 돈 이천 냥 다 씌고 난께 말이지 여자가, 
“아이, 그 돈 인자 없소. 없는데 돈을 내가 또 물건을 또 한 개 줄낀꺼네(줄테니까) 말이지, 요번에는 황정승 집에 가 가라(가져 가라).” 쿠는 기라. 황정승 집에, 황정승 집에 가져 가라 그래.
“아이, 요번에 황정승 집에 말이지 그런 거 주먼 지금 사천 냥 줄라 쿠더라.”
“아이, 요번에 육천 냥 도라 캐(해) 가지고 사천 냥 줄라 쿠거든(하거든)팔고.”
함서(하면서) 이런 거 큰 걸 한 개 내 주는 기라. 〔큰 소리로〕 아따, 요번에 마, 이기(거지가) 마, 대번에 황정승한테 가서 그마, 
“이거 사소.”
요번에 이 한 사천 냥 줄라 안 카고(만 하고), 
“이 육천 냥 주이소.”
“사천 냥, 아, 이놈우 자슥아, 니 이눔우 자석 니 어데서 나왔더노?
이놈우 자슥아.” 〔조사자: 하하〕
“우리 집에 꽉 찼소.”
이래 인자, 이래 가지고 인자 황정승이 할 수 없어. 사천 냥 어치는 돼. 그런께네 크다 말이야. 큰께나, 사천 냥을 주고 샀다 말이야. 사천 냥을 주고, 사천 냥을 주고 사고 인자 이래 가지고 그래 가(가지고) 인자, 이기 인자 그란께 사천 냥을 받아 가(가지고) 집에 쫓아와(달려와) 쭉 재 놓고 난께네 이거 넘우(남의) 눈에는 이 돈이 안 뵈. 여자 눈하고 지하고 밲이(밖에) 안 뵈. 다른 사람은 안 뵈. 담 쌓아 논 기가(놓은 것이). 이래 논께네(놓으니까)말이지.
글(그래) 놓고 나서, 돈 가 나가믄(면) 돈이라. 이런께네, 그런께네 인자 이 저 여자가 뭐라 쿠는 게 아이라(아니라), 
“보소, 당신이 인자 얻어 묵는 복은 얼쭈(거의) 풀었는데, 저어 또 얻어 묵으몬 지금 저어, 거석을 해야지요.”
아, 〔앞말을 부정하면서〕그럴 때 인자 저 황정승, 아, 황정승 그기(그게) 이 금덩어리(덩어리) 이거 때민에(때문에) 사천 냥 주꾸마 캤거든(했거든). 그래 논께네 사천 냥, 즈그가 그때 돈 사천 냥이 어딨노? 아무리 부자라캐도 안 돼. 이래 논께네 말이지, 전부 즈그 살림살이를 전부 내부 도구 찌아서(끼워서) 그걸 갖다 말이지 싹 다 끼아 주고 돈 사천 냥, 금덩거리 한 개 가지고 싹 끼아 준 기라. 싹 비아 줬어. 〔청중: 살림살이를 말이제?〕 하모, 돈 사천 냥. 저거도 그거 가 가믄 되고 이런께네 마 금덩거리 한 개만 주몬 내부 도구 찌아서(끼워서) 말짱(전부) 접하고 말짱 다 조(주어) 삐는 기라. 다 줘 삐고 저거는 가 삐고, 자기는 인자 이 돈 사천 냥 때문에 인자 그 집을 이사를 가거든. 황정승 집으로 이사를 간 기라.
그런께네 이기(이 사람이) 인자 인자 거름뱅이(거지)가 아이라, 양반이 된기라. 아이 눔우 자슥, 돈이 있은께 양반이 됐다 말이야. 양반이 돼 가지고 떠억 인자 갓하고 뭐 씌고 내부 도구 다 찌아(끼어) 샀기 때문에 말이지, 양반이 돼가 있는 기라, 양반이, 양반이. 양반이 돼 있으몬, 김정승도 뭐, 뭐 말도 몬(못) 해. 말도 못하고 뭐, 이래 가 뭐 떠억 이래 가아 황정승은 가 삤다(버렸다).
가고 난 뒤 인자 그러구로 그러구로 인자 안주꺼지(아직까지) 여자 남자는 그거는 안 준 기지.(6)-同寢은 아직 하지 아니했다는 말이다.- 하나는 사랑방 자고, 여자는 안방에 자고 그래 쌓다가 그마, 즈그 어매가 죽어 삤다(버렸다). 즈그 어매가 죽어 삤다. 죽고 나니 어얄 끼고(어찌할 것인가?) 여자는 큰 방에 있고 남자는 사랑에 들고, 사랑에 들고도 응, 한 삼 년 되겄네, 그제? 이런데, 그때 여자가 하리는, 
“저 이만하먼 인자 얻어 묵은 복도 다 풀고 돈도 마이(많이) 쓸 만치 써 봤고 그런까네 그 거석을 해야 안 돼요? 당신이 저이, 함안 군북(
咸安 郡北) 장터, 그전에 밥 얻으러, 밥 함백이 들고, 밥 얻으러 간 그 장을 오늘 가소.”
말이 열 필이나 된께 말이지. 말 한 바리(마리) 마 집어 대서 신랑을 말이지, 
“돈 오십 냥 말키(모두) 세아 가지고 그래 가지고 오늘 군북 자아(장에) 가소. 갔다가 돈 오십 냥 이거 전부 다 씌고 일찌기 볽을 때(밝을 때)에 내 집에 와야 당신하고 내하고 살제. 저물어지믄 당신하고 내하고는 갈리요(헤어져요).”
이리 된기라. 응, 그래 이놈우 자슥, 그러나 저러나 뭐 양반이 됐은께나 뭐 인제 막 통양(統營) 갓에다가 버타(의젓이 해) 가지고 인자 말 부담 채리(차려) 가지고 마부 찌아서 (끼워서) 이래 가 있는데, 
“그 가거던 군북장에 대이거들랑(닿거들랑) 저 돈 오십 냥 내라(내려) 놓고, 내라 놓고, 말하고 마부하고는 요구(療飢)시키 가 집으로 보내 삐리고(버리고) 말이지, 당신 혼자 일찌키(일찍이) 집으로 와야 된다.” 쿠는 기라. 일찍이 마부하고 말하고는 집으로 보내 삐리고, 보내 삐리고 말이야. 아, 그러나 저러나 그 시킨 대로 안 하고 안 되이, 그래 막, 마부하고 인자 저저 돈 오십 냥 싣고 인자 지하고 마, 타고 인자 군복자(郡北市場) 간 기라. 간께네(가니까) 마 초장(初場)인데 뭐,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7)-사람이 와글와글 많은데.-
“앗따 아무데 걸뱅기가 인자 양반 되이, 영 갓 씌고(쓰고) 말이지 말 타고 왔다.” 고 막 이래 쌓거든.
이래 쌓는데 주점에 갔다가 돈 오십 냥을 내라 놨다(내려 놓았다). 내려 놓고 그마 그 여자가 시킨 대로 말이지, 마부 요구(療飢)시키 가아 말하고 마, 후차(쫓아) 보내 삤다. 보내 삐고 난께네 이놈우 자슥, 돈을 오십 냥을 이걸 어째 씔고? 씔 도리가 있나? 우째 씔 것고 말이다. 오십 냥을. 그때 오십 냥이라 쿠믄(하면) 요새 오천 냥보다 많은데, 아, 이래 노니(놓으니), 얏따야, 걸뱅이 인자 갓을, 큰 갓을 써 놓은께네(놓으니) 말이지 양반이라고 매달리 가다, 
“이 사람아, 니 술 묵을 께 아이라, 내 술 묵으라. 니 술 묵으라. 내 술 묵으라.”
돈 오십 냥을 다 씌다 본께 그만 해가 져 삤어(버렸어). 해 안 져서 집으로 오라 쿠는데(하는데) 해가 다 저삤다 말이야.
해가 다 져 삐고 난 뒤에 걸어서 집으로 갈 끼라(갈 거라). 그때는 뭐 말도 없고, 그래서 인자 돈을 오십 냥을 다 썼어. 씌기는 다 썼는데, 그래 전부 마 자기는 자기대로 마 묵으라 해 쌓아도 묵기는 뭐 묵어? 술이 취해 삔다 말이다.
지 돈 오십 냥을 다 씌라 쿤께네, 녹초가 돼 삤는데(버렸는데), 저그 마누라가 일찌기 안 오믄 안 된다 쿠는 걸 알고 그 마 죽자 사자 인자 걸어 온다. 말하자믄, 걸어 오는데 그마 그 전에 누우자던 그만치 온께, 그마 날이 캄캄하이 저물어 삤어. 저물어 삤다 말이야, 그마. 전부 다 어쨌든가 말든다, 즈그 마누래 시키는 대로 해야 된다 말이야.
이런께네 마, 억시기 밤에 재에 넘어 오는데 말이지, 채 넘어오는데 혼자 채 넘어오는데, 그마 큰 골짝 저 산 몬댕이(꼭대기)에서 말이지, 
“여봐라.” 쿠는데, 질, 쳐라본께(쳐다보니까) 마, 저저서(저기서) 뭐, 뭐, 백촉 다마가(백촉 전구가) 환하이 뒷 구녕(구멍)을 비치는데 마 훤하이 백수노인이 말이야, 이 어려운, 어려운 질(길)로 저런 작대기로(지팡이를) 마, 짚고 마 훌 뛰어 내려오는 기라. 이눔우, 그러 안 하몬 안 될 끼고 죽은 거마이(처럼) 꿇어 엎드리 가 있으이끼네(있으니까), 고마 앞에 댛이거든(닿거든).
“네 이놈, 니 걸뱅이 아이가?”
이러 쿠거든.
“네.”
“하이, 네, 이놈 니가(네가) 이놈 지은 죄가 있지?”
“지은 죄, 지은 죄가 없읍니다.”
“네 이놈, 지은 죄가 없어?”
“예, 지은 죄가 없읍니다. 아무 것도 없읍니다. 살려 주이소.”
이러 쿤께, 
“네 이놈, 니가 여즉지(여태까지) 얻어 묵고 사다가(살다가) 니 여(여기) 여, 이 놈 이 고장에 아무데 옆 모랭이(모퉁이), 이눔아, 여자 하나 하나 데리고 간 일 없나?”
이러 쿠거든.
“아이구, 거렁뱅이 여자 하나 데리 간 게 있읍니다. 밤에. 예, 있읍니다.”
이러 쿤께(이렇게 하니까), 
“야 이놈아, 그래도 이눔, 죄 진 일이 없어. 그럼 이놈아, 그래 그럼 그 여자를 니가(네가) 디리고(데리고) 갔으몬, 니가 오늘 저녁 니 생명이 지금 그 여자한테 메이가 있다(달려 있다). 메이 가 있느데, 네가 오늘 저녁 내 시키는 대로 안 하몬, 이놈 오늘 저녁 죽는다.”
이러 쿠거든.
“네.”
“이놈아, 내가 지금 넬로 갖다가 안 쥑이고 보내 주는데, 나는 산신령인데, 안 쥑이고(죽이고) 보내 주는데, 네가 지금 이 질(길)로 느그(너의) 집에 가 봐라. 그 여자가 오늘 니 오도록 지금 방에 네 방 구석에 초를 밝혀 놓고 말이야, 음석을 만단지수로 방바닥에 채리 놓고 막 전부 다 채리 놓고 니가 오믄 같이 먹을라고 지금 지달리고(기다리고) 있는데, 니가 가몬 니가 그 여자한테 니가 죽는다. 죽는데, 내 시키는 대로 해라.”
“예이, 살려 주이소.”
“그래 이놈아, 다른 방식은 없고, 그 가믄 여자가 닐로(너를) 보고 반갑기 나올 끼다. 맨발 벗고 나올 끼다. 니 여자 방에 들어갈 낀께네, 따라 드가몬, 아무 다른 뇌비(奴婢)종도 안 오고 느그꺼정(너희끼리) 둘이 마주 앉아서 밥을 묵을 낀께네, 밥을 묵거들랑, 술도 있고 밥도 있고 다 있는데, 다 채리 놓고 여자가 온갖 것 전부 다 잘 할 낀께네, 그 밥을 다 묵기 전에 그 여자를 보고 춤(침)을 세 번을 뱉아라. 춤을 세 번 안 뱉으몬 니는 오늘 저녁 죽는다.”
이기라. 〔웃음〕 이래 논께네(놓으니까) 그 년의 말이지, 그거 뭐 그까짓것 애렵쟎애(어렵잖아). 그래서 고마, 마, 〔청취 불능〕 아이, 이래 캄캄 어두운데 죽자 사자 집에 왔어. 집에 온께네, 참말로 대문간 밖에 온께, 대문간 밖에 여(여기) 온께네(오니까), 여자가 말이야, 담벼락까지 환하게 밝히 놓고 있다가 말이지.
“아이구, 서방님.”
그래 인자 〔테이프 앞․뒷면 바뀜〕 그래 인자 보선발로(버선 걸음으로), 맨발로 대문간에 쫓아 나와. 그런께네 남자(남편)는 가만이 생각해 보이까, 남자도 아이제. 정지(부엌) 자고 방에 자고 남자도 아인데(아닌데), 아, 이상해. 산신령 말한 소리와 꼭 맞다. 맨발로 보선발로 막 쫓아 나온 기라.
“아이, 서방님 인자 오십니까?”
“아, 오늘 내가 좀 일찌기 올라 캤더마는(했더마는) 그땐 서방님도 아인데(아닌데) 말이제. 일찌기 올라 캤더마는 오늘 오다가, 도중에 오다가 이런 사고가 났는데….”
아이구, 오늘 참 저 아이구, 그때는 마 생전에 평상(평생) 같이 방에 안 들어 갔는데, 그마(그만) 폴(팔)을 끼고, 
“아이구, 서방님, 이 오늘 방을 같이 드가자.”
그기라. 그때꺼지는 방에 안 드갔거든. 아, 이래 아이구 마, 폴로 끌고 방에 드가는데, 안 드가고 젼딜(견딜) 재주가 있나? 막 끌고 드가는데, 아, 방에 드간께네 이기 낸장(젠장) 맞을 거 만반 주물상(酒案床)겉이 채리 놨단 말이다. ‘아이, 이거 참, 이상하다.’ 산신령이 시킨 대로 똑 같거든. 말이. ‘야, 그나저나(그러나 저러나) 이 큰 일이다.’ 오늘 저녁 또, 아, 이 여잘(여자를) 쳐라본께나 (쳐다보니까) 마, ‘낸장 세상에 내가 죽었으몬 죽었지 낯에 춤(침)을 못 밭겄다.’ 말이제. ‘내가 오늘 저녁 죽었으몬 죽었지 여자 낯에 춤을 못 밭겄다.’ 말이지. 아, 이 꽃 본 나빈데, 세상에 이렇게 채리 놔 놓고 말이야 이러 쳐라본께나 말이야, 꽃 본 나빈데 어이(어떻게) 춤을 밭을 것고 말이다.
이러나 그러나, 이 밥을 좀 묵다가, 술을 부아(부어) 주는데 묵다가 ‘산신령이 시키는데, 우째서 내가, 춤을 밭아야 내가 산다 쿠는데(하는데) 와(왜) 춤을 못 뱉나?’ 그래 이 사람이 춤을 한 번, 춤을 한 번 밭을라고 쳐라보믄 말이제, 여자가 방긋이 웃음지며 얼른없이(어림없이). 춤이 어데 나와? 오늘 저녁에 죽었으몬 죽었지 춤이 안 나와. 〔일동: 웃음〕 헤이, 내기랄 그만 모리겄다. 묵고 이래 쌓다가 〔놀란 투로〕어, 밥이 지금 서너 숟가락 남아 있다. 밥 묵기 전에 춤 밭을라 쿤께네 〔뱉으려 하니까〕 몬(못) 밭고 있다 말이다. 여 다 묵고 여자도 묵고, 둘이 앉아 다 묵은 기라. 아이, 밥 서너 숟가락, 그러고 저 다 안 묵어서 춤을 밭을라 캤거든(했거든). 저 산신령이 말이지, 
아이, 밥이 서너 숟가락 남았는데, 닭이 그만 하나 꼭고 울거든. 닭이 우는 거 본께나(보니까) 마, 이기, 이기 밥이 남아 있는데 춤을 못 밭았네. 요번에는 한 번 꼭 밭을라고 마 여자를 마 딱 쳐라보께네 마 영, 영, 꽃, 꽃송이란 말이야. 아, 춤을 밭을 재주가 이야제(있어야지). 그만 못 밭고 마 그러구러 밥 목 묵어서 닭이 마 세 해로 울어 삔 기라〔버린거라〕. 세 해로, 닭이 세 해로 딱 울고 난께네(나니까) 이 둘이서 영구가 이거 다 주우 묵고 밥만 서너 숟가락 남아 가 있는데, 닭이 세 해로 울었다 말이다. ‘아이구, 이거 나는 이거 죽는다.’ 남자가 말이야, ‘나는 오늘 저녁 죽는다.’ 죽는다 싶어서 있는데 딱 마주 앉아 있는데, 여자가 〔청중: 여자가 남자로〕 닭이 딱 세 해로 딱 운께네 이 좋은 여자가 말이제. 훌치서(달려 들어) 남편 무르팍(무릎)에 날름 올라 앉는 기라. 이게 잡아 무로(잡아 먹으러), 잡아 무로 오는 줄 알아. 무르팍을 날름 올라 앉음시로(앉으면서), 
“천상 지 배필은 하느님이 마련해 주는 긴데 인자는(이제는) 당신하고 내하고는 백 년 배필이 됐입니더.”
이러 쿠는 기라.
아, 그, 그거 참 어째서, 남자는 말이지 ‘참, 나는 이 죽니라. 여자가 잡아 무러 오는 기, 물팍에 올라 잡아 무러 오는 기라.’ 싶은데 아, 이런께네 남자가 그때는 그래 우찌 잡아 무러(잡아 먹으러) 물팍에 올라 오건데 잡아 묵는 줄 알았더마는, 〔놀란 어투로〕
“어, 당신하고 내하고는, 하늘님이 우리 맺어주는 배필인께네(이니까) 오늘 저녁에 인자(인제) 닭이 울었은께네, 그런께네 안심하이소, 서방님. 서방님, 안심하이소.”
이러 쿠는 기라.
아, 그래 뭣이 어짠 기 아이라(어떻게 한 게 아니라), 이 평풍을 이래 쳐 놨거든. 그날 저녁 주무상 채맀은께(차렸으니까) 여어(여기) 말이제, 평풍을 쳐 놨는데, 
“서방님, 오늘 저녁 우리 백 년 부분데, 저, 평풍 너메 한 번 가서 넘어다 보고 오이소.”
이러 커구든. 평풍 쳐 놓은께 넘어다 보고 오라 캐(오라 해). 그래 인자이 남자가 죽을까 싶었더마는(싶었더니만) 안 죽고 말이지, 평풍 너메 한 번 넘어다 보라 캐(보라 해). 그래 인자 평풍을, 남자가 일나서(일어나서) 평풍을 이, 채다본께, 평풍 너메 넘가다 본께, 넘가다 본께네, 기, 마, 큰 챙이자리 만한(키 만한) 지네가 말이제, 지네, 이 이런 기 평풍 너메 이 허불(허물)을 벗어 놨어. 허불로 벗어 놓고. 끝팅이가(끝이) 남자가 넘가 다 본께네, 끝팅이 요서(여기서) 요리 두 개가 동그랗게 있어. 그래 남자가 넘어다 본께 삭아져 삐리거든. 삭아지고 난께네, 남자가 〔앞말을 고쳐〕 그래 여자가 그러 쿠거든.
“거 본께 뭣이 있읍니까?”
“지네가 허물을 벗어 놨다.”
“이제, 당신 눈으로 봤지요. 내가 즉, 지넵니다. 지네가 연령이 천 년인데 오늘 저녁에 천 년 넘어갑니다. 그런데 당신이 내한테 춤만 밭았으몬 내가 다부(도로) 당신을 물어 죽일 거요. 내가 사람이 안 되고. 물어 쥑일 건데 이 춤을 안 밭았은께네(뱉았으니까) 내가 오늘 저녁, 이, 내가 사람이 됐소. 됐으니 당신하고 내하고 내우간(內外間) 아이요?”
이기라. 〔청중: 하모, 부부가 됐어.〕 아, 이래서 그러믄 그, 산신령 나온 그 늙다리는 그 산에 널구링이가 내나 구백 구십 몇 년 돼. 오늘 저녁 천년 되는 기라.
되낀데 즈그꺼정(자기들끼리) 내우간 하자 쌓는거로 나이 많애서, 이 여자가 꺼리고 나온 기라. 꺼리고 나온께네 저게 용심을 지기(심술을 부려) 가지고 이걸 갖다가 인도 환생(人道還生) 못 하구로 남자한테 용심을 지깄다 이기라. 〔조사자: 근데 그 널구리가?〕 그래 가지고 그 지네는 인도 환생을 해 가지고 그 걸뱅이하고 내오간이 되고. 〔청중: 그럼, 그 산신령 그기 널구리든가배?〕 그게 널구리라. 저건 바로 널구링이가 되 삐고(버리고).
그래서 그래 인자 그라고 난 뒤 인자 인자 저 배우이 돼 논께, 그만 돈 쎄비맀고(아주 많이) 뭐, 만석군, 천석군, 넘어 나는 거부가 되 논께네, 인자 인자 참말로 〔청취 불능〕 그라고 사흘로 딱 지나고 나서 〔청중: 지네 아니고 다부 저 지네가.〕 나는 이제 인도 환생 했지만은 그 영감쟁이가 내한테 용심만 안 지깄으면(안 부렸으면) 지도 인도 환생 하기로(하도록) 내둘 낀데, 지도 인도 환생 하기로 내 두 낀데(놔 둘 텐데), 내한테 용심을 지긴 땜에 나도 저거로 갖다가 다부(도로) 짐승을 되거로 맨든다고 이래서, 그래 동네 초군(樵軍)을 갖다가 여남은 사 가지고, 술고 많이 내 가지고, 아무도 몰래 거어(거기) 가서, 언덕이 이래 가 〔청취 불능〕 널레 있는데 요런 바우(바위)가 아무데 밑에 덤이 있는데 말이제, 지렛대로 가지고 그바우 그거 끄 넘가 삐리몬(넘겨 버리면) 밑에 짐승이 꼬랭이가(꼬리가) 아홉 개 달린 짐승이 나올 끼다(나올 거다).
그래가 넘의(남의) 눈에 띄문 인도 환생을 못 한다 쿠는 기라. 그래서 이 사람, 여자가 시키가 가지고 동원을 해 가아 가서 그 덤을 갈라띠맀다(갈라뜨렸다) 이 말이제. 참 꼬랭이가 아홉 개 달린 보오한 널구링이가 한 마리 나온 기라. 그런께, 그거는 새로 또 천 년이 돼야 〔청중: 널구링이도 여러 천 년 된 기고, 지네도 여러 천 년 됐는데 꼬투고(겨누어) 있다가〕, 그렇지, 그렇지. 그래서 이 사람은 잘 돼고, 널구링이는 안 되고. 인도 환생을 했다 쿠는 그 옛날 이배기(이야기)라 그게 말이지.
옛날에 거짓말 호랑이 담배 푸우던 시절의 이배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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