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김장곤의 생애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계홍, 황인덕
조사장소
충청남도 대덕군 기성면
조사일시
1980.07.20
제보자
박용근
조사지역
충청남도

구연상황

구연 상황 없음

채록내용

조사지역: 충청남도/대덕군/기성면
    분류코드: [기성면 설화 2] 
    테이프번호: T. 기성 1 앞~뒤
    조사장소: 도안리 3구 음지말
    조사일: 1980. 7. 20.
    조사자: 박계홍, 황인덕
    제보자: 박용근(남, 47세)
    김장곤의 생애
    *구연 상황 없음*

연산군 시절에 베실(벼슬)이름이 두 가지가, 그때 새루 생긴 베실 이름이 두 가지가 있는데 태청사라는 베실이 있었고, 청루사라는 베실이 있었어요. 태청사라는 베실언-어디 조흔 말이나 이뿐 여자나 보면은 막 잡아다가 디리는 데여. 막 강제로 뺏어가는 거지요. 뺏어다가서는 연산군한티 갖다 바치구. 좋은 말두 뺏구 좋은 처녀나 미색들얼 고르느라구. 남의 유부녀래두 막 뺏어가는 거, 그게 태청사구, 청루사라는 베실언 딱 말 한 가지만 댕기면 어디 ‘명마’ 말이지. ‘저기 용마다.’ 이러먼 좋은 말만 있으먼 그거만 뺏어 가는 게 청루사여. 이런 베실언 연산주가 맨들어 놨다구 그러지. 그래서 시집 장개(장가)- 가는 새닥이래두 가마문 열구 ‘참! 그 새닥 그거 참 아주 천하 미인이다.’ 그래먼 연산주가 디리구(데리고) 오너라 이거여. 웃음 지가 먼저 디리구 자구 내준다구…. 그 지경을, 그 세월에 그 지경을 하구 있는데-.
그 때에 한림학사루 있는 김장곤이라구 있었어요. 김장곤이라는 사람이 그때 한림학사를 지냈는데, 참 유명한 아주 선비지…. 김장곤이에 부인이 참 인물이 잘 났단 말여. 그래 거 대궐에서 인저 놀음…, 이 놀이가 있다구 해 가지구서 구경을 들어 갔다가 연산주가 이래 보니까는 구경하는 여자가 하나끔, 참 지금으루 하먼 삼부 부인덜이지… 그게. 구경하는 여자가 참 아주 여 얼굴이 잘 난 여자가 하나 있단 말여.
“저기 저 여자가 누구집 여자냐?”
물으니까는 그 연산주 밑에 있는 심부름하는 액리덜이 하는 말이, 
“길장곤이에 부인이 올씨다.”
“아 그러냐.”구 말여.
“다른 사람은 다 오늘 저녁이 나가게 놔 다 보내 주되, 저 여자만은 나가지 못하게 하구 머물게 해라.”
아 잉금에 명령이니까, 다 간 뒤 김장곤에 부인이 나갈라고 하니깐 못 나가게 붙든단 말여. 아, 불러다가서는 연산주 방에다 수청을 웃음 놓는단 말여. 웃음 그래 뭐 잉금이 하룻밤 자자고 하니 말을 안 들을 수두 웂구, 여자가 거기서 절개를 뺏기구 하룻밤 동침을 하다가 보니까, 아이! 임금이 내 보내 줘야 나오지요, 아이 사흘, 사오일 거기서 묵었단 말여. 그렇게 사 오 일 후에 나왔어요.
나오니, 김장곤이 알구 있단 말여. 한림학사 김장곤이넌 알구 있억기 때문에, 
“이번에 들어가가지구 어떠한 일이 있었느냐?”
하구 물으니까, 마누래가 하는 말이, 
“과연 욕을 당했읍니다. 연산주 잉금한태 욕을 당했읍니다.”
“그래먼 니가 그 자리에서 칼이래두 물구 어푸러져 죽고, 목이래두 그 자리서 졸려서 죽어야 옳지 워째 니가 살어서 어- 나를 상대하느냐?”
말여.
아 죽지 안하구 살어 왔다구 막 야단을 친단 말여. 그래니까 김장곤이 부인이 부끄럭기가 짝이 웂단 말이여. 그 참 여자 맘으루서 그때 죽구 싶은 생각이 별 생각이 다 났억겠지마는, 그래 살어서 남자 만내 볼라구 나왔는데 남잔 또 그렇게 대접을 하니까, 부끄럭구 하니까 증말루 목을 메서(매어서) 죽어 뻐렸어요. 이 말, 지금이나 그전이나 간신이 익거덩. 담백에 그 말을 갔다가서는 잉금한테다 가서 연산주한테 고했단 말여. 김장곤이 부인이 들어옹 거를 그 자리에서 칼이래두 물구 죽던지 목이래두 졸라서 죽던지 자살을 하고 말 것이지 내 앞에 나타났느냐고, 무슨 낯을 들구 나타났느냐고 막 야단쳐서 그 부인이 부끄러가지구 자살했단 말이야. 그러니까 연산주가 생각을 해 보니까 꽤씸시럽기가 짝이 웂단 말여. 내가 지 에펜네 하루 저녁 데리구 잤기루서니, 그눔 나를 이렇게 모욕얼 주구 말이지…. ‘김장곤 그눔 잡어서, 잡어 오라구.’ 말여. 그랬단 말여. 그 어명이 내리닝까는 선전관이 김장곤이를 잡어, 잡어 들이닝까, 이눔을 갖다가서는 저-강화도로다가서는 증배(정배)를 보내라구 말여. 그래 강화도로다가서는 귀양을 보냈단 말여. 그러니께 증배라는 게 귀양가는 걸 가지구 증배라구 한단 말여. 강화도로 귀양을 보냈는디-.
김장곤이 칭구가 하나 그전에 있었는데, 참! 관상두 잘 보고- 아주 이 음양술수에 아주 능통한 칭구가 하나 있었어. 그 사람하고 만날 바둑 장기를 두다가서 말을 하게 되면, 
“이 사람아 자네는 액운이 함 번 큰- 액운이 닥쳐 오네 말여. 나이가 멫 살 찜 되면 큰 액운이 한 번 닥쳐 오는데 그거 도망할 길이 없네.”
“그럼 그런 액운이 당할 것 겉으면은 그 내 우터게(어떻게) 그 모면을 하겄능가?”
그러니깐, 
“글쎄, 내 그때 쯤 가서 갈쳐 주지.”
그 칭구가 늘 그랬어요. 그래다가 연산주가 그렇게 언행이 불측한 짓을 하고 이래는데, 김장곤이 칭구가 주머니를 하나 주면서, 
“이거럴 지금으로부터 자나 깨나 이 주머니럴 꼭 차구 있어야지, 잠시래두 끌러 놓지를 말아라.”
말여.
“아무리 급한 일이 있더래두 이 주머니는 가지구 댕겨라.”
구 말여.
“이래 이래다가 언젠가 생각하면 당신이 혼자서 앉어서 달은 밝구, 할 때 혼자 앉아서 이 나라가 우찌해서 이렇게 되능가 말여, 우티게(어떻게) 하면 나라가 바로잡구 나라에 억조창생을 건지능가 하구 이라구 근심을 하구 나라를 위해서 근심을 하구 피차 기통하게 할 때가 있을 테니까 그때에 이 주머니를 끌러 보시요”
그래. 주거던. 그래 그 주머니를 늘 가지구 간직하구 있었어요.
그래다 참 연산주가- 딱 김장곤이를 고만 귀앙을 강화도로다가 보냈단 말여. 강화도에 가가지구서는 참! 달은 밝구한데 김장곤이 생각에, ‘야! 이 나라가 어터게 되느라고 말이여, 아! 이 잉금으 음행 언행이 불측해 가지구 말이여, 충신덜 부인얼 막 겁탈하고 말여, 남우집 잘 사는 유부녀들을 막 뺏아다가서는 궁비를 삼구 이러니, 이거 나라꼴이 어터게 되능가.’ 하고 근심얼 하구서 있넌디, 생각이 나능 것이 ‘이런 생각 할 때에 이 주머니를 끌러봐라.’ 이랬거등. 주머니를, 그 생각을 하면서 주머니를 떡 끌러서 보니까, 그 안에 인저 글이 한 귀절이 들었는데, 
“이거를 끌러본 즉시 강가에 나오면 배가 있을 테닝까 배를 타구서 육지루다가 들어와 가지구 뒤두 돌아다 보지 말고, 북쪽으로다가 전진해서 북쪽으로다가서는 한량없이 북으로 들어가라.”
말여.
“북으루 들어 가야지 생명을 보존하지 북으루 들어가지를 아니하면 생명을 보존치 못한다. 이거 뜯어 보는 즉시루다가 배를 타구서는 육지루 나와 가지구 북쪽으로 망명하라.”
그랬거든.
그래서 고만 깜짝 놀래가지구 뻘떡 일어나가지구선 강가에 나오니까는 참! 배를 사공덜이 배를 짜 내 놨거던. 그놈얼 혼자 타곤 삿대질을 해 가지구서 강을 건냈어요. 건네와가지구서 그질로 고만 북으로다가서는 가는 것이 몇 달 멫 일간 인제 읃어 먹어가면 머, 큰 길론 못 가구, 산골 질루단 들어선 그저 읃어 먹어 가먼서, 그라구서루다 북으로 가서 평안도를 지내서 황해도루 들어 갔단 말여. 깊숙하게 들어 갔지요. 망명얼 해서. 들어 갔는데. 연산주가 가만히 앉어서 생각을 하니, 아! 거 분하기 짹이웂단 말여. 강화도루다 구양을 보내 놓고 생각을 해도 그거 안되겠거든. 쥑여 웂애야지 그거 안 되겄단 말여. 자기가 모욕 당한 일을 생각하니까 말여, 신하한테 모욕당한 일얼 생각하닌깐, 쥑이야 되겄다구. 선전관을 불러 가지고, 
“너 불문곡직하고 지금 강화도에 들어가가지구서 김장곤이 머릴 비다(베어다) 바쳐라.”
말여.
그래 선전관이 그 칼을 들구서는 들어 갔어. 들어가가지구서는, 강을 건너가가지구서는 김장곤이를 찾으니, 문을 열고 보니 비였단 말여. 사방, 나와서 달밤에 돌아댕겨 보니까 없어. 거 찾다가서 못 찾었지. 그렇지. 그래 돌아와 가지구, 
“김장곤이 도망갔읍니다.”
말여.
“없읍니다.”
말여.
“그러면 김장곤이 화상을 그려 가지고 전국에다가서는 그려 붙이구서는, 이 얼골과 같은 김장곤이 잡는 사람을 천 금 상얼 준다.”
하구서는 고만 방이 붙었단 말여. 지금으루 말하면 사진수배지 그기(그게). 사진을 갔다-. 화상을 그려 붙여 놓구서 김장곤일 잡아 들이라니 [청중1: 잡히겄능걸.] 그래니 지끔이나 그전이나 이 돈이 웃음 [청중2: 돈이 다 판치지 응!] 사람을 잡능 거라. 모두 ‘김장곤이만 잡았으면 팔자를 고칠텐데 말여.’ 웃음 말짱 이런다 이거여. 베슬도 할거구
그래서 읃어 먹으면서 북으로다가서는 들어가구, 들어가다가서는 황해도 근방에럴 떠억-들어가서, 들어 갔는데, 어느 큰 고개 넘어 가다가서는 고만 기진맥진하고 하니까는, 거저 고개에서 고만 씨러져서 두러눠서, 음달 밑이서 잤단 말여. 길가이서. 한잠 자더니까 그 밑에서 뭐, 
“쑥덕, 쑥덕.”
하구서는 사람이 올라오는 소리가 나거든. 그래서 일어나서 몸을 얼른 피할 여가두, 수두 욱구(없고). 천상 두러눠 있어야 할 입장이겄단 말여. 도망갈 수두 욱고, 나에 으심(의심) 받을까, 그래면 그눔얼…. 가만히 두러 누워서 보닌까 역졸들이 올러 온단 말여 수십 명이. 그래 도망갈 수두 욱구 가만히 자는 칙(척)하고 두러 눙 거여. 그래 한 놈이 앞에 오더니 훤히 디다 보더니 자는 눔얼 뻔히 디다보거덩. 디다 보더니, 
“야이! 이눔이 얼굴을 보니까야 김장곤 같다.”
[청중1: 어어! 그거참!] 
그래거던. 그래 뭐 옷도 못 빨아 익구(입고) 다 떨어진 거지가 됐지유 뭐. 그 뭐 그만 옷도 다 떨어지고 뭐, 고만 뭐 때도 새까맣게 묻구 고만 뭐 헹펜웂이(형편없이) 됐지 사램이. 빠짝 말렀구 말여. 그 먹기나 제대로 읃어 먹었겠어? 그래 디다 보거든.
“이놈이 김장곤이 같구나. 이놈이 김장곤이 아닝가?”
한 눔이 삐꿈 보더니, 
“아니 그게 김장곤여 이눔아? 눈깔덜이 임마 쉬 빠졌다 임마. 김장곤이넌 귀걸여. 하! 거 한림학사 좋은 베실에 살이 퉁투-웅하게 쪘구 그렇지 않나? 풍채가 얼마나 좋으냐. 사진 봐라 여 야. [청중1: 그대루 그렸을 텡께.] 야 야 사진 여 봐라. 이릏게 아주 훌륭하고 인품이 이렇지 않나.”
말여.
“아주 거 빼짝 마른 북에(북어) 대가리같이 말르고 말여 아주 그런데 말여 그게 무슨 김장곤이냐?”
“아 여 그러나마나 깨워나 봐라. 혹 김장곤인지 아닌지 아나?”
“야 이눔아 깨울 거 뭐 있어 남 곤하게 자능 거. 그 그지눔 자빠져 자능거.”
“이 발을 디다 봐라 이눔아 저 발을. 발이 저눔 저 슥자 시치나 된다- 거 김장곤이가 발이 커요- 발을 봐라 이눔아. 이눔언 반드시 발얼(발이) 킁 거 보니까, 두대즉 장군이요, 사람이 머리가 클 것 같으면 장군이요 족대즉 적이다. 발이 크먼 도둑놈이다. 이눔 필시 도둑놈 괴수다 이 말여. 도둑놈 괴순데 아! 우리가 김장곤이 잡으러 나섰지 도둑놈 괴수 잡으러 나섰나? 우리하구 하등 관계가 웂다. 이 우리 내삘놔(내버려) 두구 김장곤이나 얼른 잡으러 가자”
아! 이러구 가뻐린단 말여. 그래서 거기서 급한 위기를 거기서 면했단 말여.
그래 갔으니 그래 인제 일어나가지구서 북쪽으로 도망을 갔단 말여. 황해도 근방에 가서, 누집 인자 마루에 이래(이렇게) 앉어서 쉬 쉬 쉬대니까 한 사람이 와서 뻐언히 보더니 두 무릎을 척 꿇구서 절을 한단 말여.
“아! 대감님 행차 안녕하십니까?”
한단 말여. 아! 황해도 근방에 그렇게 망명하루 망명도주해서 들어갔는데 말여.
“대감님 행차 안녕하십니까?”
하고 절을 하니 하늘에서 벼락을 갖다 내 첬다 이거여. 웃음 [청중1: 그럼 죄를 젔는 데 큰일 났지….] 그러니 깜짝 놀랬지.
“아이! 나는 대감베실 한 일두 욱구 읃어 먹으러 댕기는 그진데 아 누가 날 대감이라고 하느냐?”
구 말여.
“아 이래두 알구 저래두 안다.” 구.
“고생이 너무 많으시니까 즈이(저의) 댁으루 갑시다.”
말여.
“아 난 읃어 먹는 사람인데….”
의심이 많이 나잖나요? 그렇지. 인제는 잽혔구나 말여. 뭐 전국에다가서는 잡아 주는 사람이면은 천 금 상 만 호봉을 봉한다고 했는데 웃음 인젠 잽혔구나 하는 생각이 나는 게지.
“걱정 마시구 저를 따라 갑시다.”
말여.
“대감님을 잡을라구 많이덜 따르지만 인제 대감님이 깊숙하게 들어 오셨고, 여기는 인제 대감님 잡을 사람도 없읍니다. 저를 따라가서 편안하게 기시다가 좋은 세월 돌아 오시거든 도로 서울로 가십시요.”
아 이거 봉 거(본거)보다 더 잘 알어. [청중: 어허! 참.] 그래서 할 수 웂이 따러가자니까 뭐 인저 그제는 어째피 잽힌 사람이니까 죽으나 사나 시기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 하고 따라 갔어. 따라 갔는데 그 옛날에는 그 북쪽 사람덜이 양반집이 없어요. 뭐 인저 서울 사람 하나만 와서 하룻밤만 자구 가두 그 집이 아주 양반댁이라구 그랬다능 거에요. 근디 그 사람이 인제 거기서 그전에두 그 선대에서 소 껍데기를 벡겨(벗겨) 먹고 살았단 말여. 그래 인제 백정이지 응! 그러나 그 사람들이 백정을 하능 게 아니라 그 선대에서 양주팔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소 껍데길 벡겨 먹고 살었단 말여. 그래서 백정집이라구 구만 거기선 그렇게 불러. 더군다나 아주 하대를 받는 거 겉어(같아). 백정집 백정집…. 아! 들어 가닌까 아! 담박 아주 깨끗한 입성을, 새로 해 논 입성을 갖다가선 갖다가 입히고 말여. 이 저 조흔 이관(衣冠)을 갖다가 주고 말여. 목욕을 시키고 그러니 아주 훌륭한 깎은 선비지 뭐 또. 그래서 그 집에서 편안하게시리 한 달 두 달 해선 잘 지내는 거래요.
그래 양주팔이가 형젠데, 여름철인데, 한 날언(하루는) 그 형이 농쟁기를 해서 들구서 들어 오면서 화가 나 가지구 ‘하이 금년 농사 다 피롱했다.’ 구, 이눔으 양반 등쌀에 쌍눔은 농사도 못 지 먹고 산다.’구 말여. 아! 이래면서 화가 나가지구 들어 온단 말여. 그래 ‘아 형님 왜 그래시느냐.’구 말여. ‘아이 글쎄 양반덜이라구 우에서 수문을 열어 놓구, 물을 다 대 가구 말여. 우리 논은 바짝 말르러두 말여 물 함 방울 안 주구 말여. 모 심은 기(심은 게) 다 타 죽는다’구 말여. ‘이눔의 양반 등쌀에 말여, 양반 등쌀에 우린 이눔의 그전이 조상들이 소 껍질 벗겨 양반 노릇을 못 해 가지구 말여, 농사를 피롱하게 됐다.’구 말여. 그러니까, 그랬는데. 그래 그 양주팔이에 형은 양승철인데, 그래 첨 만나서 사랑에서 먹구 잠이나 자구 말여, 근심이나 하구 인저 그것밲인(그것 밖엔) 웂능 거여. 그거 생각하니, 그래 그 양반 등쌀에 논 물얼 못 댜. 가만히 생각하니 거 참! 그집에서 잔명을 보존해 가면서 그렇게 후대를 박구(받고) 받어 받으면서 사는데 그 형이 농사를 피롱한다구 하는데 가만 있을 수가 웂단 말여.
“내가 가서 물을 좀 대 주먼 어떻겠나?”
하니까, 
“아이구 고맙습니다.”
말여. 아 고맙다구 말여.
“그럼 내가 오늘부터는 느이 집에 근너(건너) 갈테니까 웃음 내가 농사 질 때 꺼정은 있을테닌까는 느이 집서 말여….”
가가지구서는 아! 인저 웃음 물꼬를 가서 웃음 탁 통고맥이를 하구 앉어서 혼자만 대능 거라. 아! 황해도 양반덜이 와서 물대러 와서 이래 보니까 아! 키는 구척장신에 말여 엄청난 사람이 아! 서울 양반이 물을 대구 있으니 감히 어떤 놈이 꿈쩍을 못하지. 삥삥 돌다가서 그냥 가뻐리고 말도 한 마디 못하고…. 실컨 다 물꼬를 다 내리 막구 모조리 내리 막구는 자기 혼자 내 삽이루 해서 통고맥이를 하구서 전부 대구서 실컨 대지 웃음 아! 그제서는 자기 들어가먼 일어서 들어갈라치먼 자기들이 와서 자기 물을 댄단 말여.
아이 그거 참 얼마나 고마우냐 말여. 그거 양승철이가 생각을 하니, 아! 농사 그 양반 때문에 농사 해마둥(해마다) 해마둥 잘 짓는 기여. 그래 삼년이란 세월을 거기서 지내는데 그 양주팔이 그 형 양승철이에 딸이 한 이십된 과년찬 딸이 있는데 양주팔이가 들어 와서 그런단 말여.
“대감님 이 혼자 기시기가 너머 심심하고 하시니 즈이 형님 딸이 과 과년한 기 있는데 어째피 시집을 보내야 될, 될 테이고, 대감님언 어채피 장게(장가) 한 번 가시야 되구 말여. 기초가 웂으니 말여. 돌아 가셨으니 어채피 장게 가셔야 될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 불미시러운 집 딸얼 기초로는 삼질 못 하실거 같으니까 소실루다가 삼구 디리구(데리고) 사시요.”
말여.
아! 그거 자기 구해주는 것만 해두 참 고마운데다 또 또 딸까정 말여 조카딸꺼정 또 맥겨(맡겨) 주니, 또 얼매나 고마운 일여.
“아 그거 참! 내가 마누래도 죽고 내 혼자 몸땡이 이래 돌아 댕기는 사람, 이릏게 나를 구제해 주구 이랬는데 우짼 소실을 삼겠느냐?”
구 말여.
“기초를 삼으먼 삼었지 소실언 삼을 수가 웂다.”
고 말여.
그래 자기가 택일얼 잘 하는 선비가 아녀? 택일얼 해 가지구서는 아주 육례를 갖췄어요. 육례를 갖춰가지고서는 예를 이뤄서 사는데, 한 삼 년 살었지.
한 날언 양주팔이가, 지끔 말루 하면 인저 시장이나 인제 읍이나 군, 저 관가에 갔다 왔단 말여. 갔다 오더니, 
“아이 아주 반가운 소식 왔읍니다.”
“무슨 반가운 소식이냐?”
“아이 연산주가 떨리나구 새 잉금이 등극을 했읍니다. 중종께서 등극을 했습니다. 중종께서 등극을 하시구, 지금 그전에 베실하던 양반, 죽은 양반은 고사하고 산 양반덜언 살아서 망명하신 분들은 말짱 돌아 와서 그전 베실얼 복직하라구 어명이 내렸읍니다. 그래 대감님두 올라 가서 복직하시요.”
말여.
그래도 그렇게 딸을 데리고 살고 그래도 자기가 한림학사라는 얘기도 안 했어요. 그래두 양주팔은 다 알어. [청중1: 워쩧게 알까?] 그 사람은 상을 보고 그렇게 상을 그렇게 뚫어지게 봐요. [청중1: 상얼!] 사람에 상얼 보고 그걸 그렇게 다 안단 말여 -으흥.…- 상을 보고 그렇게 알었단 말여 [청중1: 인재로구먼….] 예. 상얼 보구 그렇게 알었단 말여. 그래서 자기가 참 관가에 가서 이래 몸을 숭겨가지구 보니까, 아! 그래 방이 붙었는데 말여, 연산주는 귀양을 천장산으루 보내구 중종대왕이 등극하구 말여 안정해가지구 그전 충신덜 맬짱 불러 딜이구, 도로 복직을 시킨다고 말짱 돌아 오라구 불렀거던. 그래 와 가지구.
“내가 과연 한림학사 김장곤이다.” 말여.
“인제는 서울루 올라가야 되겄다.”구 말여.
그래 두 내우(내외) 보따리 싸 가지구 서울로 갔어요. 서울, 서울 올러오니 담박 한림학사지. 담박에 들어 오니까 담박에 한림학사란 말여 또. 한림학사 베실이니 한림학사지. 한림학사 베실 담박 받었단 말여.
그러자 한 삼년 지냈단 말여. 지냈는데 그 이, 양주팔이가 자기 형 양승철이를 보구서, 
“형님 딸을 서울루다가 시집얼 보냈으면 그 딸 보구싶은 생각도 줌 없소? 그 딸 보구싶다는 얘기를 우째 한 번도 안 하오?”
말여. [청중1: 응!] 
“아 글쎄 사우넌 한림학사구 나는 선대에서 백정집이고 말여 쌍눔이 올러갔다가 말여 사우한테 누(累)가 될까봐 말여 그래서 나 못가네.”
말여.
“그렇지 않읍니다.”
말여.
“그 사램이 가면은 반다시 은헤를 생각해서 훌륭하게 대접을 할께구 말여 장인이라고 할거고 말여 하니까 딸두 가서 만내보고 또 이때에 우리가 양반이 안 되면 양반 노릇얼 못합니다. 인저는 우리두 인자 양반이 됐으니까 양반 노릇을 해야 됩니다. 형님 딸 잘 둔 덕으루다간 양반이 되니가 양반 노릇을 좀 해야 됩니다. 좀 갔다 오시요.”
그래니까 이 사람이 인저 서울루가 가서는 딸네 집에 인저 올라구 하는데,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살면 은젠가 암만 양반노릇을 할라구 해두 백정집이라구 그랴. 그러니까 인저 땅두 다 팔구 이사를 갑시다.”
그래 이사를 온다는 게 강원도 철원을 나왔다 이거여. 철원을 나와가지구 몇 백리 온 거지요. 거 와서 철원에 와가지구서는 터를 닦구서 인저 거기서 사는데. 거기 사람덜이 말 하기를 양첨지라구 부른단 말여 근본을 모르니까.
또 만약에 백정집이다 하면 머 경장하게 하대를 하지만 그냥 근지가 웂이 온 사람이니까 그냥 ‘양첨지, 양첨지.’ 고만 말짱 사는 거는 잘 살고 말여. 그러니까 그저 ‘양첨지, 양첨지.’ 고만 이렇게 불른단 말여.
그래 서울엘 올러가니까 가가지구서는 그래 사우가 이조판서로다가 승격이 됐단 말여. 이조판서로다가. 아! 문에 들어 갈라고 하니까 아! 어짼 노인이 왔느냐고 말여 문을 막거든. 그래 인저 자기 얘기를 하구 김장곤이가 내 사우되는 사람이라구, 그런 얘기 하니 ‘아! 그러냐.’고, ‘들어 가라.’고. 아! 들어 오니 참! 장기 바둑을 띠고 앉었단 말여. 그래 문앞에 가가지구서는 두 무릎을 척-꿇구서 절을 하면서, 
“대감님 안녕하십니까?”
하구서 절을 하닌까, 그 칭구덜이 한림학사의 친구덜, 이조판서 칭구덜이 거기 앉어서 훤히 내다 보구 있거든. 그래 그 대인사는 그렇게 머리가 빠르대요. 벌떡 인나더니(일어나더니) 굴복얼 하고 있는 거럴 와서 일어 내키며 웃으면서 하는 말이, 
“시골 노인덜은 사우 귀한 것만 생각하지 사우가 자식인 줄얼 생각을 못 한다.”
구. [청중: 웃음]
이래면서 장인을 끌어 안구 일으켜 세우는 거여. 그게 만약에 그 사람이 그 장인이 굴복하고 말여 ‘대감님 안녕하십니까?’하구 문안을 드리면 쌍놈이라는 게 근본이 들어나쟎아요 고만. 그러니까는 쫓아 나가가지구선 끌어 일으키구서는 ‘시골 양반덜은 말여 사우 귀한 것만 알지 사우가 자식인 줄은 모른다’고 말여 [청중1: 응 그렇지.] 응. 그래서 일으켜 세웠단 말여.
그래서 인저 거기서 딸도 만내보구 있다가서는, 
“야 인제는 우리가 줌 양반이 되구 싶은데 양반은 우턱하면 양반이 되느냐? 느(너의) 삼춘이 부탁이 그거 밖에 없다.”
그러니까, 
“아 글쎄요. 양반이 이번에 되시야지요.”
그 인저 또 마누라가 젤이거던. 남편한테 김장곤이한테 [청중: 응.] 
“아 우리 삼춘이나 우리 아버님께서 양반 노릇도 하구 싶으구, 싶어 하시구 하는데 우득가먼(어떻게 하면) 양반이 줌 되두룩 해 달라.”
그 말여. 그러니까, 
“아 그 양반 맨들지. 양반 맨들기야 쉽단 말이야. 그 장인 집에 가 기시요.”
말여.
“가서 이조판서 김장곤이가 내 사우라구만 댕기먼, 길에서 자랑만 하시요.”
말여. [청중: 웃음]
아 그래 인젠 집에 와가지고는 ‘이조판서 김장곤이가 내 사우’라고 말여. 그 또 양주팔이 그 삼춘두 댕기면서 ‘이조판서 김장곤이가 내 조카사우’라구. 아! 이라구 철원에서 돌아댕기면서나 자랑을 하고 돌어댕기구 사람이 있는데는 연방 돌아댕기구 하닌까 ‘저 미친 늙은이’라구 웃음 . 그러능 거여. 아이! 이조판서 김장곤이가 아! 우리 나라에 아주 대현으루 올러가는, 이구 현인이루 올러가구 있는 인데 말여. 아! 그런 이를 감히 지 사우라구 한다 말여. 그 미친 늙은이 보라구 말여. 미친 영감덜이라구 하면서 웃음 욕을 남들이 욕을 한단 말여. 믿어 주지를 않는단 말여. 흠-. 그래 또 양주팔이가 또 가가지구는, 서울얼 가 가지구서는, 
“암만 양반노릇을 하구 김장곤이가 사우라고 해도 세상 사람덜이 들어 주질 않읍니다.”
말여.
“도로 욕만 합니다.”
‘아 그럴 거라.’구. ‘집에 가 있으라.’구. 집에 가 있는데 ‘이조판서 김장곤이가 처갓집에를 가니까 치도관을 내가지구서는 치도하라.’구 말여. 치도관, 길 닦는 사람 말여. 옛날에 그 높은 사람덜이 시골에 갈 것 같으면 말짱 질 닦고 말여. [청중1: 질 닦지. 암 감사만 지내가두 질닦지.] 질 넓히고 한단 말여. ‘치도관 시켜서 치도 하라’구 말여. 그리구 처가집이 아무데 아무집 이라구. 군수한티루다가 떡 편지를 했지. 그곳 원한티루 하니까. 아! 원이 보닌까 아! 그 미친 늙은이라구 그랬더니 말여 참말이거든. [청중: 웃음]아 메칠 있다 오는디 보니까 참 왈그랑장을 하구 뭐 말을 타구 말이지 아 두 내우 행차가 오는데 보니까 아! 그 집에 갔다 채알을 치구 말이지 온통 잔치가 벌어지구 온통 야단이거든. [청중: 웃음]아! 군수두 와서 ‘영감님, 영감님.’ 하구 절을 꿉실 꿉실하구 [청중: 웃음]양주팔이한티두 절을 하구. [일동: 웃음 …] 청취 불능 … 아! 함 번 왔다 가닌까 고만 양주팔이가 고만 양반이 됐거든. [청중2: 그럼 말 할 거 있어?] 그래서 그 그때 시절에 김장곤이가 그렇게 지낸 이고, 그 명현록에 있쟎어요. 명현록꺼정 올라간 이고. [청중1: 훌륭헌 양반여….] 그 액운을 그렇게 당했고…. [청중1: 글쎄 깨닥허먼 돌아가실 뻔 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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