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저녁 식사 후 경로당을 다시 찾아갔을 때에는 오후 7 시 30 분 경이 되었다. 할아버지들이 5명 모여 앉아서 담소를 하고 있었다. 좌중이 모두 제보자에게 이야기할 것을 기대하고 있던 차에, 낮동안에는 옛날 이야기를 했는데, 저녁에는 근대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면서 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역시 아주 긴 이야기였다. 거의 50 분 가량 걸렸다. 옛날에 나온 농림지의 야담을 읽어 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제보자가 들려 준 이야기는 구연에 알맞도록 표현이나 줄거리가 재구성되어 있는 흔적이 뚜렷했다. 악기 이름이나 화장품 이름 등을 제보자가 아는 대로 많이 열거함으로써 이야기의 흥미를 돋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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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경상북도/예천군/풍양면 분류코드: [풍양면 설화 30] 테이프번호: T. 풍양 3 앞~ 4 앞 조사장소: 우망동 포내 조사일: 1984.2.13. 조사자: 임재해, 한양명, 민경모, 김용진 제보자: 정원철(남, 69세) 김장수와 일본 기생 청산유수 * 저녁 식사 후 경로당을 다시 찾아갔을 때에는 오후 7 시 30 분 경이 되었다. 할아버지들이 5명 모여 앉아서 담소를 하고 있었다. 좌중이 모두 제보자에게 이야기할 것을 기대하고 있던 차에, 낮동안에는 옛날 이야기를 했는데, 저녁에는 근대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면서 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역시 아주 긴 이야기였다. 거의 50 분 가량 걸렸다. 옛날에 나온 농림지의 야담을 읽어 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제보자가 들려 준 이야기는 구연에 알맞도록 표현이나 줄거리가 재구성되어 있는 흔적이 뚜렷했다. 악기 이름이나 화장품 이름 등을 제보자가 아는 대로 많이 열거함으로써 이야기의 흥미를 돋우기도 했다. * 낮에 한 것은 점부 참 고대 이야길 가주고 했는데 지금 한 것은 근대의 이야긴데 이거 저 농림지에 자식교육에 대한 격찬이라 카는 제목이 있어요. 거 한 옛날 고 농림지 야담에 봤는데. 어느분이 늦게 만득자(晩得子)를 낳아가주고 참 그야말로 장래에 아주 참 영광을 그 이상 없이 기대하고 키우는 나머지, 그 애가 얼매나 진실한지 예전에 장판 붙이는데 떨어져가주고 이래 각게 식으로 곱하기표로 인제 장판을 붙이 놨는데. 자기 아부지한테 인사하는데 꼭 앞에 하는데. 이곱하기표에 양짝의 손을 요다(요기다가) 대고 [장판에 흉내를 내면서] 절을 하고, 절을 하고. 그래 인제 혹간에 또 딴 데 가 앉으면 꼭 이리 향해 앉으라 카고 절을 해. “그래 이기 무슨 의미냐?” 카이께, “여 인지 저 거시기 방바닥에 곱하기표가 있는데 두 손을 여 오면 참 애비 부(父)자가 되고 거 인제 자기 어른도 거 앉으이께 그래 그걸 상징해 가주고 반다시 지가 그래 절을 합니다.” 카는, 그릏기 아주 참 어릴 때부터 참 영민한 머릴 가진 앤데. 그래 이 애가 에- 보통학교를 댕길 때에 그야 말로 헛돈은 한푼도 안쓰고, 당연히 쓸돈만 쓰고, 또 부모의 명령이라 카만 밤중에도 참 시행을 꼭 하는 그런 애래. 그래서 그 인근지방에서 전부 흠모하고 참 칭송을 받는 앤데 야가 보통학교를 졸업 맡고 중학을 거쳐서 서울 제일고보에 댕길 때도 역시 어릴 때와 같이 그런 심정으로 지내는데. 그 성대 예과에 드갔는데. 같은 동료들이 그야말로 전부 지방에 있어가주고 자기 부모한테 편지를 허위로, 조작으로 돈을 많이 요청해가주고 어는 정도 학교에도 쓸 뿐, 주로 밤이며는 그저 거시기 학생복을 전부 벗고 평복을 해가주고 카페로 연극장으로 요리집으로 댕기며, 이기 참 일부 일과에 되도록 이렇게 모도 행동을 했었어. 때마침 일본 동경 아사구사 절 밑에 저 아오야마라 그는 청산, 이름은 유순데 청산유수라 카는 계생(기생)이 하나 있는데. 이 기생도 자기집이 유여(裕餘)하고, 그 또 아 첫째 그 계생은 학벌도 있는데. 심리학을 연구하는 계생인데, 그래서 이 동양 사람의 심리학을 파악하고 다음에는 서양 사람도 파악하기 위해가주고 그런 심정을 굳혀가주고 일본 전국을 다 참 순회를 하고, 그래 조선을 나와가주고 서울 와 안착을 하는데. 서울 와 있어도 이 한국의 습관이든지 또 그 음악인지 가무든지 뭐 여러 가지 다 아주 훌륭한 그른 기생이래. 그래서 이 지방에 있는 학생들이 전부 뭐 이번째 공납금 얼매 뭐 교과서대 얼매 거짓말로 불꽈(불려)가주고, 돈을 불러다가 참 주로 청산유수라 카는 기생한테 많이 갖다가 참 써버리는 그런 예가 있는데. 어느날 저녁에는 일행이 쭉 앉아가주고 참 그래 놀다가 한 학생이 하는 말이, “우리가 이만하고 일어서자, 우리가 부모에게 죄악이 있다. 우리 부모는 한설(寒雪)을 불구하고 그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 그 번 돈을, 우리 자식을 키와가주고 장래에 입신양명(立身揚名)하는 그 희망심을 가주고 우리가 돈 부치라 카면 좋아가주고 즉시 부치주는그런 돈을, 우리가 부모님을 속이고, 우리가 이 오도(誤道)에 낭비한다 카는 것은 너무나 죄악적이니까 우리도 삼가할 점이 있잖나?” 카는 발언을 하니께, 그 옆에 또 어떤 학생은, “천지는 끝이 없어도 인간은 끝이 있는데 우리가 이래 사나 저래 사나 기왕 살 때에 안락한 심정으로 참 풍정한, 호탕한 심정으로 시간이나 좀 보내지. 그렇게 너무 저- 모나기 해 봐야 별 내력이 없다. 예를 들어 말하면 그 성대에 어느….” 그 아까 저 애비 부짜를 대고 절하는 애를 두고 말하는데, 그 이름이 그 집에 수(壽)가 절러(짧아)가주고 장수(長壽)라꼬 이름 짓는데. “그래 그 김장수라 카는 사람이 그릏게 서울 와가주고 아주 헛돈을 일전도 안쓰고 뭐….”[테이프 뒤집음] 뭐 그른 말을 하니까, 그 또 어느 학생은, “그 또 우리가 생각할 점이 있지만은 우리가 출세하기 위해가주고 이런 방면으로 우리가 놀아야 된다.” 이런 운운 할 때에 그 옆에 청산유수가 기생이라 카는 사람이 들을 때에, “그런 사람은 어떻키 심정을 타고 났기다(났길래) 그와 같이 마음이 골똘하고 참 여무냐?” 이것을 궁금해가주고 그러면, “그 성대에 김장수라 카는 학생이 지금 기숙을, 하숙을 어데하느냐?” “그래 아문데 한다.” 카이께, 즉시 그 익일부터 참 그 학생 왕래하는 거다가 또 집을 얻어가주고 역시 그 카페업을 하고 계속하는데. 그전에 왔던 학생을, “김장수에게 모형을 소개하라.”(1)-김장수의 모습을 가르쳐 달라.- 카이, “저게 오는 사람이 기다(맞다).” 카이께네, 역시 그집 청산유수집 앞에, 올 때에는 그 저 거식이 거문고를 켜는데 에- ‘백로야 가마귀 노는 곳에 가지마라. 청파에 깨끗이 씻은 나래(날개) 검을까 염려 하노니’ 그 참 좋은 그 곡조를 거문고로 하니께, 이 지식이 하매 충만 해가주고 음 대해도 가직한 머리가 돼가주고(2)-음악에도 상당한 소양이 있었다는 말이다.- 이 집 앞에 오디 보지는 안하고 머리만 몇 번 이상스리 두루곤 고만 그냥 가. “니가 역시 참 마음은 야물긴 야무다. 그러나 불과 일 개월 안쪽에 내한테 오만 뭐 능금 호박보다 더 무를 모양이께, [웃으면서] 니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 겪어보자.” 카고, 그른 용기를 가주고 있는데. 하, 하 하시 때(하학 때) 또 그래고, 그 이튿날 또 그래고 하니께, 그 익일날 토요일인데 일찌이 고 뭐 하학을 [말을 고쳐서] 수업을 마치고 오는데는 걸떠 본단 말이래. [빠르게] 고만 즉시 악기를 니라놓고 방안에 손풍금, 피아노, 피리, 젓대, 기타, [청취 불능] 아코디온 다 있걸랑. [일동: 웃음] 악기 저 처재이 놨는데, 그 니라놓고 가가주고 앞에 가가주고, “천인으로서 우리 대 일본제국에 장래에 유망한 인물로 등장할 학생 신분을 가진 분에 대해서 말씀 건네기 대단히 죄송하오나 잠깐만 저의 말씀을 들어 주시죠. 저는 일본사람인데. 일본 동경 있는데, 여 조선 온지가 얼마 되는데 일본 전국사람을 다 구경하고, 면대해 봤고 수작도 해 봤고, 또 서을 와서도 장안 몇 십만 호에 주거를 가진 서울 참 사람들을 전부 다 봐도 지 마음이 보통 심상히 넘어갔는데. 하필이면 당신을 볼 때에 눈에 보이지 않는 형기랑(형체는) 없지마는 지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전선과 같은, 전깃불 같이 당신의 가슴에 반사가 되니께 이 우연한 이치가 아니께, 잠깐만 죄송하지만 들와 지 하소연만 듣고 가시만 좋을테이께로, 반 시간 동안 시간 허용되지 않겠읍니까?” 카는 애원을 해요. 그래서, 부득이 해서 그 또 그 전날 그 저 거식이 시조를 그 청파에 가마귀 [웃으면서] 거 들으이 하도 이상해 일본사람으로서, “한국의 유랠 어떻게 저만침 아나?” 거게 탄복이 돼서 드가이께, 대번 의장을 여디(열더니), “저의 집안에는 참 경감이나 혹은 또 일반 유지급에서 중시하는 집인만큼 학생 신분에는 곤란하니까 옷을 갈아 입으시요.” 카미, 여디 하오리기모노를 척! 내놓고 학생 사각모자하고 전부 학가모하고 벗어 그 의장에 여 놓고 그 집 하오리기모노를 입고 앉는데. 저 날래 가라. 그래가주, “요리집에 가가주고 요리 한 상 참 잘 해오라.” 카이께, 그 때야말로 물견이 헐하고 돈이 귀할 땐데. 즉시 전화수화기 놓찮전에 청요리가 대령해가주고 그래 요리를 차려놓고 권하면서, “다 같은 참 사람은 같지마는 국적은 다르지마는 우에(어찌해서) 저의 심정이 그런지, 당신을 볼 때에 우연한 심정이 아니니까 내 앞으로 장래에 소망은 단- 니 긑은 사람이라도 당신이 참 일생을 두고 연가를 해주고 관리를 해 주싰으면 그 은혜는 결초보은을 하겠사오니 그래 할 생각이 없느냐? 의사를 묻고져 합니다.” 카니까, “뭐 안주 난 학생신분이고 사회물정이 안주 소홀한 한 사람이께로, 그런 문제는 내가 졸업을 한 후에 사회에 발을 디딜 때에 가 봅시다.” “지 역시 그때를 기다리는 심정이지 내일이라도 당신하고 나하고 무슨 참 인연을 맺자 카는 것은 절대 아니께로 약속만 해 주십시요.” 카니, 그래 애원을 하니께, “좋다. 그럼 그렇게 하자!” 그래 인제 놀다가 오는데 그 저 요리값을 줄라 카니께, 평생 돈 [웃으면서] 일전도 안쓰든 학생이 줄라 카니께 속으론 굉장히 참 안타까우나, 줄라 카니까 위신상 줄라 카니까 그 청산유수가 하는 말이, “그 필요없읍니다. 그 요리값 쯤은 지한테 뭐 충분히 있으니까 그냥 가시라.” 카며 의장을 열고 옷을, 사각모자를 해 씌이고 옷을 해 입혀주고 그래 인제 가는데 돌아오며 가마이 생각하니께 ‘적어도 그 저 서울내에 청산유수 유명한 기생이 허다한 사람 다 놔두고 내한테 하필이면 그른 애소연을 하고 또 요리값도 안 받고 하이께, 고만 자존심이 가득해 [웃으면서] 내가 참 그야말로 훌륭한 인물이 됐게다 그 기생이 그런 말을 하지.’ 싶어. 아주 좋아가주고 웃으면 오다가 보이께로 돌을 차가주고 구두 진(징)을 다 빠져도 모를 정도로 취해가주고 심취가 돼. [청중: 웃음] 집에 와 가만히 밤에 [웃으면서] 공부 하는건 그전에는 지독히 했는데 공부도 관심이 없고 ‘그 이상한 여자로구나.’ 생각을 참 하고 그 이튿날 학교를 등교를 하이께, 다른 동무들도 또 역시 저-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오늘 저녁에 청산유수집에 가보자. 아 어제 저녁에도 못갔고 언제 미칠 못갔다.” “돈이 있나?” 카이, “아이구 돈 없으면 고향에 부모헌테 부르지.” 카이 또 한 학생은, “뭐 그렇게 너무 그래지 마라. 고향에 부모님께서는 예전에 내려오는 유통에 좋은 초당 갈 역에 사후공상(死後共賞) 힘을 써 번 그 참 애써서 번 돈을 우리가 이래 쓸 수가 있나?” 이런 수작을 하더란 거래. [큰 소리로] 그 소릴 들으이 더욱 심정이, 김장수라 카는 학생 심정은 [본래대로] ‘다른 사람은 돈을 주고도 저래 놀고 저런데 [웃으면서] 나는 하필 어제 가이께로 [큰 소리로] 지가 그렇게 애원하고 돈도 요리값도 안 받으께 내가 보통인물은 아니다.’는 참 그런 생각이 가지껏(한껏) 끓어 올랐단 말이래. 그래서 얼마동안 지내는데 고만 그 훗날 부텀은 일요일은 고만 여전히 아주 청산유수 집에 가. 작정으로 아주 계획으로 참 일과가 돼 있는데, 다른 학생들이 굉장히 심사가 나글랑. ‘이 저 김장수 학생에 대해선 아주 참 서비스가 훌륭한데, 우리한텐 순전히 돈을 받고 돈대신, 돈가치 밲엔 댓가를 안해주니께 안되겠다.’ 싶어가주고 학교로 진정을 했어. 담임 선생님들한테 교무실로, “학생 신분으로서 장래에 막중한 국가에 중책을 짊어지고 이 참 개척한 학교 아- 문전에서 이러 이러한 오도에 있는 학생이 있으이께, 이거를 시정을 해야 앞으로 우리 대학에 면모를 갖추지 않겠느냐?” 카는 진정을 내니까. 그 참 그저 학교에서도 조사를 해 보이 사실무근(事實無根)이 아니라 사실이 있는 이얘기라. 그래서 이 김장수를 불러가주고 충고를 및 번 하니께, 하매 사람 마음이라 카는 것은 이- 저울과 같은데 어지간히 기울어질 때 잡아야지, 푹 기울어지면 도저히 아무리 잡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래서 잘 안들어서 학교서는 부득이 해가주고 아까운 인물이지만 참 퇴학을 제명을 씨깄부렜네. 씨기니까 제명 당한 날부터 참말로 사각모자를 의장에, “너는 내 찾잖기 전에는 태양도 보지 마고 꼭 있다가 거게서 있으라.” 카면서 고마 문을 닫았부리고. 그 익일부턴 평복을 하고 이 청산 기생하고 전차 기차 바꽈 타가며 유랑으로 사방 댕기며 얼매를 노다가 하루는 감기가 들리 병원에 가는데. 참 갖다 오이께 평상시는 한데 갔다가 들오면 이 청산유수 기생이, “인제 오냐꼬?” 반갑게 맞이하고 저 거식이 물수건 가주고 발 닦고 안마해주고 뭐 이릏기 참 좋던 그런 상황을, 그날은 적적해. 이상하다 싶어가주고 방에 문을 여니께 눘어. 깜짝 놀라면서, “어데 심신이 고단하냐?” 카이, 눈을 뜨민, “아이 당신 오신 줄 영접을 못해드려 죄송합니다. 심신이 좀 불안합니다.” 그이, “어데가 심심이 불안하냐꼬?” “뭐 당신이 알바 꺼짐은 안되고 이 시간 지나면 뭐 자연히 낫겠지요.” “[빠르게] 그기 무신 말이냐고. 그전에 당신하고 나하고 만날 때 참된 내외간이라 카는 거는 서로가 거짓이 없어야 되는데, 한 쪽은 진정을 가주 있고 한 쪽은 거짓을 가지면 그건 아무리 참 서로 정이 있다 캐도 참된 내외간이 아인데. 우리 양인은 서로 거짓은 조금도 없고 서로 진정한 심정으로 살아나온 그런 서약을 서로 했는데, 나를 안갈치 주면 그건 참된 내외간이 아이고, 그전에 서로 약속한 것이 위배되잖느냐?” 카는 말을 하이께, “당신이 그렇다면 내가 부득이야 이얘기하겠읍니다. 나의 동생이 남양인도에 왕래하면서 목재상을 하는데 이번에 배를 가주 가가주고 나왕을 인도에 가가주고 한 배 해오다 중간에 풍랑을 만내가주고 실패를 했는데, 일본 전국 그 저 거식이 대목집에 납품기일은 가직하고(가깝고) 이 저 거시 계약금이 기일이 지내가주고 거 참 변상을 할 입장인데. 이 계약금 때문에 보상을 안하면 안돼서 돈 삼만 원만 날 겉은 것도 누(누나)라고 이 편지가 왔다.” 그며, 이 편지꺼짐 내 보이면서, 삼만 원 보내주면, 그때야 삼만 원이 요새뭐 참 뭐 삼백만원이 되든지 뭐 얼매 많으께란 말이야.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하길래, 그래 현재 삼만 원은 없고 가마- 생각하다가, “걱정마라. [빠르게] 그간에 금전이라 카는 거는 오대양 육대주를 핑핑 돌고 한데, 우리네 인생은 천지는 끝이 없어도 사람의 제 명은 끝이 있는데 잠시간이라도 그 걱정 수심으로 해가주고 당신의 열굴이 그 부용선녀(?) 같은 얼굴이 파리해지기가 짝이 없는 것을 볼 때, 내가 오장이 무너지는 거 같으이께 걱정말고 웃어라.” 카며, 돌아 앉아 편지를 쓴단 말이래. 자기 부모한테,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저의 심정을 잘 아실 줄로 압니다마는, 금번에 졸업 시기가 되니께 무슨 등록금 무신 뭐 동창회비 등등 하여 돈이 좀 마이 한 삼만 원 돈이 드니께 이건 속히 부쳐주셔야 되겠읍니다.” 카이, 편지를 하이께 편지받는 부모는 이런 내용을 모르고 그 부인한테, “참 장수 편지가 또 왔다.” 카이께, 깜짝 놀라면, “몸이나 편하냐?” “몸이사 편하지마는 이 자식이 또 돈 부치라 카는 편지다.” 카이께, 그 부인 하는 말이, “여보, 당신 말씀도 참 딱하요. 우리 내외가 그 돈 갖다가 모아가주고 죽어 관에 여가(넣어서) 가주고 가요. 지 하나 뿐인데. 지가 오도(誤道)도 아니고 정당한 참 학문에 쓴다 카는 것을 안부치 줄 수가 있읍니까? 얼러 부치 주시오.” “그 나도 좋아하는 소릴쎄.” 카며, 그 이튿날 즉시 모양 주선해 삼만 원을 부치 좄어. 그래가주고 그 받아가주고 삼만 원을 그 청산유수 기생한테, “여 있다.” 카이, “아이, 당신이 저의 일신 하나 관리해 주신 은공만 해도 결초보은인데 하물며 저의 동생까지 이 전장에 상로(商路)를 개척해 주신다 카는 점에 대해서 무어라고 참 말할 수가 없읍니다.” 카마, 참 칭송을 받고 그래 그 돈 삼만 원을 그 청산유수가 받아가주고 일본으로 부칬는지 어엤든지 거는 끝나고. 그래고 계속해가주고 낮이며는 참 놀러 댕기고 밤이면 서로 참 정을 태산겉이 속삭이고, 인정을 두고 지냈는데. 하루는 제적을 당했지마는 그 동창회에 간부가 돼가주고 동창회 총횐데, 어느 학생 동무가 와가주고, “이번째 동창회 간부를 참 사임을 하든지 해야지, 간부로서 이 또 요새는 학교도 안 댕기고 이래 안된다꼬 곧 오라.” 해서, “천상 부득이 해가주고 간부를 사면하기 위해가주고 참석하기 위해 간다.” 카니께, “꼭 갔다 오실 제 일찍 오시라꼬.” 그런 부탁을 받고 동창회 참석을 하고 오니, 또 역시 기침을 해도 현관에 들어서도 아무 열 그 저- 거식이 흔적이 없어서 문을 열고 보니 앞에 말한 바와 같이 역시 머리에 수건을 동여 매고 누서, 깜짝 놀라면서, “아침에 갈 때 여전하던 당신이 어에 그간에 어떻게 신변에 어떤 무슨 고통이 있어가주고 이렇게 이런 현상이냐?” 물으이께, “아이, 죄송합니다. 당신 오신 줄도 모르고 내 참 심정이 너무 아파가주고 그렇습니다.” “그래, 어떻게 아프냐고. 의사에 병원으로 가야 되냐꼬?” “아이 난 심신으로 이 참 불안한 점이께 내 뭐 육체상 실지는 고단한 점이 없다꼬.” “그럼 육체상 심정은, [말을 바꾸어서] 육체상은 관계 없고 심신은 무슨 원인이냐? 연유를 얘기하라.” 카이께, 또 역시 잘 얘기 안하는 것을 앞에와, 말과 같이, “그 내외간이라 카는 거는 걱정을 해도 같이 해야 되고, 저 거식이 즐거움을 가져도 같이 가지는 것이 내외간인데 그럴 수가 있느냐?” 카는 말까지 나오이께, “역시 한 번도 아이고 두 번짼데 금번에는 돈이 많습니다. 좀 큰배를 하나 사기 위해 가주고 돈 삼십만 원이 필요하니까 삼십만 원을 이걸, 도저히 당신이 아무리 참 농촌에 집에 뭐 부호라 명칭을 듣는가 모르겠읍니다마는 삼십만 원 어렵겠고, 만일에 이 편지에 한 말과 같이 누나가 이 삼십만 원 참 거식이 도와주지 않을 것 같으면 남매 의라 카는 것은 그날로 부터 영 이별이라 카는 최후말까지 했으이께로 그 동생 하나 인연을 끊을 것을 생각하이께 어이가 없어서 그렇다.” 는 얘기래. 한참 생각하다가, “이번에 참 돈이 많아 곤란하긴 곤란하지마는 [큰 소리로] 걱정마라 ! 걱정마! 가만히 거 안심하고 눗거라.” 카며 돌아앉아서 편지를 쓴단 말이래. “아버지께, 먼저 삼 만원 부쳐 주신 돈은 졸업식까지는 다 되나, 졸업을 하고 고향에 니리갈 작정을 했더니 학교의 추천으로서 독일 백림대학에 유학을 가게 됐으니까, 학교에서 추런하는 걸 참 져버릴, 거역할 수도 없고 한데. 독일은 동양과 달라가주고 등록금이고 뭐 모든 것을 전부 일시불을 전부 다 해야 된다니께, 에- 돈이 삼십만 원이 필요한께 삼심만 원을 보내 주시면 독일유학을 마치고 동양에 건네 오면, 거 뭐 돈벌기는 씨깔꾸리로(쇠갈퀴로) 낙엽 긁기 보다 더 쉽습니다. [일동: 웃음] 그래니까 뭔 주선을 하더라도 돈 삼십만 원을 꼭 부쳐 주셔야 됩니다 만일에 여태까지 참 아버지께서 저 공부시키는 돈 들이는 것이 이번 삼십 만원 안된다면 과거는 전부 참 운무경에 헛돈에 불과하고 또 불효자 역시 부모의 슬하 다시 들어갈 수 없는 그런 심정을 굳혔으니께, 깊이 심량을 하시가주고 부치 주십시요.” 카는 편지를 참 보냈어. 그래 고향에서 그 어른이 편지를 받아보이, [웃으면서] 어지간해야 되지. 삼십 만원, 그때 촌부자 여간해 삼십 만원이 안되걸랑. [일동: 웃음] 한숨을 하니까, 그 부인이, “돈이 얼매나 드께다(드니까) 당신이 그전에는 평소에 늘 장수 편지를 받으면 웃는 낯으로 있디이 오늘은 왜 한숨 합니까?” “글쎄 그애가 돈을 이번째는 뭐 우에 다 팔아도 될똥 말똥 뭐 그렇다.” 카이, “팔아보지요.” 카이, “글쎄 그른데 이왕에 하겠느냐?” 카이, “아이 그러면 고만 편지를 하이소. 고만 집에 돌아와 군청 서기라도 하고 장개나 보내가주고 손자라도 우리 안아보고 참 고만에 죽도록 그렇게 편지를 하소.” “글쎄! 그기 나도 기대하는 소망인데. [빠르게] 그애가 어릴 때부터 한번 결심하면 다신 변동없는 애기 때문에 여북해(오죽해) 서울 가 학교에 가서 차돌이라 카는 호를, 별명을 얻은 앤데. 내 그래 편지한다꼬 그애가 돌아올 애가 아이라꼬.” 그런 얘기를 내외가 밤 늦도록 이얘기 하다가, 그 이튿날 날이 밝은데. 이것 승즉군이요 패즉역적이라꼬(3)-勝則君 敗則逆賊- 고만 결단심 한 번 내보자 캐. 곽중에(갑자기) 토질 파진 부동산을 파진 못하고 저당하는데. 일호 저당을 다해보이 돈이 모지래. 또 이호 저당하고 가장 집문서 전부 다 팔고. 그래가주고 하니께 거의 삼십 만원 돼. 그래서 부치고 편지를 나중에 하기를, “너의 편지대로 돈은 다 참 속달로 부칬는데 너 어머니는 의지할 집도 없어서 너 외가 가서 의지하고 나는 나 많은 사람이 너 외가에 오래 있을 수 없어서 종종으로 과객으로 친지들 찾아가는 세월로 그래 결심을 했으니께, 자식된 도리로 속히 서양대학을 졸업하고 동양에 와 가주고 에- 우리 생활에 참 구애도 면할 뿐 또 자식된 도리에 부모를 참 일정한 집에다가 거주를 하도록 해야 자식 도리니께, 이점 충분히 양해하고 너의 어릴 때 심정에 변치없는(변치않는) 그 결심만 기대할 따름이니까 그래 알아라.” 카며 편지를 해서 보냈어. 그래 앞에 삼십 만원을 받아가주고 청산유수 기생을 갖다주고, “여 삼십 만원 있다!.” 카이 또 감사하다꼬, 칭송이 뭐 말 못하게 칭송을 참 해요. 그래곤 미칠 후에 그 청산유수가 하는 말이, “한날 밤에는 우리가, 사람으로서 장래를, 우리가 얘기 안 할 도리가 없으이께 평생 우리가 둘이 젊을 것 긑으면 하등에 이런 말 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가 지금은 양귀머리에 검은 머리가 머지않아 백발이 휘날릴 때는 용력도 줄어지고 또 슬하에 자손이 생길건 물론인데 자손이 있으면 교육을 시키야 되는 것이고 하니께 우리 장래를 얘기해가주고 돈을 좀 모아야 되지 돈 없어 가주고는 우리가 곤란하잖느냐?” “그야 동감이다.” 카니께, “그럼 돈을 어떻게 버냐?” 카이, “당신은 앞으로 구직을 하는데, 취직할 동안에 여 저기 내 참 하는 영업에 보조나 맞춰 주시고. 나는 뭘 하냐 하면 옛날하던 맹 거 저 아- 요정을 다시 재개업을 해야 되지 다른 도리가 없다.” 그이, “아 이보오, 그것을 뭐 할 수 있겠느냐고. 우리가 참 쑥스러가지고 못하니께 아죽 더 깨끈데(깨끗한데) 내 어데 직장 있을 때까지 그냥 있자.” 카이께, “참 그 말씀도 좋습니다 마는, 당신 혼자 직장을 구해가주고 앞으로 그런 장래의 안일을 도모치도 못하고 하니까, 둘이 벌 요랑하고 그리 아시요.” 카미, [웃으면서] 그 이튿날 대번 고만에 한데(바깥에)다가 청산유수 재개업이라고 딱! 써서, 자필로 갖다 부치고 아무날 하라 카이, 그날 역시 개업을 하이께, 역시 참 명의가 아주 그 근방에, 진동한 유명한 기생이기 때문에 참 하객들이 [말을 고쳐서] 참 저 거식이 축하금도 많이 들오고 아주 뭐 참 술 머러(먹으러) 아주 많이 오고 뭐 모도, 그날 종일 아주 열전의 열전으로 성황을 이루었어. 그랬는데 저녁에 와 계산하는거 보이 역시 참 돈이 많이 벌리이께, 이 저 김장수도 이 자기 그 마누라, 청상유수 계획도 [큰 소리로] 뭔가 참 어느 정도 예상선에 도달, 충분히 도달하니까 그런 기대심이 생깄어. “좋다!” 그 이튿날부터 계속하는데, 차차 가는데 뭐 정리하는 것을 소사일체(小事一體)로 남편한테다가 자꾸 시키는 중에 이 남자도, “이 너무 쑥스럽다.” 카며, 그런 생각이 들 때에, 왜 그걸 구상했느냐 하면, 그런 계획을 했느냐 하면, 뒤에 자기 아버지가 입을 것도 먹을 것도 의지할 것도 없고 너어머니는 너 외가 가 있고 난 과객행세한다 카디. 그 편지를 청산유수가 먼저 받아가주고 그 사연을 다 봤어. 그래서, ‘인지는 너 김장수를 더 데리고 있어봐야 너 본가에 뭐 엽전 한 푼도 없고 하이께 나는 인제 내 갈 길을 찾아야 되지 너 긑은거 도로 귀찮스럽다.’ 카는 심정으로서 비로서 계획을 저 거시기 그 요정업을 다시 하겠다 카는 계획을 냈는데. 그래 그 청산유수가 그 편지를 보고 가마이 그 거식이 김장수 거식이 우와기(웃저고리) 주머이, 안주머이다가 가마이 고냥 참 봉해서 여 놨어. 여 놓고, 차차 날이 갈수록, 오늘은 손님이 어데 연회석이 우리집에 오는데 도저히 청소를 뭐 어이 영창긑은 거 마루긑은 거 깨끗이 닦아야 되고, 닦아봐야 이거 뭐, “[꾸짖듯이] 여 불결하다고. 닦아요, 더 닦아요!” 카고 시키자, 이 남자라고 생각하이 참 천불이 나 견딜 수가 있어야 되지. ‘안되겠다’ 싶어가주고 닦다가 집어내던지고 나가다가 저 어디 선술집에 가가주고 술을 고만에 및 잔 거듭 먹고 파고다공원에 가가주고 가마- 생각할 때 ‘나의 장래가 앞으로 어떻게 되나? 내가 클 때는 우리 부모는 참 무매독자(無媒獨子)로 나를 애지중지 고이 길러가주고 장래에 충만한 교육을 나의 머리에 여서 그 아버지의 기대는 하늘도 부족하고 창해(滄海)도 부족한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내가 이 모양이 해가주고 부모의 그 심정에 영 영 적, 반대되는 행동을 해가주고 내가 이래가주고 될 수 있나.’ 카는 생각이 나고 한머리 돈은 하매 삼십 만원 거 갖다 다 주여 놨고, 다시는 찾을 것도 희미하고 하니까 가짓껀(한껏) 비관이 들었어. 있다가 담배가 피우고 싶어가주고 [웃으면서] 담배 찾느라고 사방 찾다가, 안주머이도 들었는가 보다. 편지가 하나 있단 말이래. 편지를 보이 첨 보는 편진대 역시 자기 부모는 아들을 생각해가주고 그와같은 고통을 당하는 것을 생각하이께 참 기가 맥히걸랑. ‘큰일났다! 내가 우리집을 이 모양을 맨들다이 이런 자식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 그 생각을 하고 ‘내가 이래가주고 고향에 가가주고 부모를 대할 면목도 없고 하이께 차라리 안 난 거와 같지 못하다.’ 카며 자처를(자살을) 할라꼬 작정을 했어. 그래 종일 심정을 궁구히 생각하다가 저물 때에, [웃으면서] 천상 집인따나 가본다꼬. 그래 인제 참 청산유수 있는데 오니께, [큰 소리로] 방에 안주, 손님이 방에서 뭐 춤추고 노는데 드갈 수도 없고. 주방에 날은 좀 춥고 해가주고 불을 부엌 앞에 앉아 쬐고서 생각하이 기가 맥히걸랑. 그래 어느 시각이 지나이께 손님이 다 갔는데 그제야 방에 드가이께, “아이 도대체 오늘 내 혼자 맡기놓고, 바빠 죽을 뿐 했는데 당신은 어데가가주고 그래 혼자 있다 인제 왔냐꼬?” 책망이 아주 무수해요. 그래고는 돌아앉아 참 수금 한 것 술값 받은 것 계산을 하민성, “[웃으면 서빠르게] 얼러 이 저 맥주병 긑은 거 전부 한테 내 놓고 정리 좀 하라고!” 소리를 질러. 그래서 한참 있다가 돈을 다 싰는(셌던) 모양이래. 그르이, “이리 참 돌아 앉으시오.” 그래 돌아 앉으이께, “나는 우연히 오늘 참 결의한 심리적 결단사가 하나 있는데 잠깐 듣고 이 참 방안에 청소를 해야 되겠다고.” “무슨 얘기냐꼬?” “나는 아침에 청소를 할 때에 우연히 내 심신이 참 외출이 고만에 참 머리에 끓어 올라서, 그래 인제 종일 내 다른 데도 안가고 파고다 공원에 가가주고 혼자 종일 생각을 했는데, 도저히 나는 이 우주만상에 눈에 보이는 것이 [강조해서] 전부 나는 비관적이지. 에- 뭐 좋은게 하나도 없으이께 나는 꼭 죽을 작정하고 들왔으니까, 그전에 둘이 이야기 한 예가 있잖느냐꼬? 당신은 내 없어도 못사고 내가 당신 없어도 못 사고, 우리 둘은 죽어도 참 같이 죽어야 되고, 또 평생 인제 손수건을….” 그 청산유수가 할 때 그 손수건을 늘 솔잎 문채를(무늬를) 놔가주 있는데, 이 솔잎은 떨어지면 꼭 같이 떨어지지 한 쪼가리씩 안떨어진다는 그런 말을 해가며 인제 손수건을 주고 참 그런 일이 있는데, “그걸 생각하이, 내 혼자 죽고 싶은데. 혼자 죽을라이 당신이 안되겠고. [빠르게] 사실은 또 내 혼자 죽어봐야 당신 혼자 못살끼고 [웃으면서] 또 당신 죽어도 내가 못사니까, 천상 우리는 둘이 같이 죽어야 되니까, 오늘 저녁에 고만 우리가 죽기로 결심을 나는 했으이께 동조를 해줘야 된다.” 카이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당신이 우리가 장래를 위해가주고 요새 여 뭐 여 뭐 저 거식이 내 영업하는데 뭐 좀 거들라 카이께, 창피해 그런 모양인데. 그거를 곤궁하게 궁구이 생각할 필요없이 장래의 영광을 생각하고, 오늘의 근렴을 안락하게 생각하라고.” “아 나는 그런 소리 듣기 싫어. 난 본래 편성(偏成)이께 결심했으면 오늘날 같이 참 다시 변조를 못하이께 그리 아라.” 카이, “아이 그런게 아닙니다. 금 우리가 약속을 합니다. 일년간만.” “[단호하게] 아 일년이고 단 일일이고 난 결심을 했으이 그만이께 다른 도리 없고 그리 하자꼬.” “정 그렇습니까?” “[강조하여] 꼭 그렇다.” 카니까, “그럼 그렇게 합시다.” 그래가주고, “그러면 당신은 가시되, 나는 옷을 갈아입고 갈 모양이께네.” “아 죽는 사람이 뭐 옷 갈아 입을 필요 뭐 있느냐?”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우선 갈 때 가도, 죽어가 저승에 가도 그 입은 옷 그거 뭐 안 갈아입고 그거 뭐 남루하게 갈 필요 없읍니다.” 그러며, 돌아 앉디 경대에 저 거식이 뭐 저 포마도 튜스, 긴쓰르, 미안수, 쮸쮸, 그리무, 향수, 백분을 막 칠하고 [웃으면서] 그래 인제 참 옷을 갈아 입고, “갑시다.” 카는 거래. “어데로 갑니까?” “[명령투로] 한강 철교로 가자!” 그카니 밤 열 한 시가 됐는데. 그래 한강 철교로 참 갔는데. 앞에 김장수가 가면 뒤에 저- 청산유수 기생이 오나 안오나 계속해 망시하며 가이, 사뭇 뒤에 따라와. 참 당지를 도착해가주고, “자 인지는 여가 참 여 철교에서 난간에 서서 니리뛰면 맹 죽을 모양이께 깨끗하게 뭐 수중고혼 될테이께 그래 니가 먼저. 당신이 먼저 빠지라.” 카이께, “사실은 참 이쯤 따라 올 때 당신의 마음을 회우기(돌리기) 위해가주고, 여 와서는 행여나 당신이 마음이 돌아서까 그랬더니 결국 그렇습니까?” “아이, 우린 어릴 때부터 본대 한번 결심했으면 그만이고 이유 다지마라.” 카이께, “정 그러면 그렇게 하소. 그러면 당신이 먼저 빠지소.” “아니, 내가 먼저 빠질 수 없고 니가….” 저게 청산유수 더러, “니가 먼저 빠져라!” “아, 여필종분(女必從夫)데 [청중: 웃음] 여자는 남자를 따라가지. 여자가 어예 먼저 설 수 있노 당신이 먼저 뛰면 당신 뒤에 곧 내가 떨어질 모양이께, 결국은 당신은 물 바닥에 가면 당신 우와기 주머니에 내 손이 드갈 모양이께, 그리 아시고 먼저 뛰시요.” “[큰 소리로] 틀림이 없나?” “염려 마십시요. 일구이언 안하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하겠다.” 난간에 올라서디, “삼각산아 잘있거라. 한강 철교야 후생에 다시 보자. 한강수야 오늘 내하고 한 맘 된다.” 그며 까꾸로 뜄부러. [웃으면서] 뛰면서 어 머리 생각에 그 참 청산유수 따라오나, 이걸 생각해. 빠져 가주고 물이 수심에 드갔다가 새로 솟기가주고 우를 쳐다보이께 안 떨어져. [청중: 웃음] 그래 철교 다리에 억지로 붙들고 보니까 안 떨어져. [테이프 교환] 기가 맥힐 노릇이래. 그래 인제 그 한강 철교 다리에 매 달리 쳐다보니까, 그 청산유수가 닐따 보니께 뭐 다신 참 큰 저게 없으니까, “내가 일본전국에 심리학을 가늠하기 위해서 다 댕깄고, 참 여 조선 나와가주고 서울 사람들도 다 만났는데. 너 긑은 참 허무맹랑한 할 수 없는 인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 대일본 제국이 참 선진국에 도달 못한다. 참 잘 죽었다.” 그래서 돌아서가주 가걸랑. 그래 거 첨에 죽고싶었든 심정 보담도 괘씸하기가, 흥분이 돼가주고 어에 살아도 살아야 될 모양인데, 하고 밤은 늦어노니께 뭐 어선도 없고, 가 까즘(강가까진) 헤어 나갈 수 없고, 해가주고 거 인제 밤에 그 옷은 다 젖었고, 해가주고 추워가주고 견딜 수가 없던 나머지에 신고(辛苦)하다가 동천에 새벽이 참 붐- 하니까, 어느 어선이 하나 지나가는데, 손을 흔들어서 그래서 인제 그 어선의 구호로서 그 인제 몸을 땡기가주고 어선은 백사장에 가 사람을 니라놓고. 그래 어선에 자기 취업시간이 있기 때문에 어선을 바다로 저 거식이 물로 간, 강으로 갔는데. 백사장에서 누워가주고 춥기도 한데, 배도 고프고 한데, 해가 떠올라 가주고 중천에 오니께, 태양의 광선으로 옷이 어느 정도 말랐, 말랐는데. 그전 전일 청산유수하고 그 서울 장안에 돌아댕길 땐 누 집을 물론하고 자기집과 같이 믿음성이 있던 것이, 그날 그 시간부터 서울 그 장안에 전부 서먹하고 전부 참 반대적으로 드가야 축출될 그럴 심정이 여실히 나타나서 갈 수도 없고, 종일 백사장에 참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해가주고 의복을 다 말릇코(말리고) 해가 졌는데 다시는 갈 데가 없어. 동료들한테 하숙집엘 찾아 갔어. 하숙집엘 찾아가이께 일반동료들이 깜짝 놀래면서, “너 요새 청상유수한테 사랑을 얼매나 받았는지 얼굴이 너무 축이 났다.” 카면서 [청중: 웃음] 막 농담을 해 대요. “아 이사람들아 그런 이야기 듣기도 싫고 청산유수 이야기 하지도 마라.” 카이, “왜 그르냐고?” 물으이, “대관절 배가 고파 못살으이 뭐 식은밥이라도 좀 다오.” 그래 거 밥을 얻어 먹고, 그래서 그 정학을, 제명처분을 당한 그 사람을 하도 저 녀석이 초라하기 때문에, “그래 내용이 어떻게 됐나?” 물으이께 전후 사실 이얘기를 돈 두 번 와가주고 고향에 둘러다 줬다는 얘기, 그래 인제 그 전날 저녁에 한강에 참 떨어져가주고 죽을 욕을 봤다는 얘기를 전부 다 하이께, 동무들도 참 흥분할 이 일에 별 대책이 없는데, 그래서 그 익일날 아침에, “너들 오늘 학교 갔다가 오늘은 토요일이께 일찍 오지?” “응, 일찍 온다꼬.” “내가 너들 올 때까지 이 너 방에서 누서 생각을 하고 내가 고향을 가든지 어떻게 하겠다.”” 카고 그래. 학교 전부 다 갔는데 종일 앉아 연구한 것이 뭐냐 하면, 그 청산유수가 지가 심리학을 가늠한다니 나도 청산유수 심리학을 가늠하기 위해가주고 연구를 했더니만, 그래 저녁에 그 동무들이 오는데, “다른 도리없고 너들이 내일 저녁에 그 청산유수집에 가가주고 유쾌하게 주석을 저 진설 [말을 고쳐서] 진열해 놓고 앉아 놀 때에 내가 드가도 눈에 보인양 뭐 사람이 들온양 [큰 소리로] 그런 형상을 나타내지 마고 유쾌하게 노다가 내가 드간 후에 한 거식이 일이분 후에 너거도 이석(離席)을 해가주고 돌아가라. 그럼 내가 지가 청산유수의 심리를 내가, 내가 가늠해 볼 모양이께. 그래 주겠나?” 카이, 모도 분한 나머지에, “그사 어려운 일이 아있다.” 그 이튿날 참 학생들이 전부 참 하학해가주고 그 청상유수 집에 가가주고 참 술을 먹는데. 참 거 인제 거식 음악, 노래자랑 뭐 이런 걸 하고 신나게 노는데, 아홉 시 반경 돼가주고 참 저 오리박구(올백) 한 머리가 막 물이 뚝뚝 뚤게(떨어지게) 해가주고, [웃으면서] 이리 막 거식하고 물에 빠져가주고 하이, 금방 나온 형의, 형으로 옷도 막 젖은 기이 여 드가는데. 문을 열어 놨는데. 들오는데, 들 오는 동 마는 둥 뭐이 같은 동료들은 같이 좋타 카민 박자 맞차 소리하는데, 청산유수 기생한테 이 여 들오는 기 김장수 들어오는게 눈에 보인단 말이래. ‘저 사람이 어지 저녁에, 저 사람이 반다시 한강 철교에 빠져가주고 죽었는 걸 내눈으로 보고 왔었는데, 오늘 들 오는 건 저거는 귀신이 틀림없다고. 사람이 육체적으로 들왔으면 여 앉은 손님네들이 전부 누구냐고 쳐다 볼 모양인데, 단념하고 뭐가 들오는지 안들오는지 모르고 저 들오니까 이상스럽다.’ 그래 들와가주고 한짝에 부엌에 돌아 서가주고 벌벌 떨민 섰는데. 한 학생 하는 말이 사전공작대로, “자 가자! 내일은 뭐 준비해야 되고, 아 모래는 뭐 참 무슨 학교 토론회가 있으니까 그것도 준비해야 되고 가자! 오래 놀 수가 없다.” 카이께, “조금 더 노다가 가자꼬.” 한 사람이 그카다가 다른 사람이 또 가자 카이 역시 고만 일어서 가는데. 그 인제 한데까지 가는데 청산유수가 따라 가가주고, “안녕히 가십시요.” 카고 전송하고 겁이 나가주고 방에 들올 도리가 없는기라. 그래 난간에서 주저주저 하니께 그제는 김장수가 돌아 서가주고, “청산유수야 들옸나. 니 어제 전날로 봐가주고는 너하고 나하고 같이 동고동락을 했지마는 어제 저녁 참 열 한 시부텀은 서로 인연이 달라 나는. [청중: 웃음] 나는 참 이생에 다시 오지도 못하고 수중고혼이 됐는데, 내가 행동이 내 갈 길을 찾지 못해가주고 저승에도 못 가고 그저 중천을 돌아댕기는 불쌍한 귀신이 되고 말았어. 근데 다만 오늘 저녁에 온 것은 너하고 진정한 참 소회(所懷)를 한 번 듣기 위해서 왔다.” 카이, 감히 들오질 못해요. “[다구치듯] 고마 속해 들어와야 되지 거 있으만 더 곤란한 형편이 도달할 모양이께 들오라!” 카이께, [웃으면서] 구체없이 들와가주고 수건을 가주 가면서 그래 앉았는데, “천지이수(天地理數)라 카는 것은 순환되는 것인데, 니가 날 저 내 전생에 대해가주고 삿갓 쓴 사람한테 낚수로 낚수질 하기, 삿갓 걸어가주고 땡깄는 그식 밲엔 안되니께, 오늘 저녁에 내 다시 온 것은 다른 것이 아니고 내 대신 너를 잡아서 참 한강수에 수중고혼을 맨들고, 나는 저승으로 가 선조부모를 참 뵈올 그럴 계획으로 왔으니께, 오늘 저녁에 죽는 것은 조금도 원통해 말고 서러워 마라. 너는 니 죄상으로 해가주고 죽으니께 아무 여한도 할 필요없이 지금 시간은 아직 조금 있다만, 죽는 줄 아라!” 카이 고만 대성통곡을 하매 귀신도 빌면 듣는다꼬 참 거 울면서, “전자에 당신을 뵈어가주 감언이설로 참 속인 죄는 참 재삼 무색하오나 어쨌거나 저 거식이 천지신명님께서는 김장수씨를 극락세계로 천도해 주시고, 불쌍한 이, 이 인생을 참 건져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카면서 빌어. 대구(계속) 비는데 한참 듣다가, “너 입으로 그래 빌어가주고 도저히 그기 오늘 저녁 묵인이 될 문제 아일 거다. 인제 시간이 거의 다 됐으니까 갈 준비를 해라. 또 오늘 또 맹니가 단장을 하고 갈 모양이께 일찍이 단장을 하고 대기해라.” 하이께, [강조하여] 더 울면서, “우엤거나 살리 달라꼬. 다시 한 번 살리주실 것 같으면….” 그면 울어 재키이께, “내가 올 때 심정하고 지금 너의 참 소회를 하도 들으이께 그래도 내 마음이 어느 정도 비정한 마음 생기께 한 가지 그면 니 성심에 가짓건 해야만 혼을 면할는지- 하는 그런 것이 있으니까 니 하갔나?” 물으니께, “무슨 일이든지 추호라도 장수씨 명령하시만 뛰어드갈 테이께 생명이나 부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고 카면서, “정 그렇다면 그 전과 같이 감언이설로 날 속이면 절대 안되니께, 내가 말하는 것은 [큰 소리로] 너 저금통장 예금한 거 전부 인출하고, 이 방에 악기 전부 다 팔고, 너 의복도 팔고, 니 패물 저 거식이 뭐 지환이나 뭐 팔찌, 목걸이 [청중: 웃음] 전부 다 팔고 단 의복 한불만 니 입고 있는거 그거 하고, 전부 다 팔아라! 다 팔아가주고 성심성의껏 인출해. 총계 딱 계산해 놓고 거 대한 돈으로 요리 한상 불러다 놓고 지성으로 백배사죄를 하면, 내가 그냥 저녁에 니 [청취 불능] 살령불 참 미시고 와가주고 너의 소행을 관찰을 해서 정상이 참작이 돼서 불쌍할 거 같으면 니 생명을 구할 것 긑으나 이건 내 장담 못한다. 그러니까 그런 용기가 있나?” 카이, “염려마시오. 시간이나 점지해 주시오.” “그럼 모래 저녁, [웃으면서] 모래 저녁에 밤 열 한 시 반이니까, 그때 와가주고 만일에 어길 것 같으면 너는 그 당시에 혼비백산이 되고 귀신이 먼저 가면 터도 없을 모양이께 그리 알아라.” “염려마시라꼬!” 그래서 참 고만 집에 와가주고 자는데, 밤새도록 또 생각을 했어. ‘모래 저녁에 내가 생사를 하나 못 하나.’ 생각을 하고 이 또 청산유수는 밤새도록 잠을 한 잠도 못잤어. 날이 붐- 새면 고만에 그 고물상을 불러 우리집에 이 악기 전부 다 사가라 크고 그래 인제 또 의복까지 마캄(전 부) 헌옷집에 마캄 다 모두 마캄 사가라꼬, 가정집 물건 다 팍고 전당포에 가가주고 지환이고 뭐 금시계고 뭐 팔찌고 목찌고 마캄 다 팔고, 예금한 거 전부 인출을 다 하이께로 한 사십 만원 돼. 그래가주고 큰 부자래, 그 사십 만원. 돈 청산하고 참 요리를 하매 열 시 돼 불러놓고 엎드려가주고 빌 때에, 행여나 또 뭐 불결할까 싶어 목욕재계를 아주 전출단발해가주고 정성시리 엎드리 비다이께, 과연 참 열 한 시 반 되이께 오긴 오는데 뭐이메 오신장(五神將) 산냥사령불 허 염라대신들 뭐 데리 오는 줄 알았디 혼자 들와. ‘그참 의심스럽긴 의심스럽으나 오긴 왔으니께 틀림없겠제.’ 업드리 정신없이 그저 빌기만 하고 있는데 참 앉디, 뭐 귀신은 음감만 하는 줄 알았디 실물을 막 퍼먹어요. [일동: 웃음] 그래가, 그래 인제 다 그래 청산 해놓은 돈 보따리를 총계 적어 놓은 걸 보니께, 사십 만원인데. 그 요리값 이외는 뭐 사십 만원 거즘 다 돼요. 그쯤에 해서 둘러 미고 일어서면서, “청산유수 일어나 앉아라. 아래 저녁과 오늘 저녁에 니 실천이 변동이 없고 니 정성이 하도 참 정성스러우니께 인지는 앞으로 니 명은 참 유전을 할 모양이께 그리 알고, 단 앞으로 충고할 것은 앞으로 니가 요정업을 하든지 무슨 업을 하든지 모르지만 삿갓쓴 사람 낚시우에 걸려들게 그런 김장수 식에 대해가주고 할 것 같으면, 그것은 의리에 부당하니께 그런 줄 알고 또 우리 조선에 있더라도 부탁은 우리 조선사람에게 절대 무슨 업을 하더라도 [강조하여] 기만해가주고 해선, 내가 언제든지 감시를 할 모양이께 그리 아라!” 카고 가버렸는데, [웃으면서] 이놈으 거 업드려 빌다가 일어나 보이께, 요리꺼짐 다 퍼먹었부지, 돈도 이놈으거 보따리를 해 갔부지, 돈 보따리가 없지. [청중: 웃음] 가만히 보이께 내가 귀신에게 홀켰는지 뭐 초경에 먹은 술이 삼경에 빛이 나는거 긑이 정신을 못차리. 그래 인자 김장수는 그전에 동료들한테 가가주고, “아, 너들 참 협조해 준 바람에 내가 참 신의로 가지껀 태왔다. 참 성공리에 첫째 내가 시급한 것은 내일이면 첫 차로 내가 진주를 니리가가주고 우리 부모 참 고생하신 것을 고새을 면토록 해 줘야 사람의 자식 도리이께 참 일각이 여삼추라. 그러이께 그리 아라.” 카고, 또 새로 인제 돈을 가주고 동무들한테 많은 참 음식을 받들어 참 술하고 모도 대접을 하고, 그래 첫 차로 진주를 니리 와가주고, 참 그 자기 어른은 과객이께 어디 있는동 모르고, 자기 위가(외가) 어머니를 참 문후를 하고, “조금만 계시면 지가 왔으니이께.” 그래 고향에 와가주고 일반 한테다 우리 저당 한 거를, [강조하여] 전부 일 이호 저당한 것을 전부 다 말소시키고 새로 저- 거식이 전부 집 긑은거 뭐 물견 판 것 충분히 거다 가산금을 많이 얹어가주고 새로 전부 다 물려놓고, 그지는 자기 어머니를 뮈시고 자기 아버지 인제 과객 인제 사방 수소문을 해서 뫼시다 이래 놓이께 자기 아버지, 어머니가 그 이웃집 사람들을 모도 놀리왔는데, 춤을 추면서, “우리집 아들은 서양대학을 졸업을 언제 했는지 [청중: 웃음] 동양에 와 어느 취직을 했는지, 원상복구를 불과 일 개월 내에 이렇게 씨깄으이께, 세상에 우리 아들 긑은 아들도 둘도 없고 하나도 없다.” 카면서, 점두록(종일) 춤을 추며 돌어댕겨. 그거 야담에 한 번 구경했어. [일동: 웃음]한국구비문학대계 7-18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