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꾀가 많은 며느리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순호, 이홍
조사장소
전라북도 옥구군 대야면
조사일시
1982.08.08
제보자
고상락
조사지역
전라북도

구연상황

조석준씨가 많이 했으니까 이제 자기가 하나 하겠다고 자청하여 이야기를 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북도/옥구군/대야면
    분류코드: [대야면 설화 31] 
    테이프번호: T. 대야 8 뒤
    조사장소: 죽산리 탑동
    조사일: 1982.8.8.
    조사자: 박순호, 이홍
    제보자: 고상락(남, 65세)
    꾀가 많은 며느리
    * 조석준씨가 많이 했으니까 이제 자기가 하나 하겠다고 자청하여 이야기를 했다. *

선대부터서 베실깨라도 허도 헌 가문인디, 인자 베실질(벼슬길)도 떨어지고 이름은 있지마는 살림이 넉넉허덜 못혀. 그러나 자기 형네집은 살림이 유부(裕富)혀, 농사도 많이 짓고 촌이서는 부자소리 듣고 살어. 근디 동상은 살림이 쪼달리고 그런다고 히서 또 대가집이서 글깨라도 허고 일은 못허지마는 그리도 이름은 있다고 말여.
근디 아들 하나가 있는디 메누리를 얻어야겄는디 메누리감을 골를라고 내오간이 앉어서 상의를 혔어.
“우리가 대대 정승허고 베실은 허고 이렇게 가문은 괜찮은 것이지마는 돈은 읎고 그런디 메누리감 하나를, 잘 요령 있는 메누리 하나를 얻어야겄는디 어떤 놈이 좋겄냐?”
고. 근게 영갬이 있다가, 
“좋은 수가 있다고. 내가 돈은 읎지마는 그리도 전사(前史)에 우리 선친때부터 그 베실자리라도 허고 이름은 있는 가문인게 내가 메누리 얻는다먼 메누리감은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여. 내가 방(榜)을 하나를 써붙여야겄다.”
고. 쌀 한 말을 가지고서 다섯 식구, 내오간허고 아들허고 메누리허고먼 니(네) 식구지. 그리서 한 달을 먹고 살 그런 메누리감을 얻는다 방을 써붙였어. 그런 재격(자격)이 있는 메누리같으먼 내가 메누리를 얻는다. 하잖은 서민들, 지체가 낮찬(낮은) 사람이라도, 자손이라도, 딸이라도 이런 재격이 있는 규수라먼 내가 메누리를 삼겄다.
그런게 인자 각처에서 그 방을 본게 상인(常人)으로서 말여. 하급대우 받고 그런 가문 딸들이 그것을 보고 그런게, 어떻게든지 이 집으로만 시집을 가먼은 우리도 한번 이름을 날리고 양반이 되겄는디, 그런디 어떻게 쌀한 말 가지고서 식구가 한 너덧 식구 되는디 어떻게 어떻게 한달을 유지허고 사냔 말여? 이것이 에려운 일이라. 그런게 인자 거그서는 시악시들이 뫼아 앉어서 서로 이견(의견), 거시기를 허고 인자 허다가 참 시악시들 멫이 달라 들었어. 인자 하나가, 
“내가 시집을 가겄다.”
고. 근게 그것을 메누리로 맞아 디맀어. 금서 쌀 한 말을 줌서, 
“이놈 가지고서나 한 달을 우리 식구가 유지히 나가야 헌다. 반찬 사고 밥허고 그리도 그렇게 살으야 헌다.”
그걸 내 줘, 내준게 이놈을 어떻게 막 죽을 끓여서 물을 붓고서 걍(그냥) 막 미음 끓이듯 히서 먹고 살어도 모지래 이놈으 것, 어떻게 바우겄어(배겨내겠어)? [조석준: 너이 쌀 한 말 갖고….] 음. 못살아. 못살은게, 
“너 자격읎다.”
헐 수 없이 물러나. 다짐을 히놨은게, 근게 길가에 나가서는, 
“어디 거그 가서 그렇게 생활 유지를 못혔냐?”
“못힜다. 못히서 나왔다. 그냥 물러났다고 말여.”
“에이 작것! 내가 한번 간다.”
고. 인자 동네 그 근방으 규수들이 나서서 서로 장담허고 들어가. 그 또 하나가 들어갔어. 역시 그 여자도 그냥 유지를 못허고 물러나 버맀어.
근디 한 규수가 있다가 가만히 생각히 본게 ‘에라 작것! 내가 한번 들어가 보야겄다.’고 즈 부모들 보고 이얘기를 힜어.
“이만저만허니 거그 가문이만 내가 메누리로 들어간다먼은 어머니랑 아버지랑 다 한층 올라가고 양반 소릴 듣고 서로 좋지 않냐고? 내가 한번 들어가서 살어보야겄다.”고.
“야, 거그 들어가서 시방 물러난 시악시들이 멫이나 되냐, 니가 무신 재주로 거그 들어가서 쌀 한 말 가지고서 한 달을 생활을 헐 재신(자신)이 어떻게 있냐? 근게 말어라.”
“아, 내 어쨌든 내 거시기로 혀서 한 번 들어가 보아야겄다.”고.
“그먼 가라.”
그리서 부모들 승낙을 받고서는 들어갔어. 근게 쌀 한 말을 또 줘.
“이놈 가지고서 니가 우리 식구 한 일개월 생활 거시기를 유지를 히어라.”
그런디 다른 시악시들은 들오는 디 보먼은 작것 걍 쌀 한 주먹 가지고서는 밀금허니(묽게) 죽 끓여가지고서 시어머니 시아버니기다 주고는 그냥 그놈 먹으먼은 배가 고파서 눈이 한쪽 쑥 들어가고 막 이 야단인디, 이시악시는 들오더니…, 이 메누리는 어떻게 허는고니 그놈을 말여 담박으 사가지고서는 그냥 하인을 시겨서나 말여, 그리도 없이 살어도 양반으 집이라 그리도 하인은 있드래야. 근게 식구는 다섯 식구지, 근디 와서 시겨서 시장으 나가서 괴기 해라, 반찬 사거라, 생선 사거라 다 히갖고서 담박으 그냥 저녁으 막 밥을 해서 쌀밥이 수북히갖고 쇠괴기국으다 히서 막 시아머니 시아버니 밥상을 채린디 거판허드래야. 그서 시아머니 시아버니가 있다가, 
“야, 다른 규수들은 와서 이만저만허고 다 그렇게 허도 부지를 못허는디 너는 어떻게 혀서 이렇게 히갖고, 한 끄니(끼니) 먹고 니가 어떻게 부지를 헐라고 무슨 재주로 히서 그러냐? 니가 무신 돈을 가지고 와서 이렇게 거시기를 허냐?”
“아, 그것이 아니라, 어찌던지 내가 들와서 인자 무슨 거시기를 허던지 뭣이냐 부모들 잘 봉양허고 그리야지 글안허먼 뭔 재격(자격)이 있다고 허느냐?”
고. 그리서 모르겄어. 부모들 인자 그놈 먹고서는…, 저녁 먹고 나서는 무슨 수가 있는고니, 하인을 시기서 그 여자를 인자 종을 시겨서는, 
“아, 여그 너도 알지마는 이 가문이서나 쬧겨난 규수들이 멫이나 되냐, 근디 내가 오늘 저녁으 너를 시켜서 이렇게 담박으 반찬 사오고 밥, 쌀밥 히가지고서 이놈 그냥 수북수북 고봉(高捧)(1)-밥을 담거나 되질이나 말질 따위를 할 때에 위로 올라오도록 수북히 담음.- 밥을 히가지고서 이렇게 먹고 어떻게 부지를 허겄냐? 오늘 저녁으 한끄니에 다 먹어 버맀다. 우선 내일 아침 먹을 것 바듯이 있는디 내일 아침 먹고 내가 쬧기날 것 아니냐? 그런게 니가 내 말 들을라냐?”
“아, 듣지요.”
근게, 그 시녀를 시겼어. 하인을, 종을 시겨서는, 
“니가 우리집 친정, 친정동네가 얼매 안 멀어 가차(가까워). 근게 거그를 가서 내가 다른 건 못허지마는 바느질 허는 기술은 있다. 그런게로 니가 가서나 우리 어머니보고 바느질감을 좀 맡어서 말여. 내가 이만저만히서 여그서 오늘 저녁으 내가 바느질감 못 맡아 오먼은 여그서 쬧겨나게 된게로 우리 어머니보고 이얘기를 잘 히서나 바느질감을 맡어서나 갖고니라. 그러먼 내가 여그서 이 가문이서 부지허고 살 수가 있다 말여.”
하인을 시겨서 보냈어. 그런게 친정어머니가 자기 딸 생각헌게 이거 뭐 거그 쬧기날까 무선게 막 사방으 댕김서 막 거뒀네, 바느질감을 막 거뒀어. 그리서 갖다 줬다 그말여. ‘인자 되았다. 바느질은 찬찬히 히줄 폭잡고 이놈갖고 내일 또 먹고 보자!’
아, 그리서는 그 이튿날 또 하인을 시겨서나 말여. 장으 가서 있는 반찬없는 반찬 전부 장만히 가지고 사다가, 근게 시어머니 시아버니가 가만히 본게 가드락(갈수록) 태산이네. 반찬이 더 좋네, 어저끄보단도.
“너 어떻게 히서 이렇게 거시기 헌 것이냐?”
“걱정말고 진지나 많이 들으라.”
고. 인자 이놈을 연방 바느질 혀가지고 밤새드락 바느질을 허고 그리갖고 그놈은 또 몸종기다 시기서 그놈을 친정 보내갖고 갖다 주고 이놈을 연방 맡어 오고 갖다 주고 되 맡어 오고 요놈으로 생활유지 해나가. 근디 이놈으 것을 그짓을 헌게 먹고 밀리네. 괴기 반찬을 먹어도.
[웃으면서] 근디 시어머니 시아버니가 가만히 본게 그짓을 혀. 그짓을 허고 있어. 근게 시어머니랑 시아버니가 있다가, 
“야, 인자 참말 우리집 메누리감 하나 똑 떨어진 놈 골랐다. 인자는 안심이다 말여.”
아, 근게 메누리가 그짓을 허고 먹고 산다 그거여. 근게 가만히 본게 큰집 작은 집이 있는디, 그 작은집인디 큰집은 막 부자여. 나락통가리가 막 태산데미 같은 놈이 있고, 금의옥식(錦衣玉食)(2)-비단 옷과 흰 쌀밥이란 뜻으로 사치스럽고 호강스러운 생활을 이르는 말.-으로 먹고 사는디 이 동상은 이렇게 쪼달리네 그려.
가만히 즈 큰아부지가 말여, 인자 즈 큰집 큰아부지 아녀? 가만히 생각헌게 동상네가 그 메누리 얻어 옴서보톰(부터) 어떻게 뾔옥뾔옥 낫어갖고 막 먹고 사는 것이 자기보단 더 잘 먹고 살거든? 자기는 그 뭐 괴기반찬 끄니끄니 먹는디 그냥 괴기 반찬으로 먹고 좋은 술도 막 먹고 이짓을 허고 또 즈 큰아부지, 셍님이라고 인자 동생이 데리다 대접을 허는디, 본게 막 걸판시럽게 채맀네. 고량진미(膏粱珍味)로, 진수성찬여.
“아, 동상 어찌서 이렇게, 어떻게 이렇게 반찬을 잘 허고 잘 먹고 지내냐?”고.
“우리 메누리가 가만히 본게 눈치가 그 바느질 일감을 맡아갖고서 연방 갖다 주고 갔다 오고 이렇게 히갖고 봉양을 잘 헌다고 말여.”
“참, 동상은 메누리 참 잘 얻었다.”
고. 근디 멫 번을 인자 저 형을 데리다 대접을 허고 헌게 ‘우리 조카 메누리 참, 나도 메누리 그런 메누리 하나 얻었으먼 씨겄다!’고 속으로 그러고 있었어.
아, 그런디 인자 하루는 가만히 생각히 본게 밤나 이것 바느질품만 팔어서 먹고 살어도 이것 안되게 생깄어. 이놈으 것을 하루 이틀이지. [일동: 웃음] 
썩을 놈으 것을 그렇게 안허먼 쬧기나게 생기고. [웃으면서] 그런게 하루는 가만히 연구를 했어, ‘어떻게 허꼬, 가만 있어 좋은 수가 있다!’ 근게 그때는 남편을 불렀어.
“이만저만허니 내가 이 바느질 히갖고서 참 이 생활, 메칠은 내가 이 가문이서 당신네 집이 들와서 뭣이냐 쬧기날까 무서서 이렇게 힜는디 이것도 하루 이틀이지 어떻게 우리 한생전 이 짓을 허겄냐고? 근게 우리도 무슨 계책이 있어얄 것 아니냐?”고.
“그러면 어떻게 헌단 말이냐?”
고 헌게, 
“아, 우리 큰댁은 저렇게 살림이 부자고 먹고 남고 말여. 논이 막 수십섬지기요 근디 우리는 농사도 안짓고 이렇게 허고 어떻게 부지허고 살 수가 있냐고? 그런게 어떻게 큰아버님보고 좀 어떻게 구원 좀 히돌라고 야튼 가서 요청히 보라고 한 번 사정을.”
“[손을 저으며] 아, 안된다고, 그 양반이 어떤 양반이가니 싸래기 토막하나 뭐…, 말 붙일 수가 없다고. 아, 우리 아버님은 형제간이라도 거시기헌디 조카가 뭔 말 허겄냐고? 아무것도 없다고. 당신이 쬧겨나먼 쬧겨났지 아무 소용 없다.”고.
“그리냐고, 그러먼 당신 내 말만 들으먼은 어떻게 부지허고 살 수가 있는디 내 말 들을라냐?”
고 근게, 
“아, 듣지야.”고.
“그러머는 당신 저 뭣이냐 혹시 들로 밭으로 돌아댕김서 말여 그 큰 구렝이 하나 잡을 수 없냐?”고.
[조사자: 구렝이?] 응.
“구렝이? 구렝이 그거 저 우리 큰댁 논이 일허로 간다먼은 어디 어덕(언덕)으 가서 한 마리가 먹고 있는디, 큰 놈 하나가 있다고 대맹(대망, 大蟒)(3)-큰구렁이.-이가. 근디 그놈을 파먼 뭐 믿고 잡는다고, 그거 뭐 헐라고 그러냐고 말여.”
“좋은 수가 있은게 그놈 잡을 수만 있으먼 하나 잡어오라.”고.
“그것 뭐 잡어오기 에롤(어려울) 것 없다.”
고. 그러더니 가서 괭이를 가지고 가더니 말여 그놈 막 파고 잡았던 개벼, 남편이. 잡어갖고서는 막 이놈을 자루다 느(넣어) 가지고 왔어. 와서, 
“이것 잡어왔다고 말여.”
“인자 됐다고, 그만허먼 됐다.”
고. 그놈을 인자 딱허니 인자 뭣이냐 멱다리(멱서리)다 말여, 거그다가 곡석(곡식)을 딱 붓어가지고서는 거그다 그놈을 딱 모셨어. 모셔놓고서는 인제 촛불을 써놓고 말여. 양쪽으다가 [일동: 웃음] 촛불을 써놓고서는 모시는 거여. [조사자: 구렝이를!] 응, 가서 절허고 인제 가갖고 가서 촛불 써놓고 촛불을 안꺼추고 절허고 청수(淸水)를 올리고 그려. 그러고서는 인제 뭔짓을 허는고니, 
“내일은 저 아버님 생신일인디 큰댁 식구들 다 데리다 하루 대접을 히얄 것 아니냐?”
고. 저 큰댁 식구들 저 뭐 사춘(사촌) 동서들 막 큰아버니 큰어머니 죄다 막 시아재들 다 모셨어. 모셔다 놓고서 이 놈을 낮이 인자 음식 장만힜겄다 막 먹는 판여. 아, 그런디 고량진미 진수성찬이로 막 이렇게 히서 대접을 헌디 참 이것 뭐, 자기네 참 부자지만 말여 동생이 자기보다 얼매나 낫게 먹고 사는지 몰라.
아, 그런디 그 저 큰댁, 큰집 메누리들이 말여 이쪽 방으서 밥을 먹고서는 인자 사방간디 두전두전 헌게 한간디 촛불을 써놓고 거그다 청수를 올려놨어. 근게, 
“[목소리를 낮추어서] 동서, 이게 뭐여?”
“아이, 그 저 업이요 업.(4)-한 집안에 있어서 살림이, 그 덕이나 복으로 잘 보호되고 늘어간다는 동물이나 사람.- 지가 시집올 적으 그 업이, 참 온 뒤로부톰 그 업이 그냥 꿈으 선몽(현몽) 되아갖고서는 큰댁으서 이리 옵디다요. 큰댁으서 이리. 큰댁 나락통가리서 막 꿈으 걍 선몽되아갖고 이리 오더니 이리 들왔어요. 그리서나 이리 모셔놨어요. 근게 거그 가찹게 가지말고 거시기 허셔요.”
아, 근게 그 큰집 메누리가 생각히 본게 큰일 났어. [고상락: 망했지, 인자.] 응, 자기집 엡(업)이 이짝으 그냥… 워너니(워낙) 막 날마다 먹고 지낸 것 본게 워너니 과연 엡이 자기집이서 이리 온 것여.
“어어― 이것 큰일났다. 그러냐?”
고 그리서 시아버니 그 소리를 혔네. 인자 그 큰집 메누리들이, 근게 그 큰집 메누리들이 가서, 
“아버님 큰일 났어요.”
“왜 그러냐?”
“아, 작은댁 오늘 그 밥해서나 먹고서나 본게 이만저만 히갖고 그 업을 꿈으 그 저 작은댁 메누리 저 동서가 그 시집올 적으 거시기힜는디 여 우리집이서 그 엡이 나가가지고 꿈으 나가가지고서는 작은댁으로 갔대요. 갔는디 거그다 모셔놨대요. 근디 거그가서 막 사름사름 허고 있는디 거그다 촛불을 써놓고 청수 올리고 공을 디리고 시방….”
“아하, 그런게로 우리 동상 그놈들이 그렇게 먹고 사는구나! 하, 이것큰일 났다. [다급하게] 그 업을 어떻게 이리 갖고와야겄는디 어떻게 헌다냐?”
메누리들보고, 
“글씨요. 근디 그리 작은댁으 갔는디 어떻게 히요 그것, 가졸(가져올) 수도 없고 돌라고 허먼 주도 안헐티고 큰일 났네요.”
걱정이네. 인자 집안 식구들이, 
“야, 좋은 수가 있다. 벨 수 있냐? 우리 동상 데리다 놓고 내 얘기헐틴게 너그 작은아버지 좀 오라고 혀라.”
그 동상을 불렀어. 불러놓고서는, 
“이만저만 거시기 조카메누리, 동상 메누리를 얻음서부톰 동상도 뾔옥뾔옥 낫어가고 호의호식(好衣好食)허고 잘 먹고 살고 그런디 그 엡이 우리 집이서 동상네 집으로 갔대야. 그리갖고 시방 갔는디 [은근한 목소리로] 동상 말여 우리 헹지간이 그럴 수가 있는가? 그런게 우리 집으로 돌려 주소.”
그런게 동상은 있다가, 
“아, 저는 얼매든지 헐 수가 있지. 그러지만은 그 메누리허고 아들들이다 주관허고 그런게 저는 그냥 뱁이나 얻어먹고 그러게 사닌게 뭐라고 말씸디릴 수가 없네요.”
“하, 그려? 그러먼 그 조카메누리를 좀 데리다 놓고 이얘기 히보까?”
“그렇게 허쇼.”
인자 메누리를 오라고 조카메누리를 불렀어.
“야, 너그 집이는 참 너 들옴서부텀 말여. 어쩐지 뾔옥뾔옥 낫어갖고 느 시어머니 시아버니 부양허는 것 본게 여간 뭐 사우(사위) 집보다 더 낫더라. 나는 논 멫석씩 수십석씩 짓지마는 우리 동상은 말여 나보단 멫 십배를 낫게 살더라. 그니 니가 들옴서부텀 그렇게…, 참 메누리 그나지나 조카메누리 참, 어떻게 그렇게 영리허고 살림을 잘 허냐?”
막 치사를 허네. 그럼서, 
“야, 느그 집이 저 업이 시방, 업을 모시고 있담서?”
“아니요, 그런 일 없어요.”
“아녀. 야, 내가 다 들은 소리가 있다. 그런게 느그 골방에 모시고 있다고 헌게 그 업이 진실로 우리 집이서 선연히 느그 집이로 가더람서?”
“예. 그렇게 돼서, 그것도 인자 저그가 때가 된게 그맀지요.”
“야, 그것 말여. 내가 느그 먹고 살만치 거시기 줄틴게 그 업을 우리 집이다 돌릴 수 없냐?”
“아니요. 그 한 번 즈그 집이로 왔는디 어떻게 업을 이리 보내고 저리보내고 헌대요?”
“야, 그러지 말고 내가 논 말여 이 앞으 열 닷 마지기짜리 하나 그놈 줄틴게 그놈허고 바꾸자.”
“열 닷 마지기허고는 안바꾸겄어요. 열 닷 마지기 갖고 어떻게 업을 바꿔요. [일동: 웃음] 그냥저냥 살어도 돼요. 큰댁이 못살먼 저그가 살게 히주고 우리가 못살먼 큰댁이 살게 히주고 그러지 뭘 그것 가지고서 업을 가지가고 이짝으로 가지오고 그리요.”
“아녀, 그 아녀! 내집이서 가진, 내집이다 노야지 뭣허러 너그 집이다 두겄냐? 내가 그러먼은 열 닷 마지기에서 서른 마지기를 주마. [일동: 웃음] 어떻게 헐레? 서른 마지기는 싫냐?”
가만히 생각헌게 그놈만 가지먼 서른 마지기 지먼 다 생활유지허게 생깄드래야.
“큰아버님 그렇게 말씀 허시는디 지가 어떻게 어길 수 있어요. 그럼 그렇게 허시죠. 내일 저녁으 인자 큰댁으로 모셔야겄읍니다.”
그리서 이자 그놈 촛불을 써놓고 히가지고 베를 깔고 말여. 먹 베를 거그까지 깔고 그리갖고서는 그놈을 참 큰댁 나락통가리다 모셨어. 모신게 열 다섯 마지기를 인자 딱허니 동상기로 해준다 이거여. [조사자: 서른마지기?] 응, 서른 마지기를. 그놈 찾었어.
찾고서는 인자 ‘큰아버님이 이렇게 우리를 생각히서 논을 서른 마지기를 거시기 혔는디 우리가 그냥 말 수 있냐. 인자 아버님 생신일 돌아오고 그런게로 잔치를 한번 배설(排設) 히야겄다.’고 그 잔치 히갖고는 동네사람들 다 데리다 놓고서는 ‘이만저만히서 우리 큰댁으서 큰아버님이 우리를 먹고 살으라고 이렇게 논 서른 마지기를 주었다.’고 말여. 아 그런 선전을 허네 메누리가, 아 근게 다들 박수침서 ‘잘 허는 일이라.’고 말여. ‘그럴수가 있냐.’고 말여.
아, 그리서 인자 농사를 서른 마지기를 짓고서 살어. 근디 이놈으 것이 뾔옥뾔옥 살림이 낫어가네. 인자 그놈 진게 그 메누리가 요령 조정 다 허고, 그런게 나중으는 논을 그놈 말고도 또 한 삼십 마지기를 장만힜어. 그 때는 그 메누리가, 조카메누리가 가서 자기 큰아부지 보고, 
“참 죄송허다고, 사실 지가 큰아부님 이렇게 쇡인 것이 참 대단히 죄송, 용서히 달라고. 이만저만 히갖고 엡이 어디가 있으며, 이만저만 히갖고 하도 복잡히서 내가 여그 이 가문이서 안쫓겨날라고 내가 이리저리 연구를 헌 것이 그것배끼 안되았다고 말여. 근게로 모든 것을 다 용서히 달라고….”
험서, 
“이 설흔마지기는 도로 큰아버님한티 물리줘도 우리는 이 설흔마지기 장먼헌 놈 가지먼 먹고 살을틴게 이놈을 도로 가지가쇼.”
그리서 그 논은 논대로 참, 임시로 꾸어 쓴 임시 짓고서 도로 주었드래야. 주고 그집이는 또 먹고 살고, 그서 잘 먹고 잘 살었드래야. [일동: 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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