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점심 때를 넘기고, 다시 모여든 청중들과 함께 아까의 판을 계속해 나갔다. 이번에는 이 분이 이야기에 적극성을 보이며 남먼저 구연을 시작했다. 자신있는 이야기는 이것밖에 없다고 했다. 재미있는 내용이다보니 유다른 관심을 갖고 기억하고 있었던 듯하다. 녹음을 의식한 탓에 연습삼아 한 번 이야기해 본 다음에 다시 녹음했는데 그 때문에 이번에는 아주 빠르게 구연했다. 제목은 어리석은 사람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는 꾀가 많은 인물이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충청남도/공주군/우성면 분류코드: [우성면 설화 15] 테이프번호: T. 우성 1 뒤 조사장소: 도천리 약천 조사일: 1983.5.3. 조사자: 박계홍, 황인덕 제보자: 이경월(여, 71세) 꾀많은 미련동이 * 점심 때를 넘기고, 다시 모여든 청중들과 함께 아까의 판을 계속해 나갔다. 이번에는 이 분이 이야기에 적극성을 보이며 남먼저 구연을 시작했다. 자신있는 이야기는 이것밖에 없다고 했다. 재미있는 내용이다보니 유다른 관심을 갖고 기억하고 있었던 듯하다. 녹음을 의식한 탓에 연습삼아 한 번 이야기해 본 다음에 다시 녹음했는데 그 때문에 이번에는 아주 빠르게 구연했다. 제목은 어리석은 사람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는 꾀가 많은 인물이었다.* 옛날에. 응? 이 이웃 사람이 얘기책을 잘 보는 사람이 있어. 얘기책. 얘기책을, 얘기책이라먼 알겄지?[조사자: 예] 응. 얘기책을, 잘 보는 사람이 있는디. 노박 미련됭이집이 와 얘기책을 보네. 그 사람이. 그런디 미련됭이 각시가, 아주 이뻐. 그래 와서는 사아무 얘기책을 보먼 이전이는 얘기책 보먼 밤참두 해줬어. [청중: 아니 저기 잡얘기는 허지 말구.] 응. 그래 그걸 해주는디. 인저 그 미련됭이 이시익하더락 보구. 그래 미련됭이가 보다아 보다 눙(눈)꼴이 시닝깨, “응. 나좀 봐. 나 워디 갔다 자구 오깨.” 그라더랴. “자구 올래요?” 그라닝깨, “자구 낼 올지두 몰르겄어.” 그랴더랴. “그러냐.” 구. 그람 갔지. 가더니, 그 책 잘 보는 사람이 왔어. 그라닝깨 또 이식하더락 책을 보거던. 인제 미련됭이는 어디 갔지. 그 날 저녁은 피항 기여. 피했어. 어디루 간다구 하구. 그래 초저녁부텀 왔는디, 인저 둘이만 있어 그러닝깨, “아이구 이럭하구 못 못 배고파 못 젼딘다.” 구. 아 쌀을 빵궈 떡을 저 날떡국을, 이전이는 날떡국을 잘 끓여 먹었어. 아 쌀을 빵궁깨 둘이 ‘쿵더쿵 쿵더쿵’ 가서 소리를 해가머 그 빵 궈가지구 그 날 떡국을 끓여 먹으니 좀 오래되겄어? 끓여 먹으니, 끓여 먹구서 인제 아 둘이 실컷 인제 진탕 먹구 인제 얘기책 볼것두 웂이 그냥 자능 기여. 둘이가 미련됭이가 가마안히 마당이서 @[읏] 얼 보닝깨 자 자거든? 자닝깨 사알짝 문을 따구 들어와서루는 보닝깨 둘이 정신웂이 자. 뻘개 벅구서. [웃음] 자는디, 뵠이를 사알짝 나가보닝깨 들지름 병이 있어. ‘예 요놈으 새끼 내 보자.’ 들지름을 팔팔 끓여가지구서 귀에다 식혀가지구 들어붰네 귀에다가. [웃으며] 남자 얘기책 보는 사람, 귀에다 들어부니까는 이뉨이 일어나 죽었지. 또 한참 인제 멫 시간을 나가서, 돌오댕기다가 와서는 문좀 따라구 소리를 질르닝깨, 아 방이서 깨우느라구 정신웂어. 여편네가. “미련됭이 왔다구. 얼른 좀 가라.” 구. 그래 일어나나? 죽었잉깨, 야중이는 소리를 막 질르닝깨 인저 따줘 할 수 웂이. “누구여 저게?” “아 그 아무개 아부지가 와서 얘기책 보다가 저렇게 술을 잔뜩 쵀가지구 와서 먹구 자니 워트간댜? 얼른 깨워 보냐.” “[흔드는 시늉을하며] 여보? 여보, 여보, 여보. 내가 인제 왔응깨 얼릉 일어나 가라.” 구. 그러닝깨는, 죽응 게 일어나나? 안 일어나지. 아 야중이는 핀잔을 막 마누라보구 했어. 그라닝깨 머 죽응 게 일어나야지. 안 일어나닝깨 인제, 다짐을 받어. 미련됭이가. “여보? 내가 시키는 대루만 할 거 같으머넌, 응, 당신하구 살구 그러지 않으먼 안 산다구. 아주 때려 죽인다.” 구 얘기를 했어. 그러닝깨, “아이구, 서방님 그저 용서해 달라구. 하라는 대루 하지요.” 그라더랴. 그라먼 인제, 옷을 입혀서 이 입어 묶어 입었어. “내가 하라는 대로 하라구. 저어 건너 ―이걸 (머리에) 이였어. 이으먼서 ―장자못이 가서 인기척이 익걸랑, 인기척이 익걸랑 늤지 말구. 인기척이 웅걸랑 그걸 놓구 오라.” 구. 하닝깨는. 아 먼저 가서, 먼저 가서 이렇게 빠꼬옴 담배 담배를 피닝깨는. 아 인기척이 있이닝깨 그냥 오야지 어트캬. 그냥 왔네. 또 집이 와 앉었네. 또 집이 와 앉었이닝깨는, “왜 안 내비리구 왔느냐.” 구. 그러닝깨, “아 인기척이 있어서 그냥 왔어요.” 그라닝깨, “아 그려? 그럴 테지.” 그라구 두번채 또 여 보냈어. 그냥. [자리를 뜨는 청자를 만류하며] 그래 저 두번채 또 여 보냈어. 아주 그 이구 가느라구 월마나 죽을 뻔핵겄어? 이구 가닝깨 또 가서 그럭하구 앉었네? 그러닝깨 또 되루 이구 왔네. 두 번채. “아 그 죽응 것두 아까워서 그렇게 못 내비려?” “아이구. 여보 서방님 그 인기척이 있이니 워트게 늤느냐구. 그냥 왔다.” 구. 그러닝깨, “응 셔서 가.” 그러구 또 셔 가지구서는, 인저 또 시번채 이어 보냈어. 시번채 이어 보냈어. “이번이는 아주 인기척 웅걸랑 늫구 오라.” 구. 아 이게 시번채 가 또 그 미련됭이가 또 거 가 있으니 워터갸? 그라닝깨, 뭐 데리구 왔어. 아 와, 인제, 시번채 이구 오능 걸. 그냥 막 야단항 기여. 미련됭이가. “왜 뒈징 것두 못내비리구 아까워서 데리구 댕기느냐.” 구 그냥 마악 소리를 질르구 야단하구 싸우닝깨, “지발 살려 달라.” 구. 개개 비네. “가만 있으라구. 내가 시키는 대루 할 게냐.” 구. 하닝깨, “한다구. 걱정말라.” 구. 아 그라구 워얼마를 인제 다짐박구 쌈얼 하구 하구서는, 꾀를 냉 기여. 아 옷 옷 갓을 갓을 씌우구 옷을 입혀 가지구 억구 나강 기여. 미련 됭이가. 그 밑이 장자네 집이 부잣집 장자네 집이 지사를 지내는디 거기서 가가지구서는, 가만히 뒤루 억구 가서 뒵문앜이 가 이렇게 억구 섰다가서는 지사지내구 왜 맬짱 나가잖아 배깥이루? 제사지내구 나가. 문 열어 놓구 나가닝깨는, 아 여짝 구석막챙이다(구석쪽에다) 살짝 세워 놓구 왔네. 송장얼?[웃음] 그러닝깨는, 아 장자가 들어와 보닝깨 워짠, 허옇게송쟁이. 송장잉가 사람이 허옇게 섰지. 그라닝깨, “아무개야?” 하구 불루닝깨, 그 행랑눔덜이 와 가지구 이 그냥 막 며팼어. 송장을 막 팼응깨 죽잖앴어? 아 이렇게 보닝깨 자시 얼굴을 보닝깨, 옛날에 뭐 증기(전깃불)가 있어 뭐 있어, 얼굴을 자세히 보닝깨, 아 동네 사람 아무개 아부지네? 하 이거 어트갸 큰일났네. 장자가. 생각을 하닝깨 이거 큰일 났어. 이거 워트가야, “느덜 왜 그랬느냐.” 구 야단을 들구 치구 그래두 뭐 죽게 생겼어 인저. 자기 재산은 다 올라가게, 사람을 죽였으닝깨, 다 올라가게 생겼어. “에. 내가 미련됭이한티 좀 찿어가야겄다.” 구 자기 혼차 맘먹구, 지사구 뭐이구 다 구만두구서는, “미련둥아? 미련둥아?” 그전이는 하던사람이 가서, “미련둥이? 미련둥이?” 인저 참 불르네. 그러닝깨, 대답두 안허지. “미변둥이? 미변둥이?” 들구 불르닝깨 인저 마누라구 들구 깨머, “나좀 보쇼? 나좀 보쇼? 시방 누가 찿는디 워트가냐?” 그라닝깨, “그냥 암말두 말라.” 구. 이라먼서 그냥 자는 칙 하구 있어. 하안안참 불르닝깨 인제 이 이가 탈기가 됐어. 불르다아 불르다 그냥 이 미련됭이는 안 일어나지 워트가겄어? 그래 인제 잠 깨는 칙 하구서, “왜 그러냐구. 깜짝 놀랬다구. 왜 그라느냐.” 구. 하닝깨, “내가 자네하구 상이할 말이 있어서 좀 왔어.” “아이 무슨 상이… 저를 죽일람 그냥 죽이시요. 무슨 상이할 말 있이요. 상이할 말 읎어요.” “아이 있어. 아주 극진이 할 말이 있어서 그랴.” 그라닝깨 문을 열어 줬어. 인제 자는 칙하구 인났어. “흠. 흠.” 자는 칙하구 인났어. “내가 다름이 아니라, 이 동네 그 아무개 아부지가 그 배가 고파서 들어옹 걸 그 이 행랑눔덜이 이렇게 패죽였으니 이걸 워트가야 옳응가? 자네 이것 좀 처리 좀 해주게.” “아이구우. 참 장자님 그게 무순 말씀이요? 저를 직일라먼 고이 직여 주쇼. 왜 사람을 직잉 걸 저더러 처리해 달래요? 아니요. 아니 못해요. 당최 못한다.” 구 팔팔 뗘. 땅문서 열 마지기 문서를 딱 내놨어. 내노먼서, “이거 이거 져 먹구, 아무개 여기 전답 그거 져 먹구, 나 이거 츠리만 해 주게.” “심이, 못한다.” 구. 도장까장 싹 내노머 이 돈을 받었네. “그럼 워트게 좀 해보까?” 이럭하구 나가능 기여. “가시유. 나갈 텡깨.” 가닝깨 인저 이지가지를 잔뜩 차려놓구 멕이네. 미련됭이를. 거기서 인제 장자집이서. 지사는 구만두구. 잔뜩 멕였어. 그래 술 술 고기 진탕 먹구서는 그 눔을 억구 나강 기여. 또. 억구 나강 기여. 해준다구.(1)-잘 처리해 준다고.- 억구 나가서, 그 집이 알지. 동네 사람 아무개네 집이닝깨. 게 가서 그 사람 목소리를 내능 기여. 미련됭이가. “나좀 봐. 나좀 봐. 얼릉 싸립문 좀 따.” “못 따요 나. 미련됭이하구 잔다더니 왜 왔어?” “아이구, 미련됭이가 왔어. 왔는디 어트게 자. 미련됭이 왔어. 낼 온다더니 왁구먼 그랴.” “[표독스럽게] 게 가 자. 왜 왜 집이는 뫄러 와. 미련됭이네 집이 가 자지.” 자꾸 그 말을 하닝깨 자꾸 대답을 인저 배깥이서 문좀 따라구 소리를 질르닝깨 못한다. 게 가 자라구 들구 햐. “그라먼- 이 미련됭이 이 미련됭이가 하는 말이 - 문 안 따주먼 싸립문 구텡이서 목매달어 죽을 쳐.” 이라닝깨, “죽거나 말거나.” 이라더라네? 예편네가. “죽거나 말거나.” 그랴더랴. 그라구 안 열어 보더랴. 문두. 그렁깨 괠띠[허리띠] 끈을 풀러 가지구서는 모감지를 꼭 매달어 사립문 구석이 매달구 왔어. [웃음] 미련됭이가. 왔어. 아 인제 그럭하구 끝나서 왔는디. 아침이 보닝깨 야단났네 동네가. 아이구 여편네가 나와 보더니 싸립문 구텽이 가 허이연하게 목매달어 죽였으닝깨, “세상에 문 안 따줬더니만 목매달어 죽응 걸 누가 알었느냐구. 몰랐다.” 구. 이라면서 울어. 아 맬짱 동네 사람이, “미련됭이네 집이 잘 댕기더니만 왜 목매달어 죽게 했느냐.” 구. 여편네만 나무라능 기여. ‘왜 목매달어 죽게 했느냐’구. 그래 이 미련됭이는 그래서루 부자가 돼 가지구 살응 기여. 땅 열 마지기 그냥 져먹구. 그 표두 웂이. 그래 미련됭이(이야기)가 그렇게 끝마충 기여.한국구비문학대계 4-6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