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개똥 속의 보리쌀을 씻어드린 효부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최내옥, 이강철, 한흥수
조사장소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
조사일시
1980.01.30
제보자
윤윤대
조사지역
전라북도

구연상황

제보자는 흥미있게 구술하였다. 이만한 제보자는 만나기 어렵다. 같은 이야기라도 문학적인 성격을 잘 나타냈다는 데서 성공한 이야기판이라 하겠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북도/완주군/이서면
    분류코드: [이서면 설화 4] 
    테이프번호: T. 이서 4 앞
    조사장소: 용서리 모고지
    조사일: 1980. 1. 30.
    조사자: 최내옥, 이강철, 한흥수
    제보자: 윤윤대(남, 71세)
    개똥 속의 보리쌀을 씻어드린 효부
    *제보자는 흥미있게 구술하였다. 이만한 제보자는 만나기 어렵다. 같은 이야기라도 문학적인 성격을 잘 나타냈다는 데서 성공한 이야기판이라 하겠다.*

지금 허는가? [조사자: 예.] 
나 이 얘기는 고담도 고담이지만 실화나 다름 없네. 네.
그 정객이 그대로 서 있네.
나 사는 곳 여기서 오십리 거리에 떨어져 있네. 말하자면 이십킬로 이내에 있는 사실여. 만경이라구 있경 만경(萬頃).
[조사자: 만경유?] 
응, 만경. 여기서 오십리 거리백이 안뎌? 만경을 가면 만경 가서 으믑타믑이라는 동네가 있어. 으믑타믑, 만경 가서 으믑타믑이라는 동네가 있어. 으믑타믑. 거기 가면 지금 최씨가 아주 번성하게 살고 있어. 최씨 말은 그곳에서들 경주최씨라고 허지먼, 거기가 만경최씨라구 해서 과언이 아녀. 기런 최씨가 있어. 최씨라는 사람 한 사람이, 옛날에 지금으로 봐서 한 200년 전에 최씨라는 분이 에-, 지금 만경 가서 살고 있는데, 본래에 그분이 선비여, 그런 말을 들었어. 그런디 자기가 환관(홀아비)을 혀. 성처를 허구 혼차 살어. 그런디 외아들 하나를 두고 있어. 그 아들을 여워서 메누리허구 아들허구 자기허구 세식구가 살고 있는데, 그 때에 다른 디에서 어느 산중에서 살고 있었는디 살 길이 없었어. 그 때 당시는 만경 가며는 어딘고 허니 강변여. 만경강 강변여. 강변에 가며는 고기잡이 헤서 먹구 살어. 요새는 품팔이감이 있지먼, 그 때에는 품팔이가 없어. 거기가머는 굴을 딴다든가 새우를 잡는다든가 고기를 잡어서 그걸로 품팔이를 헤서 생활근거지로 삼고, 만경 우믓이라는 곳으로 이거(移居, 이사)를 헸어, 최씨라는 사람한 분이.
[조사자: 아들허구 메누리는유?] 
으, 메누리허구 세이.
거기서 살고 있는데 거기는 아무 생활이 없어. 농사도 못져. 왜 못지느냐- 강물이 들어오면 농사짓는디, 간수가 들어 와서, 염수(鹽水)가 들어 와서 농사를 못져. 그러니까 아직도 나오기 전에는 그 근동 농사를 못진게, 그 근방 사람들은 뭘 먹고 사느냐, 좀 돈이 있는 사람은 멀리 배를 타고 나가서 고기를 잡어다 먹고 팔어 먹고, 그것이 없는 때는 굴따기나 새우 잡기나, 그저 고기를 잡어서 물이 빠지는 대로 들어 가서 그걸 잡어다가 그걸 까서 먹고, 물 들어오면 안 나가고, 그 이튿날 물이 빠지면 그걸 잡어다가 먹고, 그걸 생활 근거지로 헤서 살고 있더랍니다.
잘 들어요? 하하하…
그 아버지라는 사람은 학자요. 본래, 글을 많이 배워서 학잔디, 사람은 본래, 학자라는 것은 일을 모릅니다. 일을 몰라서 언제나 놀고 있고, 늘 일삼는 것이 글 읽는 거, 독서, 서책 보는 것이, 일삼는 것이 선비의 본업입니다.
그래 글만 읽고 있어요. 그러잔게 가서 그 강물이 오늘은 빠지면, 내일 아침에, 오늘 저녁때 들어오고 내일 아침에 빠지면 저녁 때 들어 오고, 그 물이 하루하루 빠지는 순간만 이용해서 고기를 잡아다가 생활하고 있답니다. 그 생활이 넉넉한 생활이 아니라 비참한 생활이지.
고기 잡어서 먹고 사는 사람여. 고기 잡이를 헤서. 배를 타고 나가는 사람은 고기를 많이 잡아서 돈도 많이 버는디, 그냥 이런 옹박지는(물동이) 다래를 갖고 나가 단일장(五日場)에 팔아다가 쌀 한데(되)나 반데 팔면 그백이(그밖에) 못먹는 것이 손으로 잡는 것은 그백이 못먹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지내는디 하루는 날이 궂었다고 말여. 날이 궂은 것은 비가 와. 비가 오며는 고기 잡이를 못 갑니다. 메나리가 가서 고기를 잡어야 먹고 사는디 고기를 잡으러 못가고 있으니까, 그 이웃에서 품이라구 있어요. 품 품을 왜 내는고 하니 나중에 보리밭을 베준다든지 콩밭을 메준다든지 허고 전제를 허고 미리 달래서 먹는 것을 품이라고 헙니다.
그 품을 그때 당시는 요샛 돈으로 가령 백원 헌다면 20원 활헤서 80원백이 안줍니다. 가사(가령). 그 헐헌 돈을 받고라도 우선 굶어 죽게 생겼은께 품을 내다 먹어요.
그렇게 세이서 살던 중 불행히도 그 남자가, 그 아들이, 그 영감의 아들이 죽게 되었어요. 그 아무리 허더라도 살지를 못허니께, 그래서 결국이는 불행이도 그 사람이 죽고야 말았어요. 그래서 이우지(이웃이) 이웃돕기와 마찬가지로 동네에서, 지금 이웃돕기만 있는 것이 아녀? 그전 옛날에도 동네에서, 동네에 불쌍한 사람이 초상이 나면 쌀 한되박, 돈두 몇푼씩 거둬서 그 치상 치루는 것이 요새로 말하면 이웃돕깁니다.
그 얘기가 옛날에 있었읍니다. 그래서 상을 치루었는디, 그 아씨가 그러걸랑 애기나 낳고 서방님이 죽었으면 존디(좋은데). 애기는 한개도 안났어. 두개는 고만두고 한개도 안났어. 남녀간 하나도 안낳고, 그냥 돌아가셨단말여. 그런개 홀아버니, 시애비 홀애비를 둔 시아버니허고 홀애미된 메누리 허구 둘이 살어. 세상 참 우습지.
그러나 그 가정은 빈곤한 가정여. 참 막대(莫大)허게 곤란한 가정여. 그렇게 살게 되니까 이우지 그 인가(隣歌)에서, 그 이우지에서 남들이 부녀자들이 말하기를, 그 젊은 여자 보고, 
“날 봐 새댁, 시아바니가 돈이 있어? 서방님이 애기를 낳고 죽었어? 애기도 하나 읍지(없지), 시아바니 볼것도 읍지, 학자로서 글만 읽고 앉았지, 밥 안갖다주면 밥 안갖다 준다고 글만 읽고 앉았지. 자네가 벌어다 멕이면 뭣이고, 씨하나 있으면 뭔 재미로 사는가? 그런게 자네 시집가서.”
그 이웃집 부녀자들이 자꾸 권을 혀. 자기가 생각해 본게 그게 옳거든. 서방님이 있으면 서방님이라도 있어 씨라도 퍼친다지, 서방님 죽었으니 소득도 없지. 자, 늙은 시아바니 글만 읽고 앉았지. 뭘 보고 사냐 이거여. 그러면 여자가 가서 품팔어야 괴기 잡어야 먹고, 괴기 못잡으면 굶는다 말여. 그러잖으면 품내서 먹고.
그리두 이 여자는 지성으로 그 시아바니 되시는 분을 봉양을 혀. 불행을 나고 그럭저럭 먹고 사는디, 그냥 품매다 먹고 괴기 잡어다 먹고 사는디, 어느 여름이랍디다. 장마가져서 비가 오기 시작허는디, 하루 이틀만 오는 것이 열흘도 오고 심나까(심란하게) 오네. 이런 웬순놈(원수놈)의 노릇이 있어? 고길 잡으러 갈 수 있어야지. 품팔러 갔어. 그런게 농사 많이 짓는 집한데 모심어 주마고 품사고 한 끄니 한 요기를 혀구 있어. 그것도 어느 한도지. 갑으네 집에 갔으면 을으네 집에 가서 그 다음에 병으네 집으로 가야지. 다시 갑으네 집으로 가면 다시 안 준다고 그렇잖습니까? 그러니께 그 메누리 되는 사람은 그 참사가 오직 허리요? 안 굶어 죽겄다고 그 애를 쓰고 다닌단 말여. 이 무상헌 하느님께서는 그 야속한 사정을 몰라주고, 비는 계속 내려서 고기잡이를 못가고 김매줄 디도 없지, 양식 꿀 디도 없지, 어떻게 살어? 그래 홀로 있는 시아바니허구 홀로 있는 메누리허구 목구녕을 못 이겨서 죽게 됐어. 품매러 가먼 옆에 품매주지 않는다고 주들 않어. 안주는 게 아니라 사실 못 가는 거거든.
아 그런디, 아 이거 환장할 일아녀? 아 그리서는 계속 비는 오고 헐 수 없지. 그런디 시아버니는 돈을 벌라구 연구하는 것이 아니고, 본래 학자라는 것은 돈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글만, 서책만 읽는 것이 학자입니다. 굶어두 책만 읽고 앉었어 굶어두. 마당에다 배를 띠워두 모르구 앉았어. 그냥 글만 읽구 앉었어. 이러니 아, 아 하루는 글을 읽는디 시아바니가 기진해서, 가사 말하자면 맹자왈 공자왈 [힘차게 구술.] 헐 텐데 맹자 왈 공자 왈 [아주 힘없이 구술.] 헌단 말여.
왜 그런가, 배가 고파서 기진해헤서 먹을 것이 없은게, 창자가 안 찬게 기진헤서. 메누리가 보니께 너무도 안타까워 내가 어떻게 하면 글읽는 시아바니를 좀더 멕여 드릴 수 있는가? 비는 억수같이 쏟아져 그참 별일이지.
헐 수 없이 낮이 점싱 때가 됬는디, 시아바니가 글을 읽는디, 맹자왈 공자왈 [힘없이 구술.] 하더니 그 날은 맹자왈 공자왈 [아주 힘없이 구술.] 이러고 있단 말여. 죽을 지경이다.
너무도 안타까운게 그 메누리가 지긋지긋허게, 서방이 있어? 자식이 있어? 아무것두 없는느무 집구석에서 그 메누리가 시아바니 생각해서, 
“내가 시암에 가서 우물에 가서 물이라두 지러다가 깨까시(깨끗이) 해서 다습게 되서 따스운 물이라두 드려서 맹자왈 소리라두 한 마디 더 듣게 해야것다.”고.
옛날이는 물동이를 이고 갔네. 때로는 물을 많이 지르면 여기다 [머리를 가리키며] 이고, 물을 지르지 않으면 옆이다 이렇게 찝니다. 빈동이루 우물을 갈 적이는 이렇게 옆에다 찌고 물이 가득들 때는 이렇게 이고 갑니다.
“시암에 가서, 우리 시아버님이 저렇게 글읽는디 고통허시니”
[청중: 잘 들어봐덜.] 
“정성스럽게 물이라도, 집에 있는 물도 있을 테지만 기왕이면 샘에 가서 새물을 떠다가 따습게 해드려야것다.”
하는 그러한 정성하에서 동이를 들고 시암에 가드랍니다.
그때가 어느 땐고 하니 여름이더랍니다. 여름에 요즘인게 그러지, 그전에는 보리방아를 찧습니다. 보리방아를 찌을 때 디들방아라구 있어요. 덜커덩 덜커덩, 그 다음에 연자방아라고. 이제 말이 이렇게 끄는 것이 있어요, 그것이 초벌 재벌 찌야지 한번 찌면 못 먹습니다. 초벌 재벌 찌는디, 초벌 쩌서 널어 말렷다가 그들그들 말린 뒤에 그늠을 쩌야 재벌이 잘 쪄집니다. 그런게 그것 널어놔요 사방에다.
아 개덜이 와서 먹을게 별반 없은 게로 그냥 초벌 찐 걸 개란 늠이 퍼먹는단 말여. 싫건 줏어 쳐먹고 배대지가 절구통만해갖꾸는 여기다 똥 싸고 저기다 똥싸고 야단이다. [좌중이 웃음.] 
아 이늠이 그날 부잣집 보리방아 찧는데, 보리쌀을 몽땅 훔쳐 먹은개 한 마리가 있던가 보데. 이늠이 잔뜩 흠쳐먹고 배지가 툭 터지게 먹구 헐수가 없은게 물질러 가는 도중에 시암 옆에 가서 똥을 싸 놨는디, 지나 감서 그 여자가 허는 소리가, 
‘시상에 저 보리쌀을 건져다가 우리 시아바니 밥을 지었으면 우리 시아바니 굶주림을 면헐건디, 세생, 개똥 속에서 나온 보리 밥을 지을 수가 있는가? 남으집에 가 보리 쌀을 훔치면 도둑놈이고, 다른 데 가 품싹을 달라니 품싹 안 주고 고기를 잡을라니 고기잡이도 못허고, 개란 늠이 입으로만 쏟었으면 시아비니 갖다 주것는디, 똥구멍으로 쏟은기라, 그러니 시아바니를 저느무걸 갖다가 먹였으면, 얼마나 아까운가?’ 생각만 허구 물을 질었어, 물을 지러서 갖고다가 생각헌게, 그 여자가 생각헌게, 내가 지(罪)를 한 번 더 지더라도 한 걸음 나가 생각헤야것다.
빗지락을 갖고 갔어. 개똥이란 눔이 안 삭고 그냥 생걸루 나왔어. 똥구녕으로만 나왔지. 보리쌀은 그대로 있는기라. 빗지락으로 쓸어서 담아 갖고 가서 씻어. 씻는데 어떻게 씻는고 허니, 그냥 손바닥으로 문데서 맡어보면 구룬네가 나. 이것이 보리쌀이 이만치 하던 것을 이맨치 되도락 문대도 그래도 구룬네가나. 똥구멍으로 나온 것이라. 이 보리쌀이 그래 나중은 구룬네가 안나도록 씻쳤으니, 10분지 1백에 안되더랍니다. 그 개똥이 한 되라면 한홉백끼 안되더랍니다. 다시 맛아본게 구룬네가 안난게, 시암물로 정스럽게 씻어서 밥을 지었읍니다. 밥을 지어서 시아바니 드릴라고 밥을 지어서 밥을 지어놓고 시아바니 밥을 갖다드릴라고 생각허니, 죄를 짓는 거 같혀. 세상에 아무리 깨깟이 씻어더라도 개똥을 갖다가 시아바니 밥을 짓는구나. 안됐다.
시아바니가 정지(부엌) 옆으로 이렇게 난 문이 있어. 정지에서 밥상 드려가는 문이 있어. 세상에 다른 때는 물이라두 갖다 주는디, 그래 시아바니가 목이 막혀서 공자왈 맹자왈 [죽어가는 시늉으로 구술.] 허는디, 물두 안주거든.
가만히 뚫어 본게 메누리가 밥을 퍼먹어. 다른 때는 물이라두 갖다 주더니, 메누리가 밥을 먹어. 시아버니가 생각할 적에, 
“오냐, 세상에 나를 믿을 수가 없을 것이다. 자식두 죽고 메누리가 혼자 사는디, 메누리가 날 뭘 믿고 세상 난. 그리두 메누리 없으면 물 떠다 줄 사람두 없는디 어떻게 우리 메누리가 밥을 먹구 있는가?”
메누리만 믿는디 메누리가 밥해 놓고 저 혼차만 먹거든. 메누리는 밥해놓고 생각해본게, 시상에 시아버니한테 개똥을 갖다가 드렸단 말여. 그럴 수가 없은게, 아 옛날부터 음식을 그 전에 세번을 떠 먹고 부모를 드리면 죄가 안된다더라 이랬어. 자기가 먹고 싶은 밥을 먹는 게 아니라, 그지꼴로 세번을 떠 먹는디, 그 찰라에 시아바니가 문 틈으로 봤다 이거여.
시아바니가 본게는 메누리가 밥해 놓고 먹는 사람이고, 메누리는 시아버니 밥을 갖다 줘야는디, 죄송스러워서 죄책감에서 세번 떼먹은 차에, 그러나 시아바니가 날보고 그대로 있지. 그대로 있을 거 아녀? 조금 있다가 밥을 퍼 갖고 시아바니 밥상을 갖고 갔어.
“아버님긴지 잡수세요.”
시아바니가 안 먹어. 괘씸히서 저혼자 다 처먹고 배부른게 나 갖다 준다 해서 먹지 않아야 되는 건디, 이 놈의 창자가, 메누리 소해(所行)를 생각하믄, 괘씸헌 년, 저 혼차 밥먹는 생각허문 안 먹어야는디, 목구멍이서 승강기(昇降機)가 왔다갔다허네, 아 헐 수 없이 그 밥을 먹는디, 밥을 안 먹을라고 주저주저허는거, 
“아버님 긴지잡수시오.”
이란게 안 먹을라도 헐수읍시니께. 다 먹었는디. 나중에 메누리가, 
“아버님 제가 죄를 젔읍니다.”
“오 저년이 나 먹기 전에 밥 지가 처먹었다 소리구나.”
그런 줄 알았단 말여. 그런게 아니라.
“아버님, 시장을 못이기시니고 좀 기한이 너무도 심한 것 같아서, 제가 품을 낼라야 낼 띠도 없고 품팔 띠가 없고 죽기 아니면 살긴디, 아버님 위해 물이라도 한 그릇 떠다 드릴라고 우물을 가는 차, 간게, 다행이도 개양반이 똥을 싸셨는디, 으뜨게 싸셨는디 널박지로 한아(1)-하나 가득.-를 싸셨읍니다. 그 널박지로 한아를 싸논 것을 닦아 논게, 종살도(2)-종지쌀로.- 한 종자백에 없어. 개똥 냄새가 없어요. 아버님 진지를 드려야건는디, 진지를 지 놓고도 아버님 드릴란게 그래도 지가 하도 죄되는 것 같아, 지가 먼저 세 번 떠 먹고 아버님을 디리면지 안된다 해서 떠먹었읍니다.”
시아바니가 생각한게, 
“그 찰라봤는디 메누리가 맘 변해서 밥 먹는줄 알았더니, 날 개똥 밥을 해 주느라고, 죄 될까미 먼저 떠 먹는 것을, 내가 그렇게 착하고 어질은 메누리를 욕했구나!”
그때는 기멕히지. 우리 며느리가 이렇게 효부인줄 누가 알았는가? 그 뒤에는 메누리를 뭘로 베는고 허니 하느님! 땅님여! 그럴거 아녀? 그렇게 살더랍니다. 그런디 이 여자가 어떻게 품을 많이 내 먹었던지, 두가랭이 백게 안되는디 여덟가랭이두 모자르더랴. 오늘 안헐라구 품사거든. 갑(甲)두 오라, 을(乙)두 오라, 병(丙)두 오라. 그래서 그냥 불철주야 일을 허는디.
하루는 남의 품을 갚으러 갔어요. 품을 갚으러 갔는디, 그때는 여름이라. 콩밭을 매러 가 콩밭. 콩밭을 매러 가는디 주인이 품삯(일꾼)을 많이 얻었더래. 얻어서 죽허니 앉아서 매넌디, 아 매가니라구 매간게, 아 그냥 느닷없이 비가 오구 천둥이 치는디 정신을 못차리겄어. 그런게 그 비를 그실라고(3)-피하려고.- 헌게 동네는 좀 멀고 마침 그 옆에 가서 원두맥이라구 있어. 원두맥이란 것은 외를 놓고 지키는 막 보고 원두맥이라 그러는거. 본래 원두막이란 높으게 짓는거라, 위로 올라 가니 밑이서 대가리부텀 전부다 디민단말여. 몸띵이는 맞거나 말거나 우선 비부텀 안 맞을라고, 막 비는 억수 장마가 퍼부은게, 아 그렇게 퍼 부우슨게(붓으니까) 그 여자 한 사람 못 들어 가고, 싹 다 들어 갔어.
아 느닷없이 번개가 치고 천둥이 치고 비는 야단스레 오는디, 정신을 못차리겄어. 아 조금 있으니께 호랭이 한 마리가 턱허니 나타났어. 호랭이, 호랭이 보고 범이라고 않는가? 아 범이란 놈이와서 원두막을 막 도네. 그러니 비가 개도 못나가겄고 비가 안개도 누가 나가겄어? 갬히, 호랭이란 놈은 바싹 뒤를 돌아, 그래서 똑똑헌 여자가 하나 있던 개벼.
“자, 우리가 이렇게 앉았으믄 다 죽는다. 그런개 비는 갰은게, 호랭이 밥은 이 속에 들었어. 우리가 다 죽을 순 없어. 그런개 가상이부텀(4)-가장자리부터.- 호랭이의 의사를 들어보자. 그런디 적삼을 벗어서 호랭이를 주머는 호랭이가 받으먼 호랭이가 잡어 먹을 사람이고, 호랭이가 안으면 피할 사람이니 우리가 다 죽을순 없으니 한쪽이서부텀 채곡채곡 호랭이다가 적삼을 던져 보자.”
그런게 그말이 옳다하고 그대로 시행을 허넌디, 한 사람씩 적삼을 던지게 됩니다.
호랭이다 적삼을 던지는디, 던지머는 딱 받아 갖고 도로 싹 던저버려. 적삼을 받어 땅바닥이다 놓지 않고 도로 딱던져. 그 전부 그려. 그런디 제일 끄트머리 가서 그 여자던개비녜. 그여자가 생각해 본게 자기가 아냐?
“내가 죄가 하나도 없다. 우리 시아바니 개똥을 쌀미서 시아바니께 준거 백게 없는디 그질로 호랭이가 나 잡으로 왔구나. 다 안 먹고 나하나 남었는디, 안받었으먼 자기는 받을 것을 전제허고, 내가 지은 죄는 시아버니 개똥쌀머 준 죄밖에 없다.”
그러니께 선언을 했어. 적삼을 던지기 전에, 
“나는 던지먼 틀림없이 받는다.”
그 여자들은 몰라. 시아바니를 개똥을 쌀마(삶아) 줬는지, 쇠똥을 쌀마 줬는지 알 턱이 있어? 모르니까 그 얘기를 다 했어.
“내가 아무때 이러구 저러구 해서 여차여차해서, 시아바니한테 개똥을 쌀머 준 죄밲이 없는디, 오늘 호랭이가 와서 잡아 갈라는 것은 내가 그 질로 오늘 가. 그러니께나 죽는 건 서럽지 않은디, 서방님두 읍구 늙은 시아바님 혼차 물하나 떠 줄 사람 없이 내가 그대로 죽어. 부디 내 사정을 봐서라두, 우리 시아바니에게 물 한그릇이라두 떠다 드리고, 배가 고프면 밥이라두 한 그릇 보내주시라고.”
그렇게 부탁을 혀. 그 동네 부인네들보고. 그러먼서, 
“나는 죽는다.”
고 적삼을 탁 던지니께 틀림없이 받곤 주들 아녀, 그 여자 적삼을.
“나는 시아바니 개똥 삶어 준 죄로 죽으니깐, 우리 시아바니 물 한그릇이라두, 여가 있는데로 좀 딜여다 보고 부탁헌다.”
허고 죽으러 간다고, 옛날 심청이가 우는 식이라 가며는, 처음에는 닿지 않고 도망가뻐려. 도망가는디 양쪽 피구름이, 막 호랭이가 그여자를 실어 가는지 물어 가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암흑천지로 만들었어.
다시 여자들은 밭을 맬꺼 아닌가. 비 안오는데 저녁땐 아직 못되고 밭을 매는데 가면서 뭐라고 그런고 허니, 아이고 아무개는 그렇게 죄졌다고 호랭이가 물어가니, 그것이 화제라 밭 메면서 그럴꺼 아녀?
아, 밭을 매면서 얼마큼 갔는디, 아 이 여자가 호랭이가 물어 간뒤 얼마큼 있다가 다시 칵 엎어다가 그 밭에다 누여 놨단 말여. 그여자를 갔다 놓고는, 아 자기가 호랭이한테 물려 갔는디, 어떻게 살어서 놨는가. 그렇잖여? 참 이거 불몽사몽만 같으지. 꿈같으지. 그런디 여자들이 족 가고 있는디, 그 사람들은 멀리 갔을꺼 아녀? 이만침 흉을 보고 얘기를 허고 앞으로 가는디, 아 다 와서 아 뒤 돌아 보니께, 호랭이 물어 간 여자가 또 와서 섰아.
“이구 저절 봐. 호랭이가 금방 물어 갔는디 또 왔네 그려. 호랭이가 안물어 가고 갔다왔다.”
고 점심 때가 됐더라나. 진작에 더 헐 얘기가 있는디 고만 허지.
[조사자: 아니 더 해 주세요.] 
점심 때가 됐으니 그 사유를 물어 봐얄 거 아녀? 금방 호랭이가 물어갔는디, 어떻게 왔냐? 그런게 우리 모여서 얘기허자고 그러니까,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나는 그냥 꿈을 꿨는지 모르는 일이라고, 그한테 전부 집중되 있단 말여. 아 점심 때도 됐고 그런게 집이 가자고, 그냥 예나 지금이나 일반이구 옥신각신 했을꺼 아녀? 호랭이가 물어갔다가 돌아 왔으니께, 아 그 여자를 돌려 세놓고 보니께 적삼으가 뭔 글자를 박었어.
[조사자: 아하, 글자를요?] 
여자들이 전부 무식헌게 뭔-자를 박은지 몰라. 색카마니 글자를 싹 박아 놨는디, 어떻게 뭔 잔지 몰라. 그러니께 뭐라고 허니, 
“자 이 사연도 알으려니와 너 시아버니가 학잔게 한문으로 썼으니, 우리는 한문을 모른게, 너의 시아바니한테가서 글자를 물어보기 위해서 가자.”
그럴꺼 아녀? 글자를 우선 모른게. 그래 죽허니 즈이집이 갈 턱이 있어? 가. 시아바니 보고, 
“학자 어른, 아 메누리가 아까 호랭이가 물어 갔는디, 호랭이가 잠깐 물어갔다더니 아 이렇게 뭐라고 썼는가?”
허구 메누리를 이렇게 돌려 센단 말여.
이렇게 보니께 ‘출천지대효’(出天之大孝)라고 썼단 말여.
[조사자: 아하.] 
그런게 이것이 화제라 인근에서. 암디 사는 아무개는 여차여차 해서 호랭이가 물어 갔넌디, 출천지 대효(出天之大孝) 그러니께, 그냥 인근 원근을 막론허고 구경꾼이 와서 관광지가 됐어, 하하하.
오는 사람마다 기냥 오는 것이 아녀. 시상 얼마나 부모에게 효도했으면 호랭이가 와서 출천지대효(出天之大孝)라고 했을꼬, 하다 못해, 쌀 한 주먹이라두 갖고오지 공수(空手)로 오는 사람이 없어. 디리 밀리기 시작허넌디, 돈이야 쌀이야 밀리기 시작허넌디, 채곡채곡 작은 방 큰 방 노랑 방 샛방으로 들이 챈단 말여. 막 채여. 요놈이 막 뻐쳐서 면도 군도 도도 국가까장 알게 됐단 말여. 국가까장 알게 됐다니께, 국가에서 그런 사실이 있다니께 그냥 두겄어? 국가서 알아서 전라도 진개군(金堤) 진봉면에 열녀문을 세워라 해서, 열녀효비를 세움과 동시에, 나라에서 쌀 백섬 콩 백섬 돈 백섬 그렇게 줬드라네. 그런게 그놈 가지고 먹고사는디, 관광지가 돼서 얼마나 훈륭한 여잔가, 허구서 구경허는 사람이 쌀 백섬 돈 백섬 또 구경 오는 사람이 쌀 백섬, 그래서 쌀이 삼백섬, 돈이 삼백섬, 금이 삼백섬, 그래 구백섬을 갖고 있는디 훈륭허게 잘 살었지. 다만 원한이 있어 그여자가, 
“내가 만일 죽게 되머는 우리 시아바니는 홀로 있으니, 이집 가문을 막는거 아니냐?”
말여. 자손이 없는거 아니냐 말여, 내가 이만큼 잘 됐는디, 나라에서 알 만큼 효도를 힜는디, 맨 끄트리 우리 시아바님, 우리 서방님 끝트르로 손(孫)을 둬야 허것는디, 자기가 서방질해서 나면 남의 자식이구, 누구로 나야 그 집안 자식여? 시아바지로 나야 되는디, 시아바니 늙어서 못낳지. 누구보고 자식을 나서 계자(繼子)를 시키느냐 말여 계자를.
그래 그걸로서 날마다 걱정, 먹고 사는 거, 괴기 잡는 거, 품팔이 걱정이 아니라, 부자는 됐는디 이집 손을 안 끄쳐야 되는디, 손을 둘 수가 없어.
요새로 말허먼 광고를 냈어. 내기를, 
“우리 시아버니허구 살어서 아들 하나만 나주면, 내 이 재산 전부다 제공허겄다.”
하는 현상을 붙혔어. 현상을 부쳐 놓고는 그날부터 시아버니에게 뭘 먹이는고 허니 용, 삼, 개괴기, 쇠괴기, 돼지괴기 늘 멕여서, 그냥 몸띵이를 호박농짝만허게 맹길었어 시아버니를. 시아바니가 맨들어야 그 자손이 되거든. 자기가 나면 안되어. 그냥 으트게 쳐먹었었던지, 양돼지 오백 근 짜리만치로 피적 피적헌겨. 가만히 생각헌게 젊은 각시 하나 읃어 주먼 근사허게 손을 하나 볼 것 같혀. 그 찰나라. 그 근방 불쌍헌 홀어마니에게 전 재산 주기로 허구 시아바니하고 찰싹 붙혔어. 붙어서 아들을 낳다고. 아들 하나 낳고, 아들 둘 낳고, 아들 셋 낳고, 만경지세가 삼형제판이 짐대등양(5)-金堤땅 得勢.-을 한다고. 그런께 훌륭헌 여자가 있다고, 그 고을에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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