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좀체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 수집해서 뭘 하려느냐는 등 주변만 맴도는 이야기만 나오다가 “이서구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은 1980년 1월 30일 오후 2시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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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전라북도/완주군/이서면 분류코드: [이서면 설화 6] 테이프번호: T. 이서 2 앞~뒤 조사장소: 상학리 사랑방 조사일: 1980. 1. 30. 조사자: 최내옥, 이강철, 한흥수 제보자: 윤윤대(남, 71세) 명관 이서구(李書九) 감사(통인의 아버지를 찾아주다) * 좀체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 수집해서 뭘 하려느냐는 등 주변만 맴도는 이야기만 나오다가 “이서구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은 1980년 1월 30일 오후 2시반이다. * 옛날이야기에 한 사람이 감사로 있었던 이야기나 하나 해 주지. [성명과 나이를 들려주고 난 후에 계속한다.] 가만히 있어 봐. 술 한 잔 먹고. [이때 이야기를 들으려고 눈들을 반짝거리며 기다리던 어린이 다섯 명들과 할아버지들이 웃으셨다.] 이서구(李書九)씨가, 그 양반이 [마이크를 가까이 갖다 댄 바람에 구술이 약간 중단.] 글서(書)자, 아홉구(九)자여, 경서(經書)를 아홉 번을 재독(再讀)한 양반이여 이서구씨가 그분은 본래에 서울서도 아주 대감이고 상감이 여간 거시기(사랑)안했거든. 그런디 그 양반이 전라도 전주, 그전에는 전라남도 허고 합해서 전라도라고 그러거든. 그런개 남북도가 합했지. 그래서 그 전에 도청(道廳) 보고는 선화당(宣化堂)이라고 그려 선화당이라. 도청서 감사(監司)가 지금 말하면 도지사지. 도지사가 서울서 인자 여그로 부임을 허셨단 말이여. 그러면 지금이나 고금(古今)이나 마찬가지라. 감사가 하나 갈렸지. 그밑에 있는 사람이 다 갈린 건 아니여. 그런디 감사는 물론 양반도 되려니와 또 그 급제를 해야만 감사를 나온개, 대감 지위가 있어야 그밑에 토인(通引)(1)-토인과 통인으로 들리는데, 표기를 통인으로 통일하겠다.- 이라고 있어. 지금 말허자면은 비서, 지금으로 환(換) 바꾸어서 말한다면은 도지사의 비서여. 그래 통인은 둘이 있는디, 통인은 아전(衙前)이라는 사람이 허는 것이여. 상놈은 못히여. 그런개 아전은 양반허고 상대를 혀. 아전은 그래서 둘이 허는디, 글이 많이 들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야, 아전을, 통인을 하지 보통 사람은 못혀. 그런디 장개(장가)는 갔어도 통인 두 사람은 머리를 따야혀. 장가를 갔으면 상투를 꽂지 않겠어? 옛날에. 상투를 꽂는 것이 아니라 감사 밑에서 심부름을 하고 일을 보려고 있기 따문에, ‘해라’를 받기 따문에 머리를 풀러서 내려야 혀. 그 통인이라고 허는 사람 두 사람은, 그런개 통인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여. 그런디 거기 박통인(朴通引)허그 김통인(金通引)허고 두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은 먼여(먼저) 감사 때에 있던 사람이제. 그런개 새로 이서구씨 그분이 부임을 헌개로 인제, 인사차 들어 갔을 것 아니여? 부임은 하니깐. 그래 인사를 하는디, 지금같이 인사하는 게 아니라 뜰방 밑에서, 뜰방 밑에서 감사는 높은 데 앉았고, 가서 꿇어엎져서 인사를 드린단 말이여, 그래 인사를 드릴 적에, “문안입니다.” 그러고 인사를 드려, 그런데 김통인이 인사를 드림서, “저는 김통인입니다.” 그렇게 말한단 말이여 그런개 자기 성명을 말하자만 성(姓)만 말해야 한개, 그래 갖고는 인사를 받고는, “그렇지. 가보오.” 그게 대답이지 뭐. 그래 대응(對應)은 안 하니까. 다음은 박통인이 재차 그렇게 들어갔단 말이여. 들어가서 인사를 드리면서, “저는 박통인이요.” 그런개. 박통인은 처음 보지. 김통인 보고는 아무말도 안하더니 박통인 보고는 뭐라고 하는고 하니, 아 거기 거짓말도 들었을 테지만은, “너 거기 있으라.” 고 헌단 말이여. 그래 박통인이 이상하게 생각할밖에. 그러자 박통인이나 김통인이 전라감사로 이서구씨가 오면, 그전에 말하기를 아는 사람보고 이인자(異人者)라고 그랬어. 그래 아는 사람은, “이인자가되시는 이서구씨가 전라감사로 오신단다.” 그래서 훌륭한 명관이 오신다는 걸 알았어. 두분이 박통인이 인사를 간개, 김통인이 올 때는 아무말도 안허더니 거기 있으라고 헌단 말이여. 나가지 말라고, “네 성이 뭐라고 했냐?” 고 박통인 보고 네 성이 뭣이냐고 그런개, “아, 저― 통인 박가올시다.” 그랬어. 처음인디, “네이놈 네 성이나 찾아 갖고 인사다니지 네성도 못찾고 인사다니냐?” 고 그런단 말이여 감사가. 아, 그러닝개 박통인이, ‘아 이분이 명관(名官)이라고 그러더니만은 알기도 잘 아시는가? 어떻게 새로온 분이 장성(長成)해서 아들 낳고 딸낳는 사람보고, 네성이 아닌데 박가라고 할 턱이 있어? 아 그런개 이분이 나를 데리고 장난을 한 번 하실라고 그러시는구나.’ 그렇게 생각을 허고 거기서 대화를 못한개 물러나왔어. ‘장난을 하실란갑다.’ 그러고 나왔어. 그래, 그 이튿날 아침적에 언제나 새벽이면 문안을 가서 드리기로 되있어. 그런디, 그때 누가 문안을 드린고 허니 통인 둘이 가서 문안을 드려. 그러면 방문을 열고 문안을 드린 것이 아니라 방문 앞에 가서 문안을 방문을 이렇게 [고리를 흔드는 동작을 하며.] 가만가만 흔들어. 그럼서, “박통인 문안입니다.” “김통인 문안입니다.” 그러면 그 거기서 절만하고 가는 것이지 문을 열어보는 법이 없어. 그냥 자기만 섰지. 그 이튿날 아침절에 첫날 인사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요새로 말하면 두시나 세 시쯤 새벽을 그리 나갔던 개비여. 김통인이 먼여(먼저) 가서 인사를 한개로 암말도 않더니, 박통인이 가서 인사를 한 개로, “야 이놈아! 네 성이나 찾아가지고 다님스로(다니면서) 통인노릇이나 해라.” 또 그런단 말이여. 그런개 박통인이 거기서 다시 물어 볼 수도 없고, 어느 자리라고 그 자리에서 어떻게 물을 수도 없고 차마 그럴 수도 없은개, 물러나와서 자기 맘이 상헌단 말이여. 어저께는 장난을 하셨지만 오늘 두번째나 이렇게, “네 성이나 찾으라”고. 할 수가 있는가? 이상하게 생각하제, 박통인도, 집에 가서 즈아버지도 있고 즈어머니도 있는디, 이 이거 아뭇 소리도 못허고 그때 자기 마음에, “아, 이상허다.” 허고 그것을 해석을 못해서, 아무 정신이 없어. 그래 갖고는 그날 하루를 지냈단 말이여. 그래 그 이튿날에는, 그 삼일째 되는날 아침이 아니여? 삼일날 되던 아침에, 박통인이 먼저 들어갔어. 그적에는 들어가서, “박통인이 문안입니다.” “아 이자석아, 성을 찾으란개 성도 안 찾고 그러냐고?” 또 그런단 말이여. [청중1: 김통인 보고는] 암 말도 않고, 아 그런디 박통인보고는 문을 열음서, “아 이자식아 네 성이나 찾고 댕기라.” 고 그래. 그제는, “아 이거 필유곡절(必有曲折)이라. 무슨 곡절이 있은개 그러제.” 그러거든. 전주사는 사람이 박통인인디, 어떻게 서울서 온 양반이 오늘와 엊그저께사 부임했는디, 내가 박가가 아닌지 긴(정말인)것을 귀신이나 알지 어떻게나 아냐 말이여. 그래 헐 수 없이 자기 집으로 왔어. 그래서 자기 아버지 보고 물었어. “아부지, 감사께서 여사여사(如斯如斯)하고 여사여사헌 말이 사흘째 있으니 아버지 내 성을 옳게 일러주시오.” 즈그 아버지 보고 가서 그랬단 말이여. 그런개 그 아버지가, “야 이자식아, 내 성이 박간개 너도 박갈 거(박가일 것) 아이냐(아니냐)?” 헐 말이 없어. 그러니 즈 아버지한테 말 헐 것이 었어? 즈그 어머이 한테를 갔어. 빨래를 빠는디, “어머이, 여사여사 해서 감사가 왔는디, 엄마가 성을 찾아 주시오.” “아 내가 느그 아버지허고 느그 어머이허고 자식을 낳는디 어떻게 느그 아버지 성을 따르지, 그래 니 성을 뭐라고 할 끄냐?” 이 이런 얻다가 호소할 데가 없네. 지가 모른 성을 감사밖에 가 알 수가 있냐 이거. 이것이 참 귀신이 아니고, 이것이 무신(무슨) 까닭인가 알 수가 없어. 그 이튿날 아침에 또 가본개 이제도 감사님이, 나흘째 되는 날도 또 문안을 드리려 갔어. 갔더니 문을 열고 홰(화, 노염)를 내며. 감사가, “아직도 너 성을 못 찾고 댕기냐?” 그때는 진색(瞋色)을 한 것을 본개, 완고히(틀림없이) 장난이 아니여. 재차 또 갔어. 즈그집으로, 가서 즈그 아버지 보고, “아버지!” “어.” 그제는 즈그 아버지한테 갈 때는 그냥 간 것이 아니여. 식칼을 갖고 들어 갔어. 가서 여그다[목젓을 칼로 대는 시늉을 하면서.] 댔어. 대고 내 성을 옳게 알려달라고. “죽으면 죽었지 내가 네성을 모른다! 나는 네가 내 자식인 줄만 알지 어떻게 내가 네 성을 갈아 주겠냐? 그러면 감사한테 가서 물어봐라. 나는 네가 자식인 줄 안개(아니까) 박간디, 너의 아버지도, 아버지도 박가, 할아버지도 박가, 그 전에도 박간디, 너도 이놈아, 자식이 칼로 나를 찔러 죽이면 죽였지 내가 어떻게 알겠냐? 그래 네가 나를 찔러 죽이면 죽이되 나는 박가라고밖에 말을 못하겠으니 감사한테 가서 물어 봐라.” 말인깨 그러지, 그 위협을 줄라고, 옳게 말하라고 칼 가져갖지, 제애비 찔러쥑일라고 칼 갖고 간 것은 아니란 말이여. 그렇지 않아? [조자자. 네.] 그렇게 위협을 무섭게 해도 도저히 참 유만부득(類萬不得)이라 알 수가 없지. 다시 나와서 칼을 갖고 자기 어머니한테로 갔어. 어머니한테 가서 앞에다가 또 칼을 들이댔어. 들이대고 묻는개는. 이 세상에서 인간이란 것이 그전부터 피난을 가도 아내를 알게 피난을 가면 그 사람이 죽어. 피난을 가도 자기 아내를 알거나, 자기 어머니가 알면은 그 사람이 죽어. 어머니가 가면은 피난간 자식이 죽고, 마누래가 피난간 것을 알면은, 가만히 있어! [듣던 어린애가 자꾸 파고드니까 멀리 가라고 호통을 치면서.] 그 마누래가 서방님을 쥑이는 것이여. 왜냐. 여자란게 약하게 땜에 최고로 위협을 주면은 바른 소리를 한 거여. 그래, 그런개 그제는 아들이 정색을 해갖고 들어갔단 말이여. 보통으로 들어간 것이여. 그런디 즈그 어머이가 볼 적에 바로 말 안할 것 같으면 틀림없이 칼로 찌를 것을 아주 감동해 버렸어. 원청 겁이 난개로. “칼을 놔라. 내가 말하마. 그런게 아니라.” 그런개 사실이 나와. 그래 이서구씨 명관(名官)이란 소리가 거기서 나와. 오늘까지 근본을 찾아 주어서. 그애가 그때 통인이 몇살 먹었냐 허면 스물 일곱 살을 먹었네. “이십칠 년전에 내가 자식을 낳면 꼭 발바당에 흙 묻힐만 허면 죽어. 그래 자식 다섯개를 죽었어. 그 박서방네집에서 죽었는디, 다시는 자식을 못낳게 생겨서 마지막판에 다섯개난 놈을 죽어서, 저녁에 죽었는디, 갖다가 내 쏘던지.” 옛날이면 애장(兒葬)이라고 있어. 시방은 땅에다가 묻지만은 옛날은 짚으로, 죽은놈을 삼같이 엮어 갖고 지프락으로, 그 속에다 넣어서 소나무다 얕은 소나무다가 달아매요. [조사자: 아하.] 왜 그러느냐, 달아매면 그 오작(烏鵲), 까마귀나 깐치가 와서 그 시체를 파먹어야 다음에 잉태를 시킨다-해서, 오작의 밥을 주기 위해서 그냥 산 자식은 그럴 수가 없은개로 이무(이미) 죽었은개로 갖다가 걸어 놓으면은 이놈이 부패될 것 아닌가? [조사자: 네.] 부패되고 흘르고 어쩌고 그러면 형태가 있을 것 아니여. 그러면 그 오작이, 까마구나 깐치가 와서 허적거려서 그놈을 파먹게 되아. 그러니깐 그것을 옛날 그랬다고요. 그러다가 아, 좀 왜정이 들어옴서, 경술년에 일한합방을 했는디, 에- 일한합방한 뒤에는 문화가, 여기와서, 이러저러고 하니라고, 그것은 인간으로서 너무나 측은한 것이다. 그러면 그것은 한 간디(군데) 두 간디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걸 누가 봐서 오작이 먹어서 잉태를 시킨다는 것을 누가 증명하느냐. 그래 없애자고 해서 그것이 소멸되고 그 다음에 다 땅에다가 매장하는 것이 되아 있읍니다. [구술을 잠깐 쉬어서 아장의 설명을 끝낸뒤.] 그런디, “너를 묻을라니 얻다가 내쏘자니, 아니면 강물에다가 띄거나 그리여. 초저녁에 어설퍼서, 새벽으, 죽었어. 초저녁으 그 박씨네집에서 갖다가 내쏠라고 가본개로, 간개로, 어디서 애기 울음소리가 난단 말이여. 그애를 갖다가 내 쏠라고 간개로, 가서 본개로 참 옥동자로, 어떤 사람이 내버리고 갔는디, 포대기로 잘 싸서, 누비포대기다가 잘 싸서 갖다 놨단 말이여. 갖다 놨는디, 가난한 집 애기가 아니여. 부잣집 애기여.” 그냥 옛날에는 설명자로고 있어요. 설명자, 설명자가, 명주배 나서 누에 못다쓴 것을 설명자라고 그래요, 누애꼬추 버린 것갖고, 그놈갖고 실을 빼지 않아? 그 남저기 안 빼지는 것을 뭉쳐서 뭉쳐논 것을 갖다가 설명자라고 그려. 그런개 명주여. 그놈으로 사람을 싸면, 시체를 싸도 하나도 썩지를 않는 것이여. 그렇게 따슨 것이여. 옛날에 명주옷을 입으면 사춘(四寸)까지도 따습다는 그것이여, 명주가. “그래 명주로 디리 쌌는디 누비포대기가 있어서, 누비포대기로 잘 싸서 갖다놨는디 금옥같은 옥동자라. 그런개 동네사람 하나도 몰라. 그 집 애기가 죽은 것을 초저녁에 죽어서 새벽에 묻으러 갔은개 누가 알아? 그런데 그놈허고 똑 같이 한날 난 놈이여, 그 버린 놈이. 그런개 이름 성명을 알겠소? 이름을 안 써놨은개. 그런디 부자집 애긴디, 산 놈을 갖다가 내쐈다 (버렸다) 이거여. 싸다가.” 그런개 즈그애기는 물에다가 떠내쏘뻐리고(떠내려버리고) 박씨네 애기는, 그 애기를 보듬고 즈집으로 왔어. [조사자: 아하.] 와서 그 젖을 먹이니, 그 이튿날 누가 보니 먼저 아들낳으니, 아들이고, 누가 즈그아들 아니라고 싱갱이(시비)할 사람이 누가 있어? [조사자: 그렇지요.] 세상에 누가 있겄느냐고, 그 부부나 알지 누가 알겠느냐 이말이여. 이웃에 사람도 모르지. [조사자: 그렇지요,]애기 죽었다고 소문낸 배도 없고 그 가족들도 아무 말 없고. “아 이거 하늘이 도운 일이다! 내가 자식을 다섯개째 죽이닝개, 요 하나가 하나님이 내려보내 줬구나! 그런개 이 자식을 살리기때무로, 그젖먹이고, 그 문제가 없이, 이 자는 것을 누가 데리고 가겠냐 이말이여.” 나 술 잔 먹고. [구술중단. 화자는 실감있게 큰소리로 구술 중이다. 10여명의 할아버지와 어린이들도 정신없이 듣고 있다가 술 한 잔 먹는다고 하니까 약간 긴장을 풀면서 모두들 웃었다.] 내가 어려서 서당을 다니다가 학교를 다니고, 서당에도 제대로 못다니고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녔어. 그래 반거챙이(1)-엉거주춤한 사람- 가 됐어. 그래서 집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디, 들은 소리는 많은디, 내가 들을 적으, 내가 들을 적으 “저 이야기가 다 거짓말이다.” 그러고 청이불문(聽而不聞)이라. 듣고도 안 들은 척 혀. 욈기지도(옮기지도) 않고, 좀 천천히 합시다. [제보자가 글로는 못옮겨도 이야기로는 옮길 수 있다고 한 후에.] 자. 그렇다 하고 각설(却說). 그 사람은 그렇게 해서 오마니가 승락을 했어. “그래서 갖다 키운 것이 네가 스물 일곱 살을 먹었다!” 그런개 시방 나이가 스물 일곱 살이었어. 스물 일곱 살을 먹었는디. “그렇게 알아라.” 허고 항복을 했어. 그래 아까 한 소리가 아버지는 칼끝에라도 말을 않더니 즈어마니가 그 때는 이야기를 했어. 그러고는 아버지한테로 갈 필요가 없제. [조사자: 그렇지요.] 그런개 그 이튿날 선화당에 갔단 말이여. 지금 도청을 보고 선화당이라고 그래 옛날에. 선화당을 나선개, 그 밤을 지다리고, 그런개 이 놈 속은 우습지. “세상의 그런 일을 어떻게 해서 감사가 알았냐?” 이거여. 이것이 참 무서운 일이란 말이여. 그래서 그 이튿날 또 문안을 갔어, 첫새벽에. 그런개, “너 성(姓) 찾고 왔냐?” 또 그런단 말이여. “네.” 그런개 물러나오들 안 혀. 박서방이 그 내력을 알았은개, 그 막 따져. 감사한테 뎀벼들라고 혀. 좌우간 내력은 알았는디, 안가고 있으닝개, 밖에가 섰어, 그런개 감사가 딱허거든. “너 왜 안가고 있냐?” “네 성을 찾아 주십사.” “야 이놈아, 성을 찾을라면 네에미 네아비한테 가서 성을 찾지, 내가 어떻게 해서 네 성을 찾을 수가 있냐?” “아 이거, 에미 애비보고 물은개 모른다고 하닝개, 아 감사님이 일러주셔야 헐 것 아닙니껴?” [테이프를 뒷면으로 교환하기 위하여 구술이 중단됨.] “아 이놈아. 네 에미 애비가 모르는 것을 내가 어떻게 안다는 말이냐?” “어비 애비가 모른다고 그런개, 감사님이 성을 찾아줘야 헐 것 아니요.” 그적에는 문안을 드리는게 아니라 하루 점드락 감사를 따라댕겨. “성 찾아 주시오. 성 찾아 주시오.” 아 그런개 감사가 귀찮애 죽을 지경이라. 대답하기만 지다리느라고. 지가 즈그집에서 알고 온 것을 감사한테 말을 안혔어. 그저 감사보고 “성만 찾아주시오.” 그랬던 것이여. 그런디 즈그 어머이도 성을 모르지 어이서(어디서) 갖다 놨는지도 모른개. 며칠을 졸랐더니, 감사가 그런개 말을 허게 되었어. 그런개 식전마다 문안은 문안대로 허면서, 순전히 어디다 주력을 허는고 허니 제 성 찾는데에 주력이라. 그럴 것 아니여? 그런디, 그럴 것 아니여? 하도 귀찮게 헌개 하루는, “그래라. 네 성 찾아 주마.” 그리고 글자 몇자를 써줘. 감사가 성을 일러준 게 아니라 글짜를 몇 자 써 주는디, 뭐라고 썼는지 딱 봉해준다 말이여. 봉해주기 따문에 이 편지를 떼보지도 말고, 갖고가되 경상도 함양(咸陽)을 가면은, 이 전라도 허고 경상도 허고는 함양이 경계에, 말하자면은 도계라. 말하자면은 전라도 끄터리, 경상도 끄터리 그래. 아 도계란 말이여. “함양을 내려가면은.” 그전에는, 시방은 자동차 타지, 그전에는 걸어다닌 것 아니여? “가면은 그 함양을 가면은, 함양읍네를 가면은, 그 어느 골목의 어느 길로 가면은 산질이 있다. 그러니 그 산질을 타고 약 십리를 걸어서 올라가면, 참 아주 첩첩 산중을 들어갈 수가 있다. 걸어가면 무조건 들어 가거라. 제일 끄터리 산끝어리가서 다시 갈 질이 없는데, 밑으로 내려다보면 그 밑으로 가서 초막 하나가 있을 것이다. 그 초막이 있으면, 그 초막을 가보면, 하이연 백발노인이 짚신을 삼고 있을 것이다. 짚신을 삼고 있을 테이니. 그 짚신 삼는 할아버지한테다가 이 편지를 주면 그 할아버지가 네 성을 일러준다.” 아, 저 감사가 성을 일러 줄 줄 알았더니. 할 수 없이 그대로 하는 밖에. “편지 띄어보면 내가 네 성을 못찾는다.” 그러네. 참 그래야지. 몸뚱이에 피는 나도 편지는 감출 것 아니여? 제생명이나 다름없지. 그런개 갖고 갔단 말이여. 좌우간 사흘을 갔던지 나흘을 갔던지 전주서 갔은개, 갔을 것 아니여? 가서 과연 그 그자리를 노정기(路程記), 당신이 일러 준 대로 죽― 가보닌개, 영 틀림없이 그대로 있어. 그래 틀림없이 그질 딱 맥흰 데 간개로, 초막(草幕)이 하나 있단 말이여. “아.” 그제는 마음이, “아, 이치가 있는 일이구나. 아 어떻게 전주에 앉아서 함양을 무신 골목 무신 데를 어떻게 알았는고? 그거 참, 영감이 하늘을 아는 이인자(異人者)로구나.” 그래 가본게 과연 틀림없이 하얀 백발노인이 앉아서 신발을 삼고 앉았어. 짚신, 옆날 짚신을 삼고 앉았어. 가서 무조건 엎어져서 절을 허고, “제가 전라도에서 왔는디, 전라감사 이서구씨가 편지를 줘서 갖고 왔읍니다.” 그런개, 그 영감이 은연부동(隱然不動)이여. 사람이 왔으면 어찌 왔냔다든지 대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 할 일만 혀. 옆에 사람이 와도 미동도 안 혀, 자기 헐 일만혀. 짚신만 삼고 있단 말이여. 아 이놈이 또 일어나서 절을 함서, “편지를 받아 주십사.” 해도 편지를 받아 주지도 않지. 그래 절만 혀, 부처님한테 절을 하듯이 늘 절만 혀. 아, 귀찮게 절을 해싸니 그 때사 영감이 신을 삼다가는 뭐라고 허는고 허니, “아 귀찮게 서구(李書九)란 놈이 지가 갈쳐 주지 나를 귀찮게 하네.” 편지를 보도 않고, “서구란 놈이.” 감사이름이 이서구란개. 글서(書)자, 아홉구(九)자. “서구란 놈이 지가 알려주지 않고 나를 귀찮게 해싸.” 아 편지 보도 않고 이러코롬 다 알았네. 귀찮게 한다고. 편지 볼 것 없이 이 신짝 삼는데 그 밑에 다가 딱 넣어놔, 넣어놓고는, “너 바로 가거라.” 그래. 아 이런, 성을 일러줄 줄 알고 감사한테 조르니- 감사는 편지 써서, “경상도 함양 그 무신 골에 가서 그 뗏집에 가면은 노인이 짚신을 삼고 있으니 거기 가서 물어라.” 해서 뭐 시원한 소리나 들을 줄 알았더니 도로 가라네! “아, 그러면 성을 어디가서 찾습니까?” 아하, 하도 사정을 한개 그때는 뭐라고 하니, “가거라.” “아 어떻게 하고 갑니까?” 좌우지간 뭔 말이 있어야제, 아 답장을 써 준다든지 성을 안다든지 모른다든지, 시원한 답이 없어. 좌우지간 그냥 가라고만 하네. “아 지가 어찌 그냥 갑니껴?” “가거라.” 평소때 같으면 그 통인이 그 영감보고 이야기도 안 헐 사람이여. 하도 더러워서 우습지도 안해서, 그게 산신(山神)이라, 신령(神靈). 그래서 다알았어. [조사자: 아!] 신령을 통해 버렸단개 볼씨(벌써). “가거라.” “아 어떻게 갑니까요?” “네가 하루를 가던지 이틀을 가던지 전주로 도로 들어가거라. 간디, 가다가 제일 먼저 백마(白馬)타고 가는 노인이 있거든 그 노인을 붙잡고서 네성을 물으면은 네 성을 안다-” 그래. “백마, 흰말을 타고 가면, 여기서부터 나서서 십보(十步)를 갔던지 만보를 갔던지 육만보(六萬步)를 갔던지 전주까지 가봐. 선화당 문앞을 가드락까지 백마를 처음로 만나는 사람을 보고 물으면 네 성을 안다.” 그렇게 말해 주네. 아 그럴 수밖에. 다른 때 갈 것 같으면, 지긋지긋허게 만냈는디 올 적에 인제 그성을 찾을라고. 백마를 타고 간 사람을 만낼란개, 아 이놈의 것 하나도 없지 않아, 이런 꼴봐. 그렇게 애로가 있는 거라고. [청중1: 전주까지 와도 백마를 못만나.] [청중2: 암먼.] 그래. 헐 수있간디? 선화당문 앞에 섰어. 감사도 거짓말 했고 경상도 함양 사는 노인도 거짓말 했단 말이여. 백마 탄 노인을 만난다더니 있지도 않고, 감사도 영감한테 가면 안다더니 영감이 일러주지도 않고. 이게 뭐여? 가만히 생각해 본개 분하기가 짝이 없단 말이여. 선화당에를 들어가서 내목숨을 바쳐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감사고 허고 따질 작정이여, 그럴것 아닌 개비? 누구든지. 그 정도 되았은개. 그 철분(크게 분노)할 판인디. 주저주저허고 섰어. 그게 주저주저라. 에 사람이 들어갈꺼나 말꺼나 헌것을 보고 주저주저라고 그러느니. 글짜 그대로 주저주저가 아니라 주우저 주우저리고 [장음으로 발음하면서.] 그러고 섰은개 봉은암(鳳隱岩)사는 사는 이진사(李進士)라고 있어. 봉은암이 지금 전주 고사동(高士洞)이여. 옛날에 봉은암, 이진사라고 나도 들을 적에 봉은암 이진사로 들었어. 이진사가 진사치고는 감사허고 늘 놀아. 시를 짓고 풍월을 짓고 늘 놀아. 그런개 이진사가, 이 전라감사로 이서구씨가 오기 전의(前에) 어떤 감사가 오던지 봉은암 이진사는 놀다 가. 그래서 그 통인(通引)이 박통인이 봉은암 이진사를 잘 알아. 이감사 왔을 적에만 노는 것이 아니라 먼여(먼저) 감사적에도 댕긴개, 늘 댕긴개 잘 알 것 아니여? 아 그런개로 느닷없이 봉은암 이진사가 감사허고 놀다가 백마를 타고 놀다가 가는 길이여, 회로(回路)라. 가는 길이여. [청중: 가는 길이요?] 그런개 선화당 무나케(문앞에) 동창(東窓, 감사 계신곳) 무나케 딱 단개. “내가 동창을 들너가끄나 어쩌끄나!” 허고 주저허고 있는디, 아, 이진사가 백마를 타고 턱 나오거든. 그래 아닝개, “아이구 인자 돌아 가십니껴?” 으레 놀면 저녁때 돌아가는 것을 아닝개, 아, “어, 너 그새, 박통인이냐? 그새 눈에 안 보이더구나.” 이진사 말이. “네, 저 어디 갔다왔읍니다.” 돌려보낼 것 아니여? 아, 경상도 함양영감이 백마 탄 사람보고 물으라고 그랬는디, 오는 도중에는 하나도 없는디 공연이 나는 봉은암 이진사만, 선화당왔다 가는 양반만 만냈으니 누구보고 묻느냔 말이여? 그 이진사를 보내뻐렸어. 보내뻐리고는, 가만히 생각해본개 그럴 일이 아니여. 다시 섰는디, 백마가 그 말밖에 없거든. “에이 잡것. 이진사네 집에를 가는 수밖에 없다.” 고. 이진사네집 에를 쫓아갔어. 이 진사한테를 간개, “너 어찌왔냐? 감사가 뭐 편지를 써 주더냐, 기별을 허더냐?” 감사가 뭔 필요가 있어서 온 줄 알어. 통인인개. 비선개(秘書이니까). 그런개, “아닙니다.” “그러면 어찌 왔냐?” 저는 속이 있어서 소관사(所管事)가, 제 속을 누가 알꼬? 저는 성 찾을라는 사람인디, 이진사가 알 택(턱)이 없거든. 그러나 사람이란 것이 백마타는 사람보고만 물으라고 했은개, 여하튼간에 위불간에(되는 안되든?) 백마탄 사람을 물어 볼라고 그 집에를 갔어 뻔연히 알지만. 그래 가서 있은개, 아. 이놈이 가들 않고 있어 통인이. 헐 수 없은개 저녁밥이랑 줘야 헐 것 아니여? 그래 저녁묵고 있은개, 가만히 기회를 타. 그때 양반 상놈이 그런 층하가 있으니깐, 이런 사람같으면 얼른 대답을 헐 수 있지만, 어느 기회에 그 말한 마디 하기가 지긋지긋허게 에룹거든(어렵거든). 그때 시절에는 아주 참 층하가 있을 때가 아니오? 아, 기회가 타면 그 말 한 마디 물어볼라고 그런디 기회가 없어, 밥 묵으랑개 묵고나서, 이진가 이러고 저러고 당신 볼일 다 보고 담배 묵고 그런디, 담배 묵은 사람보고 물을 수도 없고, 아 당신 보는 사람보고 물을 수도 없고 가만히 있은개, “아, 너 안 가고 있냐?” 아 그럴 것 아니오, 이진사가. [조사자, 청중: 아 그렇지요.] 오래 되도록 안 간개, 감사의 전갈도 없지 무단히 와 갖고, 그 통인인 줄 알았는디, 안 가고 있은개 수상하다고 생각할 백기(밖에). “아, 너 왜 안 가 있냐?” “네, 저 꼭 가야 합니다.” 기회를 타서, 이 기회에나 말하끄나 저 기회나 말하끄나 허고 주저주저 허다가, 밤이 야심(夜心)하드락 기회를 못 타서 말을 못허게 생겼어. 야삼경이라. 헐 수 없이 그날 저녁에 말을 못허게 되았어. 못허게 돼서 나올라는 참에, 막인사를 허고 나올라고 헌개, 그 감사허고, 아니 그 이진사허고 한 방에 있고, 내실은 딴 데가 있고 감사(2)-이진사를 잘못 말함.- 있는 객실이 있을 것 아닌 가베. [조사자: 네.] 객실. 객실에 앉아서 한티가[한 곳에 함께.] 못 앉았지. 진사는 밑에가 앉고, 물팍꿇고 앉아서 이러고 저러고 쓸데 없는 소리를 헐라고 허는 찰라, 안에서 대곡성(大哭聲)이 난단 말이여. 울음소리가 나와. 자정이 되았는디, 자정이란 밤 열두시를 보고 자정이라고 그래. 자정이 되자 안에 울음소리가 나와 “아이고 아이고” 그러니깐 곡성이 난 것은 좋은 일이 있어 갖고는 곡성이 없다고, 그렇지 않아? [조사자: 네.] 낮은 일이 있어야 곡성이 있는 것이지, 좋은 일에는 안나는게 아니여? 아 이놈이 진작에 이야기 헐 것을, 곡성 안날 적에도 이야기를 못 했는디 인자 안에서 곡성 소리가 났은개. 더더구나 영 실기(失機)를 했단 말이여. ‘내 일은 틀렸구나. 오늘 내 성 찾기는.’ 할라는 찰라라(찰라여). 그런디 감사가, 아니 진사가, 느닷없이 안에서 곡성이 난개 들어갔을 것 아닌가 내실로. 아 이놈이 그 곡성난 소리를 듣고, 싫것 앉았다가 그냥 오기도 안 됐단 말이여. 그 어떤 연유라도 알고 와야지, 안에서 곡성소리가 난개 싫컨 있다가 그리 도망나올 수도 없고 그냥 앉았단 말이여. 그래 얼매나 있은개 진사가 나왔어. 이진사가 담배를 푹 피우고 있은개, 아 이것 무슨 소리를 헐 수가 있어? “진사님, 아 무슨 일이 있고 불행한 일이 있어서, 그리 곡성소리가 있읍니껴?” 그런개, “별거 아니다.” 진사 대답이, 별거 아니다 그래. “무슨 소리가 있간디 그래요?” “별거 아니다.” 그때에 말 걸어놔서 그 소리를 물을라고 허는 그 찰라여. 그 기회를 얻었어, 말을 이무 붙였은개. “아 뭔 일이 있간디 그래요?” “아, 너 알 일이 없다.” “뭔 일로 그래요? 지가 알아야지요. 진사님이 이렇게 댁에서 애사(哀事)가 있다니, 아 경사(慶事)가 있으시면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무슨 애사가 있어요?” 그랬더니, “흥, 그런 것이냐? 내가 이십 칠년전, ” 그런개 스물 일곱 살이 되지. [조사자: 네.] 이십 칠 년전 자식을 낳았었는데, 자식을 낳면 죽고― 낳면 죽고 해서, 그 자식을 키우들 못 했다. 그런디 한번은 임신을 허니깐 어느 중 하나가 와서, 시주를 하래서 시주를 했더니, “이얘를 그대로 두면 또 죽습니다.” 아 진사보고 내우부처(內外夫妻) 보고, 응, “그러니깐 이애를 나를 주십사. 나를 주시면은 이십 칠 년된 스물 일곱이 되어서 아버지 어머이를 찾습니다. 그러니깐. 나를 주십사.” “그런디 지난날로 봐서 도저히 못살 것 같은개 헐 수없이 그 애기를 주었어. 그 중을 주었어. 그 중이 애기를 갖다가, 박씨네 애기 묻을라고 가는 그 자리다가 가서 그 자리에 가서, 박씨가 꼭 묻으러 갈 것이다. 헌 그 자리에 가서 그 자리에다가 준비해서 싸놨어. 이진사 아들을, 그래 싸놨는디, 날짜를 세본개, 스물 일곱 살 먹던 오늘 저녁 열 두시 안으로 온다고 허더니 열두시 안까장은 지달렸더니 안 와서, 행여나 지달려도 열두시가 지내놓고 본 개로, 내 자식은 차라리 죽어도 내가 키울것을, 그 중놈을 줘 갖고 내 자식을 다시 못 보게 되니 이런 원통한 일이 어디 있느냐?” 그래 갖고 [청중: 아, 안에서.] 가만히 있어봐! 안에서 이거여, 운다 이거여. 그래 박통인이, “아 지금 몇 살 먹었간디요?” “시물 일곱 살.” 아, 제 나이가 시물일곱이란 말이여! [큰소리로 자신있게 구술함.] 아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그런개, 아, 그러자 자기 오마니가 자기를 데려다 키울 적으 그 누비포대기가 있어, 그 누비포대기를 농속 바닥에다가 간수를 했어. 박통인 오마니가. 그 누비포대기를 박통인이가 여기다 싸 넣고 댕겨 이렇게. [품속에 무엇을 넣는 동작을 하며.] 그러니 박통인은 모르지. “아 몇 살 먹었간디 그래요 몇해나? 근디 어떻게 돼서 그래요?” 아 가서, 안에 가서 말한 것 본개 시물, “이십 칠년 전 아무날 아무 다리 밑에 가서 중놈이 갖고 감서, 거기다 놓고 가면 임자가 있다고 그러더니, 그래서 누비옷을 해 두었는디, 그 누비 헌 포대기를 싸서 놨었다.” 그런개 박통인이, “그 누비포대기를 보시면 아시겠읍니까?” 그렇단 말이여. “아 내가 누빈, 내 손으로 누볐는디, 그 누비이불을 모를 일이 있겠느냐?” 그런개, 이놈이 뱃속에서 누비이불을 죄 내놨어. 이걸 보였단 말이여. 아! 자기가 누빈 놈이라. 아하. [여기서부터 더욱 큰 소리로 자신있게 감동적으로 구술.] 그 아들이 거기가 있단 말이여. 그 시간에 꼭 그기가 왔는데도 불구허고, 행랑에 앉았건만 안에서는 아래서는 안 찾아오는 줄만 알았단 말이여! [청중: 하하. 감탄하면서 수긍.] 아 그렇게 중도위(?) 똑 떨어져야 허고 상(相)도 그렇게 봐야 한단 말이여. 그래서 [낮은 목소리로 정리하면서 구술.] 이 이진사 아들이 통인을 하더란 말이여. 그래서 이서구씨 그 감사가 성 하나를 찾아줬다 그거 여. [조사자: 이번 얘기 얼마나 좋습니까?] 응, 아, 내가, 이서구씨. 간단한 이야기를 또 하나 할께.한국구비문학대계 5-2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