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가난한 양반의 편력담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최정여, 천혜숙
조사장소
대구직할시 북구 산격1동
조사일시
1983.10.20
제보자
심종구
조사지역
경상북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앞의 긴 설화를 마친 뒤, 곧 이어 들려 준 이야기다. 청중들이 연해 폭소를 터뜨렸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대구시/북구/산격 1동
    분류코드: [대구시 설화 136] 
    테이프번호: T. 대구 22 뒤~23 앞
    조사장소: 북구 산격 1동
    조사일: 1983.10.20.
    조사자: 최정여, 천혜숙
    제보자: 심종구(남, 69세)
    가난한 양반의 편력담
    *앞의 긴 설화를 마친 뒤, 곧 이어 들려 준 이야기다. 청중들이 연해 폭소를 터뜨렸다. *

옛날에 어느 학자, 없는 집구녁에 아는 와 잘 놓노. 어에가다 한번 할마이한테 가만 마 또 아가 배고 아가 배고 아들 사 형제가 내리받이 낳아 노이끼네 말이지, 자 여다가 묵을 거는 없제, 마 여자가 죽을 지경이다. 자 영감은 보리, 보리밥 주마 보리밥 묵고, 죽 주마, 죽 묵고 없으마 굶고 만날 앉아가 그저 맹자왈 공자왈 이거만 찾고 있인께네, 부인이 하도 보다가 보다가 답답아서, 
“보소. 당신은 천지에 맹자왈 공자왈만 찾이만 그 입이 입에 밥 드가요? 내가 죽을 지깅이.”
자 옛날 그 디딜방아 다리가 붓도록 점두룩 방아 찍어야(찧어야) 된다, 그러고 나만 짐 매야 된다, 겨을게도 그만 이 손이 터져 다 빠걔도 남 빨래해주야 된다. 이래가 인자 연명해 묵고 사는데. 하루는 점두룩 방아로 찍으인께네 보리 찍은 거로 한 말 얻어가, 마다아 널어 좄거던. 주우 놓고, 
“당신 공부하디라도 이부지 달(닭)이 해비까보이 활대 걸치놓고 공부하고, 저 이걸 자주 자주 채절어야 오후에 또 꼽찍이야 아들 삶아주이 이거하소.”
커이, 
“아, 그기야 내가 하지 그리.”
이카거던. 그래놓고 또 방아 찍어로 갔다. 이래놓고 시전(詩傳), 서전(書傳)을 내놓고 마 한창 흥이 나가 한창 끄노오는데, 그마 껌둥 구림이 둥둥 뜨디 번개가 펄쩍 천둥이 우르르 걷디마는 소낙비가 쫙 오네. 비 오는 줄모린다 고마. 책마자 꾸 뚜디 공부만 한다. ‘아구 답답애라’ 집에 애가 씨이지마는 ‘설마 그기야 눈에 안 비이겠나’ 싶어가 점섬 묵고 인자 저녁 때 석양 나절에 해나(혹시나) 싶어가 인자 할마이가 집에 와봤거던. 삽작 거래 와보니 멍덕이는 멍더기, 멍석대로 둥둥 뜨가 있고 보쌀은 저 수채 구녕어 다 밀리갔뿌고 책을 뚜디리 대머는 시전, 서전을 외고. [리듬을 붙여서] 
“지자우이기해 백냥장기로다 재처부희랄 박은철리으다 관광절기난 제하지주요 요조숙녀랄 군자호기로다 건해라 부해로다.”
“아이구 건해라 부해라 커마 입에 밥 드가나, 보쌀.”
“하하, 비가 왔구료.”
이지랄이다. [일동: 웃음] 
“세상에 비 오는 거는 안 비고 공부가 눈에 비나?”
이카인께네, 
“여보 임자, 그 당신은 모리는 소리요 주역 팔권을 달통하만 귀신이 날고들고 보이고 시전, 서전을 달통하만 눈 오는 기 보이지 않습니다. 여보, 미안소.”
커이, 
“아이고 미안코 말고, 지발(제발) 좀 가거래이. 천자책 한권도 나두지마고 몽땅 싸짊어지고 갔부마, 아들 너이는 내가 머로 빌이도 내 책엄질 모얭이꺼네, 돈 버거던 날 찾아오고 십 년 되나 이십 년 되나 돈 안버거던 날 찾아 오지 마라.”
“정 그러마 내가 가지, 가지그러.”
책 있는 대로 몽땅 싸가 귀짝에 옇어가주고 짊어지고 떡 온다. 둘이 살기 싫어가 인정이(1)-夫婦之情- 없어가 갈 때는 마음이 시원하지마는, 인정은 찰떡겉은데 먹을 기 없어가 가이꺼네, 
“[우는 목소리로] 여보, 나는 가만 사랑밥이라도 얻어 묵지마는 당신은 이 아아들 사 힝제 딜고 우째 살 끼요?”
“내 걱정하지 마고야 지발 집에 오지 마고 가거래이.” [청중: 웃음] 
눈물로 이리 딲고 저리 닦고, 할마이로 이빌하고 그 걸음으로 나서가, 그저 부자집마, 부자집마 찾아댕기마 사랑밥을 묵어 보니 하 집이 있기 보다 훨씬 낫더라 이기라. 만날 이느무자석 보리죽 아이마 보리밥, 서숙 이거 뿌인데 그래도 뭐, 어느 집에 가바야 보리밥 안 주게 살밥 주제, 반찬 잘 주제. 이러구로 떡 댕기다가 고상을 얼매나 했는 겉으만 한 두 해를. 두해를 계속해서 언자 과걱질(2)-科客질. 科客행세.-로 했는데, ‘내가 사서 삼경을 다 일었는데, 이 다음으로 과게 보이는 날자가 닿이만 내가 과개를 할랑강 애라 이왕지 내가 나온 직에 서울 장안안 구경이나 눈에 익히났다가 훗분에 과개보로 갈 밲이 없다’ 싶어가 서울로 갔다. 올러가다가 어는 부촌 집에 턱 그 드가 가가주골랑 주인양반을 떡 찾이니, 
“그래 우예 찾십니까?”
이캐, 
“내가 지나가는 과객인데 서울가는 질인데 그 내 그 하룻밤 유숙을 좀 부탁하까 싶어 왔다.”
그이꺼니, 
“아, 아이 들오, 들오십시요.”
그래 인자, 방에 떡 드가가주골랑 인사 떡하고 있이니, 
“야들아, 저녁 석반 한상 준비해라. 손님 오싰다.”
이카거든. 밥상을 들고 둘이 들오는데 보니, 주인상이나 자기상이나 차빌이 없다 이기라. 똑같이 담었거든. ‘야 이 집이가 잘 사고 참 본 바 있는 집안이구나’ 싶어, 저녁을 떡 먹고 난 다음에 인자 마음놓고 망건을 슬슬 풀어 거어놓고 잘라 이커이, 주인이 마 상을 찡그리고 마 고민을 하고 있는 기라. ‘밥을 함떼 잘 믹이 좄디 잠조창 잘라꼬 옷벗는구나 싶어가 저카지’ 싶어가 한 도오 해 빌어묵으니 눈치가 빠리거덩. ‘에이구, 머슴들 자는 초당방이라도 찾어가지’ 싶어가 도로 망건을 씨니, 
“황혼에 어디 가실라꼬 들었던 의관을 도로 씹니까?”
“바로 그 말이요. 당신이 앉아 고민하고 상을 찡그리는 걸 보니, 날 가라꼬 축객하는 생이니만큼, (3)-逐客하는 相(얼굴빛)이니만큼.- 내 그만큼 눈치가 빠리요.”
거이, 
“천만의 말씀. 황혼축객은 비인사요.(4)-黃昏逐客非人事.- 어덥은 황혼에 사람 쫓아내는 거는 사람 인사가 아이라 켔거덩. 우예 저녁 석반꺼정 대접해 놓고 내가 축객할 생악을 가지 있겠소.”
“”그 말이 옳소. 그러마 당신이 왜 그래 고민을 찡그리냐?”
물으니, 
“선생님 가시라꼬 축객한 생은 아니고 우리 집이 얄궂은 가화가 일어나서 이 일 감당 우야꼬 싶어가 내 고민하고 걱정했지, 손님 가라꼬 축객한 생은 아니올시다.”
이카거던.
“그래요, 그러면 내가 하룻밤 신세를 지치겠다.”
하고, 의관 관망을 들어 걸어놓고 난 뒤에, 
“보소, 당신 집에 가화가 무신 가환지 그 좀 물어 봅시다.”
커니, 
“딴 이야기 합시다. 부끄럽어 이약 못하겠심다. 마 딴 이약 합시다.”
그이, 
“보소, 과각은 이 귀로 듣고 이쪽 귀로 흘리뿌는데, 질 가만 고만인데 어데 가 이야거 할 데가 오데 있소. 좀, 해 봅시다.”
물으니, 
“에이고, 이왕지 관가꺼짐 다 알 일이니만큼 내 이약 해 드리지요마는 종방 간에 시비가 이이 이런 망측한 일이 어데 있소?”
이카거덩.
“이 양반아, 종방 간에 말라꼬 시비하노?”
물으이끼네, 
“묘 시비한다.”
이기라. 묘 시비라 묘 시비.
“요 뒤에 우리 선산등이 있는데 저 요 등대, 만다아는 우리 아부지가 묻히가 있고, 요 밑에는 우리 어무이가 묻히가 있는데, 어느 풍수가 오디마는 ‘이 차리(차라리) 밑에 미로 땡기 올리씨기나, 우에 미로 낼바(내려) 씨우만 쓰지 와 이 아깝은 자리로 빠자났노?’ 이캐노이끼네 월전(月前)에 우리 삼촌이 시상 배맀는데, 저 건네 종제(宗弟)가 여 왔다가 원장했다 말이야. 써 났는데 ‘나라에 득죄하마 삼족이 망하는 법이요 참 구족이 망하는 법이요 또 미로 역질로(바꾸어) 씨마 우리 집안이 망하는 법이니 동생 미 파내게’, ‘와 형님만 잘 댈랍니까, 나도 부자 좀 돼봅시다.’ 죽어도 미 안파내니 할 수 없이니 우리 가정을 위하더라도 이거는 시비소송 걸어가 미로 파내야 됩니다.”
“그래요?”
우에는 형님이 눕고 밑에는 형수가 눕고 복판에는 씨동생이 드러 눕었다 말이야. 이래 안되이 할 수 없이니, 시비소송을 걸어나았다 이카거능.
“그러나, 사람이 몰라 그렇지 말 한마디고 글 한귀면 다 해결되니 그 지필묵 좀 가아오만은 당신 종자한테 내가 편지 한장 전해 줄 터인께 내 편지 보고는 미 안 파낼 도리가 없이니, 지필묵 좀 가아오라.”
이카거덩. 그래 지필묵을 갖다 주이 편지 한 장을 떡 써가주골랑 그 이틀 아직에, 
“야, 이리 오이라.”
가이께, 아아가 와서, 
“아부지 왜요?”
“이 편지 가주고 저 건니 니 당숙 어른 갖다 주고 오너라.”
쫓아 가주가가주고, 
“아제(아저씨), 집에 계십니까?”
“오냐”
“아부지 편지 줍디다.”
머 누이 발바닥겉은 늠이 보이 알 게 뭐고. 속에 먹물이 드가있는 사람은 그런 짓 안하거덩. 이러인끼네 ‘틀림없이 미 파내라꼬 시비소송 편지겠지’ 하고 이부지 접장한테 가주 가서, “선생님 이거 좀 바 주이소.”
편지를 떡 뜯어가주골랑 한함 일러 보디마는, 
“이 사람아, 사는 대로 사지 당신 그 부친 묘 파 왱기게.”
“그 머라꼬 써났는고 함 일러나 봐 주소.”
“부와모와간(父臥母臥間)에도, 애비가 눕고 에미가 눕은 그 사이에도, 이유수지자도 와지간난이(臥之過難)어던, 씨 없는 자슥도 그새에 뚧고 눕기가 과히 어렵거던, 하물며 형와수와간(兄臥嫂臥間)에, 형수가 눕고 형님이 눕은 그 사이에, 이유수지제가, 씨 없는 아우가 그새 뚧고 누웠으니 형의 심이 하야오(兄之心何也), 형수의 맴이 어떠하며, 수의 심이 하야오(嫂之心何也), 형수의 맴이 어떠하겠냐’ 써났다.”
이카이, 가마아 그 이약 듣고 보이 똑 무진 형지간에 생기거튼.(5)-정확치 않으나 형제 간에 우애가 다시 생겨난다는 같다.-
“편지 이리 주소.”
그러디이 뚤뚤 말아가 보게토오(주머니에) 옇어가 고마 가뿌더란다. 그 날 저녁에 놉 해가(6)-사람 시켜서.- 고마 파 액기뿌더란다.(7)-계속 이야기한 제보자가 좀 쉬자고 하여 구연이 잠시 중단되었다.-
이래가 그 날 부텀은 그 주인이 붙들기로, 
“선생님은 노독도 풀고 저 글, 지필로 보인꺼네 참 글도 마이 이른 분이고 한께네 우리 집에 아인따나(아직까지) 이 족보로 아이 몬 했입니다. 이거 좀 해주실랑강?”
물어이께네, 
“아, 그기야 붓대 놀리는 일겉으마 그까짓거 뭐 일년 이태고 내 할 수 있지. 지게지고 괭이질 내 모하지만도 그까짓 붓대 놀리는 건 내 문제 없다. 문제없다.”
그 날부텀 자기 집에 가정에 족보 한 질로 큰, 근 달이나(한달이나) 거의 걸레가 이늠을 다 끼미 좄다 말이야. 끼미주고 나이, 
“나도 인자 노독도 오르고, 참, 풀고 내 인자 갈 길이 바뿌이께네, 하일 하시라도 우리 다음에 다시 만냅시다.”
이카고 갈라 이칸께네, 참 옷이나 한 불, 명지 후두루막에다 명지 바지 저구리, 참 노동지 바지저고리다가 잘, 한 불해가주골랑, 한 불 입히가주골랑 그래 주고난 뒤에, 
“그 참 돈은 돈이라꼬 할 수 없지만도 다문 메칠이라도 이, 이거 가주 가민, 약소하이 씨소.”
이커미, 돈을 수물 닷냥을 주더라 이기라. 돈 수물 닷냥 떡 받고나니 수물 다섯 잎도 만지 본 역사가 없었는데, 여태까지.
‘야, 그년드러꺼 보쌀 그참 잘 떠나보내뿌맀다. 이너무 보쌀로 즉시 떠나보냈뿌서마 벌써 이기 생길 터인데, 맥지 내가 집에드러 보리죽 묵고 고생했구나.’ 주인을 이빌하고 떡 나오니 주인이 동구밖에 있다가 하는 말이, 
“선생님 하일 하시라도 지내거던 우리집에 과문하만 안 댑니데이.”
“과문하다니요, 내가 돌오지요.”
이별하고 그 걸음으로 떠나갈줄랑 인자 서울로 올라가는데, 
서울로 다 올라가다가 석양나절에 배도 헐추리 하고(9)-시장하다는 뜻.- 이래가주골랑 보이, 큰 부자 집이는 부자집인데 이방 저방 앉아가 책을 자꾸 디비(뒤적여) 보고 있고 주안생이 그저 이방 저방 왔다 갔다 하는데 보이 ‘대접을 하는강 한갑잔채를 하는강, 이 집이 무진 기추를 하는강, 애라 막걸리나 한 잔 얻어 묵고 갈밲이 없다’ 싶어가, [테이프 교환] ‘나도 드가가 한 잔 얻어묵고 가까’ 그래 싶어가줄랑 책보따리 그 늠 얖에 찌고 떡 드가가 앉아 을 딱 드가니(10)-취급부주의로 녹음 지워졌음.- 저 멍석가에 앉하 놓고 막걸리나 국수대지비나 줄쭐 알았는데, 
“여봐라, 손님 온다.”
이카니 육모벙치 씬 놈 두 늼이 오디만, 
“선생님, 원로에 오시느라고 수고가 많겠읍니다.”
카미, 데리고 육관대청 마루에 올라가네. ‘야, 이거 우짠 택인고’ 싶우다 말이여. 떡 가보이 ‘하하, 이 집이 그마, 대감집 아인가.’
“여봐라, 준비해라. 주안상 준비해라.”
크마, 달구멕아지(닭 모가지) 비트는 소리가 뀍뀍 나쌓고, 불고기 냄새가 코로 푹푹 찌르디마는 한상 가득히 채리가 갖다주는데, 보이 기갈이 감식이라(11)-飢渴이 甘食이라- 그래 얼매나 무놨는동 실컨 무웄다.
묵고 난 뒤에, ‘이 집이가 뭐하는 집인공, 에라이 이느무거 나가가 좀 물어볼 빽인 없다.’ 싶어가줄랑 그래 안자 술묵고 앉안데 돌오다 보이까네, 두상에는 남바우로 씨고 몸에는 쾌자를 입고, 나온다 보이 대감아들이 와 그래가 안 나오나. 나오는데 보이, ‘아이크 이 대감아들이고나.’
“내 벤소 좀 갔다와야 되겠다.”
커이, 
“요 저 대문 밖에 고 변소가 있읍니다.”
거어 가 인자 소변을 하고 아까는 배가 고파가 책보따리마 걸머지고 고개 푹 숙이가 드갔지만은, 인자 실컷 무우가 배가 부르니 휘떡 디비가 중우알로 (바지를) 꺼어 올리미 떡 디바다(들여다) 보이 방이 붙어 있더라 이게거든. 광고지. 이 방을 아까 갈 때 못 봤다 이게라. 보이 이 집이 주 집이냥 영의정 대감집이라. 얄궂은 병이 걸레가, 이방 저방 앉어가 책을 디비고 술상 받아묵고 고 앉은 사람이 뭐냐 하먼 전부 이원(醫員)이라 이원. 팔도 이원을 다 모아놓고, 
“울아부지 병만 탈병(脫病)시게주만 천석살림을 반을 분배한다.”
고 써붙이 놨다 말이여. 얻어묵기는 멋지기 얻어묵어 놨는데, 인자 병이름은 고뿔도 모리는 사람이라. 글마 마이 일렀다 뿌이지. 사람이 글이란 것은 천없이 마이, 칠서오경 다 비아도 산서(山書) 못 배우마 산에 가 소를 못 놓습니다. 이서(醫書) 못 배우마 약 못 짓습니다.
이와 같안 적으로, 이 사람은 모리니 ‘에라이, 인뜨거만 남자, 거짓말하고 우비(우산)하고는 징기라(지녀라) 캐놨으니, 마 거짓말 한 마디 하고 도망갈 밲인 없다’ 싶어가 떡 가이, 그 젊은 열 댓살 문, 그 대감아들이 하는 말이, 
“선생님, 한잔 잡샀싰거들랑 병실로 함 가보까요?”
“음, 가 보세.”
개코도 모리는 기 인자. 술은 얼그이 챘지러. 떡 가 보니, 머리가 희꿈희 꿈하이 시가 한 반백된 노인이 신장 육 척이오, 눕웄는데 꿍꿍앓고 눕은데 보이 달래에 그래도 뭐 맥도 하문 짚어 보고 가슴도 툭툭 뚜디리 보고 다리도 주무리 보고 머리도 짚어 보고, 
“야, 이거 참 보통빙이 넘는구나.”
이지랄이다. 뭐 다 아는 맨치로(것처럼). [일동: 웃음] 이카이, 
“저 선생님, 울아부지 무진 병인지 병명 제반 뭐 좀 그 병날비 좀 빼겠십니까?”
물으니, 
“이런 중대한 병으로 진맥 한분 짚어 보고 우예 병날비 뺄 수가 있는가?”
이캤거등.
“그러마 우야마 되겠입니까?”
그카이, 하도 잘 쭈이 한 사날 더 얻어묵고 갈라꼬. [청중: 웃음] 
“환자캉 사알(사흘) 밤을 같이 눕우자 봐양 병날비를 빼겠다.”
캤다 말이라.
“하이고, 언자 울아부지 병고칠 이원이 왔구나. 버러(벌써) 근(近) 월(月)이나 대고 팔도 이원이 다 와도 이 말 한마디 한 사람이 없었는데 인자 진짜배기로 울아부지 병 고칠 이원이 왔구나. 예, 사할 말미 디리죠.”
이래가 그 날 저녁부텀 환자캉 같이 눕어자는데, 밤쭝 되가줄랑 한 영시마 지지반(거지반)쭘 되마 벌떡 일나디마는 고만 입에 거품을 한 바가치 빼물고 덕수멘치로 넘다가 탁 자빠지만, 아야, 아야, 하고 눕는데 다시 무섭어 잘 수가 없어. 이라니 탁 눕어가 인, 있으니 밖에서, 
“선생님, 선생님, 문 열어도 좋십니까?”
“오냐, 문 열어라.”
밤에 그런 증세가 있기 때민에 욕봤다고 큰 횡기장딹 속에다가 인삼을 니(네) 뿌리나 집어옇어 꼬아가주골라, [청중: 웃음] 술은, 노라이 익은 감로주라.
“야참 가주왔임더.”
“들라라.”
한 그륵 퍼묵고 술마시고 눕우자이 마 밤새둑 괜찮거등. 하루참 자고 이틀밤 자고 사흘밤 마지막 잘 때는 ‘낼 아직에 인자 뭐라꼬 거짓말하고 도망가꼬’ 싶우다 말이야. [청중: 웃음] 얻어 묵기는 실컨 얻어 무우 놨거든.
하이 ‘에라이 인지 내가 과게 보기는 갈 모양이끼니 이 집이 영의정 대감 집이라. 솧은(좋은) 사쩍(書籍)책이나 있이마 한 권 오배(훔쳐) 가가 내가 앞으로 당선될 밲인 없다’ 싶어가 벽장문을 여고 책을 디비 보이 저언부 자기 보던 책이고 한 쭉 구직에 보이께네 예전 그 저 부잣집이라노이께네, 창호, 그 늠을 꽉 재 놨거든. 이 늠을 떡 디비 보이 밑에 보이께네, 쥐가 똥을 놔가 마 한바가친 있어. [청중: 웃음] ‘옳다, 인자 내가 살았구나. 인자 이거 약이라고 줄 밲인 없다’ 그마 쥐똥을 갖다 마 한 바가치 마 방바닥에다 갖다 장판 바아, 버(부어)놓골랑 그냥 주마 쥐똥인줄 알 끼고 크 옛날 삼성 버선 신은 데, 꼬랑내 데기 난대이. 이 늠을 벗어 놓고 마 밤새둑 문땐다(문지른다) 인자. [청중:크게 웃음] 
심심하마 또 글 이르고. 자꾸 문때가 마 조오(종이) 그 늠 끄집어 내가 주골랑 마 오랬다(오렸다). 한 숟가락썩, 한 숟가락썩 싸가주 인자, 크흐, 한 바가치 언자 싸 놨다. 쯧, 사할 밤 마자 지내고 난 뒤에 그 머시가 떠억, 아들이 들오더니, 
“선생님, 수고 많겠읍니다. 아버님 병날비 뺐읍니까?”
“[목소리에 힘을 주며] 으, 빼다마다.”
“대관절 그 병명이 뭡니까? 병 이름 좀 갈치주이소.”
“[아주 빠른 소리로] 병명 알아 말라꼬. 약 씨마 낫지.”
“그 무진 약을 씨까요?”
“이 약을 쓰라 말이다. 아침 묵고 두 첩, 점심 묵고 두 첩, 저녁 묵고 두 첩 식후에 두 첩썩 복용시키라.”
이래놓구는 고마 서얼설 댕기만, 연당 낙수(낚시)도 한 번 디라 보다가 꽃구경도 하다가 심심하마 돌와가 마 또 그, 달(닭) 꼬아논 거 하고 막 감로주 하고 묵고 이래 떡 앉었는데, 이 늠을 계속해 믹이이끼네, 닷새를 믹이고 나이꺼네 밤중에 일나가 왕복하는 끼(氣)가 없어졌뿌리. ‘야, 이거 약 되는구나.’ [청중: 웃음] 
“인자 원기가 좀 돌아오시이 약을 좀 올리라꼬. 아침 묵고 시 첩, 점섬 묵고 시첩 [일동: 웃음] 저녁 묵고 시 첩 이거 복용시기라.” [청중: 웃음] 
이 늠을 계속 믹이가 한 열을 떡 믹이고 나이끼네, 
“야들아, 내 판에 인자 미음 치리(차려) 오지 마고, 나 밥 좀 도오.”
칸다 말이다. [청중: 웃음] 삼대독자 열 다앗살 문 늠이 두 활개 쩍 벌리고, 니 활개를 펴고 여어이 육간대청 마루에 와가서어, 
“[노랫가락곡조로 춤을 춘며] 기기화자 조옿네, 얼씨구야 좀도 좋구나.”
이래 어깨춤을 추고 나오더라 이거거등. 자, 그럭저럭 하다가 보이께네, 어어, 약이 다 됐뿌렜네. 인지는 마 밥만 묵으만 이부제(이웃에) 덤벨(뒤질) 집은 다 더벤다 인자. [청중: 웃음] 그 문땔 여가가 어딨노?(12)-발로 쥐똥을 문지를 틈이 없다는 뜻이다.- 이거는 인자 오꾸 막 들러믹이는 긴데. 이래가 근 보름을 믹이고 나니, 병이 탈병됐는데, 전부.
“나는 언자 낼 아직부터 조회로 갈 터이꺼네, 대궐로 드가고 하이, 팔도에 오는 의원들 여비로 전부 다 마카 대접해가 전부 보내라. 그래고 주안상 준비하라.”
이캐놓고는 갔뿐다. 전부 육간대청에 불러놓고, 
“울아버지 병으는 경상도 아도, 있는 어느 선생이 와서 병, 탈병 시기 놨으니 여 술 한 잔 자시고 가라꼬.”
하나이 앞에 돈 참 뭐 열 냥썩, 수무 냥썩 마카 조가주고 먼데 있는 사람 보냈다 인자. 전부다 보내놓고 하는 도중에 앉어가주골랑, 
“내가 삼십 여년, 사십 년 동안 한의를 해 봤지만도 병날비 몬 빼봤으니 그 선생님 불러가 병명 좀 물어 보구로, 면회 좀 할 수 없입니까?”
“가 보지요.”
“선서님, 저 면회 좀 하자 겁니다.”
“[힘을 주며] 가지러.”
인자 큰 소리 탕탕 한다 말이라 인자, 가가, 
“선생님, 금년에 삼십 몇 년, 사십 년 동안이나 한의를 했지만도 그 병날비를 몬 뺐으이 대관절 그 병명 좀 우리 참고적으로 들어 놓구로 병명 좀 갈칠 수 없입니까?”
이카이, 개코나 병명 알아야지, 덮어놓고 쥐똥만 믹있지, 모린다 인자. [힘을 주어] 자꾸 물어대니 평생에 병명 하나, 단 하내이 아는 기 있다 말이여. 에릴 때 서당아 갔다 와가주골랑은 둘이 밥 묵다가 형제간에 마 싸워가 장촛발을 히뜩 쏟아뿌이 저거 어무이가 부지깨이 검어쥐고, 
“야이고, 이느무 자석들아, 장 쏫아뿌고(쏟아버리고) 뭐 저어 용천지랄뺑 하나 와 싸우노?”
캤는데, 용천지랄뺑 한다 소리가 하나 요게 머리에 하나 백이가 있다 말이라. 고거 빾이 모리거등. 그카이께네, 자꾸 물으쌓이끼네, 
“용천지랄병도 모르나?”
이캤거등. [청중: 웃음] 하이, 우리는 뻐떡하마(걸핏하면) 와 용천지랄뺑 안카나? 영천지랄뺑이란다, 영천지랄뺑. 지랄뺑, 니 가진데, 영천지랄뺑으는 밤 열두 시, 영 시마 딱 되만, 영(零)이라고 안 카나 그자. 귀신이 날거드이 그거 영(13)-零과 靈을 혼동하고 있다.-이라 이카거등. 귀신이 날고 들고 할 때 일나가 덕수냄이 하는 거는 영천지랄뺑이요, 또 대명천지 밝은 날에 마당 복판에서 디리 구부는 거는 천(天)지랄이요, 물 보고 물로 기드가는 거는 수(水)지랄이요, 불터에 있다아 불에 기드가는 건 화(火)지랄이라고 지랄병이 네 가집니다. 이런 때민에 이거를 덮어놓고, “용천지랄뺑도 모리나” 캐노이 저 강원도 강릉 있다 거는 어는 선생이 하는 말이, 칠십 두 살 묵었어. 그 어른이 하는 말이, 
“[손뼉을 치며] 내가 오늘밤만 지내마는 영천지랄뺑을 내가 다스릴라 캤는데. 영천지랄뺑에는 쥐띙이 젤인데.”[청중: 웃음] 
그 분이 원래 선생이라, 선생이라. [청중: 웃음] [청중:아네.] 
“영천, 영천지랄병은 쥐띙이 제일인데, 선생님 무신 약을 썼읍니까?”
“뭘 써. 쥐똥 썼지.” [청중: 웃음] 
“과연 선생님이라!”
꼬 천부 다 인사를 하고 갔더라. 한 이후로버텀은 대궐에 갔다가 오민은 삼정승 불러놓고 만날 시를 논적하고, 
“내 죽기 전에 만난 것도 이 선생님 덕택이다.”
이래가줄랑 만날 그저 풍악을 잽히놓고 노다가, 그 늠 장기 기박(바둑)이거만 세월 보내고 이래 논다. 이럭저럭 있다 보니 어언간 삼 년이 휘떡 나가. 자, 객지에 나가 과객 행사를 한 삼년 째 했다. 버러 육 년만이거등. 인데, 
“내가 보살 한 말 떠 내라 보냈뿌고 할마이한테 후짓기(쫓겨) 나오긴 나왔는데, 언자 자석이 우예 커는강 집을 한 번 댕기오리다.”
거이, 
“가야지. 여봐라, 이 선생님 모시고 고향을 댕기오두룩 하라.”
그래 그 이틀날 고향을 떠억 가가주고, 대가줄랑은, 
“어이, 선생님 저 언자 여 눈익낯, 눈익, 히 잘 아시겠지요?”
물으니, 
“그래 이거 내 동넨데, 저 비알(비탈)에 저게 내 집인데.”
칸게, 
“그 집 벌써 뜯었심다. 저 저 지역에 높은 게와집 저거 새로 안 지와 놨입니까?”
그래 언자 떠억 가가, 
“이리 오이라.”
고 이카니, 하인들이 떡 왔거등.
“저 우예소, 어디서 온 선생님인가?”
물으니, 
“한, 마님한테 가가주고 지금으로부터 육년 전에 보살 한 말 버이 떠 니라 보냈뿌고 후짓기 나갔던, 축출 당했던 샌님이 왔다고 여쭈어라.”
이캐노이, [청중: 웃음] 그래 안에 가가 이야기를 떡 하니, 그마 쫓아나와서 다리를 틀안고 대성통곡으로 우니, 
“여보, 임자는 눈물 거두시요. 당신 보살 떠니리 보냈붓다고 날 축출시킨 그거 당신 복이요.” [청중: 웃음] 
이래가 하인들이거니, 아들 사 형제를 독사장 앉하놓고 공부를 갈치는데 보이 천부 다 선보가 다 됐다 말이야. 그 이야기를 하니 아들 니 늠이 와가줄랑은, 고마 덕시기를 어는 늠이 터어고 초석을 어는 늠이 피있는지 엎드리가 절을 하문, 
“아버님은 객지에 나가서 무진 노력을 해싰건데, 이 불효자식들로 이래 갖다 호의호식을 맨들어 주십니까?”
이카고, 
“오냐, 내가 없는 단에 너거가 고생 마이 했제?”
하고, 떡 인지는 여섯 식구가 , 아들 너이하고 붙어가 대성통곡을 하고 시컨 우이, 울너메 담너메 물이러 갔던 여자들이, 
“하이구, 이집으는 육년 전에 죽었다고 하디마는 돌아왔단다.”
넘바다 보디이마는 가는 여자도 울고, 어찌 엎어가, 너이, 여섯치들어 엎어져가 울어놨던동 마당아 종놈 마당 씨다가 울고, 청 밑에 깡아지도 울고, 마판에 망아지도 울고 [말에 리듬을 붙이면서 점점 강세를 주고, 제보자 자신도 울상을 한다.] [청중: 웃음을 참지 못한다.] 온네(온동네) 사람 까서 얼매나 울어놨던동 마 눈물빠다가 돼가줄랑은 거다 약동강
(낙동강)끼이(기러기)가 거어 시 바리(세 마리) 왔더란다. [청중: 웃음] 이 이거는 거짓말이다, 하하.
이래가 참, 그 선생이 떠억 와서, 
“참 진사어른은 객지에 나가서 무신 노력을 해서 이러냐?”
꼬 이카이, 
“나아는 그저 어진 샌님들로 만내가, 대감님 만내가 잘 천우신조로 이래 됐지마는 선생님은 어른(어린) 참 제자들 데불고 참 노고가 얼매나 심하겠읍니까?”
이랜다. 그만 아아들이 가서, 
“인자 울아부지 살아 왔으니, 울아부지 살 때는 이붓 노인 제삿밥만 아부지 얻어자싰지, 막걸리 한 잔, 난, 몬 받어 좄으니….”
마카 불러 딜이놓고 잦다 고마 개 물 사람 개 잡고 달 물 사람 닭 잡고 마 소게기다 불고기 꿉고 마 이래가주고, 이방 저방 잔채로 마 실컨 하고 마 또 노이, 
“이 사람아, 자네가 육년 전마 하더라도 보리죽을 몬 무우가 만날 그 고상 하더니만 그 우예가 그래 그 돈 그렇기 벌어가 이마침 보내 좄노?”
물으이, 
“너거도 벼락부자 될라거거들랑 보살 한 말 떠 내라 보내 봐라. 마 벼락부자가 안 되는강?” [일동: 웃음] 
이런 세월로 보내고 지내다가, 
“자, 오늘 저녁에는 일찍이 좀 해산시기고 내일 다시 부르겠읍니다. 육년 동안에 영감할마이 하문도 몬 만냈이니, 아부지 어머임 줄라꼬 일광단 요판에, 월광단 이불 해가 하문도 안 덮고 인자 아부지 고상한데, 오늘밤에 어무이 아부지 상방 채리줄라꼬 해놨는데 일찌기 좀 가 주시야….”
“야, 니 말이 옳다.”
다 갔뿐 뒤에는 잔치상을 잘 끼미가 그 방아 쫓아 올리놓고 아들 니늼이 마까 문구녕을 딜다바 보이. 이래가 둘이 붙들고 객지에 나가 고생한 이약과 이러월, 이러월저러월 이야길 하다가 [청취 불능] 날 되면, 그 이튿날 또 불러가 사할(사흘)로 잔채를 배설했어.
이래가 심심하다꼬 또 얼매도 안 있더만 또 가네. 대감한테 가 또 시컨 노다가 그리 왔다가 갔다가 이런 세월을 보내는데. 하로는 그 대감이 하는 말이, 
“선생님, 그라지 말고 왔다가 갔다가 하만 맥제 이거만 뭐 여비만 씨고 마 종놈들 고생만 시기니, 노비전담을 마카 팔아가줄랑 여거 마 한양을 오만 어떻겠소?”
“고마, 대감님 시긴 대로 하겠지요.”
고마 나졸늠들 몇나 보내가줄랑은 갖다 마 노비전답을 몽땅 팔아가줄랑은 마마 실코 마 서울로 안 대비리나. 크흔 대궐겉은 집을 하나 구해가주고 그 집을 떡 해가주갖다가. 자, 글이 이마침 선보제 세상천지에 마 대감병 고치 놨제, 삼정승 육판사 문부대신들 자석들 마 천부 독사장 앉아가 국내에 스승이 됐잖아.
이래가주고는 그 아들 너이가 몽땅 다 벼실해가줄랑갖다가 그 병조판서 이조판서, 예조판서 전부 판서가, 호조판서끔 다 됐단다. 그래됐는데 그 삼이 시방 어데 사노 하만 말이지 효자동 지내가마 그 앞에 높운 집 밑에 뒤에 담배집 있제? 미장원 뒷집에 그 집에 안 사나. [청중: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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