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양반 다리를 하고 두 눈을 지긋이 감고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보자에게 조사자가 이야기를 하라고 권하니까,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으면 내가 한 번 해 보지.” 하면서 들려 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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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경상남도/거창군/남하면 분류코드: [남하면 설화 8] 테이프번호: T. 남하 2 앞 조사장소: 무릉리 원무릉 조사일: 1980.8.19. 조사자: 최정여, 강은해, 박종섭, 임갑랑 제보자: 정수갑(남, 60세) 무식한 상주 삼 형제 *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동안 양반 다리를 하고 두 눈을 지긋이 감고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제보자에게 조사자가 이야기를 하라고 권하니까,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으면 내가 한 번 해 보지.” 하면서 들려 준 이야기다. * 옛날 어느 산골에 조금 희젓한(호젓한), 많이 인가가 사는 데가 아닌데, 부자 한 사람이 자수성가 해가꼬 산을 쪼사서(개간해서) 이래 부자로 살았는데, 아들을 삼형제를 길렀어. 그 삼형제 다 자기카 같이 산 쪼사서 화전 일가서 농사지먹고 사는 이런 아들이 있었는데, 삼형제를 뒀는데, 작은 아들, 큰 아들, 세째 아들 전부 다 키와 가주고 장가들이서 며느리 손자 다 데리고 이래 사는데, 집은 내놨지. 내놓고 사는데 한 번은 삼형제 아바시의 생일이 떡 닥쳤다. 그르께 이 아들들이 살기는 잘사지. 그르이께에로 큰 아들이 뭣을 많이 장만해 가지고, 자 그 생선다리도 사고 이래 해 가지고, 닭 바리도 잡고, 잘 해 가지고 삼형제가 한 장소에 앉아서, “아침을 먹자. 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하는 뜻으로 먹자.” 아 이리 되서 장만해 가지고 먹는데, 뼈가지가 수두룩하기 있는 걸, 개를 딱 씰어다 준께 그 개가 참 잘 먹는다 말이지. 그 큰아들 하는 말이, “에따, 오늘 아침에 참 개 생일(1)-자기 아버지가 개로 비유되었다.- 했다.” 말이 이래 나왔단 말이래. 이래 말이 나오이께 가운데 아들이 말하기를, “아이고 형님! 거 말이라고 하요? 좃이라고 하요?” 이래 됐다 말이래. 이래 됬는데, 고 동상놈이 듣다가, “아이고 참 모도 말하는 것이 호로 자슥들이다.” 이래 말이 됐다 말이래. 그리고 몇 년 더 살다가 아바시가 죽었다 말이지. 죽었는데 장례식에는 생여를 잘 만들어 가지고 동네꾼들 전부 잽혀 가지고 행상을 운상하는데, 거 대미꾼들이(2)-상여꾼.- 조금 장난이 지나쳐, 왈카닥 왈카닥 뛰고, 굴리고 좋다고 술 한 잔 먹고 좋다고 나부작 거리고, (3)-경망스럽게 행동하는 것.- 노새가(4)-상여꾼들이 돈을 얻어내기 위하여 상여를 멈추고, 죽은 사람의 황천 가는 노자라는 명분으로 받는 돈.- 모지랜다. 너무 난잡시리 그라이끼네, 거 맏상주 자슥 하는 말이, “이 늠의 새끼들이 이걸 행상이라꼬 매나? 좃이라고 매나?” 말이 이래 되나왔어. 그르이께로 맏상주놈이 카는 기 아니라 [정정한다.] 맨 작은 상주놈이 켓다. 작은 상주놈이 켔지. 그라이께에로 가운데 상주가 듣다가, “야 이놈아, 너는 그걸 말이라고 하나? 좃이라고 하나?” 제일 큰 상주놈이 조금 그 중에 점잖했어. 무식하든 중에도 제일 점잖했는지라. “야들아, 그래 쌀 거있나(할 것있나). 쥐(5)-죽은 것은 자기 아버지인데, 이렇게 말함으로써 자기 아버지가 쥐가 되었다.- 죽은 듯이 가만 가만 가자.” 이런 말이 나왔다. 이리 말이 나오니까 거 대미꾼들은 참 입을 닫고 조용히 운상을 하는 중에 맏상주가, “똥이 누럽네. 똥이 누럽은데.” 지금 보만 굴건을 쓰고 상주를 하는데, 그 당시는 방각을 썼던 모양이라. 고을 풍속에 따라서 방각을 쓰고 상여 뒤를 따라 가다가 똥이 누럽다고 해서, 넘의 채소 밭에 똥을 누게 됬단 말이야. 그러이께로 방각을 떡 벗어놓고, 예복이라서 씨고는 똥 안눈다꼬 방각을 떡 벗어 앞에다가 내비두고, 무시(무우)밭에 들어가서 똥을 누는데, 방각은 반다시 걸어 노으만, 높은데 걸어 노으만 끈태기가(끈이), 택에 거는 끈태기가 알로(아래로) 축 니리와 있는 건 사실이래. 그래 됐는데, 똥을 묵을라꼬 개가 한 바리와 얼찐얼찐 것거든, 뒤에서 맏상주가 돌아보이께, “저 놈의 개, 저 놈의 개.” 캐도 안 가고, 안 간단 말이지. 그래 행상질은 멀어 가지고 수십 리를 가야 되게 됐어. 좋은 묏자리 잡으러 간다고 수십 리를 가야 되는데, 그래서 똥은 다 누고 벌떡 일어서면서, 허리끈을 쥐고 벌떡 일나서면서, “재끼, 이 놈아, ” 이 놈의 개가 깜짝 놀라 가지고 엉겁결에 돌아설 여가도 없이 상주 사타구니 사이로 쑥 빠져 가지고, 방각 밑으로 기들어 가버려. 그 방각이 개목에 걸린단 말이래. 이래노이끼에 등어리 방각이 걸리가지고 투닥닥 투닥닥 거리이끼에 개는 죽자 사자꼬 뛰는 기라. “워리 워리.”(6)-개를 부르는 소리.- 캐도 안되고, 개라고 가물(고함을) 질러도 안되고, 방갓을 개가 질머지고 대구 내뺀다. 대구 내빼는데, 이 상주는 어처구니가 없어가주고 개는 못 붙잡고, 허리끈도 매지도 못 하면서 허리끈을 들고 그래가꼬, “아이고, 아이고 개야, 방각, 방각.” 하면서 따라 갔는데, 생애는(상여는) 저기 가는데, 지 혼자 ‘방갓 방갓’하고, ‘개야 개야, 아이고 아이고’ 하면서 따라 갔는데 어떠케 질이 머든지 몇 날 몇 일 댕기야 되든 모양인데, 요새 지금 어디까지 갔는지는 잘 모르겠어.한국구비문학대계 8-6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