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거지 삼남매의 해후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최정여, 박종섭, 임갑랑
조사장소
경상북도 달성군 유가면
조사일시
1983.09.10
제보자
권중원
조사지역
경상북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제보자는 매우 실감나게 이야기를 구연하는 편이며, 도중에서 청중들의 동의를 구하는 등 자기 이야기에 대한 반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상북도/달성군/유가면
    분류코드: [유가면 설화 10] 
    테이프번호: T. 유가 1 뒤~2앞
    조사장소: 음동
    조사일: 1983.9.10.
    조사자: 최정여, 박종섭, 임갑랑
    제보자: 권중원(남, 55세)
    거지 삼남매의 해후
    *제보자는 매우 실감나게 이야기를 구연하는 편이며, 도중에서 청중들의 동의를 구하는 등 자기 이야기에 대한 반응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마, 내가 또 옛날 이야기를 한번하지요. 옛날 거짓말 얘기. 옛날은 옛날이지만 아주 옛날이 아이고, 이 머 실지 있었던 일이라.
어떠한 사람이 나이 삼 십이 다 되어가도록 장가도 몬 가고 벌이 난(1)-(벌어놓은)- 재산도 없고 장 넘어 품팔이나 해가 지날 벌어 지날 먹고 이래 사다 보이, 한 날은 저녁을 먹고 턱 눕었으니 잠도 안 오고 생각을 해보이 한심하기 짝이 없어. _다른 사람은 전부 장가 가가지고 아들 딸 놓고 살림을 다 사는데, 이놈우 팔자는 무신 놈의 팔자걸래, 벌이 난 돈도 없고 장가도 못가고 이러나_ 싶은 걸 생각하니, 고마 잠이 안 와서, 화딱증이 나서 _에라 이녀러 자석꺼, 마 바람이나 씌러 나간다_ 카면서, 저녁으로 이래 턱 나가보니, 참 어두침침한 달밤인데, 거리로 슬슬 돌아댕기니께 이놈의 껏 난데 없는 여자가 밤에 양산을 쓰고 썩 지내가는 기라. ‘거 희한한 일이다. 비도 오지도 않은데 이 밤에 여자가 양산을 씌고 가다이 이거 희안한 일이다’ 싶어, _에라 이녀러 자식꺼, 내가 말을 한 마디 해 볼빼끼라고._
“보소, 당신 어디 가요?”
턱 물으니까, 
“참 별난 사람 다 보겠네. 남이야 뭣을 하러 가기나, 그런 간섭은 뭐할라꼬 하요?”
이 놈이 가마이 생각하이 얼척이 없어.
“그래, 나는 나이 삼 십이 되도록 장가도 몬 가고 벌이 놓은 재산도 없고, 오늘 지넉에 눕었은께네 속만 상코 이래서 내가 바람 씨러 나왔소.”
이래 말하니까, 이 여자가 하는 말이, 
“흥,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사실 나도 여태까지 노처녀로서 시집도 몬 가고 나도 바람 씌러 나온 질이요.”
이런 말을 하거던. 그래 이 놈이 고마 _됐다_ 싶어가지고, 
“그라마, 나하고 삽시다.”
이래가지고 참 무슨 배필인가 떡 살게 되었는데, 그래 저거딴에는 오손도손하이 재미나게 사는데, 그래 인자 2남 1녀를 돘어요. 우에 인자 아들 둘 놓고 고 밑에 딸을 하나 놓고 이랬는데. 그러이 딸 요기 한 너덧 살쯤 됐고, 두째 아들이 여섯 살, 일곱 살 되고 큰 아가 한 아홉 살쯤 됐는데, 아이 고마 저거 아부지가 떡 죽었뿠네 고마. 이래놓이 원래 없던 살림을 가주고 살라 카인께네 근근이 살아 나왔는데 그게 인자 저거 아부지 죽고 난께, 어 인자 살기가 곤란한 기라. 이기 우얘 됐는 판인지 저거 어마이가 살러 갔뿠네. 이 아들 놨두고.
그래 이놈들이 저거 엄마라고 부르다가, 부르다가 안되가주고, 배가 고파서 서이가 인제 동네 댕기미 얻어무러 댕기는데. 이 집 저집 마 하루 이틀 아이고 자꼬 얻어무러 댕기니까, 어떤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는 기라, 
“야! 이 놈들아, 너거가 서이한테 뭉치 댕기지 말고 하나썩 그래댕기라. 그래야 우리 쬐매 주는 밥 가지고 다문 쬐매라도 배가 부르도록 먹지. 쬐매 주는 이 밥 가지고 서이 갈라 묵을라 카마 서로 배도 안 부르고 말이지, 이래가 안된다. 그래 너거 나이도 그만하고 한께네, 너거 지점지점(2)-(제각기)- 댕기라.”
이런 말을 듣고 이 놈들이 생각을 했어요. _참 그 말이 맞겠다._ 그래서 인자 제일 큰히이가(3)-(큰형이)- 하는 말이, 
“자 우리, 이라지 말고 아무데 그 어른 말씀 같이 우리 지짐이(4)-(제각기)- 댕기자. 그래야 우리 선내끼(5)-(소량을 말함)- 얻어문 거 배가 부르고 안 하겠나.”
큰놈은 그래 말하는데, 작은 놈의 저거 동생들은 자 저거 희이, 저거 오빠 떨어지마 죽는 줄마 알고 안 떨어질라고 하는 걸 억지로 히어지는데. _그게서 우리가 표시를 한개 하는데, 언제 우리가 만날런지 모르니까, 언제든지 우리가 만나게 되면은 이걸 표시를 보고 우리가 서로 형제간을 찾자._ 이래가지고 표시를 어떻게 했노 할 거 같으모, 서이가 다 오른 팔뚝 여기에다가 문신 그걸 옇었어요. 그걸 글자를 새깄는데 물 수자, 복 복자 _수복_이라고 서이가 똑같이 새깄어요. 이래가주고 _언제든지 그걸 보고 형제간이라 보고 표시를 찾자._ 이래가지고 헤어졌는데.
그러이 인자 아홉 살 쯤 먹었다 카는 이 놈은 간다고 간 기 서울로 갔어요. 우얘 갔던지, 서울로 인자 얻어 무우미 이래 갔는데. 그 인자 옛날에도 지금 서울과 달라서, 지금도 변두리에는 농사 짓는 사람이 있는데 어떤 농가집에 떡 이래 한 집에 밥 좀 돌라꼬 이래 드갔는데, 가마이 보이 집도 좋고 부잣집이라. 큰 부자집은 아이라도. 그게 가서 밥을 좀 돌라 카이까 밥을 아주 참 잘 채리 주더라네. 그래 인자 배대로 실컷 묵고 나인께네, 그 집에 참 주인이 하는 말이, 
“야야, 너는 그래 저 너거 부모도 없나? 니가 이래 얻어무러 댕기구로?”
“예, 저는 부모가 없심다. 부모도 없고 내 혼체 단몸 단신입니다.”
“그래, 그러마.”
그래 이 주인이 가만 본께네, 이 아가 쓸만해 보인단 말이야. 보기에, 아주 마 착실해 보이고 영익해 보이고 이래서, 
“오냐, 그라마 우리집에 심바람이나 해주고 저저 청소나 하고, 또 소꼴이나 좀 베고 마 우리 집에 있거라.”
“예 그라겠심더.”
이 놈의 좋다고 인자 그 집에서 참 열심히 일을 했어요. 하다 보이 요기 마 참 영익하고 눈에 쏙 드는데. 그 집에도 아들 하나 딸 하나 있는데, 저거 아 그거는 아무 것도 아이라요. 저거 아카마 이 기 참 영익하고 참마 몸도 개갑고(6)-(가볍고, 즉 순발력이 좋다는 말임)- 이래서 고마 저거 아들과 같이 공부를 씨깄어요. 그래 참 씨기보니, 참 저거 아들은 머 공부 머리도 없을 뿐만 아이라, 공부 취미도 없고, 이런데, 이 놈은 어쩌큼 재주가 있든지 말이지, 참 열심히 공부를 잘 했어요. 그래이 이 양반이 고마 마 저거 아들하고 마 똑같이 마 옷도 마 똑같이 해 입히고 마 이랬는데, 이 놈이 저거 아부지 카고 저거 엄마라 카고 이래 살았뿠어요. 그래 그 집 아들이 됐는 기라.
이래 그 사는데, 고등을 그러구로 졸업을 떡 시기가주고 저거 아들하고 둘이, 똑같이 졸업을 했는데. 그래 인자 한 날은 저거 아부지가 둘다 떡 불러놓고 하는 말이, 
“내가 인제 너거들한테 이만치 공부를 시키났으인께, 앞으로 공부 더 하는 거는 너거 요량대로 해라. 이 가방이 두 개가 있는데, 똑같이 여게 돈이 한 가방씩이다. 하내이 한 가방썩 가지고 너거야 일본 가서 공부를 하든지 미국 가서 공부를 하든지, 이 자리서 공부를 하지, 너거 요랑대로 공부를 해라.”
이카민성 참 가방에다 돈을 한 보따리 옇어주는 걸 턱 들고 나섰는데, 저거 아들은 술집이나 댕기고 객지 나갈 줄도 모르고 그냥 그 돈을 다 써 없앴뿌리고. 이놈은 각오를 어떻기 했느냐 하면 _하하, 내가 이거 일본을 가가지고 내가 공부를 해야 되겠다._ 이런 생각을 가지고 참 학생복에다가 사각모자를 떡 하나 사 씌고 서울역에 기차를 타러 떡 갔는데. 자, 차 시간은 좀 있는데, 어, 변소를 가야 되겠는데, 이 신사가 이거 돈가방을 들고 들어갈라 캐도 그렇고, 변소에. 놔두고 가면 헤나(행여나) 잃아뿌까도 염려가 되고. 자제를 하다가 _에라 설마 내 가방이야 가져 가겠나_ 싶어서, 인자 변소 앞에서 가방 우에다 모자를 탁 벗어 놓고 변소에 드가서 대변을 보고 나오니까, 하이구마 돈 가방이 없어졌뿌맀어. 이래놓이 이 놈이 과연 참 환장이 들맀이이 마 이래 됐는 기라. 이래가지고 이거 마 찾올라 카이 도저히 찾을 수가 있나. 고마 마 똑 마 미친개이 맨치러(7)-(미친 개처럼)- 이리 뛰 가민성 _내 돈가방 내놔라_, 저리 뛰 가민서 _내 돈가방 내놔라._ 똑 민친 거맨더로 이래 돌아댕기는데, 댕기다 본께네 어떤 참 어떤 할마씨가, 영판 할마씨도 아이고, 마 참 늙은 이런 할마씨가 하나 가만 보니까 _사각모자는 썼재, 마 돈을 잃았뿠는 갑다_ 싶어서, _저런 사람을 어떻게 붙들고 마음을 좀 위로해가지고 우얘 해 좄으만 안 좋겠나_ 이런 생각이 들었어.
이 할마씨는 아들도 딸도 아무 것도 없고 인자 서울에서 대폿집을 하고 있었어요. 대포, 막걸리 파는 대폿집. [테이프 교환] 그래 이거 참 대포를 팔라카던 할마씨가 그 사람을, 학생을 불렀어요. 그래 턱 부르이께네 머 _돈이라 줄란갑다_ 싶어 가서 쫓아 가니까, 그 할마씨가 하는 말이, 
“그래, 학생은 뭣 때미래 이래 가함을 지르민서 댕기요?”
물으니까 그래 얘기를 쭉 했는 기라. 거서 할마씨한테.
“내가 참 일본에 유학 갈라꼬 돈을 한 가방 가 나왔는데, 대변이 보고 싶어서 벤소 앞에 놨두고 용변을 보고 나오니까 돈가방이 없어져서 그래서 내가 이캅니다.”
아하! 이 할마씨가 들으보이 차암 안타깝거던. _이 사람을 갖다가 까딱하면 사람 비리지_ 싶어서 요거 우째 해가지고 요 사람 마음을 잡아 주겠노 연구를 했는데, 그래, 
“대관절 돈을 내가 찾아 줄테니까 우선 저 밥이나 좀 묵어라.”
꼬 말이지. _틀림없이 이래 댕기면 머 배도 안 고프겠나_ 싶어서 밥을 한 상 주니까 돈을 찾아 줄라 카는 그 바람에 어찌나 좋아났든지 밥을 좀 묵었어요. 밥 먹는 동안에 이 할마씨는 생각을 했는 기라. _이걸 어떻기 해가지고 마음을 돌리겠나_ 이래 연구를 했는데, 그래 이래 이 사람이 밥을 다 먹고 나니께네 하는 말이, 
“돈은 내가 틀림없이 찾아 주는데 날 따라 가자.”
“그래 어데 가노?”
“어데든지 따라가 보면 안다. 가자.”
그래갖고 따라가 보니께 극장에 들어가요 극장에. 거 뭐 영화가 아이고 그 직접 사람이 나와가지고 거 연극 하는데. 여기 인자 이 사람을 떡 딜꼬 드갔는데 그래 인자 연극을 한참 하고 있는 도중에 에, 어떤 참 여자가 와가지고 머 춤도 추고 말이지. 이래 해쌌는데 아이 거 마, 일마가 마 지 자신도 몰리 _내 돈가방 내놔라_ 카민서 가암을 질렀뿠는데, 거 그 조용한 데서 가암을 질러놨으니 우예 되겠노 말이지. 그래 인자 그케 놓고 또 구경 하고 있는데 한참 있으니께 그 어떤 여자가 하나 와가지고 저, 주소를 하나 주면서, 
“내가 어느 여관에 거 및 호실에 있으이까 날 찾아 오시오.”
요래 하나 딱 주고 가. 그래 이기 또 해나 또 돈이나 줄란가 싶어서, 참 그래 인자 극장이 끝나고 거 떡 찾아 가가지고 부르니께네, 둘오라 카거던 가서 보께네 아주 젊은 참 여잔데 배우라. 그래 또 밥을 좀 주더라네. 또 묵고, 
“그래 당신이 우예서 그래 _내 돈 가방 내놔라_꼬 가암을 질렀느냐?”
무스니까(8)-(물으니까)- 그래 참 아까 그 할마씨한테 얘기하듯이 그 얘기를 죽 하니까, 
“그리며는 그 돈은 내가 줄 터니까 걱정말고 맘 묵은 대로 유학을 가시오.”
그래샀타 인자 밤이 됐는데, 거서 저녁을 묵고 이놈 인자 돈을 준다 칸께네 맘을 터억 놓고 책을 보는 기라 인자. 책을 보고 있고, 이 여자는 꿍심이 뭐냐 할 것 같으면 _돈은 벌어 났는 게 마이 있으니께 저런 사람을 도와줘가지고 장차 공부 하고 나올 것 같으면 내 배필이 안 되겠나_ 요런 꿍심을 따악 가지고. 그러나 날만 새고 나마 인자 일본을 건너 갈 판인데 언제 만날 지도 모리고 하는데, 이 여자 꿍심에는 _온 저녁에 우옜든지 여 동침을 한 번 해야 될낀데_ 이런 생각을 가아 있는 기라. 저 놈은 가마이 보면 그게 아이라. 자꾸 책만 들다 보고 그럭지럭 밤이 한 밤중이나 한 열두 시나 됐단 말이라. 잘 생각도 않고 책만 들다 보고 앉았거든. 그래 이 여자가 답답아서, 
“그만 잡시다. 잡시다.”
“아니 쪼매만 더 보고.”
그라다가 한 시간 되니까 또, 
“잡시다.”
“아니 쪼매만 더 보고.”
이노무 자식 그럭저럭 카다보니 날이 샜뿠네. 이 여자는 억울하기 짝이 없지. _그러나 돈을 주인께네 설마 지가 공부 하고 나면 날 안 찾겠나_이래 돈을 한 가방 좄는 기라.
처음에 이놈이 좋다고 일본 가가지고 어데 시험 쳤나 할 것 같으면 의과대학에 시험을 쳤는 기라, 의과대학에. 의과대학에 시험을 쳐가주고 합격이 됐는데, 학교를 댕기다 보인께네, 저도 조선사람이지마는 거기 또 조선사람 학생 하나 있었는 기라.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한다 캐도 걸마 따라 못가고 걸마가 일등이고, 인자 이거 저 돈가방 가갖던 이 사람이 이등밲이 못하는 기라. 일등 한 이 사람은 차암 부잣집 아들이라. 아주 부잣집 아들인데 돈도 쌨고(9)-(돈도 많고)- 그러이 머 돈을 한 가방 가 와봐야 거 머 대학 다 할 딴에 돈이 모지리고 하이끼네 그 사람 덕을 마이 봤어요, 이 사람이. 그 사람도 다 같은 우리 한국사람이고 하이께네 마이 도와좄는 기라. 돈도 많고 이래놓이 말이지. 그 집에 놀러도 몇 번 댕기고. 이래구러 참 머 사 년이나 졸업을 떠억 이래 했는데, 그 이상 암만 해 봐도 일등 못하고 이등 밲이 못하고, 일등은 언제나 그 사람한테 뺐기고 부잣집 아들….
그래 한 날은 부잣집 아들이 하는 말이, 
“자 우리 인자 공부도 인자 끝났고 하이께네 온 지녀어 어디 가서 한 잔 묵자.”
이카거던.
“그럼. 좋다 가자. 그럼 머 자앙 가봐야 나는 돈이 없고 니 돈만 자꼬 쓰이 미안해서 되겠나?”
“에 별소리 한다. 우리가 다 같은 우리 고향 사람이고, 그래 우리 한국 사람 아이가. 내가 돈이 있으니 쓰는 기지. 돈이 없으면 씨겠나 가자.”
“음. 좋다.”
이래가지고 어느 참 큰 요리집에 들어가가지고 저 구석 방을 하나 돌라캐 가 들어 갔는데, 근사하게 한 상 채리다 놓고 이래 묵다가 술이 얼긋이 취게 됐는데, 거이 부잣집 아들은 술도 안 묵어. 고기 이런 거 조오 묵고 말이지. 그래 인자 술이 얼긋이 됐는데, 부잣집 아들이 품 안에서 칼을 하나 딱 꺼내는 기라. 대번 방바닥 왜놈 그 다다미 방바닥에 거다가 탁 꼽아 놓고 하는 말이, 
“자, 내 말 들어줄래 안 들어줄래?”
밑도 끝도 없이 이카거던. 그래 이 놈이 가마이 생각 해 보니 어척이 없다(10)-(어처구니가 없다)- 말이지. _이렇게 다정하게 잘 지내고 나를 도와주고 이라는데, 무엇이 요청이 있걸래 칼꺼지 갖다 꽂아 놓고 나한테 이래 다짐을 받느냐_ 싶어서, 
“좋다. 니 말이라마 내가 힘이 닿는 데까지 뭐든지 내 들어주꾸마 말해라.”
이래하니까 아! 이사람이 우와기(11)-(윗 저고리)-를 척척 벗는데 본께네, 여자 아이가 여자. 이게 남자가 아이고. 아이 유방이 이래 나오거던. 이적지 남자인줄 알았는 기라. 그래 나와 사자 이거라. 나와 살래 안 살래 이래 떡 됐좄는 기라.
“아이구, 그만 일로 가지고 사람을 이렇기 놀래도록 하나 말이야. 거 거 좋기 말해도 될긴데, 내가 와 마다 카겠노 좋다 말이야.”
그래 인자 참 부부가 되가주고 저거마(12)-(저희들만)- 마 알았지. 딴 사람 모리고 요새 말하자면 연애지. 그래 돈도 있고 한께네, 
“자, 우리 이라지 말고 미국에 가서 한 사년 더 하자.”
이래 됐는 기라.
“그 돈은 내가 얼마든지 대 줄 모얘니께 갑시다.”
“가자.”
그래 미국을 가가지고 또 사년을 또 의과대학을 마쳐가지고 이래 놓으니 마 일류 박사 됐는 기라. 이래가지고 인자 고향에 온다꼬 일본에 턱 왔는데. 일본서 인자 옛날 그 인자 우리 조선이 지금은 한국이라 카지마는, 한국에 터억 이래 나온께네. 열락을 타고 나오다 보이께네 이노무 자식 대동아 전쟁 때 말이야. 어이 마 미군 비행기가 와가지고 포격을 시켜가지고 배가 파손이 되었뿠네. 이래가지고 마 전신만신 마 배에 탄 사람이 마 다 죽고 이랬는데. 우예우예 했던지 아 일마 이거는 돈가방 가지고 일본 간 일마는 구조가 되 나왔는 기라. 그래 마 살고 보이까 아무도 살은 사람이 없고, 지 하나 빾이 살았는 사람이 없다 이기라. 그 아깝은 저거 마누래 잃아뿌서 거어서. 그래 마 우이 되나 부르이 되나 할 수 없이 인자 이래가지고 어드로 갔나 할 것 걷으마 서울에, 또 저 키아 준 저 공부시켜 주던 그 집을 찾아 가는 기라 인자. 저거 집은 거어 밲에 없는데.
그래 인자 저거 형제간은 도저히 마 찾을 기회도 없고. 턱 힘없이 걸어 가니까, 그러이 저거 키아 준 저거 아부지는 저 골목에서 내다보고 앉았는데. 이 영감은 그러께네 영감이 다 되었는데, 인자 신세 타령이지. _내 자석은 돈을 그렇게나 조도 공부도 몬하고 놈팽이처럼 저렇게 돌아댕기는데, 넘우 자석이나 말기나 내가 키아 주고 공부 시키러 보내놨는데 이 놈이 함마나 하며 올 때가 넘었는데 우예 이적지(13)-(이때까지)- 안 오나. 이 기인따나 왔으면 내 자석 삼아 내 했으면 얼마나 좋겠나_ 이런 걸 생각하고 참 먼산을 바라보고 이래 있으니, 차암 저어 멀리 보이께네 사각모잔가 하나 쓰고 학생이, 사람이 하나 오는데 _저기 해나 내가 키아 준 그 놈이 아닐까_ 보면서 아이구 젙에 와서 보이끼네 그 놈인데. 아이구마 영 모르겠는기라. 얼굴도. 마 한 십 년 가까이 되놓이. 그래 이 놈이 와가지고 인자, 
“아이, 아부지 안녕하십니까?”
하미 인사를 떠억 하는데, 
“아, 누굴래 나한테 아버지라꼬 하노? 나는 자기겉은 자석도 없는데.”
이래 말하이께네, 
“내가 아무 때 연분에 돈을 한 가방 옇어가지고 공부 하라고 안 보내좄읍니까?”
“하이구 그래.”
어띻기나 반가바났던지 그래 참 머 집에 들어가가지고, 식사 대접을 하고 그리이 그 집에서 묵고 노는데. 그래 그 집에서 저거 아부지가 뭐라 카는기 아이라, 
“야야, 너는 여때까지 나한테 아부지라 캤고 엄마라 카고 불러 나왔지만은 내한테는 딸이 하나 있다. 니 아다시피. 저 딸을 니 우얄래? 니가 책임져야 될 것 아이가.”
“아부지 걱정 마이소. 마 그 정도야 머 내가 마 다 알아서 하겠심더.”
아 그마 혼례를 올리뿠네. 거서. 인자 그 집 사위가 되었다 인자. 그래 인자 배와 논 기술은 있재, 또 처가집 인자 돈도 있재. 쪼끄만한 병원을 하나 채리좄는 기라 인자. 채려조 논께네, 그 때 맹장염이 발생 되여가지고 말이지. 마 이런 거는 백발백중 다 낳산다 카이 인자. 이래놓이 돈도 막 벌리재. 돈도 수두룩하이 벌어놓고 이래 있은께네. 거 인자 병원도 크게 또 하나 지였지. 이래가지고 저거따내(14)-(자기들 나름대로)- 재미있게 잘 사는데.
그래 이놈이 가마이 생각해 보이께네 _나는 친부모가 없으이께네, 이 누구를 갖다 넘우 부모라도 내 부모라도 한분 심겨 봤으만, 내 처가 집에 쟁인 쟁모 있지마는 그 외에도 내 친부모처럼 내 심겨 봤으마_ 이런 생각이 떠 오르는 기라. _옳다_ 이래 생각킸는 기라. _과거에 지 인자 돈가방 잃아뿌고 서울 거리 가암 지르며 돌아댕길 때 대포 장사 하던 할마씨, 이 할마씨를 내가 내가 엄마라고 내가 삼아야 되겠다_ 싶어 그마 택시를 타고 떠억 갔는데. 가서 보이께네 그 할마씨가 아직 그 대포 장사를 하고 있어. 그래, 
“아이고, 엄마 안녕하십니거?”
하면서 절을 하이께, 이 할마씨가 말 하기를, 
“아이구, 나는 자기겉은 아들이 없는데 누가 와서 엄마라 카느냐?”
이래 말을하니까. 그래, 
“아무때 연분에 내가 돈 가방을 잃아뿌고 가암 지르고 댕길 때 그래 날 밥도 주고 극장도 델고 간 그 엄마 아입니꺼? 내가 친부모가 없어서 내 엄마 삼아 모실라꼬 왔심더. 이거 내삐리뿌고 가입시더.”
“아이구, 나는 아무 죄 지은 것도 없고, 죄라 캐야 내 대포잔 파는이 죄 밲에는 없는데 아이구 내야 아무 죄도 안 졌는데 내 안 갈랍니더.”
이카거던.
“아이구, 걱정말고 가입시더.”
억지로 마 차를 마 태아가지고 마 왔다. 와가지고 마 거 좋은 방에다가 말이지. 어이. 거다 목욕도 시켜서 마 버젓하이 옷을 해 입히서 큰방을 떠억 하나 조가지고 마 익 비단 요이불자리에다가, 맛 좋은 음식에다가 머머 천지머머 보도 못한 음식 무 보도 못핸 음식이 갖다 주고, 아들 며늘이라 카는 기 아칙 지닉으로(15)-(아침 저녁으로)- 막, 막 저 인사 하러 오쟤, 이 머 꿈인지 생신지 요량도 못하는 기라. 할마씨는 인제.
그래이 인자 이래 사는데 에 어는 서장이, 이 병원 원장한테 전화가 왔어. _우리 동생이_ [제보자 : 동생이라 카던가 딸이라 카던가 모르겠다.] (16)-(제보자가 딸인지 동생인지를 혼동하고 있음)- 그래 참, _마이 아픈데 우리가 병원에 가야 되겠지마는 마 좀 이러이끼네 좀 와 달라_꼬 말이지. 그러이 참 머 서장이 하는 기라서 이 놈이 인자 진를 타고 갔는 기라. 가서 보이끼께 차암 인물이 잘 났는 여자라. 아파 눕은 환자가 그래 인제 머 뚜렷하게 아푼 데도 없고 막 이래 시룸시룸 마악 힘이 없고 막 이런 기라. 그래 진찰을 딱 해 보고 나서는, 
“입원을 시기야 되겠심더.”
그래서 인자 입원을 시기지. 입원을 떠억 시켜 났는데 이 놈의 여자가 어찌금 잘나 났든지 말이지. 원장이 거 빠졌는 기라. 그래 입원을 시켜 놓고 인자 있는데, 머 보통 주사같은 거는 간호부들한테 시키지 원장이 놓으러 잘 안 가거던. 이런데 _에라 이노무 자석, 내가 주사기를 들고 가가지고 잠들어 자마 내가 입을 한 번 맞차뿔끼라 자는데. 안 자고 있으마 주사 놓러 왔다 칼 요량으로 하고_ 그래 이래 마 한번 들어갔는 기라. 드가보이 아! 이 소록소록 자고 있는데 거 마 자는데 키스할라꼬 이래 딱 들은께네, 이 여자가 싹 끄어 땡기뿌네. 껌쩍 놀랬뿌렀어.
그래 보이께네 이 여자가 누구냐 할 것 겉으마 일본서 지 같이 하던, 그저, 공부 같이 하던 즉 말하자마 마누라라 이게. 이 여자는 잘 알았어. 안면을 보고 말이지. 그래 인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기라. 아! 보이 맞는 기라. 그땐 지 마누래라. 허허, 야아 이것 참 얄궂도 안하지 마. 그러이 병은 다 낫아뿠는 기라 노사병인데 거는. 아무 병도 없는 기라. 그래 인자마 몸도 회복이 되고 인제 저어 쟁인 쟁모한테 얘기를 했다.
“사실 일본서 어찌어찌 이렇게 됐는데 우리가 내우간이 됐심더. 어떻게 하까요?”
“아! 이 사람아, 남자가 열 지집 못하나 거 관계 없다고 말이지.”
이카거던. 그래가지고 두 박사가 해 재치니 까짓거 머 환자 카는 거 백발백중 마구잽이 낫아내는데. 이러다 보이께네 우리 나라에서 막 크게 신문에 말이지. 크게 났뿠는 기라. 이래 놓이께네 그 인자 서울에 거 저 처음에 돈 가방 인자 대 주고 말이지 유학 보낸 그 여자, 배우 이게 신문을 떡 봤다 말이야. 보이께네 지가 희망을 걸고 돈을 대좄는데 그 사람이 인제 말이지 이 원장이 말이지. _이노무 작 나는 지 그만치 살려주고 돈을 그만치 주고 했는데, 거 나를 한 번도 찾아 보지도 않고 이러되나_ 싶어 굉장히 마 섭했는 기라. 아주 마 괘씸하게. _에라 이노무 자석, 이런 것 내가 도와 줄 필요도 없고 요걸 내가 우예 해도 내가 원수를 갚아야 되겠다 요걸 쥑여야 되겠다_ 요래 딱 생각하고, _죽이기는 죽여야 되는데 자 여자 몸으로 써 어떻게 죽여야 되느냐_ 연구를 차암 마이 했어. 하다 보이께네 이런 연구가 떠올랐읍니다. 그래 그 여자가 서울 마포에 살았던 모 얘라. 마포 내에서 최고 깡패 오야봉을(17)-(우두머리를)- 하나 인자 알아가지고 거 인자 찾아가서 그래, 
“사실 이 이런 억울한 일이 있는데, 이 사람을 좀 쥑이 주겠소? 당신이 이 사람을 쥑이 줄 것 같으마 내가 당신 아내가 되지.”
이카거던. 이 깡패 이거 지집도 없는 기 말이지. 사람이 하나 생길라, 카이 문제가 있나 어데. 거마 좋다 이거라. 거 까짓거 내가 문제 없다 그 말이지. 내 잩여 준다꼬. 그래 연자 날짜를 딱 정해서, 
“아문 날, 우리 인자 행동 지시하러 가자 말이야.”
이래 약속을 딱 해가지고 인자 찾아 갔는 기라. 그 때 여름이던 모양이지. 그래 인자 원장 면회라 카면서 누가 찾아 왔다고 말이지. 이래 하이께네 원장이 이래 나왔는데 그래 머 병원을 딜다 보니 사람이 마이 들랑 거리고 거 병원문 앞에서 원장이 나와 보니까 어떤 여자가 하나 와가지고 말이지 찾거던.
“그래, 웬 사람이오?”
물으니까, 
“그래 언제뿐에 내가 그래, 일본 유학 갈라꼬 돈가방 잃아뿌고 했을 때 내돈 한 가방 안 주던냐 말이야. 응? 나는 장래 희망을 갖고 자기가 공부 할가 오면 나를 찾을 기라. 내 남편 삼을라꼬 돈을 그래 좄는데 요때까지 공부 잘 해 가 내 덕으로 공부 잘 해 와가지고 이만치 돈 벌어가 살면서 딴 데 장개가고 나를 한 번 찾아 보지도 않고 말이지. 내 하도 섭해서 오늘 당신 쥑일러 왔다 말이지.”
이카거던. 그칸께 깡패가 탁 나타나 그러면서 싸움이 붙었는 기라. 그래 일마도 미국, 일본 다니민서 숱하 배왔던 모양이지. 이래가지고 치고 받고 막 이래 해제끼는데 어 그래 깡패가 몬 이길 정도라 인자. 깡패가 못 이기는 기라, 원장한테. 그래 인자 한 번 쿡 처박히고 나니까 성이 나갖고 말이지. 대번 우와기를 탁 벗어뿌고 칼을 가지고 달라드는데 보이께네, 지 오른짝 어깨에 _수복_이라 딱 적혔는 기라. 깡패.
“니 아무 것이 아이가?”
저 시이가 말이지. 형제지, 지 동생이라 이게.
“그래, 아무 것이 아이가?”
카이께네, 일마가 생각을 어떻게 했는고 하이께네 _내가 칼을 빼 쥐고 있은니께 절마가 겁시 나가지고 아양 떠는 것 아이가_ 이래 싶어, 
“이 새끼 머 잔소리가 우짜고 말이지.”
막 달라들거던.
“사실 그런 게 아이다.”
저도 옷을 벗고설랑, 
“나도 어깨에 여 거 있다. 임마 한번봐라 응 우리가 어릴 때 우리 저 서이가 말이지. 헤어질 때 여기다 표시를 안 해놨나. 봐라 니하고 내하고 똑 안 같나.”
보이, 지 시라 말이지. 이거. 저 시라. 그래 인자 이거 쥑일라고 왔던 이 여자는, 
“오빠, 나도 수복이라고 쓰여 있어.”
이 지랄하네. 벗어 보이 거도 수복이라 쓰여 있는 기라. 저 형제간이라.
허어 거어 우예 [청중의 동의를 구하며] 그자 내일 마 일본 떠날낀데 그 날밤에 그 여자가 하룻밤 잘라고 그라까네 저는 책만 보고 있고 말이지. 거우예 그래 됐던지 몰라 [청중의 동의를 구하여] 그자.
이래가지고 하이 막 거서 반갑다고 아듬고 울고 말이지. 그래 인자 안에 에 드갔는 기라. 드가서 보이께네 주거매가(18)-(자기 엄마가)- 없어. 주거매 방에 드갔는데 _어데 갔나_ 싶어 찾아 보이께네, 이게 또 약 묵고 죽는다꼬 헐떡헐떡 그래 샀커든. 그래 마 데리다가 마 대번 마 그래 저거 거저저 수술해가지고 마 마 이거 씻거내고 우째 해가지고, 
“그래, 와 그래 약을 묵었나?”
물으니께 요기 진자 저거매라 또. [청중: 웃음] 요게 진짜 저거매라. 거 아들이 인자 만나가지고 얘기를 해샀는 걸 보이께네 저거 아들이라. 이래놓이 민목이 없어가지고 그래 죽을라꼬 말이지 이래샀는 기라. [웃음] 얼마나 참 반갑노. 그런데 야아 그래가지고 참 다 만났어.
그래 인자 수술을 해 놓고 있는데 요 인자 저거 여동생 요기 말이지. 그래 인자 그래 저거 엄마 수술해 났는데 떠억 들어가가지고 그양 머 엄마라 카고 말이지. 손이나 만지고 했으마 될낀데, 반갑다고 지랄 금방 수술해 났는데 푹 놀러 배를 퍽 놀리민서 엄마 우짜고 카다가 마 툭 터져 찡게(19)-(눌리어)-죽어뿌고 하하, [일동: 웃음] 그래가지고 인자 삼남매가 다 만내가지고 잘 살고 있어와. {일동 : 웃음] 

한국구비문학대계 7-14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