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복이 많은 여자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순호, 이홍
조사장소
전라북도 군산시 소룡동
조사일시
1982.08.02
제보자
김순엽
조사지역
전라북도

구연상황

조사자가 어떤 사람은 한자리에서 이야기를 이십자리도 더 하더라고 하면서 할머니가 그 사람 기록을 깨버리라고 부추기자 “그러면 나도 하지”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보자는 평소 이야기를 잘 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분이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북도/군산시/소룡동
    분류코드: [군산시 설화 65] 
    테이프번호: T. 군산 13 뒤
    조사장소: 소룡동 수심양로원
    조사일: 1982.8.2.
    조사자: 박순호, 이홍
    제보자: 김순엽(여, 74세)
    복이 많은 여자
    * 조사자가 어떤 사람은 한자리에서 이야기를 이십자리도 더 하더라고 하면서 할머니가 그 사람 기록을 깨버리라고 부추기자 “그러면 나도 하지”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보자는 평소 이야기를 잘 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분이다. *

어떤 사람이 아들 하나를(가) 있는디 참 잘 사는, 저 아버지가 복있어 잘 사는디. 그 아들이, 즈 아버지가 본게 즈 아버지 죽으먼 빌어먹다 돌아 댕기다 죽게 생겄어. 빌어 먹어서. 그리서 매누리감을 얻을라고 시방 방방곡곡이 댕겨. 댕기는디 어디만침을 간게, 참 시악시가 하나가 나오는디 궁댕이를 치렁치렁 머리 땋고 나오는디, 복이 어떻게 많은가 발뒤꿈치까장 복이 따르드래야. [조사자: 발뒤꿈치까지.] 응. 복 많은 놈이나 얻으야 자그 아들이 빌애기(비렁뱅이)가 안되지 그런 놈 안 얻으먼 안되게 생깄어. 그리서 그 시약시 보고서, 
“시약시, 나 물 한 그릇 달라.”
곤게, 
“예. 물질어서 그릇이 없고만요.”
기리더니 즈 집이 가서 그릇을 하나 갔다가 물을 떠서 두손으로 받혀주더래야. 그리서 그놈을 마시고서 인자 시약시 가는 디를 졸졸 따라가 본게 게 백정놈으 딸여 그게. 근디 백정놈으 딸이라도 어떻게 복이 많은가 그냥 발뒤꿈치까지 따렀드래야. 그서(그래서) 따러갔어. 이게는 참 높은 양반인디. 그리서 거그 가서, 
“내 달리 온 것이 아니라 우리 아들 하나가 있는디, 내가 매누리 선을 보러댕긴다. 근디 이 시약시 우리 매누리로 달라. 살게 히달라. “
고 그러고 허닌게, 
‘예 즈는 천헌 백정놈입니다. 그런디 이런 높은 양반이 즈를(저희를) 차라리 그저 죽여주시지 그게 무신(무슨) 말씀이시냐?” 고.
“아니라고 내가 그, 양반 상놈 가릴 말씀이 아니라 시약시 관상으로 봐서 며누리를 삼을라고 헌 것이라.”
고, 일변(一變) 거그서 택일(擇日)을 히였어. 택일을 쓱 허고서는 와서 인자 예(禮)를 지냈는디, 나중으 본게 인자 자그는 백정놈 딸인지 아는디 아들이 보고서 막 백정놈 딸이라고 백정놈 지집애라고 그냥 어떻게 지랄허고 나가라고 혔싸. 막 뚜드리 패고. 그린게 지 아버지가 허는 말이 며느리 보구서, 
“아무리 거시기 허드라도 니가 참고 내 말을 잊지 말고 살으라.”
고 그리서 거그서 자식을 싯(셋) 낳어. 싯을 낳어. 아들을 싯을 낳는디 시아버니가 죽은게는 연영(아주) 못살겄어. 백정놈으 지집애라고 어떻게 나가라고 막 히어싸서. 그서 인자 시아버지 그 유언헌 소리를 생각히서 아무리 살라기도(살라고 해도) 못 살고 쫒기(쫒겨) 나왔어. 나와가지고서나 어디만찜을 간게 산이 외뜬집(외딴집)이 하나 있는디 거그를 들어갔어. 그맀
드디 하얀헌 노인네가 하나 있는디 그냥 가난히서 자리도 그냥 거시기 허고 끄니거리가 없고 그런 집을 들어갔어.
“내가 여그서 하리(하루) 저녁 자고 갈랍니다.”
노인네가, 
“이렇게 이쁜 색시가 우리 방바닥이 이렇게 생긴디 오싰냐?”
“아, 괜찮읍니다.”
“그런디 우리 아들을 보먼 놀랠틴게 우리 아들은 해떨어지믄 밤으는 들온게 다른 디로 가시요.”
“아, 괜찮다.” 고.
“우리 아들허고 나고(나하고) 둘이 사는디 거시기 헌다.”
고, 그리서 그린게, 
“오시먼 집이 아들은 방으서 자고, 나는 집이 나무간으서 잘란다.”
고 그려. 막 새커먼 늙은 총각이 들온단 말여. 늙은 총각이 들온게 인자.
“아이고 거시기 허고 니가 벜으(부엌에) 가서 먹어라. 밥 먹어라. 방으 들오지 말어라. “
“그게 무신(무슨) 말씀요. 들오시라.”
고 들오시라고. 아들보고 부엌, 그러고서는 밥 먹고는 부엌가 자라곤게, 
“안된다. 내가 부엌으 가 자야지 쥔 양반 그렇게 허냐.”
고 근단 말여. 그러고서 그날 저녁으 인자 함께 잤어. 그 내오간이 되얐어. 늙은 총각이 숯굽는 늙은 총각여. 그게 근게 막 보믄 아무도(아무라도) 놀래게 생깄단 말여. 그서 숯을 구러 낮이는 없어. 그리가꼬 인자 숯 구러가.
“어머니, 어디를 가간 낮이는 안비어요(안 보입니까)?”
“낮이는 숯 구러 가고 저녁으는 밤만(밤에만) 들온다.”
“아가, 가보지마.”
“아뇨, 가서 구경허야 겄어요.”
그드니(그러더니) 가서 본께 숯굽는 돌팍이 참 금여. 그린게 그 총각 보고서 인자 냄편(남편) 인게 냄편보고서, 
“여보시요. 오늘부텀은 이것 허지말고 이것만 갖고가서 팔으시요.”
근다 말여. 금덩이 하나 갖고선(갖고가서) 막 돈을 많이 준다고먼 하도 겁나. 이 사람이 그러거든, 
“예, 그러믄 더 드리지요.”
적다고 그런줄 알고. 아 그러고 허고 혀. 아, 돌팍 갖고 가믄 돈을 한짐썩(씩) 거시기 혀. 날마다 그것만 갖다 팔어. 아, 그서 돈을 잔뜩 뫴어(모였어). 그리서, 내오가(내외) 되어서 사는디, 아들 하나 낳고 둘 낳는디, 참 그 여자가 자그가 생각헐 적으 아무리도 시아버니가 유언헌 말이 있는디 그지(거지)배끼(밖에)는 안되었겄어. 그리서 그 그지잔치(거지찬치)를 힜어 만나볼라고. [조사자: 아, 거지잔치요?] 응. 그지잔치를 허는디, 그지잔치를 한 열흘이고 잡고서 허는디, 인자 사흘만이 거그를 참석힜드리야. 참석을 힜는디 저 뒤여가 시컴허고 앉었단 말여. 그리서 기그를 쫒아가 손을 붙잡고 그럼서, 아니 안 붙잡었어. 그 하인들 보고, 
“저 양반 잘 모시고 가서 목욕탕 가 모욕(목욕) 깨깟이(깨끗이) 시키고 옷 좋놈 한 벌 싹 입히라.”
고. 한 벌을 싹 입히놓고서는 한 상을 크게 잘 채맀어. 인자. 잘 채리고서는 그 그지 본냄편허고 그 나중으 만난 사람허고 이렇게 앉었는디 자그가 앉어서 술 한 잔씩 따러서 그지 남편 먼저 대접혀. 그 다음으는 인자 그 남편여. 그러고서는, 
“여그서는 사실 실토 좀 헌다. 내가 이 양반이(의) 본처(本妻)라. 본천디 당신네 집이 와서 이만치 재산 내가 뫼야주고 아들 둘 낳고 저 양반한티는 아들 싯 났어. 이 재산 갖고서 내가 가드래도 나는 본냄편인게 따러 갈틴게 가드래도 이놈 가지먼 새로 장개 잘 갈만혀. 그런게 나는 갈틴게 거시기 허라.”
고. 아, 그맀지 그 사람 땜에(때문에) 부자 됐지. 아들 둘 나줬지. 그리서 그 사람 따러가서 그냥 그 다음에는 다시 그 버릇도 않고 그냥 잘 거시기 허고 살드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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