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경주 최부자집 전설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김승찬, 강덕희
조사장소
경상남도 김해군 상동면
조사일시
1982.08.12
제보자
서진철
조사지역
경상남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조사자가 묘터 이야기를 알고 있느냐고 물으니, 남의 집안 일이라면서 피하려고 하였다. 경주 개무덤 전설이 있다던데요 하고 물었더니, 한길석씨가 옆에서 “경주 최부자 말이다”라고 말하니, 이 이야기를 안다고 하면서 시작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경상북도/김해군/상동면
    분류코드: [상동면 설화 4] 
    테이프번호: T. 상동 1 앞
    조사장소: 우제리 우제
    조사일: 1982.8.12.
    조사자: 김승찬, 강덕희
    제보자: 서진철(남, 47세)
    경주 최부자집 전설
    *조사자가 묘터 이야기를 알고 있느냐고 물으니, 남의 집안 일이라면서 피하려고 하였다. 경주 개무덤 전설이 있다던데요 하고 물었더니, 한길석씨가 옆에서 “경주 최부자 말이다”라고 말하니, 이 이야기를 안다고 하면서 시작했다.*

우떻게 경주 최씨가 참 십이대 만석, 오대 진사 했거든. 그마꿈(그만큼) 부자라. 십이대 만석 카면 굉장합니더. 이런 부자가 순식간에 참 망하게 돼 쁫어.
망하게 됐는데, 그래 구대(九代) 째 이 자손이 어떠쿰(어떻게나) 허랑방탕했든지 도저히 이거는 재물이라 카는 건 부지할 도리가 없더래.
참 돈 씨기로(쓰기로) 물 씨듯이 씨고, 친구 좋아 하기로 빗기 좋아하고 이래 되이까, 이 돈이라 카는 것은 하루 몇 천냥 몇 백냥 카는 것도 간 곳이 없이 썼는기라.
그래 저거 아부지가 가마이 생각해 보이 이 살림을, 만석군 살림을 순식간에 날리뿐 기라. 이 정도 되서 그래 그 집에 일 보는 일꾼 하나 불렀는기라. 불러 가지고, 
“야 이 사람아.”
소작일 하나 불러 가지고, 
“야 이 사람아 참 내 자석이 저 모양 저 꼴이니깐 내 살림은 다 돼간다. 다 돼가니까 니가, 자네가 내 말로 좀 들어 주야 되겠네.”
“우짜라 말입니꺼?”
“아무데 아무데 그 논을 갖다가 백 마지기를 갖다가 니게(너에게) 주겠는데 백 마지기를 가주 가서 니가 니 맘대로 묵고 살아라. 묵고 살다가 내 자슥이 전부 다 망하고 아무 것도 없이 전부 죽게 되거들랑 그 논 백 마지기로 갖다 내 자슥을 주라.”
이래 된기라. 이러카고 그 영감이 참 세상을 베맀는 기라(떠났는 것이다).
세상을 베리고 나서 얼마나 이 노무 자슥이 허랑방탕했든지 한 섬 따나(마저) 재산 있는 거 전부 다 내뿠는기라. 전부 절단 다 내뿠어.
그 놈이, 그 부자가 살림을 다 팔고 나서 그 며느리라는 사람이 잡화품을 들고 장사로 하고 온갖 것 다 해 가주고 그러구로 묵고 사는데, 고상(고생)이 무진장인기라. 굉장히 많은 기라.
그래서 손발이 다 부르트고 이 판인데, 그래서 그 이바구 할 때 누가 들었느냐 하면 그 집 며느리가 들었는 기라. 할마이가 말이지 듣고 나서, 
“그마쿰(그 만큼) 영감님 고생을 했으니까 인자는 사람이 안 되겠느냐?”
그래가지고 이바구 핸 거로 영감 한테 그러캤다.
“영감님 아무데 그 소작권 가진 그 어른을 찾아 가시오. 찾아가 가지고 우리 아부지가 주던 그걸 갖다가 인자 내가 사램 됐으니께 좀 줄라고 애원을 한 분 해 보시오.”
그래 이놈은 그 백 마지기를 가주 가 가주고 얼매나 부자가 됐는지 이놈도 한 만석 돼뿠는 기라. 만석이 떡 됐는데, 참 호의호식을 하고 열 두 종을 거느리고 참 잘 살고 있는 기라.
가니께, 참 저거 집 과거에 저거 소작하던 주인 아들이라고 대접을 참 잘하거든. 잘 한다 말이야. 대접을 잘 받고 나서 그래 참 하는 말이, 
“여보게, 내가 참 이만큼 이래 됐으니까, 우리 아부지 주던 거로 갖다가 날로(나에게) 다시 줄 수 없느냐?”
카거든. 이카이, 이노무 자슥이 뭐라 카는고 하이, 
“뭐, 말고?”
그래.
“울 아버지가 백 마지기 주던 그 논을 갖다가 다시 날로 도고. 내가 인제는 팔아먹지 않고 절대 안 할 모양이니끼네 주시오.”
임마 이놈이 펄쩍 뛰거든.
“절대 너거 아부지가 그래 안 했다. 너거 아부지가 얼매나 여문 사람인데 날로 백 마지기 주겠노? 안 주더라.”
카거든. 파이라(틀렸다, 글렀다). 또 돌아온 기라. 또 가라 카는기라. 할마이가 당신이 아직 사람이 덜돼서 그러이 또 가라 카는기라.
아이 두번채 가이 더 성을 더 내거든. 안 돼거든. 세번채도 안 되는 기라. 파이라. 논 백 마지기를 그냥 뺐기뿠다. 뺐기뿌고 나이끼네, 얼매나 원통하나. 이 메느리가 메느리는 틀림없이 딱 주는거로 딱 봤는데 원통해서 참 기가 맥힌다 말이지.
그래 경주 관원에 상소를 떡 올린 기라. 이러한 일이 있다. 그래 두 놈을 잡아 올리거든. 잡아 올리끼네, 그래, 
“준 일이 있느냐?”
“나는 모르지만 울 아버지 주는 거 우리 할마이가 봤다.”
“니는 그럼 받은 일이 있느냐?”
“나는 받은 일이 없다.”
카거든. 그래, 
“근거 있나?”
근거도 아무것도 없는 기라. 그러이 근거가 없으이 도리가 없는 기라.
져 뿠는 기라.
“니가 저 사람이 너거 집에 일을 보다가 좀 잘 사이 흑탐(흑심)을 내 가지고 그 사람 재물을 뺏을라 카이께 니가 도둑이요.”
다부(오히려) 몰리 뿠는 기라. 야 이거참 기가 차는기라. 이거 며느리가 가마이 생각해 보이 환장할 판이거든, 가마이 생각해 보이끼네.
“에라. 이래가 될 기 아이다.”
그러구로 청도 관원이 뭐냐 하믄 류흥지라. 그때 몇 살 뭈노 하면 열 다섯 살에 청도 관원으로 딱 들어 왔어. 열 다섯 살 묵는 것이 관원을 떡 들어 서이께네, 이늠이 천재라. 재주가 꽤 있었던 모양이라. 열 다섯 살 묵는 기 청도 관원으로 떡 들어 왔으니까, 청도 관원인데, 이 사람이 굉장히 재판을 잘 하는기라.
재판 잘 하는데, 에라 이 놈우들이 여다(여기다가) 상소를 한 분 올리뿔빾이 없다고. 그래 참 이 늙은이가 참 머리를 비(베어) 팔고 참 싸래기라도 팔아 가주고 돈을 맨들어 가지고 이복(衣服) 관망(冠綱) 맨들어 가주고 영감을 올리 보낸 기라.
올리보내니께, 그러구로 어디 갔노? 하며는 참 밀양꺼정(까지) 올라 갔어요. 밀양 남천강인데, 그때는 다리도 안 놓고 징검다리라.
징검다린데, 비가 와 가주고 징검다리 물이 쾅쾅 내려 가는 기라. 안 되는 기라. 버선 발로 벗어야 되는 기라. 발로 벗어야 되는 기라. 발로 벗고 건너갈 긴데, 발로 벗어 건너 갈라 카이끼네, 어떤 노인이 허연 백발 노인이 서거든. 이 노인도 같이 발로 벗는 기라, 건너 갈라고. 그래 이 사람 하는 말이, 
“어르신 나는 젊으니까 내가 어르신 업어 건널 모양이끼네, 발로 벗지 마시오.”
그래, 
“아이찮에(아닌게 아니라) 젊은 사람이 있기 따메(때문에) 내가 둘러 갈라 카다가 자네 등에 한분 업히 보까 싶어 왔다.”
이래 카거든. 그래, 
“업히시오.”
그러이, 며칠을 굶어 나노이끼네, 참 행핀(형편) 없거든. 복판쯤 가다가 땀을 철철 흘리고 곧 널쭐(1)-떨어뜨릴.- 판이라. 굉장히 안타까분 일이라, 영감이 보이끼네. 그래 다리는 떡 건네 놓고나이, 
“야, 이 사람아 자네 어데 가느냐?”
“예. 청도 관원한테 갑니더.”
그래.
“이미 관원인테(한테) 가봐야 니 보고 반길 사람 없다. 없으니께 내 집에 와서 유하고(2)-지내고, 있고.- 밥 묵고, 니일(내일) 아침에 가거라.”
그 참 그 노인 말마따나, 관원에 가봐야 어데 누가 반가와 할 사람 누가 있어? 그래 노인따라 가는기라. 가이끼네 아주 부자 집이라. 열 두 대문 달고 참말로 굉장히 부자 집인데 떡 들어 가이께네, 큰 영감하고.
청에 이제 문이 하나 있는데, 영감은 요 방에 자고 자기는 조 방에 자고 떡 하는데, 밥을 채려 오는데 보이 자기 평상에는 그런 밥은 못 무 봤는 그런 진수(진수성찬)로 장만 해가 왔다 이기라. 그래가 턱 묵으이 그때 갈라 카이끼네 못 가라 카거든.
“이 사람아, 내일 가나 모레 가나 한 가지네. 하리 더 쉬게.”
아인기 아이라 잘 해 주고 하이끼네, 참 뭐 묵고 있으이 좋다 말이지. 또 또 묵었다. 하리 떡 쉬고 나이 그러구로 며칠로 쉬고 하이, 사흘로 슀는기라. 쉬고 나디마는, 그래 영감이 쪽지로 하나 떡 쥐주는 기라. 편지를 하나 떡 써 가지고 이것 줌서(주면서), 
“이제 가라. 관원에 가라.”
관원에 떡 갔는기라. 가니까, 그래 관원에 드가면 고개는 절대 못들거든. 언제나 고개 숙여 가지. 그래 고개 푹 숙여가지고 들어가이, 
“저 죄인은 무슨 연고로 내한테 찾아 오느냐?”
하거든. 그래 쪽지로 떡 내 주거든. 떡 내주이, 저거 아부지가 글씨를 떡 써 가주고, 저거 아부지가, 
“이 사람은 내가 그렇고 그렇게 했으니까, 이 사람을 네가 재판을 잘 해주라.”
그라디마는(그렇게 하디마는) 대번에, (3)-단숨에, 당장에.-
“아나.”(4)-여봐라.-
카이, 사람을 떡 부르거든. 부르디마는 저 어른을 항상 내 젙에(곁에) 이 단상에 모시라. 이기 우짠 일인고 모르거든.
진짜 이기 우찌 됐는고? 그 관원한테 앉기는 평상(평생) 가도 못 앉는 기거든. 그런 사람을 갖다가 젙에 모시라 카거든. 그 관원하고 같이 며칠 지냈노 하믄 보름을 같이 밥을 묵고 있었는기라. 보름 돼도 재판 안 해 주는 기라. 도저히 재판 안 해 주는 기라. 그러구로 있었는데, 그래 하루는 이 관원이 턱 열 다살 묵는 놈이 묻기로, 그래, 
“당신이 이 재물로 잃고, 이래 왔다 하이께, 내 시킨 대로 하라.”
“예, 시킨 대로 하겠심더.”
“내가 내일은 그 죄인을 내가 불러 가지고 문답을 할 낀께(것이니까), 니는 우째서 돈을 모았노 카거들랑 재물로 갖다 그 사람 줐다.”
이카라 카거든.
“예.”
그카이께네, 그래 그 질로 이 눔은 참 소작군 주인 그 눔을 갖다가 잡아 올맀는기라. 잡아 옥에다 가다뿠는기라. 가다 놔 놓고, 재판을 떡 하는 데, 딱 부칬는기라. 부치나 놓고 그래가지고, 또 부치가 가다 놔놓고 그 역졸로 떡 시키 가지고 그, 
“충무 시장에 아주 잘 하는 도둑을 갖다 붙잡아 오라.”
카거든. 도둑놈을 서이 떡 잡아 오라 하거든. 이기 순식간에 도둑놈을 떡 잡아온다. 떡 잡아오이, 
“니는 와 도둑질 했노?”
“나는 뭐 참 아인기 아이라 못 묵고 살아 했다.”
카고.
“나는 부모를 잘 못 모시가 했다.”
카고. 이래 가지고 떡 했는데, 그래 도둑놈 서이를 갖다 떡 말로 시키길 우떻키 시키느냐? 하면, 
“야, 이 사람들아, 내 시킨 대로 해야 너거가 풀리 나가지, 안 그라믄 못 풀리 나간다.”
“예, 시킨 대로 하지요.”
관원이 시키는데 안 하고 되나? 그래, 
“니 오늘 재판하거들랑, 니는 도둑질해 가지고 뭐를 했노?”
이래 하거들랑, 그래, 
“경주 아무데 그 부자를 주 가지고 그 머슴이 부자 됐심더”
일카거든. 싯(셋) 놈 다 같이 딱 말로 시기는기라.
그래 그래나 노코 그날 재판을 떡 하는데, 그 죄인을 잡아 들있다. 떡 잡아 들이 가지고, 
“네 이놈들, 너희는 도둑질해서 다 무얼 했느냐?”
“예, 나는 도둑질해 가지고 경주 아무데 누구씨를 주 가지고 그 사람이 만석합니다.”
“그럼, 니는 도둑질을 해 가지고 무얼 했느냐?”
“예, 나는 도둑질 해 가지고 경주 아무데 거 아무거시 주 가지고 만석 했십니더.”
아! 이 싯 놈이 다 전부 다 그 눔 다 줐다 카거든.
“애 이눔 니는 왜 너무 도둑질로 해 가지고, 받아 가지고, 니가 만석을 했느냐?”
이카거든.
“예, 나는 그기 아임니더. 빌어물것.”
“왜 아니냐? 니가 도둑질 했다 카는데 아이가?”
“예, 나는 아임니다. 경주 아무데 누구 거시 말이 최씨 누구의 소작권 백 마지기로 가지고 와서 그 돈을 가지고 내가 천석 만석을 했읍니다.”
“그래.”
그러이, 그 아들이, 
“천석의 부자 아들 한 사람 나오라.”
카거든.
“이 사람을 알겠느냐?”
가마 보이까네, 저거 소작하던 그 주인 아들이라.
“인자 니가 바른 말하지.”
“이 사람 주야 되겠다.”
“예.”
그래 가지고 재판을 열 다섯살이 재판을 해 가지고 그 경주 최씨가 구대째 전부 다해 가지고 십이대 만석을 했다 이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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