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사나운 시어머니를 이긴 효부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순호, 김윤석, 김선례
조사장소
전라북도 정읍군 태인면
조사일시
1985.04.16
제보자
서보익
조사지역
전라북도

구연상황

전화를 받고 화장실에 다녀온 제보자는 [설화 43] 이 끝나자 자신이 몇 편 했는지 묻고는 또 하나 꺼내려는 눈치였다. 조사자가 그 뜻을 알아차리고 30편을 채우라며 부탁하자 기분 좋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테이프를 바꾸는 사이, 조사자가 제보자에게 “늙지 말아야 한다.”고 하자 동안(童顔)에 큰 웃음을 지었다.

채록내용

조사지역: 전라북도/정읍군/태인면
    분류코드: [태인면 설화 42] 
    테이프번호: T. 태인 10 앞~뒤
    조사장소: 태성리 태인노인회관
    조사일: 1985. 4. 16.
    조사자: 박순호, 김윤석, 김선례
    제보자: 서보익(남, 76세)
    사나운 시어머니를 이긴 효부
    * 전화를 받고 화장실에 다녀온 제보자는 [설화 43] 이 끝나자 자신이 몇 편 했는지 묻고는 또 하나 꺼내려는 눈치였다. 조사자가 그 뜻을 알아차리고 30편을 채우라며 부탁하자 기분 좋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테이프를 바꾸는 사이, 조사자가 제보자에게 “늙지 말아야 한다.”고 하자 동안(童顔)에 큰 웃음을 지었다. *

음, 옛날에 말이야, 어떤 시어머니가 으치게 강하던지 며느리 둘을 꼴을 못보고 둘을 쫓아냈어. 아들은 삼형젠데, 둘을 쫓아내고 인제 아들 형제간도 홀애비지. 홀애비로 사는디, 이미 그놈은 장개 맛은 봤지만 아 몽다리 면은 했는디, 막내둥이란 놈이 가섬에 시염이 나도록 어 장개를 못 간다 말이여. 누가, 누가 중매를 혀야지. 근게 그 웃동네 사는 처녀 하나가 있는데, 살림살이가 괜찮게 살아 거그도. 그 시방에도 살림살이가 좋아.
“여보쇼.”
그 처녀가 즈 어머니보고, 
“어머니 어머니.”
“오야.”
“저, 아랫동네 거 거시기 저 며느리 둘 쫓아낸 집이 있지요?”
“엉, 있지야.”
“나 그 집 막내한테로 나 여워주지.”
“야 이년아! 야 급살 맞을 년아 어디로 시집을 못 가서 그런 놈의 집구석 시집간다고 흐냐? 며느리 세이나 둘이나 쫓아냈는디.”
“아이 어머니 그런 소리 말고 나 그리만 여워주먼 내가 거리 가 살라요.”
“그런 소리 말어! 당치 싫다!”
아, 어린 것이 늘 보채며 거리(그곳으로) 시집만 보내 달라고.
“그려 그럼. 니 소원이 그런게 매파 보내보마.”
매파를 인제 보내서 장개를 올라냐고 근게, 아이구 장개 못 가서 애달픈 놈이 좋아허까?
“아, 그러마고.”
그래서 인제 택일해서 장개를 왔는디, 그 처녀가 정지가시나허고 짰어.
“니가 말이야, 상각손님 쪼출상 받을 적으 니가 와서 술을 쳐라. 그러다가서는 어리버리 하다가선 술잔을 그양 엎크러 버려라. 그러면은 내가 ‘너 이년! 얼골이…. 좋은 날 상각스님 한티에 술을 바치는디 이게 무신 방정이냐’고 야단을 험서 매 해오라고 그리먼은 매를 해 갖고 오니라. 그럼 때리먼 그양 아프디래도 좀 젼디고 맞아라. 그래야 내 그 집에가서 편히 산다.”
그랬단 말이여. 딱 짰거든. 그고 장개를 가져 버져부랐는디, 근디 그날 예맞이를 허고는 인제 상각손님을 떠 놀라고 쪼출상을 받었는디, 쪼출상을 갖다 앞으다 갖다 놓고는 인제 식모가, 인자 원삼 쪽도리 입고 가서 인제 절을 올려 절을 올리고선 술을, 
“여봐라, 여그 술 부어라.”
주전자로 술 붓더니 어리버리 하다간 이년이 그양 아 헛부어가서는 술잔을 어크러 버렸네.
“[호통치듯] 이런 방정맞은 년이 이년아! 아 저런 죽일 년이 있는가? 네 이년 오늘같이 좋은 날 이년 저 상각스님한테 술잔을 어크러? 이년! 너 이년 당장 매 갖고 오너라!”
아, 찍찍 움서 나가더니만 매를 해 갖고 온데, 막 대글박을 느리 잠구네. 막 장구소리를 치고 막 쭈게 되잡는단 말이여. 아 상각스님이 그걸 본게 즈그 마느래, 며느리 둘 쫓아내노도 거그다 대들 못혀. [청중:웃음] 그케 싸나디 싸나도 어 상각스님한테 그렇게 팔뚝걷고 헌 예는 읎었어. 십배 더 싸납다 이거여. 큰일났다 말이여. 가슴이 두근두근두근 어치코 싶어서. 그 쫓아 쫓겨, 쫓아 내버리고는, 
“아버님, 아 그년이 그 방정맞은 년이, 아 그 아버님 술잔을 어클고혀서 되겠읍니까? 지가 딸아 드려도 될까요?”
주전자를 높이 들고 쏴르르르 흔게, 산제(1)-‘숫제’의 뜻으로 한 말- 잔 구녁이 파지도록 그양 높이 들고 딸아갖고는, 
“드시요.”
아 이거, 벌벌 떨리는데 안 받자니 며느리가 또 귀퉁뱅이나게 쳐 버리면 [웃으면서] 큰일이 나게 생기고, 아 그 어 하는 것이 어 뭐 시에비도 패게 생깄어. [일동:웃음] 그래서 인제 안 받을 수가 없어 받어는 인제 꿀떡 꿀떡 마셨지. 억지로 또 한 잔 또 추르르 부음서, 
“예, 또 드쇼.”
아, 이거 안 받을 수가 없어서 두 잔을 받었다?
“죽어도 삼배, 살어도 삼배다요. 한 잔 더 더 드쇼.”
쪼르륵 딸어 준게, 아, 이 먹었어. [테이프 뒤집음] 그래 술을 죽 따른게, 마시고 인제 끝이 났다 말이여. 끝이 나갖고, 인제 에, 시 신랑 신부는 거기서 인제 하 하룻밤 묵어서 인자 오기로 허고, 상각센님은 인제 집으로 돌아왔어. 마느래가 하는 말이, 
“아, 그 며느래 본게 어찝디여?”
“야, 이년아! 잔소리 마라. 야 여편네야, 이 너 큰일났어. 너 죽어. [웃으며] 니가 말이여 니 년이 둘 쫓아 냈지야? 인제는 며느리한테 너는 인자 존 꼴 못 볼 것이다.”
“아, 왜 그래. 어찝디여. 어찝디여?”
“아, 이만저만하고 이만저만햐. 그러니 그것이 우리집에 온다치먼 너도 맞아 죽고, 나도 맞아 죽게 생겼어. 인제는 뭐 물를 수도 읎고, 다들거리 나하고, (2)-‘다들 거리에 나앉고’란 뜻으로 한 말- 예맞이 헌 사람들 물를 수도 없고 인제는 큰일났다.”
아이, 마느래가 가만 생각헌게 아 걱정이 된다 말여. ‘아이구, 나보다 더 싸납고 그러면 인 나는 어쩌꼬’ 이제 걱정이 되지. 인제 신행을 해 왔어. 인자 해 왔는디 성례 당일이면 시방은 어찐가 모르도 옛 말로는 정지를 밟고 뒤안을 돌고 후론 시 바쿠 돌아야 헌대여. 새 사람이 들어오먼…. [조사자:그래요.] 그런디 아 아침 일치감치 인나서 정지 가서 솥단깨 시번 들어 더그렁 더그렁 들어 놓더니마는 아 도량(3)-원래 불교에서 나온 말로, 여기에서는 새색씨가 앞으로 살 집의 부엌. 뒤안 등을 도는 것을 말하는 듯함.-을 돌되 그양 발걸음 소리가 쿵쿵쿵쿵 대지가 울려 그냥, 이 대지 땅이 그냥 웅덩웅덩 울리는 것 겉여.
“야, 너 말이야 쇳대 오늘부터 맽겨 내놔. 저 말캉(마루) 내놔 고깐 쇳대 니가 잡고 있다가는 맞어 죽은게 내놔.”
아, 근게 겁이난게 그양 [일동:웃음] [웃으면서] 쇳때, 고깐(4)-고간(庫間);물건을 간직하여 두는 곳. 창고- 쇳때를 내줐지. 밥 지 맘대로 히 먹으라고. 그전에는 늙은이가 꼭 쉿대 갖고 쌀 내주고 그맀어. 배가 고파서 못 살어 며느리가. 아하 근게 몇 바퀴 돌더만 이케 보더만 쇳대 내논가(내 놓으니까) 가져. 가져 간디서 쏵 긁어다 가져가. 말캉으서(마루에서) 싹 그닥 소리가 나.
“봐라, 저 집어 가는 것도 살며시 집어간 것이 아니라 급쌀흐게(5)-급살(急煞)하게- 안집어 가냐? 너 큰일났다.” [청중:웃음] 
그러 인제 쇳대 가지가서 곳간문 열고 쌀을 인저 식구대로 먹을 만큼 히다가선 쌀을 씻는디, 여가 여가 방이고, 정지서 씻는디, 두 손으로 북북 문댄 소리가 그냥 부뚜막에 무쇤 소리가 나게 아 문대네.
“앗따, 저 쌀 씻는거 좀 봐라. 얼매나 싸납냐? 너 한 주먹 맞으먼 넌 죽어야.” [청중:웃음] 
두, 두 내외간에 나가도 못허고 인제 거기서 둘이 발발 떨고 있는디, 인제 새각시는 밥을 히서 푸르륵 냉겨서 놓고서 짐치 내다가 깍두기 내다가 아조 소담소담허게 썰어서 상을 이거 칠읍상(6)-‘칠첩반상’이란 뜻으로 한 말인 듯함.- 하고, 즈그 신랑 상하고 삼 점상을 해서 내 놓고 즈그 어머니 아버지는 이제 점상을 히서 채리는디, 아 저 국도 뜨끈뜨끈허게 낋여서 인제 갖다가서 인제 저 헐라고 인제 바치고 인제 딱 상을 채려 놓고 인제 밥 뜸들도록 지달라고 있는 찰라에, 
“영감, 나 한 번 내다 볼라네.”
여, 구녁이 있어. 저 시에미가 며느리 밥, [말을 바꾸어서] 건네보는 조사허는 조사 구녁이 있어. 근디, 뜸들도록 지달림서 이렇게 본게, 아 정지로 구녁이 요만한 뚫어진게 있거든? ‘아, 저 씹어갈 놈의 구녁이 뭔 놈의 구녁이라냐? 내 저놈의 구녁을 오늘 아침에 내가 막을란다’고, 호맹이(호미)갖고 뒤안에 들어가서 황토흙을 긁어 가서는 정지 와서 착착 이기네. 착착 이기는 그 찰라에 늙은이가 제 영감보고, 
“영감, 나 요기 한 번만 내다볼, 어치케 하는가 내다 볼라네.”
“야 이년아 내다 보가 눈구녁 멀어 이년아. [청중:웃음] 큰일나야. 손가락으로 쿡 쭈시면 너 죽어.” [일동:폭소] 
“하이고, 그래도 쪼끔 볼 챔이여.”
“그여, 한 번 봐 봐라.”
요렇게 내다 보는 찰라에 뭉쳐가지고는, 
“요놈의 구녁이 뭔 구녁이.”
탁 틀어 막아 버린게 황토흙이 그양 낯바닥에 확…, 뒤에 벌떡 자빠져. [일동:폭소] 어치게 놀랬든지 시에미가 말이여 쌩 오줌을 막 싸버리네. 낯바닥에가 황토 황토흙이 묻어갖고는 그런디, 황토흙 묻었다고 정지로 물뜨로도 못가고 영갬이 모지라케, (7)-모질게-
“아 이 사람아, 내다 보지 말란게 그랬는가?” [일동:웃음] 
아 그러고 발발 떨고 있어. 아 그랬는디, 밥상을 들여 왔는디 보니까 밥도 따숩게 허고, 국도 따숩고 소담시럽게 채려갖고 왔그든? 그러고 또 그 시숙하고 즈그 가장네하고 채려 준 밥도, 밥도 고봉으로 잘 담고 국도 소담흐게 큰 뚝에다 한 뚜개리다 퍼서 주고, 배 부르게 먹게 해선 준단 말이여. 그전으는 아들 주는 것도 아까서 사발 그릇 한 사발 담아 주고 그랬는디. 아 이렇게 좋을 수가 없거든.
“야, 우리가 참말로 지르(8)-‘제수(弟嫂)’를 일컫는 말인 듯 함.-도 좋은 놈 하나 얻었다. 이제 밥좀 먹겄다 얘.”
아 그런디 그양 한해 올러 이태만에 다 미남(9)-‘결혼’의 의미로 쓴 말-을 시겼어. 거시기를. 저 시숙들 다 미남 시기고, 즈 어머니 아버지하테 으치게 공대가, 어 공대하고 아조 효부여. 그래갖고 그 살림살이 휘여갖고 시어머니가 딸싹 못허고 살었드라네. [청중:웃음] 살림살이 잘 하고, 그 부모한테 결국에 효부, 효부를 허고.

한국구비문학대계 5-6 본문 XML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