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상황
앞 이야기를 더러 마음의 부녀자들에게 들려줄 때면 언제나 큰 인기를 끌곤 했던 모양이었다. 바로 그런 모습을 자랑스레 이야기하면서 다시 이것을 꺼냈다. 옆에 있는 제보자의 바깥 어른은 조용하면서도 매우 진지 한 구연감상자로서 시종 아내의 구연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내의 옛날이야기를 들어 보기는 지금이 처음이라며, 아내의 그러한 얘기꾼으로서의 면모가 감탄스럽기까지한 표정이었다. 아주 허황한 얘기임을 강조하면서 구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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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충청남도/공주군/의당면 분류코드: [의당면 설화 18] 테이프번호: T. 의당 3 뒤 조사장소: 월곡리 비계실 조사일: 1983.12.2. 조사자: 박계홍, 황인덕 제보자: 유조숙(여, 75세) 사냥꾼 형제 * 앞 이야기를 더러 마음의 부녀자들에게 들려줄 때면 언제나 큰 인기를 끌곤 했던 모양이었다. 바로 그런 모습을 자랑스레 이야기하면서 다시 이것을 꺼냈다. 옆에 있는 제보자의 바깥 어른은 조용하면서도 매우 진지 한 구연감상자로서 시종 아내의 구연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내의 옛날이야기를 들어 보기는 지금이 처음이라며, 아내의 그러한 얘기꾼으로서의 면모가 감탄스럽기까지한 표정이었다. 아주 허황한 얘기임을 강조하면서 구연을 시작했다. * 누가, 형제간에 형은 장가를 들어서 내외 살구 총각 시동상하구 살어요. 셋이 사는데. 그 형이 포수여. 포수여서, 하루는 바늘 한 쌈을 이릏게 아내를 주면서, 그 포수는 뭐 칠성판을 지구 댕기능 거지, 뭐 워디 가서, 그 말허자먼 몹쓸 그 짐승 만나먼 죽기가 일쑤래요. 그렁깨 그렇지. “이 바늘을 두구서 가끔 내 보라구. 내 봐서 이 바늘이 광채를 띠구 반짜악 반짝하걸랑 내가 살어서, 응, 돌아댕기는 줄 알구, 살어있는 줄 알구, 새카맣게 녹이 실커든 내가 죽은 줄 알라.” 구 그러드랴. 그래서 인저, 그 바늘을 가아끔 내 보구 내 보구 하는디. 아, 얼마 지난 뒤에 보닝깨 새카마게 녹이 쪘어. 그렁개 이거 뭐 기가 맥히지. 그래서 인제 그 시동생이 그 통곡을 하구 형수가 그러닝깨 ‘내가 그냥 있을 수가 웂다.’구 역시 그 사람두, 그 형제가 포순디 저두 역시 가서, 형이 원수래두 각구 백골이래두 찾이야 한다구, 바늘을 역시 또 한쌈을 형수를 주면서 그와 같이 하라구 그랬어요. 그래 인제 갔어. 차즘 차즘 가는데, 워디를 가니까. 대설대(1)-여기서는 대나무숲이란 뜻.- 많은 산 오솔길이 있는디. 거기를 지나야만 산 첩첩산중을 들어가야, 아, 범으 굴을 들어가야 범을 잡더라구. 가야겄는디, 아 증말 범 하나가 송아지만한 범 하나가 게 가 그 길을 딱 가러막구 앉응 거여. 도저히 갈 수가 웂어. 층암절벽이구 거가 앉었으니 갈 수가 웂는디. 앉었으나마 그냥 앉응게 아니라 주홍같은 입을 벌리구 앉었담 말여. 그래 인저 그 총쟁이니까, 담력이 세구 그러닝깨 그 말을 했어요. “니가 도대체, 나를 해할라걸랑 어서 속히 해하구, 그렇지 앙컬랑 길을 비키야지 왜 이러구 앉었느냐?” 구 그러닝깨, 눈물을 철철 흘리더랴. 입을 벌린 채. 그래, “그러면 워째 그러냐?” 구. 이렇게 디다보닝깨, 입을 벌렸는디 목구녁이가 뭐가 하양 게 있어. 그래 뭐 뭐냐구 뭥가 하구 보닝깨. 그러먼 네 목구녕에 뭐이 맥힌 모넁인데, 그걸 빼 주먼 날 살려 주겄냐?” 하닝깨 고개를 끄덱끄덱하더랴. 아, 그래서 손을 부르걷구 느 보닝깨, 은비녀가 걸렸어요. 은비녀. 여자에 은비녀. 그래서 그걸 인저 빼내 줬더니, 좋아라구 이 범이 재주를 훌훌 시 번 넘더니 늙은 중이 됐어. 늙은 중이 되더니, 그 사실얘기를 다 했어요. “나는 우리 형님에 백골을 찾으러 왔으니까 알으켜 달라.”구. “그러냐 이 길루 자아꾸 갈라치먼, 산고랑이 가먼, 아주 넓은 반석이 있는디, 그 우에 가서 백골이 있어가지구 땀방울같응 게 흘릴 게라구. 그러걸랑 그게 당신 형에 백골이니라.” 구, 그라더래요. 아, 그래서 그 말을 득구서 참 갔더니. 참 반석 위에 가서 그런 백골이 있어가지구 그 아우를 보더니 그냥 땀방울이 눈물같이 흘리더랴. 그러구 자기 형이 쓰던 총이 거 가 익구. 그래서 애초에 준비해 가지구 갔던 그 백지라던지 그렁 걸 다아 싸서, 그 백골을 싸가지구서는 인저 그 형의 총을 거둬가지구서는 인저 가요. 인저 어디망큼. 인저 그래가지구 인가를 찾어서 가가지구 인제 집이를 가야지. 그래서 가는데. 그 첩첩산중이 들어갔으니, 갔는데 도무지 집이 웂어요. 집이 욱구서는 첩첩산중여. 그래 인제 그럴 듯헌 디루 혹시래두 허구서 자아꾸 집을 찾어 올라가는디. 어얼마를 가니까, 참 집이 하나 나와요. 나오는디 고루거각인디, 그 산을 찌구서 있는 집인데, 차암 큰 집여. 큰 집이구, 아주 뭐 옛날에 재상가집이구, 그런 모넁인디. 가서 인저 대문을 뚜디리면서, “쥔양바안 쥔양반?” 하닝깨, 인적이 고요하더랴. 이 어짠 일잉가 하구서 대문을 열구 들어섰어. 들어서서 보니까, 아아주 그냥 뭐 혁혁하게 지내던 궁궐같은 집인디. 그 모두 그 마국간은 말이 멥 마리씩 익구 오양간엔 소야 뭐야 짐승이 노새야 모두 그렁 것들이 익구, 그렁 것덜두 다아 죽어가며 서루 꼬리를 벼 먹구, 아주 그지사경이구. 그래 그래서 문간방을 하나 척 열어 보닝깨. 늙은 할아범이 둬서넛이 두러눠 죽었어요. 아, 이게 어쩐 일잉가아 하구서, 또 어늬 방이 가 문을 열구 보닝깨. 머슴뱅인 모넁인디, 짚시기두 삼꾸 산내끼두 꼬구 허다가서 그냥 다 나자빠진 신체가 그냥 우루루허단 말여. ‘그 참 별일이다.’ 어느 방이를 또 가서 채곡 채곡 열어 보닝깨 선비덜이 바둑 두구, 아주 범절익게 차려 놓구서 놀다가 그금(그대로) 죽었어. 아, 그래 어느 방을 또 짚이 들어가 열어 보닝깨, 서당인데, 아주 그 선비덜이 글 읽다 책 펴 놓구 그러구 죽었어요. 아, 그래서 인제 안으루 들어 가가지구서는 문을 열어 보닝깨 노인덜이, 또 부인 노인덜이 솜두 피구, 뭐 바느질두 허구, 그 무슨 또 모두 얘기책두 보구 하다가 그금 다 죽었어. 그러구서 또 방문을 가 열어 보니까 중년부인들이 모두 일허다 죽었어요. 그러구 또 그냥 그 여하인덜이 모두 일허다 죽은 방이며 뭐, 하아두 그냥 뭐 방이 숱하닝깨 이 방문 저 방문 가 열어 보닝깨 그렇게 됐어. 그러다 매앤 마지막이 가 보닝깨, 새댁덜 있는 방인디 새댁이 죽었어요. 아 그래서, 또 인저, 그중 깊은 초당을 가 문을 열어 보닝깨, 처녀 둘이 서루 손을 붙들구서는 웅크리구 앉어 울다가, 아 그 총각이 문을 열구 보능 걸 보더니 기절을 허먼서 떨먼서 기색을 헐라구 그랴. “그래 어쩐 일이냐? 내가 나는, 무서워하지 말라구. 나는 지나가는 포술러니, 이 댁이 워쩐 일루 이렇게 전부 시체냐? 그래서, 이상해서… 그러구 무슨 일이 있으먼 내가 구원을 해 줄망정, 해는 안 해줄, 해 끼치던 안 할 태닝깨 염려말구 얘기나 좀 허라.” 구 그랬어요. 그러닝깨, 그거는 누구냐 하먼 그 집 이 그 작은아씨허구 몸종허구 둘만 남었어요. 그래 얘기를 허는디, “어쩐 일인지, 얼마 전부터 밤중쯤 되면은 이상시런 소리가, 도무지 천병만마가, 뒤쳐오는 소리가 나가지구서는 이렇기 채곡채곡 하룻저녁이 한 방씩 죽는다구 그러드랴. 오늘 저녁이 우리 차례라.”구. “그레면―그 상황을 다아 자세히 듣구서는― 그 걱정 말라.” 구. 그 처녀를 그중 깊구 깊은 방이다가 두지 쌀두지를 갖다 놓구서, 그냥 그, 그 웂는 녹용 인삼이 쌯여 있어요. 그 집이. 그걸 잔뜩 대려 멕이구, 그 밤이 되기 전에 대려 멕이구 잔뜩 뭘 해서 멕이구서는 두지속이다 갖다가 담어 놓구 두지문을 채구 그러구서는, 자기는 그으냥 그 뭐 그런 집이는 숯두 많구, 그 백탄숯이라구 그 참나무숯이 그냥 쌓여 익구, 그런디. 화로두 뭐 이 방 저 방 걸 걷어다 노닝깨 수가 웂어. 욱그 그러닝개, 거기다 그냥 불을 그냥 잔뜩 피구, 펴서 그냥 그 댓돌이다 죽 놓구. 그 등롱두 대갓집이닝개 뭐 많으닝개, 큰 초롱마다 갖다가 불을 켜서는 별같이 추녀에다 달어 놓구. 그러구 각 방이 댕이먼서 [팔을 벌려 보이며] 이만씩한 담뱃대를 갖다가 저엄부 그 옛날이는 부싯돌루다 가서, 그 저 부싯짓(부싯깃)이라구 있어요. 쑥을 빵궈가지구 그 다아 똥을 빼구서는 풀솜같응 걸 해서는 놓구서 부시짓이다 담배를 피거던. 그러먼 안 꺼져. 그눔을 아주 종지기 만씩헌 이전 담뱃대다 담어서 불을 펴서, 그 큰 마리 한복판이 가 이렇게 앉어서는, 두 무릎이다가 벙거지를 말짱 쓰구. 그런 대갓집인 벙거지가 망커던. 하인이 다 벙거지 쓰능 거여. 벙거지를 다아 씌우구 자기 [머리를 짚으며] 여기다 쓰구, 두 주먹이다 쓰구서는, 전부 담배를 펴서 그 두 무릎이 벙거지 입이다 쓰구 두 손이 그 입이다 정말 피구 그러구 앉었어요. 앉었너라 하니까 아닌 밤중이 되더니, 참 요란하단 말여. 긴 대답소리가 나며 말굽소리가 나며 오더니 아 인저 우루루루 참 오넌디. 하더니마는, 뜰아래 와서 이렇게 굽실거리먼서, 좀, 저, 아 인저 그러구 앉었잉개 영락웂이 와서 잡어 갔었는디 그 날은 하두 요란헌 참 무서운 대장이 앉었으닝개, 뜰아래 가서 이렇게 굽실거리머. 그래 호오통을 벽력같이 했어. “이게 무슨 까닭으루 워디서 온 귀신인지 인간인지 몰르지만 무슨 까닭으루 이 집안을 이케 멸문지환을 멸망을 시키느냐?” 구 그러니까, 그 귀신 하는 말이, “즈이는 귀돌이요, 저기 귀장(鬼將)이 저기 기시다.” 구 그러드랴. “네 그럼 귀장을 불러 오라.” 구. 그래 귀장을 불러 오는디 참, 대단히 요란한, 그러닝개 사람 분명한 사람이 아니구, 그 검우스름헌 어둔 가운데 검은 그림자같은 그런 것이 오더래요. 와서 말을 허는디, “워찌서 그렇게 했느냐?” 하닝깨. 그 귀신 귀장 말이, “이게 옛날에 전쟁턴디. 내가 이전날이, 이, 대장이었었는디 군사를 많이 데리구 와서 여 전쟁에 망했다구. 망해서 그, 해골이 백골이 여기 편만한 디 여기 이 집 부잣집이 와서는 그냥 막 터를 닦구서는, 이릏게 집을 지쿠 사니까, 백골이 굴뚝밑이루 들구 모두 해가지구 뜨걱구 모두 그런 경상을 당하구, 그으, 먹지를 평생 물 한 모금을 몹 먹으닝개 굶주리구 그래가지구, 꿈이두 현몽을 많이 하구, 그럭해서 뭘 먹겠다구 해야 알어듣질 못 허구, 그래 와서 하소연하다아 하다 이렇게 자꾸 좀 그케 해 달라구 왔는디, 죽일라구, 항 게 아닌디 죽었다구. 그래 그렇게 됐는지 원분해서 그런다.” 구. 아 그러드랴. “그러머는 가서 가만히 있을 거 같으머 넌 실컷 먹게 해 주마. 암만 얼마만 저기를 하라.” 구, 그러구서는 있더래요. 아 그래 인제 그 동안에 사아방에 인제, 사, 이래서 무서워서 떠나구 그 집이 빈 터가 됐어요. 말짱 집으루(2)-큰 마을로.- 떠났단 말여. 무서워 젼딜 수가 있으야지. 그 부잣집만 와서 그렇게 닥달허닝개. 귀신이 몰려와서. 그러니까 그 사람을 막 풀어가지구서는 그 곡간에 쌓이구 쌓인 곡식을 막 [테이프 뒤집음] 곡간에 쌀을 퍼서 떡을 멫 섬 하구, 그 소를 멥 바리 작구, 돼지 작구. 그냥 그렇게 해서 술을 멫 섬을 한 동안이 오래 걸리지. 메칠 걸렸어. 그래가지구는 단을 모으구, 그의 슬푼 슬푸구 그 애끓는 축문을 지쿠. 그래가지구서는, 인저 그 시간이 되닝깨 그 뭣이 그 귀졸덜 귀신을 불렀다구요. 불러서 축문을 읽구 그러구서는 그냥, 아 그냥 막 이케 보닝깨 막 들구 나구 들구 나구 막 퍼먹능 거 같더래요. 그럭허구서는 사람을 뫄서 막 해가지구는 그 집을 막 헐어 재끼구서는 저언부 땅을 뒤지닝깨 해골이 그냥, 그 백골이 뭐 산데미같이 나오더라능 기여. 그래 그냥 무데기 무데기 향양(向陽)지다 안장을 하구. 그러구서는 인저 그 샥시는 인저 혼인을 지냈어. 혼인을 지내가지구 으른이 돼가지구서는 집으루 참 가마를 타구 말을 타구 그러구서는 그 백골을 산야에다 또 호기익게 모시구 그러구서는 형수한티 가서 형수께 인저 그 얘기를 다 하구. 그 갖다가 그 산소를 자알 또 쓰구. 형으 산소를 쓰구. 그 형수를 어머니 뫼시듯 허구 둘이서 자알 받들구서 잘 살더래요. [웃음]한국구비문학대계 4-6 본문 XML파일